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애와 루이 가족 45일간의 아프리카 여행
미애와 루이 가족 엮음 / 자인 / 2005년 1월
품절


어떻게 보면 내가 겪고 느낀 것들의 강렬함 때문에 나의 몸과 영혼은 더욱 자유로워지고 그로 인해 남들이 못내 집착하는 것들에 대해서도 비교적 담담해 지는 것은 아닐른지. 그리고 이런 자유로움은 스스로 찾아서 이루는 것..

->남들의 시선으로 부터 나를 해방시키는 것, 집착으로부터 벗어나는 것, 좀 더 작아지고 가벼워져서 나를 날려 보내주고 싶은 그런 마음이 드는 구절-p.33쪽

마사이족 추장은 내게 물었다. 왜 마사이 남자 옷을 입었냐고.
불쾌해 하며 챠다보는 눈빛을 따뜻하게 받아들였다.
"몰라서 그랬습니다. 저의 실수입니다."
진솔한 설명은 상황을 부드럽게 만든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솔직히 인정하고 나를 낮추는 마음이 사소하지만 크게 와닿는 구절-p.51쪽

"잠깐만요! 케냐 사람들은 모두 평화로와 보이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받아들입니다. 지금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지금 돈이 없어도 내일이 있기 때문에 늘 희망이 있습니다."

->스와힐리어 '하쿠나마타타'(No Problem) 지금 내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문제에다 대고 이렇게 말해 보세요!^_^-p.1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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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애와 루이 가족 45일간의 아프리카 여행
미애와 루이 가족 엮음 / 자인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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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8일간의 버스여행기 다음편인 이 책은 생각보다는 감동스럽지 않은 책이네요. 5학년, 유치원생 두 아이들을 데리고 네 가족이 다시 버스로 아프리카를 여행한다는 것은 부럽기도 하고 용감하기도 하고, 신선한 자극이 되기도 하는 일이지만 김혜자의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에서 보여 주었던, 아프리카의 풍경, 역사·사회적 배경까지 책을 읽으면서 오롯이 공감하게 하였던 그런 느낌은 없습니다. 여행 중 있는 그대로의 가족들 모습, 아프리카의 낯선 모습 등을 찍은 사진은 한 번 볼 만하지만 아프리카를 꿈꾸는 이들에게 손 때 묻도록 남을 책은 아닌 것 같군요. 그래도 미애와 루이 부부의 자유로움과 열린 마음, 자연과 생명의 참뜻을 아는 마음과 이런 마음으로 아이들을 키우는 그 진솔함이 참 마음에 듭니다.

"이구름과 릴라가 가정 선하게, 가장 많은 사랑으로, 가장 상대방을 존중하며, 가장 잘 이해하고, 가장 겸손하게, 가장 최선을 다하며 세상을 이끌어 가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p.153)

그래요. '내 자식>한 인간>지구인'으로 이 아이들을 마음껏 휘두르는, 욕심을 버릴 수 없는 부모가 아니라 '인류를 위해, 다른 이들을 위해 함께 하는 지구인>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한 인간>나에게 맡겨져 나의 사랑으로 키워질, 언젠가를 날아갈 것을 생각하며 키우는 우리 아이'라는 마음이 담겨 있는 것 같아 좋습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우리의 욕심으로 될 일도 아니지요... 이런 어여쁜 부모의 마음으로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주길,  이 네 식구에게 평화로운 기운 가득하길 기도드립니다.

"참, 귀여운 꼬마 아가씨 릴라! 그 어려운 여행길을 잘 살아내는 모습이 기특했어요. 나도 릴라처럼 치즈 김밥과 오뎅, 만두가 먹고 싶어 지던걸. 아프리카 가면 정말 먹고 싶을 것 같아^^ 지금은 실컷 먹을 수 있으니까 그만큼 먹고 싶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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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리히 슐리만 자서전 - 트로이를 향한 열정
하인리히 슐리만 지음, 김병모 옮김 / 일빛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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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이 빛나면 먼지도 빛나게 된다. 어리석은 사람아! 만일 불이 났다면 불을 꺼라. 다 타버렸다면 다시 피워라. 인간은 순간적인 것을  영원한 것으로 만들 수 있다.'

-괴테의 <괴테어록> 중에서

 

 

책과는 별개로 만난 말이지만 책을 읽어나가면서 하인리히 슐리만의 삶을 보여주는 적합한 문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푸른책들 대표 신형건님이 초등학교 5학년 때 만난 슐리만 자서전에 대한 글 때문이었다. "어린 시절에 간절한 꿈을 꾸고,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여 꿈을 향해 부단히 노력하고, 마침내 그 꿈을 실현한 독일 고고학자 슐리만의 인생은 나에게 진정한 꿈의 의미를 일깨워 줬다. 꿈은 단지 그 자체만으로 소중한 것이지만 그 꿈을 언젠가는 '꼭 이룰 수 있는 현실'이라고 굳게 믿었던 슐리만에게 나는 가슴 벅찬 감동을 받았다."

 

하인리히 슐리만은 여덟살에 아버지에게 불타오르는 고대 그리스의 '트로이'를 그린 역사책 한 권을 선물 받는다. 아버지는 그 삽화가 상상일 뿐이라고 말해 주지만 슐리만은 트로이가 실제로 존재할 것이라고 믿으며, 나중에 커서 트로이를 꼭 발굴해 내겠다는 꿈을 품게 된다. 슐리만은 가정 형평이 어려워 대학에도 못 가지만, 그 꿈을 한시도 저버리지 않고 독학으로 외국어와 고고학을 공부했다. 마침내 마흔 한 살에 사람들이 그 존재를 전혀 믿지 않던 트로이를 발굴한 위해한 고고학자가 된다.

 

이 자서전 대부분의 내용은 유물 발굴과 유물, 고대 유적지에 대한 이야기로 연결돼 있어 고고학에 대한 관심이 없다면 시간적인 거리감이 느껴지고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슐리만의 정열적인 삶을 따라가 보면 고고학의 신비로움까지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나도 어릴 적 한 때 세계사 책에 나오는 사진들에 담긴 피라미드니 미이라를 보면서 고대 유적 발굴에 대한 호기심을 가졌던 적이 있다. 어린 하인리히가 아버지의 선물과 이야기에서 만났던 '한 순간'이 그의 꿈이 되고, 현실이 되고, 그가 죽은 이후에도 인류의 '영원'한 보물이 된 것과는 달리 나에게는 아침이면 사라지는 이슬 같은 찰나였을 뿐이었다. 그렇지만 나는 또다른 세계를 만났다.

 

신화가 꿈만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온 몸으로 보여준 참으로 열정적인 사람이 바로 이 책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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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의 아이들
정희재 지음 / 꿈꾸는돌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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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와 야크를 잃었지만 행복을 잃지 않은 사람들' -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시금 책의 머릿편에 달린 제목을 읽으니 느낌이 새롭다. 이 나라 사람들에게 '잃는다'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뜻과는 다른 차원의 뜻이 담겨 있는 것 같다. 지금까지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지만 우리는 은연 중에 '잃는다'는 말 속에 끝까지 그것을 놓지 못하고 집착하는 마음이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히말라야 너머,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아름다운 땅을 잃고 인도로 망명을 해야만 했던 티베트인들. 그러나 결코 2, 3세들에게 중국에 대한 증오와 보복을 가르치지 않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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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선옥, 마흔에 길을 나서다
공선옥 지음, 노익상·박여선 사진 / 월간말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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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늘, 동시적이지만 비동시적이다.'

 

책 읽기를 시작하고 몇 페이지 넘기지 않은 즈음에 만난 한 문장이 머릿속에서 내내 머물렀다. 그 뒤엣말은 '동시대 속에서 빈자와 부자는 늘 다른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이 두 문장만으로도 작가가 어떤 길을 나섰으리라는 것은, 어떤 사람들을 만났으리라는 것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마흔'. 동시대에 마흔을 살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만 누구는 제법 안정된 생활로 또 다른 인생의 전성기를 사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누구는 아직도 그야말로 밥 먹고 살기 힘들어 허덕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작가 공선옥은 "애초에 <말>지에 쓸 글을 명분 삼아 '노는 여행'을 좀 하고" 싶었으나, 아이 셋을 두고 아이들 먹을 국과 밥을 한 솥단지 해 놓고 '비장하게' 나선 길은 놀 수 있는 여행이 아니었다.

 

강원도 국도변에서 만난 80살 약장수 지복덕 할매, 순창에서 만난 81살 정영섭 할배와 79살 이향구 할매, 여수 화양반도에서 만난 이만근 할배, 영광에서 만난 농촌 아낙네들, 가리봉동 중국 동포 우씨, 봉화에서 만난 신현태 할배, 의정부로 달려 가서 만난 미선이와 효순이의 죽음, 수마가 할퀴고 간 무주 무풍에서 만난 죄없이 순박한 사람들, 창원의 고 배달호씨...  하늘에 부끄럽지 않게 소박하고 있는 만큼만 가지고 살아온 사람들이나 왠지 슬픔이 묻어 나고, 쓸쓸함이 스며 있고, 마음 한 켠이 짠해지는 건 왜일까...

 

강원도 평창에서 춘천행 막차를 놓치고 후배에게 하소연 겸 대책을 물으려 건 전화 저편에서 돌아온 답변. "떠나려거든 스물에 떠나야지 마흔에 길을 떠났으니 힘들고 쓸쓸하지요. 뭐 별 거 있습니까, 찜질방이나 들어가 보세요."  

 

스물에 떠나는 여행처럼 설레고, 힘이 넘치지는 않을지라도 마흔에 길을 나선 작가가 바라보는 이 땅, 이 나라 사람들에게서는 사람 냄새가 난다. 외롭고 쓸쓸하고, 가난한 사람과 이 땅 구석구석을 바라보는 작가의 사랑어린 시선을 나누다보면 내 마음도 함께 따스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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