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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없는 고난은 없다 - 질병과 장애 속에서 바라보는 온전함과 희망
마르바 던 지음, 윤종석 옮김 / 엔크리스토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정말 좋은 책은 글을 쓸 수가 없다. 그냥 가슴에만 담아 두어야 할것 같다. 이 책이 그랬다.
마음으로 한자 한자 정성껏 읽어 내려간 책이다.
슬픔과 어려움을 당하면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당하는 어려움이 제일 클거라 생각한다.
자신의 고통에만 함몰 되어서 주변을 돌아 볼 수 없게 되고 하나님께는 무엇을 얻을까만을 생각하게 된다. 마르마던도 이렇게 솔직한 자기고백을 했다.
나 자신도 가끔씩은 그런 생각을 하곤 했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마르마던이 겪은 질고와 어려움을 보면서 세상에는 이런 사람도 있구나, 자신의 십자가를 이렇게 선하게 활용하는 사람도 있다라는것을 알게 되었다.
신학자 마르바던의 질고는 정말 끔찍하다. 사별이나 이혼은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상처가 아물고 회복 되어간다. 물론 때때로 그 생채기가 환절기에 찾아오는 감기처럼 문득 문득 갑자기 예고없이 찾아올 때도 있겠지만 아픔을 몸에 달고 수십년 이상을 그리고 약의 부작용으로 인한 고통으로 13년 이상 지금까지도 고통받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서 난 예수님의 모습을 연상시켰다.
장의 용종으로 인한 질고로부터 시작된 그녀의 십자가는 유방절제로 인한 신경손상,부실한 면역체,신장이식, 암치료, 한쪽눈 실명, 양다리는 움직이기 불편하다. 지금도 그녀는 하루에 10번이상이 넘는약을 챙겨 먹느라 시간을 잘 지켜야 한다. 신장이식으로 인한 면역체의 이상으로 인해서 그녀는 남들과 다른 약하디 약한 몸을 지니고 산다. 책을 읽으면서 이건 기적이야, 이건 하나님의 은혜야를 속으로 외칠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책 저술과 활발한 강연활동을 하고 있는 그녀에게서, 고난에서 의미있는것을 찾기위해 조용히 하나님 앞에 마음을 연 그를 본다.
그녀가 견딜 수 없는 중압감의 고통에서도 의미있는 고난의 조각들을 하나씩 모아서 내 놓은것은
이런 고통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가 아닌, 오히려 그 곁에서 상처입고 아픈 사람들을 돌봐주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책에는 아픈 사람들이 겪을 수 있는 상실된 마음의 상태가 모두 나와 있고 어떻게 이겨 나가야 할지를 체험으로 터득한 그녀의 방법을 토대로 알려주고 있다.
우울증이나 상실,외로움,고통,하나님 없는 공허감,죄의 응보라는 생각들,염려나 권태,잘못된 죄책감등 아픈 사람이 직접 체험해 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감정과 신학사상들이 얼개처럼 엮어져 있다. 헨리 나우웬의 <상처입은 치유자>처럼 마르마던은 우리에게 정말 상처입은 치유자로 다가온다.
아픈 사람이 자신의 아픈감정을 호소해도 곁에서 돌봐 주는 이들이 이들의 아픔을 헤아릴 수 없다면 그들의 돌봄은 반쪽짜리 돌봄에 지나지 않는다. 의사는 약과 치료로 처방해 주지만 간병인이 해야 할일은 이들의 마음을 감싸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픈 사람들의 감정을 이해하고 알아야 할 필요가 생기는 것이다.
아픈 중에도 이렇게 자신 너머의 섬김의 삶을 살고 있는 마르바던이 던지는 교훈은 실제적으로 다가온다. 아픈 사람들은 자신의 고난에만 함몰되어서 자신너머를 볼 수 없게 된다. 이기적이 된다는 말이다. 그러나 자신 너머의 삶을 바라볼 때 하나님을 축소시키지 않게 되고 편협되고 왜곡된 자신만의 시각을 교정시킬 수 있게 된다.
시편을 묵상하면서 던져주는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잘못된 신학과 하나님상을 정립시킬 수 있었다. 욥기를 명쾌하게 풀어헤친 그의 말에서 바른신학과 바른 신앙이 무엇인지도 알게 되었고 응보의 원리가 아닌 하나님의 뜻안에서, 내 생각의 틀에서 좁아진 하나님이 아닌 하나님 편에서 바라본
넓은 하나님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살다보면 행복의 정점에서도 한모퉁이에서는 절망이 움틀 준비를 하고 있고,절망의 정점에서도
희망은 어둠의 구석 한 자리에서 조용히 숨을 죽이고 있다.
완전한 행복, 완전한 절망은 어디에도 없다. 마르마던을 보며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을 많이 생각했다. '자신의 고난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삽자가로 이렇게 빛을 발하는 사람이 있구나'
그 빛은 어느 빛보다도 더 밝아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줄 것이다.
나는 그 보다는 낫지 않은가? 감사할 조건이 얼마나 더 많은가? 그럼에도 나는 무엇을 했는가?
'나의 제한된 생각이 얼마나 그 분을 축소시켰는가?' 자신의 고난을 십자가로만 생각하거나 불평하지 않고 그 십자가로 무엇을 남에게 줄 수있을가를 생각한다면 우리도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작은 빛이든 큰 빛이든 빛은 어둠을 뚫고 나아갈 능력이 있다.그 힘으로 남도 살리고 자신도 살 수 있다.
마르마던의 끊을 수 없는 애절한 고통이 바흐의 '마태 수난곡'이 되어서 절절히 흐르고 있다.
언젠가 그의 고통으로 인해 또 다른 상처입은 치유자가 생겨나길 바라며 이 책을 꼭읽어 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