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겨울
아들린 디외도네 지음, 박경리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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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무거운 책을 읽는다는 건, 그리고 그에 대한 글을 적어야 한다는 건 생각보다 조금 더 답답한 일입니다. 책이 마음의 추가 되어 내려앉는 데에는 그 주제 자체로 마음이 무거워서일 수도, 나의 이야기와 너무 닮아 갑갑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여름의 겨울> 의 경우에는.. 나의 이야기라기 보다는 소녀의 성장을 보는 것 자체가 마음이 아팠습니다. 성장은 누구에게나 눈부신 계절의 한뼘의 아픔으로 남겠지만, 마음의 성숙이 뒤따르는 것에는 조금 더 책임이 따르는 법이고 성장의 시기에 올바른 어른이 없다면 조금 더 힘든 성장통을 겪게 되는 법이겠습니다. 아들렌 디외도네의 <여름의 겨울> 에서는 , 곧게 뻗은 지지대도 없는 상황의 작은 소녀가, 뜨거운 여름 태양 아래서 눈물로 성장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브뤼셀의 작은 따뜻함을 담은 소설, <여름의 겨울>입니다.


여름의 겨울, 은 조금 추상적인 느낌으로 다가오지만 프랑스어로 된 실제 제목은 La vrai vie, 진짜 인생 이라는 의미 입니다. 데모 라고 불리는 작은 주거촌에서 성장하는 소녀 와 그 가족의 진짜 삶은 진짜라기엔 믿기 싫을 정도로 힘겹습니다. 소녀는 밥을 굶거나, 집이 없거나 하는 고통을 겪지는 않습니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진짜 성장통은 어느 환경에서만 일어나는 특정한 사건이 아닙니다. 죽음을 목격한 이후 변하게 된 동생과 그 죽음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한 소녀, 그리고 모든 것을 방관하고 최악으로 끌고가는 어른들까지. <여름의 겨울>에서 가장 씁쓸한 성장통은, 과거로 인해 나아가지 못하는 모든 인간의 인생에 걸쳐진 후회입니다.


이야기엔 원래 우리가 무서워하는 걸 몽땅 집어넣기 마련이야.


그래야 그런 일들이 진짜 삶에선 일어나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있거든.


p.014 . <여름의 겨울>


갑작스럽게 목격한 죽음, 모든 것을 되돌려야 한다는 믿음으로 앞으로 나아갔던 소녀는 자신의 성장을 올바르게 인식하기 어려운 듯 합니다. 올바른 모델이 되어주어야 하는 어른들은, 과거의 문학상에서 뛰쳐나온 듯한 폭력적이고 무뚝뚝한 아버지와 그에 대응하지 못하고 "아메바"처럼 대응하는 어머니가 유일합니다. 트라우마로 변해버린 동생 질을 위해, 시간을 되돌리기 위한 소녀의 고군분투가 이어집니다. 소녀는 과학의 천재로 나오는 듯 하지만, 사실 모든 것을 저절로 이해했다는 말은 없습니다. 그저 간절함만이 그 아이의 재능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누군가가, 어른이,


내손을 잡고 데려가 침대에 눕혀 주길 바랐다.


내 생의 방향을 바꾸어 주길 바랐다. 


내일이 올 것이고, 이어서 또 그다음 날이 올 거라고,


그러면 


결국 내 삶은 얼굴을 되찾을 거라고.


내게 말해주길 바랐다.


피와 공포는 옅어질 것이라고.



하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


p.34 <여름의 겨울>


심지어 모든 조건들이 완벽할 때조차도, 


우리 마을은 언제나 절망적으로 추하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었다. 


p.119 <여름의 겨울> 


담담한 성장은 늘 마음 한 구석을 불편하게 합니다. 어느 할머니가 말하듯, 어린 아이면 어린 아이 답게 하라는 그 말이 결코 어른들의 이기적인 마음만은 아닌 이유입니다. 자신의 변화를 올바르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소녀와 잘못된 모델을 통해 스스로를 틀에 가두어야만 했던 소년, 사랑을 받고 자라는 누군가를 부러워만 하는 아이의 시선이 건조할 수록, 읽어내리는 마음은 물에 젖은 솜처럼 무거워집니다. 유난히 추웠던 겨울의 구석에도 빛이 찾아오고, 봄이 오듯 소녀는 한뼘씩 더 자라, 조금 더 자라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성장을 일구어냅니다. 담담한 성장도, 지독했던 성장통도 시간이 지난 뒤 뒤돌아 보았을 땐, 조금 더 눈부셨을 한 순간이었을까요. 홀로 버텨내기엔 위태로웠던 그 순간들을 끝내주는 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때입니다. 책을 말미에는 밑줄을 그을 여유도 없이 간절히 바랐던 고통의 끝에 소녀는 곁의 사람들과 함께, 힘겨웠던 성장의 마침표를 찍습니다.


여름은 그런 혼란스러운 감각,


내가 '엄마'라고 부르는 존재에게서 비롯한 경탄과 


내가 '아빠'라고 부르는 존재가 불러 일으킨 어마어마한 공포 사이에서 끝이 났다.



다음 여름이 시작될 무렵이면 내 삶이 바뀔 것이라는 사실을 나는 알 수 있었다. 



완전히 새롭게.


p.235 <여름의 겨울> 



북큐레이션 , 날


눈부신 성장의 고통, 낯선 성숙의 달콤함.


올바른 어른은 무엇인지, 20대가 지난지 몇년인 지금도 어렵기만 합니다. 어른이 되는 것의 무서운 점은 나 스스로를 책임지는 것 뿐만이 아닌, 나를 바라볼 누군가에게도 책임을 져야만 한다는 사실을, <여름의 겨울>에서는 보여줍니다. 빅토르로셀상을 휩쓸었다는 아들린의 문체는 건조하고 담담하기만 해서, 자칫 그 어른들의 상황을 이해하는 것 으로조차 보입니다. 스스로의 아픔도 온전히 품지 못하는 어른들의 모습과 자신의 잘못도 아닌데도, 모든 것을 되돌리고 싶어하는 순수한 소녀의 마음이 대비되면서 보여주는 불편한 감정. 사회가 책임져야 할 것은 아이들의 식사만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끝나가는 겨울의 한 구석, 어른이 되고자 하는 봄을 준비하시는 "어른이"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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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구하기 - 삶을 마냥 흘려보내고 있는 무기력한 방관주의자를 위한 개입의 기술
개리 비숍 지음, 이지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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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마냥 흘려보내고 있는 무기력한 방관주의잗르을 위한 개입의 기술. <내 인생 구하기>의 부제이다. 멍 하니 과거만을 바라보고 다가오지 않을 미래를 그리느라 현재를 놓쳐왔던 이들에게 강렬한 메세지를 전했던 #개리비숍 이 더 강력한 메세지로 돌아왔다. 헛짓거리를 그만두고 최선의 답을 선택할 것. <내 인생 구하기>에서 그 최선의 답을 함께 찾아 더 나은 인생으로의 한 발자국을 시작할 때이다. 


자기 계발서의 매력은 뭐든지 할 수 있다는 부추김에 있다. 일찍 일어나서 생산적인 하루를 보내기만 하면, 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법을 알기만 한다면. 지금까지의 정체되어 있던 고속도로같은 답답한 인생은 끝나고 점점 밝아오는 여명이 다가올 것이라는 그 달콤함. 하지만 몇번인가 일찍 일어나보고, 업무적인 말을 효과적으로, 조금 더 인간성을 가지고 전하는데 온 신경을 쓰더라도, 세상은 아직도 매섭고 나는 아직도 그 자리인 것 같은 두려운 느낌을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과연 문제는 무엇인가. 늦잠도 말도 문제가 아니었다면, 자기계발서에서 놓치기 쉬운 가장 쉬운 그것, 바로 내가 문제다.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알면서도, 뭔가가 나를 낚아챈 것 처럼 늘 하던 대로 하고 있었다.


적자에 허덕이고, 파괴적인 옛날의 행동으로 되돌아갔다.


<내 인생 구하기> chapter 2 하겠다고 말한 일을 정말로 하고 싶지 않을 때 조차 하는 것


<시작의 기술>에서 여느 자기계발서와 다른 힘있는 말로 과거를 극복하고 현재에서 시작하라는 메세지를 전했던 개리 비숍은 <내 인생 구하기>에서 좀 더 구체적인 과거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왜, 과거의 트라우마로부터 지금의 상황을 끌어내리는가? 인생을 나아지겠다는 목적으로 행하는 그 무수한 할일 리스트를 해결해나갈 의지를 다지면서도, 왜 2달 뒤에는 그 자리 그 곳에서 그저 비행기표나 바라보는 지금으로  회귀하는가. <내 인생 구하기>에서는 과거로 회귀하며 뫼비우스의 띠 처럼 그자리를 맴도는 지금, 우리가 가장 집중해야 할 것은 지금 뭘 해야 하는지가 아닌 나 자신에게 진정으로 집중하는 법이라는 것을 일깨운다.


행복해지기를 바라며 평생을 보낸다면,


바로 그 때문에 당신은 끊임없이 불행한 처지에서 하루를 시작할 수 밖에 없다. 


<내인생 구하기> chapter 3 모든게 질렸다. 나이가 들었기 때문이다.


달콤한 사탕발림과 막연한 미래에 대한 유니콘을 기대하고 책을 펼친다면 마음을 꼬집는 개리 비숍의 말에 상처를 받을지도 모른다. 현재의 힘든 상황을 과거의 사고에, 사건에, 사람에 짐을 지웠던 나 역시 그랬다. 지치고 고된 회사 생활에 얼마나 많은 원망을 던지고 있는가. 저 살자고 도망가버린 그 사람에게는 또 얼마나. 외로운 길 위에 혼자 남겨져 앞으로 갈 듯 하지만 사실은 뒷걸음질 치고 있을 누군가에게 개리 비숍의 메세지는 단 하나. 그렇게 살기엔 당신의 삶은 너무 아깝다. 


형편없는 삶을 사는 데에도 위대한 삶을 사는 것 만큼이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어느 쪽을 살고 싶은지 선택할 사람은 오직 당신 뿐이다.


<내 인생 구하기> chapter 7 영원히 살얼음판 위에 놓여 있는 당신의 타인들


하지만 그 말도 맞다. 과거의 사건을 무작정 덮어둘 수는 없다. 썩어 들어가고 곪아 터지는 동안 현재에 집을 짓는다 해도, 사상누각일 뿐일 수 있다. 나를 이렇게 무너뜨린 그 사건, 그 사람이 나와는 별개로 잘 살아가고 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얼마나 많은 밤을 지샐 수 있을지, 나도 알고 당신도 알 것이다. 개리 비숍은 그러니까, 스스로의 삶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라고 안내한다. 새로운 기회가 왔을 때, 진정으로 변하고 싶을 때. 자꾸만 과거를 보며 아픈 사건을 떠올리려 노력하는 현재의 당신과 과거에서 고통받았던 당신의 사이에서 당당히 맞서 과거의 당신을 지키고, 현재의 당신의 등을 떠 밀어 보라. 나를 방해하던 것들에서 삶의 주도권을 찾는 순간의 희열이 지난 날의 고통을 잊게 해줄 지도 모른다. 


여러 날, 여러 주, 여러 달, 여러 해 동안 더 나아지기 위해 고전하고, 


일시적 승리를 쟁취하고,


다시 깊은 어둠속으로 곤두박질 쳤던 자기 방해의 세월을 직면하라.


<내 인생 구하기> chapter 9, 인생에 무슨 짓을 해 왔는지 두 눈 뜨고 똑바로 봐야 한다. 


그러게 말이다. 삶은 가혹하고 과거는 달콤하다. 도망치는 것은 언제나 짜릿한데, 과거에서 통찰을 얻으면서 깊어지는 밤은 외롭지만 포근하다. 인생은 계속되고 누군가는 또 앞으로 나아간다. 그러므로 지금 멈춰선 우리. 결국 이제는 스스로만이 답을 해결할 때이다. 내 인생의 유일한 문제이자 유일한 해결책인 나를 바라봄으로서,내 인생의 방관을 그만두고 오직 1인칭에서의 전개를 시작하자. 헛짓거리는 이만하면 충분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당신도 인생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느니


차라리 설명하는 쪽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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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부자 수업 - 사고방식부터 과학적 방법까지 알려주는 80가지 인생 머니플랜
무천강 지음, 이에스더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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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태크 서적 추천​버드 부자 수업​- 무천강 / 리드리드 출판​


​​돈은 언제까지 없는거야?​돈은 계속 없는거야.​

드라마 <멜로가 체질> 중​​​


꽃길을 그리는 줄만 알았던 드라마에도 이런 대사가 나올 정도로, 돈은 늘 없다. 학생 때는 놀고 먹느라 없는 줄 알았더니 집순이 생활을 하면서 돈을 버는데도 돈은 늘 부족하기만 하다. 삼포 세대는 이미 지난 말이고, 빚내는 것도 능력이라는 걸 알게된 20대 중반. 필자는 요즘처럼 돈 버는 방법이 궁금한 때가 없다. 정보는 넘쳐나는데, 아직도 젊은데. 라고 말하여 유튜브와 검색창을 뒤져보면 뭐로 뭐로 성공하는 사람들은 어찌나 많은지. 어쩌면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재태크라는 것을 제대로 설명해줄 단 하나의 동앗줄일 것이다.

사회 초년생부터 돈 모으기라고는 적금 통장에 꼭꼭 숨겨놓을 줄 밖에 몰랐던 중장년층까지 아우를 수 있는 가장 기본의 머니플랜 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하버드부자수업 이라면 그 답을 알려줄 지도 모른다.​​


​내일의 돈으로 오늘의 꿈을 이루자. 라는 것이 경제관인가?​

빚을 갚기 위해 동분서주 하면서 심신이 지쳐가고 있지 않은가?​

<하버드 부자 수업> 중 part 2. 세상에 눈 먼 돈은 없다.​​​


개인적인 소견일 뿐이지만, 유튜브나 서점의 경제 관련 코너에 있는 #이것만하면당신도월천! 식의 책은 자연스럽게 거부반응이 든다. 그렇기 때문에 돈이 없지 ! 라는 말을 하기 전에 잠깐. 그런 책을 읽으면서 헤지 펀드가 뭔지, 주식 차트는 어떻게 보는 건지, 그래서 가진 돈을 다 털어넣어서 해야 한다는 건지 두려움이 든 적이 없는가? 당장 월 천을 벌 수 있다는데 그런 걸 알아볼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올 인을 했다거나 회사 다니기도 바쁜데 그냥 있는 돈이나 잘 간수하련다, 괜히 신 포도를 바라보지 말자고 체념 했다면 아마 그 둘 모두는 지금 같은 이유로 힘든 상황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하버드 부자 수업> 에서는 하늘의 구름을 따먹는 것 같은 동떨어진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오히려 너무 기본적인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인터넷 뱅킹을 신청해야 하는 이유까지 설명하며 재태크를 구체적으로 설계해 나가는 법을 알려준다. 

예적금 부터 보험과 주식까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소중한 것을 잃을 수 없는 사람들의 마음에는 어떤 신념을 가지고 있어야 할 지를 상기시키며 "나의 규모"에 맞는 경제활동을 구축할 것을 추천한다.​​​


수입에 맞는 지출 습관을 기르고 나면 명확하게 자신의 자산 현황을 알 수 있다.​

이로 인해 합리적인 소비와 투자를 진행할 수 있으며 미래의 재산을 준비할 수 있게 된다.​

자신의 돈을 통제할 때는 지출을 줄이는 것 뿐 아니라 자산의 몇 가지 부분에도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하버드 부자 수업> 중 part 5 수입과 지출의 평행을 맞춰라​​​​


물론 기초적인 내용을 다루는 만큼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들을 다룬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2년 전 어느 친구가 인터넷 뱅킹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얼마 전에는 첫 적금을 들었다는 소식을 전해온 다른 친구도 있었다. 이렇듯 가끔 너무 당연하게 모두 알 것이라 생각했던 것도, 사실 귀찮다거나 다음에 하겠다는 핑계로 얼마나 많은 정보들을 놓쳐왔던가. 

돈을 모으는 법은 다이어트 처럼 쓰는 것 보다 모으는 돈이 많으면 된다, 처럼 쉽지만 매시매초 흘러가는 삶에서 20대의 자취생이 친구와의 약속을 미루는 것이나, 30대의 회사원이 카드값을 막는 것은 그렇게 쉽게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단히 마음을 먹기 위해, 그리고 비참하지 않게 나의 규모에서 절약하며 차근 차근 목표를 달성해 나가기 위해 나만의 비밀같은 기초 경제 서적을 간직하고 있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미래에도 유일하게 지속될 강점은 당신이 경쟁자보다 더 잘 배웠다는 점 뿐이다.

​<하버드 부자 수업> 중 part 5. 수입과 지출의 평행을 맞춰라.​​​


또한 <하버드 부자수업> 에서는 단순히 수입의 50퍼센트는 저금하고 나머지는 생활비로 써라, 라는 식의 막연한 이야기 보다는 그 지출 50퍼센트를 채우는 현명한 방법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려준다. 모두의 삶에 똑같은 논리가 적용될 수는 없겠지만 어느정도의 바른 기준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모두 동의하리라.


​코로나의 여파로 뉴스에서는 최악의 경제를 강조하고, 주식판에서는 하락장이 연일 지속된다. 안쓰면 안된다는 마스크 가격은 천정부지로 높아지니 이럴 수가, 통장에 돈이 또 없다. 하지만 희망의 끈을 놓을 수는 없는 노릇, 내일의 출근을 또 견뎌내야 하는 현실에 조금 더 단단하게 맞서고 싶다면, <하버드 부자 수업>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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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의 위로
톤 텔레헨 지음, 김소라 그림, 정유정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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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곁을 내어주는 것 만으로도.


다람쥐의 위로


존 텔레헨


배가 아픈 날이었다. 서둘러 나가는 길, 유독 잘 삐끗하던 발목을 또 접질렀다. 우득, 하는 소리를 들은 것 같은데 시간은 그렇다고 멈추지 않으니까. 그걸로 끝나길 바랐는데 지하철에서 지갑을 잃어버렸다. 개찰구에서 정신없이 나와 약속 장소로 가기도 전에 모든 것이 너무 버겁기만 했다. 서울 한복판에서 엉엉 울며 생각했다. 도대체 왜 이런 날이 있는 걸까.


우리 모두가 한번 쯤은 느껴봤을 그런 날, 마음 속 모든 세포 하나 하나마저도 내 맘대로 되어주지 않던 그 날. #다람쥐의위로 는 보드라운 털뭉치의 귀여운 일상을 통해 그 순간 우리가 간절하게 필요했을 오밀조밀한 위로를 건넨다.


어느 날 아침 개미가 숲을 걷고 있었다.


머리가 너무 무거워.



내가 이렇게 지독스럽게 생각을 많이 하는데, 당연한거지.


작은 숲 속 마을, 너도밤나무 꿀을 좋아하는 다람쥐와, 큰 상처를 입은 뒤 행복을 잃어버린 것 같은 딱정벌레. 자꾸만 어딘가에서 떨어지는 코끼리와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개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다람쥐는 때로는 그저 문을 열어주기도, 작은 나뭇잎 조각에 편지를 써 보내기도, 가끔은 작은 위로를 건네기도 한다. 귀여운 일러스트와 함께하는 푹신한 이야기들을 읽어내리다 보면 이건 그냥 이솝우화 같은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을 금방 깨달을 수 있다. 행복을 찾기 어려워 작은 빛 한줄기도 보기 힘든 딱정벌레와 괜한 허세를 부리며 으스대던 개구리. 그리고 그들의 곁에서 갸우뚱거리는 작은 다람쥐까지도, 모든 것은 결국 나 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특별히 나만 할 줄 아는 게 없는데.


난 거북이가 되기에는 충분치 않아.



작은 책을 휙휙 넘기며 읽어내리다가, 마음을 똑똑 두드리는 이야기들을 마주했다. 고슴도치에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안부를 묻는 코끼리, 그저 사자로 존재할 뿐인데 스스로의 울음소리가 미안해 삐약거리기로 한 사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책의 앞부분으로 다시 돌아갔다. 삶의 어느 순간엔 내 마음속의 사자가 문을 비집는 때가 있다. 그리고 거북이처럼 나 자신의 존재 정의가 궁금한 밤도 있다. 이 모든 순간, 결국 우리가 필요한 건 가만히 들어주는 다람쥐, 또 나 자신일 뿐이다.



나는 나 자신이 지겨워질 때가 있어. 넌 그럴 때 없니?


개미가 물었다.


도대체 왜 지겨워진다는 거야?


다람쥐도 물었다.


그건 모르지. 그냥 말 그대로 지겨워지는 거야. 전반적으로 말이야.


개미가 답했다.


그래, 이제 나도 나 자신이 지겨워졌어.


개미와 다람쥐는 아무 말 없이 휴식을 취했다.



몽실 몽실 작은 솜털뭉치가 바쁘게 숲속을 쏘다니며 만나는 동물들에게는 저마다의 사정이 있는 듯 하다. 인간의 내면에 대한 통찰을 우화로 풀어내는 저자는 <다람쥐의 위로>에서도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의 서술을 통해 무언가를 보여준다. <다람쥐의 위로>에는 대단히 따스한 위로가 없어 더욱 다정하다. 감정도 사건도 그저 일어나고 끝나기 마련.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작은 교훈을 자꾸만 얻어가고, 또 잊어먹는 것 뿐이다.



나는 불행해.


어느 날 아침 무심코 거북이는 생각했다.


순간 놀라서 머리를 등딱지 밑으로 쏙 집어넣었다.


아니 왜 그런 생각까지 하는 거야?


내가 불행하다고? 나는 전혀 불행하지 않아. 난 틀림없이 아주 행복해.


그러나 그런 생각을 해도 뭔가 양심에 찔리는 느낌이었다.


그것도 의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은 그저 마음에 피어오르는 감정들을 가만히 바라볼 필요가 있다. 지하철 역 앞에서 엉엉 울던 때의 나는 작은 딱정벌레였을지도 모른다. 소중한 사람의 부탁을 들어주고 결국 손해를 보고는 입이 비쭉 나온 거미도 나 자신일 것이다. 그리고 그 모든 감정은 때로는 다람쥐 덕분에 잘 마무리되기도 하고 대부분은 바람이 실어다 주는 작은 편지같은 시간으로 해결되기도 한다. 그러니 지금 이 동물 저 곤충이 되기 바쁜 하루를 보냈을 누군가. 달콤한 너도밤나무 꿀과 함께하는 작은 휴식이 필요하다면, 이 귀여운 털뭉치가 보여주는 숲 속의 이야기에 밤을 내어주길. 결국 이 모든 건, 내 안의 이야기일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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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번의 산책 -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과 함께하는 행복에 대한 사색
에디스 홀 지음, 박세연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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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리스토텔레스와 함께 하는 행복에 대한 고찰


열번의 산책 : 에디스 홀


요즘처럼 대단한 자유가 주어진 적이 없었다. 코로나 19 덕분으로 회사원들은 재택근무를 시작했고 안그래도 없던 스케쥴도 모두 미루거나 취소하기 바쁘다. 그저 나에게 허락된 이 작은 공간에서 오롯이 버텨내기 위해 , 또다시 살아남을 방법을 모색하는 지금. #달고나커피 를 위해 400번 쯤 팔을 흔들다가 문득 생각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커피를 젓는 것인가 ? 건강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닫는 요즘, 결국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행복에 대해 아리스토텔레스와 함께 생각해볼 순간이다. <열번의 산책>이 그 고찰에 동반자가 되어 줄 것이다.



책을 관통하는 단 하나의 메세지는, 행복이다. 인류 최초로 주관적인 행복에 대한 고찰을 하기 시작했다는 아리스토텔레스와, 그의 사상을 연구하고 따르는 저자 에디스는 행복의 정의에서 부터 행복을 위한 여러가지 수단이나 장치등을 통해 행복의 진정한 목표를 사색한다. 행복은, 무엇인지. 스스로의 어떤 모습을 바라보며 행복을 느껴야 하고, 행복을 위해 나아가야 하는지. 행복을 위한 결정권에 대해, 그리고 당신과 우리의 행복을 위한 소통방식과 스스로를 바라보는 자기 인식, 나아가 죽음에 대한 고찰을 마무리 짓는다.



그러나 소날리는 살아남았고, 친구들을 만나고, 일도 다시 시작했다.


그리고 때때로 웃는다.


아리스토텔레스라면 명백하게 견디기 힘든 재앙을 겪고 여전히 잘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을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행복을 추구하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명령은 근본적으로 낙관적인 도덕체계를 의미한다.


<열번의 산책> 1장 행복


우리는 모두 행복하기 위해 살아간다고 말하는 듯 하지만, 사실 스스로가 언제 행복을 느끼는지는 잘 모를 수도 있겠다. 모든 것이 너무 보편화되어 있는 것 같은 현재, 나의 인생을 살아가는 내가 언제 행복을 느껴야 하며, 그런 과정에서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 . 아리스토텔레스와 함께 하는 열번의 산책을 통해 나만의 행복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찾아보자.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지적인 능력처럼, 순수하게 자연적으로 타고난 재능에 대한 질투는 행복을 파괴하는 요소다.


<열번의 산책> 5장 자기인식


<열번의 산책>에서는 단순한 행복의 정의와 방향성에서 나아가 행복이라는 목적을 위한 스스로의 재정비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새벽녁, 잘 꾸며진 산책로를 담은 듯한 그림과 함께 나 스스로가 가졌던 못된 습관들을 되돌아보고 잘못된 기준을 바로잡으며 정말 나를 위한 행복을 위해서는 어떤 시선을 고수해야 하는지를 가다듬는 것이다. 혹시 SNS의 온갖 잘난 사람들을 보며 평생을 노력해도 가지지 못할 것 같은 기준을 세워본 적이 있는가? 아니면, 어차피 해도 안될 거 여기서 더 노력도 하고 싶지 않다며 자포자기 하고 싶은 마음을 꾹 누른 채 출근길을 나서지는 않았는지?


우리는 평생 가질 수 없는 것을 위해 노력할 필요도,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과거의 사랑을 위해 눈물흘릴 필요도 없다. 사랑도, 물질적인 소유도 결국 행복을 위한 수단일 뿐, 진정한 행복을 위해서는 나 자신의 내면을 정리하는 수 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마음이 지옥에 있는 나 스스로를 비로소 안아줄 차례이다.


스스로와 진정으로 대화해본 적이 몇번이나 있던가. 진정 혼자 앉아 내가 진짜 괜찮은지, 지금 느끼는 감정이 어떻고, 앞으로 가고 싶은 방향은 무엇인지를 물어보기에 더없이 좋은 때이다. 아직 늦지 않은 3월, 지금 만큼은 여행으로 현실을 피할 수도, 일에 파묻혀 스스로를 돌보지 않는 핑계를 댈 수도 없다. 그저 조용한 산책을 통해 스스로의 삶의 주인을 위한 행복을 고찰하고, 지쳐있는 나 자신을 돌볼 때이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자신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자.


이러한 프로젝트, 즉 사랑하는 관계는 우리가 죽어도 끝나지 않을 것이다.


<열번의 산책> 10장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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