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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화가가 되고 싶어! ㅣ 웅진 인물그림책 3
윤여림 지음, 정현지 그림 / 웅진주니어 / 2008년 9월
평점 :
마흔의 꿈, 간절한 갈망과 갈증이 나는 화가가 되고 싶어! 라는 외침이 점점 커져갈때, 심장을 치는 소리를 들었어요.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쿵당쿵당 심장이 울리며 제 몸이 전율했답니다.
그림책이 주는 그 이상의 감동, 읽어 보신 분들은 느끼셨을 거에요.
마음이 가는 대로 살아가는 일이 쉽지 않지요. 시대와 주위환경에 따라 움츠려 들고, 작아지고, 증발해 버리는 꿈.
특히 여자라는 존재로 살아가는 건 더욱 어려웠던 것 같아요.
딸은 살림 밑천이라는 옛말처럼, 자신보다도 가족을 먼저 생각해야 했으니까요.
결혼을 하면, 엄마로서, 아내로서, 며느리로서의 삶에 충실해지면서 '나'란 존재는 희미해져 가고
어느 날 문득, 텅 빈 '나'를 만나게 될 것 같아요.
'나'를 부르는 소리, "그림을 그리고 싶어" 라고 뜨거운 소리에 대답하는 내 마음,
윤석남은 마음의 소리에 대답하고, 마음이 바라는 대로 그림을 그렸지요.
"엄마", 엄마의 주름 진 살결 같은 나무에 엄마를 그리고,
엄마는
세상의 모든 엄마를 낳았고, 세상의 모든 딸을 낳았고, 세상의 모든 아들을 낳았고, 세상의 모든 생명을 낳았고,
나를 낳았다는 것을 알았지요.
나는 작품을 낳았고, 세상의 많은 엄마와 딸, 많은 사람들이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었지요.
문든 행복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가족의 건강만으로도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지만,
지극히 개인적으로 생각해 볼 때,
비로소 내가 나에게 원하는 그 무엇을 할 때 채워지는 꿈이 아닌가 싶습니다.
늦은 나이에 화가라는 꿈을 이룬 윤석남의 이야기는 아이보다도 제가 더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읽을 때마다 감동을 주는 이야기는 이야기 속의 그림처럼 선명하게 제 마음에 각인되었답니다.
희미하게 소망하던 꿈이 선명하게 살아나 제 맘을 설레게 합니다.
누군가의 딸, 누군가의 아내, 엄마로 살아가는 지금, 무엇보다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고, 누구보다 행복하지만
내 안의 소리에 귀 기울여보면 우울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세지는 항상 함께 할 것입니다.
책을 읽는 동안 큰아이는 어렴풋한 화가라는 꿈에 더 매력을 느낀 듯 합니다.
그림을 그리고서야 비로소 행복한 주인공처럼, 내 아이도 마음이 바라는 대로 자라서 마음이 바라는 꿈안에서 행복했으면 합니다.
작은 아이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웃음을 주었습니다.
그림을 그리고 싶어, 그림을 그리고 싶어~~!!!를 어찌나 크게 외치던지.....
감동과 즐거움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