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전, 늦은 아침을 먹고 도서관을 가려고 집을 나섰는데
바람은 좀 불지만 화창한 햇볕이 좋아 개천가를 걷다가 카페에
들어와 앉았다.

오늘 황사가 온다는 말에 아이들과 자전거를 타러 나가겠다는
남편은 집에 묶어두고, 홀로 햇볕에 심취해 한참을 걸어다닌 나는 놀부 심보의 소유자임이 분명해진다.

일요일 오전의 카페는 언제나 옳다.
혼자 공부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조용하니 깊은 상념에 빠질수 있다.

근데 자꾸 이반일리치의 이책이 나의 상념을 방해한다.
세미나가 며칠 안남았는데 책이 읽히지 않으니 말이다.
책이 얇아 만만히 보다가 어제 펼쳐들었는데 생각보다
말들이 어렵다. 일리치의 책들 중 비교적 최근에 나와서
그의 사상들이 많이 반영되어 있어서인듯 한데
분량만 보고 가장 먼저 이책을 선택한것이 실수다.

어제와 달리 볕이 좋아 당장 밖으로 나가고 싶지만 일리치가 나를
잡아끈다. 카페에도 점점 사람이 많아진다.
일리치를 만나러 도서관으로 가는 것이 옳은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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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3-06 17: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날씨가 좋았습니다. 제가 사는 곳이 남부 지방이라서 내일부터 황사의 습격이 시작될 것 같습니다.
 
도스토예프스키 단편선 - 여섯 색깔 도스토예프스키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백준현 옮김 / 작가와비평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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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되자, 내가 침상에서 내려와 주위를 둘러보았을 때, 문득 이 불행한 사람들을 이제는 전혀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 기억난다. 또한 온갖 증오심과 분노가 내 마음
속에서 마치 기적처럼 갑자기 사라져 버린 것도 기억난다. 나는 마주치는 얼굴들을 주의 깊게 바라보며 걸어갔다. 머리를 깎이고
얼굴에 낙인이 찍히는 치욕을 당한 농부들, 술냄새를 풍기며 쉰 목소리로 크게 노래를 부르는 농부들,이들도 어쩌면 마레이와 똑같은 사람들일지 모른다. p134<농부 마레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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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게 뭐라고 - 시크한 독거 작가의 죽음 철학
사노 요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마음산책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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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데도 돈이드는 세상이다.
이런 세상에서 가난하지만 품격을 지니고 죽는다는게 가능할까?
그녀는 그것이 이시대에 얼마나 힘든 일인지 이미 알고
있기에 모모 언니의 세대가 사라지는 것에 더욱 아쉬워했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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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지를 손에 넣기 위해서는 혹독한 이니시에이션의 시련을

거쳐야만 합니다. 하지만 자연지는 특별한 훈련이나 고행을

하지않아도 됩니다. 극히 자연스럽게 우리 `마음`의 내부로부터

발생하는 대칭성 무의식의 작용에 따라 일상생활을 원만하게

해나감으로써, 그야말로 자연스럽게 `일`의 원리의 해체가

가능하다고 확신하고 있는 듯 합니다. - 15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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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와 메모광
정민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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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수록 빠져들었고 점점 선인들의 책사랑에 감동되었다.

두고두고 되새기며 책읽기에 나태해질때마다 곁에 두고 읽을책이다.
아이들에게 밤마다 하루에 한챕터씩 읽어줘야겠다.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할지 기대된다.)

정민 교수님의 책사랑과 고서를 연구하시는 모습에는 숙연함까지 느껴졌다. 오랜만에 마음에드는 책을 읽고 행복해졌다.

2016년 새해부터 출발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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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1-05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 첫주에 좋은 책을 읽으셨군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