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책 읽어주는 할머니 (작가가 읽어 주는 파일을 QR 코드에 수록) 작가가 읽어주는 그림책 1
김인자 지음, 이진희 그림 / 글로연 / 200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 읽어주는 할머니'는 평생 글자를 모르고 살아오신 할머니에게 손녀가 매일 밤 전화로 그림책 한 권을 읽어 드린다는 내용이다. 손녀는 책에 푹 빠져 똑같은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어주는 할머니로 인해 매일 책 읽어주는 즐거움을 경험한다. 일 년이 지나 할머니의 팔순 잔칫날, 할머니는 가족들에게 손녀가 읽어주었던 그림책을 읽어주며 따뜻한 감동을 전한다. 잔잔한 이야기 사이로 하나의 책을 통해 소통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보며 책을 읽고 듣는 즐거움을 경험하게 해주는 따뜻한 그림책이다.

이 책은 따뜻한 스토리에 어울리는 파스텔톤의 색감을 사용한 유화 기법으로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주면서 내용은 간결하고 감성을 자극한다. 책과 함께 작가가 직접 낮과 밤을 구분하여 읽어주는 CD가 포함되어 있고, 글은 손녀가 독자에게 이야기를 틀려주는 형식으로 되어 있어 더욱 친숙하게 다가온다. 그런 면에서 자기중심적이며, 집중력보다는 상상력이 풍부한 유아에서 초등 저학년에게 권할만하다.

이 책은 그림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손녀가 읽어주는 책을 들으며 할머니는 '깜깜하던 세상이 환해진 것 같다'고 말씀하시는 장면에서는 어두운 구석에 앉아 계신 할머니 앞으로 허공에 떠 있는 글자들이 마치 가로등처럼 할머니를 비추고 있다. 만약 글자로만 이 장면을 읽었다면 가싱겁게 지나쳤을 것을 그림을 통해 아이들에게 많은 것들을 상상하게 해 준다. 또한 이 책은 이야기 속 그림에 또 다른 이야기를 숨겨 놓아 재미를 더한다. 비로 손녀가 할머니께 읽어 드리는 책 속의 주인공인 펭귄이다. 할머니가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자 비로소 펭귄도 날 수 있게 되는데, 여기서 펭귄의 그림자를 '새'로 표현한 것이 재미있다. 또 종이컵 전화기 위로 펭귄이 실을 따라 떠다니며 할머니와 손녀 통화하는 장면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이 책은 이야기를 상상력 있게 전달하는 그림과 함께 소리를 통한 책 듣기의 중요성도 말하고 있다. 아이들은 글자를 따라잡기 이전에 먼저 내용을 귀로 듣고 눈은 그림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또한 읽어 주는 사람에 따라 책 읽기의 맛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같은 책이지만 손녀가 할머니에게 일어줄 때와 할머니가 손녀에게 읽어줄 때 경험하게 되는 상상과 즐거움은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손녀가 읽어주는 것은 할머니가 글자를 알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과 전화기를 통해 읽어주는 것을 즐거워하는 마음이 느껴지고, 할머니가 읽어주는 책은 오랜 기간 충분히 몰입하고 감상했을 깊이와 인생에서의 연륜과 따뜻함이 듬뿍 담겨 있을 것만 같다.

그림책의 가치는 최종적으로는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데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하여 이 책은 읽기교육의 중요성과 함께 듣기 교육의 중요성도 말하고 있으며, 더불어 가족과의 관계와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가슴 깊이 느끼게 해준다. 또한 좋은 그림책이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고 상상할 수 있게 해줄 수 있는 것이라면 이 책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아이들의 제한된 사고를 좀 더 확장시켜 줄 수 있는 좋은 그림을 가진 그림책이라고 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빠, 울지마세요] 서평단 알림
아빠, 울지마세요
샐리 니콜스 지음, 지혜연 옮김, 김병호 그림 / 서울교육(와이즈아이북스)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전에 보았던 '안녕, 형아'라는 영화 생각이 난다. 샘처럼 뒤늦게 백혈병이 발병한 형과 철없는 동생, 어려운 상황에 좌절하고 절망하며, 현실을 직시해야 했던 부모......'아빠, 울지마세요'의 내용과 여러면에서 오버랩되는 그림들이 떠오른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질문 대장 샘과 친구 펠릭스. 샘은 하고 싶은 일도 많다. 유명한 과학자도 되고 싶고, 세계 기록도 깨야 하고, 모든 공포 영화도 봐야 하고, 내려가는 에스칼레이터를 타고 올라가 보고도 싶고, 비행선도 타봐야 한다. 이들 중엔 간단히 실행할 수도 있지만, 샘에게는 역시나 부담스러운 일들이 있다. 병약한 몸에 부족한 시간 때문이다. "일 년 동안이라면 무슨 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샘의 말에서 시간의 절박함을 느낄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의 주인공에게는 샘의 의욕들을 부추기는 펠릭스라는 친구가 있지 않은가! 샘은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거꾸로 올라가기를 시도한다. 그때의 샘의 심정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카페에서 걸어오는 내내 나는 더 초초해졌다. 심장이 터질 듯 부풀어 올라 목구멍 아래까지 차 오른 것 같았다. 나는 병에 걸리기 전처럼 몸이 튼튼했으면 싶었다. 못 해내면 어떡하지? 그러면 내가 얼마나 바보 천치처럼 보일까? 쇼핑센터 기물을 가지고 장난을 친다고 나에게 소리를 질러 대면 어떻게 하나? 어딘가에 경비원이 숨어 있으면 어떻게 하나?" "어리석은 짓이야" "별짓도 아니다. 넌 해낼 수 있어. 못 해낼 수가 없어" 읽는 동안 어찌나 긴장이 되고 땀나던지...

두 아이는 아무도 대압해주지 않는 죽음에 대해 궁금한 것들이 많다. 죽음에 대해 이것 저것 아는 척하며 쓴 말들을 내뱉지만 역시 자신들의 죽음에 대해 두려움과 긴장이 역력함을 엿볼 수 있다. 이렇듯 항상 긴장감이 깔려 있음에도 두 아이의 장난기와 위트가 글을 읽는 내내 숨을 쉴 수 있게 해준다. 특히나 펠릭스가 제안한 죽음에 대비한 선다형 설명서가 그렇다. 죽음 후에 가족들이 죽음에 대해 설명해줄 수 있는 문항을 만들어 채워 넣도록 한 것이다. 농담인양, 장난인양 말하면서도 자신의 죽음과 죽음의 장면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계획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부분(선다형 질문지)을 읽을 때, '이거 괜찮은 방법인데'라고 웃고만 넘어갔었는데, 막상 마지막에 샘에 대한 설명 문장들이 나온 것을 보고 '움찔'하며 놀랐다. '샘이 갔구나'하고......

샘과 펠릭스의 모습을 보며 몸은 아프지만 어린이 다운 발상과 장난기를 볼 때, '역시나 아이는 아니구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코 철없는 아이는 아니라고 생각되었던 것은 자신의 현실을 묵묵히, 그러나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에서 찾을 수 있었다. 가족들을 배려하고, 남은 시간을 아름답게 꾸밀 줄 아는 샘..

이 책을 읽으며 샘 주위의 따뜻한 어른들을 기억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샘이 가장 좋아했던 윌리스 선생님, 항암치료 하는 어린 친구들을 배려하느라 빨간색 스카프를 머리에 묶고 다니던 의사 선생님 빌, 에스칼레이터 거꾸로 오르기를 지켜보며 "한 번 도전해 본 거니?" 라고 물었던 할머니, 누구 보다도 엄마, 아빠. 특히나 아들이 자신의 글을 쓰는 것을 알고 바인더와 팬을 사다 주신 아빠의 심정은 어땠을까? 적극적이지 않았지만 충분히 드러났던 아빠의 사랑..가슴 찡한 장면들이 이 책을 다시금 읽고 싶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