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정호승


슬픔의 가난한 나그네가 되소서.

하늘의 별로서 슬픔을 노래하며

어디에서나 간절히 슬퍼할 수 있고

어디에서나 슬픔을 위로할 수 있는

슬픔의 가난한 나그네가 되소서.

슬픔처럼 가난한 것 없을지라도

가장 먼저 미래의 귀를 세우고

별을 보며 밤새도록 떠돌며 가소서.

떠돌면서 슬픔을 노래하며 가소서.

별 속에서 별을 보는 나그네 되어

꿈속에서 꿈을 보는 나그네 되어

오늘밤 어느 집 담벼락에 홀로 기대보소서. 









<슬픔이 기쁨에게> 정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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