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사자와 동거.

 

  돌이켜 보면 그 무렵 우리집 안에는 불길하고 사악한 기운이 가득했다.

마치 우리 네 식구 중 누군가를 잡아  가려고 단단히 벼른 저승사자가  집안 어딘가에 도사리고  있는듯 분위기가 썰렁하고 음습했다

그런 불길힌 징조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 우리 가족들은 하루하루가 아주  바빴다, 아이들은 연속되는 학교 일로 일정이 꽉짜였고 . 우리 부부는 눈만 뜨면 세탁소에 산적되는 빨랫감을 처리하느라 부시시한 모습 그대로 벤 트럭을 몰고 가게로 달려가기 바빳다 .그래서 우리는 아침 일찍 날만 훤해지면 각자 할 일따라 허둥허둥 뛰어나간 후 집 안은 적막강산이 되었다. 풀썩이며 부유하던 먼지는 조용히 내려앉아 바닥과 창틀에 쌓이고 천정 구석에 웅크리고 있던 거미들은 살금살금 기어나와  조용히 거미줄을 쳐서 벌레들의 함정을 만들고 바퀴벌레들은 간밤의 치열했던 생업을 마치고 소굴로 들어가 암수 쌍쌍이 사랑을 나누며 후손을 불려가느라 조용했다.뒷뜰에서는  키큰 나무 에 깃들여 사는 몇가구의 다람쥐 떼들이 제 세상인양 뛰놀아  인간의 입김은 멀어지고 그늘진 어둠 속에 원초적 자연의 애니미즘만이 자욱해졌다.

 

어느날 아직 여명이 희미한 이른 새벽   둘째 딸 에레나가 우리방 문을 두드렸다  남편과 나는 깜짝 놀라 문을 열고 쓰러져 있는 에레나를 잡았다.

얘는 이제 막 하이스쿨을 졸업하고 다가오는 구월이면 대학 기숙사로 들어갈 참이었다.

" 엄마 숨이 답답해서 죽을거 같아요, 숨이 쉬어지지 않아요"

하얗게 질려 몸도 가누지 못하는 에레나를 보고 우리는 너무 놀라

곧 아이를 싣고  근처 병원의 응급실을  찾았다.

" 몸의 산소농도가 15%밖에 안 됐어요. 조금 더 지체했으면 큰일 날  뻔했어요"

다행스럽게  빨리  원인을 알아내어 급히 산소를 공급하고 처치를 하여  위기는 넘겼지만 원인은 좀 더 검사해 봐야겠어요.

하는 의사의 말을 들으며 우리는 일단 한숨 돌리고 가게 문을 열기위해 병원을 나왔다. 그러나 한종일 일을 하면서도 둘째 에레나가 '왜 갑자기,어떻게 언제까지 투병을 해야 할지 걱정되어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늦은 오후 가게 문을 닫고 다시 찾아 든 병원, 우리는 닥터에게서 놀라운 얘기를 들었다.

" 불러드크럿( 폐색전증 )으로 진단되었습니다 . 응고된 핏덩이가  폐로 들어가는 동맥을 막았던 겁니다. 따라서   산소 공급이 안 되었고 호흡곤란이 온겁니다 . 지금 에레나의 피는 너무 띡(진)합니다. 그래서 혈전의 위험이 있어요.이런 혈전이 만약 심장 동맥을 막으면 심장색전증으로 절명하는 수도 있습니다. 혹시 따님이 담배를 피우거나 마약을 하고 있습니까 ? 또는 임신 중절이나 피임 약을 상시 복용하는 중인가요?"

" 아니 이제 막 하이스쿨을 졸업하고 대학 진학을 앞 둔 어린 애가 그런 엄청난 짓을 하겠습니까?"

" 네 우리도 에레나에게 물었습니다, 그녀도 전혀 부정하였습니다. 그 원인을 우리도  더 조사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치료방법으로 우리는 특수한 주사액을 공급할 것입니다. 혈전용해제인데 이에는 상응하는 위험이 따른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즉 이 주사액이 효과를 발휘하는 동안은 몸의 면역력이 매우 약해집니다. 면역체계가 너무 허약해져 온갖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나 체질적인 병이 걸려들 위험이 크니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에레나의 피가 다시 정상 수치로 맑아질 때까지 입원 치료 해야 합니다. 아시겠습니까?"

그게 얼마나 걸릴까요 ?

언제라고 확정할 수 없어요. 아마 일년 이상이 걸릴수도  있어요  

병상에 누워있던 에레나가 감았던 눈을 번쩍 뜨고 소리친다

안 되요 그럴 수없어요. 난 예정대로 구 월이면  칼레지에 가야 해요.

에레나의 강한 반발과 고집으로 그 애는  결국 급한 불만 끄고 조기 퇴원하여 대학 기숙사로 들어 갔다

그러나  그 후 에레나는 대학 기숙사에서 응급실을 왔다갔다 하며  투병해야 했고 ,  구토와 메스꺼음으로 입맛을 잃어 허기와 영양부족으로  온갖 고생을 했다. 건듯 부는 실바람에도 감기로 콜록거렸고 각종 아이들이 몰려있는 기숙사에서 조그만 바이러스성 병만 돌아도 에레나에겐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위기가 왔다.실감나는 죽음 앞에 내몰린 에레나는 삶의 낭떠러지에서 미약한 삶의 끈을 잡느라, 견디고 노력하고 또 지쳐갔다.

병실에서 기운을 잃고 차마 삶의 의욕도 놓아  절망에 빠진 에레나에게 옆 병상의 한 노파가 담배 한 곽을 던져  주었다.

한 번 피워봐라 마음이 꽤나  진정될꺼야.

에레나는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또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이 목숨, 사는 동안 즐기는 거야, 하고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셨다. 그렇게 에레나는 삶과 죽음,절망과 포기 사이에서 혼돈의 대학 생활을 그래도 끈질기게 버텨냈다.

 

남편은 미국으로 이민와서 고된 일을 하며 부쩍 술이 늘었다.

한 종일 뜨거운 세탁 공장에서 더러운 옷들을 대량으로 빨아, 대리고 택을 선별하여 비닐 백에 포장해  기다란 랙에 걸기까지 쉬지않고 움직이면  녹초가 되어  집에 온다. 땀으로 축축한 몸을  찬물로 샤워하고. 산듯하고 보송보송한 실내복으로 갈아입은 후 차갑게  시야시된 맥주를 시원스레 마시는게 삶의 유일한 위로가 되었다.주량이 늘어나며 뱃살도 늘고 혈압 수치가 높아지고 악순환이 계속되었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생각도 못 했다. 그렇게 사는게 일상아었던 것이다.

어느 날 그는 일이 끝나 집으로 돌아와서  뜨거운 물로 샤워하고 베스탑을 나오다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작은 애는 대학 기숙사에 가 있고 큰딸 지니와 나는  앰브런스를 불러야 되는지 당황했다. 그러나 몇 분 후 다행히도  똥을 한 무더기 싸더니 정신이 돌아왔다. 우리는 너무 반가워 더럽거나 말거나 아랑곳 없이 맨손으로 오물을 치우며 기뻐했다. 그 후에도 그에게 서너 번  그런 유사한 일이 있었다. 그러나 아직 붙잡아 갈 때가 아니었는지 곧 멀쩡하게 깨어나고 일을 계속했다.

나에게도 위험이 있었다.

어느 날 그 날도 카운터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택을 부치고 바쁘게  뺑뺑이를 치는데 갑자기 정신이 아득해졌다. 아직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악랄하도록 무시무시한 어지럼증이 나를 엄습했던 것이다. 마치 발 밑에 깊고  거대한 검은 구덩이가 나를 강력하게 잡아 당기듯  아래로 깊이깊이 끌려든다. ' 아, 의자 좀 !'하며 나는 의자에 주저앉았다. 의자에 앉아 온 몸의 무게를  의자에 싣고 힘을 뺐다. 이건 어디 몸이 아픈 것도 아냐, 마치 마녀가 주술을 펴 검은 기체로 나를 옭아매는 듯 야릇하고 초월적인 분위기에 나는 무의식 중에 반발하고 저항했다. --끌려갈 수 없어, 정신을 차려야 해. --안깐힘으로 버티다 보니 서서히 의식이 돌아온다. 엄청난 폭우가 지나고 맑은 하늘에 볕이 나오듯 모든게 멀쩡해졌다.

잠시 나를 덮쳤던 저승사자의 펄럭이는 날개짓이 일단 물러  갔지만 . 그러나 그는 억울했는지 또 나를 시험했다.

매주 금요일 저녁은  일주일 동안의 수입을 합산하고 그리고 빌들을 첵크하고 종업원들에게 페이할 돈을 계산해 각자 봉투에 담아놓는 날이다.

그날도 여느 금요일처럼 일을 보고 있는데 저 쪽 거실에서 '부스럭'하고 쌓아놓은 신문지 꾸겨지는  소리가 들렸다. 거실에는 뒷편 가든으로 통하는 문이 있고 밖에는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이 날 따라 남편도 일찌감치 침실로 올라가고 항상  곁에 있던 지니도 제 방으로 올라가 적요가 무겁게 사방을  채우고 있는 밤이었다.

'무슨 소리지?' 나는 귀를 쫑긋 세우고 귀를 기울였으나 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고 적막하기만 하다.

' 아하! 씨씨란 놈이 거실에서 놀고 있는 모양이야'

씨씨는 우리 집 덩치 큰 고양이다. 걔는 늘 내 옆을 지키다 내가 잠자러 올라가면 그도 나를 따라오지만 잠은 지니방으로 들어가 지니와 함께 잔다.'부스럭'의 원인이 씨씨라는 생각은 내 긴장을 풀어놓았고 난 하던 페이퍼 웍 (paper work ) 계속했다.

'이젠 나도 자야지' 하며 각종 서류와 종업원들의 급료, 은행에 디파짓할   돈을 챙겨 가방과 서랍에 넣고 일어섰다. 올라가기 전 문들을 확인하려 프론트와 창문을 살폈다. 그리고  뒷문을 보려고 컴컴한 거실 쪽으로 가 스위치에 막 손을 올렸으나 ,

순간 왠지 손가락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머리에선 '에이 뒷문은 언제나 잠겨 있잖아 사람도 안 다니는 텅 빈 뒷뜰에 뭔 일이 있을라고' 하는 생각이 들며 나는 불을 켜고 거실을 둘러 보려던 마음을 접었다.

뒷 날 나는 문득 생각해 본다. 그 때 내가 망설이고 내 자신 변명하며 잠자러 올라간 건 무슨 까닭이었을까. 신의 보호일까, 아니면 내 자신의 근본적인 공포로 인한 비겁함이었을까.그 때 내가 위험과 맞서다 변을 당했으면 나 하나 잡어가므로써  책임을 다한 사자가 홀가분하게 내 집을 떠나고 내 딸 지니는 무사했을까

결론은 그 밤 그 시간에 도둑이 들었다는 것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내려와 보니 뒷문은 활짝 열렸고 나의 돈가방도 책상 서랍도 텅 비어 있었다. 씨씨는  잔뜩 겁에 질려 뒷뜰 추녀 끝에서 오들오들 떨고 있고.

도둑의 두 눈은 내가 책상 앞에 앉아 돈을 챙기고 보관하는 것을 모두 보았던 걸까.

만약 내가 불을 확 켜고 그(들)과 마주쳤다면  나를 피스톨이나 칼로 공격했을까.

" 엄마, 엄마가 무사한게 정말 다행이야 도둑과 엄마가 서로 딱 마주쳤다면 어쩔 뻔했어 엄마는 운 이 좋았어 " 하는 지니와 다른 사람들의 위로로 돈 얼마 잃어버린 건 크게 신경쓰지 않았었다.

사신은 내 둘째 딸 에레나와 남편과 나를 잡아가는데 실패했다.그래서 우리 식구 중 가장 건강하고 당당한 큰 딸 지니를 잡아 갔을까.

앞 서  세 번의 실패를 다시 반복하지 않으려 '아차!'피할 수 없는 불가항력의 상태에서  지니를 데려간게 아닐까.

교통사고 현장에 나왔던 경찰이 말했다. 이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사고였다고 반대편 차선에서 오던 덤프트럭이 느닷없이 핸들을 꺽으며 유턴하여 상하선의 중간 녹지대를 고속으로 가로질러  맞은 편에서 오던 내 딸의 차와 정면 충돌했다고,

" 미스 지니는 인어센 했습니다 안전벨트를 착용했고 이차선으로  제한 속도에 맞추어 적당히 달렸고 아마 경쾌한 음악을 들으며 유쾌한 출근길이었을 겁니다. 라디오가 켜져 있더군요."

지니를 검시했던  닥터가 침중하게  말했다 .

" 아마 미스 지니는 현실 인식을 할 새도 없이 코마로 접어들어 고통없이  편안하게 죽었을 겁니다."

'오 ! 마이 갓 , 마치 신들이 천상에서 당구놀이를 하듯 달리는 차들을 임의로 조정하여 우리 지니의 차를 때린겁니까?' 울부짖으며 나는 바닥으로 주저앉았다.

하늘은 더 없이 맑고 가을 끝자락의 햇살은 더없이 은혜스럽게 상냥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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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etter life senior class >

오늘은 베러라이프 시니어 클라스에 나가는 날이다.

그 곳은 매주 월 화 목 금요일 오픈하여, 한인 노인들을 대상으로 취미 오락 장소와 푸짐한 점심 식사까지  제공하며,  또한 꽤 수준 높은 인문학 강의도 있다.

내가 특히 오늘의 강의를 기대하는 건 이학연 박사가 강의한다는 <미주 한인이 알아야 할 미국사>를

듣기 위해서다. 그렇다고 내가  아메리칸 히스토리American History에 별난 관심이 있어서는 아니고 더구나 이학연 박사에 대한 두터운 호감이 있어서도 아니다.

오히려 반대로 ' 짜식이 건방지고 재수없어 '하던 남편의

투덜대던 기억이 남아 있어 ' 낮짝이나 한 번 보자 '하는 정도의 관심이었는지 모른다.

그도 이제는 나이가 들어 오래 근무하던 대학에서 은퇴하고 가끔 초빙 강연이나 연구서를 쓰며 소일한다는 노년의 일상에서는 서로 비슷한 처지가 되었다.

한 때 그는 한인사회에서 꽤나 존경받는 명사로 여기저기 얼굴을 내밀고 시의원으로 출마해 정치 변두리를 어슬렁거리기도 했다. 그 인지도의 저변에는 교회의 힘이 컸다. 그는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오렌지 타운에서 제일의 성공사례로 꼽혀 수천 명 신도가 모이는 교회에 수석장로였다. 기특하게도 그는 신앙심이 깊은건지 부지런한건지 자신의 장로로서의 역할을 깔죽없이 잘 이행하였고 열정적인 봉사활동도 마다하지 않았다. 구역 담당 장로로서 가정예배에도 참석하고 해외 선교활동에도 직접 참여하거나 적지 않은 지원 헌금을 하여 존경과 찬탄을 받아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가 비호감이다. 이유를 대라면 확실하진 않지만 딱 한 가지는 말할 수 있다. 지극히 사적인 것이지만.

이학연 박사는 정시에 강단에 섰다. 다크부라운dark browen 바지에 같은 색 계통 체크무늬 쟈켓,  샤츠 깃 안 쪽으로 부드러운 아이보리색 모직 머플러가 세련된 모습이다.

' 저렇게 멋지고 유명한 분을 직접 보다니 ' 할머니들 사이에서 작은 탄성이 일었다.

나는 제일 앞 쪽 중앙에 앉아 또 다른 눈길로 그를 째려서 바라 보았다.

" 안녕들 하셨습니까 ?,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 그는 만면에 상투적인 미소를 띄우고 의례적 인사말로 강의를 시작한다.( 이건 순전히 내 주관적 느낌이다 )

" 여러분들, 미국에 와서 오래 사셨겠지만 먹고 사느라, 자식들 공부 기르치느라, 공부하실 시간은 없이 바쁘게 사셨지요?

영어들은 웬만큼 하십니까? "

" 에구, 무슨 영어를 해요? 40 년을 살았어도 미국 사람 하구는 말도 못하쥬, 벙어리,귀먹어리 눈 뜬 장님으로 살어유" 입 빠른 할머니의 대답에 이어,

" 그저 비즈니스하는데 필요한 만큼만 해요, 몇 십년을 살아도 더 이상 늘지 않더군요 " 느직한 남자 노인네 목소리도 들리고.

" 땅 설고 말 설은 이곳서 불편함을 견디고 참 용케도 살아 오셨습니다.대단들 하십니다.

이제는 우리가 일에서 물러나 느긋하게 살며 그 동안 모르고 살아 왔던 미국의 이모저모를 배워 보겠습니다.여러분, 미국 역사에  흥미있으세요? 그는 대중을 죽 훑어 본 뒤 " 오늘은 미국의 역사를 공부해 보려구요.

교재를 나눠 드립니다 프린트를 보시고 같이 읽어 봅니다.  중요한 부분에는 밑줄을 그으세요 "

" 이거 시험에 나오나요? " 싱거운 질문에 와아 웃음이 터진다.

" 네, 낙제하지 않게 집중하세요"

" 대영제국에 반기를 들고 혁명전쟁을 일으킨 후 1776 년 독립선언서 선포와 함께 독립국가로 세워진 신생 미합중국은 당시 미대륙의 일부인 동부 13 주만으로 형성되었어요.미국의 독립정신은  민주주의 정치사상을 기반으로 세워졌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독립선언문의 기초작업에 주 역할을 했던 사람이 바로 토마스 제퍼슨이었습니다 "

문득 그의 눈이 나와 마주쳤다.그의 시선에서는 잠간 동안의 호기심과 엷은 짜증이 스쳤다.나의 레이져 눈빛을 느꼈던 걸까.

" 무슨 의문사항 있습니까? "

" 미국의 초대 대통령은 누구지요 ? " 시답쟎은 나의 질문에

" 미국 초대 대통령이 누군지 아시는 분 대답 좀 해 주세요. 어디선가 들리는 ' 죠지 워싱톤이요' 하는 말에

" 이제 아셨어요?' 하듯 그는 피식 웃는다.

" 지금의 문맥을 보면 제퍼슨이 초대 대통령 같잖아요? 그리고 혁명 전쟁이 무엇인지도 설명해 주셔야지요. "

내 억지 주장에 그는 놀란듯 나를 찬찬히 관찰한다. 이 여자의 정체는 뭐야?

"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여기 노인네들이나 앉아 있다고 엄벙덤벙 주마간산으로 시간 때우지 말란 말입니다. 여기 노인들 다 무식하지 않고 경륜 다양합니다"

맨 앞에 앉아있어 음성을 높일 필요는 없다, 그저  나는 심술궂게 으르렁거렸다.

그는 갑작스런 도전에 몹시 당황한듯 머리를 흔든다. 잠시 후 대중을 보고

"  잠시 브레이크Break time 타임을 15 분간 갖겠습니다.각자 일 보시고 다시 오세요"

맨 앞에 앉았던 나와 그의 낮은 대화였으므로 사람들은 별로 개의치 않고 화장실로, 또는 커피머신으로 달려 갔다. 그가 내 앞으로 천천히 다가 온다.

" 실례지만 강의가 끝난후 잠깐 얘기 좀 할까요 "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브레이크Break 이후 시간 그가 준비한 수업은 계속되었다.

"여러분,미국 역사상 가장 현명한 쇼핑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루이지에나 매입이고요,--"

" 다른 건 혹시 알라스카 땅 매입인가요? " 그가 말하기 전 내가 먼저 그의 말을 잘랐다.

" 그렇습니다. 인류 역사상 전쟁이 아닌 매매라는 수단으로 이루어진 영토 확장은 참으로 위대한 미국 역사에 성공사례로 남았습니다"

" 그렇다면 말입니다, 미국은 가장 교활한 상거래 수단으로 영토를 넓히고 정복한 영토에서 진정한 주인을 내쫒고 외부자들이 안방을 차지한 것 아닌가요? "

내가 다시 손을 들고 일어나 이번에는 큰 소리로 반박했다.

이학연 교수는 다시금 낭패에 차서 노기어린 눈빛으로 나를 본다.

'당신 왜 나한테 이러는거야, 일부러 내 수업 방해하러 왔나"  짜증이 부글댄다.

나는 약간 전의를 잃고 소심한 작은 소리로 말을 이었다.

" 다만 나는 ---"

" 다만 나는?" 되묻는 그의 눈이 팽팽해진다.

" 우리의 약소국가,내 조국에 대한  무참한 열국의 농단이 연상되어서 해 본 말입니다--만 , 수업에 방해가 됐다면 죄송합니다"

하지만 말대로  진지하게 사과하는 제스츄어는 내가 생각해도 아닌 것 같다.

" 미인 숙녀로 부터 이렇게 뾰족한 저항에 부딪치면 저는 참으로 난감할 따름입니다"

그는 어색한 미소를 띄우고 모두에게 말했다.


에프터after 대화에 별로 적극적이지 않고 핵심을 기피하는 내게 얼마 후 그는 전화를 걸어 왔다.

꼭 만나고 싶다는거다. 나도 한 번 부딪쳐 혀 끝에 맺친 말을 쏟아낼거다.

만남의 장소는 전망좋은 해안가 프라자 호텔 카페에서다.



" 잠을 못 이루고 있어요. 며칠 째,

수업 중 당신의 당돌한 행동은 나에겐 뜬금없는 날벼락이고 생전 처음 당하는 난처한 일이었어요, 당신은 나를 혼란스럽게 했어요. 왜지요 ?" 그는 잠을 설친 퀭한 눈으로 나를 보자마자 연속으로 말했다.

" 당신은 나를 압니까? 우리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요? 또는 내가 당신에게 어떤 엑스큐스Excuse가 있었나요?"

그는 정말 작심한듯 연속으로 물어댔다.

" 박사님은 모욕감에 대해서는 매우 생소하시군요. 왜 내게 화를 내지 않으세요? 그래야 내가 평형을 유지하며 공평하게 대답할 수 있어요."

나는 그의 번민에 가득한 얼굴을 향해 유쾌하게 지껄였다. 내 말을 그는 제대로 이해하는 것 같지 않았다.

" 나는 당신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 중 한 명일 뿐예요, 누가 알겠어요? 당신이 자만하며 만족하고 있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당신을 생각하며 불쾌할 지 말입니다. "

" 그 점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어요, 정말 내가 그렇게 잘 못 처신하며 지내 왔을까요 " 그는 낭패한 모습 역력하게 거의 혼자말처럼 중얼거렸다.

" 커피 잘 마셨어요, 내게 더 이상 하실 말씀이 있나요?" 나는 겉옷을 걸치며 손가방을 들고 일어섰다.


" 아니 ,내 말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좀 더 앉아서 얘기해요."

" 뭐가 궁금하시지요?"

본격적으로 따져 보는 검사처럼 찌르듯 선명하게 말하며,내키지 않다는듯 나는 다시 앉았다.

" 이번엔 당신이 대답할 차례예요. 돌리지 말고 말해요, 내게 유감스러운 일이 있어요?"

" 박사님, 당신은 나를 기억하지 못하시는군요

당신은 우리 집에 오신 적이 있어요. 내 예쁜 딸이 손수 커피를 내려 박사님께 대접하기도 했어요.

떠나기 전 당신은 우리 가족들을 위해 축복 기도를 해 주셨습니다.

금요일 저녁 구역식구들과 예배를 드렸을 때입니다.

그 후 얼마 안돼 우리는 27 살 활짝 핀 꽃처럼 예쁜 딸을 사고로 잃었습니다.  그 상실감의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었고요, 그 위에 사람들의 경원하는 눈초리가 더욱 못 견디도록 괴로웠습니다."

" 사람들이 경원하다니요? "

" 물론 더 많은 사람들이 따뜻한 눈길과 말로 위로해 주었어요, 근데 다수의 위안해 주는 착한 마음에 감동하기보다 몇몇 비판적이며 부정적인 눈초리에 더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 저여자는 무슨 죄가 그리 많아서 그런 참혹한 벌을 받는거야. 조롱하고 비웃는 듯한 차가운 눈빛이요, 그리고 그보다 더 한건 무관심한 태도요, 보고도 못 본 척 안면몰수로 일관하는 그런 것이 더더욱 삶을 어렵게 했어요"

" 설마 불행을 당한 사람에게 누가 그런 몹쓸 맘을 갖겠습니까 "

" 바로 당신이 그랬어요, 아세요?" 나는 클라이맥스의 긴장감을 터뜨리며 뾰족하게 후려쳤다.

" 당신은 우리 딸의 뷰잉, 영결식 다 안 오셨구요, 아, 그건 중요한게 아녜요. 훠게릿For get it하겠어요, 장례식 후 주일날  우리 부부가 교회에 갔었어요. 그 때 복도에서 당신을 정면으로 딱 보았어요. 근데  왜 그랫을까요,당신은 우리를 외면했어요. 이 세상에서 단 한 번도 만난 적 없이 모르는 사람들 처럼요. 우리는 저 앞서 오는 당신을 보며 벌써 웃음을 띄고 인사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말이예요. 느닷없이 당신으로부터 무시 당하자 우리 부부는 웃던 얼굴이 그대로 굳어 얼어 버렸고 그 충격은 우리를 세상과 격리시키는 빌미가 됐지요. 그냥 우리는 숨쉬는 게 창피했고 무안했고 하늘 아래, 빛나는 햇빛까지도 부끄러워 바로 쳐다 볼 용기가 없어졌습니다. 글쎄요, 우리의 자격지심인지, 또는 소위 말하는  심리적 외상중후군인지도 모르지만요.

당신의 스나비Snoby로 인해 더욱 충격을 받은 이유는 내 남편이 특히 당신을 좋아하고 존경했어요, 그이는 이학연 박사님은 우리가 현실 눈 앞에서 보는 지와 덕 그리고 신앙을 겸비한 모범적인 분이라고 아이들 앞에서 늘 얘기했어요

그이가 당신의 멸시로 인하여 받은 마음의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는 유일한 방법은 ' 쨔식이 건방지고 재수없어'하고 투덜대는게 전부였어요, 그렇게 상심에 차서 남편은 외부와의 관계를 끊고 집안에 틀여박혀 서서히 죽어 갔어요" 나는 목이 막혀오고 목소리가 떨려나와 말이 끊어졌다.


그는 좀 전 그렇게 조급하게 굴던 마음이 바뀌었는지 넓은 통유리 창 밖을 무연히 바라보고 있었다. 백사장 너머 아스라이 보이는 푸르른 바다의 끝자락은 하얀 레이스 같은 자잘한 파도가 계속 밀려오고 있었다.

" 따님의 사고 날짜가 언제였습니까 "

" 1999 년 10월 23 일 목요일이었습니다 "

" 나도 그 날 아내를 잃었어요. 바로 그 날 이혼 판결을 받았습니다. 우린 같은 날 사람을 잃는 슬픔을 당했습니다.

그 당시 난 뭘 보고 있어도,뭘 듣고 있어도 아무것도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상태가 한 동안 지속되었어요. "

" 하지만 당신의 아내는 죽지 않았고 내 딸은 죽었는데 어떻게 등가치로 비교할 수 있나요"

그가 서글픈 미소를 띄면서 나를 바라 보았다.

" 아마 당신은 딸이 다시 살아 나기를 간절히 바랬을 겁니다,

그러나 나는 내 아내가 그냥 그 날로 죽어 없어지기를 간절히 바랬어요. 차라리 죽어 이별한다면 이토록 내가 비참하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던 그가 다 식은 커피를 마저 마시고 진지하게 내게 말했다.


" 집으로 가신다면 제가 모셔다 드릴까요?."

" 아,괜찮아요 ,저도 차를 갖고 왔으니까요"


좁은 교민사회에서 다시는 그와 부딪칠 일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는 차가운 바람을 일으키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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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4 21: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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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5 01: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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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9 년 ,

나의 큰 딸 지니는 스물일곱 살,활짝 핀 다알리아꽃 처럼 화사하고 아름다웠다.

 그 곁에 서면 향그럽고 싱그러운 바람에 스쳐 나마저 덩달아 신바람이 들었다.

예쁜 몸매를 만드느라 먹성좋은 입맛을 절제하기도 하고 

피부관리를 한다고 시커먼 마스크로 나를 놀래키기도 한,

친구들과 만나 맛난 걸 먹으며 까르륵 웃고 잡담하는 걸 꽤나 즐기던,

 최신의 책을 읽으며, 특히 인문학,고고학 신화와 전설,판타지아에 통달하여

내가 물으면 척척 대답해 주던 움직이는 인문학 사전이었던 그 애.


유난히도 햇살이 따갑게 무르녹는 가을의 끝자락 어느 날,

그 애는 '안녕'할 새도 없이 홀연히 이 세상을 떠났다. 

누가 알았으랴, 그런 이별.

언제나 귀가하던 그 애의 방, 새벽이 오도록 적막했다.

뷰잉에서 거품같은 레이스 관 속에 누워있는 그 애의 모습을 보며 

비로소, 네가 여기 있구나 탄식하면서도 반가웠다.


그 애가 떠난 후 나날, 난 살아있어도 사는게 아니었다.

맨 먼저 드는 생각, 내가 뭔 죄를 지어서 이 참담한 일을.

세상 보기가 부끄러웠고 하나님 보기도 죄스러웠다. 그리고 원망스러웠다..

그 원망과 부끄러움으로 그늘졌던 나날. 

난 죄인이었다. 죄인으로 여호아 앞에 감히 나설 수 없어

교회도 끊었다.


나는 그 애를 만나려 죽음도 생각했다.

그러나 둘 째 딸 엘리아 , 약혼을 하고 이듬 해 오월 혼인 날짜도 잡아 놨는데,

내가 자살을 하고 나면 둘째의 원망에 저승가는 발길이 떨어지지 않을 것 같에.

이왕 살거면 남들에게 우울 끼치지 말고 웃으며 살자 , 내 슬픔 깊이 묻어두고 명랑하게 살자 하였다. 


그런 인고의 세월,어느 날, 문득 생각되더라.

그 애는 확실히 순백이었고 어여쁜 젋음 , 

 틀림없이 천당에 가 있을 줄 알았다.

네가 천당에 있다면 난 너를 꼭 찾아가 만나 볼거야.

꼭 천당에 가야할 이유가 생겼다.

마침 그 때 심방 왔던 목사님을 붙들고 하염없이 울었다.

나, 지니 보러 꼭 천당에 가야겠어요. 


그러기  위해 주일 지키기,

 십일조 헌납, 

그리고 죄 안 짓고 살기, 세 가지를 꼭 지키리라 결심했다.

--- 거짓말 안 하고 속이지 않고,착하게 살아야지.


남편은 마음을 돌리지 않고 교회 가기를 거부했다.

하지만 나는 다음 주일 날 ,

홀로 차를 몰고 교회로 향햇다.

눈에는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고, 세찬 비바람이 하이웨이의 길을 하얗게 가로 막았다.

그러나 나는 악을 쓰며 하나님을 외치며 교회로 향했다.



그래서 나는 오늘까지 교회에 열심으로 다니며, 그리고 밝게 웃으며 산다.

 못 잊을 내 가슴 속 지니, 

너를 만나러 다달이 노란색 프린세스 로즈를 한다발 들고 네 머문 곳을 찾는다.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씩씩하게 잘 살고 있단다.

네 동생 앨리아는 세 아들을 낳고 발칙하고 당당하게 잘 살고 있구나.

네 아비 어미도 곤욕스러운 나날을 나름 잘 견디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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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4 17: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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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1 01: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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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5 11: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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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1 01: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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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1 14: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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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꽁트



< 그래서 어쩌라구 ? 나보고 뭐 어쩌라구 >

혜민의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중

----->       그 사고는 전혀 예측하지 못했고 누구의 고의도 아니었으며, 그리고 나에게도 너무 큰  상실이었고 아픔이었고 슬픔이었다.

네 살 딸 아이가 유치원 버스 밑으로 들어가 꼬물꼬물 놀고 있을 때 아이를 미처 보지못한 운전기사가 버스를 후진한 것이다. 딸은 왜 그 시간에  그 차 밑에 들어가 혼자서 조용히 놀고 있었을까. 그리고 난 그 때 왜 하필  유치원생 엄마들과 잡담에 빠져 딸아이의 움직임에 부주의했던가.

남편은 나의 부주의를 가장 크게 꼬집고 비틀어  추궁하고 닥달하더니,

" 너하곤 끝장이야" 소리를 지르고는  

끝내 짐을 싸 들고 집을 나가버렸다.


( 나쁜 시간, 나쁜 장소)였다는 사실은 전혀 이해하지 않은 채.



<  물음: 아침부터 저녁까지 무엇을 하십니까 ?

나: 내 자신을 견딥니다. >

에밀 시오랑의 ‘지금 이 순간 나는 아프다’ 중


----->        강원도 오지의 산골짝 , 낮고 부드럽게 속살거리며 계곡물이 흐른다 우거진 나무 사이로 피톤치드 성분 충만하여 신선하고  차가운 대기, 도시의 불볕 더위는 저 멀리 소란일 뿐 .여긴 서늘하고 적막하다. 속살거리는 물소리가 끊임없는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그 녀에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녀는  차양막 아래 평상에 꼼짝 않고 누워 있다. 죽은듯이 반듯하게 누워있지만 가슴의 높낮이가 미약하게 오르내린다.아마도 서서이 죽어가는지도 모른다.


< 우리의 일상은 얼다가 녹다가하는 일의 반복이예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얼마 되지 않아요 오직 견디는 것뿐  >     이성복의 ‘무한화서’중


----->       그녀는 잠에서 깨어난 아침부터 잠이 드는 밤까지 그저 견디기만 했다.그것 밖에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돌아가고 싶은 평범한 일상들은 아름다웠고 너무 멀리 있었다.


인기척이 가까이 다가온다. 중년의 여인이 곁으로 와서 한숨처럼 말한다.

“ 이것아,언제까지나 굶을라고 ? 산 사람은 살어야지 . 그 어린게 제 명이 짧아 그리 간걸 . 누굴 원망하겠니? “  중년여인이  바구니에서 주섬주섬 꺼내 놓은 것은 닭죽이다.

“영계 한 마리에 인삼 한 뿌리, 찹쌀 넣고 푹 끓인 죽이니까 몇 술 뜨고 기운 차려야지"

엄마는 달래듯 부드럽게 말하며

꿈지럭 꿈지럭 부시시 일어나는 내게 숟가락을 쥐어준다. 며칠 동안 굶주려 창자가 꼬집히는 듯한 허기에  쌉싸름한 인삼과 구수한 닭죽의  냄새가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다.


“ 움마 !’ 그녀는 외치며 짐승같이 운다. 금방 얼굴은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다.

그러며 입을 벌려 닭죽을 한 숟갈 떠 넣는다.


< 이런게 인간이었어? 몰랐던 것을 알게 되면서,이런게 인간이었어 ?하면서 헤매는것, 헤매는것에 흥미를 느끼는 것 >



----->     가장 모르는게 인간이고 가장 알아야 하는게 인간이기 때문에 소설은 꼭 필요한 일이라고 말하겠다.


물음: 당신은 소설에서 무엇을 보았는가 ?

나의 대답 ; 인간을 보았다.



이런게 인간이었어 하면서 헤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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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k0501 2017-02-23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글솜씨가 보통이 아니시군요. 작가냄새가 풀풀 납니다.
왜 합작품이라고 하셨는지 알겠는데요, 그건 인용에 불과하니
합작이 아니에요.

완성된 한 편의 글을 멋지게 뽑아내고 용기내어? 이렇게
올림을 축하드리고 싶습니다.
잘읽었습니다.
로그인해서 다시 들르겠습니다. 페크입니다.

성에 2017-02-23 0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통하신 의견에 감사드립니다.
숨김없이 기쁘고 행복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연대와 협조 그리고 조언
부탁드립니다.

페크pek0501 2017-02-23 21:52   좋아요 0 | URL
과분하게 받는 부탁인 것 같습니다. ㅋ 감사합니다.

2017-02-23 22: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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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에 2017-02-24 0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은 지난 여름 가장 더운 때 쓴겁니다.
그러며 여러 번 고치고 퇴고하고.시간이 지나며,
원문이 좀 헷갈린거 같습니다.김영하의 발췌문도 있었는거 같았는데 -갸우뚱-
얼릉 <김영하>이름 내렸어요.
꼬랑지 내리고 죄송!!! ---- 문 2 답.

제가 영화나 드라마를 좀 과분하게----ㅋㅋ
때로는 감독이나 카메라맨의 영이 씌어 앵글을 드리댑니다.
<나>를 객관화시키며 이미지로 독자에게 어필하려는 의도에서--
그게 난해했나???
근데 내 글에선 그런 장면이 많아요. 어떤 땐 과거와 현재가 혼재되기도 하구요.
이게 과연 가당키나 한 수법인지
올바른 조언 기대합니다. ---- 문1 답

정말 고맙습니다.

2017-02-24 17: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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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1 02: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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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진주귀걸이 소녀                            2005 년 (주)도서출판 강

                         양선아 옮김


지은이   트레이시  슈발리에 Tracy Chevalier

워싱턴에서 나고 자란 트레이시는 오하이오의 오버린 칼레이지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1984 영국으로 이주하여 이스트 엥글리아 대학에서 문예창작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1997 < 버진 불루 virgin blue > 풀레시텔런트에 선정되면서 화려하게 데뷰했다.

이어서 1999 네델란드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그림을 다룬 < 진주 귀걸이의 소녀 > 발표하면서 세계적 베스트세일러 작가로 올랐다. ( 지은이 소개 참조 )

내용  

16 소녀 그리트는 타일공이었던 아버지가 사고로 눈을잃고 직업도 잃어 어려운 집안 살림을 돕기위해  화가 베르메르 집에 하녀로 들어간다

, 힘들고 고달픈 일들이 끊이지 않고 많은데 까다로운 주인의 화실 청소까지도 도맡게 된다. 그러나 그리트는 주인에 대한 막연한 선망과 호감을 갖고   일에 정성을 다하고 주인 베르메르도 지혜롭고 어여쁜 하녀에게 관심과 신뢰를 갖는다.

그리고 화가 베르메르씨는 소녀에게 은근히 흑심을 품은  친구 빈라워번의  부탁으로 소녀를 그리게 된다. 따라서 둘이는 화실에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되며 그의 임신 중이며 예민한 성격의 부인에게는 철저히 비밀이다.드디어 그림이 완성되지만 그림 속에서 뭔가 허전한 공백을 느끼는 사람, 그들은 그의 장모이며 집의 마님 마리아 틴스에게 부탁하여 작은 마님의 귀고리를 살짝 빼내어 사용 한다. 일은 진행되고 화가의 따뜻하고 관능적인 손길로 귀볼을 뚫는 아픔을 견디며 진주 귀고리를 소녀의 그림이 완성되었다.

그러나 그의 둘째 ,교활한 코넬리아가 엄마에게 일러 바쳐 카테리나는 극도로 화를 낸다. 하녀가 감히 남편의 모델이 되고 진주귀고리까지 훔쳐내어 귀에 달고 그림을 그리다니. 흥분한 아내는 칼을 들어 그림을 찢으려고 달려든다.

그레트는 모든 심각한 갈등을 뒤에 집을 나온다. 그리고 평소 그녀를 따르고 청혼도 했던 고깃 아들 피터에게로  간다.

십년 그리트는 피터의 아내가 되어 아이를 낳아 기르고 평범한 고깃집 안주인이 된다. 그러는 베르메르씨는 전에 죽었고 살림도 어려워져 빚이 많다는 소문이 들린다. 하루는 하녀 타네커가 마님이 부르신다고 심부름을 왔다. 그리트는 오랜만에 집을 방문한다

베르메르는 죽기 열흘 전 진정한 친구 반 레이번 후크에게 친필 편지로 마님의 진주귀고리를 그리트에게 주라고 유서로 남겨 이를 실행하기 위한 자리였다.

자기 신분에는 어울리지도 않 귀한 물건을 그리트는 해야 할까 고심한다. 그리고 암매상에게 팔아 남편 피터에게그 집의 밀린 외상값 15 길더를 갚고 나머지 5길더는 깊이 넣어 둔다.그리고 비로소 하녀가 자유를 얻은 홀가분함을 느낀다.

독후감 소설은 본래 베르메르의 그림 < 진주귀고리 소녀 >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온전히 작가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빚어진 소설이라고 한다.

따라서 여기에는 당시 사회상,지역상의 면밀한 조사와 실존했던 베르메르 화가의 인생을 조사했다. 그러나 화가 베르메르의 기록은 그리 많지 않다. 생전에 35 편의 그림을 그렸을 뿐이고 길드의 대표를 지냈으며 그리고 1675 43 세의 나이로 갑자기 죽었다.단지 이런 사실만으로는 소설의 밑바탕이 충분하지 않은 대신에 그의 작품들이 부족분을 메꿔 주어 사이사이 삽입된 그의 작품들을 스토리와 연결해 감상하는 것도 나름 좋았다.

비록 나이 어린 하녀 그리트이지만 그녀의 색감과 그림을 감상하는 안목이평범하지 않아 완고하고 자존심 높은 화가와의 감성적 교류도 이루어 진다.  선망과 존경 사이에서 섬세하고 절제된 그녀의 사랑이 그리트의 젊은 남자 피터에게는

 활화산처럼 터지는 비약도  오히려 솔직하고 당당하다.

해피엔딩으로 막을내려 장을 덮은 후에도 유쾌한 여운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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