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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제인의 모험
호프 자런 지음, 허진 옮김 / 김영사 / 2025년 10월
평점 :
이 책은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모임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메리 제인의 모험] 은 이름 그대로 '모험'의
이야기다. 그러나 그것은 먼 바다로의 항해가 아닌,
내면의 심연으로 향하는 항로에 가깝다.
표지 속 붉은 머리의 소녀 메리 제인은, 세상의
흐름을 거스르며 자기만의 방향을 찾아가는 존재다.
그녀의 시선은 늘 바깥을 향하지만, 발걸음은 현실의
진흙 속에서 더디게 움직인다. 시대의 억압 속에서도
자신의 목소리를 잃지 않으려는 그녀의 몸짓은,
호프 자렌이 과학자의 눈으로 써내려온 또 하나의
'성장 서사'이기도 하다.
작가는 서사 곳곳에 시간과 자연, 인간의 존엄을
심는다. 눈 덮인 북쪽의 바다, 강물처럼 흘러가는
선택의 순간들, 그리고 그 모든 풍경 속에 자리한 한
여성의 결심.
"세상이 우리에게 다른 미래를 들이밀기 전에,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먼저 붙잡아야 해."
이 문장은 메리 제인뿐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선언처럼 울린다.
"큰일 났다. 읽은 지 며칠이 지났는데 머리에서
메리 제인이 떠나지 않는다."
박서련 소설가의 말처럼, 이 책은 단 한 명의 소녀를
통해 '나의 미래'를 다시 묻는다.
조용하지만 단단한, 그리고 아름다운 저항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