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성이라니, 너무 굴복하게 되잖아. 젠장. 졌다. 똑바로 살자.
운 좋게 어떤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건 사실이야. 하지만 변명이 많아지면 눈이 흐려지고 심성도 바뀌어버려….
쉬엔지는 자신이 요족왕을 베고 인마를 두들겨 팼으니 제 딴에는 삼계를 거리낌 없이 활보할 수 있다고 여겼다. 그러나 뜻밖에도 ‘귀신’이라는 평범한 사람들의 상상력의 산물에 패하게 될 줄이야. 하늘과 바다보다도 더 넓은 건 바로 위대한 범인들이 펼치는 상상력이다.
성령연은 비록 박정하지 못하여 그들 일가와는 전혀 맞지 않을 테지만, 듣고 싶지 않은 말은 죄다 한 귀로 흘려버리는 양심 없음은 갖추고 있었다.
성령연은 정이 깊고도 길었다. 적연을 진압하는 한편 천하를 안정시켰고, 고된 나날을 보내며 완전히 손해 보는 삶을 살았다.사람의 정이란 종잇장처럼 얇아야 하며, 박정하지 않은 바보는 박명해야 한단 말인가?
계획은 그의 ‘변화’를 따라잡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