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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곡은 들리지 않는다
마루야마 마사키 지음, 최은지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6월
평점 :
정직하게 쌓아올린 하나의 시리즈가 지속될 때 발견할 수 있는 좋은 효과들이 첫 책보다는 두번째 책에서, 두번째 책보다는 세번째 책에서 더 구체적이면서 두꺼운 파장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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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7 - 예를 들면 '좌약'을 <앉다>, <약>이라고 통역해서 잘못 이해한 농인이 약을 '앉아서 먹으려 한 일'은 통역사들 사이에서 유명한 일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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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통역을 주로 했던 아라이의 영역이 의료 통역(산모), 개인 통역(연예인), 지역 비표준 수어 통역에까지 확장돼서 농인 세계를 더 넓게 살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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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이번 권에선 미유키(청인)와 결혼한 아라이(CODA) 사이에서 히토미(선천성 농인)가 태어나고, 미유키의 딸인 미와(SODA, 농인 자매를 둔 청인)가 이루는 가족 형태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서로에게 일으키는 감정의 흐름이 사회를 직간접적으로 은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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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껏 쌓은 서사의 두께가 개별적이면서도 연결된 네 개의 에피소드마다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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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상한 표현이지만 충분히 감동적이고, 교훈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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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인 양친을 둔 아라이가 미유키와의 사이에서 농인인 2세가 태어날까 걱정하는 것, 청인인 미와가 자신처럼 양친의 관심에서 소외되는 것, 조카인 쓰카사(농인)의 방황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고민되는 것 등은 날카로울 정도로 실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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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레 의료와 응급 서비스, 회사 생활에서 분리되어 심하게는 치명적인 상황을 마주하는 장면을 실제 사례에서 참고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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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주변에서 농인을 만나는 일이 거의 없다. 왜 그럴까. 누구의 외면인지 오래 생각하지 않아도 명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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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의 다면성, 농인과 수화에 관한 책이라면 앞으로는 이 시리즈를 기억하고 말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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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스 박사의 책보다 면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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