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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의 권력, 미식 경제학 - 음식이 바꾼 부와 권력의 결정적 순간들
쑤친 지음, 김가경 옮김 / 이든서재 / 2025년 6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서평을 썼습니다.
어릴 때에는 외식을 하면 중국집에서 짜장면과 탕수육을 먹는게 최고였습니다. 가끔씩 집에 좋은 일이 있을때 먹는 짜장면이 그렇게 맛있을 수 없었네요. 지금은 밖에 먹으러 나가면 중식, 일식, 베트남식, 태국식, a미국식, 튀르키예식 등 정말 세계 곳곳의 음식들을 골라서 먹을 수 있습니다. 어떤 음식은 입에 잘 맞지 않아서 실패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음식은 왜 지금 알게 되었나 아쉬울 정도로 맛있네요.
각 나라의 음식들은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식탁 위의 권력, 미식 경제학' 에서는 음식을 통해 과거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유럽 사람들은 향신료를 구하기 위해 그동안 미지의 영역이었던 대서양 바다로 나갔는데 포르투갈은 아프리카를 돌아 동쪽으로 나아갔고 스페인은 반대로 서쪽으로 항해하면서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향신료는 지금은 마트에서 간편하게 살 수 있습니다. 향신료가 없으면 안 먹으면 되지 이를 위해서 죽음을 무릅쓰고 항해를 했다는게 잘 이해되지 않았었네요. 과거에는 냉장고가 없었으므로 고기를 보관하려면 소금에 절이거나 훈제, 또는 말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떨어졌는데 향신료는 오래된 고기의 냄새를 없애주고 음식의 풍미를 돋우는 역할을 하였네요. 인도나 동남아시아에서는 저렴하였지만 유럽에서는 무척 비싸기 팔렸기 때문에 사람들은 목숨을 걸고 바다로 나갔고 그러면서 제국주의 시대가 열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향신료가 역사를 바꾸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고 하니 신기합니다.
중국에서는 수천년 전에 황하 문명이 탄생하였고 중국의 4대 발명품인 종이, 나침반, 화약, 인쇄술은 역사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과거 로마 제국도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과 교류를 할 정도였네요. 중국은 명나라 시대에 거대한 선단을 띄워 동남아시아, 인도, 중동을 거쳐 동아프리카까지 갔습니다. 중국의 위용을 자랑하면서 중국에 복속하도록 할 의도였는데 거대한 배들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중국의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중국은 그 지역의 특산품을 시세의 20배 이상으로 쳐주면서 중국의 부를 과시하였네요. 나중에는 이를 악용하면서 별로 가치도 없는 상품들을 명나라에 진상하고 막대한 돈을 받아가게 되면서 명의 국고는 빠르게 줄어들었습니다. 아프리카까지 항해했던 것과는 달리 이후에는 해금령을 내려 사람들이 바다로 나가는 것을 막았네요. 중국이 적정한 규모로 무역을 하면서 계속 배를 띄웠다면 세계의 역사는 지금과는 크게 달라졌을 것입니다.
감자는 삶아먹기도 하고 음식을 만들때 다양하게 활용됩니다. 땅속 뿌리에서 자라는 감자알을 보면서 유럽 사람들은 처음에는 악마의 음식으로 생각해 기피하였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감자에 익숙해지면서 유럽 전역으로 빠르게 퍼져나갔네요. 그중 영국의 식민지였던 아일랜드는 먹을 것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감자 재배가 확산되었고 나중에는 사람들의 주식이 되었네요. 하지만 감자 전염병이 돌면서 감자가 거의 썩어버리자 기근에 시달리던 아일랜드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대서양을 건너 아메리카로 향했습니다. 기근으로 죽거나 이민을 떠나면서 아일랜드 인구는 급격하게 줄어들었고 현재도 과거 인구가 가장 많았을때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감자에도 이렇게 가슴 아픈 사연들이 숨어있는지 몰랐네요.
지금은 세계의 다양한 음식들을 손쉽게 먹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국적인 식재료들도 팔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음식들은 사람이 먹을 수 있게 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을텐데 음식에 얽힌 세계사 이야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