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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보는 영화 그래도 재밌기만 하다

 

어제 도서관에 갔다가 존 파워스가 저술한 <왕가위>를 만났고, 그 자리에서 좀 보다가 빌렸다. 내가 처음 왕가위의 영화인 <중경삼림>을 볼 때까지만 해도 스타일리스트 감독이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거장이 된 모양이다. 이십여 년을 훌쩍 뛰어 넘는 시간의 무게가 느껴졌다고나 할까.

 

나는 <중경삼림>을 극장과 시네마테크에서만 세 번을 봤다. 아마 그 뒤에도 비디오로 다시 보지 않았을까. 그리고 부정확한 기억에 따라 나는 이번에 네 번째로 <중경삼림>을 봤다. 오래 전, 브리티시 홍콩 시절에 청킹 맨션의 어느 허름한 숙소에서 방글라데시 아저씨들하고 단돈 8,000원에 하룻밤을 보냈다. 그곳에서 만난 한국 사람들과 당일치기로 마카오 여행도 했다. 밤길에 만난 한국 아가씨를 데리고, 청킹 맨션에 데려 와서 잘곳이 없어 소파에서 자리를 만들어주는 오지라퍼를 자처하기도 했다. 그땐 그랬지.

 

1994년 그러니까 <중경삼림>이 발표된 해이다. 그로부터 무려 28년이라는 세월이 무시로 흘러가 버렸다. 경찰 223(금성무 분)이자 하지무는 오늘도 홍콩의 거리에서 범죄자들을 잡는 경찰로 활약 중이다. 그의 나이는 24. 하지만 5년을 만난 애인 메이가 떠나 버렸다. 자신의 생일인 51일까지의 유통기한인 파인애플 깡통을 먹으면 떠난 애인이 돌아오기라도 하듯, 그렇게 유통기한이 임박한 파인애플 깡통을 사 모은다. 어느 편의점 직원은 그가 원하는 대로 가져가라며 유통기한이 지난 파인애플 깡통을 떠넘긴다.

 

사랑에도 유통기한이 있는가라는 아주 고전적인 질문의 출발점이다. 지금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페이저, 그러니까 삐삐 사서함의 비번이 영원한 사랑이었다나 뭐라나. 사랑에도 유통기한이 있듯이, 영원한 사랑도 상대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지도 모르겠다.

 

그가 즐겨 찾는 야간 레스토랑 <미드나잇 익스프레스>에 새로운 직원 이름도 메이다. 주인장 아저씨는 실연에 시달리는 하지무를 위해 새로운 메이(그녀가 그를 좋아하는 말을 덧붙이며)를 만나 보는 건 어떠냐며 슬쩍 떠본다. 아 그전에 노랑머리(임청하 분)하고 잠시 0.5cm인가를 조우하는 장면도 나오던가 어쩐가. 기억은 참 불친절하다.

 

영화 촬영 당시 금성무보다 20살 가까이 나이가 많던 임청하의 외모는 실연에 빠진 이십대 청년이 새로운 사랑이라고 부르기에 전혀 손색이 없는 그야말로 방부제 같은 미모를 과시한다. 해가 뜨는 날에도 레인코트를 입고, 밤에도 썬글래스를 착장한 노랑머리 임청하는 마약밀매상이다. 6인조 인도 사람들을 고용해서, 옷과 신발 그리고 아이 인형 등에 마약을 숨겨 밀반출할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그들의 여권까지 압수했지만 항상 딴짓을 하던 인도 사람들은 노랑머리가 공항 카운터에 간 사이 종적을 감춘다.

 


자 이제부터 노랑머리의 그들에 대한 추적이 시작된다. 빡친 그녀는 지하철 수하물센터에 보관된 권총으로 무장하고 그들을 찾아 나선다. 기세로 봐서는 무슨 일이라도 당장 벌어질 것 같은 그런 태세다. 역시나 아열대 지역이 홍콩의 무더위를 보여 주는 장면 중의 하나는 노랑머리가 냉장고 문을 열고 열기를 식히면서 유에스 100달러짜리를 척척 세서 인도인들에게 나눠 주는 장면이다. 인도인 패거리들에게 쫓기던 노랑머리는 다섯발의 총탄으로 침사초이의 어수선한 거리에서 3명의 인도 사람들을 죽이고 가까스로 지하철에 탑승해서 위기를 모면한다. 아마 그들에게 잡혔더라면 어떻게 될지 모를 그런 순간이었다.

 


최종적으로 연인 메이에게 차인 사실을 확인한 하지무는 어느 바에 들어가 처음 들어온 여인과 사랑에 빠지겠노라는 요상한 구상을 하고 있다. , 그전에 실연의 허전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아는 여사친들에게 일본어와 광둥어 그리고 베이징어를 섞어 가며 전화질을 해보지만 별무소용이었다. 사실 감정에 휩싸여 가장 하면 안되는 행동을 이십대 청년은 한 것이다.

 

그리고 우리 왕칼 아니 왕가위의 설정대로 하지무가 진치고 있는 바에 노랑머리가 들어와 쿨하게 위스키를 주문한다. 그렇지 바에서는 맥주보다는 위스키가 제격이지. 그리고 자신의 결심대로 그녀에게 들이대기 시작하는 청년. 노랑머리는 자신은 지금 말할 기분이 아니라며, 대화 상대를 원하면 다른 사람을 찾아보라고 하지만 우리의 하지무가 그렇게 쉽게 물러설 것 같은가. 절대 아니다.

 

결국 쉬어야 한다는 노랑머리의 말에 어느 호텔 방으로 가지만, 술과 총격전의 피로에 쩐 노랑머리는 썬글래스도 벗지 않은 채 그대로 침대에 뻗는다. 날이 밝아올 때까지 경찰 223은 두 편의 광둥어 영화와 다섯 그릇의 샐러드를 먹는다. 그리고 자신의 어머니가 알려준 대로 여자가 하이힐을 신은 채로 자면 발이 붓는다면서 아주 친절하게도 노랑머리의 하이힐을 벗겨 자신의 넥타이로 씩씩하게도 닦아준다. 오래 전에도 그랬지만, 다시 봐도 명장면이 아닐 수 없다.

 

당장 3명의 사람을 죽이고 정처 없이 유랑하는 노랑머리를 순간적으로나마 사랑하게 된 경찰 223. 그 둘의 관계란 정말 역설적이지 않은가. 그 사실을 223이 알았더라면,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체포하기 위해 노랑머리에게 수갑을 채웠을까 과연. 그렇게 진실이란 상대적인 것일 수밖에 없다는 걸 왕가위 감독은 말하고 싶었던 걸까. 그러니까 우리가 사실에 도달하기 전까지 사실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하지무는 눈물을 몸 밖으로 빼내기 위해 비가 줄줄 오는 새벽 558분에 운동장을 그야말로 미친놈처럼 뛰기 시작한다. 그리고 삐삐마저 운동장에 두고 떠나려 하는 순간, 삐삐가 울린다. 702호실 친구가 보낸 해피 벌쓰데이라는 짧은 메시지에 그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가 된다. 우리네 삶은 그런 법이다. 가장 작은 것에 행복해하는.

 

우리의 임청하 누님의 이야기도 마무리를 지어야겠지. 자신을 함정에 빠뜨린 서양인 바텐더를 찾아가 가차 없이 총격을 가한다. 그리고 내내 쓰고 있던 노랑머리 가발을 내던지고 흑발로 돌아서는 장면으로 첫 번째 에피소드는 마무리가 된다.

 

처음으로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을 볼 적에는 현란한 카메라 워크 그리고 중국 반환을 앞둔 청춘들의 불안한 심리 등에 초점을 맞추면서 영화를 본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이제 시간이 흘러 중국의 국가적 수치의 상장이었던 홍콩은 중국으로 반환이 되었고, 그들의 마음 속에 내재되어 있던 불안은 현실이 되었다. 그런 점에서 임청하가 노랑머리 가발을 벗어 던지고 다시 흑발로 돌아가는 시퀀스는 미래에 대한 예언적 성격의 그 무엇이 아니었나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국이 통치하던 시절보다 과연 홍콩의 삶이 나아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마 그렇지 않을 것 같다. 식민지 시절보다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가 후퇴했다고 한다면, 이런 역설이 또 있을까 싶다. 한 때 싱가폴과 함께 영국이 품은 동양의 두 개의 진주라고까지 불렸던 홍콩은 동남아시아 금융 허브이자 무역 거점으로 전성기를 구가했다. 정치적 자유가 후퇴하면서, 동시에 경제적 번영 역시 퇴조하기에 이르렀다. 중국은 여전히 세계의 공장으로 활발한 생산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자본주의 국가들 입장에서 투자처로서의 홍콩의 매력은 브리티시 홍콩 시절에 비할 바가 되지 못한다.

 


, 그런데 사반세기도 전에도 이런 홍콩의 어두운 미래를 예언한 이런 수작이 있었는데, 어쩌다가 이제는 그런 영화를 볼 수가 없게 된 걸까? 그건 아마도 중국의 광전총국이 선전영화로 영화판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이 아닐까. 이제는 검은 머리 외국인들은 자국 영화에 출연시, 외국인이라는 표기를 명시하는 법률까지 만들었다지 않은가. 비약적인 경제성장에 자신감이 붙은 모양이긴 하지만, 영화나 음악 혹은 문학 같은 소프트파워로 사람들의 마음까지 사로잡기에는 그네들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결국 모든 이야기들은 우리네 삶을 결정짓는 정치로 귀결되기 마련인가 보다. 왕칼 아니 왕가위의 영화 스타일 넘치는 삼삼한 연애 스토리 <중경삼림>에서 출발한 이야기가 중국/홍콩 영화의 우울한 오늘날까지 말하게 된 것을 보면 말이다.


[뱀다리] 모두가 다 알겠지만 2편의 주제가처럼 등장하는 마마스 앤 파파스의 <캘리포니아 드리밍>과는 결을 달리하는 멜랑콜리하면서도 비내리는 홍콩 거리를 연상시키는 그런 블루지한 사운드트랙들이 영화의 완성도에 일조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영화 곳곳에 등장하는 주크박스도 주목할 만하다. 휴대폰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듣게 된 시절에 돈을 넣어야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주크박스는 이제 시대의 유물이 됐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난 밀레니엄에 주크박스는 자본주의 총아 같은 존재였다. 뭐 궁극적으로 보면 지금도 달라지지는 않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듣기 위해서는 돈을 내야 한다. 완전 자본주의적이지 않은가 말이다. 그것도 후불제가 아닌 선불제로. 내가 가진 자본과 선호하는 음악에 대한 등가성이라고 해야 할까.

 

크리스토퍼 도일이 맡은 핸드헬드 카메라만큼이나 음악도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한몫했다는 생각이다. 미국에서 왕가위 스타일의 흘려찍기(?)는 아마추어 같다는 비판을 받았다. 어쩌면 한물간 누벨바그 스타일의 영향을 받은 왕가위에 대한 의도적 폄하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제는 거장의 재기 넘치는 실험정신이라는 말로 포장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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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4-04 18: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왕가위 넘 반갑네요. 우리 나라에서도 짝퉁영화가 만들어진거 기억납니다 ㅠㅠ 암울한 홍콩 분위기와 배우들 참 멋있었는데 말이죠. 양조위 그 헤어스타일 넘 좋아서, 남편에게 그 스타일 해보라고 했다가 ㅠㅠ 남편은 그냥 동네 이발소아저씨더군요 ㅠㅠ

레삭매냐 2022-04-04 19:16   좋아요 3 | URL
부군님의 썰, 왤케 재미집니까 기래 ~
빵빵 터졌습니다.

WKW를 읽으면서 오래 전 기억들
이 퐁퐁 샘솟아서 저주 받은 걸작
이라는 <아비정전> 등을 하나하나
구해서 보려고 합니다.

울나라에서 맹근 짝퉁영화의 제목
은 무엇일까요, 궁금합니다.

mini74 2022-04-04 19:23   좋아요 3 | URL
홀리데이인 서울 이었어요. 보고나서 다들 화내며 나왔던 기억나요 ㅎㅎ모텔 선인장도 그랬지요 ㅠㅠ
 


너 자신의 사유하지 않음을 경계하라

 

어떤 책들은 읽었는데 리뷰를 쓰지 못한 그런 책들이 있다. 내가 유일하게 읽은 한나 아렌트 작가의 책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 그랬다. 리뷰로 남기지 않은 책들은 왠지 읽지 않은 그런 느낌이라고나 할까.

 

이틀 전에 우연히 너튜브로 김지윤 박사가 진행하는 지식플레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보게 됐다. 그리고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메모를 해두었다. 그 메모를 바탕으로 그 유명의 악의 평범성에 대한 단상을 적어 보려고 한다.

 

1960511, 이스라엘 비밀첩보부인 모사드는 10일 전에 위치와 신원을 파악한 전직 SS요원 아돌프 아이히만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비밀리에 체포했다. 아이히만은 프라하의 도살자 혹은 금발의 짐승이라 불린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 휘하에서 최종해결책으로 명명된 유대인 절멸계획을 실행에 옮긴 전범이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수백 수천에 달하는 나치 전범들은 전범재판을 피하기 위해 스페인과 로마에서 친나치주의자들이 계획한 이른바 오데사 프로젝트로 신원을 감추고 비밀리에 프랑코가 통치하는 스페인의 종교시설이나 라틴 아메리카로 도주하는데 성공했다. 바티칸의 오스트리아 출신 알로이스 후달 주교는 이런 나치 전범들을 옹호한 인물로 유명하다.

 

1941년 미국으로 망명해서 저널리스트 활동을 하고 유대인 한나 아렌트에게 <뉴요커>지는 예루살렘에서 시작된 아이히만 재판을 현지에서 보고해 줄 것을 의뢰한다. 하이델베르크 대학 출신의 한나 아렌트는 하이데거와 야스퍼스의 제자로 철학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었다. 세기의 재판이 열리는 예루살렘으로 간 한나 아렌트는 꼼꼼하게 재판을 기록했고, 재판 과정을 통해 드러난 홀로코스트의 진실을 다시 한 번 세상에 알렸다.

 

알다시피 책의 부제는 <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서>. 그녀의 주장에 따르면, 평범한 사람들이 악당이 되는 이유는 바로 사유를 하지 않아서다.

 

15개 죄목으로 기소된 아이히만은 재판 과정에서 두 가지 이유에서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다. 하나는 재판 절차상의 적법성이었고, 다른 하나는 자신은 그저 상부에서 시키는 대로 할 일을 했다는 이유였다.

 

사실 모사드 체포조의 아이히만 납치는 국제법상 주권국가 아르헨티나의 주권을 침해한 행위였다. 아르헨티나 대통령 후안 도밍고 페론은 그동안 나치 전범들을 송환해 달라는 요청을 거부해왔다. 이스라엘 정부는 아이히만이 무국적자이고, 열혈 청년들이 애국심에 그를 체포했노라는 변명을 내놓기도 했다. 페론이 통치하던 아르헨티나에는 야세노바츠 수용소 지휘관 출신의 딘코 사키치, 1943년 이탈리아 로마 근교에서 민간인 355명을 학살한 에리히 프리프케 그리고 아우슈비츠 죽음의 천사라는 별명으로 불린 요제프 멩겔레 등이 숨어 있었다. 최근에 읽은 책에서 모사드는 요제프 멩겔레가 아르헨티나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얻고 그도 세트로 잡아 들일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신중한 성격의 멩겔레가 모사드의 포위망을 벗어나면서 계획은 무산되었다고 한다.

 

아이히만 재판에서는 사법 시스템의 원칙이라고 할 수 있는 법률불소급의 원칙 문제가 대두되었다. 나치 및 나치 협력자 처벌법은 1950년 제정되었는데, 아이히만이 저지른 범죄들은 모두 1945년 종전 전에 벌어졌다. 동시에 재판관할권(jurisdiction)도 문제가 되었다. 이스라엘 국가 자체가 1948514일 세워지지 않았던가. 뉘른베르크 법정도 마찬가지였지만, 승자의 법정이라는 취약점이 지적되었다. 나치 전범들이 처벌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지만, 전쟁 기간 도중 미영이 주도한 무자비한 전략폭격으로 무고하게 죽은 독일 시민들에 대한 전쟁범죄에 대해 처벌이 이루어졌던가?

 

이런 첨예한 주장들에 더불어, 카를 야스퍼스는 아이히만에 대한 재판이 유대인에 대한 범죄가 아닌 인류 전체에 대한 범죄이기 때문에 국제 재판소에서 다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어쨌든 아이히만은 재판 과정에서 칸트의 정언명령 타령을 하면서 자신은 그저 상부에서 내린 지시를 수행한 것에 불과하다는 요설을 펼쳤다. 철학 박사인 한나 아렌트는 아이히만의 칸트의 정언 명령인 절대적이고 보편적인 도덕률을 하나도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나치 시대에 절대적이고 보편적인 도덕률은 오로지 총통에 대한 절대적이고 맹목적인 충성 뿐이었다. 타인 그러니까 유대인의 존엄성은 부인하는 세력이 자신들의 존엄성은 존중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지 그 점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한나 아렌트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핵심 키워드로 잡은 악의 평범성(the banality of evil)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thoughless 그러니까 사유하지 않음을 냉정하게 지적하고 있다. 패전과 대공황으로 발생한 상상을 초월한 인플레이션 그리고 영토 상실과 무장해제라는 치욕적인 국가적 상황에서 독일 시민들은 국가사회주의당의 아돌프 히틀러라는 기괴한 인물을 자신들의 지도자로 추대했다. 그는 하멜린의 피리부는 사나이 같은 존재로 독일 시민들에게 전쟁으로 일시적인 환각 효과를 제공했으나 궁극적으로는 파멸의 길로 인도했다.

 

엉터리 지도자와 국가사회주의자들의 기만과 선전선동에 넘어간 다수 독일 시민들은 정당한 방식의 사유하기를 포기했다. 독일 민족의 우수성을 떠들던 나치주의자들은 양심의 목소리를 외면하라고 시민들에게 강제했다. 그 결과, 보통 사람들이 나치 학살부대인 아인자츠그루펜의 일원이 되어 동부전선에 투입되어 양민들과 유대인을 일선에서 학살했다. 더 나아가 홀로코스트라는 전대미문의 비극에 멀쩡한 양식의 독일 시민들이 동원되었고, 그들은 아이히만의 주장대로 그야말로 톱니바퀴처럼 거대하고 조직적인 학살 시스템에 종사했다.

 

한나 아렌트는 예루살렘에서 벌어진 아이히만의 재판 경과를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가감없이 그대로 전 세계에 타전했다. 사실 이스라엘 총리인 다비드 벤구리온과 법무부 장관 기드온 하우스너의 지휘 아래 진행된 아이히만 재판은 처음부터 정치적일 수밖에 없었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반유대주의 실상을 세계에 알리는 정치적 효과를 이스라엘 정부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이 재판을 통해 얻을 수가 있었다.

 

자신이 유대인이지만, 시종일관 객관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홀로코스트 당시 나치에 협조한 유대인 지도자들과 유대인들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다루게 되면서 한나 아렌트는 지인들과 유대인들에게 엄청난 비판을 받게 됐다. 저명한 유대인 학자이자 히브리 대학의 교수였던 게르솜 숄렘은 편지로 아렌트가 유대인 부역자에 대해 많은 부분을 할애한 부분, 자신이라면 어떤 저항을 할 수 있었겠느냐 그리고 유대인에 대한 사랑(love of the Jews)이라는 개념이 부족하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런 이유로 한나 아렌트는 동료 유대인들에게 숱한 비난과 외면 그리고 협박을 받았지만 끝까지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자신의 생존 혹은 이익을 도모하겠다는 이유로 혐오와 배제의 정치가 판을 치는 시절에 다시 한 번 한나 아렌트가 주창한 악의 평범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다. 당연히 우리는 특별한 악에 대해서는 생리적 거부감을 표시한다. 하지만 주변에서 스멀스멀 파고 들어오는 그런 평범하고 일상적인 악에 대해서는 사유하지 않고 그냥 무심하게 넘겨 버리는 것 같다. 그런 평범한 악이 권력이 되어 우리의 일상을 옥죄어오게 될 때, 나는 과연 어떤 저항을 하게 될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그때 가서 사유하지 않음을 그리고 행동하지 않음을 후회해 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역사는 우리에게 말없이 알려주지 않고 있는가.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은 딱 그만큼의 무게로 3월의 나에게 다가섰다. 이 책은 아무래도 다시 한 번 읽어봐야할 것 같다. 내가 준수해야할 보편적 도덕법칙의 본질을 다시 깨닫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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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04-02 14: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저번주부터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읽고 있어서 너무 반갑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혼자 외롭게 가는 그 길을 레삭매냐님이 비춰주시네요. 잘 읽고 갑니다^^

레삭매냐 2022-04-03 09:10   좋아요 0 | URL
고전이 달래 고전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네요.

단발머리님의 독서를 응원합니다.
빠이팅.
 


오늘 아침에 부리나케 중고서점으로 가서 2권의 책들을 사들였다.

하나는 앨런 홀링허스트의 <이방인의 아이> 그리고 다른 하나는 크리스토퍼 클라크의 <강철왕국 프로이센>이다.



3년 전에 나온 크리스토퍼 클라크의 <몽유병자들>을 노리고 있었는데 그 책은 수배하기가쉽지 않더라.

 

먹잇감을 노리는 매처럼 그렇게 중고서점에 뜨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너무 두꺼워서 도서관에서 빌린다고 하더라도 언제 읽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가 없기에. 물론 그렇다고 해서 바로 사서 읽는다는 보장도 없고. 뭐 그렇다.

 

일단 책의 두께가 보통이 아니다. 대략 천쪽이 넘어가는 태세다. 사들이면서도 과연 내가 이 책을 읽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묻게 된다. 벽돌책 격파단에 가입이라도 해야 하나.



어제 검색해 보니 앨런 홀링허스트의 책인 <이방인의 아이><스파숄트 어페어>가 입고 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달뜬 마음에 드디어 입수하나 싶었으나... 그 새 <스파숄트 어페어>는 누가 사간 모양이다. 이 동네에 나랑 책 취향이 비슷한 닝겡이 살고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 도대체 누구인가. 너무나 궁금하다.

 

이 책도 만만치 않다. 800쪽 정도. 한숨부터 진하게 나오는구나 그래.

너무 두꺼워서 두 권 모두 사무실에 두고 집에 왔다. 가져와서 좀 펴보기라도 해야 하는데...

 

이달에는 당최 책이 손에 잡히지 않는구나. 뭐 그런 달도 있는 법이지.

 

앨런 홀링허스트의 <아름다움의 선><수영장 도서관>은 창비에서 나왔는데, <이방인의 아이><스파숄트 어페어>는 민음사에서 나왔다. 첫 두 권은 역자가 같아서 마음에 들었는데 이번에는 역자도 제각각이다. 가능하면 같은 역자가 한 작가의 책들을 번역해 주었으면 하는데... 세상에 내 뜻대로 되는 게 뭐가 있나 그래.



일요일날 도서관 가는 길에 만난 짬타이거 녀석.

잘 먹어서 겁나 뚱뚱한데 아주 날랬다.

꼬맹이가 추격을 시작해서 사진을 찍기도 전에

언덕 위로 튀어 버렸다. 오 잽싼데 그래 -



언덕 위에서 닝겡들을 바라보는 짬타이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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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2-03-22 06:2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스파숄트...는 새파랑님이 가져가셨나 봅니다.라고 하면서 이간질해 보는...🤣

새파랑 2022-03-22 06:55   좋아요 5 | URL
저는 알라딘 직배송으로 구매했더라구요 ㅋ 저 아닙니다 ^^

레삭매냐 2022-03-22 11:26   좋아요 5 | URL
저도 새파랑님 <스파숄트 어페어>
구매하셨다고 해서 깜놀~했답니다.

제것을 슈킹~하셨나 봅니다.
그리하야 저는 다음 기회를 노려
보겠습니다 ㅋㅋㅋ

잠자냥 2022-03-22 10:2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방인의 아이>가 벌써 중고로 나왔어요? 쳇 저는 새 책 사서 아직 안 읽었는데.....ㅋㅋㅋㅋ
뚱냥이 귀엽네요.

얄라알라 2022-03-22 11:29   좋아요 4 | URL
저는 잠자냥님과 레삭매냐님 글보고 <이방인의 아이> 머릿 속에 입력입력 하던 차인데
˝벌써 중고로 나왔어요?˝ 물으시는 걸 보니
제 업데이트가 한참 늦은 것 같습니다 ㅎ

레삭매냐 2022-03-22 13:30   좋아요 3 | URL
어디 저희 책쟁이들이 새책을 중고
로 맹그는 기법이 어디 어제 오늘
이야기던가요 ㅋㅋㅋ 다 그런 거지효.

저는 주시하고 있었지만, 저희 촌동네
까지 흘러 들지 않아 기다리던 중이었
습니다. 어제 아침에 바로 달려가서
낚아챔요.

뚱냥스가 제법 날래서 당황했습니다.
잽싼 녀어석~

미미 2022-03-22 11:1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천쪽이 넘는다니 레삭매냐님 그런 두께를 구매하신 것 부터 존경입니다.^^*

저는 <아름다움의 선>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도 두꺼워서 가끔 다정하게 눈길만 주고 있거든요.ㅎㅎ
<이방인의 아이>궁금하네요!

레삭매냐 2022-03-22 13:35   좋아요 3 | URL
<강철왕국 프로이센> 913쪽
<이방인의 아이> 879쪽

다들 과연 벽돌책급입니다 넵.
고저 무모한 만용으로 봐주시길...

전 앨런 홀링허스트의 데뷔작
<수영장 도서관>이 너무 하드
코어해서 쩜... 암튼 그랬다고
합니다.

이제 연세가 좀 드셨으니 갠춘
하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

사는 건 잽싸게, 읽는 건 찬찬히.

얄라알라 2022-03-22 11: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책을 산책로 벤취에 놓고 찍으시는 레삭매냐님 기분(읽고 싶으시던 책 중고서점에서 겟하셔 즐거우신 마음) 막 상상이 됩니다.
저도 책 받아들고 나오자마자 벤취에서 사진 찍어본 적 있어서....과도한 해석인지 모르지만요

책 구하셨다니 축하드려요

레삭매냐 2022-03-22 13:33   좋아요 3 | URL
ㅋㅋ 정확하십니다.
만날 사무실에서 대충 사진 찍다
벤치 컷은 어떨까해서 야외촬영
으로다가 -

감사합니다.

바람돌이 2022-03-22 13:3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강철왕국같은 책은 보통 소장용으로 사기에 중고서적으로는 잘 안나올듯도 하네요. 제 책장에도 저런 별돌 역사책들이 즐비하게 있고 읽지도 않았건만 중고시장에 내어놓을 생각은 일도 없으니 말이죠. ㅎㅎ 그래도 뭔가를 겟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가 날쌔게 득템하시는 레삭매냐님 멋있으세요. ㅎㅎ

레삭매냐 2022-03-22 19:06   좋아요 0 | URL
그렇습니다.
소장각의 책들은 시장에 잘
나오질 않더라구요 ^^

아무리 읽지 않는다고 하더
라도 팔 지도 않는 거죠!!!

만날은 아니지만 이렇게 운
좋게 걸리는 날에는 룰루랄라
랍니다. 감사합니다.

mini74 2022-03-22 18: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강철왕국 뽀대납니다 ㅎㅎ 여름밤 제 소중한 벽돌책으로 모기잡던 남편이 떠오르네요. ㅎㅎㅎ간도 크지 말입니다.

그레이스 2022-03-22 19:03   좋아요 2 | URL
미니님^^
저는 남편책으로(물론 아낄 필요 없는 책이예요^^) 천장에 던져서 모기잡다가 벽지 찢어먹었던 기억이...ㅋㅋ
벽돌책은 무거워서 굼떠요 ^^

레삭매냐 2022-03-22 19:08   좋아요 2 | URL
오옷 간 큰 남자!

저는 지난 번에 읽지도 않은
책 위에 청테이프를 오래 놔
두었다가 표지가 뜯기는 그런
비극을 경험하기도 했답니다.

나중에 읽어 보려고 하니 글
자가 눈에 들어 오지 않더군요.
너무 어려워서리... 뭔 말이야 !

부수적이지만
책의 제목은 <G.H.에 따른 수난>
이었습니다.

라로 2022-03-24 16: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언덕 위에서 닝겡들을 바라보는 짬타이거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은 걸요!!! 호오~~.
근데 매냐님과 취향이 비슷하면서 행동은 약간 더 빠른(?)닝겐님은
누굴지 저도 궁금해요.
이거 풀어야 하지 않을까요??ㅎㅎㅎ
꼭 누군지 밝혀지길!!

레삭매냐 2022-03-24 16:29   좋아요 2 | URL
예전에 동네 중고 책방에 기다리던
책이 떠서 바로 사러 달려 갔었는데
그 새 채갔더라구요 !!! 오 마이 가뜨!

루크레티우스의 <사물의 본성에 관
하여>란 책이어서 더 놀랐답니다.
세상에나 -

짬타 녀석은 행동이 무지 잽쌌습니다.
 


지난 주에 예약 도서를 주문했다. 그 책의 이름은 바로 오늘 도착한 우메자카 하루오라는 일본 작가-처음 들어보는 그런 작가였다-<낡은 집의 봄가을>이라는 소설집이다.

 

모두 9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고, 총 페이지수는 277. 연암서가에서 나온 책이다. 한 권이 더 있는데 그건 이 책을 만나 보고 나서 읽던가 아니면 사서 보던가 결정할 생각이다.

 

제목의 원제는 <보로가노슌쥬>라고 발음하는 것 같다. “보로는 고물, 넝마 그리고 누더기 같은 뜻이라고 하네. 오래 전에 배운 일본어를 더듬더듬 읽는다. 이래서 어렸을 적에 무엇이든 배워야 하는가 보다.

 


오늘 오후에는 도서관에 들러서 연체된 책들을 모두 반납했다. 우리 동네 도서관에서는 연체료는 물리지 않고 대신 페널티로 대여일만큼 빌리지 못하게 한다. 그러니까 난 하루 연체했으니 오늘은 빌리지 못하고 내일부터 빌릴 수 있는 거다.

 

방역패스가 해제되면서 도서관에서 책읽는 꼬맹이들이 많이 늘었다.

 

나도 도서관에서 책을 읽을까 하다가 절친이지만 코로나 시국 때문에 그동안 연락하지 못했던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냥 목소리 듣는 것만으로도 반갑고 짠하고 뭐 그런 친구다.

 

코로나에 걸렸다가 지난 금요일날 해제가 되었다고 한다. 목구멍이 포도청인지라 휴일인 오늘 그리고 내일도 그동안 못한 일들을 해야 한다고 한다. 사는 게 만만치 않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그리고 나서는 이맛트로 장보러 다녀왔다. 원래 저녁도 그곳에 있는 칼국시 집에서 해결하는 그런 플랜이었는데 한 명이 거부권을 행사해서 결국 갈비탕으로 저녁을 먹고 집에 왔다.

 

우리가 정확하게 저녁 7시에 식사하러 들어갔는데 엘베에서 나오는 손님들에게서 술냄새가 진하게 풍겨오더라. 그들은 과연 대리기사님을 불러서 갔을까? 난 왠지 그러지 않았을 거라는 느낌적 느낌이 들더라.

 

지난 한 열흘 정도 마음이 다 잡히지 않아 책이고 뭐고 다 손을 놓아 버린 모양이다. 오늘 새 책도 도착하고 했으니 다시 책을 읽어야지 싶다. 우리 책쟁이들의 삶이 그렇지 않은가. 모름지기 책에서 힐링을 얻는 법이다.



아까 참에 이맛트에서 찍은 꽃사진이다.



꽃 장사가 사양길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보니 꽃 들고 다니는 이들이 제

법이더라.


가게에서 파는 꽃들은 왜 이리 다 이

쁘고 싱싱하던지.



역시 봄에는 튤립이다.


오래 전에 에버랜드 시절에 그곳으로

떠났던 출사의 추억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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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3-19 21:2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오늘 도서관 갔다왔어요. 비가 와서인지 아이들이 많았어요. 도서관 수업도 시작해서 아이들 우렁차게 뭔가를 따라 읽기에 뵜더니 동화구연인지 뭔지 하고 있던데 귀여웠어요. 저도 다시 책을 펼칩니다. ㅎㅎ 도피가 아닌 힐링이 되길 바라면서요 *^^* 주말즐겁게 보내세요 매냐님 ~

레삭매냐 2022-03-19 22:02   좋아요 4 | URL
햇볕이 쨍쨍해야 하는데 아침부터
눈발에 비에... 꾸리꾸리하네요.

낼은 날이 좋기를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얄라알라 2022-03-20 06:20   좋아요 2 | URL
학교에는 꼬마들이
도서관에도 꼬마들이
~~
게다가 꼬마들이 우렁찬 따라읽기를 했다니
상상만으로도 봄 같습니다.
레삭매냐님 올려주신 꽃 사진 다 좋은 중에서도 두번 째, 라넌큘러스(?) 너무나 예뻐요. 꼬마들 목소리랑 어울리겠다는 상상~~하고 갑니다

레삭매냐 2022-03-20 08:29   좋아요 2 | URL
[얄라알라님] 꼬맹이들의 다시 활기
찬 모습을 보니 좋더라구요 :>

앗, 저는 장미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꽃 이름이 라넌큘러스였군요 !

한 수 배웠습니다. 대따 이쁘더군요.

라로 2022-03-21 18: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 어려서 일본어를 배우셨군요!! 어쩐지!! 저도 동감입니다, 뭐든 어려서 많이 배워 두면 좋은 것 같아요.

2. 친구 분도 코로나.ㅠㅠ 이젠 정말 언제냐가 문제겠어요. ㅠㅠ

3. 거부권 행사하시 분은 꼬마분??ㅎㅎㅎㅎㅎ(아이들 국수 별로 안 좋아하더라고요, 스파게티는 좋아하지만, 저희집은;;;)

4. 꽃 사진 이뻐요!! 그런데 이 사진은 혹시 새로 장만하신 카메라로 (아니 새로 장만 하셨나요?? 이마트니까 걍 휴대폰으로 찍으셨을까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생각;;;

5. 에버랜드까지 출사를 나가셨을 정도로 예전부터 사진에 열정이 있으시군요!!

레삭매냐 2022-03-21 23:47   좋아요 1 | URL
어려서라기 보다는... 고등학교 때
잠깐 배울 걸로 아주 유용하게 써
먹고 있답니다 ^^

지난 주에 먹으러 갔던 곳이 좋다
고 해서 당근 먹으러 갈 줄 알았
는데 느닷없이 배신을 땡기는 바람
에 그만 -

아직 미러리스 카메라는 땡기지
못했고요, 대신 새로 얻은 핸드폰으
로 찍은 사진이랍니다.

예전에 필름 카메라 시절에 현상과
인화하는 법도 배워서 직접 하곤
했답니다. 그땐 그랬지 ~

가필드 2022-03-22 18: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꽃 색상이 눈이 부시네요 ^*^ 매냐님

레삭매냐 2022-03-22 19:08   좋아요 0 | URL
요즘 꽃집이 되나 싶었는데 -

봄이라 그런지 화사한 꽃들이
아주 잘 팔리더라구요.

오늘도 꽃집에서 꽃 사는 분
을 보았답니다.

반짝반짝 눈이 부셔 지지지지~
 


 

오랫 동안 투표를 해왔지만 오늘처럼 오래 기다린 적은 또 처음이다.

하긴 그전에는 모두 사전투표를 해서일까.

 

아침 8시가 되기도 전에 부리나케 투표를 하러 인근 투표장으로 향했다.

투표장은 초등학교였는데, 정문에서부터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 있었다. 이럴 수가...

 

결국 40분 정도 기다려서 투표를 할 수가 있었다.

등재번호를 숙지하거나 모른 채로 와서 찾는데 시간이 또 걸리고.

네 자리 숫자라 외우고, 또 혹시 몰라 사진을 찍어 갔다.


새치기하는 사람도 둘이나 있었다. 아니 차 시간이 830분인 건 자기 사정이고, 다른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도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자기 사정만 이야기하고 새치기하는 장면이 참... 선거사무원들은 앞 줄에 선 분들에게 양해하라고 하는 게 고작이었다.

그렇게 바쁘면 미리미리 나와서 투표를 하던가.

 

금방 투표할 줄 알고, 옷을 대충 입고 나갔다가 낭패를 봤다.

어쨌든 나의 투표는 끝났고 이제 결과를 기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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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3-09 09: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투표하러 가고 싶지만 ㅠㅠ 전 사전투표했어요. 수고하셨어요 매냐님 ~

레삭매냐 2022-03-09 10:20   좋아요 3 | URL
전 지난 금요일날 사전투표
하러 갔다가 엄청나게 긴
줄에 그만...

오늘 재도전에 성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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