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거짓말쟁이
E. 록하트 지음, 하윤숙 옮김 / 바람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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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어떤 인종보다 잘 났고, 모든 것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믿는 가부장적인 할아버지.
🏰 할아버지에게 아부하고 어떻게든 재산을 더 받으려는 세 자매.
🏰 추악한 어른들의 모습에 실망하고 화가 난 거짓말쟁이들.
🏰 어른들의 잘못으로 시작된 모든 사건의 결말은?


📚
나는 아름다운 싱클레어 집안 사람이다.

이혼을 해서 심장이 부서질 듯 아파도, 신탁 자금이 서서히 줄어들어도, 스트레스로 먹는 양이 늘어나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 집안은 범죄자도 없고, 중독자도 없으며, 실패자도 없다.
걱정거리를 만들지 않도록 교육 받았고, 침묵이 고통을 덮는 보호막이라고 배웠다. 그래서 우리는 늘 괜찮은 집안으로 보여진다.

나는 2년 전 큰 사고를 당했다. 그때 바위에 머리를 부딪혀 기억상실증을 겪고 있다. 무언가 떠올리려고 하지 않아도, 몸이 모든 것을 거부하는 모양이다. 편두통이 심하고, 먹는 것이 힘들다. 사고 이후 학교도 나가지 못했고, 운동도 하지 못했다.

사건이 일어난 지 2년이 지나서야, 모든 사건의 시발점인 비치우드 섬으로 갈 수 있었다.
거기서 나의 거짓말쟁이들을 오랜만에 만났고, 그동안 왜 연락 한 번 없었냐고 따졌는데...



📍p11
싱클레어 사람들은 키가 크고, 탄탄하고, 아름답다. 우리는 대대로 자산이 많은 집안이고 민주당 지지자다. 우리는 크게 웃고, 각진 턱을 갖고 있고, 공격적으로 테니스 서브를 친다.
이혼이 우리의 심장 근육을 산산조각 내 힘겹게, 겨우 뛰게만 만들어도 상관없다. 신탁 자금이 바닥나도, 식탁의 신용카드 청구서 결제일이 지나도, 침대 옆 탁상에 약병이 쌓여도 상관없다.
📍p46
천에서 할머니가 쓰던 샤넬 향수 냄새가 났지만 할머니는 영원히 떠나버렸다. (...)
엄마는 나보고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정상적으로 행동하라고 했다. 왜냐면 난 아무렇지 않으니까. 그럴 수 있으니까. 엄마는 내게 심호흡하고 똑바로 앉으라고 했다. 나는 엄마가 시키는 대로 했다. 이번에도.
📍p110
왜 나는 밤중에 혼자 물속에 들어갔을까?
내 옷은 어디 갔지?
정말 수영하다가 머리를 다친 걸까? 아니면 다른 일이 있었던 걸까? 그 전에 누군가 나를 때린 건 아닐까? 내가 범죄의 피해자였나?
📍p221
할머니의 죽음으로 할아버지의 세상이 흔들리고 있을 때 나는 할아버지가 여전히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다고 느끼게 해야 했다. 나는 할아버지를 칭송함으로써 애원해야 했고, 할아버지의 질문 뒤에 숨겨진 위협을 모르는 척해야 했다. 엄마와 이모들은 할아버지와 그의 돈에 의존하고 있었다.


📚
과거의 이야기다. 현재의 이야기다.
챕터나 제목으로 구분지어 이야기 하지 않는다.
기억상실증을 겪고 있는 주인공에게 맞춰, 이야기 또한 과거로 현재로 빠르게 전환되며 전개된다.

그러다 보니, '아 이게 회상씬이구나.'라며 뒤늦게 파악되는 내용도 있어서, 중간 중간 스토리를 정리하며 읽는 걸 추천한다.

📚
미국 소설인데, 한국의 가부장적인 모습이 강하게 보인다.
자신의 재력을 무기삼아 딸들의 인생을 쥐락펴락하고,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싱클레어 집안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슬픔도 실수도 모두 덮어버린다.
아무렇지 않은 척. 그렇게 살다보면 정말 아무렇지 않을 수 있는 것처럼. 모든 가족이 할아버지의 행동을 그대로 따른다.

싱클레어 가족들은 모두 거짓말쟁이였다.


📚
그들의 가장 큰 거짓말이 바로 이 소설에 담겼다.
화자인 케이든스의 큰 사고.
사건의 비밀과 배후가 밝혀질 때 독자들은 충격에 휩싸인다.

'그러니까, 결국 이 모든게...'


🙋 반전 결말이 있는 소설을 찾고 있다면,

한 가족의 폐쇄적인 모습에 분노하고, 모두가 괜찮다고 거짓말하는 진실이 밝혀질 땐 충격받는 소설이라 추천합니다. ✨️✨️✨️✨️✨️



⭕️ 이 서평은 바람북스(@barambooks.kr)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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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 출간 20주년 기념 개정판 반올림 1
이경혜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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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라떼는 말이야'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교육 현장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 사춘기 아이들의 속마음을 엿볼 수 있는 소설.
🏍 죽음을 상상하는 '죽은 영혼의 놀이'가 주는 의미는?
🏍 20년 전 1쇄를 시작으로 50쇄를 기념한 개정판. 꾸준히 사랑받아 온 이유를 발견했다.


📚
재준이가 떠난 지 벌써 두달이 지났다.
재준이의 사물함과 책상도 여전히 남아 있고, 집에 가는 길에 어디선가 불쑥 튀어나올 것만 같다.
하지만, 재준이는 이제 그럴 수 없다.
유미의 하나뿐인 친구인 재준은 그렇게 불쑥 떠났다.

두달만에 재준이 엄마에게서 연락이 왔다. 보여줄 게 있다며 집에 잠시 다녀가라 하셨다.
재준이 짐을 정리하다 발견한 파란색 노트. 일기장 같은데 첫페이지에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 여리디 여린 아줌마가 읽을 용기가 나질 않았다고 한다.
가장 친한 친구였으니 먼저 읽어보고 전해줄 이야기 있으면 연락달라고 하셨다.
받아오긴 했지만, 차마 일기장을 펼칠 수 없었던 유미.
간신히 첫 장을 펼치는데....


📍p12
ㅡ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ㅡ내 죽음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
재준이, 내 친구 재준이,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좋아한 친구 재준이, 갑자기 꽃잎이 흩날리듯 사라져 버린 내 친구 재준이...
📍p34
내가 어른이 되고, 늙어 가도 너는 그렇게 그 자리에서 아직 덜자란 소년으로 남아 있겠지, 내가 소녀에서 여자가 되고, 아줌마가 되고, 할머니가 되어도 너는 그렇게 풋풋한 소년으로만 남아 있겠지, 이 바보, 나쁜 놈, 왜 못 타는 오토바이는 탔냐구?
📍p41
전학 와서 한 달 동안 아무도 다가오는 아이가 없었다. 아이들은 한결같이 예의바르고 친절했지만 그 누구도 나와 친구가 되려 하지는 않았다. 아이들과 나는 서로 다른 종류의 짐승처럼 섞이지 못했다.
📍p146
엄마가 안쓰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짜증이 난다. 무섭고, 화만 내는 엄한 엄마보다 어쩌면 우리 엄마처럼 약하고, 잘 다치는 엄마가 더 무서운 엄마일지도 모른다. 엄마는 소리 지르고, 매를 드는 법이 없지만 우리를 꼼짝 못 하게 한다. 엄마는 나한테 감옥이나 마찬가지다.


📚
유미와 재준이가 등장하는 청소년 소설이다.

사춘기 아들을 키우는 사람이다 보니,
내 아이가 무슨 생각하며 사는지 궁금했는데,
두 아이의 성장통 같은 이야기를 보며 사춘기 아이의 속마음을 살짝 엿본 기분이었다.

아이들은
나름 부모님 상황을 꿰뚫어 보고 있었고,
부모님의 기대을 부담스러워 했다.
공부와 미래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언제나 철없이 구는 줄만 알았더니, 제법 듬직했다.
몇몇 장면은 아이들이 하는 행동에 깜짝 놀라,
어쩔 수 없는 꼰대력이 발동하기도 했다.

📚
죽음을 상상하던 아이.
친구의 갑작스런 죽음.
아들의 오토바이 사고.

책 제목을 읽고 삶을 비관하는 비행청소년이 등장할 거라 예상했다.
보기 좋게 틀려서 오히려 기분 좋았던 이야기.

아침마다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오늘이라고 생각하며 하루를 사는 재준.
일기 속에 적힌 재준이의 생각들은
우리가 평소에 잊고 살던
삶의 소중함, 관계의 소중함, 꿈의 소중함 등을 다양하게 떠올리게 했다.

재준은 이를 '죽은 영혼의 놀이'라고 말했다.
이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라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님들도 꼭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
지금 우리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깨닫게 하는 소설.

👉부모의 뜻을 따르지 않는 아이때문에 속상한가요?
👉어른들이 마음을 몰라줘서 힘든가요?

지금 내 옆에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소설이라 추천합니다. ✨️✨️✨️✨️✨️



⭕️ 이 서평은 바람의아이들(@barambooks.kr)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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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루코와 루이
이노우에 아레노 지음, 윤은혜 옮김 / 필름(Feelm)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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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일흔, 45년 결혼 생활을 끝장내기로 했다.
🚘 일흔, 실버타운에서 왕따 당하며 살기 싫어 탈출하기로 결정했다.
🚘 차를 훔치고, 돈을 훔치고, 누군가의 별장에 무단침입한 데루코와 루이.
🚘 살고 싶은대로 사는 그녀들의 두번째 인생엔 눈물과 웃음이 함께였다.


📚
어떻게 만들면 맛있을까.
요리에 정성을 쏟는 데루코는 오늘 좀 더 신경을 쓰기로 한다.
45년 함께 산 도시로와의 결혼 생활을 결별하는 기념으로.
고등학교 친구 루이에게서 도와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데루코는 생각만 하던 계획을 드디어 실행할 때가 되었다고 결심한다.
남편의 BMW를 훔쳐서 루이에게 달려갔다.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던 루이가 실버타운이나 마찬가지인 시니어 레지던스에 입주할 때부터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
루이를 태워 숲 속에 위치한 별장지에 도착했다. 나무에 가려져 밖에서 보기에 차가 바로 눈에 띄지 않는 곳. 단순한 구조의 집. 낡고 허름해서 오히려 딱 이 별장이라고 마음먹었다.
데루코는 별장 현관문을 열기 위해 드라이버를 꺼냈다.

일흔의 데루코와 루이.
그녀들은 별장 주인이 누군지도 모르는 곳에 무단침입한 후, 앞으로 어떻게 살지 고민하기 시작하는데...


📍p16
ㅡ잘 있어요.
ㅡ나는 이제부터 살아갈게요.
그렇게 데루코는 슈트케이스를 끌고 39년간 살아온 그 집을, 아니 45년에 이르는 도시로와의 결혼 생활을 박차고 나왔다.
📍p31
데루코는 망설이지 않았다. 왜냐하면 망설이지 말자는 것이 이제부터 살아갈 인생의 테마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숄더백을 뒤져서 선글라스를 꺼내 썼다.
📍p56
일흔이라니. 연금 수령이 가능한 나이고, 실버타운에 입주할 정도의 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게 뭐 어때서. 루이는 생각했다. 나이가 일흔이라도 실버타운을 때려치울 수 있고, 45년에 달하는 결혼 생활이라 해도 끝장낼 수 있는 법이다. 그 정도로 우린 살아가려는 열의로 가득하다.
📍p76
상상은 데루코에게 취미 비슷한 것이었다. 슈퍼마켓의 계산대 앞에 줄을 선 누군가. 절철이나 자동차에서 문득 눈에 들어온 창밖의 누군가. 만약 내가 저 사람이라면 어떤 인생을 맛볼 수 있을까? 데루코는 항상 상상해 왔다. 현실의 인생이 바라던 바와는 너무나 달랐으니까.


📚
단정하고 수수한, 동양적인 외모의 데루코.
덩치가 크고 글래머러스하고 이국적ㅇ니 외모의 루이.
생긴 것도 하는 짓도 완전 다르다.

누구에게도 말 못할 비밀을 공유했던 동창회 밤.
둘은 뒤늦게 우정을 쌓아갔다.
루이가 데루코 앞에서 눈물을 보이며 한 고백.
친구의 눈물을 핑계로 힘든 결혼생활을 생각하며 함께 울었던 데루코.
어쩌면 그때부터 두 사람의 탈출은 결정된 일인지도 모르겠다.


📚
소설을 읽으면서 행복하고 즐거운 상상을 하게 된다.
친구와의 여행.
하고 싶은대로 사는 인생.
후회도 불안도 없는 일상.

데루코와 루이의 이야기는 나를 자유롭게 했다.

📚
단순하게 두 사람의 탈출 후의 에피소드.
속내를 숨긴 채 서로 배려하던 두 사람의 갈등.
과거 속 사연을 풀어가는 스토리.
또 다른 이야기를 상상하게 하는 웃음나는 결말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지루할 틈없이 웃고 울었다.


🙋 새로운 삶을 상상한 적 있나요?
🙋 인생 2막을 시작하고 싶나요?

자신을 힘들게 하는 현실에서 탈출한 데루코와 루이가 제대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대리만족 할 수 있는 소설이라 추천합니다. ✨️✨️✨️✨️✨️

⭕️ 이 서평은 필름(@feelmbook)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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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간의 가족
가와세 나나오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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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인생을 끝내고 싶어하는 네 사람이 한 아기를 구하는 이야기.
🌲 가치없는 삶이란 없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소설.
🌲 인간답게 산다는 것을 생각해 보게 하는 소설.
🌲 가독성 좋은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 등장!!!


📚
여기까지 어떻게 굴러왔는지 의심스러운 차를 타고 깊은 숲 속까지 달렸다.
차을 운전한 하세베가 인터넷으로 인원을 모집했다.
'함께 자살할 사람을 구합니다.'
범죄자를 제외한다는 조건이 있었지만, 정말 범죄자가 아닌지 어떻게 확인할지 의문이었다.
73세의 노파 지요코.
28살의 아가씨 나쓰미.
16살 학생 리쿠토.
냄새나는 차는 이미 창문에 비닐 테이프 처리를 해두었고, 좌석 아래에 연탄을 피울 수 있는 준비물도 완료된 상태였다.
모두 어떤 이유로 자살을 하려하는지, 정확히 말하지 않았지만, 떳떳하진 않았으리라.
누군가를 속였을지도 모르고, 삶을 지우고 싶은 사람도 있을지도 모를 일.
그때, 빨간 밴이 네 명이 타고 있던 차 근처에 멈췄다. 들킬까봐 숨죽여 지켜보는 네 사람. 밴에선 매서운 표정의 한 여성이 내렸고, 손엔 작은 가방이 있었다. 욕을 하며 누군가와 통화를 하던 그녀는 더 깊은 숲 속으로 걸어 들어갔고, 다시 보였을 땐 빈손이었다.
그 가방은 무엇이었을까?
자살을 하기 위해 모였던 네 사람은 가방을 찾아 숲 속으로 들어간다.
그때, 어디선가 작은 동물 울음소리가 들리는 듯 하더니, 이내 아기 울음소리라는 것을 깨닫는데....


📍p9
무엇보다 창문과 문틈을 붉은 비닐 테이프로 막아 놓은 꼴이 이상했다. 비위생적인 환경까지 더해 섬뜩할 정도로 공포심을 자극했다.
이곳이 내 인생 마지막 순간을 보낼 공간이라니... 냄새나고 더러운 이 공간이.
📍p41
나무들이 바람에 흔들려 술렁이는 소리에 섞여 새된 소리가 간헐적으로 귀에 꽂혔다. 기분 탓이 아니라 어딘가 절박하게 느껴지는 소리였다.
동물 울음소리인가?
📍p137
공포와 초조감은 익숙해지는 법이다. 그 속에 항상 몸을 담고 있으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감각이 둔해진다. 신상 유출도 마찬가지이리라. 지금은 무서워도 머지않아 무뎌질 터다.
📍p175
무서운 시대야. 그것만은 아주 잘 알겠어. 한 사람이 이렇게까지 쉽게 발가벗겨지고 모든 사생활이 폭로되다니. 다들 거리낌 없이 이러는 게 이상하지 않아?


📚
각자 죽을 이유를 가지고 모인 사람들.
왜 죽고 싶은걸까?
독자들이 각자의 숨겨진 속내가 궁금할 때쯤, 이들은 하나로 똘똘 뭉치게 된다.
숲 속에서 우연히 발견한 아기때문에.

이들은 아기를 버리고 간 여자가 다시 오는 것을 보고 급하게 도망쳤다.
아기를 구한 것인데, 인터넷에선 아기를 유괴한 범죄자 취급하는 글이 쇄도했다.

졸지에 유괴범이 되고, 인터넷에선 흐릿하게 찍힌 사진만으로 신상공개가 되어버린 그들.
자신들의 무고함을 밝히기 위해 그들이 선택한 방법은 바로 "진짜 범인"을 찾는 것이었다.


📚
죽기로 결심한 사람들이, 살고자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참 우습다.

절벽에 떨어질까봐 겁내고,
야쿠자에게 붙잡힐 것을 두려워한다.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매한가지인데,
왜 그들은 살기 위해 도망치는 것일까?

아니, 무엇보다 삶을 마무리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왜 한 생명을 살리겠다고 애를 쓰는 걸까?

'그냥, 연탄불 피우면 될 것을...' 이란 생각을 하다,
다섯 명이 숲 속을 함께 헤매고, 뒤쫓는 사람들을 피해 도망치는 동안, 우리는 깨닫게 된다.
사람이라면 응당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산다는 것은 무엇인지.
가족이란 어떤 관계인지.

📚
가치없게 살던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인생의 가치를 되새기게 하는 소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 진정한 관계를 맺어가는 모습을 보며 마지막 장면에선 감동의 눈물이 또르륵 흐르게 되는 소설.


🙋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신다면,


등장인물의 비밀뿐만 아니라, sns를 통한 마녀사냥과 아기를 둘러싼 비밀까지 다양한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소설이라 추천합니다. ✨️✨️✨️✨️✨️




⭕️ 이 서평은 블루홀식스(@blueholesix)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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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십자가의 숲
길혜연 지음 / 공중정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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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1919년 영국 함선을 타고 탈출한 한국인 노동자들의 삶.
🇰🇷일제 강점기, 세계 대전, 한국 전쟁을 겪는 한국을 지켜보는 정해용.
🇰🇷 프랑스에서 한국인으로도 프랑스인으로도 살지 못했던 정해용의 발자취.
🇰🇷 긴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는 이야기와 현재에 이르러 과거의 이야기가 가진 의미를 찾아가는 소설.


📚
1980년 파리 근교에 살던 한 노인이 먼길을 떠났다.
앙투안은 자신의 누이 마리즈에게 이 소식을 전했고, 그들은 서둘러 병원에 도착했다. 끝내 알 수 없었던 사람. 그의 과거도, 현재도 어둠 속에 묻혔다.
한국에서 온 사람. 끝끝내 프랑스로 귀화하지 않고 대만 여권을 가진 채 죽은 사람.
떠나온 한국은 분단되어 그가 알던 한국이 아니었다.
마리즈는 아버지를 좋아하진 않았지만, 이해하고 싶었다. 그래서 한국에서 온 메일을 무시할 수 없었다.

📚
1998년 파리에서 고서적을 파는 곳에서 한국인이 쓴 <거울, 불행의 원인 / 서영해 져>을 발견했다.
현우는 일제 강점기 시대에 먼 타국에서 한국의 민담 모음집을 쓴 한국인이 있다는 사실이 신기해 책을 구매한다. 현우는 한국의 과거에 궁금한 것이 많았다.
실향민으로 산 아버지때문이었는지 모른다. 제대로 묻지도 않았고, 제대로 말해준 적 없는 그들의 과거.
하지만, 우연히 신문에서 정해용 기사를 본 후 그의 딸인 마리안에게 연락을 취한다.
아버지 정해용의 생전 모습을 비디오에 담았던 마리안은 현우의 아버지를 인터뷰하고 싶어하는데...


📍p15
정해용은 흰 시트에 덮여, 벽이며 천장이 온통 하얗기만 한 병실 가운데에 한 개의 커다란 검은 물음표처럼 누워 있었다. 머리끝까지 덮여 있던 시트를 걷어내니 얼굴이 드러났다.
📍p34
현우는 승차장에 발을 내딛는 순간, 남루한 옷차림의 사내 수십 명이 자신과 함께 도착한 느낌이었다. 구름인 듯, 연기인 듯, 그들이 현우의 뒤를 따라다니는 것인지, 귀신에 홀린 것처럼 현우가 그들의 그림자를 쫓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때로는 그가 쫓았고, 때로는 그가 쫓겼다.
📍p42
현우는 가벼운 취기에 휩싸인 채, 마을 사람이 알려 준 시청 광장 뒤편의 국군묘지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 쉬이는 산 사람보다 죽은 사람의 숫자가 더 많은 곳이었다. 먹구름이 몰려와 점점 잿빛으로 변하고 있는 하늘과 대조적으로, 십자가는 더욱 하얗게 빛났고, 얼핏 하얀 나무처럼 보였다. 하얀 십자가가 숲을 이루고 있었다.
📍p130
아주 반듯하게 서양식 정장을 차려입은 조선인이 말을 걸었다. 해용은 의아했다. 자신은 짐을 놓고 내린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일본 경찰에게 쫓기고 있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잘 좀 전달해 주십시오."


📚
1919년 상하이, 무르만스크, 에든버러, 1920년 프랑스 동부 쉬이프, 1920년대의 파리, 1935년 경성, 1960년 파리, 제네바, 동베를린, 1990년대 후반의 서울 등 공간적 배경도 넓지만, 시대적 배경 역시 방대하다.

일제 치하를 피해 영국 함선을 타고 도망친 한국인 노동자들의 프랑스에서의 삶.
광복이 된 후 한국으로 돌아가고자 했지만,
곧 분단으로 시끄러워진 한국의 전쟁까지.
분단된 한국을 보며 정해용은 자신이 알던 한국이 아니라고 부정했지만, 그리웠던 게 아닐까.

그가 끝내 프랑스로 귀화하지 않고 대만 여권을 가진 채 삶을 마감했던 사실.
녹음테이프에 육성으로 녹음한 목소리에선 그의 자녀들은 알아듣지 못할 한국어로 녹음한 부분을 보며 애잔했다.

📚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며 이야기가 전개되는 구성이다.
단순하게 과거와 현재로 나뉘는 게 아니라
더 과거와 가까운 과거로 돌아가기도 하니,
년도별로 사건의 흐름을 정리하며 읽기를 추천한다.

그 모든 시간을 살아온 정해용의 삶.
옆에서 지켜보는 가족들의 감정.
한국에서 겪는 실향민의 상실감까지.
다양한 입장에서 이야기하는 그때 그 시절은 처절하고 아팠다.


🙋 근현대 역사 관련 소설을 읽고 싶다면


다양한 시선으로 한국의 근현대사를 보게 하는 소설이라 추천합니다.✨️✨️✨️✨️✨️



⭕️ 이 서평은 공중정원(@h.gardens1004)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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