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 The Complete Maus 합본
아트 슈피겔만 지음, 권희종 외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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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대학 친구의 추천으로 아트 슈피겔만의 <마우스>를 읽었다. 무려 퓰리처상을 수상한 그래픽노블로 아무런 기대 없이 도전했지만 홀로코스트 육성 증언을 다룬 콘텐츠에 한동안 후유증에 시달리지 않았나 싶다. 그후로 다양한 장르의 홀로코스트를 주제로 삼은 책과 영화 등을 만나게 되었다.

 

1978년부터 무려 13년이나 걸려 자신의 아버지인 블라덱과 어머니 아냐 슈피겔만이 겪은 홀로코스트에 대한 생생한 증언을 바탕으로 해서 작가는 <마우스>를 창조해냈다. 처세의 달인으로 죽음의 수용소였던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은 아버지 블라덱과의 대화가 그래픽노블의 중심에 놓여 있다.

 

작가의 아버지 블라덱은 그래픽노블 서두에서부터 친구는 없다고 힘주어 말한다. 혹독했던 아우슈비츠 10개월을 경험한 블라덱은 낭비를 허용하지 않는다. 어지간한 비용이 드는 일들은 모두 자신이 직접 처리해야 직성이 풀린다. 사랑했던 아내 아냐가 죽은 다음에 재혼한 말라는 블라덱의 강박적 절약 강조와 잔소리 그리고 자신의 재산을 노린다는 모함에 혀를 내두른다. 자식인 아트 역시 그런 아버지를 감당할 자신이 없다고 고백한다.

 

거의 강박적으로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복용할 알약을 세고, 스스로 세무자료들을 정리하고 거리에서 주은 전선 조각의 필요성에 대해 아들에게 세뇌한다. 화자는 그런 아버지를 한편으로는 이해하면서도 또 지긋지긋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홀로코스트와 아우슈비츠를 경험하지 못한 이들이 과연 어떻게 해서라도 살아남아야 한다고 결심했던 이들의 그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인지 조용한 목소리로 독자에게 속삭인다.

 

은행 계좌에 수십만 달러의 자산이 있으면서도, 묵지도 않는 옆 리조트 시설에 몰래 침투해서 시설을 이용하는가 하면 상점에서 산 물건을 다시 봉해서 환불 조치하는 꼼수도 마다하지 않는다. 성냥을 아끼겠다고 가스 요금이 월세에 포함되어 있다고 하루종일 가스불을 켜놓는 낭비에 대해서는 또 어떤가. 홀로코스트 생존자가 모두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 블라덱 슈피겔만의 케이스는 너무 극단적이다.

 

그리고 자신도 지독한 인종차별의 희생자이면서도 동시에 미국 흑인을 차별하는 인종차별주의자이기도 하다. 이런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의 이중적 태도야말로 전후 세대이자 홀로코스트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아트 슈피겔만이 하고 싶었던 말이 아닐까. 절대선과 절대악이 공존하는 아이러니 말이다.

 

폴란드 게토에서 죽은 형 리슈의 그림자는 또 어떠한가. 아트 슈피겔만은 전후 태어났다. 그리고 그에게 죽은 형은 언제나 이길 수 없는 그리고 모든 순간에 이상화된 비교대상인 그런 존재였다.

 

이제 <마우스>의 실질적인 주인공 블라덱 슈피겔만이 어떤 사람인지 알았으니 본격적인 이야기에 들어가 보자. 1906년 폴란드령 슐레지아에서 태어난 블라덱은 젊어서 호남자라는 평가를 받았고, 이재에 밝았다. 부유한 집안 출신의 아냐를 만나게 되면서, 그동안 교제하던 여자를 냉정하게 걷어차 버리는 냉혈한의 이미지도 갖고 있다.

 

아냐와 결혼하고 장인의 도움을 받아 사업을 일으키지만, 그 무렵부터 나치 독일의 유대인에 대한 핍박이 시작됐다. 나치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었고, 폴란드 군으로부터 징병된 블라덱은 개전 초기 독일군과 최전선에서 싸우다가 전쟁포로로 사로잡힌다. 1940년 전쟁포로에서 석방된 블라덱은 생존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폴란드 각지의 게토로 소개된 블라덱 가족 친지들은 차례로 절멸수용소로 끌려가게 된다. 블라덱은 특유의 수완을 발휘해서 최대한 아우슈비츠 행을 막아 보지만, 그 역시 아냐와 함께 죽음의 수용소로 끌려가게 된다.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실력도 필요했지만 그 이상으로 운도 필수적이었다. 삶과 죽음의 경계가 그야말로 종이 한 장 차이로 갈리는 곳에서 블라덱은 자신이 가진 재능과 운을 최대한 발휘했다.

 

유대인들에게 무지막지한 폭력을 행사하는 폴란드인 카포에게 영어를 가르쳐 주고 생존을 도모했고, 공산주의자 함석장이 십장인 이들 밑에서도 실력을 발휘했다. 프리모 레비도 그의 책에서 말했다시피, 지배 계급의 언어인 독일어 구사도 생존에 반드시 필요했다. 물물교환이라는 유사 이래 가장 기본적인 거래 방식에서도 블라덱은 탁월한 실력을 보여주면서 자신의 생명 연장에 힘을 보탰다. 죽음의 가스실로 가는 선별에서도 운 좋게 살아남았고, 티푸스에 걸려서도 주변인들의 도움으로 살아남았다.

 

그리고 전쟁이 끝날 때까지 살아남는데 성공해서 고대해 마지 않던 아냐와 만나는 것으로 <마우스>는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그런데 그렇게 생존한 이들은 과연 행복했을까? 아냐의 죽음을 볼 때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홀로코스트라는 인류의 비극에서 살아남았지만, 가족을 모두 잃은 생존자들은 상상할 수 없는 죄책감에 시달려야 했다. 훗날 아트 슈피겔만이 자신의 아내에게 자면서 비명을 지르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어려서 자신은 모든 어른들은 잘 때 그러는 줄 알았다는 말이 어찌나 슬프게 다가왔는지 모른다. 그리고 그들은 끝까지 예의 비극을 극복하지 못했다.

 

죽음의 수용소에서 생존한 이들이 모두 블라덱 슈피겔만처럼 증언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았던 비극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고 싶지 않았으리라. 하지만, 기억과 추모의 차원에서라도 어떤 일들은 반드시 필요한 법이다. 시간의 흐름에 편승해서 역사적 사실 자체를 왜곡하려는 무리들이 준동하는 현실이야말로 비극의 재현이 아닌가 말이다. 다시 읽어도 배울 게 많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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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이동도서관
오드리 니페네거 글.그림, 권예리 옮김 / 이숲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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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휴일에 만난 그래픽노블 2탄이다. 아까 저녁에 소나기가 내려 붓듯이 오더니 더위가 한풀 꺾인 그런 느낌이다. 그래도 말복은 지나야 좀 나아지려나.

 

<시간 여행자의 아내>를 쓴 작가라고 하는데 사실 오드리 니페네거의 이름은 처음 들어본다. <시간 여행자>는 영화로만 알고 있었는데 말이지.

 

<심야 이동도서관> 역시 간단한 구조다. 남친과 싸우고 밤거리를 거닐던 는 우연히 허름한 밴 스타일의 이동도서관을 만나게 된다. 기본적으로 나는 독서중독자의 일원이지 싶다. 그리고 그 이동도서관에 실린 책들은 왠지 낯이 익은 책들이다. 알고 보니, 예의 이동도서관은 내가 그동안 살면서 읽어온 책들이다. 이런 상상의 날개가 깜찍하지 않은가.

 

사실 독서중독자들이라면 다들 공감하겠지만, 정신을 빼는 낮시간보다 밤시간이 훨씬 책 읽기에 좋지 않은가. 지금 내 곁에서 거의 더위를 쫓기 위해 틀어 놓은 백색소음의 주인공 선풍기와 집밖에서 끝없이 울어대는 귀뚜라미 소리 정도는 애교다. 하긴 무더위에 책 읽는 것도 쉽지 않은 미션이다. 돈도 한푼 들지 않고 시원한 바람을 실컷 쐴 수 있는 도서관에 그래서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들어와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픽노블의 화자는 심야 이동도서관이 지난 매력에 푹 빠져 버렸다. 하지만 대출은 안된다고 담당 사서인 오픈쇼는 완고하게 화자의 요청을 거절한다. 그리고 또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 지도 장담할 수가 없고. 집으로 돌아온 화자는 남친이에게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해 보지만, 현실세계에서 T를 담당하는 남친이에겐 헛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상상력이 없는 인간 같으니라고. 결국 둘은 헤어지고, 이동도서관에 오르기 위해 화자는 9년을 기다려야 했다.

 

아마 그래픽노블의 배경이 시카고 부근인지 컵스 팬들이 우글거리는 리글리필드 근처에서 다시 오픈쇼 아재가 운영하는 이동도서관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을 사서로 써달라고 정중하게 요청하지만, 운영 규칙상 불가라는 소리만 듣게 된다.

 

결국 화자는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이 사서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대학에서 전문적인 사서 교육을 받는다. , 이거야말로 환상이 실제가 되는 추체험이라고 해야 할까. 그리고 보니 <독서중독자> 2탄에서도 비슷한 설정이 나오지 않던가. 아직 다 읽어본 게 아니라 뭐라 말할 수가 없다. 그리고 과연 우리 관내 도서관들이 이 책들을 구입해서 비치할까도 사실 좀 궁금하다. 동시에 기대도 하고 있다.

 

화자는 확실히 독서중독자가 틀림없다. 사서 규욕을 마친 화자는 공립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주는 일을 하게 된다. 그리고 계속해서 승진해서 도서관장의 자리에까지 올랐던가. 그 다음에는 좀 비극적인 엔딩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그렇게 서사는 흘러간다.

 

매력적인 단편을 그래픽노블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나라면 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해서 독서중독자들을 위한 시리즈를 만들어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심야식당의 아재처럼, 늦은 밤에 이동도서관을 끌고 이곳저곳을 돌면서 책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들어 주고 또 처방도 해주는 그런 설정 말이다. 이것 또한 독서중독자들에게나 먹힐 법한 그런 이야기이려나.

 

그래픽노블의 화자처럼, 나도 내가 그동안 연을 맺은 책들의 집합과 언젠가 대면하게 된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싶다. 참 할 말이 많지 않을까. 그렇다면 사서가 필요한 게 아니라, 나의 그런 이야기들을 들어줄 청자가 필요한 거겠지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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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3-08-07 10: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서중독자들을 위한 시리즈 좋은데요?!! 최근 사서에 대한 소설이 나와서 궁금해 찜해두었는데 이런 그래픽노블 반갑네요.

너무 바쁘지 않은 사서라면
시원한 도서관에서 책도 맘껏 읽고 행복할듯합니다ㅎㅎ

레삭매냐 2023-08-07 17:22   좋아요 1 | URL
나이 들어서 도서관 카트를
끌고 서가 정리를 하는 자원봉사
도 멋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런데 어디 가나 출몰하는 진상
들은 도서관에도 있더라구요.

예전에 도서관에서 사서들 분들
에게 융통성이 없다고 악쓰는 진
상의 모습을 보니 참...

원칙 대신 자신에게만 편의를 제공
해 달라는 말을 융통성으로 포장하
는 -

건수하 2023-08-07 11: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릴 때 <시간 여행자의 아내>도 좋아했지만 (지금 봐도 좋을지는…) 이 이야기가 더 좋더군요. 이동 도서관을 만나기 위한 과정은 꼭 그래야만 하나.. 싶지만요 ^^

레삭매냐 2023-08-07 17:23   좋아요 2 | URL
아마 그래픽노블에서 어떤 특별한
시간에 대한 추억으로 화자가 계속
해서 심야 이동도서관을 기다리게
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것은 마치 첫사랑의 느낌이라고
나 할까요 핫하 -

서니데이 2023-08-12 18: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간여행자의 아내는 아마 영화로 제작된 것 같은데, 이 작가의 책이 영상이나 다른 방식으로 재해석하기 좋은 점이 있나보군요. 잘 읽었습니다.
레삭매냐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레삭매냐 2023-08-17 23:30   좋아요 1 | URL
답글이 늦었네요 ㅠㅠ
저는 시간의 여행자의 아내는
영화로 보지 못했네요. 근데
문득 보고 싶어졌다는.

어느새 주말이 다가왔네요.
모쪼록 즐거운 주말이 되시길.
 
듄 그래픽노블 1
프랭크 허버트 지음, 라울 앨런 외 그림, 진서희 옮김, 브라이언 허버트 외 각색 / 황금가지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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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시즌이 돌아왔다. 사실 프랭크 허버트 작가의 원작 <>을 보고 나서 아이맥스로 영화를 보겠다는 야심찬 계획은 코로나로 엎어져 버렸다. 책은 다 봤던가. 아마 읽다 말았나 어쨌나. 그리고 영화도 봤다. 정말 대단한 스페이스 오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올해 11월 파트 2가 개봉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 참에 그래픽노블로 다시 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주말에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어제 순삭했다. 폭염 속에서.

 

서기 2만년은 우주여행이 보편화된 시절이었나 보다. 21세기 지구별에서 석유 에너지가 가장 중요한 자원이라고 한다면, 당시에 가장 중요한 자원은 바로 스파이스였다. 그러니까 우주여행에 필수적인 스파이스를 지배하는 자가 우주제국을 지배한다는 거다.

 

2년 전에 <>에 입문하면서 듄의 방대한 세계관을 소개하는 다양한 너튜브 정보들을 숙지했던 것 같다. 하지만 나같이 덜렁이 독서인에게 그런 디테일은 사실 중요하지 않았다. 아트레이데스 가문과 적대적인 하코넨 가문이 빚어내는 인간 드라마에 더 관심이 갔다. 스파이스가 나는 아라키스 행성의 실질적 지배자인 블라디미르 하코넨의 맞수 레토 아트레이데스 공작이 코리노 가문의 황제 샤담 4세의 명령에 따라 아라키스의 새로운 지배자로 현지 영지인 칼라단을 떠나 아라키스로 향한다.

 

15세기 대항해 시기를 연상시키는 도전이 아닌가. 그들은 동방의 향신료를 얻기 위해 목숨을 건 모험에 나섰다. 레토와 레이디 제시카 그리고 그들의 아들 폴 역시 마찬가지다. 그리고 아라키스는 대부분이 사막으로 이루어진 황량한 물부족 행성이다. 현지인들에게 물은 너무나 소중한 자원이다. 한 방울도 낭비해서는 안된다. 부족과 결핍이 상수인 공간에서, 아트레이데스 가문과 하코넨 가문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다.

 

한편, 폴의 어머니 레이디 제시카는 베네 게세리트라는 비밀결사 조직의 일원이다. 초반, 레이디 제시카의 대모 모히얌이 등장해서 폴이 과연 퀴사츠 해더락인지 아닌지 그의 능력을 테스트하는 장면은 <스타워즈>에서 마스터 요다가 루크 스카이워커의 가능성을 보는 장면이 연상되기도 했다. 어떤 이야기도 창세 이래, 정말 새로운 것은 없는 게 아닌가 싶었다.

 

아트레이데스들이 아라키스 행성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그들은 독살과 암살 같은 방법으로 자신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하코넨 가문과 싸워야했다. 사실 샤담 4세와 블라디미르 하코넨은 아트레이데스들을 아라키스로 유인해서 몰살시킬 계획이었고, 내부 조력자인 닥터 웰링턴 유예의 도움으로 그들을 거의 파멸 위기로 몰아 붙였다.

 

하지만, 레이디 제시카와 폴 아트레이데스가 하코넨 가문이 동원한 정예 사다우카 군단의 기습에서 사막으로 탈출하는데 성공하고 사막부족인 프레멘들과 합류하면서 죽은 레토 공작을 위한 복수의 시간을 마련하게 된다.

 

2부 영화에서는 사막이 주요한 서사의 공간이 될 것을 예고한다. 레토 공작의 아들 폴 아트레이데스는 아라키스 행성의 생태학자 카인즈 박사의 딸로 나오는(원작에서는 아버지다) 차니와 로맨스가 나오는데 소설이나 그래픽노블에서는 그런 로맨스는 보이지 않는다. 아마 영화적 재미를 위해 도입한 하나의 장치가 아닐까 싶다.

 

스파이스 채취를 위해서는 정말 가공할 위험을 무릅써야 하는데, 채굴장에 나타나는 거대한 모래벌레 샤이 훌루드라는 무시무시한 존재와 싸워야 한다. 아직 자신의 능력을 적대적인 프레멘들에게 보여주지 못한 폴이 2부 트레일러에서 갈고리 두 개로 샤이 훌루드에 올라 모래사막을 누비는 장면에서는 바로 영화 <아바타>에서 주인공 제이크 설리가 토루크막토를 길들이는 시퀀스가 연상됐다. 프레멘들은 폴을 미래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원할 마디(Mahdi)로 생각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타인을 압도하는 어떤 능력을 보여 주어야 한다. 그렇게 폴은 보잘 것 없는 소년에서 세상을 구원할 지도자로 성장하게 된다는 것이 듄 세계관의 시발점이 아닐까.

 

하코넨 가문의 기습과 웰링턴 유예의 배신으로 죽은 레토 공작은 귀중한 스파이스 보다 그것을 채굴하던 인부들의 목숨을 더 소중하게 여기는 장면을 연출한다. 곁에서 그 모습을 본 카인즈 박사는 그런 레토 공작의 인품이야말로 지도자다운 모습이라고 인정하고, 아트레이데스 가문에 충성하는 거니 할렉이나 던컨 아이다호 그리고 투피르 하와트 같은 가신단이 충성하는 이유를 정확하게 파악한다. 우주에서 펼쳐지는 스페이스 오페라 서사에 이런 봉건적 질서가 바탕에 깔려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어머니 레이디 제시카와 함께 사막이라는 냉혹한 공간에 내던져진 미래의 공작이자 퀴사츠 해더락이 될 수도 있을 폴은 이제 자신만의 성장서사를 써나가야 한다. 아버지의 가신들에게 배운 무예 실력도 당장의 생존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었다. 모든 영웅서사가 그렇지만, 어느 누구도 자신만의 노력으로 영웅이 될 수는 없다. 타인을 능가하는 개인의 초월적 능력도 필수적이지만, 그들을 부릴 수 있는 뛰어난 지도력 그리고 일단의 충성스러운 서브 캐릭터들의 존재도 필요하다. 영화에서는 조시 브롤린이 연기한 거니 할렉과 하비에르 바르뎀이 맡은 스틸가의 활약이 기대된다.

 

아라키스 행성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막이라는 공간에 대한 설정도 인상적이다. 나도 오래 전, 황량한 모래사막을 기대하고 호주를 찾았지만 호주의 사막은 붉은 흙사막이었다. 물론 모래사막도 있었겠지만 미처 거기에 도달하지는 못했다. 오래 전, 젊은 시절의 나는 끝없는 황량함 그리고 절대 고독을 느껴 보고 싶었던 게 아닐까.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가 광야에서 그랬던 것처럼, 마디 혹은 퀴사츠 해더락일 지도 모를 청년이 사막에서 무앗딥(사막 생쥐)로 거듭나는 장면이야말로 속편을 기대하게 만든다.

 

2023113, <> 파트 2가 개봉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에야말로 아이맥스 관람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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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08-03 09: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서 듄 티셔츠를 왜 갑자기 주나 했더니 파트 2 개봉이더라구요. 레삭매냐님이 잘 요약해주셨으니 보러가기 전 이 글을 한 번 더 읽어야겠습니다 :)

레삭매냐 2023-08-03 11:22   좋아요 1 | URL
제가 이 책을 몇 번이나 도서관
에서 빌렸다가 이번에야 다 읽었
네요.

그런데 글자가 너무 작아서리...

복습 차원에서 고고씽 ~

고양이라디오 2023-08-03 1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도서관에서 빌려봐야겠어요! 11월까지 어떻게 기다리나요ㅠㅋㅋ

<듄>은 아이맥스 관람각입니다!

레삭매냐 2023-08-03 11:22   좋아요 1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아직도 3개월이나 남았다니 크허-

저도 이번에야말로 아이맥스루다가!!!
 
관리자들 오늘의 젊은 작가 32
이혁진 지음 / 민음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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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과 몰상식의 시대가 다시 도래했다. 대한민국 주거의 표준이 된 아파트는 욕망의 대상이다. 그리고 예의 아파트 건설은 시작부터 다양한 문제점들을 표출해왔다. 최근 어떤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철근 빼먹기로 주차장이 붕괴된 뉴스는 사람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오늘도 이어지는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철근 빼먹기가 다반사였다는 사실에 욕망의 상징이 된 아파트에 사는 이들을 공포로 몰아넣기에 충분하지 않았던가. 상식이 무너지고 있다.

 

7년 전 <누운 배>로 우리 곁을 찾아온 이혁진 작가의 책을 처음 읽는다. 실직해서 건설 공사 현장에 투입된 송선길 아저씨의 기구한 사연 때문에 책을 집었다 놓기를 반복했다. 처음부터 다 읽는데 근 한 달이 걸린 모양이다. 왜 억울한 이들의 삶에는 이런 불행만 잇달아 발생하는 건가. 아무리 극적인 서사를 위한 설정이라고 하더라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처음에는 리뷰의 제목을 <멧돼지를 기다리며>로 정하려고 했던가. 공사 현장에서 별다른 기술도 없이 투입되어 미적거리는 선길 아저씨의 모습이 낯설면서도 동시에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안전관리가 최우선시되어야 하는 현장에서 안전모나 작업에 필요한 장비들을 갖추면서 일하는 건 사치에 가까울 정도라는 느낌이 들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중대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의 책임자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에 지나지 않는다. 중대재해처벌법의 모범 케이스인 영국처럼, 사업 책임자에게 강력한 제재를 가했다면 오늘도 집에 돌아가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수는 획기적으로 줄지 않았을까.

 

공기를 줄이겠다고, 혹은 비용을 덜겠다는 이유 때문에 아니 궁극적으로 모든 건 결국 돈문제로 귀결된다. 진행 중인 인구절벽으로 사람의 목숨 값이 얼마나 중요하다는 걸 모두 알지만 당장에 비용이 드는 안전관리보다 발생하지 않은 미래의 재해를 감수하는 것에 사업장들은 오늘도 베팅한다. “관리자들인 현장소장과 반장들은 얼마 안되는 돈에 양심을 팔고, 자신들 휘하의 노동자들을 거침없이 노예운반선에 승선시킨다. 그들에게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없다는 건 불문가지다.

 

이런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게 오히려 신기할 정도다. 소설에서 빌런 역할에 충실한 현장소장은 노동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회식준비를 하고, 아프리카 열병으로 살처분된 돼지를 잡아 직원들에게 돌린다. 가난하고 돈 없는 이들은 이런 불량식품을 먹여도 된다는 가학적인 발상에 그만 혀를 내두르게 된다. 그리고 선길에게 존재하지 않는 멧돼지를 감시하라고 명령한다. 이런 식의 빌드업은 선길이 사고사한 뒤에 그에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장면에서 정점에 달한다.

 

작업현장의 모든 이들이 얄량한 밥벌이를 위해 정의와 진실에 눈감으려고 할 때, 굴착기 기사이자 사고 현장을 직접 목격한 서현경은 현장소장에게 따진다. 하지만 노련한 현장소장은 이미 여러 곳에 약을 쳐서, 빠져 나갈 구멍을 마련해 두었으며 현경을 착한 사람 올가미로 옭아맨다. 정말 파렴치한 악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현경은 그나마 양심적이었던 목 씨와 더불어 자신의 무기력함을 뼈저리게 느낀다. 이런 거대한 부조리 앞에서 우리는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지 작가는 묻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사실 선길의 유족들이 취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은 가능한 많은 보상을 받는 것이라고 저자는 힘주어 말한다. 공정과 정의는 보상이라는 미명 아래 시혜 앞에 설 자리가 없다는 말인지 묻고 싶었다.

 

현장소장은 다시 한 번 살처분된 돼지로 현장의 분위기 띄우기에 나선다. 이 잔혹한 빌런은 선길이 남긴 댕댕이 두 마리마저 된장 바르자며 휘하 졸개들에게 명령한다. 댕댕이들과 정이 들었던 한 대리는 이 명령을 차마 따를 수가 없었고 결국 현경에게 도움을 청하러 뛰어간다. 살기 위해 발악적으로 저항하고 탈출한 흰둥이처럼, 존재하지만 현장에 없는 것으로 간주되던 현경은 굴착기를 동원해서 흥청망청 진행되던 회식판을 박살낸다. 현실세계에서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그런 판타지에 가까운 설정에 카타르시스 대신 어안이 벙벙해졌다고나 할까. 아주 잠깐이지만 현경의 활약에 속이 후련해졌다는 건 숨길 수가 없었다.

 

현경을 앞세운 통쾌한 복수극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걸 잘 안다. 정의가 승리하는 공식이 리얼리티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속에 열불이 인다. 작년 산업재해로 집에 돌아가지 못한 이들이 무려 2,223명이라고 한다. 이거야말로 초현실적인 숫자가 아닌가 말이다. 그리고 비극은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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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3-08-01 07: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넘 안타깝네요.

레삭매냐 2023-08-01 10:03   좋아요 1 | URL
적은 분량이어서 금방 읽을
줄 알았는데...

막상 읽다 보니 안타까운
마음에 다 읽는데 시간이 걸렸
습니다.

2023-08-01 12: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8-01 22: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필드 2023-08-01 20: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넷플에서 얼마전에 봤던 드라마였는데 ’그냥 사랑하던 사이 ‘사고재해로 생겼던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도 생각나네여 예전 삼풍 백화점 소재로 그렸던거 같은데 답답해지네여

레삭매냐 2023-08-01 22:36   좋아요 1 | URL
언급해 주신 드라마 찾아 보니
2017년에 JTBC 드라마였네요.

사업장에서 돈 때문에 더 이상
희생되는 분들이 없었으면 좋겠
습니다.
 
신이 된 영웅 관우 더봄 평전 시리즈 4
마바오지 지음, 양성희 옮김 / 더봄 / 2023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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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중국 학자가 쓴 삼국지연의의 영웅 관우 평전을 읽었다. 아마 삼국지 최고의 영웅 중의 하나인 관운장을 모를 사람을 없을 것이다. 30년 간 교단에서 역사를 가르쳐 왔다는 마바오지 선생은 관우 평전에서 관운장의 신화를 재조명한다.

 

일찍이 어느 작가는 나관중의 대하 역사소설 <삼국지연의>가 사실 3, 허구 7이라는 평가를 했던가. 삼국지연의가 다루는 역사가 아주 허구라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 부분 재미를 위해 만들어졌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그렇다면 마바오지 선생은 그에 반해서 그 정도는 아니고 역사와 허구가 반반정도 되지 않나 하는 이견을 제시한다. 전문적인 역사가가 아닌 독자 입장에서 볼 때, 그 정도면 적당하지 않나 싶다.

 

황건적의 난과 환관의 발호 그리고 군벌의 난립으로 난세였던 후말 말기, 도원결의를 통해 유관장(유비-관우-장비) 삼총사가 역사에 등장한다. 그런데 저자는 시작부터 주작이라고 지적하고 나선다. 무엇이든 서사의 시작은 화끈한 게 좋으니, 황건적 무리에 맞서기로 결의한 유관장 삼형제의 기원을 복사꽃 만발한 도원에서 비록 다르게 태어났지만 죽을 때에는 같이 죽자라는 작당을 <삼국지연의>의 시작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보다 더 화끈한 시작이 있단 말인가.

 

중산정왕의 후예라는 주장을 내세운 유비 집단의 무력을 담당한 것이 바로 관우와 장비였다. 그들에게 훗날 라이벌(?)이 되는 조조나 원소와 달리 이렇다할 근거지나 삼공 출신의 후예라는 집안의 빽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군벌이자 보수주의자 유비는 요즘으로 치면 자수성가의 롤모델일 지도 모르겠다.

 

동탁군과의 대결에서 <온주참화웅> 고사로 관우의 이름을 천하에 떨쳤다고 연의는 기록하고 있지만, 실제로 화웅은 손문대(손견)가 격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이것 또한 관우 전설이 있게한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무공의 시작부터 의구심이 드는 설정이 아닐 수 없다.

 

주군이자 형제 유비와 떨어져 조조 수하에 의탁하게 된 관우는 중원을 두고 원소군과의 백마전투에서 원소군의 맹장 안량을 패퇴시키는 공훈을 세웠다. 조조는 이에 표를 올려 관우를 한수정후로 봉했다고 한다. 관우는 조조 수하의 장문원(장료)에게 자신은 조조를 섬길 수가 없고, 유비에게로 갈 거라는 말을 했다고 하는데 이후 <오관육참>으로 알려진 고사를 통해 조조를 떠나 유비에게로 떠났다.

 

마바오지 선생은 오관의 위치를 고증하면서 원소군 휘하에 있는 유비에게 가기 위해 일부러 길을 돌아갈 필요가 있겠냐는 말로 오관육참의 허구성을 타격한다. 그리고 아무리 조조가 관우가 유비에게 복귀하는 것을 허용했다고 하더라도, 자군의 장수들을 해치도록 허용했다는 말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어쨌든 이 일을 통해 관우는 자신의 주군에게 충의를 지키는 인사라는 세간의 평을 얻었고, 조조는 그 이상으로 배포가 큰 주군이라는 사실을 알리는데 성공했다.

 

유비 군단은 이후 서주와 신야에서 조조군의 공격에서 잇달아 패배하고 큰 위기에 봉착한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라고 했던가. 삼고초려로 영입한 제갈량의 활약으로 형주를 노리고 남하한 조조 군단을 막기 위해 강동의 손권과 동맹을 맺고 그 유명한 적벽대전을 거치면서 비로소 형주에 거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관우는 신야 전투에서 후퇴하는 유비 군단의 후위를 맡아 시간을 벌고 역전의 무대를 마련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세웠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후퇴하는 조조군을 화용도에서 조우한 관우가 예전에 받은 후의 때문에 조조를 살려 보냈다는 이야기 역시 허구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어쨌든 적벽에서 조조의 남하를 막아내는데 성공한 유비와 손오 연합군은 바로 적대적 분열에 직면하게 된다.

이유는 형주라는 전략 요충지의 주인이 누가 될 것인가에 대한 다툼이 원인이었다. 서주 이래 거점 형성에 성공한 유비 집단이 형주를 손오에게 반환할 리가 없었다. 손오는 손오 대로, 조조군의 남하를 거의 자력으로 저지했는데 유비 집단이 숟가락 하나 얹어서 형주를 그대로 집어 삼키는 걸 묵인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에 강경파인 주유는 영토 할양에 결사반대했다. 하지만 그의 뒤를 이은 노숙은 조조를 상대하기 위해 유비에게 형주 할양을 허용했다.

 

유비는 형주를 관우에게 일임하고, 나머지 잔여집단을 거느리고 유장이 다스리던 서천 정벌에 나선다. 주군 유비에게 가절월을 받아 전권을 행사하게 된 관우의 명성이 중원에 진동하기 시작했다. 한중까지 장악하는데 성공한 조조는 우금과 방덕에게 칠군을 주어 관우가 지키는 형주 공략을 명령한다. 하지만 관우는 수공으로 칠군을 격파하고, 조조가 수도인 허창을 옮길 생각할 정도로 위력을 과시했다. 이에 조조는 손권과 동맹해서 손권이 관우의 배후를 노리게 유도했다. 그리고 군수품 보급 문제로 미방과 부사인 등에게 가혹한 처벌을 공공연하게 언급하던 관우는 아군의 지원을 받지 못한 채, 오군의 포위 공격에 그만 맥성에서 아들 관평과 포로가 되어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된다.

 

원래 무인이었던 관우는 사후 곧바로 제후의 반열로 추증되기 시작했다. 유가 집안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경전을 접한 것으로 알려진 관우가 조조의 휘하에서 춘추를 읽었던 고사 덕분에 중국 각지에 춘추루라는 이름의 누각이 등장했다. 중원의 지배집단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었던 충의와 용맹의 상징성을 확보한 관우는 제후의 반열을 넘어 거의 신급 존재로 추앙받기 시작했다.

 

맥성 포위전에서 비참하게 오군에게 포로가 되어 살해당했기 때문에 악귀로 분류되던 관우의 이미지는 오랜 세탁 과정을 거쳐 선귀가 되었고, 뒤이어 재물신의 위치까지 확보하게 된다. 유가는 물론이고 도교와 불교에서까지 인정받는 일약 중원의 스타가 되었다고나 할까. 심지어 남아프리카까지 관우의 묘가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1599년에 세워지기 시작한 우리나라의 동묘는 해외에 만들어진 첫 번째 관묘라고 한다.

 

마바오지 선생은 삼국지연의에 묘사된 소설적 모습을 걷어내고, 거의 신격화된 관우 신화의 실체 고증에 주력하는 모습을 이 책을 통해 보여주었다. 전장에서 가장 강력한 전사의 이미지를 보여준 관운장 활약상의 대부분이 소설화되었다는 점에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 역사와 대하 역사소설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수긍이 갔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동묘를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이 좀 선선해지면 한 번 가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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