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스트 2010.1.2 - 통권 29
에세이스트사 편집부 엮음 / 에세이스트사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이번 에세이스트 수필글에는 대체로 무난한 글들이 많았다.

지난호에는 너무 가슴 아프고 애잔한 글들이 많아서 읽으면서도 내내 마음이 편치 못했었는데

이번호는 다행히 그런 글들은 적었다.

아마도 계절 탓인것 같다. 지난호는 격월로 나오는 수필집이다 보니 계절적으로 가을이어서 그랬던 것 같고

이번호는 그런 시기를 지나서 나온 글들이어서 그렇지 않나 싶다.

 

부모를 그리며 생각하는 글도 눈에  띄었고 자식을 그리는 부모의 심정을 표현한 글도 읽으며

자식이 커서 부모 나이쯤 되어야 그 심정을 헤아릴 수 있다는 옛말이 하나도 틀림이 없음을 알았다.

세상이 점점 각박해져 가고 살기가 힘들어 지면서 거리로 나앉게 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사람의 형편이 하루 아침에 그렇게 되는 경우도 많아 앞일을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우리들의 삶이다.

 

아침마다 세타악~ 소리를 외치며 아파트를 도는 세탁소 아저씨의 소리가 겨울보다 여름엔 더 뜸하다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되었다. 그의 형편을 고려해 일부러 목을 내밀어 기다렸다가 세탁물을 모아서 준다는 향아님의 글.

연말연시 남들은 모두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휩싸여 주위를 돌아 볼 여유가 없을 때 서울역 근처 어느 순댓국밥집에서

버킷리스트 파티를 하며 외롭고 그늘진 사람들을 돌보려는 마음을 유쾌하게 가졌던 소연님의 글들에서

아직은  우리 사회가 이런 사람들 때문에 살만하고 훈훈한 정이  남아 있음에 안도의 숨을 내쉬게 된다.

 

나에게 쓰는 편지에서 '나 같은 죄인에게'란 글을 읽으며 장애를 가진 엄마의 심정이 어떠한지를, 장애아

뿐만이 아니라 그를 자식으로 둔 엄마의 심정이 얼마나 죄인된 심정으로 하루 하루 숨을 죽이며 살았는지를 보았다.

자식보다 더한 아픔으로 공황장애와 우울증을 앓으면서까지 자식의 홀로 서기를 위해 애썼던 엄마.

결국 아들을 선교지로 보내며 아들은 제 갈길을 찾아 선교사로 헌신하고 엄마는 직장을 다니며 서로의 살길을

찾게 되면서 이들간의 보이지 않는 전쟁은 끝이 났다. 사람은 아무리 가까운 부모 자식간이라도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받으며 살아가는 존재임을 생각한다.  

자신의 아픔을 넘어서 더 높은 곳으로 눈을 향할 때 비로소 자신을 향했던 아픔은 물러가기 시작한다.

 

자신을 스스로 닫아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모두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람을 상하게 하니까 저절로 단절이 되고 단절은 외로움을 부르게 되니까 그렇다.

'갇히다'란 글과 일맥상통한 점이 있어서 갇힘에 대해서 단절과 외로움에 대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던 글이다.

 

고독의 판타지아에서 이것에 대해서 깊게 생각할 여유를 남겨 두었다.

'우리가 가끔 타인의 힘듦을 자신의 창으로만 해석한다"

'그것은 오류를 동반하는데도 자신있게 확신하며 당당하게 표현한다.

'이것이 얼마나 큰 악행인지 모를 때가 많다.'

항상 오류는 타인의 상황을 자신의 관점에서 해석할 때 나오게 된다.

자신의 창으로 들여다 보는 오류, 자신의 창으로 해석하는 오류

타인의 힘듦이나 슬픔은 그 안에 많은 것을 내포하고 무언의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함부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또 하나의 무거운 짐을 지우는 일이 된다.

 

울음이나 슬픔이나 고독은 무조건 한 짝을 이루지는 않는다.

이들은 별개의 짝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마음 먹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유채색 만큼이나 소소(炤炤)한 빛이 될 수도 있다.

 

세상은 얼마든지 자신의 꿈을 펼쳐 갈 수 있는 곳이다.

가진것이 없을수록 더 큰 꿈을 꾸어야 한다.

'상어 같은 사람' -부레가 없는 상어가 바다에 가라앉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헤엄을 쳐서

바다의 최강자가 되었다면 우린 누구나 이런 상어를 꿈꿀 수 있다.

이 꿈은 비단 가시적인 것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무형의 것일 수도 있고

태도나 마음가짐에 관한 것일 수도 있다.

어느것이 되었든지 간에 올 한해의 벽두에서 우리 모두 상어 같은 사람이 되기를

꿈꾸며 소망해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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