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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중년의 골목

여행의 후유증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나는 좀처럼 맘을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혹시 오월은 어디서나 눈이 부셔 더욱 내 자리를 찾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집앞에 제주도에서 본 철쭉꽃이 활짝도 벌어졌다.
저들이 지고나면 이제 언제라도 여름이 처들어오겠지. 

내 나이 마흔하고도 이년 째다. 생각할수록 얼마나 신기한 일인가.
어제 우연히 나보다 여섯살 많은 프랑스 여배우의 영화에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사랑을 카피하다. Copie Conforme, Certified Copy > 

빨래가 널려있는 고풍스런 골목이 이탈리아 투스카니 지방이다. 그래, 빨래는 저렇게 시골 뒷골목에 청승맞게 매달아야 제 맛이다. 기억해보지만 영화에서 저 두사람은 절대 옷을 바꿔입지 않았다. 하루동안 벌어진 만남이니 당연할 터이다. 저들이 하루만에 영화를 촬영하진 않았을테니 저들도 지겹지 않았을까. 글쎄, 저들의 옷차림이 영화 끝무렵에 마치 내 옷처럼 편안하게 느껴진 건 무슨 조화란 말인가.

저들이 만난 사연은 우리 같은 책벌레로선 꽤 자극적이다. 남자는 영국의 작가인데 ‘공인된 복제품(Certified Copy)' 이라는 책의 출간을 기념하기 위해 강연차 이태리에 들른 것이고 여자는 골동품 가게를 운영하며 시니컬한 남자아이를 혼자 기르는 싱글맘이었단다. 그러니까 저들은 강연회에서 작가와 독자로 첫만남을 가진 것이다. 작가는 '질좋은 복제품도 원본처럼 가치있는 것'이라고 진짜만을 취급하는 여자의 신경을 건드린다. 영화초반부터 원본의 가치와 복제품의 가치를 진지하게 질문하는 이런 설정. 당연히 의미심장한 프랑스 영화인줄 알았으나 감독은 이란감독이었다. (거장이란다) 허긴, 이 영화로 줄리엣 비노쉬는 칸느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기도 했으니.  

저들이 이태리 시골골목을 돌고 돌며 거리자체가 박물관이라는 이태리에서 '오리지널'과 '카피'작품을 스쳐가며 나누는 대화는 뭐랄까, 영화같지 않고 한편의 근사한 단편소설을 읽어가는 느낌이었다. 그중에서 작가라는 남자가 로마시대 오리지널도 원래는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을 카피한 것 아니냐는 자기작품의 변호성 질문은 우리에게 진짜와 짝퉁의 차이와 더불어 진짜가 짝퉁보다 더 가치있다는 상식을 다시금 생각케 하였다.  

이들이 어쩌다가 15년된 부부행세를 하게되고 또 그러다가 진짜부부처럼 칼날을 드러내고 감정의 싸움에 휘말릴땐 도대체 저들이 원래 부부였나 하는 생각도 하게했다. 가짜도 성격이 부여되면 가치가 생긴다는 말 아닌가. 대충 카피로서의 오리지널리티? 의 정당성? 어쩌면 남자는 자신의 책 제목처럼 가짜부부의 시간을 체험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난, 영화가 던지는 이런 진지한 질문들보다는 그저 사십대 후반의 나이에 접어든 쥴리엣 비노쉬의 자연스런 매력에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내가 저 여자의 영화 '퐁네프의 다리'와 '블루'에 끄덕이던게 그러니까 십오년도 더 되었는데 그 사이 저 여자는 더욱더 근사하게 늙어가고 있었던 것.

6년 뒤에 내가 저런 모습일 수 있을까. 내 중년의 골목길이 이태리 어느 시골지방은 되지 못할지언정,
저렇게 우아하고 당당한 발걸음일 수는 있을까.

꽃이여, 좀 더 오월을 견디시게.  
오월이여, 꽃을 좀 더 기다려 주시게.

  

#2.   그때 그 음악

시사회때부터 재밌다고 소문이 난 영화 '써니'를 보고 왔다.  


 

  

 

 

 

 

 

 

 

 

 

 

 

 

 <써니, 감독 강영철, 유호정, 진희경, 홍진희> 

딸아이와 같이 보느라 창피해서 울지는 못했지만 아....
저것은, 저들은,  

지금으로부터 25년 전 우리 학교, 그녀석들의 이야기가 아닌가. 
(홍진희만빼고 저들은 모두 내 또래였다...) 

지난 달에 '젊음의 행진'이라는 뮤지컬을 보고는 완전 때아닌 80년대 노래를 다운받느라 딸아이와 
법석을 떨었건만, 이 영화에 등장하는 종로 난투극 현장의 배경음악, 조이의 터치 바이 터치(스펠링 생략ㅋ)는
아하의 테이크 온 미(이하생략)  와 더불어 하도 들어서 (테잎이 늘어진 관계로)제대로 된 테잎을 가지고 있는 녀석들이 하나도 없었던 그때 그 음악이었다.  

갑자기 친구들이 보고파서 나는 입술을 꼭 깨물었다.

얼마나들 늙었을까. 저들처럼 누구누구는 대기업(까지는 아니더라도 튼실한 중견기업)에 시집가서 사모님 소리 들을 터이고,
또 누구는 연극한다고, 미스코리아 한다고 했었는데...(아, 이름대고 싶다. TV에 나오는 내 모든 동창들이여)
나도 한때는 카리스마 죽이는 투사형 반장이기도 했었는데.... 

하필, 젠장 

내일은 스승의 날이란다. 

담탱이여, 부디 오래 사시길.
언젠가 성공(?)하면 내 한번 꼭 찾아갈께요 ....  

 

#3.  돌아오는 길에

서점가서 들쳐보지 않았더라면 절대 사지 않았을 책을 사들고 왔다. 아...얼마전 러셀의 베스트만 모아놓은 책을 원없이 비판해 대었건만 이 책도 달라보일 건 없는 명언집인데 나는 그만 몇 페이지 읽다가 다리가 아파 그냥 앉아서 맘 편하게 보려고 지갑을 열고 말았다.  

그런데 썩, 인용문으로 유용하다. 이제부터 서평쓸 때 본전뽑기 위해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고 꼭 쓰고 말테다. (이 무슨.... ) 

내 발걸음을 좌석에 앉혀버린 문장을 옮겨본다.

"당신은 어떠한 일에 책임을 지려 하는가. 무엇보다 자신의 꿈의 실현에 책임을 지는 것은 어떠한가. 꿈에 책임질수 없을만큼 당신은 유약한가? 아니면 용기가 부족한 것인가? 당신의 꿈이상으로 당신 자신인 것도 없다. 꿈의 실현이야말로 당신이 가진 혼 힘으로 이루어내야 하는 것이다."

 

이 시인의 근황이 궁금해서 이 책도 샀다.

정말로 시집이 놓여진 매대에 골라들 책이 없어 유감이었다. 
시집은 출판계의 트로트? 대략 십년은 베스트 셀러란다.

 

영어로 된시는 감이 잘 와닿지를 않는데  

이 시인의 해석에 귀기울이고 싶다. 

봄이 다 가기전에 한권은 시집을 사리라 마음먹었는데 결국 나는  
신간을 고르지 못하고 또 옛날로 달려간다.
 

 

 

여행 다녀온 후로 내 감성이 말랑말랑 해진 느낌이다.

아..드뎌 내일은 임재범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

나는 왜 그들의 노래만 들으면 눈물이 나는 것인지,  

 

 

중년의 봄이 가고있다. 

비노쉬, 써니, 최영미....그리고 니체를 가득안고 주말을 견뎌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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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1-05-14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줄리엣 비노쉬가 48살인가요?
저게 최근작인가요?
저는 어제 늙다리 중년 약국 아저씨한테 어머니란 말 들었어요.
마땅한 호칭이 없었으니 그랬겠지만 약간은 황당하더군요.
그래도 내 나이 감안하면 심한 것도 아니니 뭐라할 수도 없구...OTL

전 요즘, 심은하가 나왔던 <인터뷰>를 조금씩 보고 있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자꾸 보다 자거든요.ㅜ
저때 심은하 볼 살이 통통한게 요즘의 기준으로 보면 아니다 싶었겠죠?
그래도 그 영화 개봉 당시 하나도 안 어색했는데.
오히려 그녀의 안정감있는 연기만 몰입해 볼 수 있었는데.
지금도 현역으로 있었으면 턱 깎는다고 난리쳤겠죠.ㅋ

저기 맨 왼쪽 여자는 이름이 뭐드라...
암튼 한사람님 보다 어린 줄 알고 있습니다. 75년생인가? 그런 것 같던데...

저도 낼 '나가수' 기대하고 있어요. 버라이어티에 목 매는 스타일이 아닌데.ㅜ

한사람 2011-05-14 19:09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이제 오십을 바라보고 있더라구요. 황신혜도 그쯤 아닌가..
심은하는 정말 사라지고 나니 더 아쉬운 배우라는 생각이 ㅋ

찾아보니 맨 왼쪽배우가 고수희氏라고 '친절한 금자씨'에 나왔던 배우네요
같이 묻어갈라고 했드만 ㅋㅋㅋ 들켰다

그래서 다들 찾아보았는데 이연경(70)빼고는 모두 선배들이더라구요
홍진희-62/ 유호정-69/ 진희경-68 / 김선경-68

저도 딸아이와 런닝맨 보다가 나가수로 턴했어요^^
등수나 탈락같은거 보다는 아무리 찾아봐도 그런 노래를 들려주는 프로가 없잖아요

스텔라님도 주말 잘 보내세요~~

2011-05-14 2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14 22: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1-05-14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사람님도 나가수 열혈 시청자이시군요, 저도 왠만한 주말 버라이어티는 잘 안 보는 편인데
일요일의 나가수가 항상 기대 되고 기다려져요, 매주 가수들의 노래를 들을 때면 감동의 전율을 느낄 때가
좋아요, 물론 나가수도 경쟁 체제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무조건 좋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신입사원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가수에 나오는 가수들은 오랫동안 음악에 대한 열정을 대중들에게 어필했으니까요

인용문집은 읽을 때 깊이감은 떨어지는 감은 있지만 한사람님 말씀대로 글 쓸 때 인용 삼을 때 유용해서
좋은 점도 있는거 같아요. ^^

한사람 2011-05-15 09:40   좋아요 0 | URL

예, 제 이웃님들도 저와 비슷하다는 것에 기분이 좋아요^^
'나가수'를 본방으로 본 건 두번 밖에 안되지만 오늘부터는 본방으로 사수하려구요 ㅋㅋ
작년까지 아이돌 노래들이 대세일때 도대체 이 판도가 언제 바뀔까...싶었는데
'나가수'는 쎄시봉의 트렌드를 이어가는 MBC의 전략적 승부수에 주효했다고 봐요
아무래도 SBS 보다는 추억의 컨텐츠가 많으니까요

<니체의 말>이 생각보다 괜찮아요~
어제 어영부영 페이지를 넘기면서 부담없이 반이나 읽었습니다 ㅋㅋ
좋은 글귀에 밑줄도 치구요
저는 어제 니체 덕에 행복했습니다 ㅋ

gimssim 2011-05-16 0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갓 구운 빵처럼 향기나는 님의 글입니다.
아름다운 중년...모든 중년의 희망사항일 듯 합니다.
그렇게 나이들어갈 수 있다면...생각하면 가슴 먹먹합니다.
어젠 저녁 산책 가느라 '나가수'놓쳤답니다.
삶도...그들이 부르는 한 곡의 노래처럼 혼신을 다하여 열정적으로 살 수 있다면...
몸과 마음이 좀 고전하고 있는데 '나가수'를 보며
일으켜 세우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남편은 처음에는 가수도 줄세우기냐, 일등만 기억하는 사회, 실력이 없으면 탈락하느냐,
잘못된 트렌드가 아니냐...비평이 무성하더니만 요즘엔 제게 묻어 은근슬쩍 잘 봅니다.

행복한 한 주 되세요^^

한사람 2011-05-16 08:37   좋아요 0 | URL

어제 저녁 '나가수' 안보고 산책하시길 정말 잘하셨습니다.
감질나는 늘리기 방송이었거든요 ㅋ

저도 덧글을 고리타분하게 작성하는 편이라 늘 온라인에서는 중년남자로 인식되는데
중전님의 글에서는 오래된 그리움이 묻어 나네요..

이제, '나가수'에서는 꼴찌도 잃는 것보다는 얻는 것이 훨씬 많다는 게 회자되었으므로
그래도 그들중에서 꼴찌는 자존심상하는 일만은 아닐듯해요

그나저나 담주 임재범의 여러분을 기다리느라 목이 빠지게 생겼네요
아마, TV앞에서 또 청승을 떨 시간이겠지만요 ㅋㅋ

보물선 2011-05-16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당신이랑 나랑은 참 취향이 공통점이 많구나... 하면서 허걱! 놀랐네.
써니는 내가 봤다고 했지? 여행다녀와서 하루 더 낸 휴가날 혼자본 영화가 <사랑을 카피하다>였는데^^

물론 어제 간만에 본방사수 하겠다고 TV시간 맞춰 알람해놓고 나가수도 봤다네!

이정도면 거의 싱크로율 98%는 되지 않아?? ㅎㅎㅎ

한사람 2011-05-16 10:47   좋아요 0 | URL

이른바 중년의 취향?? ㅋㅋ
중년이란 말이 몸서리 치게 싫었는데 슬슬 사랑스러워 지려해 ..
그래도 슬.프.다.

나가수 임재범의 10초 예고편을 아직도 잊지 못하겠어.
그 남자 왜 그렇게 사연이 많았던 것일까..

허긴, 사연없는 중년은 없지..
ㅠ.ㅠ

네오 2011-05-16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년이 주말을 견디는 방법이라는 제목이 심금을 울리는 군요 흑흑 ㅜㅠ
철쭉이라는 단어를 보고나니 어는 봄날 도로 양옆으로 아름다리 피웠있던 보라색의 꽃들이 불현듯 떠오르네요~
<사랑을 카피하다>는 봤고, <써니>는 보지 못했네요~ <써니>시절이 참 아려한 향수의 공간이 도사리고 있는 세계죠
니체의 철학과 최영미의 시의 조합. 메마른 감성의 한줄기 빛처럼 다가오겠네요^^

한사람 2011-05-16 15:49   좋아요 0 | URL

예..저는 주말을 아주 잘 견뎠습니다.
<써니>는 네오님 맘에 들지는 몰겠어요, 여자들 영화라서 ㅋ
네오님이 대략 저보다 십여년 후배임을 감안하면(아닌가??) 크게 와닿지 않을수도 있구요~

그런데, 니체는 의외로 좋은데요?
그래서 리뷰도 써볼까 생각중입니다

네오 2011-05-16 20:42   좋아요 0 | URL
ㅋㅋ <써니> 그러면 보지않을래요~ 여자들의 영화 포스터 그대로였군요~ 그냥 메인만 그런줄 알았는데 속을뻔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가르쳐 주셔서요^^
(여자들의 세계면 은근 더 알아가는 재미가있지 않을까요;;)

오홋~ 니체리뷰 기대만빵하겠습니다~ 니체라 니체라 니체 좋죠 그렇죠?
(모르면서 그냥 아는 '척'했습니다^^)

한사람 2011-05-17 02:03   좋아요 0 | URL

저는 니체를 리뷰하는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인용할 뿐입니다 ㅋ
절대 기대를 하시면 안되어요~

정리차원에서 끄적이고 싶었거든요

그래도 <써니> 재미있다는 사람들이 많아요, 기회되면 보시와요^^

보물선 2011-05-18 10:22   좋아요 0 | URL
저는 마흔넷 우리신랑이랑 열한살 우리 꼬마랑 봤는데 다 재밌어 하드라구요~
그냥 참고하세요^^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부모님이 생각날까봐 도망갔습니다.   

경쟁에 너그러워지려 고개를 돌렸습니다.  

 

 

 

 

 

 

 

 

 

 

 

 

 

 

 

 

 

 

길이 좋았습니다.  

빛은 눈부셨습니다. 

 

 

 

 

 

 

 

 

 

 

 

옅은 파도가 두려웠습니다.  

절벽까지 떠밀려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무들은 끄덕없어 보였고 사람들은 목적지가 뚜렷해 보였습니다.  

걷고 또 걸었습니다.  

멈추면 바보같이 눈물이라도 떨어질 것 같았습니다.   

 

 

 

 

 

 

 

 

 

 

 

하늘아래 오른쪽엔 비가 흩날리고 왼쪽엔 말들이 평화를 머금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엔 조금이라도 미움을 버리고 촉촉한 것들만 채워졌다고 믿고 싶습니다. 

 

 

어머닌 봄을 나지 못해 그렇게도 떠나곤 했습니다.  
오월은 가정이나 가족, 부모님이 중요한 달이겠죠.
남들이 중요한 것이 내게는 그렇지 않아질 때
세상은 얼마나 낯설던가요
지난 일년동안 책만 읽고 글만 쓰던 머리를 박치기 하고 왔어요
바닷물에 정신차리고
기암절벽에 눈을 질끔 감았습니다. 

다시 시작하고 싶습니다.
빗물어린 꽃내음, 그 싱싱한 초록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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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1-05-10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안 보이셨군요. 잘 하셨습니다.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건 정말 잘된 일이고, 복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힘차게 시작하십시오.^^

한사람 2011-05-11 10:08   좋아요 0 | URL

많은 걸 버리고 돌아왔어요~
머리가 한층 가벼워졌고 마음은 다른 무엇으로 채워졌습니다^^

보물선 2011-05-11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다녀왔어?
나두!
난 그저 가족들과, 가서 만난 분들과 둥실둥실 여기저기 정신없이 돌아댕기다 왔지비~

오늘 하루 집에서 쉬고 있어.
당신이 쓴 <빈집> 추천글 찾고 있는데, 잘 안보이네 그려~
예전에 <한낮에 우울>이랑 여러권 추천했었던거 있잖아...
있으면 메일로 좀 보내주라~

한사람 2011-05-11 16:46   좋아요 0 | URL

정신없이 돌아다니는게 결국 정신차리는 일이더군 ㅋ
돌아와보니 잘 다녀왔다는 생각도 들고

추천도서 페이퍼가 꼭꼭 숨어 있어서 나도 헤맸어 ㅋ
네이버 쪽으로 보냈다는^^

달사르 2011-05-11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오월이네요. 자연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오셨군요. 간만에 왔는데, 그래서 더 반가워요. 한사람님. ^^

한사람 2011-05-11 21:46   좋아요 0 | URL

여행을 다녀왔더니 오월이 후다닥 달려가는 느낌이어요
오늘에서야 겨우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1. 리스트 선정의 함정 

모르면서 함부로 책을 추천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웃긴건 모르니까 추천할 수 있는 거라는 생각도 한다.  
알았다면 도저히 추천은 할 수 없었을테니까

그래서 섣불리 제목이나 목차, 신문기사만 보고 선정리스트에 올리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통감하는 바이다. 그런데 이제 막 출간된 책들은 그럼 무엇을 근거로 읽고 싶다 말해야 하는가.
어짜피 예고편보고 영화선택했다가 막상 두시간 견뎌보니 아니었다는 교훈을 알면서도 피할 수 없는 경우이다.  

그러므로,  
신중을 기하되 아니올씨다의 리스크를 안고가는 수 밖에는 달리 방법은 없다. 

2. 인문/사회/과학의 광범위성 

평가단이 원하는 책을 미리 리스트하면 그 결과를 취합해 알라딘측에서 두권을 최종선정하는 방식.
8기의 소설분야에서는 리스트 선택의 폭이 그다지 넓지가 않았다.  
평가단 분들이 우연히 비슷한 취향이었는지 알 수 없지만 내가 읽고 싶다고 생각되는 책의 범위는
다른 분의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본다.  (아무래도 소설이 더 대중적이어서 그런것일까)

그런데 인문/사회/과학 분야는 소설과는 분위기가 매우 다르다. 
(일단 여성분들이 적은 듯하다 ㅠ.ㅠ)
선정들 해주시는 책들을 보면 깊이와 범위의 편차가 크다고 생각된다.  
(소설만 읽어온)내 수준에서는 이 사실이 두렵기까지 하다. 

 

결과적으로 평가단을 지원한 근원적인 이유에서 이 차이는 발생한다고 느껴진다.
그리고 위의 두가지 이유로 나는 백퍼센트 내가 '읽고 싶은' 책이 아닌 '선택되어질 만한'책들 중에서
무책임하게 리스트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서 결코 자유롭지가 못하다. 될 성 싶은 사람 찍어주는 유권자 기분이다.
어떤 운영방침이 새롭게 도입되면 반드시 부작용이 생기기 마련이고 그 시행착오는 운영자와 운영집단에게
공평한 부담이 된다. 그래서 이번엔 처음으로 리스트 선정하는 것에 고민을 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남성분들이 잘 선택하지 않을 성 싶은 책을 올려보기로 한다.

 

 

"이 책은 아버지의 역할과 영향부터 남성에게 있어서 양육과 삶의 조화, 남성에게 '아버지 되기'의 의미, 아버지 위상의 미래까지를 다각도로 살펴본다.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존재'라는 식의 감정적인 접근이 아니면서도 아버지의 존재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며칠전 '5월에 읽을만한 책'을 소개하신 로쟈님의 서재에 이렇게 적혀있었다. 아버지를 잊고 살게된지 십년이 다 되가는 마당에 교과서적인 아버지의 질문을 여러번 읽어보았다. 답을 모르겠다는  것 보다 아버지라는 단어가 속한 문장이 새삼 어색하게 느껴져 그 참뜻을 바로 이해하기 어려웠다. 오월은 가정의 달이고 나는 틀림없이 어버이날에 눈물을 흘릴터이다. 아버지의 존재를 좀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나면 그리움도 얼마간 해소되지 않을까.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좋은 시민 13명이 들려주는 이야기. 2011년 한국 사회의 화두와 쟁점을 살피고, 2012년 국가의 희망과 대안을 말하는 9가지 이야기" 라는 것이 출판사의 헤드카피이다.

이런 책을 거의 읽지 않았기 때문에 부채감에서 선정해본다. 이 사회가 불량사회라는 생각, 그 사회에 살고 있는 내가 불량시민이라는 생각을 되도록이면 기피하고 살았다.  ‘불량 사회’의 적을 자처하는 ‘좋은’ 시민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세상은 바뀔 수 있다는 생각자체를 포기한지 오래이다. 좋은 시민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불량시민은 되지 말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 책의 밀도가 촘촘하다는 평을 들었다. 

'조울증적 문화의 한국인'이라는 말에 흠칫 발이 멈춘다.
미술작품과 연계된 심리분석이 아주 새로울 것 같지는 않지만
알고나면 많은 공감을 하게 될 것 같다. 

특히나 80여 점의 한국미술품을 신경과학과 뇌과학에 입각해 설명하는  방식은
디자인과 심리학을 병행했다는 저자의 이력을 더욱 흥미롭게 하는 부분이다. 

 

 

지난번 평가단과 틀린 점이 있다면 이상하게도 이번엔 내가 지목한 책이 선정되길 바라는 마음이
더 많아진 것 같다는 것이다. 소설은 솔직히 어떤 책이 되어도 부담이 크지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다른 분들이 지목하는 책들이 궁금하지도 않았고 내가 원하는 책도 없었고
내가 원하는 책이 선정되지 않아도 상관이 없었다.
그런데 4월의 평가단 수행을 마치면서 이런마음은 싹 가시게 되었달까. 

함부로 지원할 인문분야가 아니었다는 생각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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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1-05-03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유, 왜 그러세요. 잘 하고 계시는구마.
서평단에선 여자, 남자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글만 잘 쓰면 됐지.ㅋㅋ

한사람 2011-05-03 16:05   좋아요 0 | URL

그럴까요? 인문쪽 선정하시는 책들 죄다 '국가'이거나 '정치'쪽이던걸요 ㅠ.ㅠ
마구 후회하고 있어요
지난번 소설때는 외려 다른 평가단 분들 신경안쓰고 그냥 제멋대로 썼었는데..
완전 이번엔 수준차가 심해요..(언뜻보니 모두 사설수준이세요)
(저는 완전 그저 열심히 썼다는 이유로 뽑아 주신듯...)

stella.K 2011-05-03 17:04   좋아요 0 | URL
그게 문제라니까요. 사설수준쯤 되야 폼 나는 거.
메인에도 뜨고.
아유, 맘에 안들어.ㅜ
글이라는 게 정답이 있겠어요?
내가 느낀대로, 생각나는대로 쓰면 되지.^^

교고쿠도 2011-05-03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실은 저도 7,8,9기 인문사회분야 평가단을 하고 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9기때는 소설분야를 지원해볼까 하다가 엄청난 경쟁률에 기겁을 했었지요.
저랑 생각하는 것이 꽤 비슷하신듯 하여 너무 공감이 갑니다. 아후.
게다가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분야인것 같고, 때로는 마음이 상할 때도 있지요...이번에는 잘 되어야 할텐데...^^
(저같이 글 더럽게 못쓰는 놈도 뻔뻔히 활동하고 있는데요 뭐. ^^)

한사람 2011-05-04 09:21   좋아요 0 | URL

저만 그렇게 생각한 것은 아니었나봐요 ㅋ

제 경운 소설서평 쓸 때는 스트레스를 거의 받지 않았는데
이쪽은 무식이 탄로나는 것 같아서 영 가시방석이어요^^
(이미 인문분야를 오래 해오셨으니 존경합니다^^)



네오 2011-05-04 0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회하지 마세요~ 저는 한사람님이 애로사항으로 언급하신부분에서 저도 깊이 동감하지만 도전의식같고 해볼려고요ㅎㅎ
서경식의<언어의 감옥에서>과 버트런트 러셀의<나는 무엇을 보았는가>를 벌써 읽으시고 리뷰까지 내놓으셨네요~
부럽부럽^^

한사람 2011-05-04 08:48   좋아요 0 | URL

네오님은 바쁜 직장인이고 저는 안바쁜 주부라는 ㅋㅋ

저도 도전의식을 가지고 지원했지만
그래도 수준차이는 어쩔수 없어보여요..
책 몇권 읽고 따라갈 차이가 아니었어요 ㅠ.ㅠ

네오님과 같은 책의 리뷰를 6개월이나 써야 한다는게 너무 싫어요 ㅋㅋ

cyrus 2011-05-04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모르면서 선뜻 제목에 혹해서 추천했는데 막상 읽어보고나니 어려우면 곤란하죠 ^^;;
저는 <아버지의 탄생>이라는 책이 더 관심이 가네요. 전에 <어머니의 탄생>이라는 두꺼운 분량의 책도
나온걸로 알고 있는데,, 남자로써 읽어보면 좋을 책인거 같아요 ^^

한사람 2011-05-04 17:04   좋아요 0 | URL

저는 왜 <어머니의 탄생>이 궁금하지 않죠? ㅋㅋ

책 선정에 성적으로 차이가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정치에 관심이 없어서 그런지..
리스트에 소외감을 느껴요 ㅠ.ㅠ


반딧불이 2011-05-04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똑같은 고민을 했던 저는 선정될만한 책을 밀어주기보다, 우연에 기대보자는 심정으로 늘 제가 읽고싶은 책만 추천을 했었어요. 그리고 그렇게 선정된 책을 받았을 때는 나름 기뻤답니다.

한사람 2011-05-04 17:09   좋아요 0 | URL

반딧불이님은 소신쟁이^^ 세요

지난번 소설평가단 할때
마지막날 다른 분들이 리스트 써주신거를 쭈욱 컨닝한후 ㅋ
그중에서 될성싶은 책들중, 그래도 제가 읽고 싶은 책을 골라서
아예 이번에 그렇게 골랐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골라주시는 안목을 믿었고,,그분들이 선택한 책이
실패했다는 생각이 안들었거든요

그런데 인문평가단은 우선 소설보다 범위가 넓다는 것을 제가 간과했어요
그래서 처음인지라 다른분들의 의견을 참고하고 싶었어요..
그런데..ㅠ.ㅠ

저와는 너무나 취향도 다르고...수준도...차이나고...
(뭐, 어떤 책을 골랐다고 그 책을 읽고 싶다고 하는 것이 그분의 교양수준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저라면 고르지 않았을거라는 놀라움이 컸습니다)

저같은 분이 없는거 같아서요..

가연 2011-05-05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번에 리스트를 고를때 다른 분들의 추천 도서를 쭉 보다가 '아 이 책과 이 책이 되겠어' 하는 느낌이 오더라구요. 결국 한 권은 제가 생각했던 책이 되더라구요.. 이번에도 한 권이 .. 될 것 같은 느낌이 ... 드는데 ㅠ 제가 그 한 권이 뽑히길 바라는 건지 모르겠네요. 지목한 책이 되면 이 책이 안좋으면 어쩌지, 하는 생각부터 들고, 지목한 책이 안되면 아.. 잘 아는 분야가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고, 고민만 늘어가네요.

한사람 2011-05-05 20:15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이번에도 '언어의 감옥에서' 처럼 될성 싶은 책이 있네요 ㅋㅋ
불행히도 제가 선택한 책중에는 한권도 해당사항이 없을 듯하다는 ㅠ.ㅠ.
어떤 책이 되어도 잘 아는 분야가 아니기에 그냥 포기하고 있습니다 ㅋ

달사르 2011-05-11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사람님. 평가단이 뭐에요? 알라딘에서 하는 특별리뷰 같은 건가요?
특정 책의 리뷰를 신청해서, 책을 받고 리뷰를 쓰는 예스24와는 조금 달라보이네요. 물론 저는 예스에서도 그런 걸 하진 않아서 잘 모르지만, 평가단의 느낌은 좀더 전문적인 느낌이 드는 거 같애요.

한사람 2011-05-11 21:45   좋아요 0 | URL

달사르님, 연휴는 잘 보내셨죠?
평가단의 느낌이 좀 더 전문적으로 다가온다는 말씀이 반가워요~
알라딘은 일년에 두번 평가단을 분야별로 선정하고 있어요.
운영측은 평가단으로부터 읽고픈 책을 추천받아 취합하여 한달에 두 권을 선정하고
평가단은 마감일 안에 리뷰를 쓰는 방식이어요

책 읽고 리뷰쓰는 것은 다른 온라인서점의 서평단과 다를 건 없어보이구요
평가단을 선정할때 공지한 일정에 따라 분야별, 신청을 받아요. (소설/인문/경영/예술/유아등의)
신청할때 접수한 리뷰심사를 통해 분야별로 20명씩 뽑더라구요
소설분야가 제일 치열하다고 들었어요.

저도 예스와 연계된 출판사에 덧글로 신청한후 해당책을 받아 리뷰를 쓰는 것을 몇번 해보았어요.
거의 신청하시는 분이 정해져 있었던 거 같고, 또 당첨되는 분들도 정해져 있는 것 같았어요 ㅋ

저는 7기와 8기에는 소설평가단이었고 이번 9기는 인문쪽을 하게되었어요
이런 비교는 조심스럽지만, 알라딘에는 어느곳보다 글빨과 이빨이 센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평가단 하면서 자연스레 배우게 되더군요^^

한달에 두권이니 부담도 안되고, 또 선정과정을 거쳐서 뽑혔다는 자부심도 생기고
평가단분들이 추천한 책중에서 두권이 선정되는 방식으로 바뀐 뒤부터는
평가하게 되는 책들도 대부분 양질의 책이 많아서 저는 좋더라구요,
달사르님도 10기에 신청해보시면 어떨까요..

http://blog.aladin.co.kr/proposeBook/4616398


달사르 2011-05-21 13:01   좋아요 0 | URL
아..그렇군요. 알라딘 평가단, 링크 걸어주신 곳으로 가보니 참 알차게 꾸려져있네요.
종종 가서 다른 사람들 리뷰 구경도 하고 그래야겠어요.
한사람님, 자상하십니다요!! 10기에는 저도 도전을 해보겠습니다. 고마워요. 꾸벅.
 

 

좀 가볍고 덜 진지하고 싶다. 흩날리는 꽃송이를 떠나 보내며 또 한철의 봄을 안녕하며 스스로 다짐해본다. 

이곳은 어디인가. 무엇을 하는 곳인가. 무엇을 얻기 위해 글을 올리고 무언가를 확인하는가. 돌아보고자 한다. 
이곳은 알라딘, 나의 서재名은 '책방 아저씨', 그리고 닉네임은 '한사람'인 내가 운영하는 온라인 서점의 서평블로그이다.  
나는 '책방'을 하지 않고 '아저씨'도 아니다. 지난 날 내가 별명 지어준 사람, 그 사람을 그렇게 불렀다.

프로필 이미지는 피카소의 우울한 여자, 배경 스킨은 꽤 추상적이다. 새 단장을 했다. 모두 내가 좋아라 하는 이미지들이다.
지난 일년간 올려 놓은 리뷰는 약 일백편 가량되며 신간 평가단 7기와 8기 소설분야를 담당한 적이 있다.
그리고 9기엔 인문/사회/과학 분야를 시작한다.  

내 경우, 이곳 알라딘의 서재가 타 서점의 공간과 비교하여(인터페이스면에서) 좋은 건 두가지이다.  

 

첫째, 흔적이 남지 않는다 

일일 방문자 수만 알 수 있을 뿐 어떤 사람이 방문했는지는 발자취가 남지 않는다. 전에는 이 차이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런데 방문자를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건 나로선 환영이다. 내가 알기로 타 온라인 서점들은 모두 다녀가신 발자취가 고스란히 남는다. 물론, 삭제할 수도 있지만. 예스 24에서 나는 어떤 서평자의 블로그에 방문하였다가 '당신은 무엇때문에 내 블로그에 방문했느냐'는 황당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심지어는 (인기많은)자신의 블로그를 염탐하러 온 것이 아니냐는 몰상식한 의심도 받아보았다. 어떤 분은 (유입수가 많은)자신의 블로그에 자꾸 (쓸데없이)흔적을 남겨 외부로 부터 유입을 유도하려고 방문하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반드시 흔적을 지우고 가라는 강경조의 포스트를 올리는 것을 본 적도 있다. 이른바 파워블로거라고 불리는 그분들의 블로그에 우연찮게 방문한 나는 무심코 방문했다는 것 말고는 아무 잘못이 없었지만 나의 흔적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염탐'이나 '유입'의 목적으로 비추어 진 적이 있었다는 말이다. (그들의 논리대로라면)친하지도 않고 자주 방문하는 곳이 아니니 나는 내 흔적을 지우고 돌아와야 했다. 그런데 내 입장에서는 전혀 내 닉네임을 지워야 할 사유가 없었기에 그들이 이해가지 않았다. 내가 평소에 이웃들에게 잘 방문하지도 덧글을 남겨놓지도 않는 성향이라 나는 한번씩 방문하면 일수 찍듯이 일부러라도 내 흔적을 남기고 싶었다. 그런데 흔적이 뜻하지 않게 민폐가 되는 경우도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내 블로그에서도 들렀다가 흔적을 지우는 이웃분들을 심심찮게 목격하기도 했다. 그분들은 평소 나에게 격려와 위로를 해주던 분들이라 나는 그것도 이해가지가 않았다. 혹시 방문만 해놓고 아무런 메시지를 남기지 않고 간 것에 대해 내가 서운해 할까봐 그런 걸까 앞서 생각해보기도 했지만 평소에 내 블로그엔 거의 덧글이 달리지 않는 쪽이었고 또 내 성향을 알고 있는 이웃들이라면 그런 염려는 할 이유가 없을 터였다. 문제는 내가 아니라 다른 이웃들이었다. 내 블로그에 다녀간 흔적이 다른 사람들에게 노출 되는 것이 싫었던 것이다. 혹은 내 블로그에서의 자신의 흔적이 그곳 블로그 생활에 그다지 득될 게 없었거나.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겨지는 흔적들과 지워지는 흔적들로 원치않는 메시지를 수신한 것이었다.  

이곳은 흔적에서 자유로와 좋다. 물론, (알고 싶어도)내가 다녀갔음을 알릴 수 없듯이 누가 다녀가셨는지 알 수 없다는 공평한 궁금증이 불편할 때가 있긴 하지만 익숙해지니 곧 흔적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을 듯하다.  

 

둘째, 쪽지가 없다. 

생각해보니 위의 흔적과 관련된 운영체제였다. 회원들간 일대일 메시지 통신 기능을 하는 쪽찌는 포털 사이트 블로그에서 메일을 대신하는 중요 편리 기능이었다. 예스 24는 쪽지 천국이었다. 더 편리하라고 운영되는 기능이 이른바 '카더라'식의 음성 통신의 일등공신이었다. 흔적을 삭제하는 이웃들은 거의 쪽찌로 안부와 축하인사를 건네왔고 미처 내가 놓친 정보, 당첨 소식을 전해왔다. 쪽지로부터 위로도 받았지만 사실 확인이 불가능한 음해나 억측, 소문을 전달 받을땐 난감하고 괴로왔다. 모두들 나를 염려한다고 부러 띄우는 전갈이었지만 나는 그것들을 꿀꺽 삼켜야만 했다. 나는 쪽찌에 일일이 친절히 대응하지 않아 어쩌면 왕따가 된 것인지도 모른다. 언제부턴가 로긴하면 오른쪽 상단에 쪽지함이 열어보기가 겁나기 시작했다. 혼자서 상관없는 척 하는 것도 재수없어 보였던 것이다. 나라고 온전히 결백하고 혼자서 정의롭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결국 듣고 싶지 않다고 대응하기 싫다고 의사를 전달하는 것도 한계에 다다라 나는 스스로 자폭할수 밖에 없었다. 생각해보니 어여쁜 우편함 하나가 지붕도 천장도 무너뜨리고 만 것이었다.

그리고 중요한 건 이곳엔 쪽지 공포가 없다는 것이다.  

어쩌다보니 이웃 서점을 비난한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지만, 운영체제의 문제점을 제기한 것이 아니라 블로거들의 운영방법이 내게는 힘들었다는 점을 상기하고 싶을 뿐이다.  예스 24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어떤 이유에서 알라딘 서재는 '흔적'과 '쪽지'가 없는지 나는 모른다. 아직 개발을 하지 않은 것인지 추구하는 목표가 달라 일부러 고안하지 않은 기능인 것인지 나는 모른다. 온라인 서점을 돌아다녀보니 각각 블로그 운영체제에 장단점이 분명히 느껴진다. 내가 이곳에서 느끼는 장점이 어떤 분에게는 확연한 단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처음부터 사람과의 소통을 목적으로 서재를 운영한 것이 아니라 나는 이 두가지가 새삼, 퍽이나 마음에 든다.  이제 글만 쓰면 된다.

 

마음을 좀 열어야 겠다. 따지고 보면 폐쇄적인 은둔자 성향의 내가 문제의 시작지 였음을 모르지 않는다. 

 

그래도 꽃이 지는 건 여전히 슬프다. 

나는 안녕한 걸까, 이곳은 안녕한 곳일까. 나를 즐겨찾는 서재로 등록하신 이웃분들은 안녕하신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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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4-27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님을 즐겨찾기 한 순오기는 안녕해요.^^
저도 알라딘의 시스템이 좋아서 저의 메인 블로그로 삼아요.
다른 곳은 다녀간 흔적과 무차별로 날라오는 쪽지가 부담스럽더군요.
그리고 땡스투 기능도 누가 했는지 친절하게 쪽지가 날라와서 꽤 신경쓰여요.
이런 저런 기능에서 알라딘이 더 자유롭고 수준 높은 리뷰도 많아서 좋아하지요~~~~~ ^^

한사람 2011-04-27 22:37   좋아요 0 | URL

아,순오기님 안녕하시죠..?
저만 그러한게 아니었군요^^
오늘부로 양다리를 버리고 한쪽 살림만 하기로 했는데 이렇게 인사까지 남겨주셔서
울컥해요 ㅋ

수준높은 리뷰들이 많은지는 몰랐어요~ 순오기님이 이곳에서 보아오셨으니
백퍼센트 신뢰합니다, 고맙습니다 !

2011-04-27 23: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28 09: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28 1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28 16: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웽스북스 2011-04-27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가워요 한사람님!!! :) 뜬금없는 인사에 너무 놀라지는 마시고요~ :)
리뷰만 종종 읽었는데, 반가워서 인사 남겨요. 앞으로 자주 뵈어요!!

한사람 2011-04-28 09:04   좋아요 0 | URL

ㅋ 놀랐습니다..
알라딘 서재의 메인에서 웬디양을 자주 목격했습니다
물론 글을 읽어본적은 없어서..(죄송)
이 포스트가 웬지 커밍아웃처럼 느껴집니다 ㅋㅋ
종종 들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매지 2011-04-28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사람님, 안녕하세요.
저도 뜬금없이 인사를 ^^

한사람 2011-04-28 09:09   좋아요 0 | URL

이매지님, 인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알라딘 서재 오다가다 이매지님을 본적이 있습니다~
우연한 인연이 반가운 아침입니다

마노아 2011-04-28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한사람 님이 제시해준 것들은 저도 알라딘 서비스에서 무척 마음에 드는 설정이에요.
반가울 수 있는 만남이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았으면 하거든요.
한사람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한사람 2011-04-28 09:11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뜻하지 않게 이글이 메인에 뜨는 바람에 완전 알라딘 서재질 공식선언문 같이 되버렸어요 ㅋ
인사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이곳에서 자주 안녕하고 싶습니다^^

감은빛 2011-04-28 0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제목을 읽고 나니 일부러라도 인사를 건네고 싶어지네요.
그렇군요. 이웃서점은 흔적이 남는 것과 쪽지 기능에서 많이 다른가보네요.
뭐 취향에따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저는 '한사람'님이 친절하게 알려주신 그런 요소들이 참 좋은 것 같네요.

한사람 2011-04-28 09:13   좋아요 0 | URL

감은빛님, 저도 예전엔 그런가보다만 했었어요
이곳에선 그냥 리뷰만 올려놓고 방치하는 수준이었죠 ㅋ
어찌보면 신간평가단이니까 의무적으로만 대했던거 같아요
그러다가 이곳을 자세히 들여다보니...그런 기특한 점(?)이 발견되더라구요
그래서 결정했어요, 여기서 뼈를 묻자 ㅋ 까지는 아니고 마음을 담자...

친절한 인사가 따스합니다, 고마워요 !

네오 2011-04-28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런 herstory가 있었군요~ 한사람님이 언급한 '변수'들에 대해서 무감각한 사람도 있어요^^ 말그대로 무념무상~알라딘에서 자주 뵙겠네요? 그런데 광고로 올라온 책들 생강,언어의 감옥,달과게,간과 쓸게 다 있는 책들이네요ㅋ 왜 전 한사람님 인문사회 관심사하고 반대로 가죠:D 저는 최근 '한국'소설의 더 흥미가 끌리는데요~ 아~ 물론 저도 인문사회 신간평가단이긴한데요~ 빡빡한 활자들의 향연보다는 보다 부드러운 텍스트가 저는 더 좋아요~

한사람 2011-04-28 09:19   좋아요 0 | URL

ㅋ 네오님, 반가워요
TTB광고를 처음 해봤어요(하는데 참 어려웠다는..)
그래서 생각나는대로 올려봤어요, 아마 귀찮아서 저대로 한달은 놓아둘껄요? ㅋ
네오님 리뷰를 세편 읽어봤지요, 해석하는 툴이 대학원때 박사논문 보는줄 알았습니다
뭐하시는 분일까, 어떤 공부하셨나 궁금했어요

제 경우는 인문 서적은 거의 읽지를 않아왔어요
그런데 리뷰를 일년 쓰다보니 아는게 너무 없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ㅠ.ㅠ

<언어의 감옥에서>를 읽었는데 참 좋았어요
네오님과 평가단을 같이 한다니 떨리네요..비교될거 같아서요

하지만 꼭 읽어보겠습니다^^

네오 2011-04-28 17:18   좋아요 0 | URL
아~ 드디어 생각났네요~ TTB광고 그 단어가 생각이 안났어요~ 저는 지금 한 3개월동안 그대로예요ㅋㅋ 음~ 리뷰는 언제나 당선되지 못하면 가슴은 쓰리죠~ 그래서 저는 그렇게 심혈을 기울이지는 않아요~ 떨어져도 그래 떨러질만하니깐 떨어졌지라고 마음 편안게 생각하기 위해서요~(왠 자뻑이죠ㅋ) 사실 계속해서 리뷰대회에 참가하는건 (상금도 무지 탐나지만) 저의 글이 어느정도 통하냐는것과 감각익히기데요~ 음~영화평론가가 되고 싶은 마음에 글을 쓰는거예여 끊임없이 그리고 영화감독도 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저는 경영전공했구요,,저도 상사의 질책에 몸둘바를 모르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어렸을때 책을 많이 읽어서 조금은 감성과 지성이 있는거 같아요 ㅋㅋ(넝담입니다~) 지금은 그렇게 책도 읽지 않고요 대신에 영화는 많이 보져 음악은 주말에 몰아서 듣고요(제가 좋아하는 장르는 클레식이라고 하고 싶지만 라디오헤드나 버브같은 브리티쉬팝입니다) 앗~ 그리고 제 리뷰는 허세작렬이기때문에 그렇게 썩 마음에는 안들고요(조금은 어폐가 있지요) 오히려 처음의 한사람님글이 길고 빡빡해서 어려울줄 알았는데 자세히 읽어보면 편안하고 재미있는 글이란걸 깨닫죠(저 이런 스타일 엄청 좋아해요ㅎㅎ) 그런데 댓글을 읽어보니 흐음~ 타인은 언제나 '지옥'이래요~ 저도 죽겠어요 그렇다고 사회생활 안할수도 없고요~ 진심어린 배려와 따뜻한 관심, 예쁜 말솜씨 뭐 그런게 어울려서 좋은 관계가 성립하지 않을까요^^

한사람 2011-04-28 16:38   좋아요 0 | URL

영화평론도 참 매력적인 분야죠~
경영을 공부하셨군요.. 경영학 전공했지만 소설쓰는 최제훈 작가 생각이 나네요
직장다니면서 책읽고 글쓰는 분들이 존경스럽습니다..

한동안 '서평 엄숙주의'를 고수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그 틀안에 제가 갇히는 기분입니다, 처음에 한권의 책을 읽고 생각나는 것은 죄다 토해내보자 이런 생각을 했어요. 그러다보니 길어지고 빡빡해지고..줄이고 싶어도 안되더라구요
모두다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말하고 싶은 하나라도 제 개성을 담아 다듬는게 결국은
자기 스타일이 형성되는 과정인 것 같아요~

타인이 지옥인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나머지가 천당인건 아닌 거 같아요 ㅋ
타인 없는 나, 없어도 되는 나가 궁극엔 더 지옥일테죠
결국 타인은 있어도 없어도 세상은 지옥이잖아요, 그러니
답은 상대, 타자, 외부가 아니라 우리들 자신일 거구요

네오님 알게되서 저는 서재천국이에요^^

네오 2011-04-28 17:34   좋아요 0 | URL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감동의 눈물)ㅠㅠ 정답은 우리들 자신에 있는게 맞습니다~
알라딘 좋아요~ 뭘랄까? 서로 서로 잘 인정해 주는 분위기인것 같아요~ 적어도 직장생활하면서 매일 같이 하는 주제인 재테크,부동산,조건부 결혼 그런애기가 없어서 좋아요~ 그놈의 돈돈~ 저도 돈 좋아하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주제도 있잖아요~ 난 직장생활하면서 아직도 이 사람의 감명깊게 읽는 소설이 무엇인지를 물어본적이 없군요 불행히도~ 왜 그랬을까요^^ 아~ 피카소 좋아합니다~ 이번 모던아트전에서는 별로였지만요(왠 허세일까요^^)

조선인 2011-04-28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아마 처음으로 인사를 드리나 봅니다. ^^

한사람 2011-04-28 09:22   좋아요 0 | URL

어제 이쪽 동네에서(옆동네) 손학규가 당선이 되었습니다^^
이쪽 젊은 사람들 진짜 투표안하는데...꼭 작정하고 나온 사람들 같았어요
그 덕에 이동네 백화점이랑 아울렛에 아줌마들 천지였습니다
(분당 집값 내려가서 아마도 민주당을 찍었을거라는 ㅋㅋㅋ)

처음 인사에 제가 참 주책이네요
반갑습니다, 아이들 사진 보니 웬지 저와 비슷한 연배이실거 같기도 하고 ㅋ

구름고래논술토론 2011-04-28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좋은 글 읽고 습관대로 그냥 가려다 소개글을 보고 멈칫했네요.
"사는 날까지 죽는 것 보다는 죽는 날까지 사는 게 나을 듯하다" 이거요.

제가 아는 누군가는 30년 동안 죽은 채로 살고 있거든요. 발전도 발견도 없이 그저 하루하루를 탄식 속에 살면서요.
저도 죽는 날까지 살고 싶습니다. ^^

한사람 2011-04-28 09:25   좋아요 0 | URL

저도 멈칫하게 되는 사연이네요...

어떨땐 살아있다고 다 사는게 아니라는 생각을 합니다..
어찌보면 죽는 날까지 사는게 아니라 결국 죽어지는 거라는 생각도 하구요
살아있다는 자각을 하면서 매순간 사는 것 처럼 살아내기란 말처럼 쉬운일이 아니죠..

그런면에서 비록 죽는 날까지지만 사는 것 처럼, 살아있다고 느끼면서 살자..그런 다짐을 합니다

프로필 유언(?)에 아는척 해주셔서 고마워요^^

2011-04-28 09: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28 09: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June* 2011-04-28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쨘 !
 헤에 ,걱정했어요.
 

한사람 2011-04-28 09:57   좋아요 0 | URL

꼭 이사간 곳에서 옛날 동네에 같이 살던 이웃을 마트에서 재회한 기분이어요^^
고맙습니다~

양철나무꾼 2011-04-28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저 안녕합니다.

다른동네 서점 얘긴 생경했고,
저에게 먼저 말걸어주신 한사람님이기에 의외입니다.
자주 가까이서 뵙도록 하죠~^^

한사람 2011-04-28 11:08   좋아요 0 | URL

아..기억나요
그때 요네하라 마리 리뷰대회건으로 올리신 포스트를 보고
제가 주제넘게 ㅋ '수상하지 못한 것은 필력의 차이가 아니다'라고 남기고 휘리릭 도망갔죠??

제가 한때는 리뷰대회에서 수상하지 못해 실망하는 내용의 이웃님들에게
나름의 위로랍시고(저는 떡하니 수상한 주제에..) 인사를 남겨놓고 오곤 했습니다..
그러곤 다시는 가지 않았죠 ㅠ.ㅠ

나중에 리뷰대회에서 저도 물먹어 보고..탈락자가 되어보니 어떤 마음인지 알게되었어요
나름 열심히 썼다고 생각했는데(열심히 썼다고 생각할수록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ㅋㅋ)
탈락하면 발표당일날은 씁쓸하죠..
어떤 분(수상한 분)이 제가 양철댁님에게 했던 것처럼 제게 위로를 해주셨는데
이상하게도 (그분의 의도와는 다르게)뒤돌아선 더 속상했던 기억이 있어요...참..
물론 지나가면 자연스레 잊어버리고 리뷰대회를 많이 참가해보니 생리와 속성을 알게되었지만,

제 행동이 썩 적절치 못했다는 반성을 했습니다..
더군다나 다른 글에는 절대 반응을 안보이다가 그런 포스트에만 달랑 먼저 인사하는것이
웃기잖아요^^ 제게 있어 예외의 인사에 해당하는 양철댁님이기에 부끄럽네요...

암튼, 이렇게 다시 반갑게 인사남겨주셔서 고마워요~
잘해(?) 볼께요 !

울보 2011-04-28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전 제가 먼저 인사드려요,,
전 누가 말걸어주지 않아도 혼자 이곳에서 너무 잘 놀고 있는,,
아이 엄마랍니다
반갑습니다,

한사람 2011-04-28 11:55   좋아요 0 | URL

울보님, 먼저 인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도 혼자서 노는 진수를 잘 실천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아이사진이 친근해보입니다

stella.K 2011-04-28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지 않아도 한사람님 요즘 안 보이는 것 같아 궁금했어요.
얼마 전 예스24에 우연히 갔다가 탈퇴하신 모양이더라구요.
그런데 오늘 여기서 읽어보니 나름 상처가 깊으셨나 보네요.
물론 알라딘이 다른 곳에 비하면 좋긴 하지만 어디든 너무 좋아하시진 마세요.
저도 알라딘 한때는 없으면 못 살 것처럼 좋아했지만
이곳도 오래 있다보니 나름의 상처가 생기더라구요.
뭐, 누가 그러긴 하더군요. 관계는 다 상처라고.
어쨌든 요즘엔 서재인들 아는 체 하기가 겁나요.
나름 좋게 지낼까 싶은 사람도 때되면 멀어지고,
여긴 쪽지가 없는 대신 비밀 댓글이 있잖아요.
저도 한사람님처럼 누가 저 위해 한 말이 결국 상처로 남는 그런 적도 있어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누구에게 터놓고 하소연 하기도 그렇고.
이래저래 요즘엔 잘 안 다니고 다니더라도 눈팅만 하고 있습니다.
대신 조용하고, 한적한 서재 다니며 가끔 댓글을 달기도 하죠.
그래서 한 사람님 알게 된 건데...
요즘엔 내 글만 쓰고 나오는 편인데, 그도 차라리 마음이 편하단 생각이 듭니다.
아, 이러다 좀비될 것 같습니다.ㅠ

근데 제목에 놀랐어요. 안녕이 그 안녕이 아니었군요.ㅋㅋ

한사람 2011-04-28 12:07   좋아요 0 | URL

아..스텔라님..
예스는 탈퇴까지는 아니고..당분간 블로거 활동을 하지 않으려 맘먹고 글하나 남겨놓고 왔습니다..
사실, 이 포스트를 올리면서 평소처럼 '혼자 말하고 혼자 삭히기(?)'의 일환으로 생각했는데
메인에 뜨는 바람에(제 글이 메인에 떴던 적이 딱 한번 있었던 거 같아요, 문학동네 장바구니 이벤트 참여글ㅋ)완전 커밍아웃처럼 되버렸어요. 자고 일어나니 일회성의 관심을 받는 기분이랄까요...
이런적이 처음이라 당황스럽습니다..
그동안 제가 거의 서평만 올리다가 처음으로 마음을 열어보였다는 생각에 그동안 이웃이셨던 분들이
인사해주시는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스텔라님 말씀처럼 저도 여기가 정답이다는 식의 활동은 유의하겠습니다
미처, 비밀댓글 기능이 있다는 생각을 못했어요 ㅋ
생각해보니 쪽지와 유사할수 있겠어요..ㅠ.ㅠ

이곳도 다 사람 사는 곳이니 하다보면 상처도 받을수 있다는거
우연한 내 덧글이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수 있다는거 잊지 않겠습니다
일주일전까지만 해도 아예 서평쓰는 일을 그만둘까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그러나..신간평가단 의무도 있고 무자르듯 그만두는 것이 내게 어떤 이득이 있는지,
결코 발전만을 향한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어요
아직도 고민중이긴 합니다^^

그래도 여기 분들은 책좀 읽고 글좀 쓰는 분들이니까
같은 방식으로 상처도 치유도 이루어 나갔으면 합니다

긴글, 고마워요 !

stella.K 2011-04-28 12:26   좋아요 0 | URL
미안해요. 한사람님.
제가 너무 내 식으로 질러버리듯 말한 것 같아서...
그래도 한사람님 마음 한자락 여기에 의지해 볼까 하셨던 마음이었을텐데.ㅠㅠ
저도 이번에 평가단 됐잖아요. 예술분얀데.
물론 책을 좋아하니까 그 한가닥 인연이라면 인연이고, 이것으로
내 상처받은 마음 치유해 볼까? 하는 마음에서, 왜 상처는 상처로 치유하라잖아요.
그래서 우린 모두 다 상처 받은 치유자가 되야한다고.
암튼 그런 바람으로 지원한 거예요.
그게 또 시간이 지나면 어떤 의미로든 결과가 나타나겠지요.
저도 한사람님처럼 혼자 말하고, 혼자 삭이려 하다보면
또 이것도 아니겠다 싶어 다시 다른 사람과 소통을 하려고 할지도 몰라요
여태까지 그렇게 살아왔던 것 같구요.
뭐 이런 말할 자격 없는 것 같지만,
그래도 한사람님 좋은 분들과 좋은 소통하면서 여기 계셨으면 좋겠어요.
사람이 다 거기서 거긴 것 같아도 좋은 사람은 또 따로 있는 것 같더라구요
그러니 제 말 너무 마음에 두지 마세요.
암튼 한사람님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한사람 2011-04-28 16:42   좋아요 0 | URL

이궁, 미안하긴요~ 그정도로 저 상처 안받아요 ㅋ
예술분야 어렵지 않나요?
저는 요즘 인문쪽이 자꾸 재밌어져요
소설이 좀 지겨워졌달까...사실 잼있는 소설이 요즘 드물잖아요
뭐 재미보자고 소설읽는 건 아니지만,
저는 소설이 옛날보다 더 무겁고..그래서 시시해졌다고 생각해요

cyrus 2011-04-28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잘 살고 있어요,, ^^;; 오랜만에 와보니 서재 스킨이 확 바꿔져 있어서 한사람님 서재가
아닌줄 알았어요 ㅎㅎ;;

저는 알라딘에만 블로그질하고 있어서 예스나 교보에는 관심 없었는데
예스랑 알라딘 블로그 시스템에 서로 많은 차이가 있었군요.


한사람 2011-04-28 16:48   좋아요 0 | URL

시루스님, 요즘 바쁘죠?
처음엔 사이러스인가 싶었는데 ㅋㅋ
예스와는 운영시스템이 조금 달라요
가장 틀린건 그 시스템에 따른 블로거들의 운영방법인듯 해요
제 경운, 몇가지 힘든 부분들이 있었어요

뭐 절이 문제가 없었으니 중이 떠나야죠 ㅠ.ㅠ
오랜만에 뵈어서 반가워요 !!!

saint236 2011-04-28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사람님 안녕하세요. 저는 처음 여기를 들어 옵니다. 저도 알라딘이 좋은 이유가 동일합니다.

한사람 2011-04-29 08:44   좋아요 0 | URL

처음이신데 인사까지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사진이 참 다정해보이세요 ㅋ

보물선 2011-05-04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서 자기를 또 만나는군! 안녕!!
예스 문닫았나?
뉴스레터 메일에서 만나지 않았다면 당신을 잃어버릴뻔 했구려~~ (물론 우리에겐 다른 매개체가 있겠지만^^)

대문사진이 피카소 그림이라구??
난 당신아는 누군가가 당신을 그려준게 아닌가 했는데...
왠지 분위기가 닮았어.
초이스에는 이유가 있는거야!ㅎㅎ

난 서재에는 자주 오지 않지만, 알라딘 특급고객이야. 마일리지 받아쓴거만 100만원이 넘드라구~
그책들 내속에 들어온게 적지만 나중엔 자산이 되겠지?ㅋㅋ


한사람 2011-05-04 12:49   좋아요 0 | URL

예스는 떡하니 글하나 올려놓고 나몰라라 하고 있음.
뉴스레터 메일은 무엇인지?

대문 그림은 정말 나를 닮았다는 생각을 나만 한것이 아니었구나 ㅋㅋㅋ

마일리지 백만원이라 ..완전 VVIP 였구나~
어떤 이유인지는 확실히 모르겠는데 알라딘이 책사는데는 참 편한 것 같아 !!!




보물선 2011-05-11 12:53   좋아요 0 | URL
알라딘에서 메일 보내주는거. 이메일 뉴스레터.
거기에 당신꺼가 있었는디~
 
<인문/사회/과학>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이 책의 목차에서 나는 흡사 조지 오웰의 <나는 왜 쓰는가>의 인상을 받았다. 아마도 '감옥'이라는 제목때문 이었을까. 일본 지진참사 이후 신문에서 일본문화를 이해하자는 식의 내용을 곁들여 이 책을 소개하는 기사를 보았다. 일본지식인 사회의 사상적 퇴락을 주요내용으로 하고 있는 이 책에서 답을 찾겠다는 생각인 듯하다. 개인적으로 일본문화에 대한 변화와 현상에 대한 지식보다는 나는 이 책의 저자가 '재일 조선 지식인'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어 좀 객관적인 시각을 체계적으로 만나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많다. 사회적 문제뿐만 아니라 윤동주의 '서시'를 비롯한 문학작품에 서로 다른 번역으로 비롯된 평론들을 만나볼 수 있다하니 더욱 반갑다.  나는 솔직히 지난 일본 지진 발생후 폭풍처럼 이어지는 우리 국민의 인류애적인 물결이 그다지 반갑지 않았던 편에 속한다. 연민과 애도도 무슨 경쟁이나 유행처럼 번져가는 각종 언론의 기부문화에 두려움섞인 염증을 느꼈다. 엊그제 독도 교과서 사건 같은 뉴스하나만 나오면 금방 언제그랬냐는듯 고개돌릴 우리들이 뻔하지 않은가. 진정 인류애만이 절절하다면 독도사건과는 별개로 네이버콩을 기부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런 높은 수준의 인류에 속하지 않았던 국민이기에 그냥 마음으로만 애도했다. 이 책을 읽고 다시 논리적인 냉정을 찾고 싶다고 말한다면 내가 이기적인 것일지.

  나는 사회과학이 우리 사회에 왜 필요 한 것인지 대답할 수 없다. 철학이나 문학, 역사, 과학, 예술, 인문학까지는 대충 얼버무려 오답이라도 작성할 것 같은데 사회과학은 자신이 없다는 것이 이 책을 선택한 이유이다. 이 책의 목차들은 읽어 내려가는 것만으로도 지적인 쾌감을 선사하기 충분했다. 책 한권 읽었다고 한번에 유식해질 리 없는 독자이지만 이번 인문/사회/과학 서평단에 신청을 한 것도 이러한 무식을 타파해보자는 갸륵한 용기에서 비롯되었으므로 이 책이 그러한 시작을 다소 격려해줄 수 있을 것 같다. 더불어 많이 들어본 저자인 우석훈 교수의 강연을 듣는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읽어야 겠다는 다짐을 한다. 강신주 교수처럼 철학을 재미나고 쉽게 가르쳐준다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이 책은 과학분야에 속한 책이지만 저자는 과학자가 아니다. 라캉의 정신분석학을 바탕으로 한 의사이다. 인간관계에서 발생한 모든 감정이 질병의 원인이 되고 치유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연구서는 대개 재미가 없고 어렵기만 했던 것 같다.  이 책은 좀더 실용적이고 실천적이라는 평가를 믿어보겠다. 어쩌면 이 책이 정신분석학의 한 장르가 될 것 같은데 나는 언제나 프로이트와 라캉의 사유가 많이 들어온 만큼 알고 있는 것 같다가도 또 늘 새롭다고 여겨진다.  

 마음에서 모든 병이 시작된다는 말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정리한 선생님이 가르쳐주는 인생처방전으로 생각하고 싶다. 더불어 내 경우 어떠한 질병이 가능성이 있을 것인지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유추해 낼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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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1-04-03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엔 인문쪽을 하시는군요.
언어의 감옥에서 읽어보고 싶네요.^^

한사람 2011-04-03 21:54   좋아요 0 | URL

ㅋ 소설이 지겨워서요^^
소설 두번 연속 평가단을 하다보니..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 같아서
인문쪽으로 해보려구요, 근데 인문쪽에는
글빨이 날카로운 분들이 많아서 ㅋ
기가 죽었어요 ..


cyrus 2011-04-03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설에서 인문 사회과학 분야로 갈아탔군요. 그런데 한사람님도 글빨 좋으시잖아요 ^^;;
제3자의 입장에서 보는 9기 첫 선정 신간도서를 예상하자면 아마도 한 권은 <언어의 감옥>일거 같아요.

한사람 2011-04-04 00:18   좋아요 0 | URL

언어의 감옥이 많이 궁금한데, 다른 분들도 그럴까요?
지난번 평가단때 추천한 책 중에서 꼭 한 권씩은 걸리더라구요 ㅋㅋ
그런데 이번엔 인문사회쪽에 걸리긴 했지만..영 자신이 없어요
약간 후회하고 있습니다 ㅋ
그쪽 책은 읽지도 않았지만 리뷰를 해본적도 별로 없어서요
힘이 딸릴 것같아서 두렵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