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41 | 4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오랫동안 만나고 싶었던 책을 드디어 책바다 서비스로 구해서 읽고 있다.

어제 충주에서 보내온 책이 도서관에 도착했다고 해서 저녁 먹고 나서 부랴부랴 달려 갔다. 그리고 그전에 빌린 아민 말루프의 <타니오스의 바위>는 반납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바로 읽기 시작했다.

어찌나 재밌던지. 새벽까지 절반 가량 읽었나. 잠깐 알라딘을 검색해 보니 작고하신 제발트 작가의 에세이집이 나왔지 뭐냐 그래. 그것도 적립금으로 주문하고. 어제 할 걸, 새벽에 했더니만 내일 도착 예정이라고 한다. 일단 오늘 <파키스탄> 다 읽고 내일부터 도전해야지 싶다. 4월 독서는 진도가 쭉쭉 나가는구나.


시간적 배경은 19478월이고, 인도 대륙이 종교 분쟁으로 두 개의 다른 나라로 탄생하기 직전 펀잡 지방의 국경 마을인 마노 마즈라가 공간적 배경이다.

라호르와 수도 델리를 잇는 기차가 오가는 작은 마을이다. 그동안 힌두교도와 무슬림 그리고 시크 교도들이 사이좋게 살았는데 영국의 분할 식민통치 덕분에 갈갈이 찢겨 나가는 시절을 그 배경으로 한다.


며칠 전에 만난 아룬다티 로이의 <작은 것들의 신>에서도 그랬듯, 인도에서는 모든 게 폭력적인 방식으로 해결된다. 마음의 여유만 있다면 바로 다 읽고 리뷰를 쓰고 싶은데 족쇄(?) 때문에 그러지 못하고 있다. 안타깝구나. 암튼 오늘 다 읽어야지.


쿠쉬완트 싱의 <델리>는 집에 수배해 두었다. 다른 책인 <몬순>을 책바다로 해서 받아볼까 어쩔까 고민 중이다. 도대체 아무런 정보가 없어서 선뜻 빌리기가 그렇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붕붕툐툐 2021-04-16 2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4월 진도 쭉쭉 나가심을 축하드립니다! 책바다 서비스? 이건 전국 도서관 상호대차 같은 건가요? 궁금해라~ 검색해 봐야겠어요! 책 재미질 거 같아요!!

레삭매냐 2021-04-17 08:44   좋아요 1 | URL
넵, 나름 결산 때문에 몸과 마음이
분주했던 3월의 독서 슬럼프를 가뿐
하게 넘어섰답니다 ~

책바다 서비스는 말씀해 주신 대로
전국의 도서관들을 잇는 상호대차
네트워크 시스템이랍니다. 오래된
책들은 신도시 도서관에는 없어서
요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었답니다.

책은 끝내 주면서도, 또 슬프고
그랬습니다.

단발머리 2021-04-17 08: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책 빌리는데는 진심인데 읽는 속도가 영 따라가질 못해서요. 레삭매냐님 리뷰 먼저 만나는걸로 하겠습니다^^

레삭매냐 2021-04-17 08:45   좋아요 1 | URL
너무 오래 전에 나온 책들은
동네 도서관이나 중고 서점에서도
구할 수가 없더라구요.

책에 대한 정보가 전무하니... 선뜻
책바다에 요청하기도 그렇더군요.

저도 도서관에서 책 빌리고 못읽고
반납하기의 연속이랍니다 ㅋㅋㅋ
 


우연히 며칠 전에 서울책보고 2주년 어쩌구 하는 기사를 보았다. 그리고 온라인으로도 굳이 서울책보고에 방문하지 않고도 책을 살 수 있다나. 회원 가입 절차가 귀찮기도 하거니와... 암튼 책을 몇 권 검색해 보았다. 나의 사냥감인 존 버저를 필두로 해서 내가 중고책으로 사겠노라고 마음 먹은 몇 권의 책들을.

 

그러다 대박이 터졌다. 그건 바로 레바논계 프랑스 작가 아민 말루프의 <사마르칸드>였다. 책의 상태 따위는 여기서 중요한 게 아니었다. 동네 도서관에도 비치되어 있지 않은 아민 말루프의 책이라는 점이다. 당장 결제 방법을 찾는다. 가격도 매우 착하다. 단돈 2,000원이라니. 아마 램프의 요정 배송비가 2,000원이라면 고민했겠지만 지금 그런 게 문제가 아니지 않은가. 배송비는 참고로 3,000원이었다. 그러니 배보다 배꼽이 큰 셈이지.

 

그리고 책이 어제 도착했다. 다음주에 올 줄 알았는데 이게 머선 129!!! 암튼 읽던 책을 다 때려 치우고, 희생자는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와 아리엘 도르프만의 <아메리카의 망명자>였다, 말루프 선생의 <사마르칸드> 읽기에 나섰다.

 

아니 도대체 이렇게 좋은 책들은 왜 다 절판되는 걸까. 저자는 독자를 11세기 페르시아로 인도한다. , 그전에 화자인 미국인 벤자민 O. 르사즈라는 이름이 등장하기도 한다. 그리고 위대한 책 하나가 1912년 타이태닉호와 함께 대서양 심연 속으로 가라앉았다는 아리송한 말을 남긴 채 말이다.

 

소설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페르시아 출신의 위대한 시인이자 과학자, 점성가이기도 했던 오마르 하이얌의 삶에 초점을 맞춘다. 그가 남긴 루바이야트는 지금도 숱한 문학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고 하던가. 오늘 도서관에 간 김에 2019년에 나온 페르시아어 원어 번역본이 있나 검색해 보았으나 없었다. 하도 많은 시들이 첨가되어 있어서 오늘날에는 진위가 다 의심된다고 했던가.

 

셀주크 투르크 궁정의 피튀기는 권력투쟁에서 고고한 우리의 주인공이자 위대한 시인/학자는 자신의 안위를 지키는데 성공한다. 그의 친구들은 거의 모두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알프 아르슬란에 이은 세 번째 셀주크 술탄이었던 말리크 샤는 물론이고 당대 최고의 재상이자 권력자였던 니잠 엘물크도 자신의 권위에 도전했던 알라무트 산사나이 하산 사바흐가 파견한 자객에 의해 죽었다.

 

십자군 전쟁에서도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던 산사람들 아사신 일파의 기원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지금은 우즈벡의 중요 도시라는 사마르칸드가 주는 매력도 소설을 읽는데 삼삼한 재미를 제공한다. 아 문득 기차를 타고 어디론가 멀리 떠나고 싶다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코로나 시대에 여행은 무슨. 근데 오늘 날씨는 기가 막힐 정도로 좋구나.

 

그렇게 사마르칸드의 절반 정도를 읽었다. 이제 19세기 후반을 사는 남자 벤자민 O. 르사즈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지금도 오마르 하이얌의 시대 못지 않게 그런 격동의 시대였다. 보불전쟁과 파리코뮌 그리고 서구 열가의 제국주의가 전세계를 집어 삼킬 그런 기세다. 아마 오마르 하이얌의 루바이야트는 운명적으로 주인공 르사즈를 동방으로 인도할 모양이다.

 

4월에는 아민 말루프를 읽어야 하나. 또다른 절판책 <마니>도 지금 주문해야 하나 어쩌나 고민 중이다. <사람 잡는 정체성>도 구해 놓았다. 그래도 왠지 실존 인물을 다룬 전기소설에 가까운 <마니>가 더 땡긴다. 그리고 내가 아민 말루프 작가를 처음으로 만난 건 <아랍인의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이 처음이었구나. 그 시절에는 리뷰를 쓰지 않아서 감상이 어떤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좀 아쉽다.

 


댓글(7)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미미 2021-04-04 17: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헉 검색해보니 판매자배송중고 가격이 최저 42000원이예요! 완전 득템하셨네요!👍

레삭매냐 2021-04-04 18:54   좋아요 3 | URL
넘나 재밌고 흥미진진하여
우리 북플 동지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은 책이지만, 절판이라는 운명에
처해 있어 아쉽기 그지 없습니다.

이 작가의 다른 책들도 비슷한 운명
인지라... 전 아무래도 <마니>를 질
러야지 싶습니다.

바람돌이 2021-04-04 21: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니는 마니교의 그 마니인가요? 아 갑자기 궁금해지는....
레삭매냐님은 이런 책은 또 어떻게 다 아신대요? 아 정말 고수가 너무 많은 알라딘!
오늘도 자괴감을 느끼며 시무룩 ㅠ.ㅠ

coolcat329 2021-04-04 21:31   좋아요 1 | URL
네 제가 검색해보니 그 마니가 맞는거 같습니다. 오늘 올려주신 바람돌이님 글 참 재밌게 읽었습니다.저는 제 얘기 그렇게 못써요 ㅎㅎ 저도 자괴감이 ㅠㅜ

레삭매냐 2021-04-05 00:21   좋아요 1 | URL
넵, 아래 쿨캣님이 말씀해 주신 대로
고 마니가 맞습니다. 아직 영접은 하지
못한 관계로 디테일은...

아민 말루프는 아카데미 프랑세즈 회
원이자, 공쿠르상에 빛나는 그런 대가
라지요. 국내에 그의 저작들이 널리
소개가 되지 않은 게 아쉽습니다.

<레옹 아프리카누스>는 정말 한 번
만나 보고 싶은 전설의 책이네요.

coolcat329 2021-04-04 2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레삭님 이 책 기대도 안했는데 만나서 진짜 놀라고 좋으셨겠어요!축하드립니다 🎉

레삭매냐 2021-04-05 00:22   좋아요 1 | URL
말로만 듣던 책을 실제로 영접해 보니
정말 대단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
습니다. 운빨이 좋았습니다.
 


결산으로 얼룩진 나의 3월이 그렇게 갔다.

그 핑계를 대고 책도 많이 못 읽었노라고 고백한다. 아니 그건 어디까지나 사실이다.

 

다달이 독서량이 줄어 들고 있다. 1월엔 대박 2월엔 중박 그리고 3월엔 쪽박이다.

꼴랑 8권을 읽었다. 버뜨, 이 책 저 책 찝적거리다 보니 그런 거라고 난 변명한다.

지금은 아모스 오즈의 <유다>를 읽고 있다. 요즘 수에즈 운하 사태가 한창인데, 고 부분을 리뷰에 녹여 넣으면 재밌을 것 같기도 하다. 실제로 주인공 슈무엘 아쉬와 그가 얹혀 사는 집의 할배와의 대화에도 1956년 영국과 프랑스가 이집트-이스라엘 분쟁에 개입해서 벌어진 수에즈 사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암튼...

 

이달에 새로 만난 작가는 당연 알베르토 모라비아다. 대표작인 <경멸>은 원래 중고서점에서 구간을 사냥해서 읽으려고 했는데 너무 맴이 급해서 도서관으로 뛰쳐가서 빌려다 순식간에 다 읽어 버렸다. 책은 드럽게 재밌었다. 게다가 베베라는 별칭으로 불리던 1950년대 섹스심볼이었던 브리짓 바르도 주연의 영화도 있더라. 그 영화도 봐야 하는데, 마음이 다 잡히지 않으니 집중할 수가 없어서 아직 시작도 못하고 있다.

 

그리고 내친 김에 <권태>도 구해서(그의 책들은 거의 품절과 절판의 운명이다) 읽기는 시작했는데 당장! 읽어야 하는 그런 책들이 불쑥불쑥 튀쳐 나오는 통에 초반 조금 읽다가 접어 두었다. 아무래도 4월에 마저 읽어야지 싶다.

 

러시아 작가 이름도 가물가물한 루드밀라 페트루솁스카야의 <시간은 밤>도 실컷 달려서 조무래기 단편들은 다 읽고, 표제작 읽다 말았네 그려. 알렉산더 클루게의 <이력서들>... 지난 주말에는 에드거 모건 포스터의 <인도로 가는 길>도 호기롭게 읽기 시작해서 첫 번째 꼭지를 모두 읽었다. 그 책에서는 왠지 조지 오웰의 <버마 일기>가 연상됐다. 그러니 시작은 창대하였으나, 월말에 가서는 빈약하기 그지 없는 독서 달력이 창출된 것이다. 에잉!

 

월초에 만난 디노 부차티의 <타타르인의 사막>도 대단했다. 책이 도착하길 기다릴 수가 없어서 미리보기로 읽기 시작했는데 어찌나 감칠맛이 나던지... 다 읽고 나니 오래 묵힌 숙제를 마친 듯한 그런 느낌이 들었다.

 

역시 대미는 가즈오 이시구로 선생의 <클라라와 태양>이었다. 이틀 전에 받은 책인데 미친 듯이 읽어서 어제 오전에 다 읽고 리뷰까지 깔끔하게 마무리지었다. 참 이것저것 할 말들이 많았으나 나의 부족함으로 리뷰에 담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오늘 새벽에 일어나 두 번째 리뷰를 새롭게 쓰기도 했다. 하나의 책을 읽고 나서 두 개의 리뷰를 쓸 수도 있구나 싶다. 두 번째 리뷰에서는 영화 제작을 할 때, 이 장면은 과연 어떻게 연출될 지에 대해 미처 첫 번째 리뷰에서 다루지 못한 부분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나의 색깔도 빼면서.

 


어제는 회사 앞의 야적장에 불이 나서 실컷 불구경을 했다. 소방차 아저씨들이 신속하게 도착하셔서 불은 금세 꺼졌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1도 없었다. 불구경과 쌈구경이 최고라고 하더니만 그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더라. 저녁에는 만두전골을 먹으러 나갔었는데 왕겹벚꽃이 정말 이쁘게 폈더라. 이 동네 벚꽃은 정말 끝내준다. 오래전, 아무도 없는 경복궁에서 즐기던 흩날리는 벚꽃 시절의 추억이 몽글몽글 피어오른다.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잠자냥 2021-03-31 10: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니 레삭매냐 님이 8권 뿐이라니?! *동공지진*

레삭매냐 2021-03-31 11:46   좋아요 2 | URL
아무래도 3월의 이런저런 일들이
많아서 책에 집중하지 못했더라는
핑계를... 네 다 핑계입니다 ㅠㅠ

너튜브에 빠져서 그거 보다가 그만.

얄라알라 2021-03-31 11: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처럼 우아한 언어 쓰시는 분께서 ˝드럽게 재밌다˝하시니 호기심 100배충전입니다. 저는 그나마 3월엔 기록조차 못해서 몇권인지도 모르는데 8권이면 많은 사람들 2년치 읽을 책같아여.

레삭매냐 2021-03-31 11:48   좋아요 3 | URL
아이고 과찬이십니다 -

드랍게 재밌는 건 사실이기 때문
에 다른 표현이 딱히...

동네 독서모임 공고가 났는데 1년
목표가 네 권이라고 해서 좀 놀랐
습니다.

바람돌이 2021-03-31 11:1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얄라얄라님 글에 덧붙이면 8권은 어떤 사람에게는 교과서 빼고 평생 읽는 책 숫자일수도 있습니다. 생각보다 많을걸요? ㅎㅎ 타타르인과 경멸은 저도 빨리 읽고야 말겠습니다. 클라라와 태양은 일단 집에 있는 책 부터...ㅠ.ㅠ

레삭매냐 2021-03-31 11:49   좋아요 3 | URL
아주 탁월하신 선택이십니다.

세 권 모두 좋은 책들입니다.
<클라라>는 시간을 두고 다시 한
번 읽어 보고 싶네요. 아 생각할
수록 짠하네요.

새파랑 2021-03-31 12: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독서달력에 있는 책들이 눈에 들어오네요~4월에는 다시 대박이실 겁니다 ^^ 이거보니 저도 정리한번 해보고 싶네요 ㅎㅎ

레삭매냐 2021-03-31 13:10   좋아요 3 | URL
네 요로코롬 정리해 두면 나중에
라도 아, 내가 이 시절에 이런저런
책들을 읽었구나 하고 기억에 도움
이 되더라구요 :> 좀 귀찮긴 해도
기록하고 있답니다.

4월 대박 완쉐이~

미미 2021-03-31 12: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3월 쪽박이라 하셔도 레삭매냐님 리뷰는 대박이었습니다. <경멸>뛰어난 작품이었고 <권태>도 꼭 읽어볼래요!다른 책들도 궁금하니 이 페이지도 찜ㅋㅋ4월도 설레는 책들로 잘부탁드려요!

레삭매냐 2021-03-31 13:12   좋아요 4 | URL
모라비아 쌤의 책은 <경멸>보다도
<권태>가 낫다고 하는 분들도 계시
더라구요.

역자 분이 열심히 달리고 계시다고
하니, 올해 신간을 기대해 보렵니다.

4월 대기작으로 에드가 모건 포스터
의 <인도로 가는 길>부터 마저 읽
어야지 싶습니다 :>

북플을 통해 알게 된 일본 작가
마쓰이에 마사시의 책도 한 번 만나
볼까 어쩔가 생각 중이랍니다.

책읽기는 읽어도 읽어도 끝이 없는
고행인가 봅니다.

페넬로페 2021-03-31 15: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께서 사용하신 꼴랑, 쪽박의 단어는 저한테 엄청 입니다^^
매번 제가 모르는 좋은 책 올려주셔서 눈팅하며 사알짝 읽고 있는 중이예요.
제가 일일이 표현은 못해도 그렇게 알고 계시면
꼴랑이라도 항상 가르침을 주시고 있는거랍니다~~
‘시간‘도 래삭매냐님의 서재에서 알고 읽은 책이예요. 감사합니다^^

레삭매냐 2021-03-31 17:01   좋아요 3 | URL
다른 건 몰라도 책에 대한 욕심은
절제할 수가 없네요. 아니 보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아예 절제할
생각도 안하는 거겠지요.

저도 홋타 요시에 선생의 <시간>
보고 나서 절판된 책들 구하느라
애를 먹었었네요.

보잘 것 없는 저의 책 소개가
도움이 되었다니 절로 어깨가 들썩
합니다, 감사합니다.

scott 2021-03-31 15: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독서 달력에서 독서라는 단어만 뺴버리면 증권가 첫달에 발행하는 이번주 기대주목록 같음 ㅎㅎㅎ 매냐님은독서계의 트레이더 이쉼

레삭매냐 2021-03-31 23:45   좋아요 1 | URL
작년에 블록에 올해 독서 계획을
잠시 짜보았으나.... 막무가내 독서
의 전범을 보여 주고자 ㅋㅋㅋ

뭐 그랬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coolcat329 2021-03-31 18: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밥 먹으며, 은은하게 미소지어가며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근데 레삭님이 쪽박이시면 저는 ㅡ.ㅡ

레삭매냐 2021-03-31 23:47   좋아요 0 | URL
오늘은 그래24에서 자그마치 상품권
을 오천원이나 주는 바람에 부랴부랴
질렀습니다. 램프의 요정과는 차원이
다르네요.

그리고 중고서점으로 달려가 호평인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도 샀고,
신간은 희망도서로 신청했답니다.

알뜰한 3월의 마지막 날이었답니다.
 



드디어 고대해 마지 않던 이시구로 선생의 <클라라와 태양>이 도착했다.

그리고 바로 읽기 시작했다.

 

상점에 진열되어 미래의 주인을 기다리는 AF 클라라. 그들에게는 자양분인 태양이 필요하다. 그래서 제목이 <클라라와 태양>으로 정해졌던가.

 

AF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의 이시구로식 표현이 아닐까 싶다. 인공 친구라고나 할까. 에이에프 클라라는 사유하고, 쇼윈도 너머를 통해 무언가를 배운다.

 

에이에프는 상품이다. 외로운 소년 소녀들을 위한. 그런데 모두에게 에이에프가 주어지는 건 아니다. 상점의 매니저는 클라라에게 그것을 알려 준다. 그러니까 현대인의 풀리지 않는 문제 중의 하나인 외로움은 비용이 들어야 해결될 수 있는 그런 문제가 되어 버린 것이다. 가난한 이들은 외로움조차 스스로 해결할 수가 없게 된 그런 시대다.

 

아 그런데 나는 그런 종류의 외로움들을 어떻게 해소하지? 아마 책으로 파도처럼 몰려 드는 그런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나 뭐 그런 생각을 해본다. 일찍이 몽테스키외는 한 시간의 독서면 세상의 모든 시름들을 잊을 수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아니어도 그만이고. 원문이 있겠지만 그걸 찾아볼 의욕은 언제나처럼 부족하다. 그 시간에 클라라를 더 읽고 싶다.

 

그리고 짠, 미래의 주인이랄까 그런 존재인 14세 소녀 조시가 나타난다. 아마 그들의 운명은 그렇게 짜여 있었나 보다. 에이에프는 먼저 고객에게 반응하면 안된다는 규칙이 있나 보다. 그리고 불행해 보이는 소년 에이에프도 잠시 등장하는데... 왠지 그 장면에서는 영화 <에이아이>의 데이빗 생각이 났다.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부부가 들인 에이아이. 하지만 부부에게 아이가 생기면서 데이빗은 찬밥이 되었지. 이런 걸 데자뷰라고 하나. 왠지 사단이 날 것 같은 그런 예감.

 

<클라라와 태양>의 에이에프들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산다. 새로운 모델의 기종이 등장하면, 예전에 에이에프 친구들은 교체될 수 있다는. 그런 점에서 애정과 외로움 그리고 우정 같은 것들도 언제라도 대체할 수 있는 그런 무엇이 아닐까.

 

요즘 즐겨 보는 캐럿마켓을 동네이야기들을 살펴보면, 주변에 외로운 이들이 많은 모양이다. 같이 공부할 사람도 구하고, 가벼운 수다나 산책을 할 동지들을 구하는 글들이 자주 올라온다. 참 그 중에는 독서모임 멤버를 구하기도 한다. 이 대목에서 좀 짠했다. 근데 아직 코로나 시절이 아니던가. 우리 달궁은 언제나 대면모임을 갖게 될지 문득 궁금해졌다.

 

다 때려 치우고, <클라라와 태양>이나 줄창 읽으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은 3월의 마지막 월요일 오전이다.

 

소설은 총 6부로 구성되어 있다. 진짜 맹렬하게 읽고 있는 중이다.

54쪽까지 읽었다. 점심 먹고 나서 1부를 다 읽어야지.



댓글(6)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미미 2021-03-29 11: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머! 따끈따끈 하겠어요!😆

레삭매냐 2021-03-29 13:25   좋아요 3 | URL
저자 양반께서 왜 <네버 렛 미 고>
와 <남아 있는 나날들>의 어느 중간
쯤이라고 하셨는지 알 것 같다는 느
낌적 느낌이 듭니다.

흥미진진하게 만나고 있습니다.

새파랑 2021-03-29 14: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앗~! 오늘 나오는 거군요 ㅋ 저 내일인지 알았건만~ 부럽습니다★

레삭매냐 2021-03-29 14:10   좋아요 3 | URL
그러게 말입니다 :>

아주 재밌게 만나고 있답니다.
그것은 넘나 재밌는 것!

coolcat329 2021-03-29 14: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오늘 친구에게 선물했어요. 저도 곧 구매하려구요~~😊

레삭매냐 2021-03-29 14:35   좋아요 4 | URL
저는 1부를 돌파하고 바로 2부에 들어갔습니다.

자꾸만 스필버그의 <에이아이> 데이빗이 생각
나네요. 그리고 병실에서 장기를 적출당하던
<네버 렛 미 고>의 복제인간들도.

멋진 친구십니다 참.말.로.
 


 

지난주에 모든 것을 다 삼켜 버린 공룡 너튜브에 올라온 영화 리뷰를 한 편 보았다. 원래 영화를 볼 생각이라면 이런 리뷰는 보지 말아야 하는데. 하지만 어쩌랴 얄팍한 계산수가 팍팍 작동하여 1시간 40(정확한 러닝타임도 모른다) 투자하느니 그냥 10여분 짜리로 가자고 마음 먹었다. 그리고 리뷰를 본 다음 결국, 찾아서 영화를 보게 됐다. 그렇게 가는 거지.

 

일단 이놈의 영화 <더헌트>는 이유를 모른 채, 어딘가로 끌려온 11명인가 12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인간사냥을 당하는 이야기를 모티프로 삼고 있다. 영화 리뷰에서 못봤는데, 그들을 실어 날르는 비행기 안에서 이미 잔혹한 킬링 스프리는 시작된다. 그것도 하이힐로! 오마이갓! 어려서는 이런 무서운 장면들은 눈을 가리고도 못 보았는데... 이제는 하도 단련이 돼서 그런지 뭐야 이게 싶다. .

 

그리고 사람들이 입에 재갈을 물린 채, 하나둘씩 깨어나기 시작한다. 벌판에 무슨 커다란 나무상자가 하나 놓여 있고, 어느나라 위대한 국회의원께서 당당하게 국회의사당에서 그 위용한 과시한 노루발이 등장한다. 한 마디로 말해 노루발로 나무상자를 뜯어 보라는 말이렸다. 고 안에는 재갈을 푸는 열쇠와 각종 소화기들이 찬란하게 진열되어 있다. 그 순간, 사방에서 사람들을 향해 총탄이 날아들기 시작한다.

 


비록 소화기들이 있긴 하지만, 제대로 된 훈련도 받아 보지 못한 민간인들이 보이지 않는 적들을 상대로 버틸 재간이 없었다. 그들은 하나둘씩 처참하게 죽어 나가기 시작한다. 함정에 빠져 꼬챙이에 찔려 죽기도 하고, 부상당한 동료를 부축해서 도망치다가 이번에는 지뢰를 밟아 쾅! 철조망을 넘다가 어디선가 날아온 화살에 당하기도 한다. 부상을 당해 도망가던 이에게 수류탄이 날아든다. 이건 정말 창의적인데 그래.

 

어느 주유소 옆의 상점으로 가까스로 탈출하는데 성공한 3인조는 전화기로 구조를 요청해 보지만, 그들 역시 인간사냥의 덫으로부터 달아날 수가 없었다. 나이 지긋한 부부 역시 인간사냥팀의 일원이었던 것이다. 한 명은 진열된 음식을 먹고 독살됐고, 또 한 명은 독가스에 그리고 산탄총에 맞아 희생된다. 도대체 이들은 무슨 이유로 이들을 죽이는 걸까?

 

그 순간, <더헌트>의 진짜 주인공 스노볼이라는 별명의 여성이 등장한다. 등장부터 비범하다. 스노볼은 깔끔하게 3인조의 시신을 처리한 부부에게 어디가 어디냐는 질문을 던진다. 아칸소라고 주저하며 대답하는 주인장 노부부. 담배 한 갑을 달라며 20달러 지폐를 내니 10달러와 잔돈을 내준다. 그 순간, 카운터의 할머니를 공격하고 곧바로 할아버지에게 총질을 해대는 스노볼. 아칸소에서는 담배가 6달러라고. 노부부는 준비를 제대로 못한 죄로 그만 스노볼의 첫 번째 희생자가 되고 만다.


 


주유소에서 살아남은 희생자 동지는 그들을 추격하는 드론을 총으로 격추시킨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위치를 노출시켰다는 스노볼의 핀잔을 먹는 남자. 둘은 달리는 기차 위로 올라 타고, 그 안에서 난민 일행을 만난다. 이 설절은 좀 뜸금 없는데 킬링 스프리를 기획한 이들이 이 정도의 스케일을 구사한다는 말이지. 기차까지 동원해서. 대단하다 대단해.

 

남자는 기차 안에서 만난 아랍계 남자를 의심한다. 처음에는 어느 나라 말인지 알아듣지도 못할 언어를 말하는데, 남자의 예상대로 게리라고 불리는 남자는 인간사냥팀의 일원이었다. 코네티컷 출신의 남자는 유엔군으로 보이는 이들이 한눈을 파는 사이 유창한 영어로 남자와 스노볼을 조롱한다. 결국 그도 수류탄이 바지에 넣어져 산산조각이 되고 만다. 남자는 그 사이에 어디론가 도주한다.

 


스노볼은 난민캠프에서 영화의 초반 나무상자를 뜯지 말라고 경고하던 아저씨 돈을 다시 만난다. 그리고 미국 대사관인지 어디선가 나타난 정장 차림의 남자의 에스코트를 받아 어디론가 떠난다. 이상한 낌새를 챈 스노볼은 정장 차림의 남자에게 일격을 가하고, 참교육을 시전한다. 그리고 그의 트렁크에서 기차 씬에서 도주한 남자의 시신을 발견한다.

 


그 다음, 스노볼은 처음에 나무상자에서 튀어나왔던 꿀꿀이 오웰을 데리고 인간사냥팀의 본진을 습격해서 쑥대밭으로 만든다. 그리고 이 모든 걸 계획한 아테나를 찾아나선다. 스노볼에 버금가는 실력을 지닌 엔딩 씨퀀스의 아테나와의 대결은 영화 <킬 빌>의 서두를 장식하는 버니타 그린과 키도와의 그것을 연상시켰다. 스노볼의 처절한 복수가 시작된다.

 

아 그리고 보니 첫 장면을 말하지 않았는데, 오래전 단톡방에서 이루어진 킬링 스프리를 암시하는 대화로 인간사냥팀의 선수들이 직장에서 해고되는 일련의 사건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을 온라인으로 격렬하게 비난했던 이들을 끌어 모아 복수전을 감행한다. 그게 바로 이 킬링 스프리의 본질이었던 것이다.

 

상당히 비급 정서로 제작된 영화는 많은 기대를 하지 않고 보았더니, 오히려 더 재미가 있었던 것 같다. 많은 비용을 들여 제작한 영화보다 어떤 미스터리를 툭 던져두고, 하나씩 풀어 나가는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어떻게 보면 별 것 아닌 일로 출발한 사건에, 일단의 인간사냥팀이 앙심을 품고 다분히 미국적인 방식인 총기를 사용한 폭력적 방식으로 해결에 나선다는 게 문제의 발단이다. 대화 따위는 필요 없다, 총알이 법이지. 그동안 세계 경찰로 군림해온 미국이라는 국가가 팍스 아메리카를 건설한 방식을 그대로 재현한다.

 

인간사냥팀이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자본의 힘이다. 잘 나가는 그들이 보유한 자본은 바로 권력으로 치환된다. 그들이 소유한 자가용 제트기 승무원은 자신이 서비스하는 고급 와인이나 캐비아는 맛도 보지 못했다. 그들이 자신의 돈줄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인간사냥이 시작되기 전 기내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도 눈을 감는다. 그들이 고문관으로 교육을 담당한 용병 아저씨도 마찬가지다. 고용주에게 살인기술과 전략을 가르쳐 주고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것이다. 놀랍지 않은가? 별 것 아닌 요소들을 찬찬히 뜯어보면 그야말로 소름이 끼친다.

 

완벽하게 진행될 것 같았던 그네들의 계획은 스노볼의 등장으로 무산된다. 타겟을 고를 적에 그들은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 좀 더 세심한 배려를 해야 했던 게 아닐까? 시골 출신 스노볼이 자신들의 가장 강력한 적으로 부상하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아니 오래전 한 근육질하던 람보나 마동석 같은 이들이라면 아예 리스트에도 올리지 않았겠지. 한 마디로 말해 자본 권력을 지닌 인간사냥팀은 그야말로 손쉬운 먹잇감들만 사냥감으로 고른 것이다. 그들이 진짜 복수를 하고 싶었다면, 온라인상에서 자신들을 비난한 이들이 아니라 자신들을 해고한 이들을 상대로 했어야 했다. 출발부터 어그러진 계획이 성공하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않았을까.

 

영화 포스터를 유심히 살펴보니, 영화 <퍼지>의 제작자가 만든 영화라고 한다. 그 영화를 떠올려 보니, 어떤 맥락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41 | 4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