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스티븐 킹 지음, 진서희 옮김 / 황금가지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나중에 - 스티븐 킹
■ 황금가지
■ 347page

[ 별점 : ⭐️⭐️⭐️⭐️ ]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던 스티븐 킹의 신작!

📖
죽은 자의 영혼이 보이는 소년, 제이미.
그 사실을 아는 것은 소년의 유일한 가족인 엄마 티아 뿐이었다.

이웃집 부인이 죽어서 그녀의 남편이 슬퍼하고 있을 때 소년의 눈에는 그 부인이 보였다.
죽을 때 모습 그대로 자신의 남편을 딱하다는 듯이 쳐다보고 있던 것이었다.

엄마인 티아는 아들의 능력을 숨기려 하고 제이미 역시 애써 영혼들을 무시하며 지내던 어느 날.

두 모자의 수입이 되어주던 베스트셀러 작가가 돌연 사망하여 시리즈를 완성하지 못해 선불로 받은 고료를 도로 뱉어내야함은 물론 앞으로의 수입도 끊길 위기에 처한 것이다.

항상 제이미의 능력을 쉬쉬하던 티아는 연인 리즈와 함께 제이미를 데리고 그 작가의 집에 간다.

그리고 제이미에게 말한다.

"우리가 굶어죽지 않으려면 나머지 시리즈의 내용이 필요해. 그러니 그자가 보이거든 그에게 내용을 불러달라고 해."

어쩔 수 없이 그의 영혼을 찾아서 나머지 내용을 티아에게 그대로 전달한 제이미.
그리고 그 모습을 믿기지 않는다는 듯 바라보는 엄마의 여자친구 리즈.

참고로 말하자면 죽은 자의 영혼은 산 자의 물음에 반드시 답해야 하며 거짓말은 하지 못한다는 게 제이미가 깨달은 것 중 하나이다.
그렇기에 솔직하게 술술 얘기해줄 수밖에.

이 일이 제이미를 괴롭힐 시발점이 될 줄이야.

소년의 능력을 알아챈 리즈가 제이미를 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손에 넣고 급기야는 거부하는 그를 납치하기에 이르는데...

✏️
순식간에 읽어내려간 책!
유령을 보는 소년과 그를 이용하는 어른들의 이기적인 욕망.
거기다 죽은 이의 입에서 나오는 끔찍한 진실들까지.

저자는 첫장에서 '이 책은 스릴러'라고 얘기한다.

총에 맞아 죽어 입에 시뻘건 구멍이 뚫린 영혼,
머리통 반쪽이 날아가 뇌가 들여다보이는 영혼보다도 스릴러스러웠던 점은 인간이 얼마나 이기적인가, 숨겨진 진실은 또 얼마나 충격적인가 하는 점이었다.

반쪽 별 이모티콘만 있었어도 네개 반은 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외사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북리뷰
■ 외사랑 - 히가시노 게이고
■ 소미미디어
■ 703page

💬
대학 시절, 격정적인 밤을 보내기도 했던 그녀가
10년이 지난 지금 남자가 되어 내 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실은 나의 아내를 오랫동안 좋아해왔다는 충격적인 고백까지...!

✏️
불륜? 사랑? 그런 것보다 좀 더 심오하고 깊습니다.
지금 나왔어도 논란의 여지가 있는 소재인데 저자는 무려 20년 전인 2001년에 이 책을 썼습니다.

700페이지의 두께임에도 영화를 보듯 순식간에 읽으실 수 있을거예요.

📖
대학 시절 미식축구부에서 함께 뛴 친구들이 어느덧 30대 중반이 되었지만 마음만큼은 그때 그대로인 이들.
올해도 역시 매년 만나기로 약속한 11월 셋째주 금요일이 돌아왔다.

몇몇 멤버들은 참석하지 못했고 '데쓰로'는 일찍 귀가하기 위해 돌아가던 중 그녀를 발견한다.
잊지 못하는 그 이름, '미쓰키'였다.

그녀는 데쓰로에게 다가와 말없이 타자를 쳐서 보여준다.

'할 얘기가 있어. 자세한건 나중에.'

영문도 모른채 그녀를 집에 데려온 데쓰로는 화장실에 들어갔다 나온 미쓰키를 보고 아연실색하고 만다.

"안녕,QB. 오랜만이다."

짧은 머리에 목소리까지 완전히 남자로 바뀌어있는 미쓰키!

하지만 놀랄 일은 700페이지만큼이나 많이 남아 있었다...

미쓰키는 전부터 남자의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을 억누르기 위해 마음도 없는 남자와 결혼해 아들까지 낳았지만 결국 다 버리고 도망쳐나와 남자로 살고 있었던 것.
심지어 얼마 전, 누군가를 죽였고 도망쳐왔다는 충격적인 고백까지.

갑작스러운 미쓰키의 고백에 끈끈했던 이들의 관계가 점차 뒤틀리기 시작하는데...

✏️
첫장부터 끝까지 재미없는 부분이 없을 정도였다.
이게 20년전 작품이라는게 아직도 놀라울 따름.
추리적인 요소도 결코 가볍지 않게 가미되어 있어서 정말 속도감 있게 읽었다.

책을 덮고 난 지금도 여운이 짙은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핑하는 정신 소설, 향
한은형 지음 / 작가정신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북리뷰
■ 서핑하는 정신 - 한은형
■ 작가정신
■ 311page

💬
'이게 사는건가?'에서 '이게 사는거지.'는 곧,
서퍼가 되어간다는 뜻이 아닐까.

2018년 양양에서 서퍼들을 본 저자는 무엇이 저들을 파도 위에 서게 하는지 궁금했고 그들만이 풍기는 묘한 매력에 사로잡혀 이렇게 서핑 소설을 쓰게 된다.

📖
서핑의 서자도 모르고 살던 '제이'는 유산으로 해변의 한 아파트를 받게 된다.
이걸 어떻게 굴려서 수익을 낼까 현실적인 궁리중이던 어느 날,
아파트 주변을 휘 둘러보다 즉흥적으로 들어간 작은 술집에서 혼자 노가리에 술을 마시는데 옆테이블에 앉은 서퍼들의 대화내용에 점차 빠져들고 만다.

연인같지는 않은 남녀였는데 여자는 서퍼 강사인 듯했고 제이는 서퍼들의 게스트하우스에서 아이디어를 얻고자 그녀의 강습을 들으러 가기로 덜컥 결정해버린다.

✏️
12월 26일, 한겨울에 서핑이라니 가능한 일인가 싶었는데 바다의 온도는 육지의 온도보다 2~3개월가량 늦어서 가능한 일이란다.

그래서 1월부터 3월은 바다 역시 한겨울이기 때문에 수업이 없다고.

운명적으로 느껴진게 친구의 권유로 올해 처음 양양에서 서핑을 경험했었다.
물만 잔뜩 먹고 해파리 만지고 보드에 옆구리 맞고 하여간 가관이었다.

정신없이 휩쓸리다 수업이 끝나고 자유시간이 주어졌을 때,
양양의 파도를 즐거이 넘나드는 서퍼들의 모습을 보며 시간이 멈춘것 같은 묘한 설렘이 느껴졌었다.

눈썹은 다 지워지고 머리는 바위에 붙은 물미역마냥 양볼에 찰싹 달라붙어서는 멍하니 그들을 바라보았던 기억.

내가 아직도 서핑을 경험하지 못했다면 이렇게나 집중해서 끄덕거리며 읽지는 못했을 것 같다.

뜨거웠던 올여름의 첫 서핑이 진하게 떠오르는 이야기였다.

+ 서피비치의 YY가 양양의 약자였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림의 말들 - 인생에 질문이 찾아온 순간, 그림이 들려준 이야기
태지원 지음 / 클랩북스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살아간다는 것이 이따금 뿌연 안개 속을 헤매는 일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그럴 때마다 그림을 바라보면서 새로운 길을 찾아갈 수 있다는 것,

그런 이야기를 여러분께 들려드리고 싶었어요."

-

이미 #그림으로나를위로하는밤 으로 많이 알려진 저자의 신간으로,

가난했던 어릴 적 이야기부터 사춘기 시절 친구에게 느꼈던 열등감, 수험생 때의 조급함, 임용고사를 준비하던 때의 고통, 타인과의 비교에서 오는 우울함, 내가 아닌 남들에게 맞추어져 있던 삶 등에 대한 이야기를 아주 솔직담백하게 들려주고 있다.

그리고 이야기의 다음에는 자연스레 그림이 등장한다.

'힘들 때 그림을 본들 무슨 해결이 된다고?'

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림을 찬찬히 들여다 보자.
그 시대를 한 줌 살다 간 수많은 인생들이 한 캔버스 안에 마치 영정사진처럼 담겨져 있다.
이들 역시 수많은 고민과 고통, 사랑과 이별을 겪었고 이를 그린 화가 역시 마찬가지다.

몇백 년 후의 우리는 그들이 하던 고민과 다를 것이 있을까?

똑같이 치열하고도 고독한 삶이다.

그림은 그저 묵묵히 그것을 느끼게 해 줄 뿐이다.

그리고 그 때,
'나 혼자만 겪는 고통이 아니구나.' 라는 당연한 이치를 새삼 깨닫게 해준다.

그것만으로도 최소 그 날 하루만큼은 위안이 된다.

그거면 된 것 아닌가.

'나만의 힐링그림'을 찾아 마음 속에 간직해놓고 힘들 때마다 꺼내어보는 것도 좋겠지.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위안을 주는 에세이로도 좋고,
쉽게 그림에 입문하기에도 좋을 듯하다.

어디에도 쉽게 털어놓지 못할 못난 나의 내면을 솔직히 터놓은 저자의 고백은 어느 힐링 글귀보다도 내 마음에 깊이 와닿았다.

이건 우리 모두의 감추고 싶었던 이야기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톨락의 아내
토레 렌베르그 지음, 손화수 옮김 / 작가정신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 읽고 나서 든 생각 : 내가 대체 뭘 읽은 거지?

이 책은 노르웨이 문학의 거장이라 불리는
#토레렌베르그 의 데뷔 25주년 기념작이다.

해당 작품은 2020년 노르웨이 서점연합상을 받았는데,
그 때 작가는 수상 소감에서 이렇게 얘기한다.

"지금껏 집필한 모든 작품을 통틀어 인간의 가장 어두운 내면을 들여다본 소설"이라고.
.
.
.
'톨락'이라는 남자가 있다.
이 남자의 독백으로 마치 일기처럼 짧은 호흡으로 숨가쁘게 이야기는 진행된다.

톨락의 가장 사랑하는 아내 '잉에보르그'가 실종된 후 그는 매일같이 그녀를 그리워한다.
하지만 돌아올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
.
.
그녀가 어디 묻혀 있는지 그는 알고 있으니까.

✏️
'문학 스릴러'라는 말이 딱이다.
덤덤하게 시를 읊는 것 같은 문체에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다 드디어 아내가 사라진 그 날의 진실에 다다른다.

이것은 싸이코패스의 고백이었던 것일까.

다 읽고 나니 더욱 뒷맛이 나빴다. 이야미쓰 그 자체.
잔인한 묘사가 전혀 없음에도 '스릴러'를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노르웨이 작품은 생소하지만 전혀 거부감 없이 술술 읽혔고, 아내의 입을 통해 나온 시적인 표현들은 너무나 아름다워서 그녀의 죽음을 더욱 비참하게 하였다.

이런 내용일 줄은 상상도 못하고 접했는데 꽤 재밌게 읽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