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리를 잊지 못하고
김민철 지음 / 미디어창비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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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 Marclellino사장님께

사장님은 저를 기억하지 못하시겠지요. 2년전 초여름 아침 저는 그 카페에 갔었어요. 남편과 함께 한 여행이었지만 그날 아침은 저 혼자였어요. (그 여행 내내 아침마다 저는 혼자 카페에 갔었답니다.)
그 여행은 남편이 1년여를 준비했던 여행이고 둘이 도저히 휴가를 맞출 수 없었기에 남편은 열흘 먼저 출발해서 여행을 하고 있다가 전날 니스의 공항에서 만나 칸으로 왔답니다. 칸국제영화제가 끝난 지 1주일 뒤라 아직 여기저기 영화제의 흔적이 남아 있었고 그 영화제에서 우리나라 영화가 큰 상을 받았기에 저도 약간 기분이 좋았지요.
남편은 원래 외출준비가 길기 때문에 저 먼저 서둘러 밖으로 나와 호텔근처의 카페에 간 것 이었어요. 자리를 안내 받고 메뉴를 고르던 중에 대가족이 들어와 사장님의 혼을 쏙 빼놓더라구요. 그러는 중에 저는 좀 밀려버렸어요. 저는 겨우 커피 한잔을 마시려던 것인데 좀 오래 기다리게 되었지요. 하지만 저는 그마저도 좋았답니다. 곳곳에 이곳은 칸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종려나무 표지판이 있고 저는 아침햇살을 받으며 앉아 있었고 다른 무엇보다 여행 1일차의 기대감이 충만한 시간이었거든요. 마침내 사장님은 저에게 커피한잔을 가져다 주시며 무언가 말하고 어깨를 으쓱하셔서 저는 늦어서 미안하다는 말인줄만 알고 괜찮다는 표정을 지었지요. 커피맛도 좋았어요. 느긋하게 1일차 여행자의 마음을 누리고 계산하려하자 사장님은 “내가 너에게 늦게 서빙했으니 커피는 무료로 주고싶다”고 해주었어요. 저는 정말 놀라기도 했고 기쁘기도 했어요. 사실 커피값은 우리나라 카페보다 훨씬 쌌었거든요. 하지만 여행자에게 베풀어지는 예상치 못한 친절은 정말 큰 선물이잖아요. 사장님의 그 친절 덕분에 저의 여행첫날은 물론이고 모든 날이 즐거웠답니다. 다른 곳에서 만난 친절역시 감사했지만 처음이라는 건 다르잖아요.
오늘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여행자에서 생각난 사람들에게 편지를 쓰듯 써내려간 책을 읽었어요. 그 책에서도 제가 가보았던 몇몇의 여행지가 등장했지만 읽자마자 바로 cafe Marclellino의 사장님이 생각났어요. 그래서 저도 이렇게 부치지 못할, 보여지지 못할 편지를 써보고 싶었고요.
작년부터 해외여행이란 건 적어도 2주이상의 휴가를 받을 여유가 있어야 하거나 돌림병따위는 무서워 하지 않을 깡다구가 있어야만 가능해졌어요. 저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둘다 갖추지 못했기에 비행기타고 가는 여행은 마치 우주선을 타고 가야하는 것 만큼 불가능한 일이 되어 버렸어요. 이런 세계적인 혼란속에 cafe Marclellino는안녕한가요? 사장님께서도 건강하게 잘 지내시길 , 언젠가 다시 그곳에 가는 날 다시 만나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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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싫고 좋고 이상하고
백은선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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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너무나도 솔직한 나머지 이 산문은 전남편의 카드빚을 갚기 위해 썼다고 시작합니다. 전 벌써 그녀에게 반해버렸어요. 윤여정배우님도 어느 프로에선가 제일 연기가 잘 될때는 돈이 필요할 때라고 했습니다. 솔직한 그녀들의 말들은 얼마나 매력적인지요.
이렇게 매력적인 그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고 많은 생각도 할 수 있어 다행스러웠습니다. 특히 여성의 몸과 여성의 자리에 대한 이야기가 슬프기도 하지만 주먹을 꼭쥐고 힘을 내는 용기가 되어 주기도 합니다.

지뢰가 너무 많다. 그것들을 다 피해 갈 수는 없다. 가르침을해 텍스트를 선정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내가 과연 ‘알아야하는 것과 몰라도 되는 것‘을 선별할 자격이 있는가.

내가 이혼을 했다고 해서 공공재가 된 것은 아니다. 내가 이혼한 것은 내가 되기 위해서이다. 언제나 사랑에 빠질 준비가 된 여성 1로 나를 보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이혼녀의 의미가 니가 나한테 마음을 품어도 된다는, 혹은 니가 마음을 주면 내가 보답할 거라는 뜻은 아니다. 정신 차려라. 너를 안 만난다고 해서 다른 남자가 있다는 뜻도 아니다.

나는 과거를 자주 생각하는 편인데 늘 어른들이 했던 말, 교복입고 다닐 때가 제일 좋을 때다. 나중에 어른 되면 그때가 그리울거다. 그런 말 다 개소리라고 생각한다. 누가 나에게 백억 줄 테니그때부터 다시 살라고 하면 바로 자살할 거다. 진심이다. 나는 늘십대보다 이십대가, 이십대보다 삼십대가 더 좋았다. 친구가 얼마전에 그런 얘기를 했다. 야, 사십대는 더 좋대, 우리 그때까지는 꼭살자.

그때까지는 꼭 살아야지.

섹스를 하면 임신을 할 수 있고 모든 임신이 수월하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커플은 결혼 여부와 관계없이 서로 성적으로 친밀할 수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자궁외임신은 파트너가 있는 여성이겪을 수도 있는 자연스러운 아픈 결과 중 하나다. 임신을 하면 당연히 그 임신은 유산, 사산, 자궁외임신 등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근데 왜 여성을 탓하고 여성이 문란하다고 도장을 찍는지 모르겠다. 임신은 혼자 하나?

예전에는 마음은 무한한 거라고 생각했다. 얼마든지 얼마든지누구에게 주어도 다시 생겨나는 거라고. 내가 잘 모르는 사람,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마음을 많이 썼다. 잘 보이고 싶었고 그 마음이 언젠가 돌아올 거라고 믿었다. 왜 마음을 쓴다고 할까. 그건마음이 쓰면 없어지는 거여서라고, 마음의 양에는 한계가 있어 그런 거라고 나는 이제 생각한다. 그래서 이제는 가깝지 않은 사람에게는 마음을 잘 쓰지 않는다. 내 마음은 귀한 거고 친구들에게 아이에게 그리고 나에게 쓰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걸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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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까지도 인생이니까 - 기업인 박용만의 뼈와 살이 된 이야기들
박용만 지음 / 마음산책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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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최애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는 이런 대사가 있습니다. “돈있는 사람들은 착한 사람 되기 쉬워”
맞는 말이지만 반대로 돈있는 사람들은 나쁜 사람이 되기도 쉽지요. 한마디로 돈 있는 사람은 선택할 수 있는 인격마저도 다양한 게 아닐까요?
아무튼 이 책을 읽고 그 대사가 생각났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위선이든 진심이든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좋은 것이고 좋은 사람이라는 뜻이라 생각합니다. 백종원아저씨의 “착한 척 하면 착한 사람이 된다’라는 말을 요즘들어 부쩍 생각하게 되거든요. 그냥 어른으로, 사회의 리더로, 때로는 그냥 돈 많은 사람으로 좋은 일을 많이 해주시길 바랍니다. 또한 회장님을‘아버지’라고 넉살좋게 부르지 못하는 직원들도 따듯하게 바라봐 주시길 바라고요. 제가 그런 주변머리를 갖추지 못해 그런지 그런 에피소드가 무척이나 신경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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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갔었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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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일이 꼭 앞으로 나아가야만 되는 것은 아니다. 돌아보고 뒤가 더 좋았으믄 거기로 돌아가도 되는 일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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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결혼생활
임경선 지음 / 토스트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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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3주만의 급작스러운 청혼, 고작 석달간의 짧은 연애후의 결혼생활 중 서로의 맞지 않음에 놀라워 했지만 10년동안의 연애후에 결혼한 저 역시 서로의 다름에 깜짝깜짝 놀라 때로는 10년의 시간을 헛 산듯한 기분이 들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작가의 말처럼 맞지 않는다고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니고 가끔 사랑이라는 감정 따위 뭉게버리고 싶을 때도 이 사람을 싫어하지는 않는 제 마음이 그럭저럭 10년의 결혼생활을 버티게 해 주었고 앞으로도 그러리라 생각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결혼하는 신부에게 쓴 메모가 있는데 저도 결혼하는 후배에게 이 글을 적어주곤 합니다.

“가오리 씨, 결혼 축하드립니다. 나도 한 번밖에 결혼한 적이 없어서 자세한 것은 잘 모르지만, 결혼이라는 것은 좋을 때는 아주 좋습니다. 별로 좋지 않을 때는 나는 늘 뭔가 딴 생각을 떠올리려 합니다. 그렇지만 좋을 때는 아주 좋습니다. 좋을 때가 많기를 기원합니다. 행복하세요. “

하루키의 말에 동의합니다. 정말 그렇거든요. 아마 임경선작가님도 그랬기 때문에 이해할 수 없는 한 남자와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임경선 작가님의 글은 소설보다 에세이가 더 좋기는 하지만
이 책은 결혼에 대한 에세이도 참고서도 아닌 실용서로 분류해야할 듯 합니다.

결혼생활을 가급적 평화롭게 유지하기 위해 나는 서로의 ‘안 맞음을받아들이고, 이에 대해 초연해하며, 그것이 일으킬 갈등의 가능성을 피하려는 훈련을 본능적으로 하게 되었다. 이 점에서 결혼생활은 분명 일종의 인격 수양이라 할 수가 있겠다. 다만 때로는 수양이 과해진 나머지 ‘난 네가 그걸 원하는 줄 알아서 그렇게 했다고!‘라는 식으로 불똥이 튀기도 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맞추기 위한 양보와 희생조차도 안 맞는 경우를 맞닥뜨릴 때면 나는 너무 어이가 없어 힘없이 웃음만 새어 나왔다.

안도와 더불어 느껴지는 약간의 아쉬움. 아내들의 이런 작은 살의가 남편들의 명을 늘린다.

‘우와… 정말 길거리에 널리고 널린 그런 아저씨네….’그것은 돌이킬 수 없는, 있는 그대로의 진실이었다. 계속 쳐다보고있자니 그제야 남편이 나를 알아봤다. 그가 팔을 번쩍 들어 흔들며,
하게 웃었다. 그 순간, 그는 더 이상 길거리에 널리고 널린 아저씨‘ 중한 명이 아니게 되었다. 심지어 조금 잘생겨 보이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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