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sweeter than day before (레삭매냐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3405103</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나의 시답잖은 책읽기 기록</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Tue, 28 Apr 2026 13:29:39 +0900</lastBuildDate><image><title>레삭매냐</title><url>http://image.aladdin.co.kr/Community/myface/pt_723405103375519.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23405103</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레삭매냐</description></image><item><author>레삭매냐</author><category>나의 북글</category><title>구원과 해방의 서사 - [장 루이 스카의 탈출기 이야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3405103/17230016</link><pubDate>Tue, 21 Apr 2026 14:3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3405103/1723001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118957&TPaperId=1723001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3696/52/coveroff/893211895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118957&TPaperId=1723001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장 루이 스카의 탈출기 이야기</a><br/>장 루이 스카 지음, 이인섭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4년 04월<br/></td></tr></table><br/><br>  &nbsp;  성경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는 의지에서 잇달아 신학과 성경에 대한 책들을 읽고 있는 중이다. 장 루이 스카 사제의 &lt;구약성서 입문&gt;에 이어 &lt;출애굽기&gt;에 해당하는 같은 저자의 &lt;탈출기 이야기&gt;를 다 읽었다. 아주 어려서부터 &lt;출애굽기&gt;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역시 성서 전문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차원이 달랐다.  &nbsp;  저자 장 루이 스카 사제는 말미에 문학, 음악 그리고 영화로 변용된 &lt;엑소더스&gt;의 확장판들을 알려 주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나의 관심을 끈 작품은 바로 2014년에 발표된 리들리 스콧의 &lt;엑소더스: 신들과 왕들&gt;이었다. 영화 &lt;엑소더스&gt;는 화끈한 전투씬으로 시작해서 말미에 갈대 바다 대탈출로 마무리를 짓는다. 정말 스펙터클한 영화가 아닐 수 없다.  &nbsp;  저자는 &lt;탈출기 이야기&gt;에서 오늘날 이스라엘 민족의 근간이자 정체성을 이루게 되는 일련의 과정들에 초점을 맞춘다. 70명 정도로 구성된 야곱 일가의 이집트 거주 이래, 400년이 지난 시점에서 히브리 사람들은 이집트 파라오의 종살이 신세가 됐다. 요셉이 총리로 이집트를 구원하기도 했지만, 그건 이마 정말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이야기다. 지금의 파라오는 노동에 동원될 수 있는 장정만 60만에 달하는 히브리인들의 노동력을 착취해서 거대한 토목사업들을 진행했다.  &nbsp;  여호와는 바로 이런 상태에 놓인 히브리 사람들을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인도하기로 결정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을 인도할 중심인물이 하나 필요했다. 한편, 파라오는 기하급수적으로 인구가 증가하는 히브리인들에게 위협을 느끼고 남자 아이들을 중심으로 영아살해를 계획했다. 이런 위기 가운데, 위대한 예언자이자 히브리인들의 민족 해방을 이끌 지도자로 레위 지파 출신의 모세가 등장한다.  &nbsp;  많은 이들이 알다시피 모세는 태어나자마자 죽을 위기에 처하지만, 신이 계획한 대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아 히브리 민족의 대탈출을 인도하게 된다. 저자는 바로 이 출생의 과정에서, 행위 중심으로 전개된 서사에 주목한다. 마치 해당 사건들을 바로 옆에서 관조하는 것처럼 서술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모세는 이집트 공주의 양자로 변신한다.  &nbsp;  우연한 기회에 같은 동포인 히브리인을 괴롭히는 이집트 사람을 죽이고, 정처 없는 방랑길에 오른다. 영화에서는 새로 파라오가 된 의형제 람세스에게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고, 수도멤피스에서 추방되는 설정이 등장한다. 그렇게 미디안 땅으로 간 모세는 그곳에서 미디안 여자 십보라와 결혼하게 된다. 이방 여인과 결혼하지 말라는 여호와의 금기를 모세는 스스로 어겼다. 나중에 결국 그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하고 죽게 되는데, 이런 문제 때문이 아닌가라는 설이 있다고 한다.  &nbsp;  불타는 떨기나무 사건으로 여호와를 직접 만난 모세는 히브리 민족을 구하라는 사명을 받게 된다. 물론 처음부터 모세가 하나님의 명령에 순응했던 것은 아니었다. 누구나 그렇듯,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회피하지만, 신의 뜻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영화에서는 아이의 모습으로 현현한 신이 호렙산에서 모세를 설득한다. 모세는 형 아론과 함께 완고한 파라오를 설득해서 히브리 민족 구원에 나선다.  &nbsp;  한편, 권력의 정점에 선 파라오가 순순히 히브리 백성들을 풀어달라는 모세의 말을 들을 리가 없었다. 영화에서는 파라오 휘하의 참모들이 아무런 대가 없이 현재 노예 노동에 동원된 히브리 사람들을 풀어준다면 어디서 대체 인력을 얻을 것이냐고 묻는 장면이 나온다. 그거야말로 정말 현실적인 이유가 아니었을까.  &nbsp;  그래서 결국 모세와 하나님은 완고한 파라오와 이집트인들에게 나일강이 피로 물드는 첫 번째 재앙부터 시작해서 모든 이집트의 인간과 동물들의 맏배가 죽는 마지막 재앙을 내린다. 이런 일련의 재앙들은 400년 동안 축적된 이집트인들과 히브리인들의 좋고 나쁜 관계들을 일거에 끊는 방법이 아니었나 싶다.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던 파라오는 결국 히브리인들의 이주를 허용하게 된다. 한편, 히브리인들은 문설주에 희생양의 피를 발라 이 재앙에서 벗어날 수가 있었는데, 훗날에 이를 유월절(파스카)로 기념하게 되었다.  &nbsp;  물론 이렇게 쉽게 탈출이 끝난다면 스펙터클한 이야기의 완성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다. 이집트와의 관계 단절에 결정타 한 가지가 더 남아 있었다. 그것으로 바로 갈대 바다 사건이었다. 히브리 사람들을 풀어 주고 난 다음, 파라오는 다시 마음을 고쳐먹게 된다. 그리고 무장한 병력들을 동원해서 히브리인들의 뒤를 쫓기 시작했다. 영화에서는 4천의 병력과 1천의 전차로 장정만 60만 정도 되는 기존의 종들을 모두 죽이겠다며 광기에 사로잡혀 추적에 나섰다. 영화에서는 가히 절정에 해당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nbsp;  이번에도 여호와 하나님은 자신들의 백성들을 간악한 파라오의 손에서 건져 내시기 위해 갈대 바다를 가르고 히브리 사람들이 모두 건너간 다음, 다시 바다의 운행을 되돌려서 이집트 군대를 휩쓸어 버렸다. 장 루이 스카 사제는 이 과정을 삼단계로 구분하면서 서사의 스펙터클한 시퀀스를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nbsp;  갈대 바다를 건넌 히브리 백성들의 고난은 끝나지 않았다. 그 많은 사람들이 40년간 광야에서 도대체 뭘 먹고 지낼 수 있었을까. 그래서 전능하신 하나님은 다시 한 번 만나와 메추라기로 약속의 백성들에게 걱정을 덜어 주셨다. 그 다음 시나이산의 신적 현현을 통해서는 비로소 영원히 이어질 이른바 계약법전을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전해주었다. 저자는 사제계 저자가 &lt;탈출기&gt;를 집필한 것으로 보인다며, 필요 이상의 의식과 규례들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들어있다는 점을 꼬집는다.  &nbsp;  나중에 구약성서를 통해 드러나게 되겠지만, 왕정이 무너지고 이스라엘 사람들의 정신적 지주인 성전이 파괴되는 아수라장 속에서도 이른바 모세오경(토라)에 근거한 율법을 근거로 자신들만의 고유한 민족성을 유지할 수가 있었다.  &nbsp;  물론 모세가 자리를 비운 사이, 불만에 가득한 일부 백성들의 성화 때문에 금송아지 사건이 불거지기도 했다. 여기서는 이후 계속되는 히브리인들의 지속적인 불순종과 우상숭배의 기원을 엿볼 수 있다. 많은 시련이 있었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은 끔찍했던 이집트 생활로부터 해방되어 자유를 얻게 되었고, 자신들을 구원한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민족해방을 영도한 모세에 대해서도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게 됐다.  &nbsp;  그 외에도 장 루이 스카 사제는 탈출기를 유대인들과 그리스도교인들이 받아들이는 방식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예술 장르의 소재로 변용되고 재생산된 사례들을 보여준다. 물론 그 중에서 나의 픽은 아무래도 접근성이 가장 쉬운 편인 영화 &lt;엑소더스&gt;가 아니었을까.  &nbsp;  저자는 역시 성서전문가답게 단선적인 차원의 &lt;탈출기&gt; 접근을 시도하지 않는다. 고대로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이스라엘 민족의 정체성이 이집트 탈출이라는 일대 사건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주장을 고수한다. 모세오경(토라)에 등장하는 613가지 율법의 준수는 선택이 아닌, 그들을 억압과 착취해서 해방시킨 신과의 반드시 지켜야 하는 일종의 계약이다. 그런 점에서 구원과 자유를 향한 사제적 백성들의 여정은, 신약시대에도 이어질 하나님에 대한 섬김이라는 사명으로 귀결된다.  &nbsp;  쉽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다 읽는데 성공해서 뿌듯하다. 다음에는 좀 더 어려운 같은 출판사에서 출간된 &lt;마르코 복음&gt;을 읽을 계획이다.  &nbsp;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3696/52/cover150/893211895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36965281</link></image></item><item><author>레삭매냐</author><category>나의 북글</category><title>이스라엘 국립도서관으로의 초대 - [구약성서 입문]</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3405103/17226749</link><pubDate>Sun, 19 Apr 2026 22:0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3405103/1722674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6353374&TPaperId=1722674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8590/89/coveroff/897635337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6353374&TPaperId=1722674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구약성서 입문</a><br/>장 루이 스카 지음, 박요한 영식 옮김 / 성서와함께 / 2019년 01월<br/></td></tr></table><br/>&nbsp;장 루이 스카 신부님의 이 책 &lt;구약성서 입문&gt;의 표지는 자못 도발적이다. “조금 알거나 거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나는 조금 아는 사람인가? 아니면 거의 알지 못하는 사람인가. 양심상 전자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조금 안다고 말하기보다 거의 알지 못한다고 고백해야할 것 같다.  &nbsp;  장 루이 스카는 이 책에서 다루는 구약성서를 “이스라엘 국립도서관”이라고 명명한다. 그에 따르면 모세오경으로 알려진 토라는 현대 이스라엘을 모든 것을 주관하는 모체가 아닐까 싶다. 중세 마이모니데스가 정리한 것으로 알려진 토라에 등장하는 총 613개(해라 명령 248개, 금지 명령 365개)의 율법들을 지키면 그들은 구원에 이를 수 있다고 믿었다. 해서는 안되는 것들이 1년 365일 매일 한 개씩 있는 셈이란 말인가.  &nbsp;  구약성서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보니, 깊이에 치중하기 보다는 문자 그대로 입문서적인 성격을 띠고 있고 더 알고 싶다면 당연히 추가적인 독서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저자가 결말 부분에 적은 대로 모든 책은 하나의 세계이고, 그 세계로 떠나는 탐험의 초대장이라는 점에 동의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nbsp;  개인적으로 창세기에 등장하는 이른바 이스라엘 민족 믿음의 조상이라는 족장 아브라함의 일대기에 앞으로 유대 민족이 겪게 될 영광과 고난의 역사들이 응축되어 있다는 점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갈대아 우르(메소포타미아)에서 출발한 아브라함의 100년에 걸친 여정은하란을 거쳐 가나안 땅에 정착한 뒤, 다시 75명의 일족들과 함께 파라오가 지배하는 이집트까지 가게 된다.  &nbsp;  그후 400년간에 걸친 이집트에서의 노예 생활을 마치고, 모세에 이어 유대 민족을 가나안 땅으로 이끈 전투 지휘관이라기보다 오히려 율법학사에 가까운 여호수아의 인도로 마침내 약속의 땅에 정착하게 된다. 그 과정 가운데, 시나이산에서의 신적 현현을 통한 계약 법전이야말로 토라의 핵심이다. 여호와의 뜻을 따르고 순종하면, 계약 법전에 따라 영원무궁한 축복을 받게 되겠지만 그렇지 않고 불순종하고 여호와의 뜻에 거스르는 범죄를 하게 된다면 결국에 가서는 망하게 된다는 간단한 진리다.  &nbsp;  판관기(사사기) 시절을 거쳐 사울과 다윗 그리고 솔로몬으로 이어지는 120년 정도의 통일왕국 시기를 거쳐 유대 왕국은 북이스라엘과 남유다로 분열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리고 역대 왕들의 계속되는 우상숭배와 다양한 방식의 범죄로 북이스라엘과 남유다는 각각 앗시리아와 바빌로니아에게 멸망당하고 만다.  &nbsp;  물론 여호와는 엘리야, 엘리사, 아모스, 이사야와 호세아 같은 선지자들을 남북의 왕들에게 파견해서 무수한 경고를 보냈지만, 왕정의 붕괴를 막을 수는 없었다. 그리고 유대 민족이 그렇게 소중하게 생각하던 성전 역시 파괴되고 말았다. 저자는 바로 그런 지점을 냉정하게 지적한다. 유대 민족을 지지해주던 버팀목이었던 왕정 국가와 성전이 파괴되고, 바빌론으로 끌려가 무려 70년이나 포로생활을 하던 그들을 지탱해 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율법이었다고 말이다.  &nbsp;  그런 점을 볼 때, 지금도 중동에서 사방의 적대국들로 포위된 국가 이스라엘과 유대 민족을 유지시켜 주는 정신적 모체야말로 구약성서, 보다 협의적으로 표현하자면 토라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율법에 근거한 굳건한 민족적 정체성이야말로 그들에게 가장 소중한 자산이었을 것이다.  &nbsp;  개신교에서는 거의 다루지 않는 마카베오서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동방원정으로 시작된 헬레니즘 문화의 확산은 유대인들에게 또 다른 차원의 위기였다. 헬라어가 고대 중근동의 공용어가 되고, 셀레우코스 왕조의 왕들이 강압적으로 헬레니즘 문화의 이식을 진행시키자 마카베오 트리오가 등장해서 무장항쟁을 개시했다. 고대 게릴라 전술을 구사하면서, 마카베오들은 하스몬 왕조를 개창하기에 이르렀다. 저자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도 저항적인 성격의 문서들이 상당 부분 배제되었다고 한다. 구전 전승에 기반한 기록은 편집과 첨삭의 과정을 피할 수가 없다는 점도 수긍이 갔다.  &nbsp;  바빌론의 포로가 끌려간 다니엘이 중심인물로 등장하는 다니엘서에 대한 분석이 인상적이었다. 그전까지만 하더라도, 다니엘서는 바빌론 포로 생활을 하던 다니엘과 세 친구들의 수난사 정로만 알고 있었는데 후반부에 등장하는 다수의 예언들로 예언서로 분류된다고 했던가. 신약성서로 연결되는 마지막 파트라는 점도 기억할 만한 포인트였다.  &nbsp;  새로운 지경을 탐험하기 위한 초대장으로 장 루이 스카 신부의 &lt;구약성서 입문&gt;은 매우 탁월한 선택이었다. 언제나 그렇지만 책을 통한 지적 탐구의 여정은 설레임 그 자체다.  &nbsp;    &nbsp;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8590/89/cover150/897635337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85908984</link></image></item><item><author>레삭매냐</author><category>나의 북글</category><title>다시 읽는 사도들의 행전 - [사도행전, 풀어쓴 성경 - 원문의 음성을 오늘날의 목소리로 살려낸 번역과 메시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3405103/17222430</link><pubDate>Fri, 17 Apr 2026 13:3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3405103/1722243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42936658&TPaperId=1722243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2988/85/coveroff/k54293665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42936658&TPaperId=1722243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사도행전, 풀어쓴 성경 - 원문의 음성을 오늘날의 목소리로 살려낸 번역과 메시지</a><br/>강산 지음 / 감은사 / 2023년 11월<br/></td></tr></table><br/><br>  &nbsp;  최근 신학과 성경 관련 서적들을 읽고 있다. 그것도 아주 열심히. 그동안 소설과 역사책들을 주로 읽어 왔는데 이 분야에는 도전한 적이 없어서 마치 신세계가 열린 듯한 느낌이다. 우선 아예 모르는 분야가 아니라는 점에서 우선 접근성이 좋았다. 그리고 어느 정도 알고는 있었지만 미처 모르고 있거나 미진했던 부분들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도전의식이 생긴다고나 할까. 어쨌든 새로운 영역을 만나 좋다는 이야기다.  &nbsp;  4월초에 도서관에 갔다가 가벼운 기독교 관련 서적을 빌리는 김에 신약 가운데 하나인 &lt;사도행전&gt;에 대한 책이라고 생각하고 &lt;사도행전, 풀어쓴 성경&gt;을 빌렸다. 그리고 한참 시간이 지나 반납할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책을 펼치게 됐다. 아니 근데 이건 진짜 쌩 &lt;사도행전&gt;이었다. 교회 사역도 하는 강산 저자가 헬라어 원전과 기타 자료들을 섭렵해 가면서 새로운 번역을 시도했다는 거다. 기존의 성경들은 헬라어 지명과 인명들을 이상하게 바뀌어놔서 도무지 알 수가 없게 만들어 놨다. 일단 그런 점에서 합격점을 주고 싶다.  &nbsp;  사도행전의 저자는 누가로 알려져 있다. 원래 이 책은 공관복음 중의 하나인 &lt;누가복음&gt;과 한 권의 책이었다고 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과 승천 이후, 베드로와 바울을 중심으로 한 사도들의 행적을 다룬 역사서의 성격을 띠고 있다.  &nbsp;  우선 사도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배신하고 죽은 가룟 유다를 대신해서 새로운 사도로 맛디아를 제비뽑기로 선출한다. 그리고 사도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에 앞서 세 번이나 배신했던 과거를 가진 베드로의 변신이 눈부시다. 나중에 바리새파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말하는 것처럼, 갈릴래아 출신 어부 베드로가 성전 앞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대해 설교하는 장면은 배움 없는 이가 할 수 있는 그런 성격의 것이었다.  &nbsp;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간 순교 이후, 첫 순교자는 초대교회 7명의 사역자 가운데 한 명으로 임명된 스테판이었다. 그가 순교하던 곳에 사도행전의 후반부를 책임지게 될 사울(사도 바울)이 있었다. 타르수스 출신 바리새파 유대인이었던 사울은 태생부터 로마 시민권자였고, 유력한 유대지도자 가말리엘의 제자이기도 했다. 젊은 지식인이었던 사울은 기존의 유대 사회질서를 어지럽히는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이들을 박해하는데 앞장서는 그런 인물이었다. 크리스천들을 박해하기 위해 다마스커스로 가는 도중에 사울은 성경에 등장하는 가장 극적인 회심의 장면을 보여준다. 바리새파 지식인 사울이 그 누구보다 앞장 서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하는 사도 바울로 변신한다.  &nbsp;  그 앞에서 초대 교회에 있던 헬라인(이방인) 신자들과 유대계 신자들의 갈등에 대해서도 사도행전은 언급하고 있다. 훗날, 예루살렘 공의회에서 두 집단은 격렬하게 충돌하게 된다.  &nbsp;  예루살렘에서 출발한 기독교는 사도들을 중심으로 유대와 사마리아 땅으로 복음전파를 시작한다. 특히 사마리아에서 필립은 왕성한 선교활동을 전개했다. 이 소식을 들은 베드로와 요한이 가세해서 사마리이 선교에 나서기도 했다. 사도들의 기적과 이사를 곁에서 본 마술사 시몬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진진했다. 이들의 선교 활동 가운데, 마가복음의 저자로 알려진 마가 요한과 만나 같이 선교를 하다가, 갈등하고 결별하는 과정도 볼 수가 있었다. 얼마 전에 마가 요한을 주인공으로 한 &lt;알렉산드리아의 사자&gt;란 책도 알게 되었는데, 마저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nbsp;  사도행전에는 몇몇 기독교 선교에 있어서 중요한 분기점들을 찾아볼 수가 있다. 우선 초반 유대인 선교에서 이방인 선교로 전환하게 된 지점 그리고 바울이 성령님의 인도로 아시아가 아닌 서방의 마케도니아로 선교의 방향을 틀게 된 지점들이다. 이 두 가지 지점은 유럽 세계가 기독교화 그리고 기독교가 단지 유대 지방을 넘어선 세계종교화로 가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아니었나 싶다.  &nbsp;  1차 전도여행 가운데 킬리키아 지역의 뤼스트라 지역에서 걷지 못하던 이를 걷게 만든 이적을 바울과 그의 동역자 바나바가 보여주자, 사람들은 그들을 헤르메스와 제우스로 부르기도 했다. 선교에 있어, 기독교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이들에게 이런 기적과 이사야말로 가장 확실하면서 빠른 선교의 방법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nbsp;  한편, 이방인 선교 가운데 가장 문제로 대두된 것이 바로 유대인만들의 고유 의식이었던 할례였다. 유대계 기독교인들은 기독교인이 되기 위해서는 이방인들도 반드시 할례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리고 서방의 우상숭배 문제와 제례 의식에 사용된 부정한 고기 섭취에 대한 문제가 핵심 논쟁 가운데 하나였다. 그래서 초대 인사들은 예루살렘 공의회(A.D. 48-50)를 개최해서 이 문제에 대해 토론하기로 결정하고, 이방인 선교의 핵심이었던 바울과 바나바도 참석하기에 이른다.  &nbsp;  예수 그리스도의 형제이자 초대 예루살렘 교회의 지도자 가운데 하나였던 야고보는 이 자리에서, 새로 기독교도가 된 이방인들의 할례를 면해주는 대신, 우상숭배의 금지와 제례에 사용된 고기의 섭취를 삼갈 것 그리고 음행들을 멀리할 것을 결의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이방 선교의 문이 활짝 열리게 됐다. 유대인의 민족적 정체성이나 토라에서 규정한 율법을 따르는 것보다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공의회의 판단이었다. 이것은 초기 예수 운동에 날개를 달아 주는 획기적 결정이었다.  &nbsp;  바울의 전도여행 파트너는 계속해서 바뀌었다. 1차 전도여행에서는 바나바가 동행했고, 2차 전도여행에서는 실라와 티모테가 함께 했다. 바울 선교의 가장 큰 적은 각처에 자리잡은 바리새파 유대인들이었다. 그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바울 일행을 공격했고 물리적 위해를 가하기도 했다. 바울과 동역자들에게 매질과 투옥은 일상이었다. 어디서는 돌을 맞기도 하지 않았던가. 그럼에도 자신의 신념에 따라 땅끝까지 복음을 전파하겠다는 사명을 붙들고 그들은 죽음을 마다하지 않고 자신들을 반기지 않는 곳들에 대한 방문을 이어갔다.  &nbsp;  사도 바울의 가르침에 반대하는 유대인들은 먼저 그의 주장이 당시 그리스와 소아시아를 지배하고 있던 로마 제국의 사회 질서를 위협하는 혁명적 사상이라는 이유를 들어 바울을 로마 법정에 고소했다. 하지만 그들이 가진 두려움의 본질은 그리스도의 가르침이 기존 유대 율법으로 만들어진 그들만의 종교, 사회적 질서와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아울러 신성모독이라는 이유를 들어 바울을 산헤드린과 로마 법정에 세웠지만, 당대 최고의 지식인이었던 바울은 기독교 변증의 과정을 피력하면서 자신의 무죄를 증명해 보였다. 카이사리아의 총독 펠릭스는 단지 종교적 신념의 차이였다며 바울이 죄가 없다는 말을 남겼다.  &nbsp;  로마시민권자로 로마 황제의 최고 법정에 항소한 바울은 카이사리아에 투옥되어 있는 동안, 골로새서, 빌립보서, 에베소서와 빌레몬서 같은 각지의 기독교인들에게 보내는 서신들을 작성했다. 나중에 몰타와 시칠리아를 거쳐 로마에 가서는 가택연금을 당해 있었다. 그동안에도 다양한 인사들을 만나 교류하면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했다.  &nbsp;  전승에 따르면 바울은 네로 황제 시대에 로마대화재 사건 이후, 서기 64년에 체포되어 64년/65년에 처형되었다고 한다.  &nbsp;  사도 바울의 동역자로 그와 함께 선교 여행을 함께 하면서 기록한 누가가 기록한 '사도들의 행전'을 다시 읽으니, 그간에 알고 있는 부분들을 다시 확인하고 보정하는 그런 계기가 된 것 같다. 초기 기독교 발전에 있어 중요한 부분들ㄹ을 원전으로 만났으니 이제 다음 차례는 당시 기독교 복음의 전파 중심인물인 바울에 대한 책도 만나봐야 하지 않나 싶다. 그런 점에서 절판된다고 해서 얼마 전에 부랴부랴 마련해 둔 파울라 프레드릭슨의 &lt;바울, 이교도의 사도&gt;가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  &nbsp;  [뱀다리] 성경의 기록 과정에서 다양한 방식의 '편집'이 개입되었을 가능성에 대해 여러 책을 통해 알게 됐다. 강산 저자도 아마 예외는 아닌 듯 싶다. '공간 이동'이라는 해석에 대해 이해는 되지만, 헬라어 원문과도 많은 차이가 나지 않나. '성육신'이란 표현도 마찬가지고. 21세기도 이런 성경에 대한 '편집'이 시도되는데, 성경이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1세기 경에는 얼마나 많은 편집이 들어갔을지 의문이다.  &nbsp;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2988/85/cover150/k54293665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29888503</link></image></item><item><author>레삭매냐</author><category>나의 북글</category><title>고대 오리엔트 역사 속의 성경 - [성경과 5대 제국 - 통通박사 조병호의]</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3405103/17216916</link><pubDate>Tue, 14 Apr 2026 21:0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3405103/1721691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2247516&TPaperId=1721691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129/55/coveroff/899224751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2247516&TPaperId=1721691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성경과 5대 제국 - 통通박사 조병호의</a><br/>조병호 지음 / 통독원(땅에쓰신글씨) / 2011년 03월<br/></td></tr></table><br/><br>  &nbsp;  지인의 추천으로 지난 주말에 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려서 읽기 시작했다. 최근 성경과 신학 관련 책들을 섭렵하고 있는데, 뭐랄까 아주 시기적절한 그런 타이밍에 만난 책이라고나 할까.  &nbsp;  유대민족 믿음의 조상이라고 불리는 아브라함 시대부터 저자가 5대 제국의 반열에 올리지는 않은 애굽, 이집트와의 불가분의 관계가 소개된다. 야곱의 아들 요셉이 애굽에 팔려가 바로의 꿈 해몽으로 일약 총리대신의 자리에 올랐다. 저자는 이집트식 농업이 당대 최첨단 산업이었다고 기술한다. 물론 어떤 근거에서 그런 주장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찾아볼 수가 없지만 말이다. 어쨌든 7년 대풍년에 이은 7년 대흉년으로 거의 굶어 죽게된 가나안 요셉의 형제들이 자신을 찾아와 구원을 얻는다.  &nbsp;  70명의 가족으로 출발한 히브리인들은 40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무려 120만 명에 달하는 대가족이 되었다. 그리고 히브리 민족 해방 전사로도 볼 수 있는 모세가 등장해서, 야훼의 말씀에 따라 요셉의 바로와는 다른 바로(파라오)의 억압 아래 놓인 히브리 사람들을 구해낸다. 히브인들을 착취해서 공짜 노동력을 쓰던 바로는 홍해작전으로 정예 병사들을 잃고 제국 건설에 실패한다. 그래서 저자는 이집트를 5대 제국의 반열에 올려놓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nbsp;  저자는 유대민족이 40년에 걸친 광야생활을 하는 동안, 율법공부에 매진했고 그 결과 유대인들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민족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 전혀 동의할 수가 없다.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나 연구 결과가 있었던가. 이런 직관적이거나 거의 신화에 가까운 이야기는 배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nbsp;  그 다음에 등장하는 첫 번째 제국이 바로 앗수르, 혹은 앗시리아로 알려진 국가다. 유대인들에게 앗수르는 그야말로 원수 같은 존재였다. 유대인들이 사는 팔레스타인은 예나 지금이나 지정학적 요충지다. 중근동을 제패하기 위해 강력한 앗수르 제국은 반드시 다윗과 솔로몬 시대 이래 둘로 나뉜 북이스라엘-남유다를 제압해야만 했다. 그래야만 서쪽으로는 이집트를 그리고 동쪽으로는 메소포타미아를 정복할 수 있으니 말이다.  &nbsp;  야훼의 명령을 받은 선지자 요나는 앗수르 제국의 수도 니느웨로 가지 않았다가 물고기 뱃속에 갇히는 낭패를 당한다. 요나는 북이스라엘을 멸망시킨 원수 같은 앗수르 사람들을 구원하라는 야훼의 말을 수용할 수가 없었던 것 같다.  &nbsp;  어쨌든 북이스라엘이 멸망한 뒤, 앗수르 제국의 산헤립은 자그마치 185,000명이나 되는 대군을 이끌고 난공불락으로 알려진 남유다 예루살렘 공략에 나선다. 아하스왕의 뒤를 이어 13대 남유다의 왕위에 오른 히스기야는 저자가 지적한 대로, 어쩌다 한 번씩 등장하는 그나마 괜찮은 왕 가운데 하나였다. 풍전등화 같았던 남유다 왕국의 운명은 여호와의 개입으로 단번에 역전되었다. 불과 하룻밤 사이에 산헤립의 18만 대군이 모두 죽어 버린 것이다. 강경일변도로 제국 경영에 나섰던 앗수르는 결국 얼마 가지 않아 망해 버렸다.  &nbsp;  저자는 헤로도토스가 저술한 &lt;역사&gt;에 산헤립의 남유다 침공과 불가사의한 침공군 전멸에 대한 기록으로 해당 사건을 기정사실화한다. 그런데 과연 헤로도토스의 다른 기술에 대해서도 그런 태도를 취하고 있는지 나는 궁금하다. 취사선택한 부분만 맹신하는 거라면, 그런 태도 역시 지양해야할 것이다.  &nbsp;  앗수르는 북이스라엘을 점령한 뒤, 광범위한 통혼정책을 펴서 유대민족을 정체성을 일거에 파괴해 버렸다. 그 결과, 남유다에서는 형제국가였던 북이스라엘을 사마리아라고 부르면서 멸시하기 시작했다.  &nbsp;  북이스라엘이 멸망하고 나서 150년 정도 지나, 남유다 역시 신흥 제국 바벨론에 의해 멸망당해 버렸다. 분열 왕정 시대에 북이스라엘과 남유다에는 많은 선지자들이 등장해서 활약했는데, 그건 그만큼 양국의 지도자들이 여호와가 보기시에 다양한 악행을 저질렀기 때문이라고 한다. 북이스라엘 아합왕과 이세벨 시절에 엘리야와 엘리사가 그리고 히스기야 시절에는 이사야와 미가 선지자가 맹활약을 펼쳤다.  &nbsp;  바벨론의 네부갓네살왕은 세 차례에 걸쳐 다수의 유대인 포로들을 바벨론으로 끌고 갔다. 1차 포로시절에 대표적인 인물로 그 유명한 다니엘이 있다. 다니엘은 앗수르 제국과 바벨론 제국의 멸망을 넘어 바사(페르시아) 시절까지 살아남았다고 한다. 그의 조상 요셉처럼, 역시 제국의 최고권력자인 왕의 꿈 해몽에 탁월한 실력을 보여준 인물이기도 하다. 다니엘서에서는 미래에 등장할 여러 제국의 흥망성쇠에 대한 예언이 담겨 있다. 바벨론 제국은 앗수르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용적인 태도로 피지배민족들을 대했다.  &nbsp;  유대민족은 성경에 기록된 대로, 70년의 바벨론 유수를 보내고 바사 고레스왕 시절에 비로소 포로귀환이 시작된다. 페르시아 고레스-아하수에로왕들은 이방신을 믿으면서도 동시에 전능한 여호와의 능력에도 공감했던 모양이다. 국가적 차원의 지원으로 70년간 포로생활하던 유대인들이 속속 예루살렘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nbsp;  동방을 제패했던 오리엔트를 대표하는 페르시아 제국 역시 서방(옥시덴트)에서 떠오르던 강자였던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침공에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 부왕 필리포스의 후원 아래, 아리스토텔레스의 제자로 성장한 알렉산드로스는 명목으로는 예전 페르시아의 그리스 침공에 대한 복수라고 하면서 4만 명의 용병들을 동원했다.  &nbsp;  전광석화 같은 공격으로 페르시아의 다리우스 3세를 이수스 전투와 가우가멜라 전투 등으로 패퇴시키고 마침내 페르시아 전역을 점령하는데 성공한 알렉산드로스는 비록 요절하지만 그리스 문화와 오리엔트 문화를 접목시킨 이른바 헬레니즘 문화 시대를 열게 된다. 그리고 헬라 제국의 뒤를 이어 지중해 세계를 제패하게 되는 로마 제국의 시대가 도래한다.  &nbsp;  구약 말라기에서 신약시대에 이르기까지 무려 400년간의 공백기가 존재한다. 알렉산드로스 사후 기존의 헬라 제국이 네 개의 왕국으로 분열되고, 그 중에 팔레스타인 지역을 관장하던 셀레우코스 왕조 시절 문제적 군주 안티오코스 4세 시절에 강압적 헬레니즘 문화 전파에 반발한 유대인들의 마카베오 혁명이 성공하고, 잠시 동안 하스움 왕조가 지속되기도 했다. 이 부분의 역사에 대해서는 거의 처음 접해보는 거라 상당히 흥미로운 지점이었다.  &nbsp;  사실 유대 지방을 중심으로 한 광범위한 고대 오리엔트 제국사를 한 권의 책에 담아낸다는 미션 자체가 쉽지 않아 보인다. 아무래도 너무 많은 내용들을 다루려다 보니, 깊이에 있어서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nbsp;  일단 책을 다 읽고 나서 든 내 생각은 성경과 고대 유대에 대해 초보적 지식을 가지고 있는 독자에게 어울리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성경을 자주 읽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이야기들의 재현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사역자 출신 작가가 성경을 근간으로 해서 고대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한계가 느껴지기도 했다.  &nbsp;  여담으로 많은 부분에서 폴 존슨의 &lt;유대인의 역사&gt;와 요세푸스의 &lt;유대 전쟁사&gt;가 인용되었는데, 원전으로 한 번 만나봐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nbsp;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129/55/cover150/899224751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1295568</link></image></item><item><author>레삭매냐</author><category>나의 북글</category><title>어디에도 에덴동산은 없다 - [머나먼 섬들의 지도 - 간 적 없고, 앞으로도 가지 않을 55개의 섬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3405103/17164741</link><pubDate>Sat, 21 Mar 2026 22:3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3405103/1716474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42838723&TPaperId=1716474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9832/65/coveroff/k44283872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42838723&TPaperId=1716474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머나먼 섬들의 지도 - 간 적 없고, 앞으로도 가지 않을 55개의 섬들</a><br/>유디트 샬란스키 지음, 권상희 옮김 / 눌와 / 2022년 07월<br/></td></tr></table><br/><br>일교차가 큰 어느 주말 나는 도서관에 들러서 희망도서를 대출하고, 지난달에 빌려서 읽다말고 반납한 유디트 샬란스키의 &lt;머나먼 섬들의 지도&gt;를 빌려다 다 읽었다. 나는 구간을 빌려서 읽었는데 이 책에는 모두 50개의 섬들에 대한 소개가 나온다. 처음에도 그랬지만, 과연 동독 출신 작가 유디트 샬란스키는 과연 이 섬들 가운데 몇 군데나 직접 방문했는지 나는 그게 궁금했다.  &nbsp;  그런데 “간 적 없고, 아무로도 가지 않을 50개의 섬들”이라는 책 표지의 문구를 고려해 볼 때 작가는 지도상에서 그리고 문헌과 기록으로만 그 섬들을 방문한 게 아닌가 하는 사유를 해봤다. 요즘처럼 너튜브가 발전한 세상이라면 세상에 안가본 적 없는 곳들을 탐험하는 인간 고유의 욕망이 담긴 콘텐츠를 참고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문득 책에 소개된 50개의 섬 가운데 한 곳을 검색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마 게을러서 그렇게 하지는 않겠지만.  &nbsp;  어려서 지리에 관심이 많았다. 언젠가 지금은 작고하신 큰아버지가 어디선가 구해다 주신 &lt;아틀라스&gt;라는 지도책을 정말 소중하게 애지중지하던 기억이 난다. 당시만 해도 엄격한 검열이 존재하던 시절이라, 북한의 인공기가 매직으로 죽죽 그어져 있었지.  &nbsp;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가, 구판에는 오대양에 존재하는 모두 50개의 섬들이 소개되었는데 개정판에서는 5개의 섬이 추가되었다고 한다. 아쉽게도 관내 도서관에는 재개정판 책이 없어서 그 섬들은 만나지 못했다.  &nbsp;  아무래도 익숙한 섬들이 눈에 들어오는 법이다. 전유럽을 석권했던 풍운아 나폴레옹이 대서양의 외딴섬인 세인트헬레나라는 섬에서 최후를 맞이하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이미 그전에 유배되었던 엘바섬에서 탈출한 이력 때문인지, 이번에는 무려 일개 연대의 삼엄한 감시를 받으면서 세인트헬레나에서 6년을 보내고 나서 죽었다. 문득 어디선가 나폴레옹이 세인트헬레나에서 비소 중독으로 서서히 죽음을 맞았다는 음모설을 읽은 기억이 난다. 어쨌든 나폴레옹은 세인트헬레나에서 죽은 뒤, 19년이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조국 프랑스로 돌아오게 된다. 그 뒤 그는 앵발리드에서 영면에 들어갔다.  &nbsp;  오래 전부터 태평양전쟁 같은 전쟁사에 관심이 있다 보니 태평양전쟁 당시 미군과 일본군이 격렬하게 맞붙은 장소였던 이오지마도 빠트릴 수는 없을 것 같다. 1945년 2월 23일, 6명의 미군 해병대원들이 일본군의 공격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오지마섬의 수리바치산 정상에 성조기를 게양하는 장면을 전쟁사진사가 카메라에 담았다. 나중에 이 사진은 연출된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세계 전쟁 사진 중에서 어쩌면 가장 유명하고 극적인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이오지마는 미군이 일본 본토 공습을 위한 불침항공모함으로 절실하게 필요한 전략적 가치 때문에라도 막대한 희생을 무릅쓰고서라도 반드시 확보해야만 했다. 일본군의 발악적인 저항은 수리바치산에 성조기를 꽂고도 한달이나 지속됐다.  &nbsp;  최근 미군의 이란 공격과 관련되어 다시 한 번 관심을 끈 섬이 바로 디에고가르시아다. 영국령인 디에고가르시아의 해공군 기지 사용 문제로 미국과 영국이 출동했다. 영국은 모리셔스를 독립시켜 주는 대가로 디에고가르시아가 포함된 차고스 제도를 영유하게 되었는데, 그 지역에 군기지를 설치하면서 그곳에 살던 500가구의 원주민들을 강제로 추방했다고 한다. 다시 한 번 세계의 모든 문제의 근원에는 영국이 배후에 있다는 점, 오래전 종식된 식민지배의 유산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는 점이 놀라울 뿐이다.  &nbsp;  유디트 샬란스키 작가가 소개하는 다양한 형태의 세계 각처에 흩어진 섬들에는 그들만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 세계 곳곳에 자신들이 발자취를 남기고 싶어하는 인간들의 욕망은 예나 지금이나 통제할 수가 없는 그런 모양이다. 알려지지 않은 섬에 자신이 처음 상륙하겠다는 욕망을 가진 모험가들의 이야기는 대항해시대 이래 작가들의 매력적인 소재가 아닐까 싶다. 토막지식으로 툴레(thule)가 로마인들이 망하는 세상의 끄트머리였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자동차 위에 매달고 다니는 그 툴레가 맞는 거지.  &nbsp;  코스타리카령이라는 코코섬에서 보물을 찾는답시고 무려 19년을 보낸 독일 출신 아우구스트 기슬러의 이야기는 또 어떤가. 어디선가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보물섬에서 보물을 찾겠다는 일념으로 코코섬의 곳곳을 파헤친 의지와 집념의 사나이 기슬러의 무모한 도전을 어떻게 봐야할까. 가끔 그런 엉뚱해 보이는 도전들이 의외의 결과를 도출하기도 하지만, 적어도 이번 경우에서만큼은 포르투나가 그에게 미소를 보내지 않았나 보다.  &nbsp;  고립된 섬에 외래종의 도입은 낙원을 지옥으로 바꾸는 하나의 재앙일 수도 있다. 언젠가 너튜브에서 본 영상에서는 어느 섬에 살지 않던 토끼를 풀어 놓았다가 섬의 생태계가 완전히 망가져 버렸다는 내용을 볼 수가 있었다. 굴파기를 좋아하는 토끼들 때문에 섬의 지반이 약해지고, 섭생이 가능한 풀들을 다 뜯어 먹는 바람에 섬이 황폐해져 버렸다고. 결국 섬의 생태계를 원상복귀 시키기 위해 막대한 자금과 시간이 들었다고 한다.  &nbsp;  고래잡이가 완전히 금지된 줄 알았는데, 포경이 지구의 어디선가에서는 여전히 자행되고 있는 모양이다. 남극 근처의 디셉션섬에서 잡혀온 고래가 해체되는 과정에 대한 묘사를 보자니 그저 서글퍼질 따름이었다. 고래기름을 얻기 위해 땔감으로 사용된 게 펭귄의 사체라는 사실에서는 망연자실해졌다. 인간 탐욕의 끝이 어딘지 가늠조차 할 수가 없었다.  &nbsp;  남극 대륙 근처의 로리섬에서 최후를 맞은 탐험대원 앨런 조지 램지의 장례식에서 스코틀랜드 대원 모두와 몇 마리의 아델리펭귄이 경례를 했다는 이야기는 다시 한 번 유디트 샬란스키가 작가였다는 점을 나에게 상기시켜 주었다.  &nbsp;  바다로 둘러싸인 섬이라는 공간은 태생적으로 외로운 곳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동시에 축복이자 자연의 실험장이라는 작가의 지적이 새삼스레 다가온다. 그런 섬이라는 곳이 낙원일 수도 혹은 그 반대일 수도 있다는 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9832/65/cover150/k44283872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8326534</link></image></item><item><author>레삭매냐</author><category>나의 북글</category><title>달리 무엇을 할 수 있을까 - [암스테르담]</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3405103/17126581</link><pubDate>Mon, 02 Mar 2026 21:5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3405103/1712658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89477&TPaperId=1712658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1197/18/coveroff/895468947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89477&TPaperId=1712658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암스테르담</a><br/>이언 매큐언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02월<br/></td></tr></table><br/>&nbsp;정말 오랜만에 다시 이언 매큐언의 &lt;암스테르담&gt;을 읽었다. 기억도 할 수 없을 만큼 오래 전에 &lt;암스테르담&gt;으로 이언 매큐언과 처음 만났다. 그리고 9년 전에 두 번째로 만나서 리뷰를 남겼다. 그리고 병오년 3월의 연휴에 지난달에 도서관에서 우연히 빌린 &lt;암스테르담&gt;을 “다시” 읽었다.  &nbsp;  때는 1996년, 레스토랑 평론가이자, 사진작가 그리고 정원사였던 46세의 몰리 레인이 죽었다. 그녀의 장례식에 두 명의 남자가 등장한다. 첫 남자는 성공한 작곡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클라이브 린리 그리고 다른 한 명은 &lt;저지&gt;의 편집국장 버넌 핼리데이다. 그 둘은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인 몰리 레인과 연인이자 친구로 오랜 세월을 같이 보내온 사이다.  &nbsp;  몰리의 남편 조지 레인은 그녀의 외도를 알면서도 용인해 왔던가. 그의 입장에서 아내의 불륜 상대들이 장례식장에 나타난 것만으로도 불쾌하지 않았을까나. 그 둘이 전부가 아니었다. 제 3의 남자이자 최근까지도 불륜관계를 가져온 영국 내각의 외무부장관 줄리언 가머니도 등장했다. 그전에 16세의 몰리를 만난 비트 제네레이션의 시인 하트 풀먼도 있었던가. 그들 사이에서 왠지 모를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nbsp;  진짜 큰 사건은 조지 레인이 기자 출신 편집국장 버넌에게 전화해서 몰리가 남긴 아주 깜짝 놀랄 만한 사진이 있다고 제보하면서부터 이야기는 힘차게 굴러가기 시작한다. 기자출신 답게 동물적인 감각으로 버넌은 조지 레인이 보여준 세 장의 사진이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는 &lt;저지&gt;의 구세주가 될 거라는 점을 직감한다. 그건 바로 어쩌면 미래 영국 국가의 최고지도자 총리가 될 지도 모를 가머니의 비행을 폭로하는 사진들이었다.  &nbsp;  한편, 젊어서 상속받은 유산으로 호시절을 보낸 클라이브는 노년에 대한 걱정으로 안락사를 계획한다. 그리고 버넌에게 자신의 마지막을 부탁할 계획이다. 그리고 교향곡 작곡에 전념하던 클라이브는 자신의 사고틀 속에서 음악적 영감을 포착하기 위해 번잡한 런던을 떠나 등산으로 기분전환을 위해 레이크 디스트릭트로 향한다. 그전에 버넌은 자신이 구한 가머니의 사진에 대해 어려울 때마다 자신을 도와준 클라이브에게 털어 놓는다. 하지만 이 멜로디의 대가는 마치 다가올 버넌의 미래를 예시라도 하듯 그의 시도를 말린다.  &nbsp;  언론사에 포진한 고루한 문법주의자들과 치열한 경쟁을 거쳐 마침내 편집국장의 자리에 오른 버넌은 가머니를 끝장내 버릴 복장도착자로서 드레스 입은 그의 사진을 공개하기로 결정한다. 그게 벌써 30년 전, 판매부수 증가와 수익창출에 눈이 먼 언론에 대한 이언 매큐언식 매서운 비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당시에도 이미 언론은 대중의 알 권리라는 미명 아래, 이런 식으로 자극적인 기사 작성을 치열하게 내부적으로 고민했다는 것이다. 충격적인 사진 공표를 앞두고, 버넌은 파렴치하고 위선적인 숙적의 부고 기사까지 점검하는 치밀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nbsp;  하지만 버넌 할리데이의 거의 성공할 뻔 했던 이런 시도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투사에 의해 저지당했다. 의사 출신 가머니의 아내였던 로즈의 정면승부로 단박에 뒤집혀 버렸다. 경매에서 낙찰 받은 가머니의 사진을 신문에 공개하기 전에, 로즈는 언론사를 불러 자신이 먼저 선수를 친 것이다. 로즈의 영민한 대처로, 미스터 가머니는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반대로 버넌 핼리데이는 추잡한 스캔들에 매달린 파렴치한 언론인으로 “벼룩”이라는 치욕적인 별명을 얻고 회사에서 권고사직이라는 형태로 해고되고 말았다.  &nbsp;  이언 매큐언은 마치 한 편의 심포니를 능수능란하게 지휘하는 마에스트로처럼 숨 막히게 전개되는 서사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몰리-클라이브-버넌이 어떻게 해서 그렇게 막역한 사이가 되었는지에 대한 과거의 조명으로부터 시작해서, 그들의 관계에 이질적인 요소였던 줄리언 가머니를 정상에서 끌어내리기 위한 버넌의 시도 그리고 사고를 소리로 변환시키기 위해 전념하는 클라이브의 창작에 대한 욕망이 어떻게 어그러지는지에 대한 과정들이 그야말로 폭풍처럼 몰아치고, 격랑 끝에 전도되어 추락에 도달해 버리는 저자의 연출이 대단했다. 내가 이런 이언 매큐언의 작법에 반해서 그의 모든 작품들을 읽게 되어 버렸던가.  &nbsp;  소설 &lt;암스테르담&gt;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클라이브 린리와 버넌 핼리데이는 결국 자기 파멸해 버리고 만다. 자신의 모든 걸 태워서 창조한 교향곡은 클라이브가 보기에도 표절에 불과했다. 결정적으로 순수한 영감이 떠오를 때마다, 그의 작업은 방해받았다. 심지어 친구 버넌의 고발로 경찰서 조사까지 받지 않았던가. 진작 마감을 넘기고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헤보우에서 리허설을 앞둔 상황에서 억지로 불후의 명작을 만들어낸다는 건 그야말로 미션 임파서블이었으리라. 그런 그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몰리와의 재회였다.  &nbsp;  아내 로즈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벗어난 줄리언 가머니도 마찬가지였다. 대중의 비난으로부터는 벗어났을지 몰라도 사실상 정치가로서 그의 운명은 더 유지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 게임의 승리자는 따로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몰리의 남편인 조지 레인이었다. 이언 매큐언이 엔딩에 이런 강력한 한방을 준비해 두었을 줄 누가 알았을까. 차라리 그전에 읽은 것들을 모두 잊어 버려서 다행이었다고 해야 할까.  &nbsp;  문득 한 책을 세 번 이상 읽은 게 몇 번이나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소설 &lt;암스테르담&gt;에서 노골적인 플롯의 전개 대신, 마치 이야기가 스스로 굴러가듯 그렇게 무심하게 배치한 이언 매큐언의 기법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걸작은 다시 읽어도 또 그렇게 재밌는 것 같다.  &nbsp;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1197/18/cover150/895468947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11971805</link></image></item><item><author>레삭매냐</author><category>나의 북글</category><title>환상 속에 그대가 만들어졌다 -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3405103/17124686</link><pubDate>Sun, 01 Mar 2026 20:0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3405103/1712468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05338&TPaperId=1712468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03/19/coveroff/895460533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05338&TPaperId=1712468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a><br/>다니엘 글라타우어 지음, 김라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04월<br/></td></tr></table><br/><br>  &nbsp;  어느 책을 다시 읽게 되는 건 아무래도 운명이지 않을까 싶다. 무려 18년 전에 읽은 다니엘 글라타우어 작가의 &lt;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gt;를 어제와 오늘 이틀에 걸쳐 순식간에 다 읽어 버렸다. 그 때 밀레니엄 감성으로 에미 로트너와 레오 라이케가 빚어내는 이메일 사랑을 읽었다면, 지금은 또 다른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  &nbsp;  나이가 들고 보니 사람들간의 관계는 아무래도 운명적이라고 밖에 할 수가 없을 것 같다. 만남의 계기로부터 시작해서 내가 평생 볼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이들과 관계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항상 나의 예상을 벗어나기 마련이니 말이다. 다니엘 글라타우어 작가는 에미와 레오의 관계를 잘못된 이메일 수신으로부터 시작한다.  &nbsp;  잡지 구독 취소를 여주인공이자 웹디자이너 에미 로트너가 엉뚱한 이메일 주소로 보내면서 판타스틱한 이메일 사랑이 시작된다. 수신자는 언리심릭학자라는 레오 라이케. 온라인이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실시간도 아닌, 시간차를 두고 마치 핑퐁 게임을 하는 것처럼 진행되는 이메일 주고받기는 독자에게 묘한 긴장감을 불러 일으킨다.  &nbsp;  직접 대면으로 만난 사이가 아니다 보니, 어느 일방이 답신을 하지 않으면 당장에라도 끊어질 수 있는 아주 위태로운 관계였다. 물론 에미와 레오가 계속해서 이메일을 주고받으면서 그런 위기가 아주 없었던 건 아니었다. 하지만 또 관계의 묘미란 게 그런 게 아니겠는가.  &nbsp;  나는 단박에 에미 로트너가 타고난 냉소주의자라는 느낌을 받았다. 생판 모르는 남자에게 1번, 2번 식으로 번호를 매겨 가며 쪼아대는 품새에서 그런 점들을 느낄 수가 있었다. 레오가 구사하는 독일식 유머도 딱히 호감이 가진 않았다. 그럼에도 여러 가지 사건들, 레오의 전여친 마를레네의 등장, 어머니의 죽음 같은 사건들이 차례로 등장하고, 갈등이 빚어지고 풀어지기를 반복하면서 에미와 레오는 가상현실적 사랑에 빠지게 된다.  &nbsp;  결국 둘은 손님들로 북적이는 후버 카페에서 만나기로 한다. 하지만, 소설의 어디선가 지인들이 말해준 것처럼 에미와 레오가 현실 세계에서 만나는 순간 그들이 빚어내는 서사는 바로 종언을 고할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레오는 “식별놀이”라는 미명 아래 여동생 아드리네를 동원해서 세 명의 에미 후보들을 선발하는 꼼수를 쓰기도 한다. 나는 어느 지점에서 레오를 요즘 말로 하면 영포티가 아닐까 하는 추정을 하기도 했다. 무시로 들어오는 에미의 공격을 능란하게 받아치는 재치가 마음에 들었다고나 할까.  &nbsp;  와인이나 위스키에 취해 취중진담을 하는 장면에서는 그런 연애의 실수들은 서양이나 동양이나 다를 게 없구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전에는 보통 전화가 매개체였었는데, 이 책에서는 이메일로 진화했다는 점 정도를 변별점으로 들 수 있을까. 하긴 요즘에는 전화-이메일을 뛰어 넘은 메신저라는 아주 효과적이면서 치명적인 대체 수단이 개발되긴 했지만 말이지.  &nbsp;  에미와 레오는 결국 음성메시지라는 방법을 동원해서 서로의 실체에 다가서는 방식을 택했던가. 18년 전에는 마침 오디오 레코딩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메시지를 녹음해서 파일로 만들어서 보내는 건 어떨까라는 상상을 하기도 했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것조차 유치해 보이게 되었지만. 어떻게 보면 서간체 소설로도 분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다만 그 방식이 편지가 아닌 이메일이라는 어떻게 보면 상당히 일방적인 방식이었다는 느낌이다.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메일 역시 즉답을 받으면 좋겠지만, 드라마 &lt;글로리&gt;에서 하도영이 말했다시피 무응답도 응답의 한 표현일 수 있다는 생각이 떠오르기도 했다. 물론 상대방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미치고 팔딱 뛰겠지만.  &nbsp;  에미와 레오 간의 소위 밀당은 에미의 남편 베른하르트가 둘 사이의 오간 이메일에 대해 알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된다. 그동안은 판타지에 가까웠다면, 베른하르트라는 변수이자 메기가 느닷없이 등장해, 레오에게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메일로 전달하면서 조금 당혹스럽게 리얼리티의 세계로 진입한다. 그리고 철저하게 자신을 숨기고 있던 에미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nbsp;  아 그전에 에미가 자신의 멋쟁이 친구 미아를 레오에게 소개시켜 주는 장면도 있었지. 에미는 왜 자신이 직접 레오를 만나지 않고 대리인으로 미아를 선택해서 레오와의 만남을 주선했을까. 아마 에미는 레오가 자신의 제안을 거절할 거라고 예상하고 그런 시도를 한 게 아니었을까. 하지만 레오는 에미가 던진 제안을 덥썩 물었고, 레오는 에미의 예상과는 달리 미아와 썸을 타기도 했다. 문제는 레오와 미아는 에미가 설정한 대로, 썸 이상의 선을 넘을 수가 없었다. 이 모든 상황을 에미가 설정한 거라면, 정말 대단한 연애의 고수가 아닐까.  &nbsp;  어쨌든 그 수많은 고민과 오해의 시간을 뛰어 넘어 에미와 레오는 결국 만나기로 결정한다. 그래서 그 둘은 과연 만났을까? 적절한 순간에 소설을 끝맺는 다니엘 글라타우어 작가는 마치 후속작 &lt;일곱번째 파도&gt;를 예상하고 이런 결말을 예비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nbsp;  나는 &lt;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gt;를 18년 전에도 너무 재밌게 봐서 당연히 후속작인 &lt;일곱번째 파도&gt;도 봤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의 리뷰 기록을 찾아보니 아무래도 그 책은 읽지 않은 것 같다. 그건 1년이라는 출간의 시간차 공격 때문이었을까? 이제라도 구해서 읽어봐야지 싶어졌다.  &nbsp;  처음 읽을 적에는 내가 마치 소설 속의 주인공이라도 된 양 그렇게 공감하지 않았나 싶다. 에미와 레오의 감정들이 충돌할 때는 같이 공조하면서 흥분하기도 했고, 둘이 온라인 와인 데이트를 할 때는 그 정취에 취하기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덤덤할 따름이다. 그냥 그렇구나, 그럴 수도 있겠지라는 관조가 섞인 무심한 감정이 들 뿐. 그래도 여전히 에미와 레오의 티키타카는 재밌고 유쾌했다. 물론 한줌의 씁쓸함도 빠질 수는 없겠지. 그렇게 내 삶에 스쳐 지나간 다양한 인연들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nbsp;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03/19/cover150/895460533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031910</link></image></item><item><author>레삭매냐</author><category>나의 북글</category><title>아무도 아무것도 잊혀지지 않는다 - [레닌그라드 - 봉쇄된 도시의 비극 1941~44]</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3405103/17123282</link><pubDate>Sat, 28 Feb 2026 23:4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3405103/1712328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32030026&TPaperId=1712328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985/17/coveroff/k43203002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32030026&TPaperId=1712328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레닌그라드 - 봉쇄된 도시의 비극 1941~44</a><br/>안나 리드 지음, 육연정 옮김 / 마르코폴로 / 2025년 09월<br/></td></tr></table><br/><br><br>2월에는 이유를 모르게 마음이 어지러웠던 것 같다. 그래서 독서에 오롯하게 집중하기 쉽지 않았다. 어제 마친 &lt;레닌그라드&gt;까지 두 권을 읽은 모양이다. 새로운 책들을 많이 시작했는데 완독하지 못한 책들이 너무 많다.  &nbsp;  마침 역전다방에서 독소전을 다루고 있어서 책을 읽으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역시 영상 콘텐츠 교보재의 힘이라고나 할까. 영국 출신 저널리스트이자 대학에서 러시아 역사를 전공한 애나 리드가 다룬 장장 872일에 걸친 레닌그라드 포위전의 시작부터 끝까지 그리고 포위전이 끝난 다음의 이야기까지 광범위하게 이 책에서 다루고 있다.  &nbsp;  모두가 알다시피 파시스트 제3제국의 독일과 공산주의 종주국 소련이 맞붙은 독소전은 장장 5년에 걸친 어느 한쪽이 쓰러질 수밖에 없는 절멸전이었다. 히틀러는 숙적 스탈린과 폴란드 침공으로 시작되는 2차 세계대전에 앞서 상호불가침조약을 맺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상대를 속이려는 기만전인 동시에 시간벌기에 지나지 않았다. 독일이 서방의 프랑스를 제압하고 나자, 다음 상대는 바로 동방의 맹주 소련이었다.  &nbsp;  히틀러는 가용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군대를 동원해서 1941년 6월 22일 이른바 &lt;바르바로사 작전&gt;이라는 명칭으로 소련 침공에 나섰다. 서방과 소련의 정보부에서는 독일의 이런 움직임을 사전에 포착하고 소련의 독재자 스탈린에게 계속해서 경고 메시지를 날렸지만 자기 확증 편향에 사로잡힌 스탈린은 자신이 보고 싶지 않은 현실을 외면했고, 독소전 초기 속수무책으로 독일의 전격전에 연전연패를 당할 수밖에 없었다.  &nbsp;  북부와 중부 그리고 남부로 나뉜 독일의 기갑부대들은 파죽지세로 광활한 소련 영토를 휩쓸었다. 스몰렌스크와 키예프에서 기록적인 승전을 구가한 독일의 다음 목표는 바로 레닌그라드와 수도 모스크바였다. 빌헬름 리터 폰 레프 원수가 이끄는 독일 북부집단군은 겨울전쟁에서 소련에게 패해 막대한 영토를 뺏기고 복수전에 나선 핀란드군과 함께 9월 8일 레닌그라드를 포위하는데 성공했다.  &nbsp;  독일군의 진격은 소련의 예상을 훨씬 뛰어 넘었고, 당시 250만에 달하는 소련 제2의 도시 레닌그라드에 거주하던 250만의 시민 가운데 상당수가 피난길에 나서지 못하고 도시에 갇히고 말았다. 비극의 시작은 장기간의 포위전에 대비하지 못한 소련 정부의 패착에서 비롯되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레닌그라드 포위전에 따른 전투 경과에 보다 관심이 있었지만, 저자인 애나 리드는 독일군의 가공할 공격과 포위전을 이겨낸 레닌그라드 도시와 시민들의 영웅적 서사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나 싶다.  &nbsp;  도시가 포위되기 전에 에르미타주 박물관에 소장된 진귀한 소장품들부터 소개하기 시작했다고 했던가. 만약 그러지 않았다면 인류 역사의 귀중한 유물들이 독일군의 포격과 폭격으로 모두 사라져 버리지 않았을까. 물론 상상을 초월하는 기아와 추위 때문에 전몰한 수많은 레닌그라드 시민들의 생명들과 비교한다면 또 다른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말이다.  &nbsp;  독소전 개전 다음해인 1942년 라도가 호수를 통한 아이스 로드로 소련 정부에서 준비한 식량과 보급품들이 레닌그라드 시민들에게 전달되기 전까지 포위된 시민들이 당한 고초는 정말 상상을 초월한다. 소련 정부에서는 외부로 진실이 새어나가는 걸 막기 위해 극구 노력했지만, 카니발리즘을 비롯해서 레닌그라드에 갇힌 시민들은 단 한 조각의 빵을 얻기 위해 죽은 사람에게 배급된 식량 배급 카드를 박탈당하지 않기 위해 유명을 달리한 가족들과 한 공간에서 그 혹독한 겨울을 보내는 걸 마다하지 않았다고 한다.  &nbsp;  보통의 시민들은 절대적 식량 부족으로 매일 같이 죽어 나갔지만, 부정부패를 일삼는 당간부들은 상대적으로 호의호식하면서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한편, 독일군의 관심이 소련의 수도 모스크바 공략으로 이전되면서 레닌그라드는 공격을 통한 함락보다 포위전으로 도시를 말려 죽이겠다는 전략으로 전환되었다. 어떤 면에서 레닌그라드는 수도 모스크바를 대신한 희생양이 아니었을까. 결과론적이긴 하지만, 소련군 지도부는 모스크바를 거의 공세종말점에 도달한 독일군으로부터 사수하는데 성공했고, 레닌그라드 역시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독일에 대한 철저한 항전 의지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가 있었다.<br>당시 레닌그라드의 상황에 대해 기록으로 남긴 올가 베르그골츠로 대변되는 문인들의 활약도 간과할 수가 없을 것 같다. 소련 당국은 전쟁에서 선전전의 효능성을 일찍이 파악하고, 라디오 방송 등을 통해 시민들의 저항 의식을 고취시키는데 전력을 다했다. 음악계에서는 쇼스타코비치가 작곡한 레닌그라드를 위한 교향곡 7번이 시민들의 애국심을 고취했다. 포위된 도시 레닌그라드에 남아 소방관 역할을 했던 쇼스타코비치의 이미지는 선전에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이렇게 소련은 엄격한 검열과 통제로 봉쇄된 도시의 비극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파시스트 독일에 맞선 영웅적 도시의 저항이라는 서사에 방점을 찍었다.  &nbsp;  레닌그라드의 포위를 풀기 위해 소련군은 많은 병력을 동원해서 작전에 나섰지만, 그때마다 독일군의 맹반격을 받아 막대한 피해를 입고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동부전선에서 스탈린그라드와 쿠르스크 전투로 전세가 바뀐 1944년 1월 27일이 되어서야 봉쇄를 풀 수가 있었다.  &nbsp;  독소전은 소련의 승리로 끝났지만, 무능한 지도자의 오판과 일선 지휘관들의 무모한 보병돌격전으로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었다. 복기해 보면 전쟁 자체부터 문제였고, 불필요한 소모와 인명 피해를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레닌그라드 포위전은 여러 가지 면에서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제공한다. 혹독한 시련 뒤에도&nbsp;여전히 삶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저자 애나 리드는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nbsp;  다시 중동에서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현재 상황이 85년 전 봉쇄된 도시의 자화상을 재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더 늦기 전에 대화와 타협 그리고 상호간의 양보로 긴장을 풀고, 갈등 상황을 조정해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지 묻고 싶다.  &nbsp;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985/17/cover150/k43203002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9851761</link></image></item><item><author>레삭매냐</author><category>나의 북글</category><title>드디어 그랜드 피날레 - [본격 한중일 세계사 20 - 1910 망국]</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3405103/17069427</link><pubDate>Tue, 03 Feb 2026 21:2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3405103/1706942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42030432&TPaperId=1706942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067/52/coveroff/k14203043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42030432&TPaperId=1706942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본격 한중일 세계사 20 - 1910 망국</a><br/>굽시니스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08월<br/></td></tr></table><br/><br>  &nbsp;  무려 8년이라는 대장정 끝에 결국 굽시니스트 작가의 &lt;본격 한중일 세계사&gt;가 작년 여름에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난 그리고 나서도 한참이 지나서야 지난 다음에 마지막 &lt;망국&gt;편을 만날 수가 있었다.  &nbsp;  1904년 8월 1일에 시작된 일본군의 뤼순 포위전은 어마어마한 사상자를 낸 다음인 1905년 1월 1일 마침내 러시아군의 항복으로 종결되었다. 일본에서는 군신이라는 노기 마레스케의 3군은 별다른 전략 없이 오로지 물량공세를 펼쳐 결국 승리를 얻었지만, 너무 사상자가 발생했다.  &nbsp;  그전에 러시아 내부에서는 극동에서 그동안 동양의 약소국이라 깔봐 오던 일본군에 연전연패한 차르 정부에 대한 불신과 염증으로 민중의 소요가 발생했다. 1905년 1월 22일 &lt;피의 일요일&gt;로 알려지게 된 사건으로 러시아 제국은 외부의 적 뿐 아니라 내부의 적들과도 싸워야 했다. 주러시아 일본 공사관의 주재 무관 아카시 모토시로라는 문제적 인물이 주도한 공작이 과연 1905년 러시아 혁명에 일조했을까라는 지적에 대해 좀 더 알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nbsp;  다음 무대는 나폴레옹 전쟁 이래 최대의 결전이라는 봉천 회전이었다. 일본군은 거의 20만에 달하는 육군을 동원해서 봉천에 포진한 러시아군 주력을 일거에 격파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쿠로팟킨이 지휘하는 극동 러시아군은 일본군의 성동격서식 기동에 농락당해 우왕좌왕하는 등 초전부터 도저히 이길 수가 없는 그런 전투였다. 러시아는 한수 아래로 평가한 일본군에 연전연패하면서 극동 러시아군의 사기는 추락했고, 내부 혁명으로 장기전에 대한 피로도가 쌓이고 있었다.  &nbsp;  일본 역시 러일전쟁 개전 1년이 지나면서 전쟁물자 생산에 한계점에 달해 있었다. 1903년 일본 국가의 총예산이 2억 6천만 엔이었다. 군부는 총 전비로 4억 4천만 엔을 예상했지만, 최종적으로 19억의 예산이 소요되었다. 사상자 역시 10만에 육박하고 있었다. 이 상태도 일본이 과연을 전쟁 수행을 계속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어쨌든 국운을 건 봉천회전에서 일본은 러시아군을 패퇴시키고 다시 한 번 승리를 거둘 수가 있었다. 물론 상처 뿐인 승리긴 했지만. 전세가 기울자, 러시아군 수뇌는 총퇴각을 선언하고 무의미한 희생을 피하고 후방의 톄링을 지나 시핑에 방어선을 구축했다. 아마 일본군 역시 공세종말점에 도달하지 않았나 싶다.  &nbsp;  러일전쟁의 최종 무대는 역시 동해였다. 지노비 로제스트벤스키 제독이 이끄는 러시아의 태평양함대는 마다가스카르에서 추가 증원군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동안, 뤼순 전투에서 만신창이가 된 일본 연합함대가 본국으로 돌아가 재정비할 수 있는 시간을 그냥 넘겨주었다. 마다가스카르에서 허송세월할 게 아니라 바로 출격에 나서서 일본 연합함대와 대결을 벌이던가 아니면 블라디보스톡으로 가서 훗날을 도모해야 하지 않았을까. 결국 진해에서 출격한 연합함대는 1905년 5월 27일 쓰시마 근방에서 블라디보스톡으로 향하는 러시아 태평양함대를 요격하기 시작했다. 총 38척으로 구성된 러시아 함대가 일본군의 공격으로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으면서 러일전쟁은 일본의 완성으로 끝났다.  &nbsp;  일본의 조야는 청일전쟁처럼 전후 러시아로부터 막대한 전쟁배상금과 영토 할양을 기대했다. 하지만 미국의 중재로 1905년 8월 29일 포츠머스에서 맺어진 조약에서 일본은 남만주 철도에 대한 이권, 조선의 일본 세력권 인정, 뤼순-다롄 할양과 남부 사할린으로 만족해야 한다. 무려 4년치 국가예산과 23만명에 달하는 전사상자에도 불구하고 외교전의 실패로 일본은 청일전쟁처럼 국가 재건을 위한 비용 마련에는 실패했다. 그것은 아마 미국을 필두로 한 서구 세력들이 극동아시아에서 일본이 너무 과하게 성장하는 것에 대해 이미 견제가 시작된 게 아닌가 싶다.  &nbsp;  본격적인 대한제국의 망국에 이르는 과정을 살펴보기에 앞서 어쩌면 고리타분하고 어려운 근현대사에 “Why so serious?" 같은 걸그룹 노래 제목까지 곁들이고 언 듯 보면 약간 유치해 보이는 라임까지 집어넣으면서 헛웃음을 유발하는 굽시니스트 작가의 창작력에 박수를 보낸다. 짝짝짝. 역사가 반드시 엄숙하고 진지해야만 하는 건 아니니까. 내가 예전에 &lt;국사&gt;를 배우던 시절에 이렇게 재밌는 교보재가 있었다면, 어렵고 외울 거 천지였던 한국의 근현대사에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nbsp;  한국의 망테크 과정은 박시백 작가의 조선왕조실록에서 살펴보았지만, 여전히 고통의 연장선이었다. 동학과 독립협회의 잔당 세력을 규합해서 만들어진 일진회의 비상으로부터 시작해서, 훗날 공화정과 독립운동 세력의 핵심이 되는 상동교회 출신들을 중심으로 했던 이른바 ‘상동파’, 친일 관료들에게 포위된 무능력의 끝판왕 고종은 이렇다 할 저항 없이 자주 국가의 외교권을 넘겨주는 을사늑약(2차 한일협약)을 체결하면서 한국은 결국 일본의 보호국으로 전락해 버렸다.  &nbsp;  어쩌면 일본이 러일전쟁에서 승리하는 순간, 망국의 숙명은 결정이 난 게 아니었을까. 그후에도 고종은 1907년 6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만국평화회의에 이상설과 이준 그리고 이위종을 파견해서 만국에 일본이 한국에서 벌이고 있는 만행을 고발하고, 국권회복을 위해 노력했지만 제국주의 열강들에게 외교권을 상실한 한국의 호소는 공염불에 지나지 않았다.  &nbsp;  헤이그 밀사 사건으로 일제는 대한제국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고종 퇴위와 이어지는 정미칠조약으로 한국의 군대가 해산되고 내정권마저 상실해 버렸다. 해산된 군대가 기존의 의병 조직에 가담하면서 의병들의 무장투쟁의 차원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13도 창의군이 결성되어 1908년 1월 서울 진격에 나섰지만, 일제는 정규군까지 동원해서 전국의 의병활동을 무자비하게 진압했다. 일본군은 특히 4천명에 달하는 조선인 헌병 보조원들을 동원해서 의병 색출에 나섰다. 그 결과 1908년부터 1909년까지 수많은 희생자들이 발생하게 되었다.  &nbsp;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과 장인환-전명운 의사들의 더럼 스티븐스 저격을 필두로 한 수많은 의거들과 저항들이 있었지만, 망국의 수레바퀴를 막을 수는 없었다. 결국 &lt;본격 한중일 세계사&gt;는 배드엔딩으로 끝나고 말았다.  &nbsp;  지난 8년 동안, 굽시니스트 선생의 &lt;본격 한중일 세계사&gt;를 통해 미처 모르고 있던 역사의 많은 부분들을 만날 수가 있었다. 최근 읽고 있는 &lt;태평천국&gt;에 대해서도 그가 이미 다룬 부분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20권이나 되는 대작을 마침내 완성한 굽시니스트 작가에게 경의를. 리스펙.  &nbsp;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067/52/cover150/k14203043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0675277</link></image></item><item><author>레삭매냐</author><category>나의 북글</category><title>아웅다웅 독기어린 로맨스 - [어쿠스틱 라이프 6]</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3405103/17059750</link><pubDate>Sat, 31 Jan 2026 11:5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3405103/1705975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72590&TPaperId=1705975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4290/74/coveroff/895467259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72590&TPaperId=1705975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어쿠스틱 라이프 6</a><br/>난다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06월<br/></td></tr></table><br/><br>예전에 가져다 읽다가 말았다. 왜 마저 읽지 않았을까? 이유는 모르겠다. 뭐 그럴 때도 있는 법이지. 오늘은 아예 작정하고 있으니 금방 다 읽을 수가 있었다. 아 지금 막 도서관에 상호대차를 신청한 굽시니스트 양반의 &lt;본격 한중일 세계사&gt; 마지막 편이 도착했다고 한다. 어서 그것부터 픽업해야 하는데 말이지.  &nbsp;  이 책은 무려 13년 전에 나온 책이다. 그 때는 가요대전에 소녀시대가 나와서 &lt;더 보이즈&gt;를 부르던 시절이었나 보다. 아마 제식칼이도 한 팀에 있었겠지. 몇 권까지 나왔나 싶어서 찾아보니 &lt;어쿠스틱라이프&gt;는 모두 14권까지 나온 모양이다. 대단하구나 그래.  &nbsp;  질풍노도의 삼십대를 건너고 있던 화자 난다 작가와 그녀의 동갑내기 신랑 한군이 스토리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들은 무슨 대단한 이야기의 주인공이 아니다. 그냥 우리네처럼 보통의 평범한 일상을 살아나가는 이들이다. 그래서 좀 친근하게 다가왔다. 이런 내적 친밀감은 혹시 나만 느끼는 건가 싶기도 하다.  &nbsp;  역시 노동자 신분이라 그런지 &lt;일의 기쁨과 슬픔&gt;이 가장 마음에 와 닿더라. 누구나 다 일은 하기 싫다. 하지만 일상을 보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돈이 필요하다. 우리는 노동시장에 참여해서 나의 노동을 팔고, 그 댓가로 돈을 받아서 먹을 것도 사고 주거 문제도 해결하고 또 약간의 유흥도 즐기는 그런 생활을 한다는 거지.  &nbsp;  그러니까 우리가 노동하는 이유는 바로 돈을 벌기 위해서라는 말이지. 살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하고, 그에 부수적으로 따라 붙은 불안한 미래에 대한 걱정 근심으로부터 정녕 우리는 자유로워질 수는 없는 걸까. 뭐 그렇다고. 마감의 압박에 시달리는 난다 작가의 모습이 왜 그렇게 애처로워 보이는지. 참 어그 부츠 값도 내야 한다고 했던가. 한겨울에 쓰레빠를 직직 끌고 다닐 수는 없다고 신랑 한군에게 사자후를 토하는 작가의 모습이 너무 리얼리스틱하게 다가오더라. 뭐 그렇게 사는 거지 다들.  &nbsp;  그냥 나는 난다 작가가 그렇게 일상에서 픽업하는 소소하고 작은 이야기들이 마음에 들더라. 거창하게 무슨 조국과 민족을 위한 거대한 담론보다는 이런 사소하지만 공감할 수 있는 서사 말이지. 캐롤 추천에 등장한 마이클 부블레가 정말 느끼하다는 거에는 격렬하게 공감하는 바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너끼남 마이클 부블레가 한껏 힘주어 느끼하게 부른 지금은 고인이 된 조지 마이클의 &lt;Kissing a Fool&gt; 커버를 아주 좋아한다네. "You are far~"로 시작하는 그 노래는 정말 크하.  &nbsp;  아무래도 동갑내기 부부다 보니 서로에게 날리는 독기어린 로맨스도 재미지다구. 난다 작가의 시어머니가 단 하나 며느리에게 부탁한 것이 남편 한군에게 채소를 먹이라는 지상명령이었다고 했던가. 짬뽕에 들어간 죽순을 오징어라고 속이고 먹이려는 난다 작가의 사투나 해물 밑장에 채소를 깔았지만, 교묘하게 해물만 샤삭 골라 먹는 한군의 아웅다웅 독기어린 로맨스라니 이 어찌 재밌지 않을 수가 있단 말인가.  &nbsp;  어지러운 집안 청소를 위해 S.O.S.를 쳐서 등장한 청소요정님의 에피는 또 어떤가. 과연 청소요정님은 프로다웠다. 난다 작가가 일주일 걸릴 일을 단 4시간에 아주 효율적으로 처리해 주시는 신공을 보여주셨단 말이지. 나는 겁시 나서 도저히 뚜겅을 열 생각도 하지 못하는 2주된 된장찌개를 거침없이 오픈하는 박력에 그만... 하지만 그 위대하신 청소요정님도 그건 버거웠던 모양이지.  &nbsp;  청소요정님은 냉장고에서 하루가 다르게 미라가 되어 가는 채소들도 과감하게 내 대신해서 정리해 주신다. 게다가 내가 돈 주고 산 것들이라 버리려면 반드시 동반하게 되는 죄책감으로부터도 거뜬하게 해방시켜 주셨다네. 이 어찌 고맙지 아니한가. 물론 한군은 자신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들을 비용을 주고 대리하게 만드는 사치라고 비난하지만, 앞으로 집안일을 분담하자는 난다 씨의 제안에 결국 자신의 용돈을 허물어 청소요정님을 다시 부르게 되었다나 어쨌다나. 아 참, 음식물 쓰레기의 냄새 방지를 위해 비닐봉지에 잘 싸서 냉장고에 보관하는 방식은, 회사에서 동료 여직원분이 하는 걸 보고 좀 충격을 먹었었는데 그런 방식을 애용하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난 오늘 아침에도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왔다네.  &nbsp;  이직이 잦은 한군의 오피스 허즈번드에게 경계심을 품는 장면도 재밌었다. 이미 한군은 게임회사 개발자인 것 같은데, 기여워 같은 타이틀을 대신 셔틀해서 사다 주고 발컨이나 트롤링 같은 그 쪽 분야 용어를 설명해주는 장면도 재밌었다. 엔딩의 뷰티 부분은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패스.  &nbsp;  엔딩에 보니 연재하던 중에 아기도 생겼다고 하는데, 혹시 다른 편에는 육아 로맨스도 추가가 되는 게 아닌가 싶다. 재밌고 즐겁게 봤다. 그러면 되는 거 아닌가.  &nbsp;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4290/74/cover150/895467259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42907451</link></image></item><item><author>레삭매냐</author><category>나의 북글</category><title>부질없는 혁명의 트라이앵글 - [아가멤논의 딸]</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3405103/17056926</link><pubDate>Fri, 30 Jan 2026 10:2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3405103/1705692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04218&TPaperId=1705692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00/32/coveroff/895460421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04218&TPaperId=1705692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아가멤논의 딸</a><br/>이스마일 카다레 지음, 우종길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1월<br/></td></tr></table><br/>&nbsp;<br>책장에서 두 권의 이스마일 카다레 작가의 작품을 꺼내든다. 하나는 &lt;꿈의 궁전&gt; 그리고 다른 하나는 &lt;아가멤논의 딸&gt;이란 책이다. 언제 샀는지 검색해 보니 무려 14년 전에 산 책이다. 그리고 그 동안 난 이 책들을 읽지 않았다. 결심하고 &lt;아가멤논의 딸&gt;을 읽기 시작한다. 어제 하루 동안에 다 읽을 수 있었다. 아주 오래 전에 정말 작정하고 책읽던 시절이 잠깐 주마등처럼 그렇게 스치고 지나갔다.  &nbsp;  서론에 프랑스 편집자가 암담한 알바니아의 현실을 다룬 카다레의 &lt;아가멤논의 딸&gt;이 어떻게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는지에 대한 소개가 등장한다. 희대의 독재자 엔베르 호자가 통치하고 있단 알바니아는 1980년대 당시 사상과 문화 그리고 사회 전반에 대한 철저한 통제가 이뤄지고 있었다. 카다레의 사회비판 소설이었던 &lt;아가멤논의 딸&gt; 역시 국경을 넘을 수가 있었다. 어찌어찌해서 서방으로 넘어가 금고에 잠자고 있던 이 책이 독재자가 죽고, 철의 장막이 걷혀진 뒤 발표가 되었나 보다. 이런 우여곡절을 품고 있는 책이라니, 놀랍군 그래.  &nbsp;  소설에서는 지도자라고만 나오지만, 엔베르 호자 시대 어느 노동절 퍼레이드에 초대받은 저널리스트 화자의 시선에서 이야기는 진행된다. 공산주의 국가에서 노동절 퍼레이드는 대단한 행사가 아닐 수 없다. 이 행사에 주인공은 애인 수잔나의 빽으로 초대장을 한 장 얻게 된다. 모두가 평등하다는 공산주의 시스템에서 초대장은 특권의식을 상징하는 하나의 알레고리로 작동한다. 카다레는 소설의 초반부터 대놓고 당시 알바니아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이 가득 담긴 묵직한 어퍼컷을 날린다.  &nbsp;  참고로 수잔나는 당 고위 간부의 딸이다. 소설 초반에 트로이 전쟁에 나서는 그리스 원정군의 총사령관 미케네의 왕 아가멤논의 딸 이피게네이아 공주가 희생 제물로 바쳐지는 장면이 등장한다. 트로이 원정대의 앞길을 가로 막고 나선 아르테미스 여신의 분노를 잠재울 희생양으로 이피게네이아가 선택된 것이다.  &nbsp;  수잔나의 아버지는 어쩌면 지도자의 뒤를 이어 후계자가 될지도 모를 자신의 영달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딸 수잔나를 희생양으로 삼을 준비가 되어 있다. 그는 노골적으로 수잔나의 희생을 요구한다. 가장 먼저 수잔나에게 전혀 어울리지 않는 짝인 주인공과의 이별을 종용한다.  &nbsp;  텔레비전 방송국에 소속된 저널리스트인 화자는 자유주의적 견해를 지닌 양심적 지식인이다. 그런 화자의 태도는 친척 아저씨와 서로 다른 견해 차이로 앙숙관계를 형성한다. 요즘으로 치면 소위 세대간의 치열한 갈등의 전주곡이라고나 할까. 엔베르 호자가 주도하는 고립주의, 무신론 세계관으로 무장한 알바니아는 유럽의 일부이면서 동시에 전혀 유럽답지 않은 시대에 뒤쳐진 국가의 전형으로 등장한다. 이웃 국가들은 경제적 번영을 구가하는데 국가의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알바니아에서는 먹고사니즘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은 철지난 이데올로기 투쟁이 만연한 모양이다.  &nbsp;  화자의 과거 전력도 문제다. 철저한 감시 사회였던 알바니아에서 동료에 대한 밀고와 배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나의 생존과 평온한 일상을 위해서라면 누구도 무고할 수 있다고나 할까. 화자를 비롯한 3명이 취조를 당했고, 나머지 두 명은 먼 곳으로 좌천되었다고 했던가.  &nbsp;  도중에 어디선가 등장하는 &lt;대머리의 추락&gt;이라는 제목의 우화는 당시 암울했던 알바니아 사회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풍자에 다름이 아니다. 깊은 어둠 속에 추락한 대머리 남자는 독수리에 얹혀 비상하게 된다. 단 조건이 하나 있으니, 비행하는 동안 내내 날고기를 독수리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nbsp;  대머리 남자는 독수리와의 비행을 위해 많은 날고기를 준비해서 마침내 탈출에 성공한다. 문제는 날고기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결국 자신의 몸에서 살점을 떼어서 독수리에게 주기 시작한다. 나중에 그의 해골만 남았더라는 이야기. 전체주의 시스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영혼과 육신마저 내줘야 한다는 우화는 마치 그 시대를 살아낸 이들에 대한 르포르타주가 아닌가 말이다.  &nbsp;  엔베르 호자와 비슷한 결의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의 아들 야코프 주가슈빌리도 이피게네이아, 수잔나와 같은 희생의 제단에 배치된다. 독소전 초기 스몰렌스크 전투에서 독일군의 포로가 된 야코프는 1943년 4월 독일의 포로수용소에서 사망했다. 이 셋의 공통점은 모두 뚜렷한 목적을 지닌 정치적 희생양이었다는 점이다. 카다레 작가는 알바니아 사람들 모두가 독재자와 그 일당들이 선전하는 정치적 이데올로기의 희생자였다는 말을 빗대어 말하고 싶지 않았나 싶다.  &nbsp;  다시 한 번 이스마일 카다레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자기희생을 통한 구원의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묻게 되었다. 날고기를 공급해야 굴러가는 시스템이 가진 태생적 한계와 자유를 향한 인간의 갈급함의 단면들을 &lt;아가멤논의 딸&gt;을 통해 엿볼 수가 있었다. 이런 사유 또한 부질없는 것들일지도.  &nbsp;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00/32/cover150/895460421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003255</link></image></item><item><author>레삭매냐</author><category>나의 북글</category><title>세상에 의인이 없으니 - [이처럼 사소한 것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3405103/17054498</link><pubDate>Thu, 29 Jan 2026 10:1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3405103/1705449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72936042&TPaperId=1705449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2938/68/coveroff/k472936042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72936042&TPaperId=1705449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이처럼 사소한 것들</a><br/>클레어 키건 지음, 홍한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11월<br/></td></tr></table><br/><br>  &nbsp;  책장 정리를 하면서 남길 책과 떠나보낼 책을 고르느라 연초부터 마음이 분주하다. 한 번 읽고 나서 다시 읽을 것 같아 보이지 않는 책들은 눈 딱 감고 정리했다. 그리고 클레어 키건의 &lt;이처럼 사소한 것들&gt;이 눈에 들어왔다. 그전에 교보문고에서 한 번 읽고 나서 동네책방 책모임 도서로 선정되어 결국 샀다지. 동네책방에서는 연독을 하는데, 읽다 말았나 보다. 그리고 정리 도서 대상으로 지목되어 어제 정리하기 전에 다시 한 번 읽었다.  &nbsp;  때는 1985년, 올해 39세의 석탄 목재상 빌 펄롱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처음에는 시대적 배경에 대해 전혀 몰랐었는데 두 번째 아니 세 번째 읽으면서 그해 &lt;라이브 에이드&gt;가 열렸다는 걸 알게 됐다(1985년 7월 13일). 자수성가한 견실한 가톨릭교도인 빌에게는 사랑하는 아내 아일린과 다섯 명의 딸들이 있다.  &nbsp;  사실 빌 펄롱은 아버지 없이 홀어머니 밑에서 성장했다. 미시즈 윌슨의 도움이 없었다면, 비빌의 유년시절은 더욱 어려웠겠지. 어머니는 빌이 12살 되던 해에 뇌출혈로 돌아가셨다. 그래서 빌은 자신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알 수가 없게 되어버렸다. 클레어 키건 작가는 현재 빌 펄롱의 삶을 파헤치기 전에 그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디테일하게 묘사한다. 그래야 나중에 빌이 하게 되는 일련의 행동들을 알 수 있고, 그의 심정에 동조할 수 있기 때문에.  &nbsp;  모든 가장의 삶이 그렇듯, 빌 또한 가장으로서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을 부양하기 위해 오늘도 일상의 짐을 묵묵하게 수행해 나간다. 자상한 가장은 아이들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들에 대해 아내 아일린과 상의하고 또 아내가 마음에 들어하는 선물을 고를 줄 아는 센스도 장착한 남자다. 동시에 클레이 키건은 실업수당과 실업자들의 수가 증가하는 불경기의 혹독한 시기였던 아일랜드의 현실에 대해서도 소설 곳곳에 힌트를 남겨 둔다.  &nbsp;  그리고 까마귀의 달이라는 12월이 시작됐다. 자기 사업체가 납품하는 수녀원에 들렀다가 빌 펄롱은 삶이 바뀌게 되는 일대 경험을 하게 된다. 그곳에서 일하는 소녀가 그에게 구조 요청을 했던 것이다. 그녀는 차라리 배로강에 빠져 죽고 싶다고 했던가. 하지만 빌은 소녀의 요청을 무시했다.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평판 좋은 세탁소에 대한 이야기가 그전에 등장한다. 아울러 그곳에서 일하는 여성들에 대한 소문도 작가는 잠시 언급한다.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그곳에서 모종의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는 걸 빌은 깨닫게 된다.  &nbsp;  이 사건이 잠잠하던 빌의 일상에 작은 파문을 던졌다. 고민하던 빌은 결국 아내 아일린에게 내용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아일린은 그들이 수녀원의 소녀들과 아무런 상관도 없고 책임도 없다고 말한다. 물론 그건 빌이 원한 답변이 아니었다. 이미 다섯 딸들만으로도 빌과 아일린의 삶은 충분하지 않았을까.  &nbsp;  하지만 빌의 생각은 달랐다. 그 역시 미시즈 윌슨의 도움으로 아버지 없이 자랄 수가 있지 않았던가. 미시즈 윌슨과 네드의 도움이 없었다면, 빌의 어머니 역시 수녀원의 소녀 같은 신세가 되지 않았을까. 마음 따뜻한 가장이자 가난한 이들에게 땔감과 동전을 아낌 없이 나눠주는 의인 빌 펄롱의 인간적 고민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nbsp;  그 사건 이후, 빌의 눈에 수녀원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진짜 사건은 12월 22일 일요일에 발생한다. 남들이 다 쉬는 일요일에도 식구들을 부양하기 위해 야적장에 나가 납품할 물건들을 챙겨야 하는 빌의 모습이 어찌나 안쓰럽게 다가오던지. 그리고 수녀원 석탄 광에 있던 엔다(세라 레드먼드)를 발견하게 된다.  &nbsp;  이런 일련의 자기 양심을 자극하는 사건들을 경험하게 되면서 빌 펄롱의 삶은 다시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아무리 열심히 미사에 참석하면 뭘 하는가?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실천하지 않는 스스로를 그는 위선자라고 규정한다. 크리스마스 이브 즈음에, 빌은 케호 식당에서 주인장 케호 여사에게 지역공동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수녀원과 척을 지면 안된다는 조언을 듣는다. 케호 여사는 마치 앞으로 빌이 할 행동을 미리 알고 있다는 투로 빌에게 그런 말을 건네준다.  &nbsp;  수녀원에서 벌어지는 일을 모른척하고 여느 때처럼 평소의 일상을 영위할 것인가? 아니면 불의를 보고 참을 수가 없었던 의인으로 거듭날 것인가? 사실 그동안의 그의 행적에서 이미 빌은 자신의 마음을 굳힌 상태였다. 다만 시기의 문제였을 뿐. 평안한 위선자의 삶 대신, 스스로 가시밭길을 선택한 의인이 되기를 자처한 빌 펄롱은 다시 수녀원으로 가서 엔다, 아니 세라를 구출해낸다. 그리고 맨발의 세라를 데리고 주변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집으로 향한다. 지신이 선택한 행동 때문에 앞으로 온갖 고초가 닥치겠지만, 최소한 그 순간만큼은 빌의 영혼은 구원받았으리라.  &nbsp;  지난번 독서 때처럼, 순식간에 책을 다 읽고 나서 결국 이 책도 나의 책장에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 짧은 분량이라 정리하기 전에 재독을 하고 결정할 수 있었지만, 모든 책을 그렇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이 또한 책과의 인연이 아닐까 싶다.  &nbsp;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2938/68/cover150/k472936042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29386807</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