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킹 라오
바우히니 바라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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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onhaksoochup 문학수첩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한 느낌을 썼습니다. 


📕불멸의 킹 라오 / 바우히니 바라

📗문학수첩 / p543

📘2025. 6.1 - 6.15


💭필멸의 존재인 인간은 기록을 통해 선대와 후대를 연결한다. 죽으면 끊어지게 될 이야기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만 있다면 인류가 멸종에 이르게 되더라도 우리가 한때 여기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소설이지만 전기의 형태로 전개된다. 숨가쁘게 흘러가는 한 남자의 생애를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하여 우리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생각해 보게 한다. 


📝인도의 불가촉천민 집안에서 태어난 킹 라오는 인도 최고 대학에서 교육받은 후 미국으로 건너 가 초창기 컴퓨터 회사 중 하나인 코코넛사를 아내와 공동 창업한다. 이후 라오는 승승장구하며 세계에서 가장 힘 있는 기업가로 변모한다. 찜통 지구로 인한 잦은 산불과 홍수, 사막화로 지구는 점점 피폐해지고 각 국가는 민족주의로 사람과 물자를 제한하려 무역 장벽을 세우고 이민자를 막는 정책을 편다. 라오는 부패한 정치인들이 아닌 알고리즘이 정책을 이끄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주주정부를 설립한다. 


사람들의 정신을 인터넷에 연결해 서로 교류하게 하는 하모니카라는 제품을 출시하려 시험을 진행하던 중 부작용으로 60여 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폭동이 일어나고 폭동의 주체인 엑스라는 집단이 주주정부에서 벗어나 빈 섬에서 그들만의 세계를 구축해 나간다. 


하모니카 참사 후 라오는 코코넛사에서 쫓겨나 모든 권력을 빼앗기고 외딴 섬에서 쓸쓸한 말년을 맞이한다. 클라리넷이라는 인터넷을 이식한 덕분에 생각만으로도 하모니카를 주입한 사람의 기억과 정신을 넘나들 수 있는 라오의 딸 아테나는 자신이 존재 목적을 찾고자 아버지를 떠나고 아버지의 기억을 통해 점차 진실을 들여다 보게 된다. 


💭킹 라오의 행적을 따라가다 보면 이미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가 떠오른다. 주주정부 전의 사회를 보고 있자니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극좌와 극우가 난장판을 치는 현재 우리 사회를 들여다 보는 듯 하다. 이 와중에 지구 온난화와 사막화로 황폐해 가는 미래의 디스토피아가 그리 낯설지 않으니 두려움이 엄습한다. 


💭사람들과 소통하고 연결되기 위해 만든 컴퓨터와 인터넷이 알고리즘을 통해 점점 사람들을 통제하는 현실에 경종을 울리는 내용이기도 하다. 하모니카라는 물질을 주입하여 굳이 대화를 나누지 않고도 상대방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세계가 다가온다면 그건 축복일까 아니면 저주일까.


5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임에도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킹 라오의 가계도까지 있을 정도로 많은 등장인물은 저마다 입체적인 매력을 지닌다. 인도 사회의 카스트제도에서만 신분 차별이 이뤄지는 건 아니다. 어느 국가, 어느 사회에나 항상 존재하는 차별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이 닿는다. 


📍작가인 바우히니 바라는 이 책을 장장 12년 동안 집필했다고 한다. 아테나와 라오의 기억을 통해 100여 년의 시간에 걸쳐 드문드문 드러나는 진실은 맨 마지막이 되어서야 이가 꼭 들어맞는 완벽한 이야기를 이룬다. 처음에는 전혀 개연성 없는 이야기처럼 보였지만 이 또한 마지막이 되면 그 이유를 알게 된다. SF소설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분명 매력적으로 느낄 만한 소설이다. 


p133. 우리는 서로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잊지 말자. 

p454. 모든 사람이 정신적으로 연결된 시대, 하나의 시스템 속에서 모두 네트워크로 연결된 시대를 상상할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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