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다 노부나가 1 - 아버지와 아들
야마오카 소하치 지음, 이길진 옮김 / 솔출판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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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오다 노부나가다. 장장 32권에 걸친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읽고 났더니 7권 짜리 오다 노부나가는 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이 책은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한참 읽을 적에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갔다가 사서분께서 이 책부터 먼저 읽어야 한다는 조언을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읽게 되었다고 이 자리를 빌어 밝히고 싶다. 감사합니다, 사서선생님.

 

일단 1권은 구입했고, 나머지는 도서관에서 빌려 놓았다. 이번 추석 명절을 끼고 <오다 노부나가>를 읽을 그런 계획이다. 일단 이야기는 나고야 성의 성주 오다 사부로 킷포시 노부나가가 15세에 관례를 올리고 장가까지 든 덴분 17(1548)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오와리의 멍청이라는 별명으로 난폭한 행동을 일삼은 킷포시 노부나가를 어느 나그네 무사가 찾는다. 이 나그네 무사는 그를 정략결혼의 대상으로 삼은 미노의 영주이자 살무사라는 별명을 가진 사이토 도산이 파견한 정보원이다. 참외를 도둑질해서 먹고, 벌거벗다시피 한 여자들의 씨름을 독려하는 킷포시의 모습에 나그네 무사는 혀를 찬다. 관례라는 성년식을 치른 킷포시는 이미 폭군 스타일의 아버지 노부히데도 어쩔 수가 없는 그런 망나니 같은 사나이다. 게다가 그는 무슨 짓을 벌일지 모르는 예측불허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아버지 노부히데가 킷포시에게 붙여준 노신 히라테 마사히데도 이 철부지 도련님을 다루지 못한다. 킷포시는 특히 승마와 수영도 잘했는데, 자신이 미카와의 고아라고 부르는 마츠다이라 타케치요를 무척이나 좋아했던 모양이다. 오와리의 인질로 잡혀와 있는 타케치요를 데리고 엄청난 거리를 같이 말을 타고 달리기도 한다. 거물은 자신과 비슷한 거물을 미리 알아 본다고, 평생의 동지이자 미래의 사돈이기도 한 타케치요에게 보이는 애정이 눈길을 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다른 방식의 편집 때문인지 <오다 노부나가>는 상대적으로 훨씬 더 짧게 이야기가 진행되는 느낌이다. 전자가 좀 더 긴 방식이라면, 후자는 탁탁 치고 나가는 그런 느낌. 뭐 읽기에 부담이 없어서 더 좋기는 하지만 약간 가벼운 느낌이 들었다.

 

전직 승려이자 기름장수 출신으로 미노의 살무사라는 별명으로 입지전적 성공을 거둔 사이토 도산은 애지중지하는 막내딸 노히메를 오와리로 시집 보낸다. 모두가 알다시피 난세에 자신이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한 정략결혼의 일환이었다. 도산은 노히메에게 신랑감인 킷포시가 정말 멍청이라면 가차 없이 칼로 찌르라는 엄명을 내린다. 하지만, 노히메가 누구인가. 센고쿠 시대를 주름잡은 재기 넘치는 여걸 중에 원탑이 아니었던가. 아버지가 내린 칼날이 방향이 어쩌면 친정 아버지에게로 향할 수도 있다며 되받아친다.

 

센고쿠의 영걸 킷포시의 아내답게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킷포시의 기행을 노히메는 모두 파악하고 있었다. 우선 미카와 출신 고아인 타케치요를 애정하는 것을 보고는, 아버지 노부히데가 자그마치 25명이나 되는 자식들을 두는 바람에 친족이 아닌 라이벌 같은 동생들에게 애정을 느끼지 못했던 킷포시의 행동이라고 냉정하게 분석한다. 정월부터 마에다 이누치요(토시이에)를 위시한 8명의 코쇼들을 데리고 키요스 성 주변에 방화를 저지르고 다닌 망동에 대해서도 그 이유를 정확하게 짚어낸다. 노히메를 멀리하던 킷포시는 마침내 그녀를 자신의 진짜 아내로 받아들인다.

 

센고쿠 시대의 종결자라고 생각할 수 있는 킷포시 노부나가는 이미 십대 시절부터 일체의 구습을 경멸하고, 새로운 질서 창조에 골몰했다. 난세에 어울리지 않게도, 아버지의 중신들은 다이묘의 후계자다운 복식을 고집했고 예의범절을 강조했다. 그런 점에서 오다 가문을 떠받치는 신하들에게 난폭한 언행을 일삼는 킷포시는 후계자감이 아니었다. 사실 어떤 점에서 센고쿠 시대 영지를 다스리는 영주 혹은 성주는 자신의 가문 뿐 아니라 그 가문에 딸린 가신들의 호구도 책임져야 했다. 자신의 영지를 침범한 침략자들을 상대로 격렬하게 싸우다가 패색이 짙어지면 할복을 하는 것도 패자는 난세에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살벌한 현실 때문이었다. 그러니 훗날 오와리의 멍청이 혹은 깽깽 말이라는 비하를 듣는 킷포시 대신 같은 어머니 아래 태어난 준수한 노부유키가 그들의 입맛에 맞는 주군이었다고나 할까.

 

킷포시의 나와버리인 오와리는 서쪽에서는 미노의 살무사로 알려진 장인 사이토 도산이 그리고 동쪽에서는 미카와-토토우미 그리고 스루가 일대를 장악하고 상경전을 준비 중인 이마가와 가문의 요시토모가 호시탐탐 침공의 기회만을 노리고 있었다. 아버지 노부히데가 42세에 뇌졸중으로 급서하면서 얼결에 오와리의 태수 자리를 물려받은 킷포시는 이제 드디어 자신의 실력을 천하에 내보일 시간이 되었다.

 

자신의 사부로 언제나 자신을 지지하던 노신 히라테 마사히데가 할복으로 자신의 주군에게 마지막 메시지를 보낸다. 그나마 오와리에서 자신의 방패막이었던 히라테 노인이 죽으면서 킷포시는 점점 더 고립무원의 상태가 되었다. 그때쯤 미노의 살무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배신의 달인답게 사위에게도 미노의 살무사는 예외를 두지 않았다. 자기보다 기량이 떨어지는 놈이라면 계책을 발동해서, 사위와의 첫 대면 자리에서 간단하게 죽여 버리겠다는 미노의 살무사 특유의 전술을 구사한다.

 

아버지를 그 누구보다 잘 아는 전략의 귀재 노히메는 절대 킷포시가 아버지를 만나러 가면 안된다고 만류하지만, 킷포시가 누구인가. 하지 말라는 일은 죽어라고 하고, 하라는 일은 기가볍게 무시하는 그런 사나이가 아니었던가. 이미 아버지의 장례식날 정중한 분향 대신 향을 집어 아버지의 위패에 뿌리는 기행으로 중신들을 놀래키지 않았던가. 동시에 자신에 반대하는 친 노부유키 인사들의 자중지란을 유도하기도 했다.

 

카즈사노스케 노부나가는 장인 도산을 능가하는 술책으로 당시 한 자루도 구하기 힘들다는 총포를 자그마치 300자루나 장만하고 장창부대를 동원해서 미노의 살무사를 압도하는 장면을 연출한다. 이 모든 것이 사분오열된 오다 가문의 단결을 위한 카즈사노스케의 포석이었다. 다음은 모리야마 성의 성주이자 자신의 숙부인 오다 노부미츠였다. 그를 설득해서 성에서 물러나게 만든 카즈사노스케의 다음 목표는 키요스 성에서 자신에게 공공연하게 반기를 들고 있는 히코고로 노부모토였다. 과연 카즈사노스케는 어떤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히코고로를 키요스 성에서 몰아낼 것인지 2권으로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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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09-28 12: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7권짜리가 껌이라니요? 전 3권짜리 장편소설을 살까 말까 하고 있는데요...
저도 님 덕분에 용기를 내는 걸로... 껌이다, 그러면서...ㅋ

일본은 할복이 많아요. 실제로 할복한 작가들이 있지요.

레삭매냐 2020-09-28 16:23   좋아요 0 | URL
저도 책을 다 사서 읽지는 않고
시작만 ㅋㅋㅋ
나머지는 죄다 도서관에서 빌려다
읽었답니다.

미시마 유키오라는 작가가 그랬
다고 하는 걸 들은 것 같습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 32 - 제3부 천하통일 32 입명왕생
야마오카 소하치 지음, 이길진 옮김 / 솔출판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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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일이 걸렸다. 지난 727일부터 시작해서 오늘까지 야마오카 소하치의 <도쿠가와 이에야스> 32권을 읽는데 걸린 시간이다. 물론 그동안에 다른 책들은 만나지 못했다. 가장 먼저 이 시리즈부터 끝내야 한다는 그런 모종의 심리적 압박감 때문이 아니었을까. 지난 두 달간 나의 모든 독서력은 도쿠가와 이에야스라는 인간사에 집중되었던 것이다.

 

희대의 영웅이자 권력가 그리고 모략의 달인 이에야스는 고희의 나이를 넘어 이제 자신의 사후를 대비한다. 평균 수명이 50세 정도인 시대에 74세의 노인은 확실히 천수를 넘겼다. 그러나 여전히 천하는 평정되지 않았고, 센고쿠 시대의 기운은 빠지지 않았다. 이미 오사카 대전에서 결전에 나섰던 사나다 유키무라 같은 선수들이 대표적인 전국인의 모습이었다. 미카와 너구리 선생은 평화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신불을 앞세워 노래하고 있지만, 전쟁이 춤추는 시대를 좋아하는 무사들의 생각은 달랐다.

 

아무리 야규 무네노리나 세키슈사이 같은 이들이 신카게류의 사람을 베지 않는 활인검을 시대정신으로 내세운다고 하더라도, 전란의 시대를 칼과 창 한 자루로 살아온 이들에게는 씨가 먹히지 않는 소리일 뿐이다. 물론 이런 난세에 꽃을 피우는 무사들과 달리 상인들의 생각은 다르다. 상인들에게 평화의 시대는 교역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소중한 시기이기도 하다. , 그런데 전란의 시대에 상인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돈을 벌 수 있는 게 아닐까? 나중에 오고쇼 이에야스에게 올리브유로 튀긴 도미 요리를 올린 3대 챠야 시로지로도 오사카 전투 당시 동군에게 남만에서 수입한 대포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했던가. 지금의 내로라하는 일본 재벌들도 모두 일본 제국주의 시절 전쟁을 계기로 부흥한 그런 기업들이 아니던가.

 

어쨌든 미카와 너구리 선생의 생애 마지막 미션은 바로 아들 마츠다이라 타다테루와 오슈의 도쿠간류(외눈박이 용) 다테 마사무네를 처리하는 것이었다. 오사카 전쟁에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히데요리 모자를 죽게 만든 일로 해서 오고쇼 이에야스는 큰 심리적 부담을 안게 됐다. 어쨌든 도요토미 타이코가 남긴 유자를 죽게 만들었다는 점은 천하에 변명의 여지가 없는 그런 과오가 아닌가. 2대 쇼군 히데타다와 그가 거느린 가신들의 생각과 그야말로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모두 경험한 오고쇼의 생각은 결이 달랐다.

 

그런 점에서 방자한 언행을 일삼하는 자신감 넘치는 아들 마츠다이라 타다테루의 문제를 아무 일 없이 넘어가기는 어려웠다. 우선 타다테루는 장인 다테 마사무네의 영향으로 자신 역시 다음 쇼군이 될 수 있다는 그런 자신감에 차 있었다. 그래서 아버지 오고쇼에게 히데요리가 죽은 오사카 성을 넘겨 달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가 있었다, 아니 그게 가능한 일이었을까? 이십대 청년의 생각과 고희를 넘긴 노장의 생각은 접점이 없었다.

 

오사카 여름 전투에서도 타다테루는 전장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동군 측에 위기를 불러올 뻔 하기도 했다. 무례를 들어 쇼군의 가신을 죽이기도 했고, 난전 중에 아군 부대를 적군과 함께 몰살시키기도 했다. 그 외에도 이유를 만들면 한이 없겠지만 미카와 너구리 선생은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재능과 야심을 겸비한 타다테루를 숙청하기로 마음 먹었다. 사실을 좀 더 파보면 모든 문제는 이에야스 자신이 만든 것이었다. 일단 오쿠보 나가야스라는 문제적 인간을 타다테루의 중신으로 붙여 주고, 더 큰 야심가인 다테 타다테루의 딸을 아내로 삼게 한 결정은 모두 자신이 내린 게 아니었던가. 저자는 그런 이에야스의 인간적 고뇌를 다루는데 상당한 지면을 할애하고 있는데 어쨌든 누가 뭐래도 예의 결정과 문제의 시발은 오고쇼가 잘못 내린 결정의 후과였다.

 

다양한 전술을 동원해서 우선 타다테루를 자중시키고, 에치고 외지에 유폐하는 데 성공한 미카와 너구리 선생은 마지막 상대를 굴복시키는데 나선다. 하지만 타이코에게도 반항한 전력의 도쿠간류는 절대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오죽했으면 이에야스가 죽던 해인 1616년 정월에 쇼군이 대군의 하타모토를 동원해서 오슈 정벌에 나설 거라는 소문이 에도 성에 파다하게 퍼졌을까. 오고쇼와 쇼군이 술책을 부려 자신을 체포하고 카이에키에 나설 지도 모른다는 염려에 도쿠칸류는 자신의 사위 타다테루 숙청 와중에 매사냥을 핑계로 자신의 영지인 무츠로 튀어 버렸다. 어쩌면 이런 기략을 무시로 구사하는 다테 마사무네야말로 마지막 전국인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칸토에서 매사냥을 핑계로 대규모 군사연습이라는 무력시위를 보이기도 했던 오고쇼는 챠아 시로지로가 진상한 도미 튀김을 먹고 발병했다. 다음 순서는 죽음을 대비한 행사들이 차례로 진행된다. 우선 무츠의 도쿠간류가 병문안에 나서 진심으로 오고쇼의 질서에 승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긴 사위 타다테루의 실각, 전쟁이 나면 자신을 보좌할 참모 카타쿠라 카게츠나의 죽음이 이어지면서 사실상 무츠의 호랑이는 전의를 상실해 버렸다.

 

타다테루를 뺀 나머지 아들들을 불러 자신이 이룩한 에도 바쿠후 쇼군이 지배하는 질서유지에 만반의 대비를 하라는 유지를 남긴다. 자신은 비록 무()로 천하를 제패했지만, 평화의 시대에는 오직 유가의 장유유서로 대변되는 질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미카와 너구리 선생은 체험으로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자신의 선배격에 해당하는 오다 노부나가나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달리 천수를 넘어선 수명과 많은 자손들이 그것을 가능하게 하지 않았나 싶다. 농민들을 가혹하게 수탈하는 영주에 대해 쇼군에게 직접 고할 수 있는 언로를 만들어 놓은 것은 탁월했으나, 영주에게는 상대적으로 관대한 처분을 그리고 수탈 사실을 고한 농민에게는 반역이라는 책임을 물어 책형으로 처벌하라는 결정은 역시나 시대적 한계를 느낄 수 있는 처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죽는 순간까지 노익장을 과시하던 미카와 너구리 선생은 인생나무라는 비유를 들어가며 드디어 극락왕생의 길에 올랐다.

 

저자 야마오카 소하치 씨가 센고쿠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평화의 시대를 연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지나치게 미화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소설의 후반으로 갈수록 들었다. 제 아무리 천하의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이에야스라고 하더라도, 모든 것을 자신의 손으로 할 수는 없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자신은 요도 부인과 히데요리 모자를 끝까지 살려 주고 싶었으나, 쇼군의 직계 부하들이 그들을 할복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생로병사가 모두 신이라는 존재에 따른 것이라고 하는 천명 의식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현대인의 관점에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바지 사장인 아들 히데타다 대신 실제적인 권력의 중심은 슨푸에 자리잡은 오고쇼 이에야스로부터 나온다는 것은 천하의 모든 이들이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런 오고쇼가 오사카 여름 전투 말미에 엄명을 내려 히데요리 모자를 보호하게 했다면, 그들의 운명이 비극으로 끝나는 일은 절대 없었을 것이다. 그저 후다이 가신들의 뿌리 깊은 도요토미 가문에 대한 적대감의 발로로 치부해 버리기엔 너무 큰 사건이지 않았던가. 히데요리 모자의 죽음은 미카와 너구리 선생 말년을 장식하는 명백한 오점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 나의 지난 57일간의 도쿠가와 이에야스 여정은 마무리되었다. 이번 추석 전에 다 읽는 것을 목표로 삼았었다. 시작하기 전에는 아니 이걸 언제 다 읽나 싶었는데 작심하고 읽으니 그다지 어렵지 않은 도전이었던 것 같다. 한창 도서관으로 책을 빌리러 다닐 적에 동네도서관 사서 선생님이 이 책을 읽기 전에 <오다 노부나가>를 먼저 읽어야 한다는 조언을 해주셨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어젯밤에 <도쿠가와 이에야스> 마지막 권을 다 읽기 전에 미리 <오다 노부나가> 1권을 주문했다. 이 시리즈는 달랑(?) 7권이라 그다지 부담이 가지 않을 듯 싶다. 이번 추석 때는 아마도 <오다 노부나가>를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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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0-09-21 1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추석을 여유있게 남겨두고 완독하신거 축하드립니다. 🎉 오다 7권은 이거에 비하면 정말 ‘달랑‘ 이네요.ㅎ

레삭매냐 2020-09-21 13:0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역쉬 자랑질은 알라딘이 최고더라는.

오다는 쉬엄쉬엄 가보렵니다.

단발머리 2020-09-21 12: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말 대단하십니다!! 32권 진짜 실화입니까!!! @@

레삭매냐 2020-09-21 13:06   좋아요 1 | URL
읽는 분들마다 다 사연이
있으시겠지만, 저는 비교적
수월하게 완독한 것 같습니다.

다 읽고 나니 일본 센고쿠 시대
에 대한 관심이 늘어, 오다 노부
나가와 미노의 살무사라는 별명
을 가진 사이토 도산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도 읽어 볼까 합니다.

다 읽고 나니 정말 뿌듯하네요.

겨울호랑이 2020-09-21 13: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 빠른 완독을 축하드립니다. 저는 1년 정도 걸렸던 것 같은데요 ㅜㅜ 제가 읽은 것은 아버지가 읽으시던 세로로 읽던 방식의 가독성 떨어지는 옛날 책이긴 했지만요... ^^:)

레삭매냐 2020-09-21 16:10   좋아요 1 | URL
센고쿠 시대 매력에 푹 빠져 버려서
이번에는 오다 노부나가를 읽습니다.

그 다음에는 사이토 도산-오다 노부
나가-아케치 미츠히데가 나오는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다 봐야지 싶습니다.

아무래도 종서가 읽기 힘들죠 :>
응원 감사했습니다.

페크(pek0501) 2020-09-21 14: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달랑 7권이라뇨? 저와 수준 차이가 너무 납니다.
그래도 완독을 축하드립니다.^^ 부럽다는... ㅋ

레삭매냐 2020-09-21 16:11   좋아요 0 | URL
ㅋㅋ 32권을 읽고 나니
7권 정도는...
상대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냥 2020-09-21 15: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대단하시다는 말밖에 할말이 없습니다. 축하합니다.
덕분에 다시 한번 생긱을 되돌릴 수 있었답니다.
언젠가 일본 드라마에 이에야스를 아주 방정 맞은 캐리터로 만들어 놓은걸 보고
속으로 엄청 의아했던적이 있는데 보통 우리는 속을 알수없는 너구리쯤으로 본다는 거지요.

레삭매냐 2020-09-21 16:12   좋아요 0 | URL
몇 년 전에 NHK에서 만든
<사나다마루>라는 시리즈가 보고
싶은데 구할 수가 없네요 :>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오사카 전투 이야기라
궁금한데 말이죠.

미카와의 너구리라는 말이 어찌나
딱 들어 맞던지요. 감사합니다.

syo 2020-09-21 18: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걸 해내시는군요..... 입틀막.... 리스펙...

레삭매냐 2020-09-21 20:26   좋아요 0 | URL
캄솨합니다... 꼬박 두 달이 걸렸네요.

페넬로페 2020-09-21 19: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32권 완독!
너무 대단하세요^^
어릴적 아버지가 구입해서 책장에 꽂아둔 책이 지금도 생각나요~~
완독 축하드려요**

레삭매냐 2020-09-21 20:34   좋아요 1 | URL
렉이 걸리지 않고 내쳐 달리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감사합니다.

han22598 2020-09-21 22: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엄두도 내질 못할일을 하셨네요!! 대단하십니다. ^^

완독 축하드려요 :)

레삭매냐 2020-09-22 10:52   좋아요 0 | URL
생각보다 그리 어렵지 않으니
한 번 도전해 보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

감사합니다.

이뿐호빵 2020-09-21 23: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32권의 완독을 위한 긴 ~여정의 마무리 ㅎㅎ진심 축하드립니다

레삭매냐 2020-09-22 10:52   좋아요 1 | URL
지난 두 달 빡시게 읽었습니다 -

이제는 <오다 노부나가>에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카알벨루치 2020-09-26 19: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32권이라...역쉬 엄청나신 분!!! 머릴 숙입니다 넙쭉! 괜히 읽고싶어지네요!

레삭매냐 2020-09-27 13:49   좋아요 1 | URL
도쿠가와 이에야스 읽고 나서
도전 중인 오다 노부나가 7권까지
더하면 39권이네요 ㅋㅋㅋ

거의 무협지 읽는 수준의 재미이니
한 번 도전해 보심이...
 
도쿠가와 이에야스 28 - 제3부 천하통일 28 유성
야마오카 소하치 지음, 이길진 옮김 / 솔출판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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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대망의 두 번에 걸친 오사카 성 전투를 남겨 놓고 있다. 지난 두 달간 죽어라고 소설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읽은 끝에 이제 다섯 권만 더 읽으면 다 읽게 된다. 내가 보기에 고희를 넘긴 미카와 너구리 선생은 라떼꼰대가 되었다. 노망이 들어 자신에게 충성을 다한 가신들에게 짠 녹봉을 주지만, 자신의 기량이 부족한 아들들에게는 수십만 석의 영지를 보장한다. 그리고 중신들의 후손까지도 출세를 봉쇄해서 아들들의 보좌를 맡기는 모습에서는 역시나 만년에 도달한 절대 독재자는 어쩔 수 없구나 싶어졌다. 그놈의 신불 타령은 이제 지겹기도 하고.

 

무장으로 센고쿠 시대를 살아온 오고쇼 이에야스가 더 이상의 소요를 용납하지 않고, 도쿠가와 가문이 영원히 지배하는 질서 아래 일본국의 통일을 원한 것이다. 그건 그의 생각이고, 일단의 무사들은 그와는 전혀 상이한 생각과 견해를 무장한 채 세월을 죽이고 있었다. 그 중의 한 명이 바로 사나다 가문 출신의 유키무라, 겐지로였다. 누가 봐도 그의 아버지 사나다 마사유키는 전쟁광이었다. 특히 군략과 병법에 특출난 기량을 선보였던 사나다 마사유키와 유키무라 부자는 세키가하라 전투 당시 서군 측에 붙어서 쇼군 히데타다의 서진을 막았다.

 

기이한 것은 같은 사나다 가문 출신으로 장자였던 노부유키는 동군으로 참전했다. 마사유키가 질 게 뻔한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동군 대신 서군에 붙은 것은, 거대한 판돈이 걸린 도박판에서 서군이 승리하면 최소 백만석은 보장되는 다이묘가 되리라는 철저한 계산에서였다. 유난히 자신의 가신들에게 짠 미카와 너구리 선생이 신참 토자마 다이묘에게 후한 대접을 할 리가 없다는 냉철한 판단이 마사유키가 서군 측에 붙게 한 이유였다.

 

그리고 패전 이후, 장남 노부유키의 목숨을 건 구명으로 마사유키는 코야 산 밑의 쿠도야마에 은거하면서 반 도쿠가와 대란이 일어나길 기대하다가 사망했다. 그리고 아버지의 유지를 그대로 받아들인 유키무라의 오사카 입성에 모두의 관심이 집중됐다. 카가 마에다 가문의 객장 신분의 타카야마 미나미보가 수장이 되고, 유키무라가 군사가 되어 거병하는 것을 막기 위해 에도 바쿠후에서는 회유와 협박 그리고 읍소를 병행한 전략을 구사한다. 물론 그런다고 해서 형이 노부유키의 친서의 겉봉도 뜯지 않고 돌려보낸 유키무라의 오사카 합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한편, 오고쇼 이에야스에게 소환된 카타기리 마츠모토는 모든 문제의 근원이 되는 업화의 중심 오사카 성에서 히데요리의 거취문제를 통보받는다. 도요토미 타이코가 남긴 오사카 성은 마력처럼 천주교도와 떠돌이무사 그리고 반 도쿠가와 세력을 빨아들였다. 슨푸의 이에야스는 도쿠가와의 천하 유지를 위해 더 이상 오사카 성을 방치해 둘 수가 없었다. 히데요리의 영지 이전을 요구하는 이에야스에게 카타기리는 시간을 달라고 부탁한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17주기를 맞이해서 호코 사의 대종을 만들어 추모하겠다는 오사카의 계획은 세이칸 대사가 쓴 종명 문제로 사달이 나고 만다. 별 것도 아닌 여덟 글자에 도요토미 가문의 흥성을 그리고 도쿠가와 가문의 저주를 내린다는 친 도쿠가와 가문 성향을 지닌 관변학자들의 장난질로 에도와 오사카 간의 갈등은 폭발한다. 도요토미 가문의 기둥인 카타기리 마츠모토는 백방으로 갈등과 미증유의 소요를 진압하기 위해 뛰지만, 그가 기량으로서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모든 책임은 이제 성인이 된 주군 히데요리와 그의 곁에서 제대로 보필하지 못한 카타기리 이치노카미가 독박을 쓸 판이다.

 

슨푸의 오고쇼는 관대해 보이지만 어쩌면 그야말로 가장 음험한 모략가가 아닐까 싶다. 오사카에서는 이츠노카미와 요도 부인을 시종하는 부인네들을 각각 사자로 슨푸로 파견한다. 미카와 너구리 선생은 이치노카미가 당초에 한 약속(히데요리의 영지 이전)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예 면담도 거절한다. 그리고 자신의 속셈을 똑 부러지게 알리지 않고 수수께끼에 가까운 난제로 상황을 어렵게 만든다. 이치노카미는 임의로 늙은 너구리 선생의 난제를 자신이 스스로 정한 세 가지 조건으로 만들었다. 언제 오고쇼가 그런 조건을 내걸었던가? 그저 상량문 문제와 오사카가 속속 입성하고 있는 떠돌이무사들에 대한 처분을 이치노카미에게 말했을 뿐이다.

 

오사카에서는 요도 부인의 인질(오고쇼의 소실), 히데요리의 영지 이전 그리고 히데요리의 에도 상경 및 항복 조건을 기정사실화하고 일곱 무사를 비롯한 오노 슈리 등이 칸토와의 일전이 불가피하다고 강력 주장해서 관철시킨다. 화의의 가능성이 모두 사라져 버리고 이제는 강대강의 대결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그렇지 않아도 도쿠가와 가문의 하타모토들은 도요토미 가문과 타이코의 유자 히데요리에게 관대한 오고쇼에 불만을 품고 있었다. 지난 15년간의 평화는 센고쿠 시대 창 한 자루로 다이묘의 지위에 오른 영웅담에 대해 동경을 품고 있는 이들은 각기 다른 각도에서 자극했다. 동군 쪽에서는 이번 오사카 전투야말로 새로운 기회일 거라는 생각으로, 오사카 성에 집결한 서군 쪽에서는 이번에야말로 세키가하라의 복수전이 될 거라는 생각으로 상대하게 된다.

 

한편, 오사카 전투에서 무장으로서 제갈공명에 버금가는 지략과 용맹을 떨치게 되는 쿠도야마의 사나다 사에몬노스케 유키무라는 엄중한 포위망을 뚫고 오사카 입성을 예고한다. 사실 사에몬노스케와 그의 아버지 마사유키는 센고쿠 시대였다면 세키가하라 패전 이래 당장 처형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전란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의 시대를 주창하는 오고쇼 이에야스는 사나다 부자에게 관대한 처분을 내렸다. 동군 측의 영지 10만석의 다이묘 제안에도 불구하고, 사에몬노스케는 누가 봐도 승부가 뻔한 오사카 전투에 아들 다이스케와 함께 참전하기로 결정한다.

 

어쩌면 사에몬노스케는 오사카 전투에서 악역을 자처해서 여전히 센고쿠 시대의 추억을 잊지 못하는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이들을 모조리 끌어 모은 한 판 승부에 도전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오고쇼의 명령으로 자신을 이중삼중으로 감시하는 마츠쿠라 분고의 포위망을 뚫고 쿠도야마를 탈출하는 사에몬노스케의 계획은 정말 탁월했다. 사나다 부자가 2대에 걸쳐 준비한 플랜을 마츠쿠라 분고의 기량으로는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고나 할까.

 

이제 전장의 무대는 준비되었고, 전국에 동원령을 내린 오고쇼는 자신이 직접 오사카 토벌에 나서기로 결정한다. 세키가하라 전투의 주력이 히데요시 키즈 출신의 무장들이었다면 이번에는 토호쿠에서 차출된 병사들이 오사카 토벌군의 주력이었다. 이미 자신과 전장을 누볐던 동료들은 일선에서 물러나고, 그들의 아들과 손자들과 함께 천하의 태평을 위해 말도 타지 못하는 건강으로 서쪽으로 향하는 미카와 너구리 선생의 결기는 비장하기까지 했다. 마지막까지 오고쇼는 오사카와의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원했지만 아무도 그의 의중을 읽지 못했고, 그렇게 전쟁의 수레바퀴는 멈추지 않고 굴러갔다.

 

[뱀다리] 이번 28권의 표지는 호코 사의 대종과 종명 여덟 글자다. 국가안강 군신풍악(國家安康 君臣豊樂)이라는 별 것도 아닌 문장에 격노해서 전쟁에 나서는 오고쇼 이에야스는 과연 전쟁광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 대신 히데요리의 영지 이전을 가신들을 교란시키는 대신, 강하게 압박해서 오사카 지도부에 관철시킬 수 있지 않았을까. 결국 도쿠가와 이에야스 역시 모든 것을 전쟁으로 해결하는 전국인(戰國人)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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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20-09-17 12: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히데요시 사후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무관심해 보이는 행동이 오사카 성을 지나간 시대의 인물들을 모아들였다고 밖에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소설 상에는 혼자서 평화를 위한 노력을 한 듯 묘사되지만 결과적으로는 한 번에 쓸어버리기 위해 기회를 보고 있었다는 평가을 면할 길이 없어 보입니다. 그런 면에서 ‘너구리 영감‘이라 불리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별명은 적당하다 여겨집니다...

레삭매냐 2020-09-18 14:12   좋아요 1 | URL
야마오카 소하치 작가가 너무 미카와
너구리 선생을 긍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게 마음에 걸리더라구요.

결국 도요토미 가문을 멸망시킨 사람
은 2대 쇼군 히데타다도 아닌 오고쇼
이에야스였으니 말이죠.

한 마디로 말해서 짜고 치는 고스톱
이라고나 할까요...
 
도쿠가와 이에야스 21 - 제3부 천하통일 21 파멸의 조짐
야마오카 소하치 지음, 이길진 옮김 / 솔출판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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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7부 능선을 돌파했다. 천하를 다투던 오다 노부나가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차례로 죽었다. 이제 때를 기다리고 있던 살찐 너구리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명실상부한 천하인이 되었다. 하지만, 노회한 무사이자 정객인 나이다이진 이에야스는 아직 자신의 때가 오지 않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일단 도요토미 가문과 히데요리 도련님을 위한다는 신념으로 똘똘 뭉친 자기파멸적인 인간 이시다 지부 미츠나리가 버티고 있었다. 전편에서 히데요시 키즈에게 쫓겨 자신의 품 안으로 날아든 숙적 지부를 보호해서 그의 영지인 사와야마로 보낸 바 있다. 물론 부교 자리에서 은퇴하는 조건으로. 사실상 자신을 위협한 라이벌이 없어진 상황에서 이에야스는 더 이상 맹수의 발톱을 숨길 필요가 없었다. 자신을 자제하고 인내할 필요도 마찬가지였고.

 

풍문에 의거해서 자신의 암살 기도를 획책한다는 이유로 부교들을 징계하고, 아사노 나가마사는 코후로 낙향시킨다. 신변보호라는 이유로 무장한 미카와 꼴통 가신단을 거느리고 오사카 성의 히데요리를 영접하는 나이다이진 이에야스. 내전의 풍기를 단속하는 등, 사실상 1인자로서 거침없는 행보를 보인다.

 

한편, 네네는 키타노만도코로 그리고 남편 타이코 히데요시가 죽은 후에는 코다이인으로 변신했다. 여자 칸파쿠로 불릴 정도로 배포를 자랑하던 코다이인은 도요토미 가문의 영속보다는 천하의 안녕을 선택한 모양이다. 실질적 일본의 지배자가 된 나이다이진 이에야스에게 자신의 거처를 내주고 교토로 향한다. 물론, 현실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무모하게 이에야스에게 도전장을 내민 이시다 지부는 그런 코다이인을 적으로 규정하고, 오소데를 그녀의 측근에 심어 여차하면 살해할 계획은 세운다. 개인적으로 이시다보다 정국을 읽는 눈이 뛰어난 오소데의 행적에 의구심이 가는데, 너무 소설적 설정이 아닌가 싶다.

 

어쨌든 당면한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하던 나이다이진 이에야스는 이번에는 자신의 위치를 공고하게 만들기 위해 소문에 나도는 다이묘들을 상대로 인물 평가(라고 적고 실제로는 테스트)에 돌입한다. 그 첫 번째 상대는 바로 다이나곤 토시이에의 아들들이었다. 그들에게 역심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사과와 동시에 어머니 오마츠를 인질로 보내라는 무리한 요구를 제시한다. 이거 갑자기 너무 폭주하는 건 아니고. 이에 토시나가와 토시마사는 울분을 억누르고 이에야스의 요구대로 호슌인으로 개명한 오마츠 여사를 인질로 삼아 에도로 보낸다.

 

자 다음 순서는 누구였을까? 바로 에치고에서 아이즈 120만 석의 영주로 전봉된 우에스기 카게카츠였다. 타이코 히데요시가 죽던 해 정월에 새로운 영지로 부임한 카게카츠가 (전란에 대비한) 새로운 성을 쌓고, 총포를 사들이는 군비 강화를 하고 떠돌이 무사들을 끌어모은다는 첩보가 나이다이진이 있는 오사카 성으로 날아든다. 이번에도 이에야스는 가신들을 소집해서 아이즈에 보낼 최후의 통첩을 작성한다. 이 임무는 비교적 정중하지만 사실상의 협박장을 카게카츠와 친분이 있는 쇼코구 사 소속의 승려 호코지 쇼타이가 맡았다. 고심 끝에 발송한 서신을 받아든 카게카츠의 카로 나오에 야마시로노카미 카네츠구는 그야말로 천하의 이에야스를 도발하는 일명 나오에장으로 알려진 회신을 날린다. 도쿠가와의 사신들이 전달한 오사카에 카게카츠가 직접 상경해서 해명하라는 요구, 인질 요청, 신종의 서약서 작성 따위의 요구들은 묵살된다.

 

이 결정은 야마시로노카미가 주장대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이시다 지부의 거병 때문에 자신들의 영지를 정벌하지 못할 거라는 판단에 근거한 것이었다. 결론적으로 야마시로노카미의 생각은 우에스기 가문에 치명적인 오판이었다. 일본 정국을 결정한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서군이 패배하면서 우에스기 가문은 120만 석 다이묘에서 30만 석으로 카이에키되는 신세가 되었으니 말이다.

 

어떤 일에도 놀라지 않는 미카와 너구리 씨는 나오에장을 받아 들고, 격분했다는 정치적 쑈를 벌이면서 대대적인 아이즈 정벌에 나설 계획이라고 만방에 선포한다. 이를 계기로 각 진영은 때가 무르익었다고 판단했던 모양이다. 서군의 실질적 주도자였던 이시다 지부는 그대로, 한 방의 승부로 전국의 향방을 가를 그런 대전투를 원했던 나이다이진 이에야스는 모든 것을 건 도박에 나선다. 나를 반대하는 이들은 모두 반대편인 서군에 붙어라, 그리고 나에게 충성하는 다이묘들은 내가 지휘하는 동군 편에 서라. 한 마디로 말해 천하라는 거대한 판돈을 걸고, 한 판 붙자는 미카와 너구리 씨가 던진 승부수였다.

 

도박판에 참가하려는 선수들의 머리 회전력이 상승하기 시작한다. 도대체 어느 편에 서야 나에게 가장 유리한가를 계산했다. 순간의 선택이 개인의 운명은 물론이고 가문과 가신들의 그것도 좌지우지할 판이었다. 오만과 불손의 아이콘 이시다 지부는 미카와 너구리 씨가 의도한 대로 거대한 도박판에 뛰어든다. 거의 모든 이들이 천하의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상대로 이런 위험한 도박을 벌이는 게 위험하다고 충고해도 듣지 않는다. 그것이 파멸의 조짐이었을까.

 

이시다 지부를 유인하고 시간을 벌기 위한 용사로 나이다이진의 슨푸 인질생활 이래 가신이었던 후다이 토리이 모토타다가 선발된다. 아이즈 정벌에 나서기 전에, 미카와 너구리 선생과 모토타다는 반세기에 걸친 우정을 이야기하면서 석별의 잔을 나눈다. 군소리 안하고, 사지에서 항전하라는 주군의 명령에 따르는 가신. 정말 가슴 찡한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이시다 지부는 미카와 너구리 선생의 예상에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행동에 나선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전횡을 핑계로 삼아, 도요토미 가문과 히데요리를 위한다는 명분을 내걸고 타이로와 부교들을 설득한다. 한편, 한센병에 걸린 것으로 알려진 오타니 요시츠구는 미카와 너구리 선생의 동원령에 따라 아이즈 정벌길에 나선다. 오타니는 이시다 지부에게 부자가 모두 아이즈 정벌에 조력하라는 조언을 하지만, 오만한 이시다 지부는 그 충언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대신 자신과 함께 도쿠가와 타도의 깃발을 들자는 간곡한 설득에 오타니가 넘어간다.

 

그는 우선 오만과 불손의 캐릭터 이시다 지부를 서군의 총대장으로 삼으면, 통솔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예리하게 지적한다. 이시다 지부에게는 그야말로 뼈 때리는 충격이 아닐 수 없디. 그래서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이 바로 바지사장 모리 테루토모였다. 그리고 반 도쿠가와 연합이 내세운 격문과 연서를 전국에 돌릴 것을 주문한다. 동시에 오사카 성으로 달려가 동쪽으로 떠난 무장들의 처자식들을 인질로 잡으라는 치졸해 보이는 작전도 구사한다. 난세에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식이다. 알량한 무사도 따위는 개에게나 주라는 식일까.

 

순조롭게 진행되던 이시다 지부파의 전략은 인질극의 첫 번째 타겟이었던 호소카와 타다오키의 아내이자 아케치 미츠히데의 딸인 가라시아 부인의 격렬한 저항으로 차질을 빚는다. 독실한 천주교도였기에 가라시아 부인은 자결을 거부했다. 가라시아 부인이 죽음에 이르는 과정은 약간의 희비극으로 진행되면서 3부의 첫 번째 권이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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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2020-09-05 21: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여전히 정리의 달인이십니다.
이사람들은 이름을 워낙 자주 바꾸니까 읽다가도 헷갈리는데
이렇게 정리를 해주시니 오래전에 읽었던 책이라도 좀 이해가 가능해 지네요.ㅎㅎ
학교 다닐때 공부도 엄청 잘했을것 같은 느낌. 계속 정리 잘해주세요~~



레삭매냐 2020-09-17 10:16   좋아요 0 | URL
학교 다닐 적에는 공부를 잘하지 못하였습니다...

이제 거의 막판으로 치닫고 있네요.
이제 4권만 더 읽으면 대망의 완독이랍니다 :>

종이연필 2020-09-09 23: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안 읽어도 레삭매냐님 리뷰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저뿐일까요..ㅎㅎ 오래전부터 팬입니다~

레삭매냐 2020-09-17 10:17   좋아요 0 | URL
매권 마다 리뷰를 쓰다 보니,
거의 의무방어전을 치르고 있다는
느낌이 드네요 :>

지금 29권 읽고 있는데 추석 때까지
분발해서 완독하는 플랜이랍니다.

팬이라고 하시니,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페크(pek0501) 2020-09-16 14: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하루를 보내세요...

레삭매냐 2020-09-17 10:16   좋아요 1 | URL
페크님도 굿데이~ 하셔요 ~
 
도쿠가와 이에야스 16 - 제2부 승자와 패자 16 동쪽으로 단결
야마오카 소하치 지음, 이길진 옮김 / 솔출판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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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까지 소설 <도쿠가와 이에야스> 32권의 16, 딱 절반을 읽었다. 누군가는 이 책을인간 처세술의 비법이 담긴 책으로 읽을 것이며, 나 같은 사람은 일종의 무협지 같은 성격의 역사 소설로 접할 것이다. 이 세상에 꼭 읽어야 하는 그런 책은 없는 법이다. 나에게 맞는 책이라면 그저 그것으로 만족할 뿐.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12만 대군을 동원한 유람 같은 큐슈 정벌까지 마치고 나서 전국의 모든 다이묘들에게 상경할 것을 명령한다. 가장 껄끄러운 상대였던 미카와 도쿠가와 이에야스마저 고집을 꺾고 상경한 마당에 또 누가 명실상부한 천하인 칸파쿠의 명령을 거부하겠는가 싶었지만 아직도 그런 선수가 하나 남았으니. 칸토 지역에서 백여년 오대를 이어온 호죠 가문이었다.

 

호죠 가문 처리 전에, 요즘 들어 부쩍 다도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칸파쿠는 키타노 다회를 열어 천하를 놀라게 한다. 칸파쿠라는 인간은 무력과 재력 그리고 자신이 가진 지략을 이용해 전대미문의 일들을 만들어 내길 즐기는 것 같다. 오다 노부나가와는 또 다른 성격의 천하인이라고나 할까. 어쩌면 그것은 오다나 마츠다이라 같이 명문가 출신으로 대대로 충성을 받친 후다이 가신들의 부재에서 오는 신흥 재벌 특유의 허세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키타노 다회에 갑자기 등장한 천주교 다이묘 타카야마 우콘과 오긴의 만남이 흥미롭게 진행된다. 히고의 영주로 전봉된 삿사 나리마사의 학정으로 천주교도들의 폭동이 발생했다고 한다. 역전의 무장 타카야마 우콘은 신앙의 자유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처해서 떠돌이무사가 되었다. 센노 리큐의 양녀 오긴을 노리는 칸파쿠의 시선이 부담스럽게 다가온다. 천하통일이라는 일생의 목표를 달성하자, 자꾸만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던가.

 

장삼봉 조사 앞에서 태극권을 시전하는 장무기도 아닌 나는 왜 어제 읽은 책의 내용이 벌써 헷갈리는 것인가. 가라시아 부인이 호죠 가의 멸문 그리고 다이나곤의 영지 교체 등을 아마 예언하지 않았나 싶다.

 

다이나곤의 후계자가 되는 삼남 히데타다를 낳은 사이고 부인과 아사히히메가 차례로 죽는다. 도쿠가와 집안의 내전이 그나마 잘 운영되는 편이라고 한다면, 도요토미 집안에는 바람이 일기 시작한다. 우여곡절 끝에 아버지 아사이 나가사마와 어머니 오이치 부인의 원수 칸파쿠의 소실이 된 챠챠히메는 칸파쿠의 정실 키타노만도코로 네네가 바로 잡고자했던 내전의 질서를 거부하고, 임신설로 칸파쿠의 정신을 뒤흔든다.

 

자식문제는 비록 천하는 평정했지만 든든한 적통 후계자를 가지지 못했던 히데요시의 가장 강력한 약점이었다. 천하의 칸파쿠를 그런 식으로 챠챠히메는 농락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된 내전의 무질서는 칸파쿠의 최고 참모 이시다 사키치 미츠나리도 어쩔 수 없는 그런 은밀한 문제였다. 그는 도요토마 가문의 결속을 위해 일체의 파벌 조성을 용서하지 않으려고 했으나. 그런 그의 태도가 가장 큰 문제였다. 융통성 없는 그의 태도가 훗날 무단파와 문치파의 대결로 궁극적으로 도요토미 가문의 붕괴를 가져 왔으니 말이다.

 

소설의 후반부는 칸토에 웅거한 호죠 가문 평정에 관한 이야기다. 믿는 빽도 없이 무슨 깡다구로 호죠 가문은 도대체 칸파쿠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단 말인가. 호죠 가의 당주 우지나오는 강화파였고, 여전한 실세였던 우지나오의 아버지 우지마사는 다이나곤의 선무공작에 말려 주전파의 거두였다. 급할 게 없었던 칸파쿠 히데요시는 전국의 다이묘들에게 동원령을 내리고, 다이나곤 이에야스를 선봉에 세워 오다와라 평정에 나선다.

 

물론 오다와라에서는 준비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군으로 판단했던 다이나곤 이에야스가 칸파쿠의 편에 서고, 철통같은 농성전을 치르려고 준비했던 것들이 모두 무위로 끝나면서 항복 외에는 아무런 선택지가 없게 되었다. 끓는 물 속에서 서서히 익어가는 모양새로 그렇게 호죠 가는 멸망의 길을 걸었다.

 

그 이전에 다이나곤 이에야스 측에서는 히데요시가 호죠 가가 지배하던 칸토 8개 주로 자신들을 전봉하려는 계획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 수많은 전쟁을 치르면서 늘어난 가신들에게 나누어질 토지가 칸파쿠에게는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일본식 봉건주의의 밑바탕에는 바로 토지라는 경제적 요소가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다. 피와 살이 튀고 언제 목숨을 잃어도 이상하지 않을 그런 전장에서 가신들과 무사들의 충성을 유도하는 것은 바로 경제적 보상이었고, 당대 경제적 보상의 실체는 바로 토지였다.

 

누대에 걸쳐 미카와, 토토우미, 스루가 그리고 카이와 시나노에 둥지를 튼 도쿠가와 이에야스 집단을 격정의 반도 무사들이 날뛰는 칸토로 보내는 수는 그야말로 칸파쿠 히데요시에게는 희대의 묘수였다. 일단 기존의 영지를 가지고 있던 미카와 고집쟁이들의 반발은 어떻게 무마할 것인가? 당장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한판 붙자고 대들 게 아닌가? 호죠 가의 잔당들은 또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하지만 너구리 기회주의자 다이나곤 이에야스는 이 또한 자신에 대한 히데요시의 테스트라는 걸 정확하게 파악했다.

 

이미 이전에 오다 노부나가가 아케치 미츠히데에게 이런 식으로 했다가 혼노사의 변이라는 비극적 결과를 초래하지 않았던가. 기존의 영지들을 거두고, 아직 정복하지도 않은 지역을 주겠다고 했다가 천하포무의 꿈이 사그라졌다. 천재 전략가 히데요시는 똑같은 이에야스에게 강요했다. 그래 너라면 어떻게 할 건데라는 식으로 말이다.

 

바로 이때 등장해서 도쿠가와 가문의 당주 이에야스를 적극 지원한 자가 바로 그 유명한 혼다 사쿠자에몬 시게츠구였다. 이미 자신의 주군에게 위해가 벌어지면, 칸파쿠의 생모 오만도코로를 불태워 죽이겠다고 오카자키에서 미카와 고집쟁이의 기백을 보여준 바 있는 그런 똘기 충만한 무사였다. 이번에도 악역을 자처해서, 배드 캅 역을 자진해서 맡았다. 일단 주군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잠정 은퇴를 감행한 다음 오다와라 정벌에 나선 칸파쿠 히데요시를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면서 태클 거는 장면에서는 사이다를 사발째 들이키는 그런 시원함이 느껴졌다.

 

미카와 무사들의 가풍이라는 핑계를 대며, 거의 무례에 가까운 막말까지 천하인 히데요시에게 퍼붓는 기개는 정말 대단했다. 사쿠자에몬 역시 히데요시의 영지 교체 강권이 피할 수 없는 가문의 운명이라는 사실을 자신의 주군처럼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악역을 자처해서 이번 위기가 도쿠가와 가문의 새로운 출발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요약하자면, 자신 같은 고인 물들은 빠지고 돈도 명예도 그리고 목숨까지도 필요 없다고 생각한 선수들을 중심으로 해서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개인의 영달과 가문의 보존 그리고 부귀영화를 바라는 게 당연한 삶의 귀결이 아니었던가. 기회주의자 다이나곤 이에야스는 말끝마다 세계평화 타령을 하지만 결국 타자에 의한 평화가 아닌 자신이 만들어낸 평화에 대한 애착을 드러낸다. 미카와 가신단을 주군의 깊은 뜻을 헤아리지 못하는 똘마니 집단으로 묘사된느데 과연 그럴까 싶기도 하다. 그런 점이 소설로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재미를 더하게 하는 결정적인 요소이긴 하지만 말이다.

 

칸파쿠에 의해 칸토로 전봉된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에도(오늘날의 도쿄)를 중심으로 새출발에 나선다. 그리고 오다 노부나가가 자기 삶의 정점에서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 것처럼, 마침내 일본을 통일하는데 성공한 도요토미 히데요시 역시 몰락의 단초가 되는 조선 침략 더 나아가 명나라와 천축 정복이라는 망상을 가동한다.

 

이미 이익의 귀재들인 사카이 상인 집단에서는 히데요시의 조선 침략이 계륵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투자에 비해 얻을 게 없다는 것이었다. 먹기 쉬워 보이는 떡보다 차라리 남만 정벌로 눈길을 돌렸다면 어땠을까. 그런데 야마오카 소하치의 남만 정벌 타령은 현대 일제의 대동아공영권과 교묘하게 맥을 같이 한다. 아니 어쩌면 신관에서 상인으로 변신한 나야 쇼안(쿠마 도령) 같은 이들이 자신들의 총지배인 히데요시의 조선 침략을 부추겨 파멸로 인도한 게 아니었을까. 전대미문의 국제전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상업적 이익을 남기면서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전쟁은 어느 누군가에는 돈벌이의 기회가 되니 말이다.

 

430년 전, 맹목적으로 조직에 충성한 가신의 모습이 최고의 가치인양 미화한 설정이 좀 거슬렸다. 확실히 구시대적 사고를 가진 작가의 글이라는 게 절실하게 느껴졌다. 요도도노나 츠키야마 부인처럼 자주적 사고를 가지고 자신의 삶을 산 여성들은 하나같이 부정적으로 묘사된다. 그 대신, 오다이나 사이고 부인처럼 패전 후 경제 부흥이라는 조국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경제전쟁에 나선 남편들을 대신해서 가정을 지키고 아이를 키우는 역할이 일본의 전통적 여성의 귀감이라는 식의 설교도 걸러서 들어야 한다.

 

다시 한 번, 글쓰기도 어려운 일이지만 그 이상으로 균형 잡힌 독서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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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08-29 16: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32권의 16권을 읽으신 것, 축하드립니다. 보통 일이 아니죠.
제가 예전에 삼국지 열 권짜리가 길어서 6권짜리로 된 걸로 골라 완독했었죠.
저자가 정비석이었던 것 같아요. 완독하고 나니 뿌듯하더군요.

레삭매냐 2020-09-05 10:17   좋아요 0 | URL
시리즈를 잡고 나니 다른 책은
아예 엄두도 내지 못하겠더라구요.

3부 22권을 읽고 있습니다.

일단 목표는 이번 추석 전까지
모두 읽는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