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가보고려고 했던 이학순 베이커리에 다녀왔다.

 

점심은 백세짬뽕집에서 먹었다. 나는 불짜장을 먹었는데 파스타 스타일의 짜장으로 되게 매웠다. 이럴 수가!!! 지난주에 먹은 원챠우 간짜장에 너무 실망해서 주력인 짬뽕을 한 번 먹어봤어야 했는데, 짜장으로 급선회.

 

이 집은 특이한 게, 바로 옆집이 삼계탕집인데 짜장면집에서 삼계탕도 주문을 할 수가 있다. 그것 참 신기한지고.



요즘 다른 곳에서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1도 느낄 수가 없었는데, 이곳에 오니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난다. 주차장이며 사이즈가 어마어마했다.

 

크리스마스만 되면 나오는 왬의 <라스트 크리스마스>며 머라이어 캐리의 <올 아이 원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를 필두로 마이클 볼튼 아재의 <샌타 커밍 투우 타운!>까지 아주 캐럴의 대향연이었다. 나도 아는 부분을 따라서 불렀더라는. 크리스마스 연금에 대해서도 말했지. 노래 하나만 힛트치면 대박이 난다는.



눈이 내려서 실외에서 무언가 마시거나 먹을 건 아예 생각도 못했지만, 선선할 때 방문하면 아주 좋을 듯하다. 심지어 아해들을 위한 모래놀이장까지 있었다. 오 놀랍구만 그래. 주차장 사이즈가 상상을 초월했다.

 

점심을 넘모 먹어서 좀 산책이라도 하려고 했는데 나무 위에서 눈 녹은 물이 쏟아져 내려서 실패. 바로 실내로 이동하자.



입구 바로 앞에 서 있던 대형 사이즈 아이스크림 모형. 보통 아해들이 좋아하는 구슬 아이스크림의 단가가 삼천원 정도인데 여긴 가뿐하게 사천원이다. 내가 또 구슬 아이스크림 사천원 받는 데는 또 처음이었다. 대다나다!



이학순 베이커리는 제과 명장 타이틀을 아마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케이크 단가가 가뿐하게 35,000원을 넘는다. 곧 옆지기 벌쓰데이가 커밍순이라 구매의사를 물으니 자기는 생크림 좋아하지 않는다고. 그렇다면 다 먹지도 못할 케이크는 패스해야 하나 어쩌나. 그래도 생파에는 모름지기 케이크가 제격이지 않은가.



배가 너무 불러서(다른 테이블을 언뜻 보니 다들 못다먹고 1/3 가량 남기더라) 도저히 케이크 등등을 먹을 수가 없을 것 같았다. 그래도 방문했으니 주력 상품이라는 몽블랑이랑 오징어먹물 깜빠뉴 하나를 샀다. 라떼는 평타였지만, 빵은 정말 제대로였다. 깜빠뉴는 배가 불러도 계속해서 뜯어 먹게 되더라. 절반 정도가 바로 순삭됐다.



빵집에 들어가기 전에, 명장 타이틀 때문에 빵값이 무지 비쌀 거라고 예상을 했는데 생각보다 빵값이 비싸지는 않았다. 그전에 종종 가던 근처 카페 리코 빵값이 훨씬 더 비싼 느낌이다. 거긴 명장 타이틀도 없는데 말이지.

 

, 특이한 점 하나는 빵집인데 맥주를 팔더라. 살다살다 빵집에서 맥주 파는 건 또 처음 보네 그래. 그런데 여긴 차 없으면 갈 수가 없는 곳인데... 맥주 먹고 나서 운전은 누가 하는지 그게 좀 궁금했다.



참 먹어 보고 싶은 빵들이 많긴 했는데 결국 설렉션은 항상 먹는 빵으로 집게 되더라.

 

나중에 다시 빵만 사러 재방문의사 백퍼. 언제 다시 빵만 사러 가게 될런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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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12-07 10: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옆지기 분이 케이크 안 좋아하신다면 케이크 대신 다른 빵 종류로 사주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제 옆지기도 크림 케이크는 영 싫어하는데 녹차 롤 케잌 같은거는 그나마 좋아하더라구요. 그래서 그걸로 사줍니다ㅋㅋ 초 꽂고 불 붙이고 그런 거 안한지 오래되서~ㅎㅎㅎ 그거 하신다면 케이크가 의미가 있겠지만요.
그나저나 올려주신 빵 사진들 넘 좋네요ㅠㅠ 빵 사랑인 저는 보기만 해도 좋습니다~
저는 요새 크리스마스 분위기 내려고 캐롤 리스트를 열심히 이어폰 끼고 듣고 있어요! 분위기 내는데 제격입니다. 머라이어캐리, 왬 이런 단골 손님들도 있고 저는 국내 가수들 캐롤 음반도 섞어서 들으니 좋더군요^^

레삭매냐 2022-12-07 16:43   좋아요 2 | URL
좋은 아이디어, 감사합니다.

케이쿠 값이 너무 비싸네요.
게다가 크리스마스 시즌이어
서 아주 기냥... ^^

빤짝빤짝 트리, 흥겨운 캐롤
이런 분위기는 좀처럼 만날
수가 없어서 아쉽네요.

페넬로페 2022-12-07 13:2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학순, 명장의 성함이 꿋꿋하게 느껴집니다. 음식과 빵의 사진들은 알라딘에서 매냐님을 따라갈 자가 없는것 같아요. 저도 생크림 케이크 좋아하지 않아 언젠가부터 고구마케이크로 대체했어요. 그건 커피 마실때마다 야무지게 먹을 수 있겠더라고요^^

레삭매냐 2022-12-07 16:44   좋아요 3 | URL
그러시군요. 의외로 생크림
케이크 별로 좋아하시지 않
는 분들이 많네요.

빵 사진 열심히 찍어서 올려
보겠습니다, 꾸벅. 감사합니다.

라로 2022-12-07 19: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정말 빵집에서 맥주를 팔다니... 특이합미다 고저.ㅎㅎㅎ
근데 맛있어 보여요,,
먹어 본 적도 없는데
사진만 보고 맛있어 보인다면
살이 찔 거라는 사인??ㅠㅠ

레삭매냐 2022-12-08 09:57   좋아요 2 | URL
제가 지금까지 명장 타이틀 단
세 곳의 빵집을 가봤는데, 이곳
이 그중에 젤 낫지 싶습니다.

그쵸 그쵸, 빵집에서 비루라니!

오늘 아침에 빵을 쟁여 두지 않
아서 대충 끼니 때우고 출동했
답니다 ㅋㅋ

새파랑 2022-12-07 22: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케잌이 조그만한데 엄청 비싸네요 ㅋ 이학순 베이커리 전 첨들어보지만 왠지 가계이름에서 명장의 느낌이 납니다 ㅋ

레삭매냐 2022-12-08 09:58   좋아요 2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한답니다.
타이틀 가격에 반은 되지
않나 싶더라구요 ㅋㅋㅋ

배고프니 뭐라도 먹고 싶
네요.

mini74 2022-12-08 14: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여기가 크리스마스네요. 빵과 트리와 캐롤까지 ~ 전 빵순이 옆지기는 밥돌이랍니다 ㅎㅎ

레삭매냐 2022-12-08 16:51   좋아요 0 | URL
말씀해 주시기 그렇네요.

고소한 빵과 뜨끈한 커피
트리 플러스 캐롤까정 -

크리스마스 분위기 완빵
이었네요 ^^

2022-12-10 22: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16 1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간만에 종이접기에 나섰다.

역시 종이학은 기본 중의 기본이 아니던가.



이번에는 크리스마스 트리.

인스타에 올라온 걸 보고 만들었는데 레슨이 너무 빠르다.

이걸 어떻게 보고 따라 접니 그래.

정교하게 접어야 하는데 대충 접었더니 틀이 맞지 않아서 고생했다.



비행기 접기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기존에 만들던 것보다 잘 날긴 하더라.

나이가 드니 점점 각을 맞춰서 딱딱 접기가 쉽지 않네 그래.



종이학과 더불어 종이접기의 기본인 개구락지 접기. 이건 누워서 떡먹기였지.

바람차는 종이 개구리의 변용이다. 이것도 쉽다.



노란색종이로 접은 1차 시도는 망했다. 정확하게 각이 나오게 접어야 하는데 대충 했더니만 결국 망했다.

두 번째 시도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더라. 각만 잘 맞추면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됐다.

하긴 그게 기본 중의 기본이긴 하지.



결론은 요즘 구하기 힘들어진 샘 애덤스 라거 비어 한 깡 그리고 팀 오브라이언의 신간 <줄라이 줄라이>. 현대카드 이벵 할 적에 만원 할인 받고 샀어야 했는데... 마감 기간을 넘겨 자버리는 바람에 그만 만원 청구할인 날려 버림. 다 그런 거지.

 

어제 저녁 먹고 들른 롯데마트에서 만난 샘 애덤스. 단가는 3,500원으로 다른 녀석들보다 비쌌지만 다른 곳에서 살 수가 없어서 두 깡을 샀다. 롯데마트 비루가 이맛트 비루보다 2-300원 정도 더 싸다는 건 안 비밀.

 

내일 다시 추워진다고 하던데. 내일도 집에 있어야 하나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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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2-12-05 08: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 때 아이와 종이접기 많이 했었는데 다 추억입니다.
그나저나 줄라이 저 책 저도 찜해뒀는데 리뷰 기대하겠습니다.

레삭매냐 2022-12-05 10:31   좋아요 1 | URL
저희 꼬맹이는 제가 접은 걸
자기가 맹글었다고 구라를
치고 있답니다...

<줄라이 줄라이>는 1969년과
31년 뒤인 2000년을 오가는
저자의 메무와 같은 이야기네요.

개인적으로 재미지게 만나고
있습니다. 곧 리뷰로 돌아오겠
습니다.

mini74 2022-12-08 14: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개구락지 멀리뛰기 많이 했는데 ㅎㅎ 지금은 학도 어떻게 접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하네요 ~ ㅎㅎ트리 귀엽습니다 ~

레삭매냐 2022-12-08 16:05   좋아요 0 | URL
네 개구리는 그간 종종 접어서
어렵지 않았는데 학은 쉽지
않더라구요.

진짜 트리 맹글어야 하는데
귀찮네요.
 



이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2년도 딱 한 달만 남겨 두고 있다.

 

예전에는 매달마다 그저 많이 읽는다는 것 자체에 정신이 팔려서 그야말로 무지막지하게 읽던 시절이 있었다. 아마 연간 최고 기록이 320권 정도 되지 않았나 싶다.

 

그러다 그게 다 무슨 의미인가 싶어졌다. 그냥 마음 가는 대로 읽는 거지. 물론 많이 읽어서 도움이 된 점도 없지는 않다. 그저 지금은 그러지 않게 되었다고.

 

이번달에는 발자쿠에 정신이 팔려 살았다. 13권 중에서 발자쿠의 책들이 6권이다. 12년 전에 <나귀 가죽>으로 발자쿠에 입문했고 그 다음에 읽은 책이 그 유명한 <고리오 영감>이었다. 고리오 영감은 아직도 19세기 프랑스판 막장 드라마로 기억하고 있다. 이달에 <샤베르 대령>을 읽으면서 고리오 영감의 빌런 딸 등장에 아주 흥미진진했던 기억이 난다. 발자쿠의 등장인물 우려먹기 기법은 아주 유명하다 이 말이지. 그런데 성격이 전혀 다른 소설에서 만나게 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더라. 어쩌면 발자쿠 작품을 읽는데 하나의 원동력이 되는 지도 모르겠다.

 

리얼리즘을 빙자함 발자쿠의 장황함도 이제 어느 정도 적응이 돼서 기분 좋게 술렁술렁 넘어가고 있다. 지금은 <골짜기의 백합>을 읽고 있는 중인데, 사랑에 빠진 철부지 주인공 펠릭스가 고향 투르 부근 투렌의 시골 마을 정경 묘사를 하는 부분에서 이 양반, 또 특기를 발휘하고 계시구나싶었다. 뭐든 적응하게 되면 애정이 깃드는 모양이다. 사랑해요 발자쿠.

 

너튜브로 만난 아트인문학 콘텐츠를 통해 속성으로 르네상스 시대 예술과 정치에 대해 배울 수가 있었다. 그렇게 만난 다채로운 정보들이 책을 읽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책과 너튜브를 동시에 보다 보니, 뭐랄까 기대 이상의 시너지가 발생한다고나 할까. 프랑스 부르봉 왕가의 시조인 앙리 4세에 대한 이야기들 그리고 프랑스대혁명 시기를 집중적으로 접하다 보니 책읽기가 점점 더 재밌어졌다. 너튜브의 순기능이라고 해야 할까.

 

<어둠 속의 사건>까지 해서 총 99권을 채웠다. 이제 한 권만 더 읽으면 연간 목표는 채우지 싶다.

 

13권 중에서 8권을 도서관에서 빌려다 읽었다. 물론 빌려서 읽지 못하고 반납한 책이 더 많다는 안 비밀이다. 산 책들은 미처 다 읽지 못하고 있구나. 오늘도 적립금을 램프의 요정이 자꾸만 줘서 뭔 책을 사야 고민 중이다. 꼭 사고 싶은 책도 없으면서, 왠지 안 쓰면 손해보는 너낌이 들어서 그것 참. 램프의 요정이 이렇게 영업은 참 잘하는 것 같다.

 

구매 후보로는 섬과달에서 나온 팀 오브라이언의 <줄라이, 줄라이>가 어떨까 싶다. 지난번에 현대카드에서 만원 청구할인해준다고 했을 때 샀어야 했는데 아까비.


=========================================

 

어제 막판 스퍼트로 한 권을 더 추가해서 11100권을 채웠다.

인천집에서 굴러다니던 제럴딘 머코크런의 <시라노>.

이게 뭐라고 읽다가 눈물을 줄줄 흘리게 되었는지. 초반의 유쾌함은 후반으로 갈수록 절망 적 사랑의 노래에 파묻혀 버렸다. 영화도 한 번 구해서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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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11-30 17: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말씀하신 대로 많이 읽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얼마나 알짜배기로 책을 읽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얻어가는 게 있어야죠^^
도서관에서 책을 간혹 대출하면서 구입하고 싶은 책들이 종종 생기는데 그럴 땐 기분 좋더군요. 저는 대출을 많이 하지는 않아요. 많이 하면 2권 하려나~?ㅎㅎ
저는 12월 첫날 지르려고 대기중입니다!ㅎㅎㅎ 적립금 장사는 알라딘이 참 잘하는 것 같아요*^^*

레삭매냐 2022-12-01 15:29   좋아요 1 | URL
저도 도서관 이용을 많이
하는데 일단 읽은 책들은 정말
좋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구입
하기가 망설여지더라구요.

그런 책들은 낭중에 중고서점
에 뜨길 기다립니다. 어서 와
라 이렇게요 ㅋㅋ

결국 어제 팀 오브라이언의 신
간 질렀네요.

mini74 2022-11-30 17: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연간 320권이라니요 ㅎㅎㅎ 매냐님이 발자쿠 하니까 넘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동네아저씨같기도 하고 ㅎㅎ저도 모셔둔 책 오늘 아침 얼릉 도서관에 반납했습니다 ㅠㅠ ~ 자본주의 요정이죠 여기 요정이 ㅎㅎ

레삭매냐 2022-12-01 15:29   좋아요 1 | URL
아주 오래 전에 그야말로 책에
미쳐 살던 시절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어림도 없지요 ㅋㅋㅋ

동네아재 맞답니다 헷 -

서니데이 2022-11-30 19: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위화 작가의 원청이 나왔군요. 예약시기에 본 것 같은데.
연간 목표를 가지고 책을 읽으시는군요.
100권은 상당히 많은 숫자인데, 곧 달성하실 것 같습니다.
잘읽었습니다.
차가운 날씨 따뜻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레삭매냐 2022-12-01 15:30   좋아요 2 | URL
넵 어젯밤에 우연히 만난
<시라노>로 드디어 100권
달성했답니다.

100권 중에 그래픽노블도
상당수라... 치트키인 셈이
죠.

날이 무지 춥네요, 감사합니다.

파이버 2022-11-30 21: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읽기와 유튜브의 결합이라니 좋네요! 유튜브도 잘 찾아보면 유익한 영상이 많은 것 같아요.
저도 적립금 받을 때 마다 전자책 하나씩 사게 되더라구요. 이제 알라딘에서 12월 적립금 줄텐데 연말이니 만큼 좋은 책 잘 성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레삭매냐 2022-12-01 15:31   좋아요 2 | URL
저는 어제 <줄라이, 줄라이>
질렀답니다 :>
섬과달에서 꾸준하게 팀 오브
라이언의 책들을 내줘서 좋네
요.

책과 너튜브의 결합, 많은 도
움이 되는 느낌입니다.

새파랑 2022-11-30 22: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연간 320권이면 어우야 ㅋ 왠만한 사람은 평생 읽을 책을 1년만에 읽으신거네요 ㅋ

왜 읽은 책의 권수에 집착하느냐고 뭐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전 뭐든지 기준점은 있는게 좋다고 생각해서 목표 독서량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ㅋ

11월은 발자크의 달이군요~!!

레삭매냐 2022-12-01 15:35   좋아요 2 | URL
저희 책쟁이들의 읽는 책 권수
에 집착은 공공연한 비밀이라
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책 좀 읽는데 1년에
백 권 정도는 닐거야 하는거
아냐라는...

이달에는 또 어떤 책들을 만나
게 될지 궁금합니다.
 


 

<고야의 유령> 밀로스 포만/장 클로드 카리에르 ZIP16461

 

절판되어 중고서점에서 구한 책이다. 도서관에도 없더라.

 

영화로도 만들어졌다고 하던데... 찾아보니 감독이 밀로스 포만이네. 아마 그럼 시나리오를 썼던 모양이다.

 

종교재판관이지만 계몽철학에 경도된 31세의 로렌조 카사마레스가 등장하고, 궁정화가로 합스부르크가에서 부르봉 왕조로 바뀐 스페인 궁정 화가였던 프란시스코 고야가 등장한다.

 

안알달루스 정복전(레콩키스타)에서 스페인의 종교재판소는 가톨릭 전사들과 신민들을 통합시키는 순기능을 담당한 적도 있으나, 이후 권력과 결탁되어 변질되면서 스페인 역사 발전에 중요한 저해 요소가 되었다. 얼마 전, 만난 너튜브 동영상에서 보니 종교재판소가 기부에 인색한 중세문화의 흐름을 바꾸는데 일조하기도 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종교재판소가 거의 순수한 악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모두가 그랬던 건 아닌가 보다.

 

어쨌든 18세기말까지 유지된 종교재판이라는 악습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흥미진진하다.

 

오늘 새벽부터 읽기 시작했다. 가독성이 아주 뛰어나다. 내가 또 이런 책들을 좋아하지.

 

간만에 레알 중고책방에도 들러봤다. 램프의 요정 중고책방은... 책만 중고지 가격이나 품질 면에서 너무 사악해서 중고책방이라고 부르기에 좀 그렇다. 중고거래소라고나 할까. 가격이 왜 이렇게 올랐는지 모르겠다. 뭐 하이퍼 인플레이션 시대의 낯설지 않은 모습이라고 한다면 또 모르겠지만.

 

수원역 앞에 있는 수원책방에 들러봤다. 가는 길에 두 팀의 도믿남들에게 잽히기도 했다. 한참 르세라핌의 신곡을 듣고 있어서 그들이 내게 말을 거는 지도 몰랐다. 뭐라고 하는데 멀뚱하게 쳐다보니 그냥 지나치더라. 참 얼마 전에는 중앙지검에서 드디어 전화도 받아 봤다. 어떻게 흘러가는지 궁금해서 더 듣고 싶었으나, 일이 바빠서 전화를 끊어야 했다.

 

수원책방은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 <호랑이 남자>나 요사스러운 샘의 <세상 종말 전쟁> 같은 책들이 간간히 눈에 띄긴 했지만 이미 다 읽거나 소장하고 있는 책이라 살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래도 맨손으로 나오기가 그래서 아테네 출판사에서 나온 <나폴레옹 이집트 원정기>를 단돈 오천원에 샀다. 무거워서 가방에 넣고 다니느라 고생깨나 했다.

 

안양 도로리책방에 얼마 전에 두 번이나 갈 기회가 있었으나, 동행들이 원하지는 장소라 하는 수 없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그래도 그나마 거긴 책이 좀 있는데 말이지. 예전에 도끼선생 전집 낱권으로 나왔을 적에 모두 사들였어야 했나. 하긴 도끼 선생 책들은 사두고 읽지 않는 책들이 너무 많아서리. 그나마 작년엔가 <카라마조프>를 꾸역꾸역 다 읽어서 체면이 선다. 뭐야 나 이래봬도 도끼 샘 책 읽은 닝겡이라고 말할 수 있게 돼서 다행이다.

 

뭐 이렇게 항상 바쁜지 모르겠다. 주말이 평일보다 더 빡시다.

그냥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며칠 절간에 틀어 박혀서 책이나 읽었으면 좋겠다. 핸드폰도 필요 없다. 예전 은사가 말하셨던 것처럼 미디어 다이어트를 해야 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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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11-26 13: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딱 한달만 어디 산에 들어가서 책만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 사람사는건 다 비슷한거 같아요 ㅋ

레삭매냐 2022-11-27 17:25   좋아요 2 | URL
저는 한달까지는 아이고,
딱 일주일만이라도 속세를...

그랬다고 합니다.

서곡 2022-11-26 14: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고야의유령 보다만 영화입니다 ㅎ 나탈리 포트만이 나오는데 종교재판 고문 보는 게 고구마일 것 같아 걍 접었던...

레삭매냐 2022-11-27 17:26   좋아요 1 | URL
최근에 스페인의 악명 높은
종교재판소에 대한 너튜브
컨텐츠를 만났는데, 상당히
책읽기에 도움이 되네요.

영화는 겁시 나서 못 보겠
네요 차마.

바람돌이 2022-11-26 16: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 발자크에서 잠시 외도하시는건가요? ^^ 저는 고야 그림 진짜 좋아하는데 -제가 고야 때문에 저의 첫 유럽 여행지가 스페인이었다는요. - 저 책에서는 고야가 무슨 역할을 하는지 궁금하네요.

레삭매냐 2022-11-27 17:27   좋아요 2 | URL
구러게요. 발자쿠 샘 책들
시작하고 끝내지 못한 책들이
제법 되는데 말이죠.

일단 읽어야 할 책들부터
좀 정리가 되는 대로 다시
발자크 들어갑니다.

아, 고야 !!! 고야의 그림이
어쩌면 모든 사단의 원초
가 되지 않았나 싶네요.

프레이야 2022-11-26 16: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야의 유령, 영화만 봤어요. 충격적이었어요.
책이 있군요. 미디어 다이어트 필요한데 말이죠. ^^

레삭매냐 2022-11-27 17:28   좋아요 1 | URL
책으로 먼저 만나 보고
싶었는데 책은 절판되었고
도서관에서 비치가 되어
있지 않아서 결국 중고서점
원정 가서 사왔답니다 :>

시나리오를 겨냥해서 쓴
책이라 그런지 술술 익히
는 느낌입니다.

핸드폰 없이 사는 게 불가
능해진 것처럼 미디어 다이
어트 역시나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페크pek0501 2022-11-27 15: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 살 때가 행복하죠..^^

레삭매냐 2022-11-27 17:29   좋아요 2 | URL
그렇지요 아무래도.

앞뒤 재지 않고 지르려고
한답니다. 일단 질러~~~

그레이스 2022-11-28 1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궁금했어요.
 


 

발자크와 다시 만나기까지 12년이 걸렸다.

12년 전에 <나귀 가죽>으로 발자크를 처음 만났다. 그리고 그 해 여름에 <고리오 영감>을 읽었다.

 

다시 만난 과연 발자크는 디테일의 마법사답다.

사람들은 발자크의 책들이 장황하고 지루하다고 한다. 인정한다.

그는 소설가인 동시에 시대의 기록자이기도 했다.

나도 처음에 <고리오 영감>을 읽으면서 미치는 줄 알았다. 이게 세계 10대 소설이라고? 하면서도 꾸역꾸역 읽었다.

 

19세기 프랑스를, 그리고 파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리고 발자크를 만나기 위해서 이 장벽을 뛰어 넘어야 한다. 그렇게 장벽을 뛰어 넘은 이들에겐 극락이 대기하고 있을 것이다.

 

<사촌 퐁스>를 읽으면서 내가 경험한 것이다. 절반 정도까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드디어 본 궤도에 오르니, 무언가 번쩍 하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발자크의 팬이 된 순간이었다.

 

바로 3년 전에 사서 묵혀둔 츠바이크의 <발자크 평전>을 읽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평생의 연인 한스카 부인을 만나는 장면까지, 절반 정도 읽었다. 그러다 발자크의 원전을 읽어야지 하는 마음에 잠시 한눈을 팔고 있다.

 

, 도서관에서 빌린 <사촌 베트>도 마저 읽어야 하는데... 중역이란 말이 있어서 좀 켕긴다. 일단 읽기는 해야겠지.

 

발자크의 책들은 다양한 출판사에서 나와서 수집하는 맛도 있다. 다음 타켓은 주말에 <사라진느>를 사냥할 계획이다.

 

지금은 문지에서 나왔지만 절판된 <인생의 첫 출발>을 읽는 중이다. 19세 청년 오스카르가 합승마차를 타고 가는 길에 만난 이들과 나누는 블러핑 섞인 대화들이 어찌나 재밌는지 모르겠다. 물론 이번에도 발자크는 19세기 파리의 원거리 대중교통 수단이었던 뻐꾸기마차에 대해 장황한 설명을 멈추지 않는다. 하지만, 강력한 서사의 힘으로 발자크 특유의 장황함을 돌파할 것이다 나는. 결론은 발자크는 역시 문학 천재 그리고 소설기계라는 점이다.



발자쿠 읽기와 함께 깊어가는 가을, 단풍 사진 하나 투척.

참 이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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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 2022-11-17 10: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흑흑 매냐님, 제게 발자크는 <나귀가죽> 한권으로 별1개짜리 작가가 되고 말았습니다ㅠㅠ
발자크의 가장 난이도 낮은 작품이 뭐가 있을까요....

레삭매냐 2022-11-17 10:50   좋아요 1 | URL
꼴랑 6개의 발자크를 읽은
닝겡으로 감히 추천해 드리
기 거시키하지만...

아주 주관적 판단에 의하면
지만지에서 나온 <샤베르 대령>
과 꿈꾼문고의 <곱세크>가
어떠실지 조심스레 추천해 봅
니다. 일단 분량이 적답니다 ^^

물감 2022-11-17 11:16   좋아요 1 | URL
후... 매우 겁나지만 언젠가 도전해보겠습니다.
정보 감사합니다 ㅎㅎ

Falstaff 2022-11-17 21:24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나귀가죽을 가장 어려운 발자크로 꼽는 분이 무지하게 많은데 그걸. ㅎㅎㅎ

stella.K 2022-11-17 13: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확실히 소설 고수시네요.
소설이라고 다 잘 읽히는 게 아닌데...
부럽습니다. 전 언제나 발자쿠를...ㅠ

레삭매냐 2022-11-17 17:57   좋아요 1 | URL
고수라니요... 당치도
않은 말쌈을 ㅋ

전 고저 부지런하고 싶은
책쟁이일 따름이지요.

발자쿠 넘나 잼나지 뭡니
까 그래. 읽을수록 찰진
맛이 -

바람돌이 2022-11-17 16: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고리오영감의 진입장벽이 높군요. 대표작인데말이죠. 레삭매냐님의 리뷰들 덕분에 발자크 진입장벽이 점점 낮아지고 있네요. ^^

레삭매냐 2022-11-17 17:58   좋아요 1 | URL
이러저러한 정보들을 캐다 보니
사람들이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
는 <고리오 영감>에서 바로 다
좌절해 버린다고 하네요 :>

아마 발자쿠 특유의 장황함과
디테일이 독으로 작동하지
않았나 싶네요. 일단 고비를 넘
기시고 난다면 웰컴투 극락월드
지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