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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굴레 출판사
현영강 지음 / 잇스토리 / 2025년 9월
평점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을 펼치는 순간, 나는 낯선 어둠 속으로 들어갔다.
빛이 사라진 자리에 남은 것은 문장들이었다.
이야기 속의'세 굴레'는 세 겹의 속박이자,
세 번의 거울이었다.
첫째 굴레는 몸의 저주 - 사라져가는 시력, 무너지는 감각.
둘째 굴레는 세상의 규범 선과 악을 재단하는 사람들의 시선.
셋째 굴레는 자기 자신 - 끝내 벗어날 수 없는 내면의 그림자.
출판사라는 공간은 묘하게 살아 있었다. 종이 냄새
속에서 고통이 활자화되고, 슬픔이 편집되고, 삶의 마지막
문장이 교정되어 다시 태어났다.
그곳에서 인물들은 각자의 굴레를 고백하며, 서로의
문장을 통해 조금씩 자신을 구원한다.
이소설의 언어는 차갑지만, 그 차가움은 투명하다.
절망을 묘사하면서도 어딘가에서 빛이 스며든다.
눈을 잃은 자가 오히려 더 깊이 '본다'는 역설처럼,
이 책은 어둠 속에서만 발견되는 진실을 말한다.
나는 책을 덮으며 오래도록 생각했다. 우리 모두는
굴레를 하나씩 짊어진 채 살아간다. 그 굴레는 죄의
흔적이기도하고, 세상을 버텨내기 위한 보호막이기도 하다.
결국 인간은 그것을 벗어나는 존재가 아니라, 그 안에서
자신을 이해해가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세 굴레 출판사>는 '살아 있는 고백'이다.
한 줄 한 줄이 독자의 내면에 묻는다.
"당신의 굴레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 굴레를 사랑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