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는 본질에 앞선다" - 사르트르


담배보다 마약이 한층 몽롱하며 일상의 연애보다야 이루어질 수 없는 연모가 몇 곱절 아련한 서사 구조를 숙성시키는 이유 일랑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지 않았던가. 


퇴폐는 통제 대상이기도 했지만 조장과 격려의 메뉴이기도 했다. 일사분란한 복종과 불퇴전이 기백을 강조하는 병영사회 아니면 군사국가의 긴장구조를 세상 곳곳에 심어놓으면서 파시즘의 통치전략을 애호한 박정희에게 퇴폐는 제거해야 할 우선 항목이었다. 하지만 전두환은 달랐다. 3S 즉, '섹스,스포츠,스크린'등을 북돋움으로써 가뜩이나 못마땅한 민중의 정치적 불만을 애먼 데로 돌려세우려 했던 정권의 의도는 차라리 기발하였다. ... 양담배와 양주가 세상에 풀리는가 하면, '퇴폐'와 '이발소'가 곧바로 등식관계를 이루는 문화의 야합은 박정희가 휘두른 철퇴를 전두환이 거두어들이는 급진적 유화의 방식으로 고착화한다. 그것은 곧 사람들의 감각과 그 말초를 한껏 건드려 정치적 관심 자체를 말랑말랑하게 바꾸려는 성형외과 시술로 모두가 한꺼번에 혐의자가 되고 어쩔 수 없이 자기 검열 대상자가 되도록 만드는 비열함을 바탕에 깐다.


산다는 '것' 그 자체보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주문이 새로운 절박함으로 떠오를 때 예의나 염치 따위가 문제되지 않는 역사의 학습도 강점기가 일깨운 교훈 가운데 하나다. 


퇴폐가 희망의 단초일 수 있다는 원론적 생각은 강점기 정치공간이었기 때문에 더 자극적이고 암시적일 수 있었다. ... 금세 오지 않았을 뿐, 그러나 오리라는 기대 없이 견디긴 힘겨웠다.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고 꽃 피기 직전이 제일 추운 법. '달콤함'의 대가는 '혹독함'이었다. 잠시라도 그 고통을 외면하거나 딴청 떨려면 퇴폐만한 핑계는 없었다. 보지 않는다고 숨길 수 있는 게 아니며 피하려 든다고 영영 사라지는 것도 아닌 통증의 가리개로 퇴폐가 마지막 구원의 도구임을 암시하는 데 시인은 거침이 없다. 


싸워서 얻지 않고 선물로 받은 자유의 대가는 가혹했다. 분단과 전쟁 비용은 물론 거기서 샘솟은 온갖 통증은 완료 시제로 돌아보는 회한의 산물이 아니라 엄연한 진행형이어서 한층 익숙하고 무딘 형국이다. ... 식민의 세월을 견뎌낸 고통의 궤적이 아무리 혹독하고 또 그 물리적 주체의 행보 모두가 대견했다 하더라도 일본제국주의자들의 지배를 민족이 '단결하여 타도하지 못한 것'은 유감이자 '모두의 수치'였다. 


'자유부인'의 타락과 '아프레걸'의 문란보다 더한 것이 그래서 정치적 '퇴폐'였다. 폭력을 앞세운 정치현실에 주눅 들고 요란한 혁명 구호를 내건 함성은 말할 것도 없고 문학에 '가리고'소설에 '눌려'보이지 않았던 것뿐이다. 


퇴폐는 독자성을 지닌 '사업'의 엄연한 조건이거나 가장 손쉽고 빠른 자본 회전과 소득원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 퇴폐와 당국 사이에는 늘 긴장이 도사린다. 퇴폐의 강도가 높을수록 국가 개입과 통제의 필요성은 그에 비례하고 반대 경우 역시 관찰과 주시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베케트의 말대로 우리는 더 잘 실패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는 상대가 만일 우리를 사랑한다면 그들이 마땅히 이러이러하게-자신이 누군가를 사랑할 때 행동하고 반응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행동하리라는 그릇된 믿음을 갖고 있다.


남자들은 상대가 자기를 필요로 하는 것을 느낄 때 마음이 움직이고, 여자들은 자기가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면 의욕을 갖게 된다. 


대체로 여자들은 남자에게 원하지도 않은 조언을 하거나 그를 도와주려고 할 때, 자신의 말이 그에게 얼마나 비판적이고 불쾌하게 들릴 수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만일 당신이 여자라면, 앞으로 일주일 동안 상대가 청하지 않은 충고와 비판을 일체 삼갈 것을 권한다. 당신의 배우자는 당신이 그런 태도 변화에 무척 고마움을 느낄 것이고, 뿐만 아니라 당신의 말에 보다 성의 있게 귀기울여 응해주게 될 것이다.


만일 당신이 남자라면, 앞으로 일주일 동안 여자가 말을 할 때 그녀의 기분을 진심으로 존중하고 이해하는 마음의 자세로 그 말에 귀 기울여 볼 것을 권한다. 그녀의 기분이 타당하지 않다거나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싶은 충동이 일더라도 꾹 참아 보라. 그러면 그녀가 당신을 얼마나 고맙게 생각하는지 당신 자신도 놀랄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남자는 자기 마음속의 동굴로 들어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신을 집중한다. ... 한 가지 문제에 너무 골몰한 나머지 순간적으로 그 외의 다른 것들은 일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 그는 마치 어디엔가 마음을 빼앗긴 사람처럼 보이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만일 해결책을 발견한다면, 그는 이내 기분이 좋아져 동굴 밖으로 나오고 일상적인 생활로 복귀한다. 만일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면 그는 완전히 내면의 동굴에 틀어박혀 지낸다. 만일 동굴에서 나오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텔레비젼을 보거나 차를 몰거나 운동을 하거나 축구 경기를 관전하는 등 작은 문제들로 관심을 돌리는 경우에 한한다. ... 그런 도전적인 활동이 그로 하여금 그 복잡한 문제를 잊게끔 도와주고 동굴에서 나올 수 있게 해준다. 


자기가 한참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가 마음이 산란해 제대로 듣지 않았다면, 아주 품위 있게 말을 잠시 멈추고 그대로 서서 그가 알아차리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이야기를 시작하곤 했다. 이따금은 그가 온 마음을 다 기울이는 것이 어려울 때가 있음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주 편안하고 부드러운 태도로 그에게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구하면 그는 기꺼이 그녀에게로 관심을 기울여 준다는 사실도 알았다. 


사랑을 하게 되면 남자는 자기 자신만큼이나 남들에게도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오직 자기자신을 위한 일에만 열의를 보이던 쇠사슬을 풀고, 사사로운 이익을 챙기려는 목적이 아니라 순수한 염려에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동굴로 들어간 남자에게 도움을 주는 데는 기본적으로 여섯 가지 방안이 있다. 

-조용히 있고 싶어하는 그의 욕구를 나무라지 말고 인정할 것.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그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도우려고 애쓰지 말 것.

-기분이 어떠냐고 물어 봄으로써 애써 그를 보살피려고 노력하지 말 것.

-동굴 문 앞에 지키고 앉아 그가 나오기만을 기다리지 말 것.

-그를 염려하거나 딱하게 여기지 말 것.

-당신이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할 것.


오직 그만이 당신을 만족시킬 수 있는 원천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남자들은 공감과 동정을 잘 구별하지 못한다. 그들은 동정받는 것을 몹시 싫어한다. 


남자들이란 흡사 고무줄과도 같다. 그들은 도로 잡아당겨질 때까지는 최대한 멀어지려는 특성이 있다. ... 남자는 한 여자를 사랑하고 있는 경우에도 때로 그녀로부터 멀어지고자 하는 욕구를 느끼는데, 이것은 여자들에게 있어 무척 당혹스러운 일이다. 남자들의 이러한 충동은 본능적인 것일 뿐 인위적인 결단이나 선택에 의한 행동이 아니다. 그냥 저절로 일어나는 일이다. 그의 탓도 아니고 여자 쪽에 잘못이 있는 것도 아니다. 


상대와 아주 가깝게 밀착했던 남자가 일정한 거리를 두고 멀어지지 못하고 그대로 있을 경우엔 우울증, 신경질, 무기력 등의 공통된 증상이 나타난다. 


관계 속에서 남자들은 멀어졌다가 또 가까이 다가오고, 여자들은 자신과 남들에 대한 사랑의 오르내림을 반복한다.


많은 남자들이 그렇듯이 빌 역시 아내가 기분이 가라앉아 밑바닥으로 떨어지지 않게 하려고 애쓰는 실수를 거듭했다. 그녀의 손을 잡아 당겨 끌어올리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는 아내의 기분이 가라앉았다가 다시 올라오려면 반드시 맨 밑바닥까지 내려가야만 한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 기분이 가라앉을 때 그러면 안 된다고, 왜 그러느냐고 말하는 사람은 그녀에게 전혀 도움이 안 된다. 그녀가 필요로 하는 사람은 그럴 때 함께 있어 주고,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녀가 겪고 있는 일에 대해 함께 느낄 수 있는 그런 사람이다. 설령 여자의 기분이 가라앉은 이유를 이해할 수 없더라도 남자는 자신의 사랑과 관심과 지지를 그녀에게 보여줄 수는 있는 것이다. 


자기가 원하는 사랑과 위안을 오로지 배우자에게서만 얻으려한다면 그는 상당한 부담을 느끼게 된다.


만일 여자가 때로 불행한 느낌에 젖어보지 못한다면 그녀는 참된 행복을 느낄 수 없다. 진정한 행복을 경험하려면 우물 속에 깊이 가라앉아 마음을 정화하고 치유하고 비울 필요가 있다. 이것은 자연스럽고도 건강한 과정이다.


마음에 상처를 주는 것은 우리가 무엇을 말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말하느냐 하는 것이다. 상대방으로부터 도전받고 있다고 느끼면 남자들은 자기가 옳다는 데에 신경을 집중한 나머지 사랑하는 마음 따위는 잊어버리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니 자연히 상대를 안심시키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예의바르게 이야기하는 그의 능력이 감퇴한다. 그는 자신의 이런 말투가 얼마나 무정하게 들리는지, 여자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되는지 인식하지 못한다.


여자들은 상대의 행동에 대한 자신의 부정적인 느낌을 이야기하고 그가 청하지 않은 조언을 함으로써 논쟁에 불을 당긴다. 만일 그녀가 그를 인정하고 신뢰하고 있다는 뜻을 전해 자신의 부정적인 느낌이 주는 충격을 부드럽게 하지 않는다면, 그는 거부적인 태도로 나올 것이고 그녀를 당혹스럽게 할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불신이 그에게 얼마나 상처가 되는지 여전히 깨닫지 못한다.


논쟁을 피하기 위해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상대방이 못마땅해하는 것은 말하는 내용이 아니라 말을 하는 방법, 즉 태도라는 사실이다. 논쟁은 두 사람이 하지만 그 논쟁을 멈추는 일은 한 사람이면 된다. 논쟁을 그만두는 최선의 길은 그것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다. 의견의 차이가 논쟁으로 발전하는 상황에 대해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라. 


여자가 채점할 때, 사랑의 선물은 크고 작음에 관계없이 같은 점수로 처리된다. 어떤 선물이든 똑같은 가치를 지닌다.


나는 우선 하루에 만나는 상담 의뢰인을 여덟 명에서 일곱 명으로 줄이고, 아내를 여덟 번째 고객인 것처럼 생각하기 시작했다. 매일 저녁 귀가가 한 시간 앞당겨졌다. 마음속으로 나는 아내를 가장 중요한 고객이라고 생각해, 그들에게 하듯 헌신적이로 진지한 관심을 아내에게 쏟았다.  집에 와서는 그녀를 위해 작은 일들을 하기 시작했다. 효과는 금세 나타났다. 전보다 행복해진 것은 비단 그녀뿐이 아니었고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설령 어떤 여자에게 사랑의 감정이 없더라도 남자는 마음만 먹으면 그녀에게 애정 어린 행동을 할 수 있다. 그리고 만일 상대가 그의 호의를 흔쾌히 받아들이고 고맙게 여기는 듯하면 비로소 그는 사랑을 느끼기 시작할 것이다. 하지만 여자들은 전혀 다르다. 여자는 상대가 자기를 이해하고 염려하고 존중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져야만 그로부터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상대를 위해 무엇인가를 더 해주려고 마음먹는다고 해서 그녀의 사랑이 깊어지지는 않는다. 그럴 경우에는 오히려 원망이 싹틀 수도 있다. 


그가 실수를 저질렀을 때 여자가 그것에 대해 몹시 언짢아하면 그는 자기 쪽에서 오히려 버럭 화를 내는 수가 있다. 그 반응의 정도는 그가 저지른 실수의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 작은 실수인 경우는 좀 덜하지만 큰 실수는 다분히 그를 방어적으로 만든다.


만일 여자가 도움을 요청하지 않으면 남자는 자기가 충분히 주고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가 이미 해 오고 있던 작은 일들을 부탁해 보되 그것을 당연한 것인 양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가 부탁을 들어주면 칭찬을 듬뿍 안겨 주어라. 청하지 않아도 도와주리라는 기대는 잠깐 접어두어라. ... 그가 당신을 도와주어야만 하는 이유를 줄줄이 늘어놓지 마라. 남자는 설득당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당신이 장황하고 구차하게 이유를 설명하면 할수록 그는 점점 더 거부감을 느낄 것이다. ... 남자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서는 ... 직접적이고 간명하게 '해주겠어요?'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다. 


부탁을 했는데 거절당할 것 같으면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고 "알았어요"와 같은 대답을 생각해두어라. ... 부탁한 다음 그가 거절하더라도,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호한 요청의 주요 요소 중 하나는, 도움을 요청한 다음 아무 말 없이 잠자코 있는 것이다. 당신의 배우자가 스스로 심리적 저항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해주어라. 그의 툴툴거림이나 불평에 못마땅한 내색을 하지 마라. ... 남자가 투덜거릴 때, 그것은 그가 지금 당신의 요청과 자기 욕구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사랑도 계절을 탄다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봄에는 모든 것이 쉽지만 여름에는 힘들여 노력해야 하고, 가을이 당신에게 풍요와 만족을 안겨 주는 대신 겨울은 그지없이 허허롭다. ... 사랑이 쉽게 저절로 흘러갈 때가 있는가 하면,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할 때도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번개를 보면서도

삶이 한순간인 걸 모르다니 - 마쓰오 바쇼


3분력이란 요약하자면, 자신의 의사를 최대한 간결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해 상대방을 설득하는 기술이다. 


중국 병법에 '전쟁은 빨리 끝내야 한다. 질질 끌면 병사가 따르지 않는다.'는 구절이 있다. 대화도 마찬가지이다. 결론부터 꺼내들면 이야기가 장황하게 길어지는 것을 막을 뿐더러,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 모두 명쾌한 사고를 할 수 있다. ... 어차피 만남의 목적이란 서로간에 공유되어 있기 마련이다. 군더더기 말로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없다.


결론부터 말한 뒤 준비해야 할 것은 그 결론을 합리적으로 뒷받침해줄 수 있는 근거들을 제시하는 것이다. 


"사십 세가 지나면 인간은 자신의 습관과 결혼해버린다." - 메러디즈


"산다는 것은 서서히 태어나는 것이다." - 생텍쥐베리


"언젠까지 계속되는 불행이란 없다." - 로맹 롤랑 


개중에는 말을 아끼며 한마디 한마디 할 때마다 굉장히 어렵게 꺼내는 사람들이 있다. 이야기를 빨리 이끌어가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자신의 입장이다.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대단히 답답한 순간이 될 수도 있지만, 상대의 진심을 듣고 싶다면 순간의 침묵 정도는 견뎌낼 각오를 해야 한다. ... 대화 중간 말이 끊긴 침묵의 순간은 말이 없는 답답한 상태가 아니라 대화의 또 다른 유형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프랑스에서는 이야기가 끊어져서 거북스런 순간이 되면 "천사가 지나가네"라며 상황을 부드럽게 이어나간다. 사이를 두는 사람 앞에서는 억지로 말을 시키기보다는 상대방의 표정과 태도를 주의깊게 관찰하는 것이 좋다. 손가락 끝이나 눈앞에 있는 커피잔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면 생각을 정리하는 중이라는 뜻이고, 시선을 피하거나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다면 대화를 끝내고 싶다는 뜻이다. 전자라면 조금 더 기다려주고, 후자라면 "다음에 얘기할까요?"라고 얘기를 매듭지어주는 것이 좋다.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으로 인식되어 다음 대화에 오히려 신뢰감을 줄 수 있다. 


어느날 제자가 공자에게 물었다. "사람을 칭찬할 때 어떤 방법이 가장 효과적일까요?" 그러자 공자는 "그림자 칭찬이 좋겠지."라고 대답했다. "그게 도대체 어떤 겁니까?"라고 묻자, "누군가 그러더군, 자네는 꼭 크게 될 사람이라고."하며 답했다고 한다. '그림자 칭찬'이란 일종의 '간접 화법'이다. 


칭찬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칭찬을 하는 것도, 받는 것도 싫어했다던 나폴레옹조차 "저는 장군을 존경합니다."왜냐하면 칭찬같이 혀에 발린 말 따위는 질색으로 여기시기 때문입니다."라는 부하의 '칭찬'에 즐거워했다고 한다.


인간관계는 대화로 시작해서 대화로 끝난다.


자신이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사람이야말로 성장 가능성이 누구보다 크다. 모를 때는 "저는 그것을 잘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죄송하지만 한 수 가르쳐 주세요." 라며 정확하게 묻는 게 정석이다. 상대가 무시할까봐 혹은 자존심이 상해서 모르면서도 아는 척하는 것은 큰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 


예로부터 "묻는 것은 한때의 부끄러움, 묻지 않는 것은 후세까지의 부끄러움"이라고 한다. 현대와 같이 급속하게 진보하고, 변화가 격심한 시대에는 남에게 묻지 않고 모든 것을 이해할 수는 없다. 오히려 겸허하게 남에게 배우려는 자세가 돋보이는 시대인 것이다.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는 것도 문제지만, 어려운 말을 써가며 상대가 두 번 세 번 묻게 만드는 것도 좋지 않다. 말의 목적은 누군가에게 내 뜻을 이해시키는 것이다. 


상대의 말허리를 자르는 것은 일종의 습관이다. 이런 사람들은 깊이 있고 다양한 인간관계 형성이 어렵다. 


"모든 인생은 스승이다."라는 말이 있다.


"타인에게 사랑받는 비결은 간단하다. 단 한 가지만 실행하면 된다. 바로 그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이다." - 디즈레일리


그리스의 철학자 제논도 말하지 않았던가. "신은 인간에게 두 개의 귀와 하나의 혀를 선사했다. 인간은 말하는 것의 두 배만큼 들을 의무가 있다."라고.


말이 너무 빠른 것도 경계해야 한다. 말이 빠른 사람은 대개 머리 회전도 빠르고, 정보량도 많기 때문이다. 그것까지는 좋은데 속사포 같은 말투로 끊임없이 지껄여대며 상대를 피곤하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쁨은 첫 마음에서 나오는 것인데 반해 

불평은 묵은 마음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그러니 처음 둥지를 틀던 첫 마음으로 돌아가십시오.

그러면 불평이 걷히고 기쁨이 나타날 것입니다.


졸개 악마가 목을 움츠리고서 물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사랑이란 것을 소멸시킬 수 있을까요? 한 수만 가르쳐 주십시오. 각하!" 우두머리 악마가 대답했다. "사랑하는 인간들의 마음속에 불신의 씨앗을 심은 다음에 방치해 두는 거야. 그러면 이내 그들의 사랑밭은 쑥대밭으로 변하고 말지."


가장 아름다운 만남은 손수건과 같은 만남이다. 힘이 들 때는 땀을 닦아 주고 슬플 때는 눈물을 닦아 주니까.


나는 또 길가의 꽃나무에 물을 주는 것도 기도라고 생각하고, 나비 한 마리를 살려 주는 것도 기도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뛰노는 놀이터에서 돌멩이 하나를 치우는 것도 하느님께서 좋아하시는 기도라고 생각한다.


타고르 시에 이런 구절이 있다. "나로 하여금 험악한 가운데서 보호해 달라고 기도할 것이 아니라 그 험악한 것들을 두려워하지 말게 기도하게 하소서. 나의 괴로움이 그치게 해달라고 빌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그것을 정복하도록 기도하게 하소서."


나의 노래

나는 나를 위해 미소를 띤다.

나는 나를 위해 노래를 불러 준다.

나는 나를 위해 꽃향기를 들인다.

나는 나를 위해 그를 용서한다.

나는 나를 위해 좋은 생각만을 하려 한다.


만약 뭇사람이 이성을 잃고 너를 탓할 때 

냉정을 유지할 수 있다면.

만약 모두가 너를 믿지 않을 때

자신을 믿고 그들의 의심을 감싸 안을 수 있다면.

만약 기다리면서 기다림에 지치지 않는다면.

속임을 당하고도 속임으로 답하지 않는다면.

미움을 받고도 미워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너무 선량한 체, 너무 현명한 체하지 않는다면.

...

그러면 이 세상과 그 안의 모든 것이 네 것이 되리라.

그리고 그때 너는 비로소 어른이 되리라!

<만약>-작자미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프카가 살았던 곳을 보고 나서야 그의 문학 속에 등장하는 불가사의한 인물들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어느 프랑스 연구자는 말했다. 문학의 무대가 되는 공간은 인간이 추구하려는 이상과 꿈 그리고 의식의 실체를 나타내는 세계다. 그러므로 작가가 살았던 장소를 살펴보는 것은 작가의 작품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 한 카프카 연구자인 독일인은 "카프카가 프라하였고, 프라하가 카프카였다"고 말했다. ... 유대인을 적대시하는 프라하의 분위기... 프라하에 대한 카프카의 복잡하고 모호한 감정은 프라하가 태어난 고향이고, 그곳에서 소년 시절과 청년 시절의 결정적인 체험을 했으며, 한편으로는 무소속감, 유랑의 상태를 강하게 느끼도록 해준 곳이라는 데서 비롯된다. 그래서 프라하는 카프카가 거듭 동화되려고 시도했는데 끝내 낯선 도시로 머물렀던 것이다. 


차페크는 그의 형 요셉과 함께 '로봇'이란 단어를 만들어냈고, 공상 과학 소설과 드라마를 통해 인류의 미래를 내다보았다.


로레타 성당은 산타 카사를 본떠 만들었고, 지금은 중요한 순례지가 되어 가톨릭 신자들이 많이 찾는다.


아주 옛날에 체코 공국에는 세 딸이 있었는데, 그 중 셋째 딸 리부셰는 예언 능력이 있었다. 어느 날, 리부셰가 어딘가를 가리키며 "저곳에 가면 한 농부가 성을 짓고 있을 텐데, 도끼로 문지방을 찍고 있을 것이다"라고 예언했다. 과연 그 말은 사실이었고, 왕은 그 자리에 자신의 성을 지었다. 그래서 '문지방'을 뜻하는 프라하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프라하 성에 갔다면 흐라트차니 성과 정문 위병 교대식, 왕궁 미술관, 보물관, 국립미술관, 성 비트 성당을 꼭 둘러봐야 한다. ... 체코의 대표적인 성당으로 1000년에 걸쳐 지어졌다. ... 총 287개의 좁은 성당 탑 계단을 오르면, 전망대에서 프라하의 경치를 감상할 수도 있다.


현존하는 돌로 된 다리 중에 가장 아름답다는 카렐교는 다리 난간에 30여 개의 성인 조각상이 서 있다.... 여기에는 네포무츠키의 순교 장면과 충실을 상징하는 개 한마리가 부조되어 있다. 다리 위에서 물속으로 떨어지려는 네포무츠키의 부조를 손으로 잡은 채 소박한 소원을 빌면 실현되고, 개를 잡고 행운을 빌면 애인이나 배우자가 자신을 일생 동안 사랑한다는 소문 때문에 수세기 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손을 거치며 부조는 윤기가 나서 반들거린다.


구시청 탑 남쪽에 달린 '오를로이 천문시계'는 유럽에서 제일 아름다운 벽시계로 ... 정각이 되면, 시계의 중간 부분에 조각된 해골이 오른손에 감긴 줄을 당기면서 왼손으로는 모래시계를 뒤집는다. 그러면 시계의 맨 위에 있는 두 개의 작은 창문이 열리고 예수의 12제자상이 고개를 돌리며 천천히 움직인다. 이 행렬이 끝나면 작은 창이 닫히고 시계 위쪽의 황금색 수탉이 홰를 친다. 이때 시계는 벨을 울려서 시간을 알려준다.


... 시민 회관이 있는데, 체코인들의 예술감각이 잘 드러난다. ... 알폰스 무하의 그림이 있는 1층의 프랑스 레스토랑도 아름답지만, 지하에 있는 아르누보 양식의 플젠 생맥주 선술집은 프라하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선술집이라고 한다.


프라하에서는 4월에 하얀 꽃이, 5월에 샛노란 꽃이, 6월에 빨간 꽃이 지천에 핀다. 


프라하 독일 문학의 시대는 릴케와 더불어 시작되어 반세기 동안 이어진다. 이 시기에 카프카의 소설, 릴케의 정시, 베르펠의 시와 소설, 마이링크의 풍자적 단편은 근대 독일 문학 및 세계 문학에 기여했다. 


하벨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이 클린턴을 데리고 기자들을 따돌리고는 프라하 뒷골목의 '황금 호랑이 선술집'에 있는 흐라발을 찾았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황금 호랑이 선술집에 가면 이 세 사람이 술을 마시던 장면을 찍은 사진을 볼 수 있다. 야한 농담을 즐기는 흐라발은 카프카와 더불어 가장 체코적인 작가로 알려져 있다.


카렐 대학교는 독일 및 슬라브권에서는 최초로 설립된 대학이다. ... 세계에서 문맹률이 가장 낮고 인구에 비해 책의 출판이 가장 많으며 독서가 생활화된 체코 민족의 전통을 이룬 배경이기도 하다.


체코는 유럽에서도 고딕 양식과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이 가장 잘 보존된 나라라고 한다. 덕분에 1995년 쿠트나 호라 시 중심부와 성 바르보라 성당과 세들레츠의 성모몽소승천 성당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세계인들의 발길을 끌어 모으고 있다.


<코덱스 기가스>는 유럽에서 현존하는 중세의 필사본 중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체코 남쪽 흐루딤근교의 포드라지체의 베테딕트 수도원에서 만들어졌다. 책이 하도 커서 두 사람이 힘을 모아야 들 수 있을 정도다. 책 안에 중세인들이 생각한 악마의 그림이 있어서, 일명 '악마의 성경'이라고도 불리고 있다. 


체코에 가면 식사 전에 음식 맛을 돋우기 위해 베헤로프카를 한 잔 마셔보기 바란다. 베헤로프카는 체코에서 전통적으로 가장 명성 있는 알코올로, 1807년부터 생산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국제 영화제로 잘 알려진 카를로비바리에서 생산되는 민속주로, 20여 가지 이상의 약초와 자연산 설탕과 온천장의 깨끗한 물과 그 지역의 기후, 온도 등이 함께 조화되어 독특한 맛을 낸다. 도수는 38도 ... 소화를 촉진시키고 위장에 좋아서 처음에는 의사가 처방했으나, 지금은 칵테일로도 많이 마신다.  


프라하에서 차로 한 시간이면 올 수 있는 플젠은 프라하로부터 남서쪽으로 약 90킬로 떨어져 있다. ... 이곳에는 세계 최초의 맥주 공장과 맥주 박물관이 있다. ... 유럽 맥주의 효시인 필즈너 우르켈 공장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