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처 몰랐네 그대가 나였다는 것을 - 무위당 장일순 잠언집
김익록 엮음 / 시골생활(도솔)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세상을 살아가면서 좋은 스승,멘토를 만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때로 학창시절에 좋은 스승을 만나서 자신의 인생행로가 바뀌어져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스승을 잘못 만나서 완전히 어그러진 길로 가는 사람도 있다.

스승의 가르침 한마디가 어떤 한 사람의 운명을 결정 짓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좋은 스승,참스승의 부재의 시대에 살고 있다.

저마다 스승이 되려고 하는 사람은 많지만 정말 참 스승,좋은 스승은 만나보기 힘들다.

왜 그런가? 말로 전하는 스승은 많이 있다. 그러나 자신이 걸어 온 삶, 지금 걸어가고 있는 삶을 그대로 전하려는 스승은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삶 전체를 송두리째 제자들에게 드러내서 가르침으로 전달되지 않고 보여줄 수 없다면

참 스승,좋은 스승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이 책 <나는 미처 몰랐었네....>는 무위당 장일순 선생의 잠언집이다.

이 잠언집은 선생이 생전에 살아오며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제자들과 세상 사람들에게 전하고

가르치고자 하는 메시지가 고스란히 실려있다.

그는 큰소리로 말하지 않고 거들먹거리지도 않고 사람들에게 나서서 떠들어 대지도 않았다.

다만 자신이 서 있는 그 곳, 자신이 일하고 있는 그 곳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조고 조곤 그림과 글로

나지막히 속삭였을 뿐이다.

그럼에도 그의 말이 이렇게 힘을 받는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그는 몸으로 생을 살아온 사람이었고 몸으로 시대의 아픔과 삶을 노래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말없이 묵묵히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한장의 수묵화에 그려내고 짤막한 글을 통해서 표현해 냈다.

세상은 있는자, 가진자의 편이고 늘 일등만 기억하고 잘난자만 기억하는 시대이다.

그러나 이렇게 힘 없는 자, 그가 사라진 후에도 모든 이들에게 참 좋은 스승으로 기억될 수 있는 힘은

그의 삶이 여럿에게 공감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일 것이다.

 

공동체의 어려운 살림을 걱정하며 아픔 몸으로 시화전을 열어서 그 이익금을 열린 공동체에 기부했던

 그의 삶을 보더라도

그는 철저히 낮은자,없는자의 편에 서서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살다간 사람이었다.

수묵화의 밋밋한 한 장에 불과한 그의 글은  온 몸으로 말하고 있었고 그 흡인력은 상당하다.

 

"이렇게 미련한 나에게도 낮에는 하늘의 태양을 밝게 비추어 주시고 밤에는 달이 자정의 빛을 주시며

땅은 필요한 만물을 제공해 주십니다.......나의 인생이 더 이상 행복하고 기쁠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하는

그는 낙천주의자이자 자연주의자이다.

옛날에는 사서삼경이나 공자나 맹자를 공부하며 학문과 아울러 지덕체를 겸양한 바른 인격의 사람으로

키워낼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지'만 강조하는 분위기 때문에 덕'을 더불어 소유한 자로 가르칠 수 가 없게 되었다.

선생같은 스승이 학교에 한명씩만 있어도 학생들의 감성과 품성에 '덕'을 소유한자로 인간미 넘치는 사람으로 키워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스승이 절실히 필요한 시대에 참스승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대가

 씁쓸하기만 하다.

벌레도 안 먹는 방부제를 매일 먹고 사는 우리를 걱정하며

이게 있으면 저게 없고 저게 있으면 이게 없는 우리는 누구를 홀대할 수 없고

땅도 하나이고 공기도 하나라 나눌 수 없는 속에서 관계의 부재를 걱정하며

모든 종교가 아집의 담을 내려 놓고  서로 함께 만나 얘기할것을 주문하고

좁쌀같은 우리가 으쓱해 하지 말고 내가 좁쌀이라 생각하며 살기를 부탁하며

마음을 추스리기를 당부하는 선생은 우리시대 진정한 참 스승이라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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