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홉 빛깔 사랑 - 다정한 사람들의 배려와 따스한 온기 나누기
조미구 지음 / 조이록북스 / 2024년 12월
평점 :
✍️조미구 작가는 2022년 <크리스천 문학나무>에서 <빛길을 가다>로 신인문학상을 받고 소설가로 등단했다. 문학소녀였던 그녀는 서울대학교 식품공학과를 졸업한 수재이며 목사의 아내이기도 한 신실한 크리스천 소설가다.
✍️크리스천 소설가는 종교적 내용 가득한 홀리 holy한 글만 쓴다고? 아니, 이 책은 우리 이웃의 다정한 배려와 따뜻한 온기, 그 속에서도 사회문제를 잔잔하게 다루고 있다.
💭글이 참 따뜻하다. 주인공도 주변 인물도 악역이 하나 없다. 현실과는 너무도 판이한 배경이 다소 억지스럽지만, 덕분에 읽는 내내 가슴이 몽글몽글 기분이 좋았다. 요즘은 뉴스도 신문도 잘 읽지 않지만 이맘때면 뉴스나 신문에서 나올 법한 불우이웃돕기나 구세군 냄비의 따뜻한 향기가 폴폴 풍긴다.
💭제목처럼 이 소설은 9편의 짤막한 단편을 담고 있다. 각 단편은 몇 분만 집중하면 술술 넘길 수 있을 정도로 읽기도 쉽다.
1️⃣빛길을 가다
D건설 정보통신팀 박상준 사원과 임원 비서인 김윤지 비서의 짤막한 썸 이야기다. 우리나라 비정규직 여성의 일상이 녹아 있다. 사번도 없고 업무 외에도 번역이나 잡무를 처리해야 하는 고단함을 견뎌도 회사의 필요에 따라 철저하게 내쳐질 수 밖에 없는 비정규직의 운명을 따뜻한 신랄함으로 그렸다. 윤지씨의 도전이 훈훈하게 열린 결말이다.
2️⃣아무 염려 말아요.
대기업 비서 김순정의 결혼과 세 쌍둥이 임신, 그리고 출산 도전기다. 처음부터 끝까지 위기감 하나 없이 계획된 인생을 차근차근 살아가는 따뜻한 이야기였다. 세 쌍둥이를 출산 후 대기업 회장님께 엄청난 출산격려금을 받는 대목에서 빵 터졌다. 부러움은 덤.
3️⃣첫 눈에 천생연분
방사선사 김석훈과 여동생 친구 최사랑의 좌충우돌 결혼 적응기. 연애와 결혼을 현실이라는 장막 사이에 존재한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과연 김석훈은 철부지 아내의 임신과 출산 후에도 변치 않는 결혼 생활을 할 수 있을까?
4️⃣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조울병 환자인 김상은의 눈물나는 임신 성공기. 조울증이 아무런 조짐도 없이 발병하며 완치하기도 어렵다는 것, 조울증 환자의 5%만이 정상에 가까운 생활을 한다는 것에 놀랐다. 임신에 성공했지만 아이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쉽지 않은 장애물을 만나게 될 김상은 부부를 나도 모르게 응원하고 있었다.
5️⃣강한림과 성장미
대기업 과장인 강한림이 여고 동창회에 나갔다 오랜만에 재회한 친구 성장미에게서 느끼는 시기와 질투가 얼마나 부질없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 여자라면 한 번 쯤은 느껴보았음직한 이야기를 깨알같이 늘어놓아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였다.
6️⃣독거노인 불행 탈출기
아홉 빛깔 사랑 중 가장 종교적 색채가 짙었던 단편. 불운의 사고로 아내와 아들을 잃어 삶을 포기하듯 살던 박노인이 이웃과 지역단체, 교회와 교류하며 차츰 인생의 재미와 진정한 평화를 얻어간다.
7️⃣마음이 따뜻한 사람들
눈이 불편한 아버지와 함께 살기 위해 어촌 마을로 귀향한 이인섭 가족과 그들 곁에서 물심양면 도움을 아끼지 않는 천사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 바다에서 조업하다 폭우 속에 행방불명되어 북한으로 흘러간 이인섭이 사상교육 후 간첩으로 남파되었다 브로커를 통해 탈북에 성공하는 이야기도 깨알재미였다.
8️⃣엇갈린 사랑
개인적으로 제일 재미있었던 단편. 회사를 그만두고 미국으로 이민가는 P의 송별회에 초대받은 김세정은 입사동기인 P가 오래전부터 자신을 좋아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된다. 더군다나 P는 입사할 때부터 유부남이었는데... 아내까지 대동하고 나온 P의 속내를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
9️⃣내 사랑 쫑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사진을 보면서 만나서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하고 잠이 들어라. 그러면 반드시 꿈에서 만날 것이다. 끌어당김의 법칙이 떠오르는 이 이야기의 결말엔 소소한 미소가 절로 나는 반전이 있다. 어디 나도 한번?
💭요즘처럼 웃을 일 없는 무미건조한 때에 가슴 따뜻해지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서 모처럼 멋진 시간을 보냈다. 주머니 속 핫팩같은 소설을 9편이나 써 주신 작가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아홉빛깔사랑 #조미구작가 #도서추천 #책강추 #디엔젤서평단 #가슴따뜻한우리네이웃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