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찍 퇴근한 후 노는 게 아닌데, 그렇다고 학교 업무를 덜 하는 것도 아닌데-중략-'선생이나'라고 불러도 될 만큼 쉽게 일하고 있는 게 아닌데......'
예전엔 덜 알았다면 작가의 이 글과 최근의 아픈 소식을 중첩해 떠올리다 보니 좀 더 우리가 상대에 대한 이해의 폭을 높이고 직업 하나, 하나에 따른 소중함과 경건함을 마음에 심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과중한 업무에 정신적 스트레스, 게다가 가정 육아까지 도맡아야 하는 교사의 하루는 24시간을 쪼개 사용해도 모자랄 듯싶다.
'다들 그렇게 살아' 대신
엄마 또한 그런 삶을 살아왔고 저 문장이 생을 버티는 힘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예전과 같은 상황이 현재와 동일하다고 단정 지을 수 없기에 '다들 그렇게 산다'라는 말에 위로 혹은 고통을 인내하며 살 수 없다는 작가의 말에 동의하게 된다. 또 다른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당연한 방법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순종과 해방 사이》는 이처럼 많은 이야기들의 저울추 앞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옳은지 한 번쯤 깊숙이 생각해 보게끔 한다. 작가가 자신의 어머니에게 대화의 물꼬를 트며 해답 혹은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것처럼 작품을 읽는 독자들도 내면 가득한 순종적 마음과 표현하고 싶은 자유의지, 해방이란 단어를 속 시원이 발설해 보는 기회를 접했으면 한다. 더불어 저자가 읽고 사유했던 작품 또한 참고해 읽는다면 우리 개개인의 내면 지식과 지혜로움의 깊이가 더해지리라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