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멀리 카자흐스탄에 유명을 달리 하신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해방된 조국으로 모셔 오는 장면을 텔레비전으로 보았던가.

 

장군의 유해가 고국의 영공으로 들어오는 순간, 대한민국 공군을 대표하는 전투기에 탑승한 어느 소령님이 장군을 모시겠다는 무전을 들었다. 78년이란 시간이 흘러, 장군이 조국에 돌아오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2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육사 교정에 모신 홍범도 장군의 흉상 이전 문제로 나라가 다 떠들썩하다. 21세기도 23년이나 지나서 해묵은 이념 논쟁이 벌어지는 모습에 그저 아연할 따름이다.

 

이웃 초란공님께서 민족의 장군 홍범도 읽기를 제안해 주셨다.

다른 건 몰라도, 책 사는 거 하나만큼은 누구에게 뒤지지 않는 나는 아침 출근길에 송은일 작가의 <나는 홍범도>를 사들었다. 그 책을 들고 출근하는 길이 왜 이렇께 뿌듯하던지.

 

책 읽기에 앞서 너튜브로 워밍업을 했다.

우선 황현필 선생이 2년 전에 올린 1921년 자유시참변을 다룬 영상을 봤다.

방송에 나와 앵무새처럼 홍범도 장군이 마치 자유시참변을 진두에 서서 지휘한 것처럼 역사를 날조 왜곡하는 무리들이 꼭 봐야할 영상이라고 생각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bGMY_rIzAfs&pp=ygUT7ZmN67KU64-EIO2Zqe2YhO2VhA%3D%3D

 

봉오동전투와 6개월 뒤의 청산리전투에서 일본군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뒤, 압도적 병력을 동원해서 간도 일대의 한인마을들을 초토화시키는 일제를 피해 러시아령 자유시로 독립군 부대들은 이동을 해야했다. 이 과정에서 무장한 독립군들과 러시아 농민들 사이에서 갈등과 충돌이 발생했고 당시 극동 러시아 지방정부는 독립군의 무장해제를 요청했다. 당시 자유시에서는 무장해제에 찬성하는 이르쿠츠크파와 반대하는 상해파 고려의용군이 대립 중이었는데, 1921628일 무장해제를 반대하는 고려의용군을 러시아 적군이 공격해서 다수의 사상자를 낸 사건이다.

 

일부 극우 너튜버들이 홍범도 장군의 소련 공산당 가입 전력을 문제 삼기 위해, 자유시참변에 홍범도 장군이 책임이 있다는 식의 주장을 전개했다. 일부 패널들은 방송에서 학계에서도 정설로 인정된 사건의 장군의 무관함에 대해서는 알아볼 생각도 없이 앵무새처럼 짖어대는 꼴을 보려니 속이 뒤집어질 판이다. 무식하면 용감무쌍하다는 말이 여기에 적용되지 싶다. 우리는 이런 무식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책을 읽어야 할 것이다.

 

무식이들은 항상 팩트 타령을 해대지만, 진짜 팩트에 대해서는 1도 관심이 없다. 팩트를 눈 앞에 들이대도 그들은 믿지 않는다. 자신들의 구미에 맞게 당밀이 발라진 탕후루 같이 달달한 조작되고 왜곡된 팩트만을 원할 뿐이다. 그들의 선별적 믿음은 거의 신앙 수준이기 때문이다.

 

구한말 머슴에서 출발해서, 승려와 포수 그리고 의병을 거쳐 독립군으로 거듭나는 장군의 일대기들을 9월에 읽는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우리 책쟁이들은 고저 책으로 말할 뿐이다. 再造山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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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3-09-01 11:3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일단 읽고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무식한 자가 더 용감하다는 말이 지금보다 더 맞아 떨어질까요.
대한민국에서 다시는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생각되는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나니 정말 기가 찹니다 ㅠㅠ

레삭매냐 2023-09-01 14:05   좋아요 1 | URL
너무 무식해서 상대하고 싶지도
않을 정도입니다.

˝위 아래˝가 뒤집어진 역주행의
시대입니다.

초란공 2023-09-01 13: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앗 유투브 정보 감사합니다!!!

레삭매냐 2023-09-01 14:06   좋아요 1 | URL
오늘부터 시작하기 위해 어제
공부를 좀 했습니다.

어려서 일케 공부를 했다면 국사
만점을 받았을 수도... 그게 다
필요(?)에 의한 공부가 아닌 무조건
외워라식의 폐해가 아니었는지.

청아 2023-09-01 13: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황현필 쌤 이 강연 올릴까말까 했었는데 레삭매냐님이 올려주셨네요!
멋진 글 고맙습니다.^^

레삭매냐 2023-09-01 14:08   좋아요 2 | URL
세 가지 정도 키포인트로 정리해 주시는데
아주 깔끔했습니다.

일제에 맞선 항일 무장투쟁의 역사를
애써 외면하고 폄하려는 그들의 노력이
애처롭게 느껴졌습니다.

초란공 2023-09-01 13: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황현필 샘 왈, ‘제발 방정식의 기본도 모르면서 미적분 이야기하지 마세요!’라고 답답해하시네요^^

레삭매냐 2023-09-01 14:10   좋아요 2 | URL
고장난 녹음기도 아니고...

장 뭐시기 평론가는 사실 확인은
고사하고 뉴라이트들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외워되는데 잘 모르는
이들은 까빡 넘어가겠더라구요.
하도 신념에 차서 외워대서요...

무식하지 않으면 그렇게 용감하지
않을 텐데 말이죠. 무식이 죕니다.

그레이스 2023-09-04 11: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욱하는 마음을 누르고, 책 읽기로!

레삭매냐 2023-09-04 15:53   좋아요 2 | URL
결국 다른 곳으로 이전하기로
결정이 났다고 하더군요. 정말
노답입니다.

그레이스 2023-09-04 16:10   좋아요 1 | URL
지금 동영상 봤습니다.
설명을 잘하시네요
 


 

어제는 퇴근길 라디오에서 크리스토퍼 놀란의 <오펜하이머>에 대한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들었다.

그리고 영화의 원작인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에 대해서도. 재개정판이 나오기도 전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하던데, 과연 천페이지가 넘는 그 책을 누가 다 읽을까 싶기도 하고.

 

암튼 영화/평전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 개발 계획이었던 맨해튼 프로젝트의 총책임자였던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에 대한 이야기다. 나는 그가 유럽 대륙 출신 망명 과학자로 착각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미국에서 태어난 과학자였다. 다만, 그의 아버지가 독일 출신 유대계였다고 한다. 하버드 화학과 출신이고.

 

19455, 유럽 대륙에서 히틀러의 독일 제3제국을 붕괴시킨 연합군의 다음 목표는 태평양에서 여전히 싸우고 있던 일본이었다. 당시 일본은 1억 총옥쇄라는 말도 안되는 구호 아래, 미국의 상륙을 대비한 본토결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태평양의 사이판-이오지마 그리고 오키나와에서 죽음을 불사한 일본군을 상대하느라 어마어마한 희생자를 기록한 미국 정부는 단박에 전쟁을 끝낼 이른바 한방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제 막 개발된 핵폭탄을 일본에 투하해서 전쟁을 끝내겠다는 결정이었다. 본토결전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결과 미군 100만 명이 희생된다는 결과에 미국 정부는 화들짝 놀랄 수밖에. 그래서 미영 연합군은 유럽 전쟁을 끝낸 소련의 스탈린에게 대일전 참전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하지만 유럽 대륙에서 제2전선을 신속하게 열어서 독일군의 대소전 역량을 감소시켜 달라는 요청을 미국과 영국이 지연시켰던 것처럼, 소련은 그럴 마음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힘이 다 빠진 다음에 느긋하게 만주로 진공해서 거저 먹겠다는 속셈이 아니었을까.

 

게다가 어제부터 읽기 시작한 앤터니 비버의 <베를린 함락 1945>에 따르면, 소련군이 미군보다 먼저 베를린 공략에 나선 이유 중에 하나가 히틀러의 비밀 프로젝트였던 핵무기 개발 연구소를 미군보다 먼저 장악하기 위해서였다는 말이 왜 이렇게 와 닿았는지 모르겠다. 소련은 미국에 심어 놓은 스파이가 보내준 정보로 맨해튼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을 상세히 알고 있었다고 한다.

 

어제 들은 라디오 방송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핵무기 개발을 위해 거의 전국가적인 차원의 노력을 동원했다. 심지어 농축우라늄을 만들기 위한 원심분리에 도체로 사용되는 구리가 모자라서(이 부분은 운전 중에서 잘 모르겠다) 재무성이 보유하고 있던 은을 14,000톤을 공출했다가 사용했다나 어쨌다나. 이렇게 개발한 핵무기를 1945716일 시험에 성공하고 채 한 달이 못되어 실전에 사용하게 된다.

 

194586일 미국은 히로시마에 리틀보이로 명명된 핵폭탄을 투하했다. 오펜하이머는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파괴왕 혹은 죽음의 신이 된 것이다. 이거야말로 역설이 아닌가. 모든 파괴를 멈추기 위해 개발한 가공할 위력을 핵무기가 어쩌면 인류를 공멸시킬 수도 있다는 아이러니 말이다. 사태는 소련의 대일참전으로 더욱 급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과학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소련의 참전으로 미국은 나가사키에 한 번 더 핵무기를 투하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동안 우리는 미국의 원폭투하로 태평양전쟁이 끝났다고 알고 있었지만, 전후에 밝혀진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무조건항복에 결정적 이유는 소련군의 참전이었다. 사실 일본은 원폭을 맞은 뒤에도 군부 위주로 결사항전 기조를 이어나갔다. 하지만, 남방전선으로 주력 관동군이 차출된 만주주둔 일본군의 전력은 사실상 허깨비 수준이었고 소련군은 단 일주일 만에 일본이 전쟁에 돌입한 핵심 이유 중의 하나였던 만주를 휩쓸어 버렸다. 결국 더 버틸 수 없었던 일본은 무조건항복을 선언했다.

 

라디오 방송을 다 듣지 못해, 전후 오펜하이머 박사의 행적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스파이로 몰려 씁쓸한 말년을 보냈다고 한다. 그리고 수소폭탄 개발에도 오펜하이머는 반대했다고 알려진다. 영화에서 핵무기 개발을 주도한 사람으로서 도덕과 윤리 문제는 또 어떻게 다루어졌을지 궁금하다. 영화에 19금 설정이 많이 나온다며 가족과 같이 관람하러 갔다가 민망했다는 이야기도 들리는데 그 부분도 살짝 궁금하긴 하다. 오펜하이머는 후두암으로 사망했다고 한다.

 

나중에 과연 내가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를 보게 될까? 아마 아니지 않을까 싶다.

 

지금 읽기 시작한 <베를린 함락 1945>나 읽어야지. 책은 무지 재밌다. 지도 첫 페이지부터 오탈자가 등장해서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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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08-19 11: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로 보시죠. 물론 전 극장간지가 넘 오래되서 가서 볼 거 같지는 않지만 흥미롭긴 하더군요. 얼마전 알쓸별잡과 인물사담회에서도 다루었고요. ㅎ

레삭매냐 2023-08-19 22:26   좋아요 2 | URL
그렇지요.
저도 언급해 주신 프로들 본다고
하고서는 미처 못 보고 있네요.
아마 그 프로들을 보았다면 저의
허접한 포스팅의 퀄이 좀 더...

극장은 얼마 전에 톰형 보러
수년 만에 갔더랬답니다.
돈이 아끕지 않더라구요.
말씀해 두신 대로 책 대신
아마 영화로 보게 될 것 같은
강렬한 느낌적 느낌이~

서니데이 2023-08-26 19: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펜하이머 영화 보러가는 분들 많다고 들었어요.
놀란 감독 신작이라서 개봉전 소식 들었을 떄부터 보고 싶긴 한데,
여름이 너무 더워서 주말에도 영화관을 가는게 잘 안되네요.
책도 페이지가 많다고 하니 쉽게 시작하긴 어렵겠고요.
페이퍼 잘 읽었습니다.
레삭매냐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레삭매냐 2023-08-31 14:42   좋아요 1 | URL
저도 벽돌책 읽을 자신은 없고...
영화로나마 보고 싶다는 생각을
초큼 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페크pek0501 2023-08-26 22: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이 책이 인기인가 봅니다. 그런데 책값이 비싸네요.
이 책도 벽돌책인가요?

레삭매냐 2023-08-31 14:43   좋아요 0 | URL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급은
아니지만, 준벽돌급이라고 할까요.

얄라알라 2023-08-27 22: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흑. 첫페이지^^;;;

레삭매냐 2023-08-31 14:43   좋아요 1 | URL
퀘니히스베르크라고 되어 있더라구요 ㅠㅠ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사사키 아타루

 

이번주에 존재를 알게 된 책이다.

그리고 절판돼서 구할 수가 없어서 일단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책이 어렵다.

다섯날 밤의 기록이라고 하는데,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첫날은 건너뛰고 두 번째 밤부터 읽는다.

 

루터가 촉발한 16세기 독일혁명혹은 교황혁명아니 우리에게는 종교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한 일대 사건에 대한 이야기다.

그나마 이건 읽기에 괜찮다. 어차피 나중에 앞으로 돌아가 읽긴 하겠지. 무슨 말인지 몰라도.

 

책읽기와 글쓰기, 이건 고난의 시작이다.

모든 사고의 준거를 어디에서 찾는가. 지금은 다양한 미디어가 생겨서 준거의 바탕도 그만큼 다양해졌지만, 16세기에는 무조건 책이었다. 당시 문맹률은 95%였다고 한다. 그런데도 루터가 저술한 <95개조 반박문>을 시작으로 해서 독일어 성경은 그야말로 날개 돋친 듯이 팔려 나갔다.

16세기 최고의 베스트셀러는 아마도 루터의 독일어성경이 아니었을까.

 

보름스 회의에서 어쩌면 이단으로 몰려 화형대에 오를 지도 모르는 그런 긴박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양심에 반하는 일을 할 수 없다고 당당하게 말하던 루터야말로 당대 최고의 문학가이자 행동하는 지식인이었다.

 

그리고 저자는 활자인쇄술의 발명이야말로 신의 축복이라는 말로 상찬한다. 그러니 그 업에 종사하는 이들도 천사 같은 이들이라고... 자본주의 속세에 찌든 지금에도 해당되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문득 지난 주말, 달궁 모임에서 내가 달궁 동지들에게 던지던 질문이 떠올랐다. 당신은 왜 책을 읽습니까. 이런 건 녹취를 해야 하는데 말이지. 저자가 말하는 책의 속성대로 우리는 읽고 망각하고의 반복 가운데, 계속해서 그렇게 꾸역꾸역 읽는다. <흑뢰성> 처음에 등장하는 문장을 패러디하면, <읽으면 극락, 읽지 않으면 지옥> 정도라고나 할까.

 

날이 너무 덥다. 참 이 책은 절판돼서 어제 중고서점에 가서 사왔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은 양장본인데, 내가 산 책은 페이퍼백이다. 그게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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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3-07-01 09: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몇년 전에 이 책을 사서 읽기 시작했는데, 영 진도가 안 나가더라고요. 그래서 팔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후회하고 있습니다.

레삭매냐 2023-07-02 08:31   좋아요 1 | URL
저도 진도가 나가지 않고
도대체 뭔 소리를 하는 건지...
몰라도 꾸역꾸역 그렇게 읽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유를 알 수 없는 도
전감에 불타 오르고 있더라는.

청아 2023-07-01 13: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양장도 있었군요!! 저도 페이퍼백으로 샀답니다. 그나저나
<흑뢰성>에 그런 문장이 나온다니 궁금해지네요.

독후감을 쓰고 싶은데
미루고 있습니다. 좋은데
설명할 길이 없다는 무슨 약
광고가 떠오릅니다^^

레삭매냐 2023-07-02 08:33   좋아요 1 | URL
<흑뢰성> 첫 문단인데 책쟁이
답게 패러디를 해보았습니다.

제가 쓸 리뷰의 제목은...
<신의 명령이다 읽어라>
정도가 되지 않을까요.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해서
스트레스는 받지 않으려고
합니다. 세상만사를 모두
알 수도 없거니와 알려고 하
는 자체가 문제라고 저자가
첫날 밤에 속삭여 주었거든요
헷.

cyrus 2023-07-01 21: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어렵게 느껴졌어요. 이 책에 대한 글을 써서 남겼던 것 같은데 책 내용이 생각나지 않아요.. ^^;;

레삭매냐 2023-07-02 08:33   좋아요 0 | URL
그러합니다 -

저도 그래서 태극권을 장삼봉
사부에게 배우는 장무기의
마음으로다가 ㅋㅋㅋ

이해를 하든 못하든 일단
다 읽고 나서 다 이자 뿌리렵니다.
 


나는 이상하게 여름만 되면 더 많이 책을 읽는가 보다.

이상하다 그치.

날이 더워지면 책에 집중하게 되는 건가? 이제 누가 뭐래도 여름이다.

 

지난 주말에 사서 읽은 요네자와 호노부의 <흑뢰성>이 촉발시킨 사무라이물에 빠져서 어제는 제목부터 아주 샤~<사무라이 윌리엄>을 사서 읽었다.

얼마나 재미졌는지 어제 오늘 딱 이틀만에 독파해 버렸다. 슬슬 발동이 걸리는가 보다.

 

예전에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읽을 적에 등장한 인물이 아닌가 싶어서 리뷰를 찾아 보니 일본 이름 미우라 안진으로 자주 등장했었다. 미우라 안진과 윌리엄 애덤스가 동일인물이었구나 그래.

 

일본 천하의 쟁패를 가른 세키가하라 전투가 벌어지던 해인 1600년 일본에 도래해서, 쇼군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외국인 자문관이자 하타모토로 발탁되어 사무라이가 된 사나이가 바로 윌리엄 애덤스였다.

 

다분히 오리엔탈리즘적인 시각이 담겨 있긴 하지만, 서양인의 시선에서 바라본 17세기 일본에 대한 서술이 인상적이었다.


아주 마음에 드는 책이었는데 가일스 밀턴 작가의 모든 책들이 절판이라 그 점이 좀 아쉬웠다. 어때, 사냥꾼 이 저자의 책들 사냥에 나설텐가.



오늘 정말 오랜만에 대학로에 갔던 길에 사들인 책들이다.

일단 얼마 전에 알라딘 동지 미미님이 화장실에서조차 손에서 뗄 수 없다는 말로 자극한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이다.

 

미미님의 글을 읽고 나서 당장 도서관에 가서 달려가서 빌려다 읽기 시작했다. 아숩게도 이 책 역시 절판되어 구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좀 읽기 시작했다가 <사무라이 윌리엄>에게 밀렸다. 오늘부터 다시 읽는다.

 

예전에는 책 읽을 적에 메모 하나 없이 깨끗하게 읽었는데 요즘에는 생각이 좀 바뀌어서 4B 연필로 밑줄도 좍좍 긋고 메모도 마구하면서 책을 읽는다. 이래서 책을 사서 읽어야 하나 보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들은 그럴 수가 없으니 말이다.

 

책과 혁명에 대한 밤의 기록이라고 하는데, 책은 고저 밤에 읽어야 제 맛이긴 하다.



다음 주자는 소비에트의 조지 오웰이라는 별명을 가진 안드레이 플라토노프의 <예피판의 갑문>이다.

 

이 저자는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의 추천(?)으로 알게 되었는데, 나의 고질병인 일단 어느 작가에 꽂히게 되면 당장 읽지 않더라도 사재기 병이 도져서 바로 구입을 결정했다. 사실 대산세계문학총서는 중고 책방에 쉽게 나오지 않기 때문에 보는 대로 사는 게 옳다.

 

그의 대표작 중의 하나인 <구덩이>도 사서 읽기 시작했는데, 아직 마무리를 못 다 지었다. <구덩이><코틀로반>이 같은 작품이라고. 아마 쏘련말로 구덩이가 코틀로반인 모양이지.

 

플라토노프의 중단편 7편이 실린 소설집이다. 오늘 샀으니 몇 쪽이라도 읽어주어야 하는 게 예의가 아닐까.



마리즈 콩데 여사의 책까지 해서 이렇게 3권 그리고 어제 <사무라이 윌리엄>, <상투를 자른 사무라이> 5권을 들였다. 차례차례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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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3-07-01 13: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 책 상태가 제것보다 훨 좋네요! 저에게 온 책은 <최상>을 가장한
<중>상태입니다ㅜㅜ

레삭매냐 2023-07-02 08:35   좋아요 1 | URL
아, 그렇군요.

요즘 램프의 요정 등급 판정
기준을 알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봐도 중급인데 상이나
최상을 가장해서 중고매장에
떡 하니 진열이 되어 있더라
구요.

제가 파는 책들은 흠도 없는데
변색을 이유로 후지다고 가격을
후려치구요... 나중에 팔아 먹을
적에는 상으로 짜잔 변신 시츄...

뭐 그런 거겠죠.

새파랑 2023-07-01 13: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름에 책이 잘 읽히신다니 부럽습니다~!!
전 일년 내내 책이 잘 안읽어지는거 같아요 ㅋ 대산문학에서 나온 플라토노프의 책이 있군요. 궁금해집니다 ㅋ

레삭매냐 2023-07-02 08:36   좋아요 1 | URL
저도 비슷합니다.

일년 내내 슬럼프를 타다가
그나마 여름에는 좀 읽는다
는 거지요.

이제 연로하야 예전처럼 무
지막지한 독서는 시간과 체력
이 되지 않아 불가능하지 싶
습니다.

플라토노프의 책은 분량이 적
어서 금방... 쿨럭...
그냥 그렇게 생각해봤습니다.
샀으니 읽어야죠.
 


모든 SNS은 결국 광고로 통한다.

요즘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너튜브도 결국 광고 수입으로 먹고 산다.

콘텐츠에 얼마나 자사의 제품들을 노출시키냐가 관건이다.

 

하지만 노련한 시청자들은 광고가 노출되면 노출될수록 해당 콘텐츠로부터 멀어지기 마련이다. 이건 거의 광고주와 시청자의 게임이 아닐까 싶다.

 

나도 그렇게 해서 결국 광고에 파닥파닥 낚이게 되었다는 건 안 비밀이다.

노브랜드에서 안사면 손해(?)라는 광고에 넘어가 결국 산 게 바로 노브랜드에서 파는 전동칫솔이다. 단가는 10,800. 더블에이 배터리 두 개로 구동할 수 있다.

배터리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충전식이면 더 좋을 텐데 그럼 그 가격이 나오진 않겠지.

 

오랄비 전동칫솔의 그것과 호환된다고 해서, 혹하는 마음에 하나 구입해 봤다.

오랄비 만큼의 강력한 칫솔질은 되지 않지만 가격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쓸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타자는 소바바 치킨이다.

이건 아파트 엘베에 설치된 포미 광고판을 통해 알게 된 제품이다. 아니 인별그램에서 이수지 광고로 보게 되었던가.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이런저런 방식으로 어쩌면 무의식 중에 광고에 노출되어 있고, 결국 마트에서 물건을 사게 된다. 이런 식으로 광고의 노예가 된다는 말일까.

 

치솟는 물가 덕분에 가성비 좋은 제품을 찾게 된다.

비슷한 맛의 허니콤보 치킨이 드디어 2만원을 돌파했다. 응 그래 안 사먹어.

대체품으로 갠춘하지 싶어서, 이마트에 갔다가 보고는 냉큼 카트에 집어 넣었다.



집에 와서 에어프라이어로 돌려서 3조각을 먹었다.

140도로 6분 먼저 돌린 다음, 뒤집어서 다시 6분을 더 돌리라고 한다.

 

맛은 갠춘다. 다음에도 사먹을 계획이다. 맥주 안주로 그만이지 싶다.

단가는 7,900. 착하다.



책쟁이니 아무리 페이퍼라고 하더라도 책 이야기 한소끔 정도 -

이달 말에 잡힌 달궁 독서모임으로 두목이 치누아 아체베 작가의 데뷔작을 선정했다.

그 책은 예전에 읽어서 이번에는 다른 책을 읽어 보기로 했다.

<사바나의 개미 언덕>은 사두긴 했는데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오늘 퇴근 후에, 차가 너무 막혀서 바로 출발하지 못하고 송도 트리플 스트릿을 배회했다. 날이 좋아서 계단에 앉아 책을 좀 읽었다. 아마 더 더워지면 더 읽지 못하겠지.



지난번에 당근으로 미러리스 카메라를 하나 장만했다.

천성적인 게으름 탓에 제대로 된 사용법을 익히지 않고 마구 셔터를 눌러대고 있다.

 

그런데 사진이 계속해서 푸른색으로 나와서 무얼까 생각만 했다.

찾아볼 생각은 안하고 말이지. 그러다 화이트밸런스 탓이 아닐까 싶었고 바로 조정에 들어갔다. 나의 추측이 맞았다.



바로 셔터를 눌렀다.

주말에는 버스킹하는 분들이 있던데... 아직 주말이 아니라 그런진 몰라도 버스킹 연주하는 분들이 눈에 띄지 않았다.

 


평일날은 그렇지 않은데 금요일 퇴근길은 빡셌다.

그래서 퇴근을 미루고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 집에 왔다.



집에 와서는 너튜브(보는 라디오)를 들으며 국순당 막걸리를 한 잔 마시고 있다.

안주는 내가 좋아라하는 스테비아 토마토 네 알.

 

복귀 하기 전에 오피스 디포에 들러서 산 스테들러 수동 연필깎이로 톰보우 4B 연필을 깎았다. 두 번 돌렸는데 엄청 날카롭게 깎였다.

 

예전에는 책에 메모 하나 하지 않았는데 언제부터인가 연필로 잔뜩 메모를 하게 됐다.

책을 온전하게 소화하는 나만의 방식이라고 해야 할까.

 

치누아 아체베의 책이나 좀 더 읽다가 자야겠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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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3-06-10 2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쟁이니 아무리 페이퍼라고 하더라도 책 이야기 한소끔 정도 -

˝아무리 페이퍼˝일지라도, 책 이야기가 가미된...아니 주를 이루는 ^^ 레삭매냐님의 페이퍼~덕후이십니다!

레삭매냐 2023-06-11 08:45   좋아요 1 | URL
예전에는 페이퍼에 무언가 거창한
이야기를 담아야지 싶었는데...

요즘에는 책을 잘 읽지 못하니 일상
이라도 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부지런히 써보려고 한답니다.

제가 네이버 블록도 같이 하는데,
반응은 알라딘 서재만 못하지만 훔
쳐 보는 이들은 훨씬 더 많더라구요
ㅋㅋㅋ

2023-06-11 1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자목련 2023-06-12 1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0,800원의 전동 칫솔 가성비 좋은 것 같아요.
소바바 치킨은 바로 검색, 맥주 안주로 그만이라니, 금 관심 상승합니다. ㅎ
<더 이상 평안은 없다> 제목이 의미심장하네요. 요즘 저도....

레삭매냐 2023-06-13 17:36   좋아요 0 | URL
그렇죠 ! 가성비가 짱이더라구요.

소바바 치킨은 그야말로 맥쥬가
술술 ~ 오늘은 치킨데이닷 !!!

마저 다 읽어야 하는데 오늘 또
이디스 위튼의 <버너 자매>를
사는 바람에.

고양이라디오 2023-06-13 18: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 송도 생활 적응 잘하고 계신거 같네요ㅎㅎ

레삭매냐 2023-06-13 21:06   좋아요 1 | URL
제가 원래 인천 사람인지라 -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답니다.
감사합니다.

그레이스 2023-06-13 21: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치누아 아체베 좋았습니다.^^
읽기 쉬운 영어로 쓰여있어서 원서읽기로도 좋았어요

레삭매냐 2023-06-13 23:59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 원서, 땡기네요.

아체베 선생의 첫번째 책이
이달 독서 모임의 책이라
다른 책을 구해서 읽고 있답
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