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번 써봅시다 - 예비작가를 위한 책 쓰기의 모든 것
장강명 지음, 이내 그림 / 한겨레출판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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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생각이 머리속을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그러다 모두 길을 잃고 흩어지고 말지요. 매년 그 생각들을 자리잡아 주려 다이어리를 준비하지만 빈 공간만 남겨둔 채 아쉬워 합니다. 새해부터는 쓰는 사람이 되어보고 싶습니다. 거칭하게 소설이나 칼럼이 아니더라도 소소하게 쓰는 연습을 해보려고 지난해 날에는 글쓰기 프로젝트에도 참가하여 곧 제가 쓴 글이 책으로 묶여 나올 예정입니다.
여기저기서 ‘너는 참 책을 많이 읽는 구나. 책읽는게 습관이고 버릇이고 취미구나’ 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남편도 가끔 ‘그렇게 읽고만 있지말고 한번 써보는 건 어때?’라고 응원해 주었지만 이 책이 등장하는 범인들이 그러하듯 ‘나같은게 책은 무슨...’이라며 고개를 저었지요.
그동안 많이 읽었으니 이제는 한번쯤 써보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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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면에서는 에세이를 쓰는 것 자체가 그 훈련이다. 삶을 사랑하는 태도를 지녀야 좋은 에세이를 쓸 수있지만, 동시에 에세이를 쓸수록 삶을 사랑하는 자세를몸에 익히게 된다. 그래서 나는 모든 사람들이 에세이를 쓰는 사회를 꿈꾼다. 그게 내가 사랑하는 대상이다. 현실에 존재하지는 않지만.
에세이에 꼭 사색과 철학을 더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주변 사물을 다정하게 관찰하고 희로애락을 진솔하게 드러내는 문장들만으로도 빼어난 산문이된다. 신변잡기류의 글도 좋다. 하지만 거기에 글쓴이가 오랫동안 고민해서 발전시킨 독창적인 사유가 몇숟갈 들어간다면 금상첨화이지 않을까. 나는 당신의 에세이에서 삶을 향한 애정뿐 아니라 삶에 대한 남다른 통찰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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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모던 타임스 Isaka Kotaro Collection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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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카 고타로의 이름을 믿고 호기심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어쩐지 으스그한 기분이 드는 이야기였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 세계가 ‘고슈’그 제체가 아니었을까요?

"소설이라는 건, 수많은 사람의 등을 떼밀어 행동하게 만드는 도구가 못 돼. 음악처럼 우르르 모인 사람들을 열광시키고는‘자, 이제 다 같이 뭘 좀 하자‘ 이런 일은 못 해. 임무가 달라. 소설은 말이야, 한 사람 한 사람의 몸에 스며들 뿐이야."
"스며들어? 뭐가 어디에?"
"읽은 사람의 어딘가겠지. 작 번지며 스며드는 거야.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게 아니야. 그저 스며들고, 녹아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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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뜨개 - 첫 코부터 마지막 코까지 통째로 이야기가 되는 일 아무튼 시리즈 37
서라미 지음 / 제철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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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아빠는 쉐타공장(그당시에는 니트라는 말도 없었고 스웨터도 아닌 쉐타라고 했지요) 사장님이셨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손으로 만드는 뜨개공장이 아니라 기계로 옷의 부속을 만드는 편직공장이었지요. 엄마랑 단둘이 운영하시는 작은 하청 공장이었지만 일감이 꽤 많아 항상 바쁘셨어요. 그래서 집에는 늘 실이 많고 쉐타가 흔했어요. 게다가 엄마는 베테랑 뜨개인이어서 무엇이든 만들었고 아빠는 베테랑 수선인이라 니트의 수선이 가능했어요. 그런 걸 너무 흔히 보며 자라서 그런지 저는 뜨개질에 별 흥미도 없었고 가끔 맘에 드는 니트를 사입으면 들어야하는 아빠의 평가가 너무 듣기 싫었어요. (지금도 싫습니다. 아버님... 제발...) 또 뭐가 필요하다 하면 무엇이든 실로 떠서 만들려는 엄마도 답답했지요. 이쁜 실이 아닌 그때그때 집에 굴러다니는 실중에 골라서 만들었기에 제 마음에 쏙 들지도 않았어요. 지금도 엄마집에는 대부분의 물건에 엄마가 만든 뜨개작품(?)들이 덮여 있지요.
이렇듯 저에게 뜨개는 여유나 취미가 아니라 일상이며 생계였기에 이 책이 그리 감상적으로 다가오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어릴 적 엄마에게 그 유창한 뜨개기술을 전수받았다면 지금쯤 저도 현란한 뜨개솜씨를 즐길 수 있을텐데 아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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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
올가 토카르추크 지음, 최성은 옮김 / 민음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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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일이백년을 너끈히 산다면 이렇게 자연을 훼손하지는 못했을 겁니다. 인간이 동물들과 서로 경쟁하며 서로를 음식으로 취할 수 있었다면 이렇게 잔인하게 그들의 몸을 학대하지는 못했을 겁니다.

도살당한 짐승의 붉은 고깃덩이가 걸려 있는 가게 진열장을 지나갈 때, 그게 무엇인지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요? 한 번이라도 궁금하게 여긴 적 있나요?
식당에서 꼬치구이나 커틀릿을 주문했을 때, 우리 앞에 놓인 건무엇일까요? 아무도 충격을 받거나 끔찍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무자비한 범죄가 지극히 일상적이고 정상적인 행위로 여겨지고있으니까요. 지금은 모두가 아무렇지도 않게 범죄를 저지릅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표준이 된다면 세상은 아마 바로 그런 모습일 거예요. 아무도 세상이 잘못되었다는 걸 느끼지 못하는 그런 세상 말입니다.

"사실 인간은 동물이 그들의 고유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할 책무를 갖고 있습니다. 가축들은 그들이 우리에게서 받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주기 때문에 그들에게 애정을 돌려주는건 인간의 의무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존엄하게 살 수 있도록 빚을 청산하고, 현생의 모든 업보를 명부에 기록하고 갚아 나갈수 있더록 도와야 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거죠. 나는 동물로 태어나 살았고, 먹었고, 녹색 초원에서 풀을 뜯었고, 새끼를 낳았고, 내 체온으로 자식들을 따뜻하게 덥혀 주었고, 둥지를 지었고, 내게 주어진 의무를 모두 완수했노라고 말이죠. 인간이 그들을 죽일 때 그들은 공포와 두려움 속에서 죽음을 맞습니다. 어제 내 눈앞에 쓰러져 있었고, 아직도 거기에 있는 그 야생 멧돼지처럼 업신여김을 당하고, 진흙탕에 더럽혀지고, 피투성이가 된 채, 썩은 고깃덩이가 되어 버렸습니다. 인간이 동물을 지옥으로 내모는 순간, 온 세상이 지옥으로 변합니다. 왜 다들 그 사실을 모르는 걸까요? 어째서 인간의 이성은 사소하고 이기적인 쾌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걸까요? 사람들은 다음 생애에서 동물들이 해방을 맞이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줄 의무가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해 선택의 단계로.

도대체 무슨 세상이 이 모양이죠? 누군가의 몸으로 신발을 짓고, 미트볼과 소시지, 침실 깔개를 만듭니다. 또한 누군가의 뼈를 고아서 국물을 우려내죠….. 누군가의 뱃가죽으로 완성한 신발과 소파, 숄더백, 누군가의 털로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누군가의 몸을 먹고, 그것을 토막 내어 기름에 튀기고 있습니다…….
이런 잔혹한 행위가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는 게 말이 되나요? 이것은 잔인하고 무감각하고 기계적이며 그 어떤 양심의 가책도 없이, 그리고 일말의 반성도 없이 벌어지는 대량 학살입니다. 고매한 철학이나 신학 분야에서 반성과 성찰이 그토록 난무하는데도말이죠. 살상과 고통이 일반적인 것이 되어 버린 이곳은 대체 어떤 세상인가요? 뭔가 잘못된 게 아닐까요?

"자연의 관점에서 볼 때는 그 어떤 생물도 유용하거나 무용하지 않아요. 그것은 그저 사람들이 적용하는 어리석은 구별일 뿐입니다."

하지만 왜 우리는 꼭 유용한 존재여야만 하는가, 대체 누군가에게, 또 무엇에 유용해야 하는가? 세상을 쓸모 있는 것과 쓸모없는 것으로 나누는 것은 과연 누구의 생각이며, 대체 무슨 권리로그렇게 하는가? 엉겅퀴에게는 생명권이 없는가? 창고의 곡식을훔쳐 먹는 쥐는 또 어떤가? 꿀벌과 말벌, 잡초와 장미는? 무엇이더 낫고 무엇이 더 못한지 과연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 구멍이 많고 휘어진 거목은 사람에게 베이지 않고 수세기 동안 살아남는다. 왜냐하면 그 나무로는 어떤 것도 만들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본보기는 우리와 같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준다. 유용한 것으로부터 얻어 낼 수 있는 이익은 누구나 알지만, 쓸모없는 것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신문은 우리를 언제나 불안한 상태로 만들어서 우리가 진짜 느껴야 할 감정으로부터 우리를 멀어지게 만든다. 무엇 때문에 내가 언론의 권력에 굴복하고, 그들의 지시에 내 생각을 맞춰야 한단 말인가?

"동물을 보면 그 나라가 어떤지 알 수 있어요. 그러니까 동물을 대하는 태도 말입니다. 사람들이 동물에게 잔인하게 군다면 민주주의나 그 어떤 시스템도 소용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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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사람
홍은전 지음 / 봄날의책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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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통이 사라지는 사회‘를 꿈꾸지 않는다. 여기는천국이 아니니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예수나 전태일처럼 살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그들은 모두 일찍 죽었기때문이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되도록 몸을 사리며 적당히 비겁하게 내 곁에서 오래 살아주길 바란다.
그러므로 나는 이 세계에서 일어나는 고통에 대해 얼마간의 책임이 있고 어떤 의무를 져야 하는 것이다.

손 벌리는 자‘의 마음에 대해아무것도 모르면서 ‘손 잡아주는 자의 자부심으로 살아왔던 시간이 부끄러워서 펑펑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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