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오는 건 사람이 아니라 사랑이야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이경옥 옮김 / 빚은책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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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오는건사람이아니라사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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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은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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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와 레이
교환학생으로 멜버른으로 온 레이는 아무하고나 가볍게 친해지는 부와 만나게 된다.
편할 때 연락하라는 부는 가끔 깊은 눈빛이 되곤한다. 늘 혼자였던 레이는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지만, 늘 혼자였다.
그랬던 레이에게 다가와준 가볍고 촐랑거리는 부는 친구로 딱 좋았다. 편할 때 연락할만한 딱 그정도의 애였다. 그래서 기한부 연애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유리, 잭, 에스키스)
✒️p35
"응. 레이가 일본에 돌아가는 날까지 기한을 정하는 거지. 귀국한 뒤에도 계속 사귀자는 얼뜨기 같은 말은 안 할게. 헤어질 때 질질 짜며 매달리는 촌스러운 짓도 안 할 거야."

✨️ 무라사키와 소라치
아르브르 공방은 미술상과 화가용 액자를 만들거나 판매하는 곳이다. 미대 4학년 때부터 알바를 시작으로 서른 살이 된 지금까지 주어진 일에만 열심히 일했다. 그 때 나를 면접 본 무라사키 씨는 사장이었고 틈틈히 액자 만들기를 가르쳐주셨다. 어느 날 액자를 의뢰하러 온 카페 사장님께서 보여준 그림들 속에 '에스키스'가 있었다. 대학교 3학년 때 멜버른에서 만난 잭의 그림이었다. 사장님에게 이 그림의 액자를 꼭 자신이 해보고 싶다는 소라치....(+잭, 엔죠지, 타치바나, 에스키스)
✒️p97
정말로 무라사키 씨가 한 번에 이렇게 많이 말하는 걸 처음 보았다. 평소 과묵한 그 가슴속에 이만큼 많은 생각이 들어차 있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
"꿈을 꾸지 않으면 안 돼"라는 그 한 마디에 모든 것이 응축되어 있었는데.

✨️ 스나가와와 다카시마
마흔여덟의 스나가와 만화가, 그의 어시스턴트로 일는 다카시마. 둘의 관계는 그랬다.
다카시마에게 콘티 그리는 법, 펜선 작업 하는 법을 아주 기초부터 가르쳐준 뒤 16매 짜리 만화를 만들어낸 천재였다. 그런 그가 울트라 만화대상 수상을 했다니 쪼그라드는 마음이 드는 스나가와였다. 반면에 아주 기뻐하지도 나서서 자랑하지도 않는 다카시마를 보니 괘씸한 마음도 드는 스나가와였다. (+에스키스, 카도르 주인장과 여종업원)
✒️p136
못생기게 그려도 그게 나에게는 '나'다. 재능이 없다고 계속 평가받으면 정말로 그런 인생밖에 살 수 없는 것처럼.
그래서 칭찬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남들의 평가만 신경 썼던 것은 그래서인지도 모르겠다.

✨️ 그와 그녀
수입 잡화점 '릴리알'에서 일하는 '나'는 쉰살에 전직을 하는 상황이었다. 어디도 받아주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했다. 다행히 지금의 사장님께서 기회를 주셨고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꼿꼿하고 활발한 연애를 이어가는 멋진 여성이다.
자신도 늦은 나이에 시작한만큼 사장님처럼 멋진 노후를 보내고자 마음먹었고 열심히 일했다. 하루를 바삐 움직였다. 자신만의 인생을 살고 싶다는 말로 상처 준 '그'에게 보란듯이 멋지게 커리어를 쌓고 싶었다.
공황장애가 찾아와 유급휴가까지 쓰게 된 상황이 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유리, 부, 레이, 다카시마, 스나가와, 에스키스)
✒️p205
"물론 맘껏 살ㄹ지. 그렇지만 있잖아, 난 말이야, 인생은 몇 번이나 있다고 생각하거든. 어디서라도 어떤 식으로도, 새롭게 시작하는 게 가능하다고 말이야. 그런 사고방식이 좋아."

✨️ 잭
곧 떠나는 레이를 그려달라는 부. 그러겠다고 약속했다. 잔뜩 긴장한 레이, 실없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흐리는 부, 평소와 다를게 없었다.
둘의 마음이 솔직하게 드러나는 순간, 그 때 이 에스키스는 완성되었다.
✒️p247
아아, 좋은 그림이다.

💞 인연이라는게 무 자르듯 단박에 잘리지 않는다는 말은 종종 듣게 된다.
세상 참 좁다는 말처럼 언젠가 또 한 번 우연히 만나지는 사람도 있었다.

그 모든 지나간 인연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소설이 바로 이 소설이다.
<에스키스>라는 초상화로 이어진 붉은 실의 사람들.
그들의 크고 작은 사연들로 4편의 소설이 실려있다.
은은하게 퍼지는 물을 머금은 수채화처럼,
보이지 않은 인연의 끈으로 연결되는 인생사.
새삼, 몇 안되는 인연들이 감사한 시간이었다.
(책을 다 읽은 후, 여운이 남아 책이 덮이기 전에 찍어봤어요. ☺️)

꼭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간청해봅니다. 🌟🌟🌟🌟🌟

※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서평단의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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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 파리, 조선 청년 허의문
김준기 지음 / 서랍의날씨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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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소설이지만, 정말 이랬다면 좋았겠다. 내심, 행복한 상상을 해 본 시간이었다.

📸 1900년 파리에 도착한 청년 허의문.
그는 만국박람회에 참여하는 목수였다. 비록 18세의 어린 나이였지만 상황 판단이 빨라 대처를 잘 했고, 무엇이든 금세 배워 일손을 도왔다. 입은 무거웠고 말수가 많진 않았지만 듣는 이도 깜짝 놀랄만큼 일본어, 프랑스어를 능숙하게 해냈다.
손바닥, 손마디 어디 하나 성한데 없는 베테랑 목수와 비교해보면 말도 안되는 손을 가진 허의문.
싸움꾼 손을 가진 그가 목수로 신분을 숨키고 와서 해야 할 일이 과연 무엇이었을까?

✔️이야기는 박지현이 2023년 파리 에펠탑에서 흐릿한 흑백사진을 보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사진 속엔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 대한제국관을 배경으로 찍은 남자와 여자가 있었다.
양장을 입은 조선인, 그 옆에 선 프랑스 여인.
둘에겐 어떤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

💥p60
그 당시 조선은 일본, 청나라, 미국, 러시아 등 주변 열강의 이권 다툼으로 나라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운 시기였다. 그런데 고종은 행사 주최 측에 엄청한 비용을 지급하면서 파리 만국박람회에 참가했다.(...)
그렇게 큰 비용을 지출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참가할 가치가 있었을까?
💥p61
'대한제국에 관한 기사 삭제 요청.'
이런 내용의 기록은 여러 신문사와 잡지사에서 발견된다. 누가, 어떤 기사를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 기사를 신문사와 잡지사에 실어 달라고 제보한 사람은 알 수 있었다.
프랑스 여인 르네 보부아르.
💥p72
외부에서 봐서 없다면 내부에 있는 것이다.
X-Ray 촬영을 해보는 수밖에 없다.
'꼭 찾아내야 한다. 분명 허의문은 여기 악기 중에 숨겼다.'
💥p74
"뭐가 아니냐. 이놈아? 지금 네 얼굴에도 대번 티가 난다. 이렇게 먼 곳까지 사람을 보낸다면 필시 큰일일 텐데, 어쩌려고 너같이 어린 녀석에게...쯧쯧!"
불안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해서 김덕중은 혀를 찬다.

💧
이 소설은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에 참여한 허의문이라는 청년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과거 허의문이 양아버지 헐버트를 만나게 되면서 겪는 일들을 설명하면서 자연스럽게 파리로 가게 되는 이유를 알게 한다.
이 모든 과거는 한 프랑스 여인이 남긴 수첩을 통해서 알게 되는데 이를 발견한 것은 2023년 박지현을 통해서다.
그녀는 대학 시절 헐버트라는 사람이 고종과 매우 친밀한 관계였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됐고 이 사람이 적극 추천해서 파리 만국박람회에 참여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렇게 자료를 조사하던 중 실마리를 찾게 됐고 파리로 떠나 허의문과 함께 있던 르네라는 프랑스 여인이 남긴 기록을 찾게 되는 것이다.

허의문이 파리에 온 것은 만국박람회에 참여해 대한제국이 자주적인 나라임을 널리 알리는 것이 표면적인 임무였다.
하지만, 그의 목에 걸린 가죽지갑 속의 필름이 주된 임무였다.
일본은 그가 자금을 모으러 왔다고 생각해서 호시탐탐 뒤를 캐고 다녔고, 아주 가까운 곳에 일본 앞잡이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도 모르게 임무를 완수해야만 했던 것이다. 그리고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숨겨야만 했다. 깜쪽같이 숨긴 그것은 123년이 지난 후 박지현의 손에 도착하는데...
과연, 그 증거를 찾아낼 수 있을까.
그 증거는 무엇을 증명해 줄 수 있을까.

소설은 흥미진진했다.
이미 결과를 다 알고 보는 드라마였지만, 크고 작은 장면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결말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해피 엔딩을 상상하게 했다.
작가님은 새드 엔딩과 해피 엔딩을 동시에 준비하셨다. 우리가 모르는 역사의 한 부분이 정말 이랬으면 어땠을까 바라게 됐다.
명성황후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들 중에 가장 새로운 결말임은 분명했다.
(궁금하신 분은 꼭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랄게요!! 🌟🌟🌟🌟🌟 )

※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서평단의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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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빠진 로맨스
베스 올리리 지음, 박지선 옮김 / 모모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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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와, 최고의 로맨스. 이 소설은 안 읽은 사람 없게 해주세요. 두근두근 설렘 폭발하는 소설이예요!!!

✍️p26
미란다는 데이트 상대를 기다리는 여자에서 서서히, 아주 서서히 바람맞은 여자가 되어가고 있었다. (...) 달리 방법이 없었다. 카터는 그녀를 바람맞혔다.
✍️p36
"못 온대요." 제인이 말했다.
"이런, 가엾은 제인! 이렇게 남자 친구 복이 없어서야!"키이라가 말했다.
✍️p61
"어제 저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세요?" 시오반은 다리를 꼬고 몸을 숙이며 청중들에게 말했다. "바람맞았어요. 밸런타인데이에."

💞
세 여자가 앉아 있고 한 남자는 바삐 뛰고 있다.
과연 어떤 여자에게 가서 사랑을 속삭이게 될까?
(속으론 '나쁜 x'라고 욕부터 시작하고 독서는 시작됐다.)
등장인물 중 여자들의 이름이 바뀌면서 이야기는 3가지 버전으로 진행된다! 소설을 읽을 땐 몰랐다가 소설의 결말 부분이 되면,
'아, 그래서 그런 말을 했구나.'
'아, 그래서 그런 행동을 했구나.'하게 된다.

일대일 화상 코칭을 하는 시오반은 종종 강연을 하기도 한다. 여기저기 다니며 일하는 그녀는 금요일 밤 11시 반이면 꼭 만나는 남자가 있었다.
슈트를 입은 그는 아주 근사했고, 깊은 공감을 표하는 다정함은 단단한 마음을 무너뜨리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과거의 아픈 상처때문에 거리를 두며 마음을 열지 않으려는 그녀는 점점 그에게 빠져드는 자신을 강하게 단속했다.

수목 관리 전문가인 미란다는 아주 높은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일을 하는 사람처럼 대담했다.
스릴을 즐길줄도 알고 가끔은 남자들 틈에서 강한 척 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정하고 털털하고 솔직한 매력에 남자들은 호감을 느꼈다.
그 중 한 명이 카터였고 둘은 강하게 이끌려 깊게 사랑했다. 하지만, 그는 무언가 숨기는게 있는 것 같다. 뭘까?

독서 모임에서 만난 그는 어디선가 본 듯한 남자였다. 처음부터 경계하며 거리를 두었지만 같은 책을 읽고 감상을 이야기나누다보니 나쁜 사람같진 않았다. 오히려 그 사람에게 부탁을 할 정도의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친구로서 말이다.
그는 여자친구가 있다고 했으니 오히려 다행이다.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던 제인은 친구로서 그에게 부탁했고, 친구로서 함께 했지만 점점 마음은 사랑으로 다가갔다. 혼자만 하는 사랑은 행복하지 않았다.

이 세사람이 사랑하는 남자가 조지프 카터라는 남자 한명이라니. 세상에 이런 나쁜 x이 또 있을까!!!!!! 욕이 저절로 나오는 상황이었다.
"헉!!!! 세상에!!!!!!!"
욕했던 초반의 마음은 어느새 조지프 카터의 사랑을 응원하고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되었다. 눈물을 훔치고 콧물을 훌쩍이며 그를 위로하게 된다.
(소설 속에서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 모든 이야기는 새롭게 시작되기 시작했다!!! 이 진실을 밝혀지는 순간이 클라이막스라 스포 방지 위원회 출동해봅니다. 🤫)

매말라 버린 연애 세포가 100% 충전되는 소설.
배불뚝이 오징어같은 남편과도 설레는 사랑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마법같은 소설이었다.💓
멈춰버린 심장을 쿵쾅거리게 할 소설이니 꼭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번외 서평)
소설 속에, 저의 이상형이 등장했어요!!
입꼬리가 고장났는지 계속 웃게 되더라고요.
그와 그녀의 로맨스를 보면서 대리만족했지만, 실제론 제가 그녀가 되어서 함께 설레였죠.
아..오랜만에 두근되네요. 🤭🤭
읽어보신 분들은 누구에게 끌리셨는지 궁금하네요!! 히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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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을 건너온 약속 오늘의 청소년 문학 39
이진미 지음 / 다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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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년을 이어온 약속. 그 약속이 대를 이어 2023년 마에다 린에게 전해졌다. 자신이 알지도 못하는 할머니의 어머니, 히데코와 만년필 펜촉은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


🌪 2023년 도쿄의 마에다 린은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었다. 아주 어렸을 땐 할머니와 함께 살았는데 큰 화재 사고로 인해 연락을 끊고 살았다.
늘 그리웠던 할머니.
그래서 더 부고 소식을 듣고 믿을 수 없었다. 엄마가 할머니 유품을 다 버리기 전에 몰래 할머니 집으로 갔다. 일기장 하나와 불단을 챙겨온 린은 그날 할머니로부터 이어온 약속의 진상에 맞딱드리게 되는데...
🌪 1923년 도쿄. 간토(관동)대지진이 일어나기 몇 시간 전!
경남 합천에서 온 양정필과 박씨, 지씨 아저씨는 여전히 적은 임금과 배고픔을 이겨내고 가장 힘든 일을 도맡아 하고 있었다. 쌓아놓은 철근과 모래들이 쓰러지더니 땅은 갈라졌다. 도시는 불타올라고 사람들은 겁에 질렸다.
모든 것을 잃은 일본인은 그 모든 원망을 조선인에게 쏟아부었다. 잔인하고 참혹한 학살이었다.
양정필은 동생 정훈의 안위가 걱정됐고 그들은 서로를 찾아나서는데....

✒️p16 (2023년 도쿄)
운명을 받아들이는 선택이라는 게 뭘까? 나한테 큰 짐을 주고 떠난다는 건 또 무슨 뜻이지?
슬픔으로 가득 차 있던 린의 마음에 커다란 물음표가 하나둘 떠오르기 시작했다.
✒️p33 (2023년 도쿄)
나는 당신을 찾기 위해 살아왔고, 당신을 지우지 못해 죽어 갑니다.
당신과 한 약속을 끝내 지키지 못해 미안합니다. ㅡ 1960년 9월 3일, 히데코
✒️p41 (1923년 도쿄)
끔찍한 모습을 보며 정필은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갔다.
'훈아, 니 무사한 거 맞제?'
정필은 품에 손을 넣어 안주머니에 든 물건을 만지작거렸다. 노을이 처참한 풍경을 더욱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p65 (1923년 도쿄)
"그러면 우리한테도 백 년 전으로 온 이유가 있을 거라고?"
"맞아, 지금부터 그걸 찾아야겠지. 어쨌든 그 만년필 펜촉과 네 할머니가 관련이 있게 아니겠어?"

🎐
관동대지진이 일어난 그날 조선인 대학살.
일본은 인정하고 있지 않는 역사 중에 하나다.
일본인들이 나서서 그날의 진상을 찾아다닐 정도로 그날의 모습은 선명한데도 말이다!!

현재를 살고 있는 린이 100년 대학살의 그날로 시간여행을 하는 소설이다.
일본인의 눈으로 본 그날, 함께 간 친구 오하루의 눈으로 본 그날은 감상이 너무나 달랐다.
(오하루는 아빠가 한국인이고 엄마가 일본인이라 일본에서 사는 내내 차별을 느껴야했고 자신의 존재의미에 대해 혼란스러워 하는 아이로 나온다.)
조선인이 불이 지르고 우물에 독을 탔다는 자경단 말을 믿던 린도 서서히 그날의 진실을 실감하게 된다.
일본인이라고 해서 안전하지 않았고, 자신도 죽게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던 린.
반면에 하루는 반은 한국인, 반은 일본인이라는 처지때문에 일본인을 마음껏 미워할 수도 없고 한국인을 외면할 수도 없는 스스로에게 화를 내기도 한다.
지옥같은 곳에서 누구보다 혼란스러웠던 린과 하루였다.

혐오와 편견에 사로잡혀 큰 잘못을 저지른 사람을 옹호하는 사람도 그런 사람들 반대편에 서서 아주 큰 사이렌을 튼 사람도 있었던 현장을 답사한 작가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자신의 소설을 읽고 "백 년 전에 있었던 사건과 오늘날 우리의 모습을 포개어 보기를 바란다."
혹시 지금 누군가를 혐오와 편견으로 바라보고 있진 않은지 스스로 돌아보게 된다면 바랄게 없다고 말이다.

관동대지진의 조선인 대학살을 주제로 한 소설 중에 우리 아이들이 함께 읽어도 좋을 책으로 만족스럽다고 생각했다.
너무 잔인한 장면 묘사는 없지만 그날의 잔인함은 충분히 설명되었고 그날의 한은 지독히도 깊어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음을 느끼게끔 한 소설이었다. 🌟🌟🌟🌟🌟

※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서평단의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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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기 리노블 1
마태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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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편해야 하는 집이 가장 소름끼치는 곳이 되었다. 철저하게 고립되어 가는 미연은 과연 자신의 가정을 지켜낼 수 있을까?

🏠 주택 청약 당첨. 그 어려운 일을 해냈다.
어마어마한 중도금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미연과 정우는 행복하기만 했다.
금이 간 우리 부부 문제도 이 곳에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이사온 첫날 차 앞으로 뛰어든 동네 미친 여자가 찬물을 끼얹었지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작은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경비실로 향했을 때, 아무렇게나 입은 옷, 나이가 많은 할아버지, 손목에서부터 손이 없는 경비원을 보고 이렇게 비싼 아파트가 들어선 동네엔 이런 사람들이 없어야하는게 아닌가 하는 못난 생각을 잠시 했을 뿐이다.
하지만, 몇년 전부터 어린 아이가 실종되는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동네가 바로 자신이 이사온 곳이라는 것만은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무엇보다 소중한 지호가 있었으니까.
딱 봐도 나이 많은 분같은데 한껏 차린 외모가 오히려 더 주름만 눈에 띄게 하는 영희엄마를 이웃으로 만나면서 문제는 점점 심각해졌다.
학교 엄마들과의 사이를 이간질하고 지호에게 이상한 말을 자꾸는 하는 것 같다.
정말 이 아파트는 꿈의 아파트가 맞는걸까?

✍️p40
그녀는 일부러 수다스러운 척을 하고 있었다. 늘어놓는 말도 두서가 없었다. 마치, 앞서 했던 이야기를 듣지 못한 사람처럼 행동하려는 것 같았다. '드림힐'이라는 단어가 미연의 입에서 나오기 전까지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p89
실종! 그래, 연속 실종사건! 첫 번째 여자애가 죽고 나서 몇 년 뒤에 비슷한 나이 또래 애 한 명이 실종됐대. 그리고 작년에도 한 명 더 있었대! 여기 근처에서만 세 명이야. 대박이지?
✍️p151
영희가 영희엄마를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미연은 아무 생각 없이 영희엄마를 슬쩍 봤다가 깜짝 놀랐다.
영희엄마가 무시무시한 표정으로 영희를 바라보고 있었다. (...) 도저히 하나뿐인 딸에게 보여줄 수 있는 얼굴이 아니었다.
✍️p160
불운은 그늘에서 싹을 틔운다. 어둠 속에 몸을 감추고 음험하게 자란다. 가지를 쳐내려고 했을 때는 이미 깊이 뿌리를 내려버린 뒤다. 그녀는 잘 떼어지지 않을 것 같은 부적을 바라보면서 체감했다.

🏠
'장르문학 IP 공모전 리노블 시즌1' 대상을 수상한 소설이 바로 <습기>이다.
어렸을 때부터 어딘지 음침하고 오싹하기도 하고, 다 읽고 나서도 찝찝한 기분을 남기는 이야기를 좋아하셨다고 한다.
자신과 같은 취향을 가진 독자들을 위해 작품을 게속해서 쓰는 것이 작가님 목표라고 한다.
('습기'같은 취저 책이 계속 나올 예정이라 너무 기대된다. 저도 이런 장르 좋아합니다. 작가님!!!😆😆)

이 소설은 우선 아주 일상적인 곳을 배경으로 삼는다. 대단지 아파트.✔️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모여 놀고 엄마들은 삼삼오오 모여 커피를 마시는 그런 곳이다.
새 집에 이사온 미연은 창틀도 반짝거리게 닦을 정도로 이 집에서 살 미래를 기대했다.
하지만, 바로 윗집과의 불편한 사이가 그 꿈을 위태롭게 했다. 피하고 싶은 이웃.✔️
맞벌이 부부의 힘든 하루엔 늘 아이를 돌보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러게 회사 그만두고 애나 키우라니까.'
'오늘 급하게 회식이 잡혔어.'
'니가 애도 잘 키우고 일도 잘 할 수 있다고 했잖아.'라는 말로 미연의 죄책감을 건드려 참고 견디는 일상을 살게 한다.✔️

어디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설정들 속에서 쉽게 눈에 띄지 않는 검은 그림자의 이야기는 두려움을 선사한다.
또한 소름돋는 상상을 하게 했다.
사이비 종교를 접목시켜 (이 또한 종종 겪는 일상이는 점) 이야기를 전개한다.
그래서 더 의심하게 되고 아닐거라 부정하게 되는 미연을 보면서 나도 같이 미쳐가는 기분이었다.

미연이 무너지는 모습, 강하게 버티는 모습, 지호를 지키기 위해 나서는 모습들을 보면서 격하게 공감하며 읽었다.
그 예민함이 결국은 자신과 가정을 지켜냈을 땐 놀라운 반전만큼이나 짜릿했다.

가독성 보장!!
밤샘 독서 보장!!!
반전스토리 보장!!!!
"괜히 대상받는게 아니야.😆"라고 감탄하게 되는 책이었어요!!! 🌟🌟🌟🌟🌟

※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서평단의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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