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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집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 우리가 기억해야 할 ‘제2의 건축가’들
김광현 지음 / 뜨인돌 / 2025년 4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서평을 썼습니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는 높은 빌딩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습니다. 그 사이에는 경복궁과 덕수궁 같은 조선시대 궁궐이 있고, 콘크리트 건물 사이로 청계천이 흐르면서 바쁜 도심에서 사람들에게 여유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높은 빌딩 사이에 있는 경복궁은 우리에게는 익숙하지만 외국인들 눈에는 도심 한복판에 과거의 궁궐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수 있을 것입니다. 파르테논 신전 역시 아테네에서 고개를 들면 어느 곳에서든 볼 수 있는데 수천년 전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는게 신기합니다.
건축물은 오랫동안 그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역사와 문화, 예술 등을 반영하고 있어서 나라마다 특색이 있습니다. '그들의 집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는 전세계에 있는 주요 건축물들을 중심으로 건출물에 얽힌 상세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보통 해외 여행을 가면 그 나라의 수도부터 가게 됩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는데 스페인의 바르셀로나가 대표적이네요. 마드리드에도 가볼 곳들이 많지만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도시는 바르셀로나입니다. 바르셀로나를 유명하게 만든 사람으로는 가우디가 있습니다. 바르셀로나는 가우디의 도시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곳곳에 가우디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그중 구엘 공원과 사그라다 파밀리아, 카사 바트요 등이 유명하네요. 구엘 공원은 마치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에 나오는 것처럼 곳곳에 아름다운 장식들이 있고 곡선이 많아서 역동적으로 느껴집니다. 환상의 세계로 들어가는것 같은데 바르셀로나의 따뜻한 햇살과 잘 어울리는것 같아요.
책 제목을 보면 당연히 세계의 유명한 건축물들이 나온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뤽상부르 공원의 의자 챕터는 뜻밖이었네요. 파리의 유명 건축물로는 에펠탑, 개선문, 루브르 궁전, 노트르담 성당 등이 있습니다. 그외 도심 곳곳에 많은 공원들이 있는데 뤽상부르 공원은 파리 시민들이 자주 찾는 곳이네요. 뤽상부르 공원에는 들고 옮길 수 있는 녹색 철제 의자들이 있습니다. 그냥 평범한 의자 같지만 고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마음대로 배치가 가능합니다. 사람들이 떠나간 자리를 보면 혼자서 여유를 즐겼는지, 친구 또는 연인과 왔는지, 아니면 가족 등 여러명이 와서 대화를 하였는지 알 수 있네요. 결과만 보면 누구나 떠올릴 수 있는 의자처럼 보이지만 공원의 목적이 무엇인지 많은 고민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생각이 가능했을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건축물 뿐만 아니라 먼 과거에 만들어진 건축물도 다루고 있습니다. 영국 남부 솔즈베리에는 거대한 기둥들이 둥글게 서있는 스톤헨지가 있습니다. 사진으로 봐서는 잘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는데 큰 돌은 10여미터에 가깝다고 합니다. 이러한 돌들을 왜 세웠는지는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종교 시설이라는 주장도 있고 무덤이라는 주장도 있는데 어떤 이유이든 힘들게 이 돌을 옮기면서 스톤헨지를 만든 사람들을 떠올려보면 저절로 겸손하게 되네요.
어떤 건축물들은 수천년 이상 이어져오면서 인류의 위대한 문화유산이 되었습니다. 현대에 우리가 만들고 있는 건축물 중에 수백년 뒤까지 남아있는 것은 얼마나 될까요. 건축물 뿐만 아니라 다양한 관점에서 인류가 만든 것들에 대해 읽어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