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적인 결혼


추억을 많이 갖고 사는 것은

재산을 많이 갖고 사는 것보다

부자라고 한다면


우리의 곳간에는

일생을 퍼내고도 남을 보석이 있어요. 

...



북녘의 여류 시인에게

...

인생은 대충 살기에는 너무 길고

촘촘히 살기에는 너무 짧다는데

...



감옥 문을 열며

...

누구나 마음속에 감옥을 지니고 있다는데

오늘은 내 감옥 문부터 활짝 열어 버릴까 보다

위험한 나를 놓아 줄까 보다




그리움의 신발


어느 날이었지.

내게는 신호도 없이

불 같은 그리움 하나

새로 생겨나

그를 사랑하는 일말고는

이 세상 모든 일이 무의미했지.

...



어머니의 편지-문정희


딸아, 나에게 세상은 바다였었다.

그 어떤 슬픔도

날 모르는 그리움도

세상의 바다에 씻기우고 나면

매끄럽고 단단한 돌이 되었다.

나는 오래 전부터

그 돌로 반지를 만들어 끼었다.

외로울 때마다 이마를 짚으며

까아만 반지를 반짝이며 살았다.

알았느냐, 딸아


이제 나 멀리 가 있으마.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내 딸아,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뜨겁게 살다 오너라.

생명은 참으로 눈부신 것.

너를 잉태하기 위해

내가 어떻게 했던가를 잘 알리라.

마음에 타는 불, 몸에 타는 불

모두 태우거라

무엇을 주저하고 아까워하리

딸아, 네 목숨은 네 것이로다.

행여, 땅속의 나를 위해서라도

잠시라도 목젖을 떨며 울지 말아라

다만, 언 땅에서 푸른 잎 돋거든

거기 내 사랑이 푸르게 살아 있는 신호로 알아라

딸아, 하늘 아래 오직 하나뿐인

귀한 내 딸아



<별이 뜨면 슬픔도 향기롭다>-문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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