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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닝 걸 은그루 ㅣ 웅진책마을 121
황지영 지음, 이수빈 그림 / 웅진주니어 / 2024년 6월
평점 :
혼자인걸 즐기는 척 했다. 시작과 마무리가 모두 내 몫인게 나쁘지 않았다. 나대는 사람이 되어 요란한 것보다는 그 편이 나았다. 하지만 욕망이 내제되어 있는 마음의 곁눈은 어딘가를 향해 있었다. 그건 마치 나를 표현 할 수 있는 순간이 오면 언제든 튀어나가기 위한 시동과도 같았다. 자기 표현에 인색하고, 자신을 피력함에 있어서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 덕목이던 시절. 남들과 다른 사고와 태도는 누름돌을 누르듯 가라앉혀 두는 것이 평범함이라 배우며 자란 탓일지도 모른다. 헌데, 최근들어 누군가 본인 스스로를 “나는 관종이야.” 라며 주목을 받고 싶은 마음을 떳떳하게 드러내는 것을 보며 우리가 이제까지 욕망을 감추는 것에 얼마나 열심이였나 돌아보게 됐다. 돋보이고 싶은 마음이 감춰지지 않는 #샤이닝걸은그루 처럼 말이다.
나는 되도록 아이에게 보편적 잣대를 들이밀고 싶지 않았다. 청개구리 정신에 입각하여 더욱 맹렬하게, 평범하지 않아도 된다고 채찍질 했는지도 모른다. 다행히 아이는 꿈틀거림을 거리낌 없이 꺼내 놓는 아이로 자랐고 유연하게 사고하고 조율하며 협업했다. 나는 그것이 우리 아이의 특별한 장점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개성을 존중받는 요즘 아이의 건강한 태도라 느꼈다.
이 책은 장기자랑이라는 흔한 소재 속에서 피어날 수 있는 갈등과 사건을 적절하게 사용하여 소재의 진부함을 털어낸다. 등장인물 마다의 특징을 면밀히 묘사할 뿐 아니라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지 않으려 애를 쓴 흔적이 느껴진다. 뛰어나야만 무대에 오르거나 조명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메세지와 함께 조명을 받아야 빛나는 사람이 있듯, 중심에서 조금 멀어져 있어도 스스로 빛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있음을 전한다. 허울을 쫓지 않고 내실이 단단한 사람으로 빚어지기 위해 병아리 단계에 놓인 우리 아이들을 생각해보게 하는 책을 만났다 #웅진주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