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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단 한번의 약속 - 김수연 산문집
김수연 지음 / 문이당 / 2008년 8월
평점 :
'어쩌면 모든 게 내 잘못인지도 모른다. 아이가 사고를 당한 것도,가정이 풍비박산 난 것도,불행의 모든 책임은 내게 있는 것이다.한데 나는 지금까지 다른 사람을 원망하며 분노를 키워 오기만 했구나'.--------------------p41
저자 김수연목사가 목사가 되기 전,도서관을 방방곡곡 산천 깊은 곳에 세우기 월씬 전에 사랑하는 아들을 잃고,아내와도 결별 후 허접한 삶을 살고 있을 때 후배의 교회가 세들어 있는 화장실을 일요일 마다 청소하던 어느날,똥물을 뒤집어 쓰고 하나의 깨달음을 찾게 되면서 읊었다던 대목이다.
화장실을 청소하고 있는데 새벽에 몰래 건물에 들어와 볼일을 본 후 물을 내리지 않고 간 것에 화가나서 물을 세차게 들이 붙다 똥물을 뒤집어 쓰게 된다.
그의 사연을 구구절절 읊어 대자면 밤이 새도 모자를 것이다.가난한 농부의 아들이였고,무당어미의 귀여운 양아들이였고,어머니에 무심한 아들이며,하고자 하는 것을 꼭 해 내고야 마는 대한의 아들이였고,사랑하는 자식의 아버지,자식을 먼저 보내고 가슴에 묻어버린 아버지,두번의 결혼과 두번의 이혼,그리고,목사님,또 한가지 작은 도서관 창시자이자 진행자이다.
그의 사연 중 가슴을 후비며 들어야 했던 것 은 6살난 둘째 아들을 어미와 애비의 잘못으로 세상을 떠나게 하면서,아들에게 했던 마지막 약속 바로 원하는 만큼 책을 사주겠노라 고 했던 것에 대한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지금도 그는 도서관을 전국 방방 곳곳에 만들며,책 사랑,아들에 대한 못다한 사랑을 전하며 살고 있다.
우리의 고통은 어떤 형태로든 시간과 공간의 벽을 뛰어 넘어서도 지속되려고 하는 속성이 있다.고통을 뿌리치면 칠 수록,벗어나려고 하면 할 수록 고통은 더 깊은 곳으로 파고 들어 간다.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것인가,,그것은 똥물을 치우기 위해 그가 행하였던 행동의 결과를 유추해 보면 이 세상의 진리가 그대로 이어져 있다는 것을 나 또한 느낄 수 있었다..고통은 아주 예민한 동물과도 같아서 덮어놓고 들이대면 결국엔 피를 보게 되어 있다.삶의 지헤는 우스운 곳에서 그리고,예측하지 못한 곳에서 우리가 처절하게 나를 낮추고,내가 누구인지 혜아릴 수 없을 만큼의 혼란 속에서도 결코 내가 나를 버리지 않고,나의 내면 깊숙히 들려오는 목소리,그것이 신의 목소리든,조상의 목소리든,내 초자아의 목소리이든 그것은 상관 없다.살아 갈 수 있는 최소한의 희망의 깨달음이면 누구도 나를 저버리지 못한다.
살아남은자들과 그러지 못한 사람들...그들의 차이는 그 목소리가 무엇이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두려움의 차이를 어떤 곳에 두느냐..현재냐 ,미래냐 ,과거냐 ,이승이냐 ,저승이냐,체면이냐,돈이냐,사랑이냐,명예냐,..두려움의 실체를 보기를 거부하는 자와 두려움을 거부하지 않고 맞서는 자의 차이가 바로 살아남은자와 그러지 못한 사람,때에 따라 시대에 따라 달리 해석도 되겠지만(순교자나 독립운동가,,)순수한 신념의 징표를 찾아 떠나는 길고 긴 여행은 징그럽도록 떨쳐버리고 싶은 나의 과거와 현재를 사랑하고,수용하여야만 미래를 꿈꿀 수 있고,나의 미래에 공감할 수 있는 지지자를 나로 세울 수 있다.
그의 삶을 따라,오르막길과 내리막길,,달리고,넘어지고,고생고생 물 한방울 없는 사막의 한가운데서 희망을 노래하며 결국에 오아시스를 찾아 내고,다시 끝도 없는 사막을 걸어가면서도,길을 잃을 걱정을 하지 않는 이유는 그는 그 사막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밤엔 어떻게 준비해야 하며,고생을 고생이라 하지 않고 삶의 굴곡진 모양처럼 나의 몸에 새겨지는 주름살처럼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모습을 차마 아름답다 하지 않으면 어떻게 표현 해야 할지..
그리고,그 삶을 더욱 갚지게 영글어주는 책과 그의 하느님에 대한 남다른 해석은 그렇게 살아가는 그의 모습에 많은 위안을 받게 되었다.목사이면서,제사를 지내고,목사이면서,체면과 형식에 억매이지 않고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되 그의 입이 아닌 그를 통해 온전히 전하게 하는 그만의 사랑 표현은 언젠가 내가 꿈꾸었던 신에 대한 사랑의 표현과도 너무도 일치해 감사하기까지 했다.
한때는 세상을 다 가진 듯 자만했던 그에게 시련은 겸손과 희망으로 세상을 포옹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한때는 책을 팔아 학비를 벌어놓고 일년 휴학동안 도서관에서 책만 읽었다던 그는 지금 전국에 도서관을 세우고 있다.한때는 그도 고급 자동차에 예쁜 마누라에 토끼같은 이이들 힘있는 아빠였던 그가 지금은 경기도 산골에서 고추심고,이웃 할매와 아재와 이웃해 홀로 살고 있다.한때는 교회에 미쳐 가정을 돌보지 않는 아내 때문에 자식을 잃었다고 생각하여 목사에게 주먹질을 하던 그가 목사가 되어 하느님의 종이 되어 일하고 있다.
우리의 삶 또한 한때 어떤 모습으로 지금의 모습까지 그리고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다만 그가 전해 주고자 하는 단 한마디 삶을 살아 가기 위해선 친구가 필요하다,함께 술마시고,함께 웃고,함께 울고,옷깃 부딧치며 살았던 친구의 소중함을 알듯,나의 내면의 고통과 두려움을 함께 나누어 짊어져 줄 친구 책을 소중히 그리고 가깝게 여기라고 하고 있다.누구든 오늘 1분후 아니 1초후에 나에게 어떤 힘든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그래도 모르겠거든 그래도 힘든다면 기도를 하라고 한다.첫 단계는 구하는 단계,두번째 단계는 움직이는 단계 다음은 두드리는 단계이다.다시말해 방법을 구하고 방법을 찾았다면 노력을 하여 사방팔방 할 수 있는 방법을 모두 동원하고,그리고,마지막 모든 것이 제자리에 올 때까지 표기하지 말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P240
기도는 기적이 아니다.스스로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다. 방 안에 가만히 앉아 감이 떨어지길 바라며 기도만 한들 절대로 구해지지 않는다.
가장 좋은 기도는 타인을 위한 기도이다.
기도란 인간이 할 수 있는 신을 향한 최상의 대화다.
인간에게 닥치는 크고 작은 시련들도 더 큰 존재의 뜻이라는 생각,그걸 자각하는 순간 인간은 두려운 마음으로 살게 된다.그리고 매 순간 깨어 있는 삶을 살게 된다.한 순간도 헛되게 살 수 없게 된다.인간에게 신의 역할은 그런 것이다 .....p246 이것이 그에게 웃으며 모자를 벗고 책의 표지에서 멀리 하늘에 있는 그리고 그의 가슴에 살아있는 아들에게 지킬 수 있는 약속을 지켜갈 수 있는 힘이 되고 사랑이 되어 땀방울로 얼룩진 그의 육신의 짐이 더욱 가벼워 지고 있음이 함박 웃음에 담겨져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