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대로 기도해 보셨나요? - 어디로 갈지 모를 때
김상숙 지음 / 두란노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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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겐 쉬운 듯 하면서도 어려운 게 있으니 바로 기도이다. 힘들고 지칠 때, 감사할 때, 나아갈 바를 모를 때 기도를 하고 하나님께 뜻을 구하지만 참 아이러니하게도 여전히 난 기도가 어렵다. 내가 하는 기도가 제대로 된 건지, 이렇게 하면 되는 건지 아직도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래서였을까? 이 책의 제목을 읽는 순간 뭔가에 끌리듯 이 책을 꼭 읽고 싶어졌다. 


" 말씀대로 기도해 보셨나요?"


    제목만 읽었을 뿐인데도 순간 정신이 번쩍 든다. 예배 때면 목사님께서 늘 강조하시던 게 바로 말씀대로 기도하기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난 말씀에 기초한 기도가 아니라 내 힘으로 기도를 하려고 했음을 알게 하시는 주님. 책을 채 읽기도 전에 제목으로 날 깨닫게 하시는 주님. 오늘도 이렇게 다양한 경로를 통해 나에게 메시지를 전하시는 주님의 임재하심을 느끼며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저자이신 김상숙 권사님은 30년 동안 외국인 노동자들의 엄마역할을 자처하며 우리 사회의 약자이기도 한 그들을 지극정성으로 돌보았는데, 병원비에서부터 학비까지 매월 수천 만 원의 큰 금액을 단 한 번의 부족함 없이 모두 후원으로 감당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은 오직 기도로 가능했음을 책의 여기저기에서 간증하고 있다. 그야말로 기도의 산증인이다.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붙들고 기도하며 하나님이 신실하게 응답하셨음을 다양한 사례들로 소개하고 있는데, 나처럼 기도가 부담이 된 것이 아니라 권사님은 하나님이 주신 권세를 제대로 누리며 '영적 특권'인 기도를 통해 오병이어의 기적을 보인 것이다. 

    권사님의 롤모델이기도 한 '고아의 아버지' 조지 뮬러에게서 '성경을 통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으면 하나님도 우리 말을 듣지 않으신다'는 것을 배우게 된 후, 이제는 모든 이에게 말씀에 근거하여 오직 기도로 위대한 사역을 감당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말씀이 가르쳐 주는 대로 기도해보라고 권면하는 그녀. 그런 그녀가 감당한 다양한 사역들을 보니 역시 말씀만이 살 길이며 내 발의 등불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거기에 하나 더! 그녀는 기도가 그리스도인의 영적특권이며 이를 누리라고 힘주어 강조하고 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기도를 가르쳐 주실 때 다음과 같이 순서를 알려 주셨습니다.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무엇이든지 원하는 대로 구하라 그리하면 이루리라"

(요 15:7)

     우리가 주님 안에 거하고, 주님의 말씀이 우리 안에 거할 때 반드시 특권이 주어지는데, 무엇이든지 원하는 대로 구하면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주님의 말씀을 소홀히 여기기에 무엇이든지 되는 이 놀라운 특권을 잘 모르고 살아갑니다.

                                          - p. 20 ~ 21 中 -




     기독교인의 호흡이자 삶이어야 할 기도가 때로는 부담으로 다가와서 참 답답했는데 뭔가 막혀있던 게 뚫린 기분이다. 기도가 그렇게 어려운 게 아니라 말씀을 늘 읽어 내 입술에서 떠나지 않도록 할 때 기도는 절로 되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간 멈춰있던 나의 영적 심장을 다시 뛸 수 있도록 심폐소생술을 해 주신 김상숙 권사님께 감사를 드리며 권사님을 통해 큰 깨달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올려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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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척! 하기 딱 좋은 공연 이야기 - 2021년 세종도서 교양 부문 선정작
정성진 지음 / 프리뷰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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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가 막 시작되려던 작년 2월 즈음, 가족들과 함께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을 보러 갔었다. 사실 4식구 모두 공연을 보기엔 다소 큰 금액이긴 했지만, 1년에 두 번 정도는 가족들 공연 티켓을 구매하는 게 나만의 힐링이 되었기에 주저함 없이 티켓을 예매할 수 있었다. 실은 내가 워킹맘 생활을 하는 이유에 '가족들과 1년에 두 번 공연보러 가기'를 포함시켰더니 직장생활이 힘들 때면 공연생각을 하며 이겨낼 수 있었다. 그래서 꼭 상반기에 한 번, 하반기에 한 번 공연을 보러간다. 지금 내가 좀 힘들어도 멋진 공연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일하는 게 나의 직장철학이 되었을 정도로 말이다. 게다가 세계 4대 공연이 '캣츠', '레 미제라블', '미스 사이공', '오페라의 유령'이라는 걸 알고나서 꼭 보아야겠다고 마음 먹은지 얼마 안 된 때였는데 때마침 '오페라의 유령'이 7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고, 내가 살고 있는 이 도시에서는 처음 공연하는 거라 더욱 부푼 맘으로 공연날만 기다렸다. 예상대로 가족들 모두 공연에 푹 빠져서 감상을 했다. '팬텀' 역할의 남자배우가 190cm에 90kg의 다소 체격이 큰 스타일이라 내가 생각했던 이미지와 조금 다르긴(?) 했지만, 주인공 크리스틴과 함께 노래 하는 장면의 그 감동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상기된 얼굴로 공연장을 나오던 아이들의 모습 또한 잊을 수가 없다. 

      이렇듯 공연티켓을 구하는 순간부터 공연을 보고 나오는 그 순간까지는 마치 여행을 다녀오는 기분이다. 여행지에서보다 여행을 떠나기 전 더 설레는 그 마음부터 여행을 다녀와서도 여행지에서의 추억을 이따금씩 떠올리며 행복에 젖는 것까지 정말 여행과 공연은 비슷한 부분이 참 많다. 다소 많은 비용이 들어도 사람들이 주저함 없이 여행이나 공연을 위해 지갑을 여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그러나 영화처럼 자주 보러 갈 수 없어 공연을 보는 일이 어쩌다 한 번 가는 행사가 되다보니 뮤지컬 공연 및 공연장은 아직도 낯설고 또 궁금한 게 많다. 그치만 딱히 어디 물어볼 데도 없고 고작 알아봐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이리저리 검색해보는 게 전부이다. 그런데 나처럼 이제 공연에 관해 호기심을 가지고 궁금해하는 이들을 위해 나온 책이 있으니 제목부터 유쾌한 <아는 척! 하기 딱 좋은 공연 이야기>이다. '주눅들지 않고 공연 두 배로 즐기기'라는 부제가 나를 더욱 사로잡는다.



     이 책은 육사생도 시절,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를 관람한 것을 계기로 뮤지컬에 빠져든 저자가 가족과 함께 뮤지컬을 관람할 때 자신의 아이가 궁금해하는 내용을 모아 쉽게 설명해 놓은 책이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바라 본 질문들에 대한 답이긴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뮤지컬 초보자나 마찬가지다 보니 아이의 질문이 곧 평소 내가 느끼던 질문들이기도 해서 지루할 새도 없이 초집중을 해서 읽을 수 있었다. '어쩜 내가 궁금해하던 걸 이렇게 잘 알고 계실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어떤 내용들이 담겼는가 대략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4대 뮤지컬이란?

       - 뮤지컬 넘버가 뭐죠?

       - 어디가 좋은 자리인가요?

       - 티켓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 공연장 주차 꿀팁!

       - 배우가 갑자기 아프면 어떻게 해요?

       - 어떻게 옷을 저렇게 빨리 갈아입죠?

       - 배우들의 분장은 왜 그렇게 진하죠?


     저자의 아이가 평소 궁금해하던 질문들의 모음이라 그런지 공연초보인 나 역시도 궁금해하던 내용이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보았다. 공연장에 가면 우리 아이들도 나에게 질문했던 것들이기도 해서 더 와닿았는디 모르겠다. 밑줄을 그어가며 읽고 띠지까지 붙여두었다. 

     이번 방학 때도 뮤지컬 공연을 하나 볼 계획인데, 이젠 예전보다 덜 긴장될 것 같다. 혹시 매너를 지키지 못하면 어떠나 싶어서 늘 긴장하곤 했는데, 이젠 좀 여유있게 관람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가족들이 궁금해서 질문을 할 경우, 자신있게 설명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아는 척 하기 딱 좋은' 책을 읽었으니, 가족들에게 제대로 아는 척 한 번 해야겠다.벌써부터 그날이 기다려진다. 아이들이 방학을 기다리는 것보다도 내가 공연을 기다리는 게 더 간절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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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나를 만나다 - 나와 함께, 나답게, 나를 위해
김건숙 지음 / 바이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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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에서 묘한 동질감을 느꼈다. 요즘 내가 추구하고 있는 것이기도 한 이 책의 제목. 그래서 더 제목에 끌렸는지도 모른다.

     4남매의 장녀로, 한 집안의 맏며느리이자 아내로, 두 아이의 엄마로, 한 직장의 부장으로서 그동안 쉼 없이 달려온 나는 이 책의 저자처럼 작년에 건강이 휘청하는 경험을 하고서야 비로소 40대 중반인 지금, 나를 찾아가고 있다. 그렇다고 그리 거창할 것도 없다. 내가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를 이제서야 조금씩 알아가고 있고 표현하고 있는데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만족이 되고 있는 걸 보면, 그간 나에게 너무 무심했다 싶어 내 자신에게 참 미안해진다. 그래서였을까? 나보다 더 앞서 나아가며 자기 자신을 만나고 있는 저자의 행보에 큰 대리만족을 느꼈고, 인생의 롤모델을 만난 것 같아 책의 구석구석을 야무지게 읽었다. 나도 내 인생의 후반을 이렇게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과 다짐을 하며 말이다.

     2019년 가을, 몸과 마음에 과부하가 걸려 '삶의 브레이크'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된 저자는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갖고 싶어서 제주로 떠났다고 한다. '처음으로(1), 온전히 나 혼자만의 의지로(1), 혼자 떠나서(1), 하루 묵는(1) 여행을 떠난다'는 의미로 11월 11일에 '거사를 치렀다'는 저자.  이렇게 첫발을 떼는 데 성공한 저자는 3개월 뒤 '2차 떠남'을 예약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게 취소되어 거실책방과 뒷산의 숲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그렇게 '자신과의 조우'에 성공한 저자는 자신에게로 향한 길을 제대로 닦아서 본격적으로 스스로를 알아가며 그렇게 자신을 만나게 되었고 이 책을 펴내게 되었단다.


        살아가면서 조용히 자신을 되돌아볼 시간과 장소가 필요하다. 어느 날 공허감에 휩싸이지 않는 방법이기도 하다. 전력 질주하던 사람이 멈추는 것도 쉽지 않지만, 어떤 이유로든 그리 되었을 경우, 그 사람은 쓰러지기 쉽다. 멈추는 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 쓰러짐은 무력감이다. 달리는 것만이 최선이고 인정받는 것이 삶의 이유인 사람에게 아무것도 아닌 '멈춤'의 상태가 되면, 그 사람은 구덩이를 팔 힘조차 없을뿐더러 나락에 떨어지면 나오기도 쉽지 않다.

                                          - p. 37 ~ 38 中 - 

        이 글귀를 읽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 내가 그러했기 때문이다. '달리는 것만이 최선이고 인정받는 것이 삶의 이유인 사람'.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앞만 보며 달리던 내가 건강상의 이유로 모든 걸 놓아야 했던 2020년 작년은 나에게 있어 재탄생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야말로 인생의 후반전을 준비하는 시간이었다. 직장조차 휴직을 한 채 몸과 마음을 다독이고 회복에 힘쓰던 나는 평소 너무도 하고 싶었으나 미루기만 하던 영어공부와 '하루 1만보 걷기'를 시작하며 내가 좋아하는 걸 하나 둘 해나가는 도전을 함으로써 점점 나를 알아가게 된 것이다. 그래서인지 혼자 떠난 제주와 숲이라는 공간, 그리고 저자가 가장 좋아하는 '오후 세 시'에 자연과 관계하며 자신을 만나게 되었다는 저자와 공통분모를 발견하며 묘한 동질감마저 느꼈다. 마치 소울메이트를 만난 기분이라고나 할까?


       현재 그리고 있는 앞으로의 삶도, '나와 함께, 나답게, 나를 위해' 사는 것입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 속에서 살았으니, 이제는 혼자 하는 것에 점점 익숙해지고 싶습니다. 아니 혼자가 아닌 나와 함께이니 나와 관계하며 이전과는 다른 빛깔의 삶과 힘을 기르고 싶습니다. 쫓기거나 조바심 나는 삶이 아닌 일상 속 작은 것에서 잔잔한 행복을 자주 많이 느끼며 살고 싶기 때문입니다.

                                    - p. 279 中 -

       나 역시 그러하다. 그동안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너무 치여서일까? 이젠 슬슬 가지치기를 좀 하고 싶다. 인간관계의 미니멀리즘이라고나 할까? 남은 나의 인생 후반전은 나를 좀 더 알아가고 싶고, 정말 가까운 사람들에게만 집중하고 싶다.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이전과는 다른 빛깔의 삶'을 살아보고 싶다. 그래서인지 코로나19로 거리두기를 하는 게 마냥 싫지만은 않다. 의도치 않게 물리적인 거리를 두다보니 정말 가까운 사람이 누구인지 휴대폰의 연락처 목록 정리 또한 자동적으로 되는 걸 보면 말이다.

       '나와 함께, 나답게, 나를 위해' 사는 삶. 이제 나도 저자처럼 본격적으로 도전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이런 용기를 내게 준 나의 롤모델인 저자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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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분쟁, 무엇이 문제일까? - 21세기 분쟁의 현장과 평화를 위한 인류의 과제 10대가 꼭 읽어야 할 사회·과학교양 7
김미조 지음 / 동아엠앤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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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앉은 자리에서 이 책 한 권을 다 읽어버렸다. 평소 '학살', '폭격투하', '침공', '자살폭탄테러' 등의 단어와 함께 들려오는 뉴스의 국제 분쟁 소식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한 호흡에 다 읽어버렸는지도 모른다. 보통 책 한 권을 다 읽고 나면 다 읽었다는 뿌듯함과 함께 개운함이 밀려오곤 하는데, 이 책은 정반대였다. 다 읽었는데도 뭔가 찜찜하고, 마음 한 구석이 불편했다. 내가 알고 있던 거보다 훨씬 더 많은 국제분쟁이 지금 이 순간에도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자그마치 65개란다. 세계 곳곳에서 대립과 충돌로 갈등을 겪는 분쟁이 65개나 된다니, 정말 바람 잘 날 없는 지구촌이다.



     '국제 분쟁'이라고 하면 말 그대로 국가간의 분쟁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지금도 내전중인 시리아 역시 국제분쟁에 포함된단다.

       국제 분쟁은 국제 사회에서 정치, 종교, 경제, 영토, 문화 등의 충돌로 발생하는 모든 분쟁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 국가 간의 전쟁뿐 아니라 국가 간의 갈등 상황, 군사 대립, 한 국가의 내전, 소수 민족이나 종교에 대한 탄압 등 국가가 개입된 모든 분쟁을 아우르는 말입니다.

                              - p. 27 中 -

      마치 이런 모습이 그려진다. 집은 경매에 넘어가고, 빚쟁이들은 대문을 두드리며 빚갚으라고 소리소리 지르는데, 이 와중에도 정작 부모는 배고파 우는 자녀도 내팽개친 채 서로 육박전을 벌이며 싸우는 형국. 이것이 바로 국제 분쟁이 일어나고 있는 전 세계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저자도 서두에서 언급했지만 코로나19로 선진국, 후진국 할 것 없이 사람들이 죽어나가는데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분쟁을 일으키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굳이 총칼을 들이밀고, 폭탄을 떨어뜨리고 하지 않아도 코로나19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죽었던가. 우리나라 , 다른 나라 할 것 없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의해 들려오는 사람들의 사망소식은 비록 내가 알지 못하는 이들의 죽음이지만 인간의 무기력함을 그저 지켜볼 수 밖에 없었기에 모든 이들을 힘빠지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간간히 들려오는 국제 분쟁 소식들은 이보다 더 힘빠지게했다. 마치 사람목숨이 파리목숨이 된 것 같은 비참함. 과연 누가 누구의 죽음을 허락한단 말인가. 서로 평등하고 서로 동등해야 할 인간이 이념과 사상과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다른 인간을 죽이는 곳. 이곳이야말로 지옥이 아닐 수 없다.


      내가 기독교인이어서인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이야기가 나를 힘들게 했다. 국토면적대비 세계 최대, 최장규모의 장벽에 둘러싸여 있는 팔레스타인의 가자 지구. 팔레스타인의 침략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겠다는 의미로 이스라엘이 만든 분리장벽이지만 실은 팔레스타인을 철저히 고립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지었음은 누구나 다 아는 바이다. 8m 높이에 길이 50Km 길이의 장벽. 인간의 욕심과 잔혹함을 보여주는 상징물인 것만 같아 기독교인으로서 마음이 아프다. 얼마 전 뉴스를 봤는데 이스라엘 총리 취임 이틀 만에 가자지구를 공습했다는 소식이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5월에 휴전을 한 후, 26일만에 일어난 공습이라고 했다. 도대체 이들은 언제까지 이렇게 서로에게 총을 겨누어야 할까.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밖에도 책에서는 다양한 국제 분쟁에 관해 소개하고 있는데, 세계뉴스에서 종종 들려오던 미얀마와 로힝야족 이야기,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분쟁, 종교로 인한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쟁, 내전으로 고통받는 난민들 등 평소 궁금했으나 관련 도서를 찾아보기 힘든 주제라 늘 궁금해만 하고 있었는데 모처럼 궁금증들이 다 해결되어서 개운하다. 그러나 국제 분쟁에 관해 속속들이 다 알고 나니 마음 한 구석은 무겁기만 하다. 그래도 이 책을 통해 국제 분쟁에 관해 제대로 공부할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고 하지 않았던가. 여전히 분쟁이 일어나고 있는 지역에 하루 속히 사랑으로 가득 차고 평화가 찾아오길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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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관계에 정리가 필요할 때 - 모두에게 잘하려 노력했는데 진짜 내 사람이 없는 것 같다고 느낀다면
윌리엄 쩡 지음, 남명은 옮김 / 더퀘스트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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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미니멀리즘'이 유행하던 때가 있었다. 집에 물건이 넘쳐나서 늘 수납이 어렵기만 하던 나 역시 '미니멀리스트'가 되어보겠다며 여기 저기 정리를 하고, 필요 없는 물건은 나누고, 버릴 건 과감히 버리며 집안 구석구석을 비워냈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듯, 한 번의 도전으로 집안 모습이 확 달라지진 못했지만, 그래도 복잡하던 집이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정도가 됐으니 첫도전 치고는 효과가 있었다. 그렇게 미니멀리스트가 되어보겠다고  미니멀리즘 관련 도서들 또한 여러 권 읽던 중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내용을 발견했으니 바로 '관계정리'였다. 물건만 정리하는 게 아니라, 복잡한 인간관계의 정리도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어떤 저자는 하루에 하나씩 전화번호를 삭제한다고 했다. 수백 개가 넘는 연락처에서 더이상 나와 관계맺지 않는 사람들을 하나씩 정리해 나가는 것. 당시 나에게는 무척 어려운 미션이어서 패스했는데 지금까지도 나의 휴대폰에는 500개가 넘는 연락처가 저장되어 있다. 그때도 지금도 나에게 '관계정리'란 아주 어려운 미션이다.

    이런 나를 사로잡는 책이 있었으니 제목이 <당신의 관계에 정리가 필요할 때>이다. 바로 지금 나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싶다. 주변 정리를 좀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으나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나에게 이 책은 제목으로 먼저 훅 들어온다. 부제는 더욱 마음에 콕 와서 박힌다. 


' 모두에게 잘하려 노력했는데

진짜 내 사람이 없는 것 같다고 느낀다면'

       

     내 마음을 언제 와서 보고 갔나 싶을만큼 요즘 내가 느끼는 감정 그대로이다. 

     늘 현재에 충실하길 원하는 나는 일이든 사람이든 현재 나와 함께 있다는 이유로 무척이나 최선을 다한다. 그 일이 당장 중요한 일이 아니고, 그 사람이 내게 의미있는 사람이 아니라 하더라도 난 그 일이, 그 사람이 현재 나와 함께 하고 있기에 필요 이상으로 최선을 다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사람인 경우 절대로 그 사람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이 관계를 잘 유지하기 위해 최대한 상대방에게 맞춰주며 살아왔다. 직장생활 또한 그렇게 해왔더니 최근에는 내가 많이 지쳤음이 느껴진다. 내 주변에는 과연 누가 남아있는지도 잘 모르겠고, 어떤 관계에서도 정작 중요한 내가 사라진 기분이라고나 할까? 

      이런 나에게 저자는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



어릴 때는 모든 사람과 잘 지내려 아등바등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생각이 다르다. 

어줍짢은 관계들에 신경쓰느라 

진짜 소중한 사람과의 시간을 놓쳐서는 안 된다. 

점점 나이 들고 바빠지는데, 

우리는 우리의 시간을 좀 더 좋은 인연들과 함께해야 한다. 

그래야 인생이 한결 편안해지고 행복해질 수 있다. 

더 이상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 없이 

홀가분하고 자유로운 인생을 만들 수 있기를.

- p. 7  -



       돌아보니 그랬던 것 같다. 그리 가깝지도 않은 직장동료가 나에게 와서 늘어놓는 영양가 없는 이야기를 거부하지 못하고 계속 듣던 중, 아이에게서 걸려오는 전화에 받을 수 없다는 착신메시지 발송 버튼을 누르던 나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이는 엄마인 나와 꼭 통화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을텐데 지금은 다른 부서로 옮겨서 연락도 않는 그 동료를 위해 난 나의 소중한 사람에게 '거절'을 맛보게 한 것이다. 

      저자는 이런 나에게 다섯 가지의 조언을 들려주며 앞으로는 그런 우를 범하지 말라고 한다.

             

           1) 정말로 좋은 사람을 곁에 두기 위한 관계 원칙

           2) 사랑을 제대로 시작하고 오래 지키기 위한 관계 원칙

           3) 가장 가깝지만 가장 서툰 관계를 위한 원칙

           4) 스트레스 없는 랜선 생활을 위한 관계 원칙

           5) 내가 나로 살아가기 위한 원칙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끝으로 신신당부를 하며 책을 마무리 짓는다.


모든 만남과 헤어짐에는 때가 있고,

그 어떤 관게도 평생 이어지지는 않는다.

그저 양심에 부끄럽지만 않으면 괜찮다.

친절은 내게 가치 있는 사람들에게 베풀면 된다.

- p. 290 中 -


      

        저자가 책앞표지에 적어 둔 '관계의 제 1법칙' 처럼 앞으로는 그렇게 살아보려고 한다. 


정말로 좋은 사람을 곁에 두고 싶다면

너무 많은 사람에게 시간과 에너지를 쏟지 말 것


        내 인생의 후반전은 이제 '관계의 제1법칙'처럼 이렇게 살아보려고 한다. 정말 소중한 사람들에게만 에너지를 쏟으며 말이다. 

        이젠 나도 매일 연락처를 하나씩 지울 수 있을 것 같다. 하나씩 하나씩 정리해서 소중한 사람들만 남겨두고 싶다. 휴대폰에서도, 나의 실제 관계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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