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에 대학에 입학해 한참 인기를 모으던 정운영 교수의 책은 모두 읽어보았다. 광대의 경제학, 저 낮은 경제학을 위하여, 경제학을 위한 변명 등등 지금 들춰보아도 깊이가 있고 톡 쏘는 맛과 함께 너그러운 기대를 함께 하고 있던 그만의 장점이 돋보였던 책들이다.그런데 199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부터 정운영 교수의 책은 좀...약해진 듯 하다. 재미있는 도입부와 마지막에 할 말은 하는 그만의 특성이 사라지고 그냥 그저 그런 책이 되고 마는 듯 하다. 그래도 그에 대한 기대를 저버릴 수는 없어 이번에 나온 신간 신세기 랩소디도 샀건만..역시나 지난 번 중국경제산책에 이어 실망이 크다.가장 큰 단점이라 함은 지금은 격변하는 2002년말인데...책의 내용은 1990년대 말에 잡지에 수록한 글부터 해서 2002년 상반기까지의 우리나라 경제,정치, 사회상을 담은 것들이라 좀 오래된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예전 저 낮은 경제학을 위하여나 경제학을 위한 변명 같은 책은 경제학을 전공하는 이들도 곱씹어봐야 할 정도로 다양한 경제이론 및 사례 소개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저 세평이 되고 만 느낌이다.그리고 이미 지나간 이야기를 되씹는 것이 별 재미가 없다. 거기다가 잡지와 신문에 실렸던 글을 모은 책을 비싼 돈 주고 살만한 이..요즘 그리 많지 않다. 흥미도 없고 예전처럼 날카롭지도 않은 정운영교수의 글이 끌리지도 않는다. 안타까운 심정이 든다. 과거 한겨레신문 전망대 칼럼의 강렬함과 시원시원함..그러면서도 중심감각을 잃지않던 정운영 교수만의 매력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 그렇게 되려면 일단 몇년전부터 계속 되풀이 되는 잡지와 신문에 실린 글 모아서 출간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구입하는 독자들의 열성을 생각해서 알차게 책을 내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