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답게 산다는 것 - 다산 정약용이 생각한 인간의 도리, 그리고 법과 정의에 관한 이야기
정약용 지음, 오세진 옮김 / 홍익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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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의 저서 <흠흠신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다산이 말한다 인간답게 산다는 것>을 만나보게 됐어요.


 

 

정약용의 3대 저서로 <경세유표> <목민심서> <흠흠신서>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흠흠신서>는 형법, 법 행정, 살인사건 판례와 그에 대한 비평을 실은 책이에요.

서문에 이 책을 저술한 이유를 밝혀요.


정조의 죽음과 함께 다산이 꿈꾸었던 개혁정치를 이루지 못했다는 게 안타깝네요.

이 책은 다산의 <흠흠신서>를 그대로 번역한 게 아니라 현대인들이 조선시대의 배경과 윤리관을 이해하기 쉽게 편역자의 해설이 첨부되어 있어요.

조선시대에 일어난 형사사건의 경위와 수사과정, 판결이 서술되어 있고 그에 대한 임금의 판결, 그리고 그 판결에 대한 다산의 비평, 마지막으로 편역자의 해설과 비평이라는 순서로 한 사건씩 엮여 있어요.


 


조선시대에는 따로 법관이 없어서 정치인이 곧 법관이었다고 해요. 지방 수령이 행정관과 사법관을 겸하고 있는데 사법적 경험과 지식이 부족해 중인계급인 아전이 재판을 대행하는 경우가 많았고, 법전이 있음에도 "네 죄를 네가 알렸다" 식의 다짜고짜 곤장부터 치고보는 비인간적인 조사가 많아서 지방관리들의 지침서로 삼을 판례집이 필요했고, 다산의 공직 경험이 더하여 <흠흠신서>가 나올 수 있었다고 합니다.


책을 읽다보니 지금의 윤리관과는 다른 조선시대의 윤리관을 엿볼 수 있었어요.

살인사건의 판결은 기본이 사형이지만, 유교적 가치관이 더 중시되면서 사형을 면하기도 해요.

자신에 대한 헛소문을 퍼뜨려 정조를 의심받게 한 사람을 찾아가 살인을 한 여인에게 용감하게 복수하여 결백을 증명했다고 칭찬하고 석방까지 하는데, 순결과 정조를 잃은 여인에게 가혹했던 조선시대를 생각하면 그 시대 여인들이 정조를 목숨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시대상황이 이해가 가네요.

또한 '효'를 숭상했기 때문에 패륜범죄에 더 엄격했고, 부부가 다투어 남편이 부인을 죽이는 경우엔 사형이지만, 부인이 시부모에게 순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때려죽였다면 사형을 면할 수 있었다네요. 뒤에 기술되는 부인 살해사건마다 죽은 여인이 시부모에게 대들고 다퉜다는 대목이 자주 나오는 걸 보면 죽이고 나서 사형을 면하려고 핑계를 댄 거 아닐까 싶기도 하고 씁쓸하네요.


이 책을 통해 조선시대의 사법체계를 엿볼 수 있고 그 속에서도 인간적인 관용이 넘쳤던 정조 임금과 엄격한 법 적용을 주장했던 다산과의 비교가 재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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