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되는 물 방방곡곡 구석구석 옛이야기 8
박영만 원작, 이미애 엮음, 이광익 그림, 권혁래 감수 / 사파리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방방곡곡 구석구석 옛이야기 여덟번째 이야기는 장수 되는 물이에요.

제목과 표지만 봐도 예사롭지 않아요,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는 장면이 뭔가 이야기에 구미를 당긴다고 할까요.

 

다른 출판사에도 이와 비슷한 전래를 읽은 적이 있었는데 사파리의 전래와는 느낌이 많이 달랐어요.

알고 있는 이야기를 읽을 때는 읽으면서 뒷얘기를 미리 짐작하게 되는데,  예상과는 달리 반전이 있었어요.

그리고 책을 읽는 내내 독특하고 재미있는 비유법에 웃음이 나왔어요.

예를 들자면 아내를 잃은 젊은이가 아내를 찾기 위해

배를 저어 서쪽 나라로 향했는데, 파도가 솟구쳐 올라 배가 그만 휘딱 뒤집어지고 말았다는 부분과 그러다가 이름 모를 섬에 때깍 닿았네, 또

갈밭을 지나고 솔밭을 지나 우묵한 골짜기 안에 커다란 기와집 한 채가 코 풀어 팽겨쳐 놓은 듯 들어서 있었어...등에서 사용되는 어휘들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더 큰 즐거움을 선물했어요, 휘딱, 째깍, 코 풀어 팽겨쳐 놓은 듯한 기와집 한 채...몸을 잔뜩 오그라뜨린 채

풀 사이를 벌레벌레 기어 담장 아래까지 갔지.

물론 전래를 읽으면서 느껴지는 구수하고 맛깔스런 맛에 우리 정서에 흠뻑 젖어들기도 하지만 이번 여덟번째 책은 유독 그런 재미가 더 컸답니다.

 

그러나 뜻밖에도 젊은이를 도와주는 사람이 아내가 아니라 하녀라는 사실이 좀 의아했어요.

다른 책에서는 아내가 젊은이를 도와 괴물을 물리쳤거든요. 아내의 변심에 마음이 언짢아지기도 했답니다.

어떻게 그렇게 변심을 했는지, 괴물에게 마법에 걸린건 아닌지...꼭 그랬으면 하는 엉뚱한 바람을 가져보기도 했답니다.

 

괴물 박쥐에게 아내와 하녀를 빼앗기고, 그들을 찾아 나선 젊은이의 용맹함에서는 어떤 책임감과 사랑을 느낄 수 있었어요.

괴물 박쥐도 두려워하지 않는 용맹함, 그를 도와주는 하녀의 착한 마음, 변심한 아내...

결국 괴물 박쥐를 물리 친 젊은이는 하녀와 행복하게 산다는 이야기로 끝을 맺는 약간은 씁쓸한 이야기였어요.

 

전래동화의 그림도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중요한 메세지를 전달한다는  것을 새삼 느꼈어요.

굵은 먹선의 판화로 된 그림을 보면서 강한 젊은이의 용맹함과 조화가 잘 이루어졌지요.

좀 더 입체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듯한 표현에  즐거웠던 시간이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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