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호하는 작가는 아니지만 또 신간이 나오면 읽게 되는 작가의 책이다.
제목만 보고서도 소설, 아니 팩션이라고 해야할까?,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바로 알 수가 있었다.
미리보기와 나무위키 그리고 기타 정보들을 취합한 <하얼빈> 사전 읽기를 정리해 본다.
안중근은 황해도 해주 출신으로 1879년 9월 2일 태어나 1910년 3월 26일 사망했다. 어려서부터 무골 기질이 강했던 안중근의 아명은 안응칠이었다. 등에 북두칠성이 있어서 그런 이름을 지었다는 설이 있다. 어려서부터 밖으로 내돌던 장남을 걱정한 아버지 안태훈은 듬직하게 뿌리를 내리라는 의미에서 중근이라는 이름으로 개명시켰다. 이름을 바꿨다고 해서 달라진 건 없었지만.
소설은 일단 메이지 일왕의 볼모로 끌려간 조선의 황태자 이은과 접견하는 1908년 1월 7일로 시작된다. 14살의 일왕의 자리에 올라 40년을 해먹은 일왕은 확실히 노회했다. 조선 통감이자 메이지 동란의 시절을 거치면서 결국 일왕 바로 아래 자리인 총리대신의 자리에까지 오른 이토 히로부미에게 을사늑약 이래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조선의 상황을 걱정하는 메이지. 청일전쟁이나 러일전쟁 같이 병력을 동원하지 않고서도 도장 하나로 오백년 역사를 자랑하는 조선을 꿀꺽하는데 성공한 노회한 정치술사 이토 히로부미의 회상으로 국권침탈기 조선의 스케치를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새로운 통치자들에게 아부해서 개인의 영달을 얻기 위해 국권을 넘기는데 동의하는 문서에 도장을 내준 조선의 전통적 사대부들과는 달리 오히려 무지렁이 백성들이 주동이 되어 주둔 일본군에 저항을 하기 시작했고, 메이지 일왕은 심각한 병력 손실 보고를 들은 모양이다. 십년 주기로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치른 일본 국내의 상황은 심각했다. 자고로 전쟁은 막대한 비용이 드는 사업이다. 그나마 청일전쟁 때는 청나라로부터 막대한 배상금과 영토할양이라는 꿀맛을 보았지만, 서양 강대국인 로스께들과의 전쟁에서는 재미를 보지 못했다.
막대한 병력 손실과 전비로 막대한 세금을 날려 먹었지만 하나도 남는 게 없는 그런 장사였다. 그런 시점에서 조선 침탈은 위기에 몰린 메이지 정권에게 기사회생의 비책이 아니었을까 싶다.
들불처럼 번져 나가는 외세에 대한 조선 민중들의 저항에 말단 사무라이 출신 이토 히로부미는 당황했다. 임진왜란 때도 그랬지만, 성주만 넘어뜨리면 나머지 백성들은 저항하지 않았던 센고쿠 시대의 일본 백성들과 너무나 달랐던 조선 민중의 힘을 그는 간과했던 걸까.
그리고 어려서부터 무골이었다는 주인공의 노루 사냥 그리고 상해에서 돌아와 아버지 안태훈의 부고를 접한 27세 청년 안중근이 드디어 등장한다. 초반에 등장하는 노루 사냥은 어쩌면 소설에서 주를 이루게 될 조선 국권 침탈의 선봉장 이토 히로부미 암살을 상징하는 떡밥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정해 본다. 책은 다음달에나 나온다고.
도장의 힘은 거기서 발생하고 있었다. 도장으로 해결할수 있다면 살육을 피할 수 있고, 조선에서 밀려나는 서양 여러나라들의 간섭을 막을 수 있고, 사후 처리가 원만할 것이었다. 도장을 찍어서 한 나라의 통치권을 스스로 넘긴다는 것은 보도듣도 못한 일이었으나, 조선의 대신들은 국권을 포기하는 문서에 직함을 쓰고 도장을 찍었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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