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미원조 - 중국인들의 한국전쟁
백지운 지음 / 창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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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의 한국전쟁 '항미원조' 
 
항미원조!
한국전쟁을 부르는 중국의 공식 명칭이다.
이 책은 중국의 서사에서 한국전쟁이 어떻게 기억되고 재구성 되고 있는가? 알아보는데 중요한 자료들을 제공하고 있다. 
 
1950년 6월 25일 새벽 미국과 소련이 그어 놓은 잠정적인 군사 분계선 38 선을 넘어 북한이 남침하였다.  
그리고 6.25! 이후 3년 간 진행된 한국전쟁에 미국, 소련, 중국이 관여하였다. 
 
한국전쟁은 내전인 동시에 전세계 20 여 개국이 참전하며, 3차 세계 대전으로 번질 수 있었던 국제전이었다. 
 
우리에게는 동족상잔의 비극이었으며, 미국과 중국의 적대적 구조를 축으로 하는 동아시아 냉전 체제가 형성되는 역사적 계기였다. 
 
한국 전쟁은 내전의 양상에서 뒤에서 방조한 소련의 역할보다 직접적으로 나선 중국의 계입이 전쟁의 행위자로서 북한 보다 더 큰 의미를 지닌다는 사실을 느끼게 한다.
 
한국전쟁에 있어서 우리의 무의식에는 중국을 적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은 뒤틀린 역사 의식이 있었다고 이 책의 저자 백지운은 이야기한다. 
 
항미원조 이 책을 읽는 내내 중국이 한국전쟁에 왜 그렇게 까지 개입을 하고 자국의 병사들을 희생 시켰는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다. 
 
이 책은 그동안 중국 내에서 항미원조에 대해 금기 시 되었던 여러 저작물과 다큐멘터리를 통해 항미원조를 샅샅이 분석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인으로서 한국전쟁은 우리에게 무엇이었을까? 
 
중국인에게 이 전쟁은 무엇이었을까?  
 
전쟁 당사국 보다 더 치열한 희생과 전력을 쏟았던 중국의 입장에 대해 많은 의문점이 남는다.
그들에게 한국 전쟁은 애써 기억하고 싶지 않은 망각의 산물이 된 것은 아닐까? 
 
왜? 그들은 항미원조에 대해 누군가 입 밖에 소리 내는 것을 그동안 금기 시 하였을까? 
 
한국 전쟁에서 우리가 지금껏 알고 있었던 더 많은 중공의 개입에 놀랄 따름이다. 
 
여전히 한국 전쟁은 중국 사회에서 자율적인 목소리를 높일 수 없는 부분이라는 사실이 많은 의문을 남긴다. 
 
특히 시와 문학을 통해 정치적 메시지를 전하는 중국의 익숙한 외교에서 유독 항미원조만은 금기 시 되는지?
 
오늘날 중국 입장에서 항미원조는 미 제국주의에 승리한 영광스러운 역사로 포장되면서 안으로는 교묘하게 억눌려온 미국과 중국의 대결, 그리고  중국과 소련의 갈등이 중첩되는 동아시아 냉전의 역설의 부산물이다. 
 
저자는 그동안 항미원조에 대해 중국 내에서 만들어진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를 통해 시대 별로 그 해석을 달리하면서 발표되는 중국의 시각을 분석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전쟁 장소만 한국이지 한국 전쟁은 미국과 중국의 전쟁이었다는 사실을 떨칠 수가 없다. 
 
장진호 전투에서 중국은 미국이 수문교를 통과하지 못하도록 중공군을 매복 시켰다.
미국이 수문교를 통과하자마자 매복해 있던 중공군이 미군을 사격을 할 참으로! 
 
그러나 사격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매복해 있던 중공군 절반이 사격 자세를 유지한 채 혹한의 추위에 동사했다.  
 
그들을 발견한 미군 조차도  
 
"이렇게 강한 의지력을 지닌 병사들과 싸우는 우리는 이길 수 없다"라는 말을 했다고 하니....... 
 
나중에 폭파 된 수문교 교량 가설을 위해 설치한 기계가 위험할 정도로 흔들리자 미국 공병 대장 패트리지는 중공군의 시신으로 비계의 틈을 메워서 수문교를 복구하고 그 교량 위로 차량이 지나갔다고 한다. 
 
중공군의 시체 위에 세워진 다리라니!  
 
그들은 9일 간 아무것도 먹지 못해 아사와 동사로 전사하며 한국 전쟁에서 무엇을 위해 싸웠을까?
 
중공군은 왜 그토록 한국전쟁에서 전력을 다해 싸웠을까? 
 
책을 읽을수록 이 의문을 쉽사리 떨칠 수 없었다.
 
한국 전쟁 당시 미군의 세균전 부분에 대한 이야기도 이 책을 통해서 처음으로 알게 된다. 
 
"전쟁이란 결국 정치를 위해 벌이는 쇼에 불과하며 전쟁에서 고통을 당하는 것은 평범한 백성들이다" 
 
미군의 폭격에  온 몸에 불이 붙은 중공군은 마지막 순간까지 불붙은 몸으로 미국의 머리를, 허리를 껴앉고 함께 죽어갔다. 
 
그들이 죽는 순간까지 적을 끌고 들어간 이 희생을 무슨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역사의 위대한 순간은 종종 이처럼 대의보다는 사사롭고 소소한 공명심이 숭고한 희생으로 종결된다. 
 
전쟁에서 살아 돌아온 어느 영국 병사가 
"우리가 한 거라 곤 살아남은 것 뿐입니다."고 하자
노신사는 이렇게 답했다.
"그거면 충분해." 
 
책을 읽고 있으니 중국인들에게 한국전쟁은 무엇이었는지? 다시 한번 큰 의문이 생긴다. 
 
앞으로 중국에서 항미원조에 대해 포장되지 않은 사실적 역사의 다큐멘터리가 나올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왜 그들은 한국 전쟁의 많은 부분을 숨기고 미화하는지? 
 
책을 읽으며 우리의 한국 전쟁의 기억에서 부재 했던 중국 병사들을 발견한다.
한편으로 그 이질적 기억 속을 들어가 본 시간은 불편한 진실과 동시에 새로운 창을 열어보는 시간으로 나에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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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부터 나일까? 언제부터 나일까? - 생명과학과 자아 탐색 발견의 첫걸음 4
이고은 지음 / 창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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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부터 나일까? 언제부터 나일까? 
 
생명과학의 신비로운 세계를 이렇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하며 이 책 읽기를 끝냈다. 
 
이 책은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생물 과목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펴 낸 재미있는 생명과학 이야기다. 
 
세포부터 나일까? 언제부터 나일까?의 작가 이고은 선생님은 수업 현장에서 마주한 학생들의 엉뚱한 질문이 이 책의 시작이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는 학생들의 질문이 생명과학의 학문적 시각을 인간적 관점에서 들여다볼 기회를 제공한 셈이다.
 
내 몸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라는 대 명제로 시작하는 이 글은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로  가득하다.
인간의 몸과 자아에 대한 탐색에서 부터 나의 기준이 되는 뇌에 대한 질문까지  그동안 궁금했던 생명과학의 다채로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청소년의 폭력성은 다양한 사회적, 개인적 문제가 원인으로 작용하지만, 생물학적 원인에서 찾아보면 뇌에서 분비하는 신경 전달 물질인 '세로토닌의 결핍'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페이스북의 로그가 파란색인 이유도 CEO 마크 저커버그 때문이란다. 
 
그는 선천적으로 빨간색과 초록색을 구분하지 못하는 적록 색명을 앓고 있어서, 적록 색맹 환자가 가장 잘 인식할 수 있는 파란색을 회사를 대표하는 색으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또한 작가의 대학 시절  흥미로운 시험 문제도 소개하고 있다.
 
"이순신 장군이 숨을 거두기 전 내쉰 마지막 숨에 들어 있던 질소 분자 1개를 지금의 우리가 1회 호흡할 때 들어 마실 확률은 얼마나 될까?" 라는 문제다.
 
이 문제도 우리가 옆 사람이 내뱉는 질소 기체 분자를 들이마실 확률과 대입해서 풀어내고 있다.
우리가 필요한 건 산소이지만 공기 중에 질소가 차지하는 양이 78%나 되다 보니, 산소를 들이마시면서 덩달아 질소까지 마시게 된다는 이론이다. 
 
19세기 제국주의 시대의 인종차별에 관한 충격적인 이야기도 소개하고 있다.
 
1492년 콜럼버스는 신대륙 탐험의 증거로 6명의 아메리카 원주민을 데리고 와서 스페인 궁중에서  전시했다고 한다. 
 
그들은 원주민을 우리에 넣어 사람들에게 관람 시켰는데 나중에는 원주민 마을까지 만들어 그들의 삶을 관찰하며 구경하도록 했다.
 
이러한 인간 동물원 중에서 가장 인기를 끌었던 곳은 1889년 파리 만국 박람회에서 아프리카 흑인 원주민 마을을 설치하여 전시한 '니그로 빌리지' 라고 한다. 
 
당시 유럽에 겨울이 와도 원주민들은 그들의 전통적인 방식대로 살기를 강요 당해서 
목도리나 외투 등의 방한 용품을 전혀 제공 받지 못한 상태에서 인간 동물원으로 전시되다가 추위에 얼어 죽었다고 한다. 
 
또한 1904년 미국 세인트 루이스 박람회에서는 아프리카 피그마족 원주민을 잡아와서 '진화가 덜 된 사람들' 이란 제목의 전시관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선보였다고 한다.  
 
동물원의 우리에 갇힌 원주민에게 사람들은 먹이를 던져주며 구경했으며 이후 인권 운동가들의 항의로 원주민은 풀려났으나 향수병과 우을증에 시달리다 결국에는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당시 유럽인들은 자신들과 피부색이  다른 아시아인과 아프리카인을  미개하고 덜 발달한 인종으로 여겼다.
 
그러나 1903년 영국에서 발견된 유골의 DNA를 조사한 결과 영국인의 조상은 어두운 색깔의 피부를 가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1976년 영국의 진화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의 이론 '이기적 유전자'에 대한 개념도 아주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결론은 생물이 진화하도록 이끄는 주인공은 생물 자체가 아니라 유전자라는 것이다.
생물은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까지 보존하는 쪽으로 행동 하게 끔  프로그램 되어 있다는 사실! 
 
이 책은 청소년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 
 
나는 누구이고, 어디서 와서 어디서 가는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행복이란 무엇인지 같은 궁극적 질문에 대해
생명과학이라는 학문적 접근으로 아주 재미있게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누구일까?
내 몸의 주인은 누구일까? 언제부터 나일까?
나는 어디에서 왔을까? 
 
그리고 우리는 누구일까?
우리의 유전자는 이기적일까?
너와 내가 보는 것이 서로 같을까? 
 
책의 저자 이고은 작가는 이러한 다양한 질문을 전제로
우리를 흥미로운 과학의 세계로 안내한다. 
 
책을 읽는 동안 나 또한 생명과학의 신비로움과 마주하며 행복했던 시간을 지나온다. 
 
#세포부터나일까언제부터나일까 #발견의첫걸음 #창비청소년도서상 #청소년도서
#책 #독서 #독서모임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창비 #생물학 #생명과학 #생명공학 #이론서 #청소년 #필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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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소방관 심바 씨 이야기
최규영 지음 / 김영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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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소방관 심바 씨 이야기~ 
 
세상에는 많은 직업이 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새로운 직업들은 사회 속에서 슬며시 터전을 마련한다.
소방관 중에서도 119 구조 대원의 이야기~ 
 
"어떻게 살릴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소방관이라는 작가의 머리말이 책을 손에 놓고도 오래도록 떠나질 않는다. 
 
책을 읽고 나니 우리 일반인의 시각으로 보지 못했던 많은 세계가 
소방관들의 눈에는 들어 있었다는 사실도~ 
 
그래서 소방관의 밤은 가끔 철학이 되기도 한다는 !! 
 
그들이 삶의 모든 긴박한 순간에서 본 세계는 감동과 슬픔과 고뇌가 함께 들어있었다. 
 
위험의 순간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죽음이라는 결과를 가져오는  그들이 경험한  수 없이 많은 날들을 우리는 모르고 지나왔다. 
 
새삼 소방관의 직무를 수행하는 분들에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응원을 보낸다. 
 
공무원은 함부로 개인의 생각을 언론에 내비치면 안된다....... 
 
사고의 현장에서 안타까운 죽음을 목격하지만 그들은 침묵한다. 
 
터널 안의 화재 사고로 신혼의 아내를 보내야 했던 동료 소방관의 바램은
부인의 손가락 한마디라도 찾기를 바랬지만........
잿더미로 변한 터널 안에서는 소용없는 일이었다.
소방관의 하루는 매 순간이 이런 안타까운 사연으로 넘쳐 난다. 
 
사고 현장에서 죽어가는 사람의 손을 통해 굳은 살 박힌 아버지의 손을 상기하며
죽은 영혼을 위해 애도하는 작가의 글 귀가 참으로 독자로 하여금 가슴 아프게 한다. 
 
매일 사건, 사고와 마주하며 그 현장에서 이슬로 사라지는 사람들의 흔적을 보면서
그들은 또 다시 우울했다가 또 다시 살아있는 자들을 위해 힘을 낸다. 
 
소방관들에게 있어 웃음과 슬픔은 모두 보통 날이었다는....
삶과 죽음은 때론 종이 한 장 차이로 엇갈린다는......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한 슬픈 기억들을 모아 놓은 상장에
누군가? 이름표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소방관이다. 
 
소방관의 직업을
바쁜 꿀벌은 슬퍼 할 틈이 없다는
일단 사람을 살려내야 한다는 
 
소방관의 집에도 불이 난다.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한 주소가 낯설지가 않다.
바로 이 책을 쓴 소방관 작가의 집이었다! 
 
불에 타고 남은 재를 가슴에 안고 우는 이유는 아까워서가 아니라 
아껴서라는 것! 그리고 그것들은 곧 그리워질것이라는 것! 
 
화재는 추억과 기억을 위협하는 존재라서 무서운 것이라는 작가의 말에 절로 공감하면서 책을 읽어 내려간다. 
 
찰나의 순간 사고로 가족을 잃은 사람,
화재 현장에서 만난 외국인 노동자,
주인을 찾지 못하면 죽음에 처한 운명의 떠돌이 개,
홀로 무관심 속에 눈을 감은 독거 노인, 
 
그리고 컵라면 하나로 슬픔을 딛고 다시 사고 현장으로 나서는
소방관들! 
 
이 책에는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우리의 일상들이 녹아있다. 
 
"옷에 피 묻히는 직업을 후회하지 않는다.
무서워하지도 않는다.
내 몸에 묻은 피가 짧고 강렬하게 피고 졌던 한 인간의 꽃잎이라 
생각하면 더럽지 않다.
죽은 사람의 얼굴이 꿈속에 나올까 겁내지도 않는다.
내가 그의 마지막 모습을 담은 사진기라 생각하면,
피 묻는 방화복은 더 이상 섬뜩하지 않다." 
 
소방관 최규영 작가는 삶을 참 고단하게 살아온 분이지만
글은 참 따뜻하다.
긍정적인 생각을 가슴 가득 마음에 담고 살아가는
최규영 ! 심바씨 ! 언제나 당신을 응원합니다. 
 
지금쯤 당신의 멋진 아이 함박이는 세상의 빛을 보았겠지요! 
 
#부드러운독재자 #시골소방관심바씨이야기 #최규영 #소방관 #에세이 #소방관에세이 #서평단 #이벤트 #책추천 #책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독서스타그램 #독서모임 #김영사 #수필 #책글귀 #글귀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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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에서 배워라 - 해나 개즈비의 코미디 여정
해나 개즈비 지음, 노지양 옮김 / 창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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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에서 배워라~ 
 
오랜만에 500페이지가 넘는 벽돌 책을 읽었다.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의 스탠드업 코미디언 해나 개즈비의 코미디 여정에 관한 기록이다. 
 
큰 몸집에 남자인가? 여자인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그녀의 테드 강연을 보면서 뭔가 특별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녀는 공식적으로 자신이 레즈비언임을 밝힌다. 
또한 책을 통해 자폐와 ADHD 진단을 받은 신경 다양인이자 젠더 퀴어로서
자신이 겪은 트라우마와 수치심을 강렬한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은 항상 남들보다 뒤쳐진다는 생각을 가지면서 벽장 속으로 숨으려고만 했던 개즈비~ 
 
무언가를 제대로 깨닫기도 전에 성추행에 성폭행을 당한 전력을 가지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커밍아웃을 했던 그녀 
 
누군가를 쳐다보았다는 이유로 발로 짓밟히는 구타를 견디내고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엇던 그녀의 삶이 이제는 스탠드업 코미디라는 장르로 독자들에게 풀어내는 이야기가 되었다. 
 
책을 읽고 그녀의 테드 강연을 들어보았다.
그녀가 코미디언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녀는 코미디 분야 선입견의 장벽을 무너트렸다. 
 
웃기는 이야기만 코미디가 아니라는 것을 ~ 
 
그녀는 본인의 이야기 '나네트( “Nanette”, 한국어 제목  '해나 개즈비: 나의 이야기')는  넷플릭스 스페셜로도 방영된 코미디 쇼 「나네트)로 스탠드업 코미디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는 평가를 받았다. 
 
에미상과 피바디상 수상에 빛나는 세계적인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된 해나 개즈비의 여정을 따라가 보는 시간은 그녀를 이해하면서도 한 사람의 성장과 주변의 환경, 사회적 시선이 얼마나 현실적으로 부당하게 처리되고 있는가?  확인한 시간이었다. 
 
전 세계 다양한 나라와 도시를 돌며 순회 공연을 하며 매번 매진 행렬 기록을 이어가는 그녀의 이야기는 세상에 일침을 가하는 신랄한 코미디 분야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인정하고 차이를 포용하며 농담으로 전환해서 예상치 못한 대목에서 분노와 웃음과 감동을 이끌어내는 그녀의 이야기는 선뜻 일반인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녀의 삶의 여정은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젠더 정치, 대중문화, 서양미술사 등 다양한 주제를 가로지르며 그녀의 입담은 거침이 없다. 
그녀는 전 세계 축제 페스티벌의 스탠드업 코미디 분야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해나 개즈비는 이야기 한다.
"나네트는 이제 내가 아니라 이 세상에 속한다" 고~ 
 
"나는 페스티벌 코미디언이라고 할 수 있으며, 내가 하는 건 스토리텔링형의 긴 콘테츠 코미디다. 나는 농담 위에 농담을 쌓아 조립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이 있는 소재들을 모아 주제가 있는 한 시간 짜리 쇼를 구성해 관객을 나의 주제로 안내한다." 
 
그녀의 이야기 '차이에서 배워라' 를 읽고 있으면 무대를 떠나있을 때의 그녀의 모습과 무대 위에 있을 때의 그녀의 모습은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녀의 패러소나는 특별하다. 여성의 위치를 당당하게 이야기한다.
성소수자로서의 자신을 당당하게 이야기한다. 그녀의 많은 이야기는 합리화가 아닌 정면 승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신의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켜 그녀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나를 비롯해 아직도 많은 이들은 젠터퀴어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그렇지만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회의 일원이고 구성원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스스로 그 길을 걸어간 사람은 없을 것이다.
본인의 정체성이 그들이 지향하는 삶의 길이 그들을 그 길로 안내한다. 
 
두 살 터울의 오빠 해미시와 어린 시절부터 함께 지내면서 자연스럽게 그녀의 정체성은 그렇게 흘러갔다. 
 
"나는 자페인이고 십년지기(그녀의 애완견 더글러스)와 만나도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데 곤란함을 겪는다" 
 
그러나 그녀는 스탠드업 코미디쇼를 진행하고 팬들은 환호하고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에 자페인에 경제적 취약 계층에 젠터 퀴어에 질 소유자로 살아온, 참새 같은 골격을 한번도 가져본 적 없는 그녀가 말이다^^ 
 
'나네트'의 성공을 해나 개즈비는 스스로도 충격적인 일대 사건이라고 이야기한다. 
 
20대 후반 처음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까? 하는 고민으로 시작했던 코미디 장르! 
 
그녀는 노력했고 많은 역경을 이겨내며 성공의 서사를 써 내려갔다. 
 
해나 개즈비의 이야기를 읽으며 솔직하지 못했던 나의 삶을 뒤돌아본다. 
 
여전히 우울하고 자신의 삶에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삶의 다양성에 우리는 많은 용기와 응원의 목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해나 개즈비의 행보에 응원의 함성을 보낸다. 
 
 
#부드러운독재자 #창비 #해나개즈비 #나네트 #넷플릭스 #코미디 #스탠드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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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원 을유세계문학전집 125
버나드 맬러머드 지음, 이동신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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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원 
버나드 맬러머드의 위대한 작품과 마주했다.
버나드 맬러머드는 20세기 유대 문학의 르네상스를 이끈 위대한 작가다.
그는 유대인 작가로 불리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지만 
그의 많은 서사에는 유대인이 있다.
물론 그 자신이 러시아계 유대인이지만 말이다. 
 
그의 작품을 읽고 있으면 도대체 이 천재적인 작가는 글의 영감을 어디서 받는지? 
무엇보다 한 페이지만 넘겨도 단번에 그의 글귀에 매료되는 이런 멋진 글들을 어떻게 쓸 수 있는지? 
매번 나는 감탄하며 그의 책을 잡으면 놓지를 못한다. 
 
이번 책 '점원'도 한 며칠 잡고 볼려고 금요일 오전부터 읽기 시작했지만
주말의 많은 일을 제쳐두고 나는 이른 새벽 부터 350여 페이지의 이 책을 다 읽기 까지 손에서 책을 놓지 못했다. 
 
마지막 주인공 모리스의 죽음과 비유대인 프랭크가 모리스의 윤리를 따라가는 여정을 지켜보는 순간에는 감동에 휘말려 눈물이 흘러내렸다. 
 
책을 읽으며 감동적인 순간 코 끝이 찡해질 때 나는 일상의 모든 잡념을 날려버리는 행복감에 젖게 된다. 
 
책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바쁘고 삭막한 세상에 책에서 잠시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삶에 나는 무지 감사한다. 
 
'유대인' 이란 단어를 떠올릴 때 우리는 제2차 세계 대전을 떠올린다.  
 
홀로코스트는 그들이 겪은 끔찍한 경험과 특정 민족과 종교에 대한 탄압을 넘어서서 인류에 대한 범죄라는 측면에서 세계 역사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주홍글씨가 되었다. 
 
버나드 맬러머드의 작품에서 등장하는 유대인의 상징성은 인종적, 종교적, 관습적 기준으로 정하지 않고 보편적인 윤리적 기준으로 정의하고 있다. 
 
책 속의 주인공 모리스는 힘겨운 삶을 하루 하루 살고 있다. 
비록 유대인으로 율법을 철저히 따르지는 못했지만 그는 진정한 유대인으로 규정된다.
가난한 식료품점을 운영하며 매번 적자 운영을 하지만 불우한 이웃을 지나치지 못한다. 마음 속으로는 그도 보편적인 인간의 욕망에 사로잡혀 자신에게 수없이 반문하지만 그는 늘 가난한 이들에게 진리에게 마음을 열고 있다. 
 
항상 손해를 보는 남편을 잔소리하는 아내 이다와 딸 헬렌과 살며 하루를 힘겹게 버텨내는 어느 날 그 낡고 보잘것 없는 가게에 강도가 들이닥쳐 그는 부상을 입게 된다. 무엇보다 하루를 벌어도 매번 빚에 허덕이는 그날의 매상을 모두 빼앗긴다. 
 
그리고 그의 앞에 점원 프랭크가 나타난다.
프랭크는 모리스에게 진 빚이 있다고 무보수로 그가 부상을 치료하는 동안 식료품점을 운영하고 그의 딸 헬렌과도 가까워진다. 
 
 사실 프랭크는 강도 짓에 참여한 탓에 한편으론 그 죄에 대한 죄책감에 또 한편으로는 고아로 갈 곳이 없어 그의 식료품점에 머물게 된다. 
 
이탈리아계의 프랭크는 모리스가 단지 유대인이라는 점에 강도 짓에 합류하였지만 점원으로 일하는 동안 끊임없이 자신 내면과의 목소리에서 갈등한다. 
 
어두침침한 좁은 식료품 가게, 많은 이들이 이곳은 감옥과도 같고 세상과 단절된 곳이라고 떠날 수 있을 때 그곳을 떠나라고 조언하지만 마지막까지 그는 그 가게를 떠나지 않는다. 
 
모리스의 딸 헬렌과 사랑에 빠지고 또한 그를 강제 급탈하면서 헬렌에게 혐오의 대상이 되지만 그는 그곳을 떠나지 못한다. 
 
길거리 부랑자 프랭크가 보기에도 모리스의 삶에는 특별함이 있다. 
이해하기 힘들고 아무도 그를 알아주지 않지만 모리스의 특별난 윤리성이 프랭크를 붙잡고 있다.
그리고 모리스의 죽음을 맞이한 후에도 그는 스스로 모리스가 되어가는 과정을 선택한다. 
 
감동적인 순간이다. 
 
책에서는 유대인의 상징성을 종교와 특정 문화에 국한 시키지 않고 있다.
유대인의 상징성은 가장 선한 인간의 윤리성과 도덕성이다.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실천성에 약한 보편적인 윤리성~ 
 
모리스는 타자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책임감이 있다.
프랭크가 자신에게 피해를 주고 자신의 가게에서 점원으로 있으며 매번 조금씩 금고의 돈을 훔쳐간다는 사실을 알지만, 그는 스스로 본인의 잘못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모리스의 집에 머물며 길거리 노숙자처럼 살아가던 프랭크는 점차로 모리스화 되어간다. 그리고 그가 죽고 아무런 댓가도 없이 남겨진 그의 부인과 딸의 생계를 말없이 맡게된다.
헬렌에 대한 사랑도 있지만 프랭크는 모리스가 그에게 보여준 특별함에 삶에는 선함에 대한 다른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된 것이다. 
 
자아를 넘어선 신비롭고 신성한 영역을 만들어가는 인간의 변화에  
 
책을 읽고 나니 잔잔한 감동이 밀려온다. 
 
누군가를 변화시킨다는 것은 아름다움이고 인류의 이상향이다, 
 
윤리의 보편성은 그 보편성을 바람으로써 가능하다. 
 
삶에서 무엇이 소중한지를 깨닫게 하는 소설이다.
아주 평범하지만 범인들이 쉽게 이룰 수 없는 순수성?의 상태를 한 유대인의 삶과 비유대인의 삶을 통해 작가는 많은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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