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책을 한 보따리 택배 받았다.

  정신의 허전한 곳간이 꽉 찬 느낌,

  큰 지주가 가을걷이를 창고 가득 쌓아놓은 흐믓함이 이에 더 할까.


 한국 본국에 사는 이들이 부러울 때가 있다.

 도심 대형서점에 둘러 읽고 싶은 책을 자유하게 둘러 보고 또 손에 넣기도 하고,

 그 만족을 느낄 수 없는 이 타국살이가 답답하다.

 그래서  벼르고 별러 십 여 권 주문한 책을 받아 보는 

 기쁨이 두 서너 배 큰지도 모른다.


 나는 < 이상 문학 전집 >을 출판 당시 부터 사 왔다.

 2011 년 ( 공지영 )의 수상작을 읽고 실망하여 이 시리즈를 계속 구매하나 회의했는데

 못나도 잘나도 한국 문학사의 하나하나 족적이라 생각하며 

 다시 사 들이고 있다.

 올해는 작년에 못 샀던 38 회, 39 회 , 아울러 샀다.

 신간을 보니 40 회 문학 수상집도 나와서 일단 장바구니에 넣어 두었다.


 신용복 교수님의 책은 처음 < 더불어 숲 >에서 봤다.

 깊은 내면의 성찰과 희망을 담은 그의 글이 예사롭지 않아 그의 저서를

 눈에 띄는대로 구입했다. 아마 위의 세 권을 더하면 그의 생전의 책들을 모두

 소장했다는 뿌듯한 마음이다.


 이순례의 < 오늘 밤도 지났네 >

 강신주의 < 철학이 필요한 시간 >

 < 마음이 소금밭인데 도서관에 갔다.>

 < 다 그림이다 >

 모두 주옥 같은 내 보물단지 들이다.


 < 백년 동안의 고독 >은 아딘가에서 빌려 본 책이다. 

 한 번 읽었음에도 그 울림이 길게 남아 때로 다시 읽어보고 싶었고

 그예 내 품에 끌어 안고 싶었다

 이제 내 손에 들어온 그것을 보며 흐믓하다.


 창작 불로거로서 나는 본격적인 독서라뷰를 올리지 않았었다.

 하지만 사실 난 책을 읽을 때마다 할 말이 많았었다.

 홍수 때 범람하는 흙탕물처럼, 광풍에 휘몰아치는 모래바람처럼.

 이제 나는 그런 무질서하고 강렬한 느낌이나 생각, 또는 길이 남는 여운을

 차분하게 정리하여 쓰려고 한다.


 독자들과 공유하며 이목을 넓히고

 또한 내 글쓰기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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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6-04-22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의 사진에서 제가 갖고 있는 책이 6권이나 되네요. 이렇게 일치하기가 쉽지 않은 일인데...

즐거운 하루 되세요...

성에 2016-04-25 0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와 !! 와 주셨네요.
가물에 콩 같은 귀하신 걸음입니다.
더구나 같은 책이 6 권 씩이나.
하나 기억되는 건 < 마음은 소금밭인데--- > 팩님의 글을 읽으며
잠바구니에 담았던 책입니다.
고백할 것은 팩님에게 많은 영향을 받고 있지 말입니다 ㅎㅎ
종종 고견을 나누어 주세요 고맙습니다.
 

연신이는 나와 일년 여를 함께 살았습니다.

밤이고 낮이고 가슴에 꼭 끌어 안고 살았습니다.

어느 날 밤은 연신과 앞 날을 의논하느라 잠을 설치기도 했습니다.


연신은 우리의 어렵고 힘들었던, 육이오 전쟁후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역시 불운하지만 외삼촌 부부의 헌신적 사랑과 하나님에 대한 굳건한 신앙으로 굿굿하게 자라는

한 동네 요석오빠가 큰 위안이고 힘이었습니다.


연신은 미쳐 처녀로서의 인생의 봄을 즐길 새도 없이 절망적으로 기울어 가는 잡 안 형편을 만회하기 위해 부유하고 마음씨 넉넉한 홀아비에게 재취로 시집을 갑니다. 

하지만 맏으로서의 책임감과 의협심으로 가득 찼던 아직 어린 연신이 어머니의 사모하는 대상이

자신의 신랑이라는 것을 어찌 꿈엔들 알았겠습니까 ?

진정한 애정에 포원이 진 어머니는 정신줄을 놓고 거리를 떠돌며 흉흉한 소문을 만듭니다.


연신의 신랑 만석씨가 갑작이 죽게되자 연신은 입지가 고약해져 딸 예나와 고향마을을 떠납니다.

서울 변두리에 자리 잡은 연신은 학력의 필요함을 깨달아 공부를 하려고 결심합니다.

야학에서 만난 매력적인 변선생, 그는 정말 초인적인 집착과 끈기를 갖고 연신에 접근합니다.

연신은 나름, 가치기준에 변선생은 자신 보다 우월하다는 생각과 그의 젊은 패기에 그만 압도당하고 맙니다. 그러나 그는 이미 처자식이 있는 유부남, 

연신은 불륜이란 절대 당치 않다고 물러 납니다.


고향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도 어머니가 만든 사고의 후유증이 너무도 금찍해 발길을 돌리며,

살고 싶지도 않은 이 세상에 살아야 할 이유는 이제 딸 예나 뿐입니다.


마치 구원처럼 열린 미국 이민길, 정말 예나와 함께라면 누구도 부럽지 않은 행복한 연신에게

예나의 죽음은 또 하나의 절망입니다. 

허무와 불신과 절망 그 밑바닥을 헤메던 연신에게 이제 하나님의 섭리가 임합니다.


요석과의 만남, 그것은 무한한 신뢰와 위안이었던 인간적인 사랑, 그리고 큰 틀에서 하나님 섭리로 밴딩된 영원한 사랑과 안식, 그것을 모든 사람들과 함께 하려는 열렬한 소명.


이제 연신은 외롭거나 괴롭지 않고 또 좌절하지 않습니다.


연신을 떠나 보내려니 참 아쉽습니다.

그러나 믿음과 사랑으로 충만한 요석과 함께라니 

기꺼이 그들의 앞날을 축복하며 연신의 손을 놓습니다.


지속적으로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또한 고견을 남겨 주신다면 더욱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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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석이 1983 년도에 중국으로 들어  1994  현재 까지의 선교 활동은 나름 상당한 성과로 선전하고 있다 당시 중국은 인민 사회주의 특성상공인되지 않은 종교를 드러 내놓고 전도하거나간판을 내걸고 교회 모임을 가질  없다그러나 사람들의  조용하고 열정적인  신앙에의 소망은 누구도 막을  없게 솔솔 번져나가고 있다.

 

요석이 개척한 신도들의 예배소를 정리하면 대강 이렇다.

요녕성 깊숙이 몽골 자치구역  인접한 나환자 집단촌은 요석이  곳의 목자요또한 현실적인 촌장으로 나환자들의  의지가 되어있었고,

이를  기점으로  티벳 지역 릅살람파 스님 산하 그의 제자들에게 성경을 전파하여 널리 기독교를 알렸으며,   우연히 만난 산시정 윈저우시에 사는 왕동싱 촌장을 통해 꽤나 성공적인 선교로 많은 신도를 모았고 더하여  인근 청년들을 위한 학교도 세웠다.

 뿐인가 , 하나님이 예비하신  장거리 여행 기차에서 우연히  알게  방물장수 중년여인에게 성경 얘기를 들려  것이 계기가  되어  여인이 사는 하남성 일대가 또한 많은  신자들의 예배소로 발전하게 되었다.

또한 산서성에서 있었던 일이다나환자들의 구급 약을 구하러 병원에 들렀다가    티벳 사찰에서 만났던 청년을 다시 보게 되었다그는 깊은   ,티벳 절에서 내려와 중단했던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이제 으젓한 의사가  것이다더욱 눌랍고 감동스런 것은 그가 요석을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였고 가는 곳마다 예수 복음을 퍼뜨려    병원에서도  신앙의   뜻이 맞는 의사간호사들과  잡고    성경 공부를 하고  예배를 드린다는 사실이다.

요석은 너무 감격하고 반가워 그의 손을 잡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렇게 분주히 연이 닿는 곳마다 달려가 성경을 가르치고 믿음을 전파하는 사이 세월은 흐르며 요석도 오십이 넘어 육십에 가까운 나이가 되어 머릿털이 희끗하게 되어 간다.

 세월이 헛되지 않아 요석은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어 있다.  언제나 그를 기다리고 반기는 신자들이 곁에 있다는 것이 그의  기쁨이요보람이다.

 

그런데 얼마   멀리 미국 동부에 있는 뉴저지 한인 교회에서 부흥회에 강사로 초청한다는 청탁이 들어 왔다

사실 7   요석은 설교 초빙으로 세상 나들이를  적이 있다.

 

아직  나를 기억하고 찾아주는가요석은 의아하며 먼저 기도로 하나님과 소통한다.

‘ 가거라그들에게 너를 보여라 ‘ 마음  하나님의 응답이다.

저는 신학을 강의하거나 설교를 하여서 교회를 크게 부흥시킨다는 것은 많이 부족하고  뜻이 아닙니다다만 제가 중국에 나가 선교하며 체험했던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와 이적에 대해서 말하고 싶습니다그런 뜻에서 저의 초청 주제를 “ 간증 집회 “ 허락해 주신다면 응하겠습니다.  >

하는 요석의 제청이 용납되었다.

과연 젖과 꿀이 넘치는 가나안 땅처럼 풍요가 넘치는미국 뉴저지주는 너르고 반듯하고 청결하다메인 스트리트에는 충분한 공간 개념을 활용한 높은 조형 건물들이 적당한 거리로 세워져 투명한 유리 창으로   부시게 햇빛을 튕긴다또는 간소하게 지은  나즈막한 오피스 건물들이  조경된 녹지대 속에서  고즈녁하다.

요석은 설교가 시작되기    성가대의 찬양 소리에도 깊은 감동과 희열을 느낀다.

“ 여러  반갑습니다저는 지금  곳에서   만에 처음으로 천상의 소리찬양을 듣습니다너무도 아름다운 찬양에 감사드립니다.

내가 사는 나환자 마을에는 찬송이 없습니다찬송을 부르고 싶어도 부를 수가 없는 것입니다여러 분은 입술이 있어 말도 하고 노래도   있지만 그들은 입술이 썩어져 나가 말도  하고 노래도   없는 것입니다여러 분들은 건강한 육체 이런 풍요한 아름다운 곳에서 자유롭게 사시니얼마나 축복 받은 행복한 인생인지 아셔야 합니다. “

요석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온화했다.  낮고 천천히 또박또박하는  속에 정연하고 강인한 신념과 의지가 예사롭지 않다 가득히 모인 신도들을 두루 둘러보는 눈빛은 맑고 예리하다계속해서 요석은 말한다.

“ 제가 사는 마을에서는 먹을게  부족합니다제가  천국에 들어가면 먹을 것이 풍성하여 하루 삼시세끼  부르게 싫컷  먹을  있다고 말합니다그러면  그들은 ‘ 선생님 저를 어서 천국에 데려가 달라고 기도해 주십시요 ‘ 하고 간청해요그래서 저는 그들에게 머리에 손을 얹고 축도로  ‘ 어서 천국으로 불러 주십사 하고 ‘ 기도합니다 , 근데 여기 계신   중에는 ‘ 어서 가겠다는 사람 보다 오래 살게  달라는 축복 기도만을 원하실  같군요  .

그게 무리가 아닌 것이,  그들도 여기 와서 주변을 보고 부페식당에 즐비하게 차려 있는 푸짐한 음식들을 보면’ 여기가 천국이 아닌가 하늘나라 까지  필요가 있는가 ‘ 생각할  같애요.

 

 

 전 그 때에도 요석의 간증집회는 대성황이었다같은 시대 , 같은 지구 안에 사는 사람들이 이렇게 서로 다르게   있나하는 놀라움과 하나님의 은총은 아무리 열악한 환경 , 고통 속에 사는 사람들에게도 화평하고 행복하게   있구나,하는 감동하나님의 커다란 섭리는  우리 곁에 준비되 있어서 그의  안에서는 능히  되는 일이 없다는 신념 등의 체험이 신도들에게 많은 감동과 은혜를 주는 것이다.

요석의 간증 집회 내용은 녹음 테이프에 담겨 널리 퍼졌고 듣는 사람마다 벅찬 감동으로 ‘ 할렐루야 외치게 한다.

소문이 퍼지자 미서부 LA 있는 오천   교회에서 초청이 들어 오고카나다에도 다녀 오게 되었다.

그런데 문명혜택을 흠뻑 받아 수준 높은 생활에 젖은 사람들은 생각이나 느낌이 단순하지 않다 .  먼저 의심을 전제하고,- 과학적 검증을 우선시한다자신이 알고 있다고 믿는  이론을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분석한다요석의 간증 속에는 도저히 용납할  없는 부분도 없지 않다.

그게 정말일까 ? 어떻게 번번히 우연이 맞아 떨어지지기적이 정말 존재할  있는건가?

배를 꿰매서 염증이  곳에 문둥이들의 피와 고름이 기브스처럼 말라 딱딱한 속에서 상처가 아물다니,  그걸 어떻게 믿나?  이런 숙덕거림과 비판이  점점 목소리가 커지더니거기에 질시 가득한 목사와 장노들까지 노골적으로 합세하며 드디어 사회 여론으로 까지 확산되었다.

거짓말 투성이의  사기꾼,하나님을 팔아 영웅이 되려는 정신이  어떻게  사람.

소문 속의 불신과  비난은 이제 더욱 무성하게 자라나고 있다.처음 요석의 설교를 들으며 순수하게 감명 받았던 이들도  소문에 스스로를  의심하며 벅차던 감명은 희미하게 희석되 버린다.

요석이  속성을 모를  없다.

예수님도  고향 마을에 가서는 불신과  냉대를 받았다같은 모국어를 하는 사람들이  고향 사람들이거늘.

하며 쓸쓸했던 기억이 지금도 남아있다.

 

 

간증 집회의 마지막 날이다.

집회의 마지막날임을 알리고  요석은 웃으며 덧붙여 말한다.

“ 이제 저는 하나님이 지정하신   자리로 돌아 갑니다얼마 동안은 아마 다시  나오지   것입니다영영 다시 여러분을  뵐지도 몰라요내가 있는 곳은 정말  일이 많은 바쁜 곳입니다.저만의 힘으로는 부족합니다.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해요.”

그리고 잠간의 침묵 속에 좌중을 둘러 보며 말을 잇는다.

“ 그래서 부탁을 드립니다.여러분 중에 혹시 나와 함께 그곳에 가서 함께 체험하고 봉사하실 분은 없습니까 ?

그러나 미리 말씀드릴 것은   들어가면 평생을  곳에서 함께 고락을 겪으며 살겠다는 의지와 결심이 있어야 합니다.  

만약 그런 바램이 있는 분은 손을 들어 주십시요.”

순간 장내는 조용하다서로를 둘러 보는 고갯짓만 바쁘다.

그런데    가운데서 누군가 손을 번쩍 들고 몸을 일으킨다.

“ 제가 함께 따라가겠습니더  “

멀리에서 자세히 알아   없는  여인둥글넙적하고 펑퍼짐한 몸매.

“  , 반갑습니다 결심이 서신다면 함께 사역을  떠나십시다  “

요석은 반기며 말했지만 진지하게 기대를  것은 아니다대중을 향한 하나의 장면 전환 ,또는 자신의 진실을 밝히려는 간접 제스츄어 정도로 생각하며 유머스럽게  말을 맺은 것이다.

잠시 소란했던 장내도 다시 조용하고 침착한 분위기로 바뀌고 . 그렇게 집회의 대단원이 끝났다.

 

세상 외출은 여기 까지.  요석은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 오직 그곳에서 자신의 사명을 위해 최선을   것을 다짐한다 개방된 세상에서 진실이냐사기냐술수냐하며 시비 붙기에는 그건 하나님 앞에 너무 부끄럽고 사소한 문제다 . 모든 것은 하나님의 섭리이고 능력일 거기에 무슨 말을 보태랴요석은 다시 은둔의 세계로 돌아가려 한다.

 

이튿날 ,아침 일찍 숙소로  밖에  여인이 찾아 왔다.

머리는 헝크러지고 눈빛은 어둡고 불안하다굵은 허리 위로 츄리닝 같은 허름한 바지를 걸쳣다.

“ 저를 알아 보시겠습니꺼?”  여인이 의심과 번민 때문에 가볍게 떨리는 목소리로 묻는다.

“ 어제 저녁 예배  광고 시간에 손을 들었던  ? “

“ 그렇기도 하지요하지만  전에 고향에서 --- “

여인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요석의 입에서 탄성이 나온다.

“ 연신이정말  당신이   앞에 있는 거요 ?” 믿어지지 않아 다시 묻는다.

‘ 오빠요석 오빠 이름만 듣고도 금방 알았십니더. “

요석은  팔을 활짝 펴서  녀를 안았다.

요석 품에 안긴  연신의 몸피는 지난 세월 열여덟 가늘고 탄탄한 몸매와 느낌이 다르다넓고 부드럽고 따뜻한 에바의   .

 세월 외로움과 시련을  오직 신앙으로 극복하며 살아왔던 요석은  연신의 품에서 문득 잊어버리고 살던  인간적인 향기를 맡는다.  아늑하고 편안해 진다

그러나 다음 순간 요석은 새삼 연신을 찬찬히 훑어 본다. 물질 문명이 풍족해 기름기가 줄줄 흐르는  좋은 곳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황폐한 얼굴 , 허술한 옷차림허기진 모습.

도대체 당신은 어떻게 살고 있는거요 ‘ 심각하게 생각한다.

우선 안으로 들어 갑시다들어가서 아침밥 부터 먹읍시다.”

오래  학교 운동장 뒤편에서 허물없이 반찬을 나누어 밥을 먹던 그의 앞에서 연신은  때처럼 맛있게 밥을 먹는다.

오랜만에 먹는 따뜻한 밥과 국이다.

“ 연신이정말 나를 따라  중국 오지에 들어가 함께 일할 결심이 있는거요 ? “

요석이 감상에서 벗어나 정색하고 진지하게 묻는다.

“ 돌아  것이 없어예 돌아보면 웬통 죽음 뿐이라예 “ 기어드는 조그만 목소리.

요석은 혼란된 마음으로 연신을 깊숙하게 바라본다.

 얼굴은 굵은 매를 맞으며 말도 제대로 못하고 참고 참으며 살아  얼굴이다.

“   제게도 가족이 있었어요맹세하건데  그들을 위해 정성껒 힘을  했어요.  근데 무슨 이유인지 하나  모두 나를 떠나는 거얘요.심지어 세상에서 헤어질 이유가 전혀 없을 땐 죽음이란 놈이 우리를  갈라 놓는군요."

하며 예나를 떠나보낸 이야기를 한다.

 "뭔가  거기엔 하나하나 이유가 있을텐데  그것을  수가 없어요 그게 너무 슬프고 슬퍼  절망하고 있어요.

지금  곁에는 아무도 없어요그래서 나도 인간관계가  비어버린  자신을 떠나려 했어요. “

.

 

연신아나를  곳으로  내보내 너를 만나게 해주신게 주님의 뜻이로구나.

그래서 망서리던 내게 주께서 나가라고 명령하셨어.’

요석은 연신의 헝크러진 머리를 손으로 쓰다듬으며 마음 속으로 탄식한다.

“ 오빠 사람에게 정을 주고  인간에게 기대한다는게 너무 두렵고 못미더워요마음을 주고 기댄 만큼  그들이 떠나고  담에  절망을 견디는게 죽음 보다도  힘들어요.”

연신은 얼굴을 떨군다무릎 위로 후드득 눈물이 떨어진다.

“ 나도 세상이나 사람의 일은  모른다오.. 다만 나는 천지만믈을 주관하시는 하나님만 바라보며  분의 뜻을 따라 살아 왔는데 분의 역사하심에 실망한 적은  번도 없었소,

오히려  은총 안에서 기쁨과 만족을 느끼며 행복하게 살아 왔다오.”

“ 과연 나도 그렇게 하나님 나라에 새로운  소망을 가져도 될까요 ? “

 또한 하나님의 역사가 당신을 내게 오도록 인도해 주신거요하나님의 섭리는 세밀하시고 변치 않으시니 이제는 당신에게  이상의 실망이나 슬픔은 없을꺼요.

이제 우리는 인간적인 고뇌는 주님께 맡기고 하나님을 전파하는 사역에 우리 능력과 힘을 쏟으라고 주신 기회요우리에겐 아직도   일이 태산이란 말입니다.”

요석은 연신의 손을 잡고 감사와 기쁨에 겨운 기도를 드린다.

 

요석과 함께 중국으로 떠나는 연신은 이제 평안한 얼굴이다.

여태 많이 맞고 잃은 것도 많은대로 살아왔지만  맺히거나 한스러움이 아닌 신앙이 스며든 고요 모습이다.

태초의 하나님이 선물로 주신 에바를 바라보는 아담의 마음이 이런 것이었을까,  요석 또한 벅찬 감동으로 연신의 손을  잡는다.

둘이는 잡은 손을 놓지 않는다.

 

 

둘이는 그렇게 엎드린  산이 되어 세상의 온갖 물체들을 끌어 안았다.

지상에 구현되는 에덴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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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 안은 적막하고 어둡다.

누군가 현관으로 들어서는 기척이 난다. 묵직하게 감각으로 파동쳐 오는 어떤 움직임파르르 약한 바람결로 피부를 스치는 차가운 바람, 아닌게 아니라 어둠 속에 흰 덩치가 희미한 윤곽을 보이며 다가오고 있다. 연신은 눈을 크게 뜨고 그 의심스런 존재를 노려 본다. 그의 모습이 차츰 선명해지며 이만석씨로 인식된다.

, 당신 , 예나아부지 , 으찌 예까지 찾아 왔십니까? “

연신은 반가움에 겨워 그에게 손을 내민다.

다가온 만석씨는 연신을 지그시 내려다 본다

  말 없이 한참을 내려다 본다.

 근심과 연민 가득한 다정한 시선이다. .

가엾은 연신아, 내 니 행복하게 살기를 그토록 바랐구만, 왜 이런 몰골로 슬프게 있노.”

만석씨는 치밀어 오르는 격정에 못 이긴듯 몸을 구부려 연신의 어깨를 잡는다 .

그의 얼굴이 가까이 다가오며 입술이 뺨에 닿는다.

그 입김이 싸늘하다. 차가운 소름이 서늘하게 온 몸을 휘감는다.

연신은  화들짝 놀라 그 얼굴을 힘껏 밀어낸다. 손에는 아무 걸리는게 없이 허공에서 힘없이 나부낄 뿐이다. 두렵다 공포로 인해  온 몸이 굳으며 숨까지 조여온다. 깊은 물 속에서 허우적거리다 확 숨을 토해내며 위로 솟구치듯 안깐힘을 써 정신을 차린다.

연신은 온 힘을 모아 비틀거리며 일어선다. 아웃자켓을 걸치고 밖으로 뛰어 나온다.

쨍한 새벽의 한기가 온 몸에 오싹하다. 동 트기 전 어둠이 옅어지고 터키 불루 하늘에 졸린 듯 깜박이는  별 몇 개.

연신은 무의식으로 뛰고 달린다. 옅은 안개가 땅을 애무하듯 가라앉아 흐느적거리는 적막한 길을 달려 뛰고 있다. 등 뒤가 아슬아슬하다.

저 앞에 마치 떠도는 영혼을 인도하려는 따스한 길잡이 같은 환한 등불이 무척 반갑다.

무의식으로  달려 온 곳이 연신이 다니는 교회다.

예배당 안은 희미한 조명 아래 몇몇 신자들이 묵묵히 엎드려 기도하고 있다.

가끔 탄식하듯 흐느끼는 간구의 목소리도 들린다.

연신은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가쁜 숨을 고르며 머리를 숙인다. 그러나 기도는 없다

내게 더 이상 바랄게 무언가. 나를 주의 뜻대로 거두어 주세요

얼만가 시간이 흐르고 실내의 불이 환해지며 간소한 새벽예배가 시작된다.

찬송가를 부르고 간단한 목사님의 설교 말씀으로  이어진다.

 시편 118 5~6절을 보십시요 .

찾으셨다면  다 함께 소리내어 읽어봅시다.

< 내가 고통 중에 여호아께 부르짖었더니 여호아께서 응답하시고 나를 광활한 곳에 세우셨도다.여호아는 내 편이시라 내게 두려움이 없나니 >

우리의 삶 가운데 어려움이 밀려올 때, 자비와 인자하심이 풍성한 하나님께서 우리를 틀림없이 보살피시고 우리가 필요로하는 보호를 해 주신다는 약속의 말씀입니다.그러니 언제나 우리 편이신 하나님 앞에 인생의 슬픔과 고통을 모두 맡기고 영혼을 잠잠케 하십시요 . 모든 것 다 변해도 신실하신 하나님은 변치 않으십니다

 연신은 얼굴을 두 팔 안에 묻은채 움직이지 않는다. 그대로 잠이 들은 것일까

예배가 끝나고 목사님의 광고 시간.

이 번 주 토요일부터 5일 간 김요석 목사님을 초빙하여 집회를 열게 됐습니다. 김요석 목사님은 저 중국 오지에 있는  나병환자 촌에서 환우들을 돌보며 그들에게 하나님을 전파하는 아주 귀한 사역을 하고 계십니다. 좀체 세상에 나오지 않으시는 분인데 우리가 누차 청을 올려 이번에 특별히 모시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아무쪼록 많이 참석하시고 귀한 은혜 받으시기 바랍니다. “

잠든 것처럼 미동도 않던 연신의 얼굴이 번쩍 들린다.

김요석 ? 내가 제대로 들은걸까 ? 그 이름 요석오빠 아닌가 ?”

어둡고 텅 빈 방에 불이 켜진듯 연신의 눈이 깜박 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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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나는 유치원 다닐 때 부터 벌써 바깥 세상에 눈 떴다.

유치원 졸업을 할 쯤에는 이미 자신은 이 세상 이치를  훤히 안다고 자부했다.

집 안 가족들로 구성된 면면을 보며 그들의 속을 꿰둟어 보았고  집 안을 드나드는 친척이나 이웃, 또는 아빠를 만나러 오는 손님들도 나름대로의 인간성이나 용무 목적 등을  파악한다는 것이다.

항상 낮은 목소리와 소극적인 행동 반경 안에서 조용히 움직이고 사는 엄마를 답답해 했으며 그래도 든든한 아빠가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 태산같이 믿음직하던 아빠가 갑자기 돌아가시고, 급기야 엄마는 밤도망처럼 고향을 떠난다는게 너무 어이없고 슬펐다.

이 기막힌 상황에서  아직 어린 자신이 무얼 할 수 있을까생각해 본다.

결과 , 우선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었다.

자신이 커서 어른이 되고 실력을 키워 놓는다면 이 불행한 현실을 해결할 수 있겠지.

차츰 자라나며 예나는 엄마의 연애를 바라보게 되었다. 예나가 볼 때 변선생님은 너무 쩨쩨하고 비겁해만 보이는 남자였다.엄마는 왜 그에게 사정없이 넘어가는 건가.그 원인을 생각해 볼 때, 엄마의 약점은 학력 콤프레스다.

공부를 가르쳐 준다는 바람에 그에게 빠져들었지 않은가.

 가엾은 엄마를 위해서  예나가 해야 할 일이  하나 더 생겼다. 자신이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분별없고 나약한 엄마를 앞으로는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껏 상심한 엄마가 동해 바닷가에서 그 찬바람을 맞으며 돌덩이처럼 굳어 먼 버다만을 응시하고 있을 때, 예나는 죽도록 추웠지만 불쌍한 엄마를 자신이 보호해 주어야만 한다는 또 하나의 새로운 결심으로 주먹을 꼭 쥐고 추위를 참은 것이다.

 

미국으로 건너온 뒤 예나의 역할은 정말 더 중요해졌다.

예나가 학교에 다니며 빠른 속도로 영어 소통의  실력을 키우는 동안 엄마는 식당에서 몇 가지 간단한 아침식사 메뉴를 배우며  미국 생활의 터전을 닦아갔다.

그리고 몇 년 후 ,조그만 불렉퍼스트 식당을 차렸다.

학교 복도처럼 긴 공간에  한 편으로 길게 식탁과 의자를 배치한 아주 조그만 규모였다. 그러나 손님들은 주로 앉아서 느긋하게 식사를 하기 보다는 봉지에 넣어주는 음식 보따리를 손에 쥐고 총총 바쁘게 뛰쳐나가는 편이어서  좁은 장소는 별 문제가 아니었다.

다만 엄마가 영어가 너무 딸린다. 재료를 주문하거나 결재하는 일 ,글을 모르니 페이퍼 워크도 쉽지 않고 모두가 못 믿업다. 예나는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로 가게에 들러 매상을 첵크하고 재료 구입을 위해 마켓에 전화를 하며 또한 대금을 결재한다.

어쩜 예나야, 너 없으면 이 무식한 엄마, 어쩔 뻔 했니 ? “

엄마는 찬탄과 경이의 눈으로 쑥쑥 자라 처녀 모습이 다된 딸을 바라 본다.

엄마는 손이 커서 재료를 너무 많이 넣는거 알아 ? 좀 적당히 넣으세요

아이구 우리 매니저님, 알아 모시겠구먼유, 하지만 햄이니 치즈가 두둑히 들어가니 우리 가게로 손님이 몰리는 거 아니것나 ? “

 

소규모의 장사지만 곧잘 되는 가게에서 벌은 돈으로 꿈 같은 집도 사게 되었다.

예나야, 이제 나도 좀 이력이 붙어 나 혼자서도 이 가게 꾸려 갈 수 있거던. 일이야 종업원 한 사람 두고 하면 되고. 그러니 넌 이제 여기 손 끊고 학교 공부나 열심히 하그라.

예나는 집에서 가깝고 학비도 저렴한 커무니티 칼레지를 다니고 있다. 근데 여기는 이년제이고 학업을 계속하려면 사년제 대학으로 전학을 해야하는 단계이다. 그래서 엄마의 성화가 시작된 것이다.

엄마야, 난 유명 대학 졸업장이나 변호사, 의사 직업 부럽지 않아요. 난 마켓팅 전공으로 대학을 졸업한 다음, 직접 유통업으로 뛰어들거얘요. 그 중에도 식자재 판매 쪽으로요 . 돈을 벌려면 장사가 최고란 걸 알았거던요. “

예나는 이미 자신의 장래를 위한 계획을 세워 놓았기에 자신감이 넘쳤다.

 

 

예나가 조금 더 먼 거리에 있는주립대로 편입학했을 때 엄마는 특별히 새 차를 뽑아 주었다. 예나의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최고의 , 아가씨 차답게 산뜻한 빨간 색.

엄마 나 이렇게 좋은 차 필요 없어요. 실용적이고 저렴한 일제 경차가 내게 어울려요

예나야 엄마는 네가 너무 고마워. 너 아니었으면 내가 어떻게 살아 왔겠니 ? 이 차는 엄마의 마음이야. 조심해서 잘 타고 다녀

엄마는 예나에게 여러가지 여유를 주었다. 시간도 재촉하지 않았고 용돈이 필요하면 쓰라고 카드도 만들어 주고 , 그리고 친구들과도 친하게 어울리며 남자친구도 사귀라고 부추겻다.

예나는 맘이 맞는 친구들과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이나 카페에 들려 맛있는 것을 먹으며 영화나 음악, 인기있는 신간 책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행복했다. 집으로 돌아올 때는 혼자 먹어서 미안한  맛난 케익이나 또는 향기좋은 특제 커피를 사 가지고 왔다. 그리고 엄마에게 권하며 또 하루 중 일어난 재미난 얘기를  하나도 빠지지 않고 재잘대며 보고했다.

얘나의 수다에 같은 동갑내기 소녀가 되어 깔깔 웃는 엄마의 행복한 모습이  좋다.

예나의 빛나는 젊음의 나날이다.

이 년이 지난 후 예나는 대학을 졸업했다. 예나의 좋은 성적과 열성에 관심을 갖았던 답당교수는 예나에게 대학에 남아 석사 코스를 계속하라고 권했지만    예나는 애초의 계획대로 시내에 위치한 대형 식자재 유통회사에 취업했다.

23 , 예나에게 독립적이고 주관적이며 모든 가능성이 열린  신나는 세계가 열린 것이다. 이제 제법 새 직장에 익숙해지고 동료들과 친숙한 대화를 나누도록

몇 달이 지난 10 월 세째 목요일, 예나는 여느 때처럼 일찍 자리에서 일어나 샤워를 하고 청바지에 코튼 흰불라우스 경쾌한 차림으로 출근하기 전 ,살짝 엄마의 방으로 스며든다. 엄마는 새벽 장사라벌써 일을 나가고 엄마의 익숙한 향기만 은은히 떠돈다.

< 오늘도 하늘 만큼, 땅 만큼 행복하세요.

 엄마, 사랑해요 !! >

포스트잇에 굵은 펜으로 날렵하게 써서 화장대 거울에 부치고 다시 한 번 방을 휘 둘러보며

그 방을 나선다.

 예나는 차에 올라 타고 안전밸트를 매며  집을 올려다 본다.

엄마와 내가 고르고 골라서 사고  정리하고 장식한 예쁜 집,

예나는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차를 움직여 집을 떠난다.

다운타운에 있는 예나의 직장까지 연결해 주는 도로는 N 613 이다 왕복 8 차선의 넓은 도로는 논스톱 하이웨이로 모든 차들은 이 길로만 들어서면 미친듯이 속력을 낸다.

예나는 여느 때와 같이 FM 91사이클에 맞춘 클레식을 들으며 비교적 안전한  이차선으로 들어서 침착하게 악셀을 밟으며 운전대를 똑바로 잡고 운전해 갔다.

완전 모범운전의 전형적인 자세다.

그런데 이게 뭔가 알아차릴 새도 없이 거대한고 검은 물체가 포탄처럼 달려와 예나의 운전석을 강타한 것이다.

 

예나의 과실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

졸음 운전을 하던 트럭 운전자가 폭주를 하였다.그 트럭에 앞서 가던 차가 옆길로 빠지자 갑자기 60 M 전방에 예나의 차를 봤지만 그 자체 속력을 제어하지 못하고 옆선으로 피하려는게 이미 예나 차의 운전석을  들이박게 되었다고 사건을 조사한 경찰이 말해 주었다.

그리고 예나의 죽음을 확인한 의사는 순식간에 일어난 사고이므로 사망자는 미쳐 위험을 자각하지 못하고 그래서 죽음의 고통도 느끼지 않았을 것이라고  조그만 소리로 말했다.

 

예나의 죽음을 확인하고 장례식을 치르고 그리고 빈 집으로 돌아 온 연신은 도무지 현실을 분간할 능력을 잃었다. 날짜와 시간은 저대로 영원이고, 저녁 어두워질 무렵이면  밖을 내다 보며 예나의 깜찍한 빨간색 BMW 가 오기를 목을 빼고 기다린다. 긴 밤 텅빈 예나의 방에서 딸의 부재를 경험한 후에는 쓸개를 짜낸듯 쓴물로 가득한 위장 속을 세찬 구토로 비우며 세상과 삶을 저주한다.

빛나는 태양도 역겹고 푸른 하늘 , 날마다 새롭게 피어나는 꽃들도 밉실맞다.

보이는 것 모두, 아름다운 것일수록, 먹어야하는 음식도 맛있는 것들일수록 더욱 원망스럽고 증오스럽다.

더욱 견딜 수 없는 것은 이 세상에서 소중하고 사랑스런 존재 예나가 없어졌는데도 어쩌면 세상은 모두 아무런 일 없었다는듯 감히 감히! 태평하단 말인가.

연신은 장사는 애저녁에 집어치고, 집안에 칩거하여  집 현관문을 잠그고 커튼을 내려 한없는 적막에 짓눌려 죽는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음식을 끊은지도 며칠이나 지났는지 모른다.기력은 바닥으로 떨어지고 정신 상태도 몽롱하여 자신이 자는지 깨있는지 분간이 안 된다.

몇 날 며칠이 지났는지 모르겠다. 밤인지 낮인지 관심도 없다

귀신아, 날 잡으러 와라. 내가 너를 이렇게 간절하게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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