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동안에 알베르토 모라비아의 <순응주의자>를 기대했건만...

 

지나가 버린 일은 잊자. 대신 영화를 봤고, 그 다음에는 <경멸>을 읽고 나서 장정해둔 <권태>가 생각났다. 그게 벌써 지난 3월이었던 것 같은데...

 

왠지 35세의 부잣집 도련님 디노의 행태가 마뜩치 않았던 모양이다. 디노의 어머니는 준갑부에 해당하시는 분으로 속물근성으로 똘똘 뭉친 투기꾼으로 묘사된다. 그것도 자신의 아들의 입을 빌어.

 

여튼 디노는 실패한 화가로 지난 10년 동안, 그림을 그린답시고 떠나 있다가 안락하고 무엇보다 돈이 화수분처럼 솟아오르는 어머니의 집으로 복귀하게 되었다. 자신의 생일날 어머니의 집을 찾아온 디노는 전직 가정교사 출신 가정부인 리타와 불장난에 가까운... 예상 외로 아무 일이 없었다.

 

디노는 누가 봐도 성서에 등장하는 돌아온 탕자. 투기꾼 어머니는 그런 돌아온 탕자를 아낌없이 환영하고 생일선물로 최신식 승용차를 선물한다. 어머니가 후원해 주는 돈 덕분에 권태로부터 벗어날 수 없었던 인물인 디노는 자신의 어머니의 선물을 받으면 영영 그녀의 노예가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는 돈 알레르기 때문에 어머니와 함께 사는 것을 거부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돈벌이 재주가 없는 그가 어머니의 돈을 마다할 이유는 1도 없다. 이런 뻔뻔한 녀석 같으니라구.

 

자 이즘에서 주인공 디노의 가슴에 파문을 일게 만들 그런 팜므 파탈이 등장할 차례가 아닌가. 그녀의 이름은 체칠리아 리날디. 그는 옆집의 노화가 발레스트리에리네 집을 드나들던 그녀를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그리고 노화가는 17세 체칠리아의 일조 덕분에 65세의 비교적 이른 나이에 세상과 이별하게 되었다. 가만 보면 알베르토 모라비아 씨는 참 짖궂다는 생각이다.

 

발레스트리에리의 장례를 치른 날, 두 남녀는 마침내 조우하게 되고 걷잡을 수 없는 그런 격정적 사랑 모드에 돌입하게 된다. 그리고 보니 책의 표지에 등장하는 사진의 왼편은 남주 디노고, 소녀인지 여성인지 알 수 없는 그런 매력을 지녔다고 작가가 묘사한 여성이 바로 오른편이 체칠리아인가. 남자의 이미지가 블루어 처리된 것을 보면, 권태에 시달리는 룸펜 인텔리겐차의 희미한 위상을 표현하고자 한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체칠리아와 대면하게 된 디노는 거의 심문에 가까울 정도로 발레스트리에리와 체칠리아 사이를 파고든다. 2년 동안이나 계속된 그들의 관계는 기묘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결국 노화가는 죽었고, 체칠리아는 디노라는 새로운 그리고 더 젊은 연인을 찾게 된 걸까. 어머니의 부가 선사한 권태에 시달리던 디노는 체칠리아라는 권태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탈출구를 찾은 셈인가.

 

아직 모두 읽어 보지는 못했지만, <순응주의자>가 정치와 에로티시즘의 결합이라면 <권태>는 전자를 배제한 순수한 에로티시즘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 싸이러스 브로에 따르면 <권태> 영화도 있다고 하는데, <순응주의자>와는 달리 더 오래 전에 만들어지고 널리 알려진 작품이 아니라 그런지 수배할 수가 없었다.

 

돈에 알레르기가 있다고 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어머니의 돈을 거부하지 않는 디노의 모습은 철저하게 위선적이다. 돌아온 탕자는 계속해서 자신이 혐오해 마지 않는 속물 어머니에게 돈을 요구한다. 잔혹한 사디즘 극을 연출한 날, 체칠리아와 이별을 결심한 돌아온 탕자는 다시 어머니에게 돌아가 돈을 요구한다. 어린 연인에게 그럴싸한 선물을 하기 위해서다. 이 무능력하고 실패한 화가는 이별을 위한 선물조차 자신의 힘으로 마련할 수가 없는 그런 위인인 것이다.

 

40% 정도 읽었다. <순응주의자>가 도착하기 전에 마저 읽어야지.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미미 2021-09-22 11: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른바 룸펜인건가요? 게다가 운이 억쎄게 좋네요ㅎㅎ 이 표지 찾아보니 영화 장면이예요. 예고편도 야해서 성인인증하고 봐야하더라구요.🤭

레삭매냐 2021-09-22 20:36   좋아요 2 | URL
소설이 아주 기냥...

네 그렇습니다.

빨랑 예고편 보러 가야겠네요.

새파랑 2021-09-22 11: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알베르토 모라비아 책이라면 봐야 하는데 ㅋ 순수한 에로티시즘에 방점이라니 😆

레삭매냐 2021-09-22 20:35   좋아요 4 | URL
주인공 체칠리아가 남자들에게
마약처럼 다가 가듯이,
책도 그런 듯 합니다.

에로티시즘의 전개가 참...

그동안 필립 로스의 <죽어가
는 짐승>이 무척 야하다고 생
각했었는데 그 이상인 것 같
습니다.

새파랑 2021-09-22 21:06   좋아요 3 | URL
저 레삭매냐님 글보고 오늘 영등포 우주점가서 구매했습니다 ^^

레삭매냐 2021-09-22 21:52   좋아요 2 | URL
대단하십니다, 북헌터 인정!

cyrus 2021-09-22 13: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책 표지가 국내에 개봉된 영화 <권태> 포스터에요. 역시 이 책을 가지고 계셨군요. ^^

레삭매냐 2021-09-22 20:36   좋아요 3 | URL
아 표지가 역시나 영화 포스터
였군요. 점점 영화에 대한 호기
심이 발동하네요.

책은 절판책이라 중고서점을
통해 수배해서 구했답니다.
알라딘에도 있는 것 같더라구요.

서니데이 2021-09-22 21: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 열림원에서 나온 책이네요. 2005년이라 지금은 구할 수 없는 책을 가지고 계신 거군요.
저는 처음 보지만, 유명한 책인가봅니다.
추석연휴가 오늘로 마지막날이예요. 연휴 잘 보내셨나요.
편안한 저녁시간 되세요.^^

레삭매냐 2021-09-22 21:56   좋아요 3 | URL
솔직히 말해서 절판된 걸 보면
그렇게 유명한 책은 아니지
싶습니다.

다만 제가 좋아하는 작가의
책이라 수배해서 구했네요.

네 명절이 그렇게 지나가 버렸
네요, 감사합니다.

집에 오는 데 보니 둥근 달이
휘영청 떴더라구요 아주 낮고
크게.
 

 








추석 명절 연휴 동안, 알베르토 모라비아의 <순응주의자>를 읽고 싶었다. 하지만 출판사에서는 명절 전에 책을 내는 센스를 보여주지 못했고 결국 책은 이번 주말에나 올 판이다. 기다릴 수가 없어 미리보기를 좀 보았고 결국 책이 나온지 19년 만인 1970년에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이 연출하고 누벨 바그 영화의 단골 배우였던 장-루이 트랭티냥 주연의 영화 <순응주의자>부터 먼저 보게 됐다.

 

아쉽게도 원작 소설이 주는 아우라 또는 오리지널리티는 영화를 보고 난 다음에 느끼게 되었다. 나는 그 점이 참 아쉽다.

    


원작소설에서는 아마 100쪽 정도에 해당하는 프롤로그에서 우리의 주인공 마르첼로 클레리치 박사의 유년 시절을 그린 것 같은데 영화에서는 과감하게 그 부분을 드러냈다. 영화의 시작은 파리로 위장(?) 신혼여행을 떠난 34세의 공무원이자 고전문학 박사인 마르첼로 부부가 머무는 호텔 도르세에 전화가 한 통 걸려오는 장면이다.

 

마르첼로 역을 맡은 장-루이 트랭티냥의 표정에서는 영화 내내 웃는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 이 주인공은 참으로 진중한 그런 캐릭터였던 모양이다. 아버지는 구속복을 입고 정신병원에 수감되어 있고, 오래전 뮌헨의 맥줏집에서 만난 또라이 한 명을 추억한다. 그는 지금 독일의 최고 권력자 히틀러였다. 부군을 정신병원에 보낸 마르첼로의 어머니는 수시로 애인을 갈아 치우는 모르핀 중독자다.

 

그리고 자신이 파시스트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 마르첼로는 시각장애자이자 역시 파시스트였던 이탈로 몬타나리 동지(영화에서는 카메나라라고 부르는데 파시스트들 사이에서 동지를 지칭하는 말이라고 한다)의 추천으로 파시스트 무솔리니 정권에 협력하는 길을 택한다. 그는 비밀요원으로 채용되어 자신의 스승이었던 루카 콰드리 교수를 처리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세상의 지배자가 파시스트들이었던 시절의 비극이라고 해야 할까? 왠지 구속복을 입고 미쳐 버린 마르첼로 아버지의 모습에서 무기력한 당시 지식인들의 모습이 연상됐다.

 

마르첼로의 나이는 소설에서는 30세라고 그리고 영화에서는 34세로 되어 있다. 30세의 나이에 박사학위를 취득했다면 대단한 실력이 아닐 수 없다. 유년 시절 자신을 괴롭히던 친구들로부터 자신을 구해준 리노라는 미남자와의 모종의 관계는 성인이 된 지금의 마르첼로를 계속해서 괴롭힌다. 그리고 피스톨로 그를 죽였다는 자책감까지 안고서 말이다. 책을 읽어 보지 않아 영화에 보이지 않는 그런 디테일은 알 수가 없다.

 

콰드리 교수는 파리로 망명해서 반파시스트 운동의 선봉에 서 있던 지식인이었다. 마르첼로는 망가니엘로라는 특이한 이름의 요원과 접촉해서 파리로 가서 임무를 실행할 계획은 세운다. 그리고 매력적인 약혼녀 줄리아와의 결혼을 앞둔 마르첼로는 신혼여행지를 파리로 정하고 완벽한 위장을 하는데 성공한다.

    


(이것은 진정 영화에서나 가능한, 보여 주기

위한 완벽한 키스 시퀀스가 아니던가!

아마 요즘 이런 장면을 연출한다면 손발이

오그라 들지 않을까 싶다.

50년 전이라 가능했던 장면이 아닐까 싶다.)


마르첼로는 비록 무신론자였지만 미래의 아내 줄리아의 간청으로 결혼 전 신부님을 찾아가 리노를 자신이 죽였다는 고해성사를 한다. 고해소에 들어가 있던 신부는 집요하게 리노와의 관계를 캐묻는다. 둘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가 그렇게 중요한 일이었을까?

 

파리로 가는 기차 안에서 신부 줄리아는 자신이 처녀가 아니라는 사실을 신랑에게 고백한다. 어쩌면 마르첼로에게 고해성사를 하도록 유도한 것은 자신의 비밀도 밝히기 위한 그런 사전 단계가 아니었을까. 상대는 집안의 오랜 친구이자 결혼식의 증인이기도 했던 늙다리 변호사였다고 한다. 6년 동안 관계를 지속했고, 역겨웠다는 줄리아의 고백이 이어진다. 영화 초반에 마르첼로의 장모님에게 마르첼로의 아버지가 매독에 걸려 뇌질환을 앓고 있고, 그 병이 자식인 마르첼로에게까지 유전될 거라는 익명의 투서가 도착하는데, 줄리아는 그 투서를 보낸 이가 자신의 옛 애인일 거라는 사실도 말해준다.

 

파리에 도착한 마르첼로는 망가니엘로와 짝을 이루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기 시작한다. , 그전에 잠시 들른 곳에서 얼굴이 긴 흉터가 있는 매력적인 여성을 만난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녀가 자신의 사부였던 콰드리 교수의 젊은 아내 안나가 아니었던가. 영화는 마치 장르물 같은 미스터리를 구사하면서 동시에 파시스트 주인공이 자신의 정체성을 추구하는 장면들을 아주 빠른 속도로 잡아낸다. 서로의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아마 영화를 보는 이들에게 알아서 연관지으라는 그런 주문이었을까. 소설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핍진성 차원에서 알베르토 모라비아 작가는 과연 어떤 식으로 연결 고리들을 만들었을지 궁금하다. 결국 원작을 봐야 한다는 말이겠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영화 최고의 장면들은 바로 파시스트 지성을 대표하는 젊은 마르첼로와 고전 철학의 대가이자 어긋난 시대정신에 경도된 파시스트들을 준엄하게 꾸짖는 루카 콰드리 교수의 대화 장면이 아닐까 싶다. 그 유명한 플라톤의 동굴에 비친 그림자 전설을 화두로 꺼내면서 두 지성은 치열한 토론 배틀에 나선다. 칼이나 총만 들지 않았다 뿐이지, 마르첼로와 콰드리 교수 간의 대화는 소설/영화가 말하고 싶은 주제들을 압축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굴의 원시인들이 본 그림자는 과연 오리지널리티의 그것을 담보하고 있었던가? 그 시대의 숱한 파시스트들 역시 문제의 본질이나 핵심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고 오로지 그 아우라가 비추는 그림자에 홀려 궁극적으로 자신의 신세를 망친 게 아닐까 싶다. 그림자는 자연히 찬란하게 빛나는 태양광 앞에서 스러지기 마련이 아니었던가. 히틀러나 무솔리니로 대변되는 파시스트 인사들의 추악한 민낯이 드러나게 되었을 때, 그들은 아마 그동안 자신들이 진실이라고 믿어왔던 부분에 대한 수정 대신 그릇된 확증편향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그리고 자신이 진리라고 믿어왔던 이데올로기를 단숨에 바꾸는 것도 쉽지 않았으리라.

 

어쨌든 루카 콰드리와 발레리나 선생 안나는 마르첼로의 정체를 처음부터 잘 알고 있었다. 파리에 남아 있느라는 마르첼로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안나는 남편과 함께 길을 떠난다. 그리고 그들이 가는 길에 매복해 있던 네 명의 비밀요원들에 의해 콰드리 교수는 수차례 칼에 찔려 죽고, 그것을 보고 도주하던 안나 역시 그들의 총에 맞아 숨을 거둔다.

 

그로부터 수년이 지나 사랑하는 딸 마르타의 아빠가 된 마르첼로. 그는 라디오에서 이탈리아 국왕에 의해 총리 자리에서 물러난 권력자 베니토 무솔리니의 추락 소식을 듣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정치적 스승이었던 이탈로 몬타나리를 만나러 나선다. 거리에는 몰락한 파시스트 권력자 무솔리니 동상의 머리를 끌고 산탄젤로 성 앞을 행진하는 시위대의 모습이 보인다. 이탈로 동지를 만난 마르첼로는 재빨리 그의 가슴팍에서 파시스트 당원임을 상징하는 배지를 잡아 뜯는다. 파시스트가 되는 이유는 두려움이나 돈 때문이라고 영화 어디에 나왔던 것 같은데, 마르첼로는 두려움 때문에 진정한 의미에서의 파시스트가 되길 거부하지 않았나 싶다. 역설이게도.

 

예수 그리스도를 배신한 사도 베드로처럼 자신이 믿고 따랐던 동지이자 친구 이탈로 몬타나리를 파시스트라며 배신하는 마르첼로. 그는 자신을 오래전 유혹했던 노년의 리노를 거리에서 다시 만나게 되고 놀라움에 휩싸인다. 자신은 총으로 리노를 쏴 죽였다고 생각하고 그동안 양심의 가책에 시달려 왔는데 그는 멀쩡하게 살아남아 예전의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거리에서 여전히 활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소설에서는 정상의 삶을 추구하는 주변의 모든 것이 비정상인 젊은 파시스트의 고뇌에 방점을 찍은 것처럼 보이는데, 영화에서는 아무래도 그런 주인공 마르첼로 클레리치의 개인적 고뇌보다는 루카 콰드리 교수를 쫓는 첩보요원으로서의 활동에 좀 더 비중을 두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연출가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는 줄리아와 안나라는 두 명의 더블 팜므 파탈을 배치해서 퇴폐적 관능미를 유감 없이 보여주었다. 전자가 백치미 넘치는 그런 여성상을 그렸다면, 후자는 독립적이면서도 도발적인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주었다고나 할까. 파리의 어느 댄스홀에서 줄리아와 안나가 춤추는 장면은 시각적으로 백미였다고 생각한다.

 

영화의 결말과 소설의 결말은 상당히 다른 것 같은데 이제 영화를 다 봤으니 이제 원작소설을 읽으면서 비교해 보면 될 것 같다. 원래 내 계획은 소설을 먼저 읽고 나서 영화를 보는 거였는데, 명절 배송에 발목이 잡혀 먼저 영화부터 보게 됐다. 아마 나의 소설 읽기는 영화의 복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stella.K 2021-09-21 16: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콧님이 님의 마음에 불을 화~악 질러버렸나 보군요.
추석 연휴를 어떻게 보내시고 계실지 알 것도 같습니다.ㅋㅋ
영화도 꽤 인상적일 것 같군요. 저도 기회되면 함 봐야겠습니다.^^

레삭매냐 2021-09-21 17:37   좋아요 1 | URL
저는 <경멸>을 읽고 나서 바로
모라비아 작가의 팬이 되어 버린...

그래서 절판된 작가의 책들도
바로 사냥에 나서서 <권태>도
수배해서 읽기 시작은 했는데 못
다 읽었네요 :>

문지에서 이번에 대산총서로 나온
다는 소식에 바로 주문장을 날렸
으나, 아쉽게도 명절 수급에는 실
패했네요 ㅋㅋ

영화 보신 분들은 적극 추천해
주시더라구요.

cyrus 2021-09-21 17: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라비아의 소설 <권태>도 영화화된 작품이죠. 영화가 청소년 관람 불가였는데, 고등학생 시절에 영화 전문 케이블 채널에 한 걸 봤어요. 하도 오래 돼서 영화 이야기는 기억나지 않아요.. ^^;;

레삭매냐 2021-09-21 17:38   좋아요 0 | URL
오호라 <권태>도 영화가 있군요.
미처 몰랐네요.

인스타에서 모라비아 작가의 <권태>
를 득템하기 위해 중고서점으로 달려
갔노라는 말에 저도 중고로 수배했답
니다.

일단 영화부터 한 번 알아봐야겠네요.
 


요즘 채집활동에 열심이다.

아마 난 예전에 원시인이었다면 적어도 먹고 사는 데는 지장이 없지 않았을까 싶다.

 

지난주에는 수원 만석공원으로 새뱅이 사냥을 갔었다.

작은 수로에 새뱅이라는 민물새우 녀석들이 살고 있는데, 참 신기했다.

 

그짝 동네에서는 친구들 사이에 연락망이 잘 되어 있는지 아이들이 우루루 몰려 들어 새뱅이 사냥을 하는 걸 보고는 다른 친구들에게 연락해서 갑자기 아이들이 많아졌다.

 



원래는 그냥 흐르는 물에 발이나 담그고 물놀이나 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래서 내가 가만 있을 수 있을소냐. 마침 가지고 있던 채집통과 잠자리채를 이용해서 새뱅이들을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일단 그렇게 담아서 피티병에 담아서 물고기(아마도 밀어?)를 관찰하고 있었는데 저짝에서 불법단속 조끼를 입은 두 명의 아자씨들이 등장해서 아이들을 수로에서 다 쫓아냈다. 무섭기도 하여라. 우리는 잡아서 관찰한 다음에 다시 자연으로 방생하는데, 그렇지 않고 데려가는 사람들도 있는가 보더라.

 

아니나 다를까 니가 뭔데 가라마라냐며 옥신각신하는 모습도 보이고... 다투는 이들은 심각하겠지만 멀리서 보니 또 팝콘각이었다. 여튼 불법단속 아재들의 파워로 그 많던 아이들이 모두 내쫓기고 수로는 다시 평온을 되찾았다. 그렇게 단속 아재들이 두 번인가 다시 돌아온 다음에는 마음 놓고 다시 새뱅에 사냥에 나섰다. 새뱅이가 도심에 그렇게 많이 살고 있다니 그야말로 놀랄 노자였다.

 


_어제 만난 올챙이 녀석, 9월 중순에 올챙이라니! 너 너무 늦은 거 아니냐?_


오늘은 동네 다슬기 사냥에 나섰다. 그것도 가장 뜨거운 시간에. 내가 미쳤지 미쳤어. 가는 길에 대야를 하나 주워서 그 안에 다슬기 녀석들을 체포해 넣었다. 대야가 처음에는 참 지저분했었는데 대야 안에 수북히 쌓인 다슬기 녀석들이 슬러지들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게 아닌가 말이다. 오호라 -

 

실컷 구경한 다음에 체포한 다슬기 녀석들은 죄다 풀어주었다. 구경 잘 했다.

 

그럼 다음에는 집에 복귀하는 길에 산을 타면서 도로리와 밤을 줍기 시작했다. 밤은 이미 철이 지났는지 사람들이 죄다 훑어 갔다. 도로리는 쬐간하게 주워왔다. 내가 아무리 산에 사는 다람쥐가 먹어야 한다고 해도 듣지 않는 1인이 있어서... 어디서 보니 싹을 틔워 화분에 심는 이도 있던데. 나도 한 번 따라해 볼까 생각 중이다.

 

참 아까 점심 먹고 나서는 나팔꽃 씨앗도 아마 데려왔지. 어디에 두었더라. 예전에 얻어온 고무나무는 생각처럼 쑥쑥 자라지 않던데. 아마도 나의 미숙한 실력 때문이겠지 뭐.




_요건 어제 왕송호수 커피트레인 앞에서 찍은 해바라기 사진_



_들개미취를 코스모스라 벅벅 우기는 1인과 아옹다옹. 역시 가을에는 코스모스지._



_이건 이름을 모르는 꽃인데, 아주 화려하고 이뻐서 한 컷트._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파이버 2021-09-19 18:1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도토리 너무 반질반질 하게 예쁩니다^^!
고향 떠나 있으니 도토리를 못본지 몇년 된 것 같아요… 도토리 줍기도 새뱅이 사냥도 나팔꽃씨앗 채집도 잘하시는걸보니 진짜 능력자 같으세요!

레삭매냐 2021-09-19 20:37   좋아요 3 | URL
능력자는 아이고 기냥 -

도토리는 한 번 싹을 틔어서
심어 보려구요 :>

나팔꽃씨는 어디에 두었는지
못 찾고 있네요 ㅠ

미미 2021-09-19 18: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싸움구경할때 누군가 팝콘 팔면 정말 웃길거 같아요ㅎㅎ

레삭매냐 2021-09-19 20:38   좋아요 2 | URL
저도 가끔 그런 상상을 해본답니다.

그런데 막상 쌈하는 내용을 보면
별 것 아니더라구요.

새파랑 2021-09-19 18: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레삭에냐님 책에 이어 이제는 도토리까지~!!

레삭매냐 2021-09-19 20:39   좋아요 3 | URL
반질반질 도토리 멋지지요.

밤은 누구 먼저 다 털어 갔더
라구요 세상에나. 역시나 선
빵이 무섭습니다.

막시무스 2021-09-19 19:3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번 추석연휴는 순수 자연주의 하셨네요!ㅎ 가을 하늘 아래 해바라기꽃이 너무 인상적입니다!ㅎ

레삭매냐 2021-09-19 20:39   좋아요 4 | URL
어젯밤에 자려고 누웠는데 달이
정말 환하더라구요 ^^

막시무스님도 즐거운 명절되세요 ~

해바라기 사진은 간만이라 그런지
더 반갑네요.

그레이스 2021-09-19 22: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상사화 아닌가요?
모양은 그렇게 보이는데...
아니면 석산

레삭매냐 2021-09-20 09:46   좋아요 2 | URL
알려 주신 대로 검색해
보니 석산이 아닌가 추정
되네요.

감사합니다, 그레이스님.

bookholic 2021-09-20 09: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도토리를 볼 때마다 누가 맨처음 도토리를 도토리묵으로 해먹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ㅎ

레삭매냐 2021-09-20 09:47   좋아요 2 | URL
그러게요 -

도대체 누가 도로리묵을 해
묵을 생각을 하였는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요런 신기한 내용들과 그 기
원을 모아 책으로 내도 재밌
지 않을까 싶네요.

mini74 2021-09-20 2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해바라기 사진 참 좋아요. 씨까먹음 맛있는데 ㅎㅎ 어릴 적 동네 남자애들이 싸운다그러면 쭈쭈바 물고 구경했던 기억이 ㅎㅎ 근데 그애들도 말만 실컨하고 딱히 싸우진 않았던 기억이 나요. 추석 즐겁게 보내세요 *^^*

레삭매냐 2021-09-21 09:30   좋아요 1 | URL
그렇죠, 해바라기 씨 볶은 게
전 참 맛있더라구요. 자꾸만
먹게 되는 중독성이 있더라구요.

하드각이네요... 원래 입으로만
하는 쌈이 더 재밌는 것 같아요.

메리 추석입니다.

chika 2021-09-21 05: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네요 ^^
마지막 사진 꽃은, 꽃무릇이라 알고있습니다. 우리집 마당에도 해마다 피네요 ^^

레삭매냐 2021-09-21 09:32   좋아요 2 | URL
꽃무릇인가 봅니다 :>

이명으로 석산에 붉노랑상사화
도 있네요.

마당에 매년 핀다고 하니 부럽
삽니다. 감사합니다, 치카님.
 


오늘 점심은 회사 인근에 새로 생긴 버거집을 찾았다.

새로운 음식에 대한 도전은 끝이 없구나.

 

작은 테이블 네 개 정도가 있었는데, 세 개가 차 있더라.

 

주방에서 두 분이서 밀려 드는 주문을 처리하고 있었는데,

조리를 키오스크 주문이 들어오는 대로 해서 15분에서 20

정도 걸린다고 했다.

 

내 주문서에 찍힌 시간은 121...

이거 오래 걸려도 너무 오래 걸린다. 결국 내가 주문한 버거를 받은 시간은 1230.

29분이 걸린 셈이다.

 

보통 밥을 후딱 먹고 나서 커피 한 잔 정도 마시는데 오늘은 그럴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버거가 늦게 나오는 바람에.

 

점심 시간에 스피드업이 좀 필요한 것 같다. 전화 주문도 받으시는지.

미리 시켜 놓고 와서 먹어야 할 듯.


아! 좋았던 점 중의 하나는 음료수 리필

스탠드가 있어서 마음 껏 마실 수가 있었다.


버거가 맛있었으니 많이 기다렸어도 그것으로 OK !!!

 

오늘 새벽부터 줄리언 반스의 <시대의 소음>4년 만에 다시 읽고 있는데, 재밌다.

그 때는 아마 허겁지겁 그렇게 읽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아주 흥미진진하게 읽고 있다.

 

국가대원수의 위용이 전 러시아를 호령하던 시절, 독재자의 눈 밖에 난 소심한 신경증 환잔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디디 쇼스타코비치가 NKVD(내무인민위원회)에서 언제 자신을 잡으러 올지 몰라 정갈하게 여행가방을 싸고 옷까지 다 갖춰 입고 엘리베이터 옆에서 그들을 기다리는 장면은 정말 서글펐다. 이런 씨퀀스를 영화로 만든다면 어떻게 영상화가 될지 궁금하다.

 

단박에 100쪽을 읽어 버렸다.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막시무스 2021-09-09 17:1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앗! 라지사이즈급의 콜라가 빠져있는게 살짝 아쉽습니다!ㅎ 즐건 저녁시간되십시요!

레삭매냐 2021-09-09 17:45   좋아요 4 | URL
컵은 스몰이지만 무한 리필이라
양껏 마셨답니다 냐하 ~

오늘 저녁은 부대찌개라고 하네요.

막시무스 2021-09-09 17:46   좋아요 4 | URL
부럽부럽!ㅎㅎ

새파랑 2021-09-09 17: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시대의 소음! 재미있던 기억이 나네요 ㅎㅇㅅ 재독이시라니 역시~!! 사진을 보니 오늘 저녁 메뉴가 고민되네요 💡 💭

레삭매냐 2021-09-09 17:46   좋아요 3 | URL
역사의 빈 공간을 파고 드는
줄리언 반스 작가의 실력이
대단합니다.

끼니 걱정은 공통인가 봅니다.

mini74 2021-09-09 17: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분 미술 관련 책으로 먼저 접했어요. 소설가로도 유명하신 분이군요. 재독이시라니~ 급 궁금해집니다. 햄버거 ㅠㅠ 맛있겠어요. ㅎㅎ

레삭매냐 2021-09-09 17:58   좋아요 3 | URL
30분 기둘려서 꼴랑 5분만에 꿀꺼덕 !

동료들은 일부러 배를 고프게 만들어
서 더 맛나게 하려는 작전이라는 의
견을 제시했답니다 ㅋㅋ

<시대의 소음> 다시 만나니 더 재밌
더라는.

붕붕툐툐 2021-09-09 18: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역시 배우신 분은 버거도 뜯으시는군요! 저도 수제버거 완전 좋아하는데.. 허허허허~ 퇴근길 배고파서 책은 눈에 하나도 안 들어오고 먹는 얘기에만 신이 납니다~ 하하!!.
그리고 100쪽을 단번에 읽으시다니! 슬럼프 탈출 축하드립니다!ㅎㅎㅎ

단발머리 2021-09-09 20:58   좋아요 2 | URL
저도 수제버거 완전 좋아하는 1인이며 하여 저도 29분 기다릴 수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00쪽보다 부러운 수제버거여!

레삭매냐 2021-09-10 13:21   좋아요 0 | URL
네, 4년 만에 다시 만나는
<시대의 소음> 재미지네요.

햄바그는 참 맛났습니다.

다만 제작 시간이 넘 -

오거서 2021-09-09 18: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단박에 100쪽! 대박!

오거서 2021-09-09 19:44   좋아요 2 | URL
속독하시나 봅니다. 부러움 & 감탄 ^^

레삭매냐 2021-09-10 13:21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예전에 한 번 읽은
책이라 그런지 술술 읽히는
것 같습니다.

속독은 아니구요 ^^

syo 2021-09-09 20: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로운 음식에 대한 도전˝
뭔가 용기를 주는 단어인데요? 아싸 🐷

레삭매냐 2021-09-10 13:22   좋아요 0 | URL
되짚어 보니 새로운 음식이라기
보다 새로운 식당이라고나 할까요?

갠춘한 것 같더라구요. 가오리 ~

서니데이 2021-09-11 22: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햄버거 세트 사진으로 보는데도 맛있을 것 같아요.
맛있다면 일찍 가서 기다릴 수 있을 사진입니다.
레삭매냐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고대해 마지않던 에밀 졸라의 <패주>가 드디어 도착했다.

두말할 것 없이 바로 읽기 시작했다.

 

사전에 개전의 원인이 되는 엠스 전보사건을 필두로 해서 보불전쟁의 경과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자료를 찾아보고 그랬다. 그래봐야 딱히 알맞은 정보들은 없었지만.

 

영어 자료들의 문제는 역시나 인명과 지명에 대한 부분들이었다. 불어나 독일어에 대한 지식이 없다 보니 좀 어려웠다.

 

어쨌든 프랑스 7군단 2사단 106연대 소속으로 전선에 투입된 장 마카르 하사와 그의 분대원 모리스 르바르쇠가 총 한 방 쏘아 보지 못하고, 기세등등하게 베를린으로 당장에라도 들이닥칠 것 같았던 분위기였지만 전선에서 그들은 프로이센군은 만나 보지도 못하고 패주하기 시작했다.

 

총참모장 폰 몰스케의 지휘 아래 실시된 군제개편을 필두로 해서 잘 훈련된 50만에 달하는 정예 프로이센군들은 라인강을 건너 프랑스군을 요격하기 시작했다. 바댕게(나폴레옹 3) 휘하의 25만에 달하는 프랑스군은 신속하게 라인강을 건너 프로이센의 남과 북을 둘로 나누고 프로이센군 주력을 격멸하는 그런 작전이었는데, 1870719일 선전 포고 이래 뚜렷한 성과 없이 허송세월하면서 개전 초기의 중요한 시간들을 다 날려 먹어 버렸다.

 

젊은 시절 바람둥이로 소문났던 노쇠한 바댕게는 방광염으로 말타기도 어려웠고, 철도로 신속하게 전선으로 이동한 프로이센군에 비해 프랑스군은 전방으로 전진했다가 아군의 패퇴 소식을 듣고 파리를 지키기 위해 후방으로 전진하는 등의 소모적인 행동을 일삼았다. 스스로를 무식한 농사꾼 출신으로 자처했지만, 솔페리노 전투(1859624)에도 참가했던 베테랑이었던 장 마카르 하사(39)는 분대원들을 자극하면서 패주하는 가운데서도 동료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악역도 마다하지 않는다. 25KG에 달하는 배낭과 소총마저 내버리는 그야말로 당나라 군대 같은 프랑스군의 모습은 패주 그 자체였다.

 

우리의 주인공 장 마카르는 루공-마카르 시리즈 15<대지>(1887)의 주인공으로 전작에서 땅과 사랑하는 아내 프랑수아즈를 잃었다고 한다. 모리스 르바쇠르는 1869년 변호사가 된 엘리트 선수다. 같은 분대 안에서 이 둘의 조합은 저자 에밀 졸라의 조금은 빤한 셋업이 아닌가 싶다.

 

* 78[기갑 부대] : (표준국어대사전) 전차와 장갑차를 주력으로 삼아 기동력과 화력을 높인 지상 작전 부대

 

설마 18708월의 프랑스군에게 기갑 부대가 있었다는 말은 아니겠지. 아마 프랑스군이 운용하던 흉갑기병의 오역으로 보인다.


* 84쪽 : 제피로스 -> 제피르

 

전쟁 초기만 하더라도, 베를린으로!를 외치며 기세등등하던 프랑스군의 모습은 오랜 적의 추격에 지친 패잔병의 모습 그 자체였다. 제대로 싸움이나 한 번 해보고 지친 것도 아니고, 제 풀에 지친 장과 모리스들의 모습이 몰락해가는 프랑스 제2제정의 그것을 연상시켰다. 소설에서 에밀 졸라가 말했다시피 뿌리까지 썩었다고 할 정도니 말이다.


프랑스는 외교 천재 오토 폰 비스마르크의 농간에 고립되었다. 우선 크림전쟁으로 척을 진 러시아가 프랑스에 구원을 손길을 내밀 리가 없었다. 4년 전, 보오전쟁으로 7주만에 프로이센에게 무릎을 꿇은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패전국에서 치욕스러운 전승 퍼레이드를 벌이겠다는 빌헬름 카이저를 막아낸 비스마르크의 은혜를 잊지 않은 오스트리아 역시 중립을 고수했다. 프랑스의 가장 큰 우방이었던 영국 역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패전은 자연의 법칙처럼 숙명적이었다는 소설의 표현이 보불전쟁 초기 프랑스군이 겪고 있던 혼란상을 그대로 말해주고 있었다.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4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Falstaff 2021-08-25 16:49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윽. 기갑부대요? 보불전쟁 때 말입니까?
유기환 씨, 그렇잖아도 눈 세모로 뜨고 목로주점 쳐다보는 동업자들이 제법 있던데 좀 신중을 기하시지않고... 아쉽네요.
뭐 얘기하신대로 용기병, 총기병, 창기병 기타등등 정도 안 되겠습니까.

레삭매냐 2021-08-25 17:26   좋아요 4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독일군 부대에 대해서는 창기병
이라고 표현했더군요.

뭐 그래도 이렇게라도 번역이
나왔으니 얼매나 다행입니까...
퀄러티에 대해서는 -


coolcat329 2021-08-25 16:5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기갑부대가 뭔지 잘 모르는 저는 아 그렇구나 하고 읽었을거에요. 저 시대엔 있을 수 없는거군요.
근데 정말 빠르세요 ㅋㅋㅋ

레삭매냐 2021-08-25 17:26   좋아요 4 | URL
오늘 받아서 허겁지겁 읽고
있습니다.

시간만 낙낙하다면 바로
다 읽을 기세랍니다.

새파랑 2021-08-25 17:0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열독하시는 레삭매냐님 완전 대단~!! 정말 빠르시네요. 책의 두께가 좀 있네요 🙄

레삭매냐 2021-08-25 17:27   좋아요 4 | URL
뒷 부분의 해설 빼고
본문만 706쪽이네요 -

루공마카르 총서 중에서
가장 길다고 하던가 어쩐가.

얄라알라 2021-08-25 17:1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는 우째, ˝방광염으로 말타기가 어려웠고,˝ 요런 부분이 기억 창고에 쏙쏙 바로 들어오는지.

<패주> 지난 번 올려주신 사진에서는 두께감을 못느꼈는데 실물 영접하니, 와우 벽돌의 위엄이 느껴집니다! 레삭매냐님의 거침없는 진격 독서에 저는 리뷰 기웃거리며 얹혀가는 이 부끄러움!

레삭매냐 2021-08-25 17:28   좋아요 6 | URL
제가 나름 밀덕인지라 이런 부류의
전쟁 소설을 아주 좋아해서요...

아주 제 입맛에 쩍쩍 붙는 그런 소설
입니다. 요 책을 필두로 해서 에밀
졸라 샘의 다른 책들도 시도해 보렵
니다.

이미 <돈>과 <꿈> 그리고 <작품>
시작한 건 안 비밀이랍니다.

114쪽까지 달렸습니다.

미미 2021-08-25 18: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지난번 예약판매길래 잘 참았었는데 풀렸군요! 레삭매냐님 리뷰 써주시는 것 읽고 다음달에 첫구매를 다짐~♡😆

레삭매냐 2021-08-26 07:09   좋아요 1 | URL
저도 예약판매 기다리다가
풀린 거 보고서는 바로 주문 겟~!

다같이 함께 읽어 BoA요.

붕붕툐툐 2021-08-25 19: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진짜 거침 없이 읽어나가고 계시군요! 완독 후 페이퍼도 기대됩니다!!

레삭매냐 2021-08-26 07:09   좋아요 2 | URL
어젯밤에 좀 읽어 보려고
했는데 퓌곤해서 그만 쿨~!
했습니다.

오늘부터 다시 달립니다.

2021-08-25 2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26 07:1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