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아이 백천수 씨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80
손서은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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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보이의 유쾌하고도 아슬아슬한 일탈

1만 킬로 떨어진 아프리카에서 보낸 뜨거운 여름


착한 아이 백천수 씨

중딩 아들녀석과 고딩 딸아이가 있어 청소년문학을 자주 읽는 편이에요. 아이들을 위한 책이지만 늘 제가 가장 재미를 느끼곤 해요. 그런데 이번책은 재미있다기보다는 조금 난해하다 느꼈어요.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건지 갈피를 잡기가 힘들더라고요. 마지막장을 읽고 작가의 말을 읽으면서도 이 책에 아이들에게 해주려는 말이 뭔지 한참이나 생각해야 했거든요. 제목만 봤을땐 가볍게 착한아이 컴플렉스 정도를 떠올렸는데, 책장을 덮을 땐 한참이나 생각해야하는 이야기의 무게감이 느껴지더라고요.


마마보이 천수는 매사에 의욕이 없는 고등학생이에요. 평범한 생김새와 중간정도의 성적을 유지하며 눈에띄지 않는 그런 보통학생이요. 천수의 일상도 생김만큼이나 특별할 게 없어요. 학교가 끝나면 학원을 가고, 학원이 끝나면 엄마차를 기다려요. 삼삼오오 모여 왁자지껄하게 떠드는 친구들 무리에 석이지 못하는 천수는 엄마를 기다리며 손가락을 물어 뜯어요. 학교에선 마마보이, 게이, 등신 등으로 불리지만 딱히 괴롭힘이나 간섭은 당하지 않아요. 그런 천수가 아프리카에 자원봉사를 가게 됐다는 소문이 학교에 퍼져요. 반 친구들은 여행회사 사장인 엄마 덕이라며 천수를 욕하지만 천수는 일찌감치 귀를 닫아걸어요. 천수가 어린시절 집안에선 큰소리가 자주 오갔고 이를 듣지 않기 위해 귀를 닫아거는 비법을 터득했거든요.


천수가 가게된 아프리카 자원봉사는 엄마가 운영하는 여행사와 국제 자원봉사 단체 아이러브 발룬티어가 함께 주최한 청소년 캠프에요. 3주간 현지 스태프와 함께 자원봉사와 다양한 체험, 사파리 여행등을 할 수 있는 캠프로 선발인원은 단 2명 이었어요. 2명의 인원은 아이러브 발룬티어에서 선택을 한거였지만 그곳엔 천수가 기억에서 지웠던 삼촌이 있었고, 엄마와 삼촌의 노력(?)으로 천수가 가게 된거였어요. 물론 천수는 모르는 상황이에요.


천수와 함께 가게 된 승아는 할머니와 함께 사는 체격이 제법 큰 여자아이에요. 아르바이트를 하던 가게가 망해 사장이 가게를 떠났고, 졸지에 하던일을 잃게 된 승아는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과자를 먹어요. 다먹은 과자봉지를 버리기 위해 이지고 투어 대리점으로 향하던 승아의 눈에 커다란 포스터가 눈길을 끌어요. '고등학생 해외 봉사 캠프 참가자 모집' 이라는 포스터를 보고 지나치려던 승아를 잡은건 매장앞에서 홍보를 하던 한 직원이었어요. 사은품을 준다는 말에 직원의 도움을 받아 신청서를 작성한 승아. 별다른 기대 없이 사은품을 받아 돌아갔고, 몇일 후 이지고 투어 홈페이지에 천수와 승아의 이름이 떡하니 올라와요. 그야말로 얼렁뚱땅 캠프에 참가하게 된거에요.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천수와 할머니 손에 자란 승아. 비슷한 듯 하지만 성격은 아주 다른 둘이 해외 자원봉사 캠프를 가게 된거에요. 그리고 등장하는 또하나의 인물인 마거릿. 조울증을 앓고 있는 마거릿은 동네아이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해요. 자신만의 세계관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아이들을 도우려 하지만 오히려 아이들은 마거릿을 비웃으며 이용해먹어요. 아이들에게 집착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마거릿은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동네에 문제를 자주 일으켰고, 마거릿의 남편은 아프리카여행을 넌지시 이야기해요. 전단지 속 아프리카 아이들의 모습에 반해버린 마거릿은 여행을 결심하고 그렇게 천수와 승아를 만나게 되요.


아프리카에서 그들이 의도하지 않았던 일이 터져요. 한 어린 소녀가 죽었고, 천수와 승아는 살인사건에 연루가 되요. 현지에선 말도안되는 기사가 나돌기 시작했고, 사실이 아닌 기사들은 마치 사실인듯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요. 졸지에 살인사건 용의자가 되버린 승아와 천수. 그리고 도망쳐버린 마거릿. 이들에게 도대체 무슨일이 있었던건지 왜 어린 소녀가 죽어야 했고, 그소녀를 죽인 사람으로 천수와 승아 그리고 마거릿이 지목됐는지... 그 궁금증은 책을 통해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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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병장 희순 - 노래로, 총으로 싸운 조선 최초의 여성 의병장 윤희순
정용연.권숯돌 지음 / 휴머니스트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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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사람 의병단' 을 이끈 조선 최초의, 유일의 여성 의병장 윤희순

따뜻하고 감동적인 그래픽노블로 만나다!


의병장 희순

이 책을 통해 여성 의병장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름에서도 느껴지는 '안사람 의병단' 누군가의 아내이고 며느리이고 어머니였던 여성이 의병단을 만들고 활동을 했다는걸 이제서야 알게된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어요. 그분들 덕분에 이렇게 편하고 즐겁게 생활하고 있는데, 그분들의 존재 자체를 몰랐던거잖아요. 이제라도 알게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여전히 역사속에 묻혀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분들이 많을거란 생각에 한편으론 씁슬하더라고요. 


이 책은 1961년 서울 청계천의 그림으로 시작되요. 다 쓰러져 가는 집안에서 형제는 아니지만 함께 살아가는 형과 동생이 등장해요. 폐품을 주워 끼니를 해결하는듯한 어린 두 소년이 부자동네로 폐품을 주으러 가요. 자신이 살고있는 곳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대궐같은 집의 모습을 보며 감탄하는 동생이 말을 해요. (동생) "와 이런 집에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 사는 걸까? (형) "적어도 독립운동가 후손은 아니겠지." 이 대사에 저도모르게 가슴이 찡 하더라고요. 


부자동네 사람들은 두 아이들을 지나치며 곁눈질을 해요. 심지어 문을 나서던 사람이 다시 집으로 들어가 버려요. 마치 못볼것을 봤다는 듯... 엄마와 함께 지나가던 어린 아이가 엄마에게 물어요. 저 사람들은 왜 저런 일을 하냐고, 이에 엄마는 대답하죠. 부모 말 안 듣고 공부 안하면 저렇게 된다고. 이말을 들은 형이 스스로에게 대답을 해요. 누군 공부 안 하고 싶어 안했겠냐고.... 그리곤 신세한탄을 하듯 노래를 흥얼거려요. 할머니가 가르쳐 주신 노래를.... 


아직 이야기는 시작도 안했어요. '들어가며' 라는 장을 몇장 봤을 뿐 이에요. 그런데 마음 한켠이 너무 무거웠어요. 독립운동을 했던 후손들의 삶을 TV를 통해 봤던 기억이 떠올랐거든요. 쉽게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았었는데, 그래서 더 이 장면들이 무겁게 느껴진거 같아요. 이후 윤희순 의사의 일생이 만화를 통해 소개되요. 남편을 만나 시아버지를 모시며 살아가는 희순이 시아버지와 남편의 독립 뒷바라지를 하면서도 안사람 의병단을 이끌어요. 자기 생각이 뚜렷하면서도 뒷바라지에 소흘함이 없는 정말 대단한 여인이었어요.


중국에 망명해서도 불모지를 개척하고, 어린 학생들에게 교육을 했으며, 벼농사를 몰랐던 중국인들에게 벼농사를 가르쳤어요. 시아버지와 남편이 죽은 후에도 그녀는 뜻을 굽히지 않았어요. 환인현에서 3.1운동을 주도했을 뿐만 아니라 조선독립단을 조직해 무장투쟁을 이끌었어요. 자식들 역시 독립운동을 했으며, 모진 고문을 당한 장남이 먼저 숨을 거둬요. 같은 해 '일생록'을 남긴 후 그녀 역시 같은해 숨을 거둬요. 그녀의 몸은 중국에 뭍혀요. 그녀의 시신은 2012년이 되서야 대한민국으로 돌아오게 되요.


만화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기에도 너무 좋았어요. 만화라 혹여나 가볍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전 그림에서도 왠지 힘이 느껴지는 듯 했어요. 당시 상황들을~ 느낌을~ 있는 그대로 담고싶은 마음이 느껴지는 듯 했거든요. 대화 하나부터 흘러가는 글자들 하나까지 쉽게 넘길수가 없더라고요. 특히 책을 덮기 전 등장하는 윤희순 의사의 마지막 글은 그냥 넘길수가 없어 여러번 반복해 읽어 봤어요.


용서하거라. 죽음보다 어려운 삶을 너희에게만 떠안긴 채 혼자 떠나는 것을.

나라 잃은 백성으로 내 어찌 자식 잃은 슬픔을 혼자만 겪은 듯 유난스레 굴까마는,

이제는 정말 기력이 쇠하고 고단하여 쉬고 싶구나.


한 번도 나만을 위해 살아보지 못한 할미에게 마지막 이기심을 허락해다오.

할미가 다 마치지 못한 일기는 광복된 세상에서 너희가 채워주기 바란다.

그리고 부디 기억해다오.

좋은 옷, 기름진 음식, 푹신한 잠자리에 입히고 먹이고 누이진 못했으나

우리는 너희를 지키기 위해 싸웠다는 것을.

무엇을 지키려 했냐고? 글쎄다.


때로 그것은 누군가에겐 가족이었고 누군가에겐 이름이었고

목숨이었고 땅이었고 하늘이었고 자존이었고 독립이었을 테지.


그러나 그 대답은 좀 미뤄두기로 하자.

우리가 그토록 처절히 지키려 한 것이 과연 무엇이었는지는

훗날 너희가 우리에게 가르쳐주지 않겠느냐?

너희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말이다.

(411쪽~414쪽)

나라를 위해 한목숨 기꺼이 바친 독립군의 후손들에게 우리나라는 언제쯤 제대로 된 대우를 해 줄까요. 더이상 그들을 외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더 많은 사람들이 독립군들의 후손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쏟았으면 좋겠어요.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가슴 아픈 역사가 잊혀지지 않길...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독립군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음을 대대손손 기억하길 기도해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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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나다움을 주기로 했다 - 나다움을 찾아가는 다섯 가지 마음 습관
고정욱 지음, 금요일 그림 / 리듬문고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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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관계, 일상에 고민이 많은 십대를 위한 쫌 있어 보이는 '나다움' 수업!


나에게 나다움을 주기로 했다

아이들도 저도 좋아하는 작가님 중 한분이 고정욱 작가님이세요. 이번에 새로운 책이 나왔다고 해서 소설책인가 싶었는데,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더 반가운 책이었어요. '나다움을 찾아가는 다섯 가지 마음 습관' 이라는 글귀가 눈에 띤 책이었는데요 저에게도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끈임없이 고민하는 두 아이들이 있어 더 반갑게 느껴졌어요.


[ 차 례 ]

1장 '관계' 라는 선물 : 친구는 나의 또 다른 얼굴

2장 '감성' 이 살아 있는 삶 : 함께 느껴야 진짜다

3장 '인성' 이 밥 먹여 준다 : 참 괜찮은 사람이 되려면

4장 '생각' 은 힘이 세다 : 고민과 생각이 만날 때

5장 '꿈' 꾸는 대로 이루어진다 : 나답게 살면 진짜 꿈을 만난다

작가님의 경험이 담겨있는 이야기들 속엔 청소년들에게 진심으로 해주고 싶은 조언들이 담겨 있었어요. 이미 성인이 되버린 저에게도 그 조언들이 와닿더라고요. 저 역시 성인이 되었음에도 나다움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었나 싶더라고요. 저의 마음에도 와닿는 글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아이들 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작가님의 책을 좋아하는게 아닐까 싶더라고요.


이번 책을 읽으면서 여태껏 제대로 생각해보지 못했던 다섯가지 항목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어요. 현재 나와 내 주변의 관계, 친구라 부를 수 있는 사람들 중 나에게 진정한 친구가 몇이나 있는지 생각해보다 조금은 씁쓸함이 느껴지더라고요. 학창시절 그 많던 친구들은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 현재 내 곁에 남아 있는 친구는 몇이나 되는지, 그중 진짜(?) 친구는 몇명인지.. 생각 할 수록 그 숫자가 많이 줄어들더라고요. 다행히도 목숨을 내어줄 만큼 괜찮은 친구들이 곁에 있어 그나마 마음에 위안이 되더라고요.


각장을 읽을 때 마다 작가님의 경험과 함께 느껴지는 따스함에 기분좋은 시간을 보냈어요. 삶을 되돌아보며 나 자신을 다시한번 살펴보기도 하고, 현재 내 아이들은 어떤 고민으로 험난한 사춘기를 보내고 있을지 고민도 해봤고요. 저에게도 감정적으로 정신적으로 큰 도움이 된 책이라 아이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겠다 싶더라고요.


학교에서 배운 것 만으로 세상을 살아가기엔 부족하다 싶을 때가 있어요. 그래서 가끔 읽게 되는 이런 책들이 참 감사하게 느껴져요. 아이들 역시 교과서를 벗어나 알고싶은게 많을 꺼에요. 현재도 어디선가 '나는 누구인가' 라는 고민을 끊임없이 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 주고 싶어요. 아이들 뿐만 아니라 부모님들도 꼭 한번 읽어보면 좋을 거 같아요. 함께 읽어본 후 대화를 나눠본다면 더 큰 효과가 있을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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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꼬마빌딩 짓기
박정선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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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빌딩을 여러 채 시공하며 현장에서 알아낸 실전 지식을

누구나 알기 쉽게 풀어놓은 역작!


왕초보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꼬마빌딩 짓기

저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내 손으로 집짓기였어요. 평생 아파트에서만 살아왔기에 한번쯤은 주택에서 살아보고 싶었거든요. 이왕이면 그 집을 디자인부터 마무리까지 내손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기에 관련 책들을 가끔 찾아보곤 했어요. 그러던 중 이 책을 만나게 됐고, 주택보다는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꼬마 빌딩을 짓는다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읽기 시작했어요.


집을 짓고 싶어도 모르는게 태산이라 쉽게 도전하기 힘들겠다 싶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집을 어디에 지어야 할지, 다세대 주택과 다가구 주택의 차이점이 뭔지 왜 수익형 부동산이어야 하는 지 등 기본적인 내용들 부터 시작해 부지 매매 계약시 특약사항에 적어야 할 사항, 건축사와 시공사 그리고 현장소장을 고르는 기준, 철거와 측량 시 고민해야할 사항과 건축사와 계약시 유의해야할 사항 등 미쳐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까지 꼼꼼하게 알려주더라고요.


특히 3장 꼬마빌딩 시공, 무작정 따라하기 에서 착공단계 부터 건물 완성 단계까지 신경써야할 부분들을 알려주는데 이 내용들이 큰 도움이 되겠다 싶더라고요. 건물을 짓겠다 마음먹은 후 부터 건물이 완성되기까지의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더라고요. 물론 무조건 따라 한다고 해서 순식간에 건물이 뚝딱 지어지는건 아니겠지만 큰 도움은 되겠더라고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 한 후 꼼꼼하게 체크해야 할 부분들을 파악할 수 있었거든요. 건물에 들어가는 재료에 대한 내용까지 있어 많은걸 알 수 있었어요.


이 외에도 신경써야 할 부분들이 많더라고요. 생각지도 못한 부분들이 너무 많아 힘들겠다 싶기도 하지만 저의 인생에서 한번쯤은 내 집을 짓는 도전을 꼭 해보고는 싶어요. 좀더 꼼꼼히 책을 읽어 본 후 다양한 정보들을 수집한 후 꼭 도전해 보고 싶어요. 그게 언제가 될진 아직 정해지진 않았지만 책 덕분에 시도해볼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었어요. 내 집을 내 손으로 짓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 책이 큰 도움이 될거에요. 꼭 한번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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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감도 - 사라진 선감학원의 비극
김영권 지음 / 작가와비평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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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은 페이지 없는 역사


선감도

이 책이 아니었다면 평생 몰르고 살았을거에요. 일제 강점기에 지어져 재활 교육이라는 미명 하에 8세 ~ 20세 이하의 청소년들을 감금하고 노동력을 착취했던 곳이 있었다고 하네요. '선감학원' 이라 불리던 이곳은 항일운동을 하는 학생들을 통제하거나 독립군의 자손들을 수감하기 위한 시설이었다고 해요. 어린이 강제수용소였던 선감원은 해방 후에도 문을 닫지 않은 채 운영이 됐다고 해요. 전쟁고아들을 감화한다는 명목하에 아동들을 짓밟고, 감금하고, 성폭행을 하는 등 무자비한 일들이 계속해서 벌어졌다고 애요. 선감원은 1980년대까지 남아 아이들을 고문하고 강제노역을 시키는 등 일제 강점기때와 똑같은 인권 유린 행위가 자행되었다고 해요. 사실을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이기에 더욱 끔찍하게 느껴졌어요.


주인공 윤용운은 자신의 나이가 12살인지 13살인지도 기억하지 못하는 어린 소년이에요. 용운이 8살일 무렵 먹고 살기 힘들었던 엄마는 용운을 고아원에 맡기려하지만 넘쳐나는 전쟁고아들로 인해 고아원엔 자리가 없었고, 결국 서울역 한켠에 용운만 남겨둔 채 사라져요. 어린 용운은 엄마가 돌아올거라 믿으며 기다리지만 엄마는 돌아오지 않아요. 그제서야 용운은 엄마를 찾기 위해 서울역을 나서요. 하지만 자신이 살던 동네이름도 지역도 알지 못하는 용운은 엄마를 찾지 못한 채 몇날 몇일을 돌아다닐 뿐 이었어요. 그러다 한 거지 노인을 만나게 되고 용운은 잠시 노인곁에 머물러요.


거지생활을 하던 용운은 선감도에 가면 잘 먹고 잘 살수 있다는 말에 속아 선감학원에 들어오게 되고 그곳에서 자신보다 나이가 많지만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피에로 순식을 만나게 되요. 선감학원에 들어온 첫날 호된 신고식을 치룬 후 용운은 그곳에서 적응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요. 하지만 시시때때로 들어오는 주먹과 끊임없이 느껴지는 배고픔에 힘들어해요.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하루 하루 버텨나가던 용운은 이곳을 꼭 탈출 해야 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지만 그게 생각처럼 쉽지 않아요. 여러번의 탈출 시도는 매번 실패로 돌아갔고, 그때마다 겪게되는 어린아이가 감당할 수 있는 고통이 아니었어요. 선감학원의 관찰대상 1호가 되버린 용운은 다행히도 포기하고 그 삶에 적응하려 하지 않고, 자신을 다독이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아요.


어린 청소년들에게 일어나서는 안될 일들이 벌어졌던 곳. 배고픔과 시도때도 없이 가해지는 폭력과 엉망인 위생상태. 누구하나 개죽음을 당해 야산에 버려져도 말한마디 할 수 없는 끔찍한 곳. 대한민국이라는 곳에서 이런 끔찍한 일이 있었지만 저처럼 모른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많을거에요. 왜 이제서야 이 일들이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있는 걸까요. 당시 끔찍한 일을 당했던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요. 어른이라는 사람들이 나라의 희망이라 말하는 어린이들에게 이다지도 끔찍한 일들을 벌였을까요. 도대체 그곳에선 어떤일들이 벌어졌으며, 얼마나 많은 어린 생명들이 죽어나갔을까요. 그 어린 생명들은 선감학원에서 맞이하는 아침이 끝나길 얼마나 고대했을까요.


마지막 장을 덮었지만 머릿속에선 이야기가 끝이나질 않네요. 안타깝고 슬픈 감정이 오랫동안 가슴속에 남아있을거 같아요. '그것이 알고싶다' 라는 방송을 통해 선감학원의 진실을 본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 책을 꼭 읽어보라 권해주고 싶어요.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나라가 숨기려고만 했던 이 진실이 알려졌으면 하는 바램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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