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유교수의 생활 4
야마시타 카즈미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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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노인... 이들의 공통점을 찾아보자면 세상 사람들의 편견에 자주 오르내린다는 것도 되지 않을까...?  그 바깥의 말, 말들이 내 안의 소리까지 먹어 버린다는 걸 깨닫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1.'아줌마는 무섭다'...대바견 세일에 몰려 온 사람들 틈에서 장을 보던 유교수는 '내가 최고이고, 내가 곧 정의다'라고 하는 아줌마를 만납니다. 유교수가 잡은 전갱이며 무를 채가버린 그 아줌마에게 유교수는 '당신은 물건이 필요한게 아니라 남을 밀치고 샀다는 것과 자기가 제일이라는 만족감이 필요한 겁니다.'라는 말을 해줍니다. 물론 아줌마는 인정하지 않습니다. 더 화가 나고 도전적인 태도로 그 자리를 피해 버립니다. 유교수의 더 깊은 탐색이 이루어지지 못했던 아줌마, 그이의 삶이 불필요한 물건들처럼 내팽겨쳐지지 않기를, 아름답게 다시 살아나기를 바래봅니다.

 

2.'노망이 들면 끝이다'...친구가 머무르고 있는 양로원 가는 버스에서 만난 일흔 노인. 버스 타는 사람들에게는 노망이 들었다 하여 무시되기 일쑤입니다. 막차도 끊어진 시간,  그 노인을 따라 탄 버스. 내년이면 정년 퇴직할 운전사가 노인을 위해 밤마다 한 번씩 운행하는 버스였습니다. 기사는 "노인들은 세상을 바라보면서 자기가 늙었다는걸 뼈저리게 느끼게 되지. 세상이 나이든 사람을 뼈속까지 늙게 만드는거야... 세상의 동정과 연민을 받으며 살아가는 일만 남았다구."라고 합니다. 유교수는 "아무것도 보지 않고 그냥 사셔선 안됩니다." 는 말을 하지만 역시 그들에겐 공허한 울림으로 흩어지고 맙니다. 한 때 잘나가던, 그리고 이제는 사그라들 시간만 먹으며 자신마저 잃어버리질 않기를 바래봅니다. 꺼질듯 꺼질듯 은근히 타오르는 숯불도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유교수 어록(4)

감사드립니다. 교수님 덕분에 저희들, 앞으로 잘 해나갈 자신이 생겼습니다.

그게 왜 내 덕분인 줄은 모르겠지만, 내 한가지만 말해 두지. 뭐든지 성실히만 하면 잘될거라고 믿지 말게.

하지만 교수님께서도 아주 성실하시잖습니까!

그건 내 성격이야. 나한텐 그게 아주 자연스런 일이지. 자네들은 자네들의 방식대로 살아가면 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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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유교수의 생활 3
야마시타 카즈미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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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모두 제 길을 잘 가고 있나요? 그 길이 오롯이 자기 것이 되지 못하고 지나간 것은 '한 때'로 덮어 버리고, 현재의 것은 뵈지도 않고, 이루지 못한 것은 누구누구 탓으로 미루어지거나 자신을 질책하는 그런 길 가운데 '내'가 있지는 않나요?

 

유교수는 오늘도 분명히 사람이 다녀야 할 길, 인도로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차들은, 차를 모는 사람들은 유교수에게 주의를 줍니다. 운전을 배워보기로 한 유교수, '사람이 운전을 하면 저렇게까지 무대포가 될 수 있는 것이로구나.'

 

유교수는 오늘도 역 개찰구를 빠져나와 집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취객의 오물을 뒤집어쓰게 됩니다. 술을 직접 마셔보지는 않았지만 유교수, '술은 실망과 허무함을 잊게해줌과 동시에 증폭시키는 존재군요. 즐겁고도 슬픈 것이군요. 전 제 시간을 사랑합니다. 당신도 즐겁게 술을 마시십시오.' 

 

유교수는 오늘도 산더미처럼 쌓인 책을 치워버리려는 아내의 잔소리를 듣습니다. 아내의 말대로 한 적도, 안 한 적도 없는? 유교수는 열이 있는 아내를 위해 밥과 빨래, 청소를 하지요. 반도 못했지만... 그리고 책더미 속에 묻혀 있던 아내의 피아노를 살려 냅니다. 아내를 사랑하는 유교수만의 사랑법이 있습니다.

 

법이 없어도 살 것 같은 사람, 그러나  '그만의 법'으로 살아가는 사람, 자신의 길을 법대로 살아가는 사람. 오늘도 이 사람을 만나며 참 행복했습니다.       

 

유교수 어록(3)

퍼머머리에 수염을 길렀던 아나자와군 말인가?      

선생님, 그만하십시요. 옛날 얘긴 쑥스럽습니다. 지금은 정신차렸다구요.

왜 그만두었나? 그때는 그렇게 자기 모습을 정당화 시키려했던 사람이.

나이가 있잖습니까. 그땐 젊었었죠.

자네의 주장은 나이에 따라서 그렇게 쉽게 변하는건가?

자넨 그 시절의 자신을 부끄럽다고 생각하나?

그... 그건...

그렇다면 난 그 시절의 자넬 부정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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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유교수의 생활 2
야마시타 카즈미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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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 메마른 땅, 외로운 사람들끼리 얼마나 진실한 가슴으로 '만나'는지요... 2권에서 이 따뜻한 탐구자, 유 교수는 자기를 만나듯, 주변 사람들을 만납니다. 

딸 세스코의 남자 친구 히로미쯔 '그는 ...말하자면 날라리 입니다'를 있는 그대로 만나고,  매일 함께 있어도 '만나지' 못하는 가족 '아내와 네 딸들'을 새롭게 만나고, 대학 럭비 선수에서 이제는 미상 판매원이 된 제자를 만나고, 자기의 몸이면 그 어떤 남자로 꾈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사는 여자를 만나고, 이젠 학생들에게 천대받는 노땅 교수가 돼 버린 유교수의 은사님을 늘 그때의 첫마음으로 만나고, 학교를 졸업 못하고 죽어 유령이 돼버린 제자를 너무도 진지하게 만나고요. 

유교수야 그렇다치고 만남을 당한? 사람들은 어떨까요?

히로미쯔는 더없이 순수한 청년이었고, 일상에 찌들린 아내는 그 옛날 너무도 어여뻤던 여인이었고, 한순간 모든 것을 잃어버린 제자는 이젠 미싱을 럭비공처럼 다루는 청년이었고, 비상근에 연금생활자가 된 유교수의 은사는  꿈을 가진 열정적인 연구자였고... ... 

왠지 초라하게 느껴지는 지금의 나도 한 때는 아름다웠던 시간들이 있었음을, 그 시간만큼 지금의 나도 소중함을 발견하게 됩니다.

 

유교수 어록(2)

요즘 귀가 잘 안들려. 먼 옛날 가슴 설레이는 소리만 자꾸 들리고. 날 사랑해준 학생들의 소리... 학생 운동으로 정부에 정면으로 도전한 학생들 소리... 그리고 컴퓨터가 아직 전자계산기로 불리던 시대... 연구하며 같이 고생했던 동료들 소리... 그러나... 어제 일처럼... 모든게 주마등처럼 흘러서 환청처럼 들려.

제게도 어제 일 같습니다. 결코 환청은 아닙니다. 교수님은 앞으로도 제 은사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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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유교수의 생활 1
야마시타 카즈미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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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런'사람 없기 때문에 유택 교수는 '천재'적이다.

자는 딸의 방에 아버지라 할지라도 함부로 불쑥 들어가지 않으며, 지름길이라도 개인땅이기 때문에 함부로 들어가지 않고, 1원이라도 싼 곳을 찾아 장보기를 서슴치 않는, 그러면서도 길거리 고양이를 위해서 전갱이 세트를 살때는 4마리 셋트로 된 걸로 사야겠다고 다짐한다.

유교수는 부인, 막내딸 세쯔꼬와 함께 산다. 4권에서 길거리 고양이 타마가 새식구가 된다. 경제 발전의 틈바구니에서 뒤처져 길거리에서 꽃만 보고 사는 옛 친구와 만나 그의 마음을 잠시나마 행복하게 어루어주는 이 사람.

읽고 나면 너무나 시시?하고 평범해빠진 이런 일들을 아주 소중한 것처럼 진지하게 지켜 가는 사람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작은 것이 정말 아름답다'

뭐 이 정도로 '인간적'이라고 할 수 있겠냐고 한다면, 다음 책을 보면 볼 수록 빠져들게 되는 유교수의 향기나는 삶이, 감동이란 걸 잃어버린 내 가슴에서도 퍼져 나가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 유교수 어록(1)

"왜 모두들 시간이 있는데 그렇게 달리는 걸까? 왜 토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또 술을 마시는 걸까? 왜 모두들 그렇게 열심히 일하고 농땡이를 치는 걸까? 나는 그 이유를 모른다."

"팽이는 안변했어. 꽃도 마찬가지고, 내 보물이지. 다른 건 모두 변했어도 이것만은 안변했어..."  "저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입니다." 뒷부분이 유교수의 대답.          

 

난 이 따뜻하고, 진지한 사람을 오래도록 만나고 싶어  이렇게 1권부터 하나하나 적어 나가려 한다... 오래 되새길만한 유교수의  '어록'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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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친구 1
서훤 지음, 나종대 그림 / 파라다이스복지재단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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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의 날에 아이들과 함께 단 배지

어머나, '품절'이네요. 이렇게 좋은 책이 벌써 들어가버렸다니 너무 아쉽네요... 요즘 장애를 가진 친구를 다룬 책들이 많이 나와 있지만 이 책은 좀 특별하답니다. 우선 만화로 되어 있고요, 다른 책들에서 다루지 않는 자폐증을 가진 아이에 대한 이야기지요. 저도 자폐증을 그저 '다른 세계에서 살고 있는 아이' 정도로만 생각했지요. 그렇지만 막상 제가 그 아이들과 생활 속에서 직접 부딪히게 되면서 아주 혼란스러워졌답니다. 자폐증을 가진 친구의 예상 밖의 행동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주위의 다른 친구들과의 관계 맺기를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지, 어느 정도까지 나의 힘이 닿을 수 있는 것인지... 의욕을 가졌다가 실망도 하고, 무관심해지기도 하고……. 이런 고민에 아주 쉽고, 친절하게 일러준 선생님이 바로 이 책이랍니다.

얼핏 보기에는 초등학생용 만화책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이 책의 주인공 테츠유키가 때어날 때부터 초등학교 때 생활을 다루고 있거든요.뭔가 어른들은 아이들과 다른 차원의 '수준'을 가져야하는 것처럼 단정짓고 '애들'의 세계를 '무시'하는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그런 생각이 사라질 거예요. 자폐라는 장애에 대해 깊은 지식까지는 아닐지라도 친절하고, 섬세하고, 따뜻하게 읽는 사람의 마음을 울린답니다.

'1권 말 없이 온 아이, 2권 내 손을 잡아요, 3권 세상 속으로'라는 제목 그대로 역시 어른들보다 아이들의 마음이 더 빨리 열리고, 더 따뜻하게 공감합니다. 그리고 테츠유키와 친구, 이웃들은 세상 속에 함께 어울려 살아간답니다. 아주 특별한 일이 아니라, 특별한 사람만이 하는 게 그냥 숨쉬고, 밥먹고, 잠자는 일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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