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주부 구운몽
강선우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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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따뜻한 책커버를 만났다. 요즘 유행하는 힐링소설이 아니다. 전체적인 스토리가 있고 등장인물들의 사연들이 녹아있는 훈훈한 소설이다.

✅️ 엄마의 바람대로 공부를 했다. 의사가 되고 싶었지만 판검사를 바라는 엄마의 뜻을 이길 수 없었다. 그렇게 시작된 대학 생활.
내 뜻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지금, 공부가 제대로 될 리 없었다. 또 피어보지도 못한 내 꿈 '연극'에 미련이 남았다.
부모님껜 비밀로 하고 시작한 연극.
너무 좋았다.
돈은 못 벌어도 싼 안주에 소주 마시며 함께 연극 이야기를 하고 스토리를 만드는 것만으로 이렇게 행복할 수 있었다.
그런데 함께 연극을 준비하던 한 선배의 공금 횡령으로 연극은 엎어졌고 난 그 선배를 잡겠다는 일념으로 몇 날 며칠을 돌아다녔다.
드디어 그 놈을 만났다. 잡으려고 뛰어가던 순간 빨간 차에 부딪혀 공중으로 뛰어 올랐고 눈 떠보니 병원이었다.
운명도 참 가혹하지 하필 웬수같은 넷째 누나와 누나 친구가 차주였다니!!!
난 이제 강릉으로 끌려가 엄마한테 북어로 죽도록 맞을 일만 생겼다. 하..
그런데 왜 난 초록대문 2층집에서 살림하고 있는거지??

☁️p80
주부, 집안의 살림살이를 도맡아 하는, 꽤나 숙련된 기술과 전문적인 지식을 수반하는 직종. (...)
아줌마, 엄마 또는 아내와 동의어로 쓰이기도 하며 수시로 과도한 책임과 희생을 요구하는 직업...
☁️p133
그러다 운몽은 두 여자에게 철저하게 예속된 삶을 살고 있다는 답을 도출해내고는 우울해졌다. (...) 자녀들이 독립하는 시기가 되면 주부들이 겪는다는 빈 둥지 증후군이랄까.
☁️p153
"엄마들의 착각이죠. 본인이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 본인이 아니어도 애들은 잘 크고 집안은 대충 잘 굴러가는데 말이죠."
☁️p174
"연우야, 앞으론 속상한 일 생기면 무조건 삼촌한테 일러바쳐, 삼촌이 투명 망토 쓰고 가서 꿀밤 먹여줄 테니까."(...)
"당연하지, 우리 그래도 되는 사이야."
☁️p306
"내 맘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다. 자식새끼 낳아 금이야 옥이야 키워놓으면 뭐 하는데? 지들 맘대론데. 내가 오른쪽으로 돌리면 오른쪽으로 가고, 내가 왼쪽으로 돌리면 왼쪽으로 가는건 이 운전대밖에 없다!"

✅️ 요즘 나오는 예쁜 그림체의 표지와 작은 스토리들로 가득한 힐링소설들과는 차이점이 있다.

물론, 가정의 따뜻함, 형제간의 갈등 해결, 지인들과의 갈등, 직장에서의 불합리한 대우 등 다양한 소재들로 소설을 채우고 있다.
그러나 이 이야기들은 주인공이 따로 있는 단편들이 아니다.
구운몽을 중심으로 네 명의 누나 이야기, 아들 낳고 싶었던 어머니 이야기, 연극을 위해 똘똘 뭉친 선후배 이야기, 누나의 친구 이야기, 누나의 친구 가족 이야기들이 얽히고 설켜 있다.
그 이야기들 속에서 킥킥대며 웃기도 하고 공감하기도 하며 읽게 된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청년이면서 주부 일을 하게 된 구운몽의 이야기는 순간 순간 놀라게 했다.
살림 하면서 애 키우면서 남편 뒤치다꺼리 하면서 느꼈던 울화도 기쁨도 슬픔도 안타까움도 모두가 소설 속에 담겨있다.
"어쩜, 포인트들을 잘 살리셨을까." 싶었던 내용들이 곳곳에 있다.

청년 주부 외에도 경력단절 주부, 맞벌이 주부, 황혼 주부까지 다양한 상황 속의 주부 모습들도 그려져 공감을 자아냈다.
한마디 툭 던지는 대사들이 마음에 콕 박혀 함께 화내고 함께 서글펐다.

엄마라서 아내라서 주부라서 며느리라서 딸이라서 공감하며 재밌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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