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 빛소굴 세계문학전집 8
제인 오스틴 지음, 김지선 옮김 / 빛소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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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오만이랑 편견이가 사람이 되어 서로 혐관연애하는 이야기. 라고만 하면 너무 납작해석이죠.

 

제인 오스틴 작품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라 이미 다른 출판사들의 작품으로 여러 권 읽었지만, 표지 맛집인 빛소굴의 오만과 편견은 정말 참을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바로 읽어봤는데, 이전에 읽은 오만과 편견 번역과 비교해가며 읽는 재미가 있더라구요.

 

다섯 명의 딸을 둔 베넷 부인은 딸들을 시집 보내는 게 일생 일대의 목표입니다. 아름답고 온순한 제인, 똑똑한 엘리자베스, 책과 음악을 좋아하는 메리, 막내를 따라다니는 키티, 철없고 남자만 따라다니는 막내 리디아는 한 집에 모여 살고 있지만, 아들이 없기에 베넷 씨가 죽는다면 가문의 재산을 상속받을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딸들의 결혼에 열을 올리죠.

 

그러던 어느 날, 옆마을에 자산가인 빙리 씨가 입주한다는 소식을 듣고, 베넷 씨의 자녀들은 빙리 씨가 개최한 무대회에 초대받습니다. 빙리 씨는 첫째인 제인에게 호감을 갖고, 빙리 씨의 친구인 다아시는 둘째인 엘리자베스에게 호감을 갖지만 연인 사이는 되지 못한 채 런던으로 돌아갑니다.

 

엘리자베스는 다아시 씨를 오만한 사람이라 평가하며, 그의 행동을 온통 부정적으로 보며 그의 고백을 매몰차게 거절하지만, 일련의 사건을 통해 그의 따뜻한 내면을 알게 되어 자신이 틀렸음을 알게 됩니다. 한편, 막내인 리디아가 거하게 사고를 쳐서 엘리자베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다 다아시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곧바로 후회합니다. 리디아가 친 사고, 그리고 엘리자베스와 다아시는 어떤 엔딩을 맞이할까요?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만나면서 벌어지는 오해와 갈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수용하는 다아시의 모습은 엘리자베스가 그를 사랑하게 만듭니다. 자신의 신분과 넘치는 교양에 대한 자부심 때문에 기저에 우월의식이 있던 다아시는 엘리자베스를 만나면서 자신을 돌아보며 생각을 넓혀갑니다. 엘리자베스는 그런 다아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점점 그를 사랑하게 되죠. 오직 결혼이 인생의 목표인 여성상이 만연했던 당시 시대상에서 엘리자베스는 진정한 사랑을 찾아 연애결혼을 꿈꾸며 직설적인 말을 하는 엘리자베스의 모습은 당시 여성들이 대리만족을 느꼈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역설적인 부분은 엘리자베스가 사랑에 언제빠졌는지를 말하는 부분입니다. 진정한 사랑을 꿈꾸지만 다아시에게 사랑을 느낀 부분은 다아시의 영지와 대저택을 봤을 때부터인 것 같다고 말하는 부분을 보면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은 현재와 크게 다를 바가 없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오만과 편견은 단순한 로맨스 소설을 넘어 인간 관계와 당시 사회와 법의 부조리함을 일깨우는 면이 있어서 출간된지 200년이 넘은 지금도 읽어야 할 고전으로 손꼽히는 듯 합니다. 우리도 누군가를 대할 때 내게 보인 단편적인 모습만 보고 쉽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지 않는지 돌아보게 되기도 합니다. 첫인상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기보다, 여러 번 경험해보고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인간 관계의 본질을 일러주는 책이라 읽으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몰랐던 자신의 단점을 깨닫고 변하기 위해 노력하는 다아시를 보며 저는 사람을 대할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간질간질한 남들의 연애 이야기를 읽으면서 동시에 인간관계와 시대를 풍자하는 소설을 읽고 싶다면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추천합니다. 물론 많은 출판사의 작품이 있지만, 저는 같은 책이면 표지가 예쁜 책이 좋기에..! 서점에서 빛소굴 출판사의 오만과 편견을 한 번 찾아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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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컬트 TURN 7
전건우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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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컬트

 

평소 오컬트물을 즐겨 보고 읽는 것도 좋아하는데, 서포턴즈에서 각잡고 출간한 컬트물이라니! 심지어 제목조차도 더 컬트라서 잔뜩 기대했는데, 기대한 만큼 단숨에 읽어내릴 수 있는 책입니다.

 

동네 방법대장을 자처하는 우태민은 귀신을 봤다는 주민들의 말에 밤에 동네를 정찰하다 여자 귀신을 목격합니다. 혼비백산이 된 우태민은 편의점으로 도망친 뒤 동네 주민인 최길자 할머니의 말을 듣고 에덴선교회를 방문하죠. 에덴선교회를 방문한 뒤 자신이 과민반응을 보였음을 느낀 우태민은 최길자 할머니를 다시 방문합니다. 그리고 할머니의 시체를 발견한 뒤 에덴선교회로 다시 가보지만 눈치 챈 선교회 구성원들에 의해 제물로 바쳐지게 됩니다. 한편, 민원을 받고 출동한 경찰들은 한 여성의 시체를 발견하고, 살인사건이라 짐작합니다.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같은 동료를 의심하는 민 경사. 과연 민 경사의 동료는 범인일까요? 그리고 에덴선교회의 제물은 정말로 존재하는 걸까요?

 

평소 컬트물을 좋아해서 이런 마이너 장르에 글을 쓰신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하며 읽는 편인데, 화려한 표지에 걸맞는 내용이라 재밌게 읽었습니다. 컬트물은 약간의 찝찝함과 괴이함을 남기며 끝내는 편인데 그런 컬트물의 특성에 맞는 결말이라 읽고 난 후 굉장한 찝찝함을 느끼게 되었어요. 사이비 종교의 허황된 믿음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등장인물들의 선택을 저지하고 싶은데 되돌릴 수 없는..! 주인공이 따로 없어서 좀 이야기가 가지친다는 느낌은 받을 수 있지만, 페이지터너라 금방 읽을 수 있어요. 다만 아쉬운 건 종교를 잘 몰라서, 종교적인 상징들을 글에 쓰신 거 같은데 그걸 눈치채지 못해서 좀 아쉬웠습니다. 종교적인 상징들을 잘 안다면 좀 더 재밌게 읽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컬트물을 좋아하신다면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리고 싶은 더 컬트’! 아직 끝나지 않은 늦여름의 끝자락에 읽으시길 권하고 싶어요.

 

 

턴 시리즈는 한겨레출판과 리디가 함께 출간하는 시리즈로, 다양한 장르를 맛볼 수 있어요. 웹소설에서 볼 법한 장르들도 쉽게 볼 수 있는 시리즈라서 독서에 입문하기 좋은 시리즈예요. 턴 시리즈를 읽으면서 자신의 독서 취향을 알아가는 것도 좋을 듯 해서 독서 입문자에게 추천합니다. 벌써 마지막 서포턴즈 활동이라 아쉽지만, 덕분에 좋은 책들을 많이 읽게 되어서 상반기 내내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곧 있을 다음 서포턴즈에 지원해보시는 것도 추천드려요! 물론 저도 다시 지원할 예정입니다! 💪(`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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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론은 어쩌다
아밀 지음 / 비채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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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론은 어쩌다는 사람들 간의 관계에 대해 다루고 있다. 연인 간의 관계, 부모와 자녀의 관계 등 여러 관계를 다루는데 현실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면서도 허구를 다루고 있다. 소재 자체는 독특하지만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러나 이 평범한 사람들은 작가님의 글에서 범상치 않은 선택을 한다. 오롯이 사랑을 위해서. 사랑이라는 감정은 단순히 에로스적인 감정만을 말하는 건 아니다. 자기애도, 연인 간의 사랑도, 모두 포함되는 감정이다. 그리고 그 선택을 후회하더라도 자신의 몫임을 담담히 받아들이며 결정을 내린다. 현실에서 사랑만을 위한 선택을 하는 건 사실 힘들기 때문에, 소설에서라도 이런 선택을 하는 인물을 응원하게 되는 것 같다.

 

여러 단편이 있지만, <인형 눈알 붙이기>를 읽으면서 작가님이 아이돌 덕질을 해보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덕질을 깊게 하지 않는 이상 모르는 마음이나, 아이돌 굿즈, 그리고 이미지 변신한 연예인의 이야기는 깊게 덕질하다 탈덕하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는 팬의 마음을 담고 있어 인상깊었다.

 

또한 <성별을 뛰어넘은 사랑>의 경우, 현실과 반대인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어 흥미롭게 읽었다. 미러링된 허구를 읽다 보면, 다른 입장에서는 이렇게 생각하구나를 적나라하게 알 수 있어 새로운 시각이 열리는 기분이었다.

 

다만 <나의 레즈비언 뱀파이어 친구>의 경우, 성적인 단어가 있는 그대로 쓰여 있어서 호불호가 있을 수는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이건 개인의 취향이고, 전반적인 글을 읽는 데 크게 신경 쓰이지는 않아서 참고하라는 의미에서 기술했다. ‘멜론은 어쩌다의 모든 단편이 무척 잘 읽히고 크게 걸리는 부분 없이 페이지가 술술 넘어가서 금방 완독할 수 있다. 독특한 소재와 평범한 사람들의 범상치 않은 선택을 하는 이야기를 읽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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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을 이야기할 때는 가장 작은 목소리로
가랑비메이커 지음 / 문장과장면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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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을 이야기할 때는 가장 작은 목소리로

 

 

어렸을 때부터 책을 읽으면서 늘 그런 생각을 했다. 나도 언젠가는 이런 글을 쓰고 싶다고. 글쓰기에 대한 열망은 늘 있었다. 그러나 그 열망을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몰라서 우두커니 주저앉아 있는 시간만 늘어서, 결국은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회피했다. 그러던 중, 올해 독서계 활동을 활발히 하면서 다시금 글쓰기에 대한 허기짐이 스멀스멀 머리를 들고 일어났다. 이걸 또 어떻게 가라앉히나 생각하던 찰나, 서평단에 선정되어 진심을 이야기할 때는 가장 작은 목소리로를 읽었다.

 

진심을 이야기할 때는 가장 작은 목소리로는 가랑비메이커 작가님의 쓰기에 대한 열망과 직업인으로서의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 에세이다. 취업이 아닌 전업 작가와 창업을 선택하시면서 생겨난 고충, 대부분의 전업 작가와 떼어놓을 수 없는 가난에 대한 이야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 글쓰기에 대한 열망. 무척 술술 읽히면서도 어디선가 접해본 이야기 같았다. 그리고 굉장히 익숙한 이야기 같았다. 바로 내 마음이다. 책을 어느 정도 읽다 보면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든다. 글을 쓰고 싶다, 좋은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하다 보면 어느새 염원과 열망이 된다. 쓰지 않고서는 못 배기게 되는 열망. 그렇지만 글을 쓴다는 건 누군가에게 계속 평가받아야 하는 것이고, 판매로도 이어진다. 그 숫자들을 눈으로 보면 재능이 없다는 걸 확인사살 받을 것 같아서, 글쓰겠다는 생각을 애써 피해왔다.

 

이런 생각을 나만 했을 리가 없다. 책을 읽으면 알 수 있지만, 작가님도 똑같이 고민하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님은 글을 쓰는 걸 선택하셨다. 글쓰기에 대한 허기짐을 글로 풀어내는 모습에서 글에 대한 사랑이 물씬 느껴져, 내 생각마저 힘껏 키를 키웠다. 언젠가는 글을 써야지. 정리하기 어려운 생각들과 이 감정들을 글로 풀어내는, 이 멋진 직업을 꼭 가져봐야지. 누군가에게 평가받아서 상처받는 일이 생기더라도, 내 책이 안 팔리더라도 나도 꼭 내 생각을 말이 아닌 글로 써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읽으면서 계속 제목이 왜 진심을 이야기할 때는 가장 작은 목소리로인지 생각했다. 가장 큰 목소리로 이야기하면 그 순간에는 말이 잘 전달되겠지만 큰 목소리로 계속 이야기하는 건 어렵다. 그러나 가장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하다 보면,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이야기할 수 있다. 지구력 있게 한 가지를 꾸준히 하려면 작은 힘을 오랫동안 쓰는 게 필요하니까, 그래서 제목이 진심을 이야기할 때는 가장 작은 목소리로가 아닐까 생각했다.

 

잊었던 글쓰기에 대한 열망을 다시금 일깨우고 작지만 오랫동안 틔울 싹을 만들기에, 책을 읽으며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한 분들께 진심을 이야기할 때는 가장 작은 목소리로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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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뚝들 - 제3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김홍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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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뚝들


모든 사회적 죽음은 우리와 무관하지 않다. 우리는 이를 충분히 슬퍼하고 애도할 시간을 가지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주인공 ‘장‘은 은행에서 대출 승인 업무를 주로 하는데, 오래된 연인과의 결혼은 무산된 채 신혼집에서 산다. 그러던 중 ‘말뚝들‘이 밀려드는 뉴스 보도가 계속되고, 정부는 말뚝들 근처에 가지 말 것을 종용한다. 어느 날, 장은 ’트렁크에 넣어뒀습니다’라는 쪽지를 받아 자신의 트렁크를 열던 중 그대로 24시간 동안 납치당한다. 돌아온 뒤 장은 친한 동료의 불륜남으로 오해받는 등 사소한 불행을 계속 경험하다가, 자신의 집 거실에 생겨난 말뚝을 발견한다. 장은 그 말뚝을 어디에도 신고하지 않고, 집에 돌아와서 말뚝을 바라보며 조용히 눈물을 흘리는 일상을 맞이한다. 말뚝들은 해변에서 광장으로, 광장에서 집안으로 점점 사람들과 가까워지고 말뚝들 때문에 계엄령이 선포된다. 한편, 장의 집에 있는 말뚝이 1호 말뚝임을 눈치챈 사람이 생기고 집에 있는 말뚝을 신고하지 않으면 체포한다는 포고령이 떨어진다. 장은 과연 집에 있는 말뚝을 잘 보내줄 수 있을까?


책을 읽다보면 어느 순간부터 장의 납치 이유나 말뚝들이 생겨난 원인들이 더이상 궁금하지 않아진다. 말뚝들을 보고 하염없이 눈물 흘리는 사람들처럼 ‘말뚝들’에 나온 모든 사회적 죽음에 대해 함께 애도하게 된다. 세월호나 이태원 참사, 제주항공 참사 등 모든 사회적 재난에 대해서 우리는 충분히 슬퍼하고 애도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내가 겪지도 않은 일을 애도하는 게 유난이다, 그렇게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았냐는 등의 주변 반응 때문에 슬퍼하고 애도할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했다. 사람들은 이러한 우울감을 억누르고 슬픔을 애써 참으려 하며 회피한다. 말뚝들은 이런 사람들을 위해 생겨났다. 어디에서 나타난지도 모르지만, 사람들은 말뚝들을 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안전 사고로 인해 죽은 사람, 참사로 인해 죽은 사람들, 50만원을 대출받지 못해 동료의 시신을 수습하지 못한 사람 등 이미 죽은 사람들이 말뚝들로 나타난다. 말뚝들은 전부 눈을 감고 평온해보이는 웃음을 짓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은 이런 말뚝들을 보고 운다.

모든 사회적 재난은 우리 삶과 깊게 연관되어 있다. 언제든지 내가 당할 수 있는 사고니까, 우리는 항상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내 일이 아니니까, 내 주변 사람의 일이 아니니까 회피해서는 안 된다. 이런 참사는 갑자기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하필‘ 내가 겪었을 뿐이다. 그리고 이런 사고가 일어난 데에는 항상 원인이 있다. 그러나 그 어떤 사람도 이런 사고에 대해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 우리는 지난 세월 동안 책임지지 않는 참사를 수없이 봤다. 피로 만든 빵, 압사 사고, 안전 사고는 수없이 많이 일어났지만 발뺌하며 사고일 뿐이다는 말로 일축한다. 사고 규명 조사를 확실하게 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책임을 묻고 원인을 알아내려 하는 것인데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회피하고 인정하지 않는다. ’말뚝들’에서 사람들이 말뚝들을 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던 것처럼, 지난 참사들을 충분히 애도하고 슬퍼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회피한다고 해서, 덮는다고 해서 없었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니기에 우리는 충분히 슬펴하고 사고를 직면할 시간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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