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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않고 피어나는 마흔은 없다
김병수 지음 / 프롬북스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살아가다 한번쯤은 뒤를 돌아보며 자신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 보게 됩니다.
10대를 거쳐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 이런 인생의 마디마다 각도 있고 상처도 있고
꽃도 피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유독 40대 50대가 마음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것은 그 시기에 자녀들이
모두 성장해서 홀로 남겨진 자신을 바라보며, 아니면 자녀와 부모 혹은 남편과 아내와의 단절의
벽이 너무 두텁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몸도 마음도 홀로 남겨진
'빈둥지 증후군'을 앓고 있는 중년의 나이가 가장 마음이 시리고 아픈 시기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흔들리지 않고 피어나는 마흔은 없다>고 싯구를 인용해서 제목을 지었나 봅니다.
가정안에서 유독 소외감을 느끼고 홀로 외롭다고 느끼는 것은 아마도 여자보다는 남자가 더할 것입니다.
어느 정도 성공을 이룬 후에 이제는 살만하고 여유를 부려도 될만한 나이여서 그동안 멀리만 보고 달려오던
걸음을 안으로 돌려서 가정을 바라보면 너무도 멀리 달려와서 그 차이를 메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너무 멀리 달아난 식구들의 마음을 되돌리기가 힘들어서 중년의 남성은 힘들다고
속으로만 울부짓고 있습니다. 세상의 성공과 부가 그 울부짖음을 해결해 줄 수 없습니다.
세상엔 완벽한 행복이란 없습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어나는 중년은 없습니다.
일과 가정을 양분하지 않고 달려온 중년이라면 다르겠지만 일만 보고 달려온 중년이라면
그 고독감과 우울증은 극에 달할 것입니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 전문의인 저자는 그동안 많은 상담을 통해서 중년의 아픔을
간접적으로 느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결론을 이렇게 내립니다
"마흔은 그냥 아픕니다. 휑하니 구멍이 난 것처럼 가을 한자락 바람에
가슴이 시려 옵니다. 소중한 것들을 곁에 두었기에 아프다는 말조차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고 피어나는 마흔은 없습니다. 고뇌의 소리를 내지 않고 살아가는
마흔은 없습니다."
특별히 마흔을 위한 책이지만 그러나 마흔 전후의 누구라도 이 책을 읽으면 공감하는
부분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가족중에 아내나 남편 누구라도 아프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이 책은 중년의 부부관계에서 오는 소원(疏遠)함을 주로 다뤘고 마음의 감기인 우울증을
어떻게 지혜롭게 잘 극복할 수 있는가에 대한 마음 처방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왜 그렇게 마음이 우울하게 되었고 가족들과 소원하게 되었는지 이유를 밝히고
자신의 마음을 어떻게 다스려 나가야 할지를 알려주는 마음 지침서입니다.
중년의 마음이 흐르지 않는 강물처럼 고여 버렸다면 이 책이 그들에게 큰 파도가 되고
칠흙처럼 어두워진 망망대해에 폭풍우가 몰아치고 있다면 그 비바람을 잠재울 수 있는
따뜻한 해의 역할을 이 책이 할 것입니다.
마음속에 감춰진 혹은 숨겨진 흉터는 누구나 몇개 정도는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상처를 묻어 두기만 한다면 치료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가족중에 누군가는 붕대가 되고 소독제가 되어야 합니다. 그 역할은 다름아닌
상처를 가진 부부들만이 할 수 있습니다. 따뜻한 말 한마디. 따스하게 내미는 손이
가장 강력한 반창고나 붕대가 될 수 있습니다.
중년의 시기에 지나온 삶을 어떻게 돌아보아야 할 것인가와 중년의 길목에서 깨닫게 된
소중한 것들이 차곡 차곡 쌓여져 붕대로 지금 놓여져 있습니다.
굳이 마흔이 아니더라도 중년의 벼랑끝에서 좌절하고 외로워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다시 한번 용기를 갖고 지나온 시간들을 이 붕대로 싸매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