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평범한 혁신 - 우연을 전략으로 설계하는 힘
권오상 지음 / 날리지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연이 만들어낸 발명 이야기는 늘 흥미롭다. 《이토록 평범한 혁신》은 계획된 성취보다 우연한 실패 속에서 태어난 발명들을 따라간다. 냉매, 전화, 고무, 염료, 전신, 의약, 비행기, 어뢰 등 인류의 문명을 바꾼 이 기술들이 사실은 ‘실패의 부산물’이었다는 점이 놀랍다.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1940년대 배우 헤드비히 키슬러의 발명이다. 그녀는 단순한 영화배우가 아니라, 블루투스와 와이파이의 원리를 처음 고안한 사람이었다. 어뢰의 신호 교란 문제를 듣고, 피아노 롤의 원리를 떠올려 주파수를 바꾸는 방식을 생각해냈다. 당시 미 해군은 그녀를 ‘너무 아름다워서 진지할 수 없는 발명가’라며 무시했지만, 60년이 지난 뒤 그 아이디어는 디지털 통신의 핵심 기술로 부활했다.

이 책은 이렇게 실패와 우연이 어떻게 세상을 바꿔왔는지를 보여준다. 열병약을 만들다 염료를 발견한 윌리엄 퍼킨, 냉매를 개발하다 원자폭탄의 냉각 기술을 만든 토머스 미즐리, 고무를 태우다 새로운 소재를 발견한 찰스 굿이어. 그들의 공통점은 ‘실패를 의미 있게 바라보는 눈’이었다.

혁신이란 특별한 재능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끝까지 관찰하는 태도, 그 평범한 끈기가 혁신의 시작점이라는것을 배우게 된다. 

《이토록 평범한 혁신》은 단순히 발명의 역사를 정리한 책이라기보다 인간의 한계와 실수 속에서 피어난 가능성을 기록한 책이다. 예측 가능한 세상보다, 뜻밖의 실패를 품은 세상이 더 흥미롭다고 느끼게 만든다.



#이토록평범한혁신 #권오상 #혁신의이야기  #발명 #우연의발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집으로 가는 먼 길 - 2025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
케이트 오쇼네시 지음, 고정아 옮김 / 밝은미래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집으로가는먼길


펀은 ‘랜치’라는 외딴 공동체에서 자라왔다.
그곳은 세상과 단절된 채, 벤 박사의 말이 모든 진리로 통하는 곳이었다.
펀에게 그 세계는 안전하고 완전한 ‘집’이었다. 하지만 엄마는 그곳을 의심하기 시작했고, 결국 펀을 데리고 도망친다. 펀은 낯선 세상 속에서 두렵고 혼란스럽다. 자신이 믿어온 모든 것이 흔들리는 순간, 진짜 ‘집’이란 무엇인지, 믿음이란 무엇인지 묻게 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펀의 세계는 점점 넓어진다.
‘랜치’ 안에서는 질문할 필요가 없었다. 정해진 답이 있었고, 모두가 그 답을 따라야 했다. 그러나 바깥세상에서 만난 사람들은 각자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펀은 그 다양함 속에서 처음으로 ‘스스로 생각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배워 나간다.

엄마와 딸의 도주라는 긴 여정은 결국 ‘성장의 여정’이었다.
이야기를 따라가며 나 또한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여러 번 멈칫했다. 아이가 나와 다른 생각을 할 때, 나는 그 다름을 불안해했는지도 모르겠다.
《집으로 가는 먼 길》은 그런 나에게 “믿음이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걸으며 배우는 것”이라는 말을 건넨다.

책을 덮고 나서 오래 생각이 남았다.
우리가 당연히 옳다고 믿는 것들, 익숙하다는 이유로 의심하지 않았던 것들.
그 틀을 벗어나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일, 그것이야말로 진짜 자유이자 성장이라는 걸 이 책은 조용히 알려준다.



 #뉴베리아너상 #주니어소설 #성장소설 #믿음과자유 #생각하는힘 #밝은미래 #고정아번역 #펀의이야기 #밝은미래#밝은미래출판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 선물은 싫어요! 봄소풍 보물찾기 9
브리지트 스마자 지음, 김진화 그림, 김은영 옮김 / 봄소풍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선물은싫어요


《책 선물은 싫어요》는 책이 싫다는 아이의 마음을 다정하게 풀어낸다.
바질은 겉보기엔 책벌레지만, 사실은 책보다 물건을 분해하고 조립하는 걸 더 좋아한다. 엄마 아빠는 그런 바질에게 매번 책을 선물한다. 크리스마스에도, 생일에도, 아무 날도 아닌 날에도 바질이 받는 건 늘 책이다. 그래서 책은 바질에게 ‘깜짝 선물’이 아니라 ‘깜짝 실망’이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도서전에서 바질은 참았던 마음을 터뜨린다. “난 책을 싫어한단 말이에요!”
그 한마디에는 사랑받고 싶은 마음과, 기대에 맞지 못할까 봐 두려운 마음이 함께 담겨 있다. 하지만 아픈 아빠를 위해 책으로 스탠드를 만들고, 책을 읽어 주는 과정 속에서 바질은 조금씩 변한다. 책이 단순히 ‘읽는 물건’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마음을 전할 수 있는 도구임을 깨닫게된다.

이야기는 책을 싫어하는 아이의 이야기이자, 아이를 사랑하는 부모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아이에게 책을 읽히려는 마음 뒤에는 ‘사랑’보다 ‘기대’가 앞서 있었던 건 아닌지, 부모 스스로 질문해 보게 만든다.

바질이 보여주는 변화는 억지로 책을 읽게 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길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책은 지식을 쌓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마음을 나누는 매개체임을 알려준다.

김진화 작가의 그림은 글보다 먼저 감정을 전한다. 표정 하나, 장면 하나마다 바질의 솔직한 마음이 살아 있다. 아이와 함께 읽으며 “너도 이런 적 있어?”라고 묻기 좋은 그림책이다.

이 책은 책을 싫어한다고 말하는 아이에게 “괜찮아”라고 이야기 해 준다. 
책을 좋아하지 않아도 괜찮고, 책을 읽지 않아도 배울 수 있다는 걸 알려주는 다정한 책이다. 
결국 중요한 건 책이 아니라, 아이의 마음을 함께 열어 보는 일이라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봄소풍 #보물찾기시리즈 #아이책추천 #초등도서 #그림책추천 #부모공감 #아이심리 #책싫어하는아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철학 인터뷰, 그분이 알고 싶다 - 역대급 철학자 7명과의 신개념 철학 토크 인터뷰, 그분이 알고 싶다
서정욱 지음 / 다른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철학인터뷰그분이알고싶다

철학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는, 너무 먼 이야기처럼 들리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철학 인터뷰, 그분이 알고 싶다》는 그런 생각을 단번에 바꿔준다. 유튜버 ‘철사(철학을 사랑하는 유튜버)’가 철학자 7명을 차례로 인터뷰하며 이야기를 풀어가는 구성으로 마치 진짜 유튜브 방송을 보는 듯 생생하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세요’라고 말하는 소크라테스,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가 중요하다’는 플라톤, ‘행복해지고 싶으면 움직여라’는 아리스토텔레스, 그리고 ‘나는 성찰한다, 고로 성장한다’는 데카르트까지 — 익숙한 철학자들의 이름이지만, 그들의 생각이 이렇게 현실적이고 유쾌하게 다가온 건 처음이다.

특히 “좋은 습관으로 하루를 시작하라”고 말하는 칸트나 “내 삶은 내가 선택한다”는 밀의 말은 지금 아이들이 자주 말하는 ‘갓생’과도 맞닿아 있어 오래된 사상이 아니라 지금 우리 일상에 그대로 적용되는 삶의 철학처럼 느껴진다.

이 책은 철학을 ‘공부’로 접근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철학자들의 명언이 단순히 외워야 할 문장이 아니라, ‘지금 내게 필요한 생각’으로 느껴지게 한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은 자존감을 높이라는 조언처럼 들리고, 데카르트의 “의심하라”는 말은 무작정 믿기보다 스스로 생각하라는 메시지로 다가온다.

또 철학을 배우며 ‘감정’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화나거나 슬픈 감정뿐 아니라, ‘의심’, ‘성찰’, ‘용기’ 같은 감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낄 수 있고 우리가 흔히 쓰는 감정 외에도, 생각을 깊게 만들어주는 감정들이 있다는 걸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인터뷰 형식이라 지루하지 않고, 유머러스한 대화 덕분에 철학자가 낯설게 느껴지지 않아 아이들과 읽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다른#다른출판사 #서정욱교수 #어린이철학 #갓생철학 #유쾌한철학책 #청소년추천도서 #생각이자라는책 #재미있는철학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별빛관 비밀 친구 키큰하늘 14
원림 지음, 안병현 그림 / 잇츠북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윤이는 강원도에서 전학 온 아이이다. 처음엔 반 친구들과 잘 지내는 듯했지만, 어느 순간 이유도 모른 채 투명인간 취급을 받게 된다. 친하게 지내자던 아이들이 갑자기 말을 걸지 않고, 급식실에서도 외톨이가 되어버린 서윤이는 어느 날 혼자 울 곳을 찾아 별빛관 4층의 낡은 과학실로 향하게 된다. 아이들 사이에서 유령이 산다는 괴담이 도는 그곳에서, 정말로 ‘유령’ 해율이를 만나게 된다.

기억을 잃은 해율이는 서윤이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며 점점 친구가 된다. 처음엔 서로에게 낯설고 조심스러웠지만, 서서히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고 믿어가게 된다. 외로움 속에서도 다시 웃을 수 있는 힘, 진짜 우정이란 이런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이야기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의 어린 시절과 아이의 학교생활이 겹쳐졌다. ‘학폭 없는 학교는 없다’는 말처럼, 보이지 않는 따돌림은 여전히 많은 아이들의 일상 속에 숨어 있었다. 나 역시 어릴 적 은근한 따돌림을 겪었고, 내 아이도 그런 경험이 있었기에 이 이야기가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읽는 내내 불편했고, 잊고 있던 기억들이 떠올랐지만 책을 덮고 나서는 오히려 마음이 조금 단단해진 느낌이었다. 억지로 덮어둔 상처를 다시 들여다보며, 그때 하지 못한 말을 대신해주는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나의 아이는 용서를 선택한 아이이다. 복수보다 용서를 택한 아이를 보며, 나는 다시 배웠다. 진짜 용기는 상처를 덮는 게 아니라 마주하고 이겨내는 것이라는 사실을.
《별빛관 비밀 친구》는 단순히 따돌림의 아픔만을 다룬 책이 아니다. 외로움을 견디며 스스로를 믿는 힘, 서로를 이해하고 지지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더욱 현실적이고 따뜻한 책이다.

모든 아이가 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 단지 ‘학교 폭력 예방’의 의미를 넘어서, 누군가의 마음을 알아보는 눈과 용서를 통해 단단해질 수 있는 용기를 배우게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별빛관비밀친구#잇츠북#키큰하늘#우정#용서#학교폭력#잇츠북어린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