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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유난히 좋아지는 어떤 날이 있다
김리하 지음 / SISO / 2021년 2월
평점 :
저는 책을 꽤 빨리 읽는 편입니다만,
이 책을 읽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내가 겪었던 것과 비슷한 시간을 보낸
하지만 다른 시선으로 그 시간을 지나온
작가님의 이야기를 여러 번 곱씹어 읽었거든요.
왜인지 읽고 있자면 자꾸만 기분이 좋아져서
천천히 읽기까지 했답니다.
저 또한 더디게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고 있어요.
아직 아이가 어리고, 만약의 사건이 벌어진다면
단 10분도 아이를 맡겨놓을 곳이 없기 때문에
큰일은 벌이지는 못하지만,
작가님의 말처럼 차근차근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언젠가는 제가 원하는 곳에 닿을 수 있겠죠.
아이를 낳은 후 에세이와 시집을 좋아하게 됐어요.
(가장 많이 읽은 건 육아서와 살림 관련 실용서적이었지만요.)
소설을 읽다가 중간에 끊는 걸 싫어하는 편이라
보통 책을 잡으면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야
만족하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아이가 있으면
2~3시간 내리 책만 읽고 있을 시간이 없죠.
하지만 에세이와 시집은 5분, 10분만 있어도 읽은 수 있고, 책을 내려놓고 아이와 이야기를 하면서도
마음속으로 곱씹을 수 있으니까요.
아이가 노는 동안 저는 책을 읽었다는 뜻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놀이터에서 혼자 놀라고 하고
다른 짓을 하는 건 상상도 못했는데,
참 행복하네요.
이 부분은 소비에 관한 부분이네요.
저 또한 문구덕후인지라 실실 웃으면서 봤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공감이 가는 장면이 참 많았어요.
그러면서도 작가님의 됨됨이에 놀랐습니다.
세상을 조금 더 낙관적으로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놓치기 싫은 문장이 많은 책들은
독서 노트에 옮겨 적고 싶어집니다.
걸으면서 책 읽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제가 좋아하는 권신아 작가님의 일러스트 책갈피에
인덱스를 가득 붙여놓고 마음에 드는 문구에
표시를 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독서 노트에
마음에 드는 문구들을 옮겨 적었어요.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나 자신을
더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지금 잘 하고 있다고,
더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위로받은 기분이었습니다.
* 이 글은 컬처블룸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